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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디지털 화폐 전쟁

국가 간 지급 결제 시스템으로 확대된 미•중 전쟁

조경엽 | 362호 (2023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미국과 중국 간 디지털 금융 패권 전쟁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넘어 국가 간 지급 결제 시스템까지 확대되고 있다. 기존 미국 등 서구 선진국 중심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이 중국, 러시아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의 경제 제재 용도로 활용되면서 중국, 러시아 등이 자체 국가 간 지급 결제 시스템을 선보이고 규모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활용한 리플(RIPPLE)이나 JP모건체이스 등이 선보인 ‘파티오’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SWIFT는 기술적으로 다소 낙후된데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어 향후 SWIFT의 독점적 지위를 빼앗으려는 시도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디지털 금융 패권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또 하나의 전장이 바로 ‘국가 간 지급 결제 시스템’이다. 한 나라 안에서 이뤄지는 지급 결제는 대체로 자국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각국의 주권이 그대로 반영된다. 아무리 강력한 패권 국가라도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기는 어려운 구도다. 하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지급 결제는 얘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무역 거래를 하더라도 수입과 수출을 하는 두 나라가 모두 수용하는 통화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통화는 미국 달러화다. 유로화가 그 뒤를 잇고 있지만 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국경 간 결제 수단으로 쓰이는 달러가 미국 금융 패권의 핵심 무기인 셈이다.

전 세계 국경 간 결제는 대부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시스템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SWIFT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10개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SWIFT는 미국이 적대 국가를 압박하는 무기로 쓰이기도 한다. 실제 2022년 2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로 러시아 은행들이 SWIFT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 러시아 등은 SWIFT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 국가 간 지급 결제 시스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은행간국제결제시스템(CIPS, Cross Border Payment Interbank System)을 SWIFT 대체 수단으로 띄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러시아의 SPFS(System for Transfer of Financial Messages), 인도의 SFMS(Structured Financial Messaging System) 등도 SWIFT의 대체재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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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지급 결제는 강력한 경제 제재 수단

미국 외 중국, 러시아 등이 자체적인 지급 결제 시스템을 선보이는 이유는 국가 간 지급 결제 시스템이 금융시장 패권과 깊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SWIFT는 1973년 서방 10개국의 은행이 국경 간 지급 결제와 청산을 위해 회원으로 참여해 설립한 민간 조직이다. 본사는 벨기에에 있고 전 세계에 26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벨기에 법에 따라 출범한 협동조합형 회사이고 2400여 주주가 있다. 200개국 1만1000여 개 은행이 회원이다. 국내 은행들도 가입해 개별 코드를 부여받고 있다. SWIFT는 표준화된 코드 형태로 통신이 이뤄지는 글로벌 보안 메시징 서비스이며 실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지배구조를 보면 미국 등 서방 10개 선진국, 즉 G10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10개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벨기에 중앙은행이 SWIFT에 대한 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 SWIFT는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의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이 감행된 직후에는 러시아 은행들의 SWIFT 배제를 머뭇거렸다. 유럽 등 서방과 러시아 간 가스와 농산물 등 무역 거래가 많기 때문에 워낙 파급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 여론에 떠밀려 곧바로 금융 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SWIFT 배제는 강력한 경제 제재 수단이다. 국가 간 금융이 막히면 무역 결제가 불가능해지고, 그렇다고 물물교환을 할 수도 없어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러한 경제적 제재 조치를 2012년 이란에 이어 지난해 초 러시아를 대상으로 발동했다.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 패권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SWIFT가 매번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04년 인권 단체가 당시 버마 군사 정권의 강압 통치에 대한 제재를 요청했으나 수용하지 않았다. 유럽연합의 관련 법 준수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 제재 조치가 거론됐으나 실행되지 않았다. 2020년에는 반중 시위 당시 중국이 홍콩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높였을 때 일부에서 홍콩은 행들을 SWIFT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제재로 이어지지 않았다.

SWIFT에 맞서는 중국의 대응 무기 CIPS

미국이 글로벌 금융 패권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경제 제재 조치의 직접적인 수단으로 SWIFT를 활용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은 대체 수단을 만들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국이 도전장을 낸 카드가 바로 위안화 CIPS이다. 2015년 10월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출범한 CIPS는 꾸준하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CIPS는 중국 인민은행이 감독하고 있고, 인민은행 자회사인 중국 인민은행 청산총괄센터(CNCC)와 유니온페이(중국은행협회가 주도하는 국제 결제 카드)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HSBC 3.92%, 스탠다드차타드은행 2.36%, 이스트아시아은행 1.18% 등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IPS는 위안화를 기반으로 국경 간 청산과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다만 국경 간 메시징 서비스는 SWIFT망을 활용하고 있다. 직접 참가 기관은 CIPS 자체 메시징 서비스와 SWIFT 메시징 서비스 방식을 활용할 수 있고, 간접 참가 기관은 SWIFT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전체 거래의 80%가 SWIFT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범 당시 중국 국유은행 등 11개 중국 은행과 8개 외국계 등 모두 19개 은행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2022년 10월 말 기준으로 직접 참가 기관 77곳, 간접 참가 기관 1276곳을 합쳐서 107개국, 1353개 금융회사가 가입해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중 중국 내 금융회사는 552곳이며 나머지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미, 오세아니아, 남미 순이다. 2022년 12월 기준 하루 평균 거래 금액은 4360억 위안(약 80조5000억 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2년 상반기에 거래 금액은 2016년에 비해 20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 증권 매체 상하이증권보는 “위안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있을 것”이라고 CIPS의 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를 넘어서고 5~10년 내에 미국을 제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중국 공산당이나 정부 고위층과 학자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게 금융 부문에서 제 몫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근저에 깔려 있다. 일대일로 정책이 실행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위안화가 포함된 것을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는 더욱 절실한 정책 목표가 됐고,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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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수수료 등 약점 많은 SWIFT, 여러 곳에서 도전받아

현재 국경 간 결제망으로서 SWIFT가 가진 위상은 확고하다. 200여 개국 1만1000개 은행이 회원사로 가입하고 있고, 비회원사일지라도 회원 은행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경제의 실물과 금융을 잇는 혈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SWIFT는 결제가 완료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높은 수수료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러 나라 또는 여러 은행을 거치게 되면 시차 문제나 은행 개점 시간 등으로 인한 지연이 발생하고, 환전이 여러 차례 이뤄지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여기에 12글자로 이뤄진 메시지를 통신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 기술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SWIFT는 다양한 기술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해오고 있다. 2017년에 무역 결제 등 대량 송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GPI(Global Payment Innovation) 네트워크를 출범했다. 현재 전체 거래 금액의 4분의 3이 GPI로 처리되고 90%가 24시간 이내에 완료된다. 2021년 7월에는 소매금융 서비스를 위해 SWIFT GO를 론칭, 국경 간 송금 결제 시장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SWIFT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최근에는 중국 외에도 SWIFT를 대체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CIPS 외 현재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암호화폐 국경 간 결제에 특화된 리플(RIPPLE)이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채용한 리플은 다양한 형태로 국경 간 지급 결제를 시도하고 있다. 리플은 24시간 끊김 없이 국경 간 지급 결제가 이뤄지고 처리 속도도 빠르다. 또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증권성 여부를 놓고 리플 회사와 대표를 제소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약점은 있지만 기술적으로 SWIFT보다 우수한 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일부 중앙은행과 회원 은행들, 신용카드 회사들과 핀테크 업체들이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해 각각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지난 2021년 JP모건체이스는 싱가포르 DBS은행과 국부펀드 테마섹과 파티오(Partior)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파티오는 거래 내역을 ‘허가된’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하고 회원 은행이 거래를 검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정한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자금이 이동되는 스마트 콘트랙트에 따라 신속하고 투명한 결제가 이뤄진다. 파티오는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디지털 화폐를 모두 취급할 계획이다.

중앙은행들이 개발하고 있는 CBDC 역시 SWIFT에 큰 위협이다. 중국이 가장 앞서서 실험 중이며 미국은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준비하거나 연구하고 있다.1

SWIFT와 CIPS는 당분간 오월동주?

지난 2021년 중국은 인민은행 자회사인 CNCC를 내세워 SWIFT와 합작 회사를 설립했다. ‘파이낸스 게이트웨이 정보 서비스 유한회사’라고 명명된 합작회사는 국경 간 결제 시스템과 CIPS를 지원하고 디지털 통화와 청산 결제 등을 연구하는 것이 설립 목적으로 돼 있다. SWIFT는 중국 내에서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밀착 연구를 진행하고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통화 운영에 대한 공개 테스트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은 CIPS를 구축할 때 SWIFT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현재 CIPS의 메시징 서비스는 SWIFT 통신망을 병행해서 활용한다. 독자적인 통신망을 구축하기보다는 기존 SWIFT망을 활용하는 편이 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SWIFT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마치 오월동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장기 포석에서 실질적인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얻는 한편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SWIFT는 중국이 다른 나라들에 앞서서 실험 중인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 즉 디지털 위안화(e-CNY)를 연구하고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의 잠재적인 경쟁자인 CIPS를 밀착 모니터링할 수 있다. 더불어 SWIFT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하는 세력에게 일종의 방패막이 될 수도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러시아 제재 등으로 서방 편향이라고 비판을 받는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과 SWIFT가 얼마나 오랫동안 합작회사를 유지하고 상호 협력 체제를 유지할지는 국제 정세의 판세에 따라, 또한 미•중 대결의 강도와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등이 SWIFT를 금융 핵폭탄이라는 무기로 자주 활용하고, 그 대상이 직접적으로 중국이 되거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에 속한 나라가 된다면 양측의 협력은 지속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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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응 전략은 무엇일까,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2021년 7월 미국 의회조사처(CRS)가 내놓은 국제금융메시징시스템을 주제로 한 정책 보고서가 이목을 끌었다. 이 보고서는 국제 금융에 정통한 캘리포니아대(버클리) 경제학과 정치학 교수인 배리 아이켄그린이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SWIFT와 CIPS를 대비해서 분석하고 미국 입장에서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고, 어떻게 정책을 펴야 할지를 정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기술 진보로 인해 국경 간 결제 시스템에서 메시징 서비스 방식이 불필요해 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몇 나라가 자체적인 금융 메시징 시스템을 개발해 발전시켜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서 몇 나라의 새로운 금융 메시징 시스템은 중국의 CIPS와 러시아의 SPFS를 일컫는 것이다. 그는 7가지 질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미국 의회에 정책 조언을 했다.

아이켄그린 교수의 CRS 보고서는 먼저 미국이 자국 내에 금융 메시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지, 금융 메시징 서비스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도록 디지털 달러를 선택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어서 중국과 러시아가 출범시킨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이 SWIFT를 어느 정도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 이들의 새로운 진입이 미국 소비자와 기업, 미국 경제와 외교 정책의 이해관계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이 분화하게 되면 국제경제의 안정성에 어떠한 함의가 있을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 발전이 전통적인 금융 메시징 시스템과 어떻게 호환될 수 있을지, 중국과 러시아가 가동하고 있는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이 자금세탁이나 테러 자금 악용 우려를 어느 정도까지 걸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SWIFT를 이용한 제재 조치로 인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지, 만일 그렇다고 하면 어떠한 조건하에서 그런 것인지 질문하고 미국의 국익을 고려한 정책 결정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이 미국의 제재 효과를 약화시킬지를 따져보고, 근본적인 질문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 달러의 사용으로 인한 영향은 무엇인지를 묻고 보고서를 마무리 짓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 패권을 유지하는 수단과 무기들은 많다. 우선 세계은행과 IMF를 양대 축으로 하는 국제금융 기구들이 있다. 닉슨쇼크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됐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출범한 세계은행과 IMF는 서방 선진국들이 이끌어가는 금융 패권의 여전히 중요한 기구로서 작동하고 있다.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맡고, IMF 총재는 유럽 국가들이 번갈아 맡는 관행 역시 지속되고 있다. IMF 구제금융 지원을 무기로 위기에 빠진 나라들에 긴축 재정과 금융 개방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개입한다.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무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월가를 중심으로 한 국제 금융 체제이다. FRB가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다. 뉴욕 증시와 나스닥 증시는 자본시장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덧붙여 무디스, S&P 등 신용평가회사들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나라의 신용등급이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곤 한다. 국가 간 결제가 가능한 글로벌 신용카드 시장은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 제재를 발동하자 비자, 마스터카드는 러시아에서 사용을 중단했다.

다층적, 다각도로 중국의 도전에 직면한 미국이 어떠한 정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존 글로벌 금융 질서를 유지할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e-CNY) 실험과 함께 CIPS를 통해 강도를 조절하면서 끊임없이 판을 흔들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디지털 금융을 앞세운 중국과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미국 사이에 물밑 대결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조경엽 전 KB금융경영연구소장•경영학 박사 kycho0909@gmail.com
필자는 매일경제신문에서 주로 경제, 금융, 증권 분야를 취재했다. 이후 2013~2020년 말 KB금융경영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금융 관련 연구 조사 및 분석 업무를 수행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암호화폐,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금융과 기술의 접목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 조경엽 | - (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소장
    - 매일경제신문에서 산업, 금융, 경제 전반을 취재활동을 하였음.
    - (전) 매일 경제신문 금융부장, 국제부장
    - (전) 주간지 <매경이코노미> 담당 국장
    - (전) 월간지 <럭스맨> 담당 국장
    - 1997년부터 1년간 미국 조지타운대 정부-기업관계 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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