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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기후변화와 임팩트 비즈니스

기후변화 대응 없는 기업엔 투자 회피
‘임팩트 전환’ 위한 플랫폼 마련해야

HG Initiative(HGI) 투자본부•임팩트본부,이미지 | 316호 (2021년 0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임팩트 투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다.

1. 임팩트 투자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그중 기후변화 관련 투자에 자원의 유입이 집중되고 있다.

2.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의 가격을 낮추고,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시장 평균 수익률 이하의 자본도 사회•환경적 가치를 기대하고 투자한다.

3.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환경 문제가 비즈니스를 통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를 개발하고 범용화한다.

임팩트 비즈니스 회사들은 임팩트 정보와 네트워크가 오가는 허브로서 기업들의 임팩트 전환을 도울 수 있다.



김용 세계은행 전 총재는 2014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모든 기업과 투자자, 은행들이 기후 리스크가 존재하는 투자처를 배제하는 것은 (현재 상황은)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지 않거나 나아가 악영향을 끼치는 투자처를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라는 의미다. 약 5년이 지난 지금, 이 ‘현실적인 판단’은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글로벌 투자 기관들의 투자 기조로 자리매김했다. 측정 가능한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찾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는 이제 합리적이고 영리한 투자로 통한다. 기후변화, 팬데믹 등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필자들이 속한 HG Initiative(HGI)1 는 2014년부터 임팩트 투자를 실행해왔으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 데이터 중심(data-driven), 최적화(optimization), 미래 대비(foresightedness), 포용성(inclusivity)으로 핵심 가치를 변경했다. HGI는 세 가지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첫째, 임팩트 투자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지원하고, 둘째, 임팩트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임팩트 스타트업을 설립하며, 셋째, 기업들의 임팩트 전환을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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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투자가 기후변화에 효과적인 세 가지 이유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이란 최소한의 비용으로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원인 요소(온실가스 등)을 줄이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또한 탈탄소화를 통해 주어진 기간 내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net zero emission)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 NGO 등 환경 문제 해결에 있어 전통적인 주체로 꼽혔던 기관들의 힘만으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15년 유엔 기후변화 회의(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에서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Paris Agreement)은 정부, NGO, 시민사회, 개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회공헌 측면에서만 환경 문제를 고민했던 기업들은 이제 정부 규제의 압박 외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가치사슬의 격변과 변화하는 소비 성향, 친환경 기술의 혁신 등으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체감하고 있다.

이에 부응할 수 있는 민간 분야의 움직임 중 하나가 임팩트 투자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또한 “임팩트 투자는 시장을 구축하고 변화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모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팩트 투자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과적 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할 수 있고, 필요한 혁신 기술의 상용화를 이끌고, 기업들의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임팩트 지표 관리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1. 재원의 확충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기후변화 적응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수준까지 재원의 격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 현재 개발도상국만 해도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소요되는 재원은 연간 약 700억 달러(약 78조 원)로 추정된다. 2030년에는 약 1400억∼3000억 달러(약 156조∼335조 원), 2050년에는 약 2800억∼5000억 달러(약 313조∼558조 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시급한 재원 보충이 요구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원을 빠르게 확충할 수 있는 경로 중 하나가 바로 임팩트 투자이다.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가 매년 발간하는 ‘연간 임팩트 투자자 조사(Annual Impact Investor Survey)’에 따르면 2015년 약 152억 달러(약 17조 원) 수준이었던 임팩트 투자 자금은 2019년 3배가 넘는 약 498억 달러(약 60조 원)로 성장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하는 임팩트 투자에 재원이 집중적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투자 컨설팅 기관 피닉스캐피탈(Phenix Capital)이 발표한 ‘2020 글로벌 임팩트 플랫폼 펀드 보고서(2020 Global Impact Platform Fund Report)’에 따르면 1983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약 1306개 투자 기관이 기후변화 펀드에 총 340억 유로(약 46조 원)를 투자했으며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의 17개 목표 중 기후변화 분야에 대한 투자 금액 규모가 가장 크다.3

최근 임팩트 투자, 그중에서도 기후변화 관련 투자가 빠르게 성장하게 된 것은 재무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임팩트 투자 생태계가 구축되던 초창기에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구와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밀레니얼세대와 연기금들의 선의(善意)가 주요 성장 동력이었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작업의 선봉에 섰던 정통 금융사들의 자금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무시하고 변화에 저항하는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주주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 결과 투자사들은 전략적으로 석탄 발전, 석유화학 등 침체 위기에 놓인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는 친환경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8년을 기점으로 한국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출자하는 대규모 공적 자금이 임팩트 영역으로 유입되고 있다. 또한 국내 임팩트 투자자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사업에 투자되는 재원이 늘어나고 있다. 2017년 390억 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임팩트 투자 규모는 2019년 약 4304억 원으로 성장했다. HGI도 운용 자산 확장 전략에 따라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자금을 활용한 펀드를 결성하기 시작했으며, 2021년 각각 200억 원,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적으로 결성할 계획이다. 특히 500억 원 규모 펀드를 통해서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환경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하는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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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혁신 기술의 상용화 촉진

임팩트 투자는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혁신 기술이 단순히 기술에 머물지 않고 상용화를 통해 탄소 저감 등 실질적인 변화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사회 및 환경 문제가 존재하는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사회•환경적 가치를 표방한다면 시장 평균 수익률 이하의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에도 관심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가진 기업의 자본 조달까지 도울 수 있다.

태양광발전 등 대체에너지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임팩트 성격의 자본이 혁신 기술 상용화를 촉진한 대표적 예이다. 2050년 에너지 소비는 2018년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화석 연료가 아닌 지속가능한 대체에너지로 충족시켜야 한다. 과거에는 화석연료 대비 높은 가격 때문에 대체에너지를 보편화하는 데 장벽이 있었으나 친환경 영역에 집중된 투자 재원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이에 따른 기술 고도화, 비용 절감이 거듭되면서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 결과,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세계 에너지 전망 2020(World Energy Outlook 2020)’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에너지가 가장 저렴한 형태의 전력 공급원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최소한의 피해와 비용으로 주어진 기간 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에너지뿐만 아니라 건설, 식량, 의류 등 다양한 산업 내 가치사슬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 기술도 필요하다. 이동 수단과 가축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근원으로 꼽힌다. 이러한 영역에서 혁신을 도모해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임팩트 투자의 주요 대상이 돼왔으며 자금 수혈과 지원을 통해 혁신 기술의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들이 바로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 대체육을 만드는 비욘드미트 같은 기업들이다.

HGI를 포함한 국내 임팩트 투자사들 또한 이전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UN 사막화 방지 옵서버로 활동하고 있는 소셜벤처 ‘트리플래닛’,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소재 R&D 기업 ‘테코플러스’ 등이 그 사례다. 이 기업들은 투자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 등의 재무적 성과를 냄과 동시에 탄소 저감과 같은 사회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DBR mini box I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임팩트 투자 섹터 전망

1. 친환경 에너지 기술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저장•사용하기 위한 기술을 갖춘 회사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2017년 9280억 달러(약 1029조 원)이었던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매년 6.1%씩 성장하여 1512억 달러(약 167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i

특히,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각각 전 세계 탄소배출 1위, 5위, 8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일본, 한국 세 국가가 태양광, 풍력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창출 되는 시장 기회는 약 2050억 달러(약 22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ii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술 영역이다. 이러한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인류는 깨끗한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고, 생산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며, 에너지 소비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위한 기술

하나의 소비재가 생산되고, 사용되고, 폐기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소비자들 역시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의류와 플라스틱은 석유를 주원료로 사용해 원료 확보 과정에서부터 대규모의 탄소 배출이 시작된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패션 산업에서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 중 10%가 유발된다. iii 플라스틱 소비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증가한다면 현재 전 세계 석유 소비량에서 플라스틱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에서 2050년 2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iv 의류와 플라스틱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원료를 대체하고, 재활용을 촉진하는 등 가치사슬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6%v 를 차지하는 식량 분야 또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기존에 우리가 즐겨 먹던 과일과 채소는 온도 상승, 이상기후 등으로 인해, 육류는 구제역과 같은 가축 전염병과 항생제 내성 등으로 인해 공급 및 가격 변동이 극심해질 것이다.

기존의 지속가능하지 못한 농축산업을 대체하기 위한 세계 대체 식품 시장(△식물 단백질 △곤충 단백질 △해조류 단백질 △미생물 단백질 △배양육) 규모는 2019년부터 연평균 9.5% 성장해, 2025년 179억 달러(약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vi EU는 전 세계 인구가 100% 비건(채식주의자)으로 전환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0%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vii

3. 기후 취약 계층을 포용하는 기술

UN에서 빈곤 및 인권 전문가로 활동하는 필립 알스턴(Philip Alston)은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보건과 빈곤 퇴치를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취약 계층은 기후변화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viii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보건 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위기가 영세 자영업자, 저소득 노동자 계층에게 더 직접적이고 큰 타격을 입힌다는 사실을 이미 목격했다.

이렇듯 보건, 식량 및 식수, 주거, 고용, 금융 등의 영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취약계층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돕는 혁신 기술이 필요하다. 이상기후에도 견딜 수 있는 농업 품종 개량 기술과 주거용 IoT 시스템, 오염 식수 정화기술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소수의 특권층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가격, 유통 측면에서 높은 보편성과 접근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지구온난화로 인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 진균’의 감염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나 진균 감염 치료제 영역 내 혁신은 상대적으로 더디며 비용이 많이 든다. 항암제 시장의 경우, 당장의 피해가 가시적이며 환자들의 지출 여력이 높아 대규모 투자금이 유입되고 그로 인해 혁신이 거듭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추세다. HGI가 2021년 투자한 앰틱스바이오는 진균 감염 치료제 영역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이 업체는 치료제가 상용화된 이후, 치료 접근성이 낮은 개발도상국 내 환자들에게도 저렴한 가격에 유통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사회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3.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지표를 활용한 변화 측정

임팩트 투자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임팩트 측정과 관리(Impact Measurement and Management)다. 임팩트 투자에 대한 담론이 시작된 배경에는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들이 단순히 선한 의도로 재원과 시간을 투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변화가 창출됐는지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렇듯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가 실제로 해결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임팩트 투자에서는 임팩트 측정과 관리에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정량적, 정성적 지표가 개발돼 왔다.

기후 문제 또한 결과(outcome) 중심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주어진 비용으로 얼마큼의 온실가스가 절감됐는지 등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측정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결과 값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은 주어진 자원으로 어떠한 기업에 어떻게 투자했을 때 최적의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여러 기업을 비교할 수 있는 표준화된 지표가 존재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기관 및 기업들이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표준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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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Impact Management Project)는 임팩트 측정 및 관리의 범세계적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금융공사(IFC), 유엔개발계획(UNDP) 등 영향력 있는 글로벌 정부기관과 민간 투자기관 간의 협업을 통해 표준화 지표의 개발과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4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기업이 창출하는 임팩트의 정도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분석하고 측정하기 위한 프레임워크인 ‘5가지 차원의 임팩트(5 Dimensions of Impact)’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What) △어떤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지(Who) △문제를 얼마큼 해결하고 있는지(How Much) △기존 대비 창출하고 있는 부가가치는 무엇인지(Contribution) △목표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어렵게 하는 리스크는 무엇이 있는지(Risk)의 5가지 차원(Dimensions)을 중심으로 15개의 데이터를 도출해 임팩트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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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측정 및 관리 프로세스

HGI는 투자 전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기업이 사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임팩트의 잠재력과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고, 투자 후에는 임팩트가 극대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종합적인 임팩트 측정과 관리 체계의 구축과 실행 측면에서 HGI가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1.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는 임팩트 측정 및 관리 체계의 진화

임팩트 측정 및 관리의 효용을 늘리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임팩트 측정 및 관리 지표와 기준들을 적극 반영한다. 예컨대, 투자 전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부여되는 인증 마크인 ‘비콥(B Corp)’의 정보공개질문서(Disclosure Questionnaire)에서 착안한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기준,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에서 발표한 ‘10대 원칙(Ten Principles)’을 기반으로 만든 대표자의 윤리 서약서 등을 활용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IMP를 채택함에 따라 IMP가 발표한 ‘5가지 차원의 임팩트(5 Dimensions of Impact)’를 연구해 투자 전후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2. 비즈니스와 임팩트 간의 본질적 연계성 확인

HGI가 투자 과정에서 가장 주요하게 검토하는 요소는 비즈니스와 임팩트 사이의 연계성이다. 비즈니스가 성장함에 따라 임팩트도 함께 극대화되는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요 비즈니스가 아닌 외적인 요인으로 임팩트를 창출하는 모델은 임팩트의 규모가 제한적이며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애초에 주요 비즈니스가 환경 파괴, 담배, 주류, 성차별과 관련될 경우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다. 임팩트 KPI를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비즈니스의 성장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KPI를 설정한다. 임팩트 KPI를 상시로 긴밀하게 관리하고, 사업 방향성이 잘못됐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3. 기업의 진정성과 동반 성장에 대한 의지 확인

임팩트 측정과 관리 체계의 목적 중 하나는 임팩트에 대한 기업의 진정성과 여러 이해관계자와 동반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예컨대, 투자 전에는 윤리 서약, 기업의 소셜미션(social mission) 정의, 정관 변경 등 서면으로 합의하는 장치들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한다.

투자 이후에는 투자한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임팩트 투자의 의의와 임팩트 측정 및 관리 방법을 주제로 임팩트 워크숍을 진행한다. 임팩트 투자의 의의에 대해 공감하고, 임팩트 측정과 관리가 투자자의 강요에 의해 실행되는 과제가 아니라 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촉매제임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한편 HGI는 기업들에 기후변화를 포함한 사회•환경 문제와 관련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임팩트 혁신 플랫폼 ‘SFA(지속가능한 미래 얼라이언스)’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출범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에 임팩트를 확산하려는 목적으로 싱가포르에 사업 본부를 마련할 계획이다.

SFA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사회•환경 문제들 속에서 시장 기회를 찾고자 하는 기업들에 관련 지식 정보, 네트워크,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식 정보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임팩트 맵핑(impact mapping)’을 개발 중이다. 임팩트 맵핑은 산업별, 지역별 전문가 및 스타트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의 접근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회 및 환경 문제들의 현황과 원인,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솔루션을 분석한 지도이다. 이러한 임팩트 맵핑 외에도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임팩트 비즈니스 전략 및 실행 방안 수립 역량을 지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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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전환(Impact Transformation)’의 파트너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최근 더욱 강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가치에 부응하도록 비즈니스를 전환해야 지속가능한 기업을 이끌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이제 기업들은 핵심 사업을 임팩트 비즈니스화하는 ‘임팩트 전환(impact transformation)’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기존의 가치사슬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당장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은 무엇인지, 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지 기업 혼자서는 명확한 답을 찾기 쉽지 않다. 몸집이 큰 대기업 입장에선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협력이 위기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다국적 식품•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가 증가하는 채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네덜란드 채식 정육 업체 ‘베지터리안부처(Vegetarian Butcher)’를 인수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영역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소식이 빈번하게 들려오고 있다. 5

이러한 임팩트 전환의 중심에 있는 임팩트 비즈니스 회사들이 정보와 네트워크가 오가는 허브의 역할을 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기업들에 필요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원활히 공급하는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기업들 역시 더욱 수월하게 ‘임팩트 전환(impact transformation)’에 성공할 것이다. 또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더 많은 규모, 형태, 산업의 기업들의 참여와 협력에 나서 기후변화 대응 효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HG Initiative(HGI) 투자본부•임팩트본부 고재호, 박사랑, 박혜민, 오하연, 이미지, 이예은 hgi@hginitiative.com
2014년 정경선 의장이 설립한 ‘HG Initiative(HGI)’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임팩트 비즈니스 회사이다. 1세대 소셜벤처들을 위한 초기 투자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두손컴퍼니, 트리플래닛, 째깍악어, 에누마, 테코플러스, 임프리메드 등이 있다.
  • HG Initiative(HGI) 투자본부•임팩트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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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 무신사 어스 카테고리 오너

    이미지 무신사 어스(earth) 카테고리 오너는 기업 지속가능경영 담당자로서 사회·환경적 가치를 만들고 확산하는 일에 전념해왔다. CJ주식회사 CSV경영실, 코오롱FnC를 거쳐 임팩트투자사 HGI에서 기업의 임팩트 전환 전략을 연구했다. 현재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로의 전환’을 위한 실행 중심 이니셔티브 무신사 어스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miji.lee@musin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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