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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산업

공감 얻으면 문화산업서도 대박

김경묵 | 17호 (2008년 9월 Issue 2)
최근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은 질 높은 여가 생활을 갈구하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만한 산업을 찾고 있다. 이 조건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문화 콘텐츠 산업이다.
 
영화, 음악, 뮤지컬, 게임, 방송, 테마파크, 애니메이션, 출판, 미술, 디자인, 인터넷 오리지널 콘텐츠 등으로 구성되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현재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연 평균 8% 이상 성장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세계 반도체 산업의 5배, 조선 산업의 18배에 이른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빠른 연 평균 21%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또한 문화콘텐츠 산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속 성장과 함께 문화콘텐츠 산업이 가진 고용 및 생산 유발 효과, 후방산업에 대한 영향력 등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고용유발 계수는 15.96, 생산유발 계수는 2.11, 영향력 계수는 1.13으로 세 가지 지표 모두 서비스·제조업·농수산업보다 우월하다. 고용유발 계수의 경우 농수산업 7.55, 제조업 9.39, 서비스업 14.89이며 생산유발 계수는 농수산업 1.64, 제조업 1.96, 서비스업 1.68이다. 후방효과 영향력 계수도 농수산업 0.89, 제조업 1.06, 서비스업 0.90으로 모두 문화콘텐츠 산업보다 낮다.
 
한류 열풍에서 체험한 바 있듯이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은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일반 상품의 이미지 제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지난 2003∼2004년 ‘겨울연가’가 일본·중국·대만 등지에서 유행할 때 드라마 촬영지인 강원도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40만 명에 달한다. 드라마 주인공 역할을 한 배용준이 2004년 한 해 동안 일본과 한국에 유발한 경제적 효과도 3조원에 이른다. 미국과 영국은 오래 전부터 문화콘텐츠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2000년 초부터 범국가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대표적 레드오션
국내외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 속도와 경제적 효과만 놓고 보면 많은 사람이 문화콘텐츠 산업이 블루오션에 속해 있으며,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 대부분이 떼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기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 제조업체와 비견할 만한 대기업이 드물뿐더러 부도율은 일반 제조업보다 훨씬 높다.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7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한국 영화는 2006년 이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국산 영화 제작자 대부분이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07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112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불과 11.6%인 13편에 불과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규모 적자 양상은 한국 영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2000년대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양상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8%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공연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0억 원에 불과한 시장에 자그마치 200여 개에 이르는 제작사가 난립해 있다. 이들이 올리는 공연 수는 자그마치 연간 1000여 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작품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부분의 공연 제작사들은 정부가 주는 보조금으로 연명하고 있다.
 
공연 업체의 어려움은 외국 공연물 라이선스 업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 동안 국내에서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사이공’과 또다른 히트작 ‘맘마미아’ 등은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외국 라이선스 공연물 수입에 뛰어드는 업체가 크게 늘었다. 국내 업체들 간의 치열한 유치 경쟁으로 유명 공연물 판권료의 경우 매출액의 15%까지 치솟은 상태다. 비인기물 판권료도 웬만하면 10%를 넘는다. 이러한 판권료는 영업이익의 5% 안팎을 붙이는 제조업의 일반적 판권료와 비교할 때 상상을 초월하는 비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최근 외국 유명 공연물 수입업체 열 곳 중 아홉 곳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 열풍을 주도하기도 한 드라마나 음악 제작 기업들은 괜찮을까. 드라마 및 음악 분야 기업의 사정도 영화 및 공연 기업과 별 차이가 없다. 우선 최근 인기 배우와 작가의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제 웬만한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1억3000만 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렇지만 방송사들이 드라마 제작사에 지불하는 금액은 기껏해야 9000만 원에 그친다. 제작사들이 이런 적자 구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것은 ‘겨울연가’ ‘대장금’과 같이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성공에 현혹당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상당수 드라마 제작사들은 드라마를 제작하고 나서 대규모 손해를 본다. 최근 약속한 출연료와 대본료를 받지 못한 배우와 작가들이 출연료를 지급하라며 제작사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앞다퉈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시장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각 제작사와 방송사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한류 열풍이 식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 간 과당 경쟁으로 최근 드라마의 해외 판매가격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음반 산업은 빈사 상태에 가깝다. 인터넷 및 디지털 플레이어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음반시장 규모는 1999년 4100억 원에서 2007년 800억 원대로 급감했다. 과거에는 100만 장 이상이 팔리는 음반이 자주 나왔지만 최근에는 10만 장 이상 팔리는 음반도 가뭄에 콩 나듯 나온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음반 제작사들이 망했거나 전업한 상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애니메이션, 출판, 게임, 인터넷 오리지널 콘텐츠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레드오션이라 칭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에서도 뛰어난 실적을내는 기업이 있다
그러나 레드오션 시장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내는 기업이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2000년 ‘오프라 매거진’을 만들어 1년 만에 유료 독자를 250만 명이나 확보했다. 영국 여류작가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3억 부 이상이 팔렸다. 인터넷 보편화로 빈사 상태에 빠진 출판 시장에서 두 사람이 거둔 성공은 대단한 것이다.
 
캐나다의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는 모두가 완전히 죽은 산업이라고 여기는 서커스 공연 시장에서 연 매출 5억 달러를 올리고 있다. 이 뿐인가. 아바의 흘러간 노래들을 재구성해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는 동시 라이선싱 전략을 구사하여 불과 3년 만에 20년 이상 장기 공연을 하고 있는 세계 4대 뮤지컬을 물리치고 세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뮤지컬로 등극했다.
 
미키마우스’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등 셀 수 없는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디즈니, ‘슈렉’ 시리즈의 드림웍스, ‘포켓몬스터’를 만들어 게임시장을 주름잡는 닌텐도 등도 레드오션에서 보기 드문 성과를 낸 기업들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뛰어난 실적으로 내고 있는 국내 업체도 있다. 드라마 제작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지만 삼화 네트웍스는 현재 드라마 시청률 1, 2위를 다투면서 장기간 방영 중인 KBS ‘엄마가 뿔났다’, SBS ‘조강지처 클럽’ 등을 내놓았다. PMC는 비언어극인 ‘난타’를 만들어 20만 명 동원이 최고이던 국내 공연시장에서 무려 30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박진영의 JYP는 끊임없이 추락하는 음악시장에서 비·원더걸스라는 가수들을 발굴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열 중 아홉은 적자를 보는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뽀롱뽀롱 뽀로로’를 만든 오콘, ‘짜장소녀 뿌까’를 만든 Vooz 등도 레드오션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레드오션인 드라마, 영화, 음반, 공연, 출판, 애니메이션 등의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는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 앞에서 예로 든 오프라 윈프리의 하포 그룹,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해 ‘태양의 서커스’ ‘포켓몬스터’ ‘뽀롱뽀롱 뽀로로’ ‘뿌까’ 등은 사람들의 걱정과는 달리 해가 갈수록 성과가 좋아지고 있다. 게다가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는 만든 지 8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연간 6조 원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국내의 PMC와 JYP 등도 계속해서 좋은 제품을 내고 있다. ‘맘마미아’는 세계적으로 700여 개 팀에 의해 매일 공연되고 있고, PMC가 만든 ‘난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국 여기저기에서 매일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이 사실은 모두가 레드오션으로 치부하는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뛰어난 실적을 내는 비법, 즉 체계적인 전략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그 비법은 무엇인가.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법
문화콘텐츠 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서 성공한 기업의 가장 큰 비결은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선택이라는 의사결정 원리에 충실히 부합하는 상품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문화콘텐츠는 일반 상품과 달리 사전에 품질을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문화콘텐츠 상품을 선택하느냐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각 문화 콘텐츠의 소비 동기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섹스 앤 더 시티’ ‘미우나 고우나’ 등 국내외 대 흥행 드라마들은 모두 대중이 친숙함을 느끼는 주제(남녀 간 사랑, 가족) 또는 장르(멜로, 트렌드 코미디 등)를 다루고 있다.
 
소비자들이 친숙한 주제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의사결정 상의 특질과 관련이 있다. 소비자들이 드라마를 선택하는 이유는 즐거움, 평안함, 시간 보내기 등이다. 자동차나 주택을 구입할 때와 달리 가볍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길 원한다. 때문에 소비자가 드라마를 선택할 때는 기존의 경험을 통해 친숙해진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친숙한 사물이나 현상은 감정적인 편안함을 주고, 빠르고 편리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동네를 편안하게 느끼고, 친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같은 경로로 늘 출퇴근하는 것은 모두 친숙함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다.
 
대부분의 드라마 제작자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덮어놓고 회당 출연료가 최소 2500만∼3000만 원 안팎인 유명 배우와 작가·연출가를 캐스팅한다. 이러다 보니 최근 드라마 제작비가 회당 1억5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을 만들 때는 굳이 유명 배우나 작가를 쓸 필요가 없다. 친숙한 주제의 드라마에 있어서 유명 배우나 작가는 효용이 낮은 추가 의사결정 단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명 배우나 작가는 어떤 때에 캐스팅해야 할까. 친숙하지 않고 혁신적인 드라마를 제작할 때다. 소비자들이 혁신적인 작품을 선택할 때는 내부 기억 장치에 축적해 둔 정보가 없으므로 외부로부터 추가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유명 배우나 작가는 소비자들의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단서다.
 
소비자가 문화 콘텐츠를 선택할 때 사용하는 의사결정 모형을 모르는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최고 배우, 최고 작가, 최고 연출가를 많이 쓸수록 좋은 줄 알고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 붓는다. 그래서 상당한 관객을 모았음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결국 망하고 만다.
 
이 의사결정 원리는 영화·애니메이션·뮤지컬 등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전의 히트를 한 디즈니의 영화, 세계 4대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 등은 모두 소비자들의 의사결정 모형을 잘 이해해 제작에 반영한 사례다.
 
두 번째, ‘균열과 공백(chasm)’을 깨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다비도와 무어에 따르면 첨단제품 시장은 기술 수용 주기에 따라 혁신자나 선각 수용자가 주도하는 초기 시장, 실용주의자가 주도하는 초기 성숙 시장, 지각 수용자가 주도하는 후기 성숙 시장, 회의론자가 참여하는 말기 시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시장에서 성숙 시장으로 넘어갈 때 소위 균열과 공백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해야만 장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문화콘텐츠 시장에도 이 균열과 공백이 존재한다. ‘난타’ 이전에 우리나라 뮤지컬이 관객 20만 명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은 업체들이 대관 체제를 고수하는 바람에 3개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PMC는 뮤지컬 시장에 존재하는 이 캐즘(chasm)을 깨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장기 공연이 가능한 전용관을 확보했고, 7개 팀으로 나누어 동시 다발적으로 공연하는 체제를 갖췄다. 앞에서 거론한 대흥행 작품들은 모두 여건에 맞는 전략으로 캐즘을 극복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저돌적인 해외 진출을 들 수 있다. 최근 제작비가 급증함에 따라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다수 문화콘텐츠 기업에 있어서 해외 시장 진출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외국 시장의 문화와 언어, 외국 소비자의 기호 등이 국내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 작품이라는 이유로 인해 겪는 제도적·심리적 불리함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외국 시장은 단순히 시장 규모를 넘어 문화콘텐츠 시장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 제품과 달리 문화콘텐츠 제품은 외국의 문화를 담은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호평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좋은 기회로도 작용한다. ‘겨울 연가’ ‘대장금’ ‘점프’ ‘짜장소녀 뿌까’ 등의 해외 진출이 대표적 예다. 프랑스 영화나 뮤지컬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유독 호평을 받는 것도 해외 진출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자아내는 작품의 경우에는 더더욱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 세계 4대 뮤지컬이나 ‘맘마미아’ ‘태양의 서커스’ ‘해리포터’의 대성공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해외에 진출하는 것보다 해외 소비자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런던 웨스트엔드의 상주 인구는 서울의 40%에 불과하지만 20년 이상 장기 공연하는 뮤지컬이 수두룩하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공연하는 작품들이다. 국내 창작 공연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난타’도 70% 이상의 좌석을 외국 관광객으로 채워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네 번째, 단순성(simplicity)을 중시한다. 문화콘텐츠 기업의 조직 구조는 그 규모에 비해 의외로 복잡하다. 뮤지컬의 경우 배우와 제작 프로듀서 외에 대본 작가, 작사가, 작곡가, 반주자, 합창단, 오케스트라, 연출가(안무·합창 별개), 연습감독(스태프 조연출, 배우 조연출), 기술 감독(무대 감독, 무대 디자이너, 무대 제작자, 무대장치 운용자), 음향(디자이너, 운용자), 조명(디자이너, 운용자), 의상(디자이너, 제작자), 소품(디자이너, 제작자) 등이 존재한다. 게다가 마케팅·행정 등을 담당하는 일반직원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인력 구성 때문에 공연 기업은 경영자의 조정과 통제가 어려울 뿐 아니라 인건비 지출도 상당하다. 때문에 관객은 많이 왔음에도 영업이익은 미미하거나 적자를 보는 기업이 많다. 상당수 문화콘텐츠 기업은 아직도 자사의 낮은 수익성이 조직 운영의 복잡성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PMC가 ‘난타’ 공연을 통하여 고수익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단순성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난타’의 출연진은 5명에 불과하다. 또 ‘난타’는 별다른 무대장치가 없다. 그러므로 인건비가 아주 적고, 무대장치와 의상 관련 비용도 크지 않다.
 
단순성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빠른 복제를 가능케 한다. 전성기 ‘난타’의 공연 팀은 무려 7개에 달했다. ‘태양의 서커스’ 역시 5개가 넘는 공연 팀을 보유하고 있다. ‘맘마미아’는 전 세계에 무려 750개 넘는 공연 팀을 가지고 있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고, 장기간에 걸쳐서 고수익을 누리려면 무엇보다 단순성을 중시해야 한다.
 
다섯 번째,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전략을 잘 구사한다. 문화 콘텐츠는 일반 소비자들의 감성을 다방면으로 자극하는 특성을 지닌다. 또한 시장의 불확실성은 높지만 한 번 성공하면 한계비용이 크게 낮아진다. 때문에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시장에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러한 속성을 활용한 최적의 전략이다.
 
즉 체계적으로 기획한 1차 콘텐츠를 성공시킨 뒤 재투자 및 라이선싱을 통해 2차, 3차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닌텐도 게임을 출판·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상품·테마파크·음반 등에 활용한 ‘포켓몬스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방송·캐릭터·모바일·테마파크·상품 등에 활용한 ‘미키마우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는 ‘뽀롱뽀롱 뽀로로’ ‘뿌까’ ‘둘리’ ‘겨울연가’ ‘대장금’ 등에서 비슷한 조짐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기술 발달과 함께 문화 콘텐츠의 가치사슬·영역·참여자 등이 융합하는 경향, 즉 ‘멀티 소스 멀티 유즈(mul -ti source multi use)’까지 나타나고 있다. ‘뽀롱뽀롱 뽀로로’를 치과기기에 접목시켜 치과 치료를 받는 어린이들의 공포심을 줄이는 것이 멀티 소스 멀티 유즈의 예다.
 
앞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원칙은 레드오션에서 성공한 문화콘텐츠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특성이다. 물론 이 특성을 모두 도입한다 해서 모든 문화콘텐츠 기업이 성공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한 요소를 도입하면 적어도 레드오션에 빠져 허우적거릴 확률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문화콘텐츠 기업이 앞의 5대 원칙에 최근 우량 제조 기업들이 많이 도입하고 있는 목표원가법(target costing)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표원가는 생산 전 목표 가격과 목표 이익을 먼저 정해 놓고 목표원가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목표 고객을 모으고도 적자를 기록하는 경우가 허다한 문화콘텐츠 기업이 이를 사용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영학회 이사, 선진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벤처경영연구 편집위원 등을 역임하고 있다. <Research Policy> <Transformative Organizations> <경영학 연구>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 김경묵 김경묵 | - (현) 덕성여대 경영학과 교수
    - (현) 한국경영학회 이사
    - (현) 선진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현) 벤처경영연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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