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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mini box I : 아마존의 끝없는 오프라인 확장 전략

온라인에선 방대한 데이터를, 오프라인에선 초정밀 데이터를 얻는다

최재홍 | 290호 (2020년 2월 Issue 1)


아마존이 최근 아마존북스, 아마존 4스타, 홀푸즈마켓, 아마존고, 아마존 락커 등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크게 온라인 경험에서 출발해 오프라인과 연결하고 결합한 ‘아마존북스’와 ‘아마존 4스타’,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에 결합하려는 시도로 ‘홀푸즈마켓’과 ‘아마존고’, 온·오프라인으로 멤버십과 식료품 쇼핑을 결합하는 홀푸즈마켓과 ‘아마존프레시’의 사례로 나눠볼 수 있다.

1.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에 접목한 ‘아마존북스’

아마존북스는 아마존 고객의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에 그대로, 완벽하게 구현한 최초의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아마존북스에 전시된 모든 책에는 고객의 별점 평가가 달려 있다. 온라인 고객 평가를 오프라인에 옮겨 놓은 형태로, 평가에 대한 멘트나 별점도 수시로 바뀐다. 아마존북스 회원에 대한 할인율은 아마존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크다. 비회원 고객도 방문 뒤에는 반드시 가입을 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격을 제시한다. 또 아마존의 성공 요소 중 하나인 ‘프라임’으로 결제 시에는 프라임 회원임을 밝히지 않아도 간편 결제에 등록돼 있으면 자동 할인을 해준다. 책과 영수증, 안내 보드 등 매장 곳곳에 프라임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큰 폭의 할인율을 공지해 놓음으로써 비회원 관객이라면 할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2.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에 접목한 ‘아마존고’

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사례이자 그에 따른 대량 실직을 경고하기 위해 아마존고 사례를 많이 든다. 하지만 아마존은 계산원 인력 부담 때문에 아마존고를 설계하지 않았다. 아마존고 매장은 센서들의 총집합으로, 인공지능을 접목해 고객을 분석하고 자동화를 통해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마존고는 이미지 센서에 의한 딥러닝 기술, 센서융합기술, 버추얼카트 및 전자 영수증, 간편 결제 기술 등 미래 기술의 총 융합체다. 매장의 모든 고객과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센서와 이미지를 통한 딥러닝 결과를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하고,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분석, 제공하는 ‘디지털 연결(Digital Thread)’의 시범장인 것이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고객의 동선과 상품 구매 습성, 주기 및 구매 선호도, 결제 금액과 경제력 등 대단히 정교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아마존고 역시 프라임 고객을 확보하고 그들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한다. 아마존고에 입장하려면 기본적으로 프라임, 또는 등록 고객이어야 한다. 고객은 QR 코드를 가지고 매장에 입장해야 하고, 결제 수단이나 기본 정보가 사전에 등록이 돼 있어야 한다. 아마존은 아마존고를 활용해 이미 3억 명을 넘어선 프라임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3. 아마존 멤버십에 온·오프라인 쇼핑을 결합한 ‘홀푸즈마켓’

아마존이 기존에 알려진 대로 홀푸즈마켓을 아마존 락커의 거점이자 식료품 니즈가 강한 프라임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정도의 목적으로 홀푸즈마켓을 인수했다면 오판이다. 그 같은 서비스는 인수합병이 아닌 단순한 제휴로도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아마존이 홀푸즈마켓을 인수한 후 대대적인 할인에 돌입하고, 프라임 고객에 한해서 추가적인 할인 혜택을 부여한 것은 맞다. 이는 아마존북스와 마찬가지로 기존 프라임 고객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촉매제가 됐다. 홀푸즈마켓의 매장 도처에는 프라임 고객에 대한 할인 공지문이 붙어 있고, 영수증 등에도 “프라임 고객이면 많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저기 떠들고 있다.

일부 품목이기는 하지만 현재 아마존고에서 사과나 토마토, 바나나에 대한 구매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홀푸즈마켓의 새로운 기술 적용은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아직까지 홀푸즈마켓에 아마존고와 같은 기술적인 혁신이 적용된 부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식료품이나 야채, 과일에 대한 고객들의 선입견으로 기술 적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며, 둘째, 이미지나 딥러닝, 센서에 대한 응용이 대단히 어려울 수 있다. 농수산물의 특성상 자주 교체되며 품질을 일정한 기준으로 기술적으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아마존고와 같은 시스템이 홀푸즈마켓에까지 적용된다면 지금까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농수산물 쇼핑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은 최고의 인공지능 쇼핑 기업으로 등극할 것이다.


4. 음성인식 인공지능 쇼핑의 미래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은 공통적으로 아마존 제품의 전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북스, 아마존 4스타, 하물며 홀푸즈마켓에서도 아마존 TV와 에코, 아마존 홈 서비스 단말들을 판매한다. 이 같은 전시장은 아마존이 최근 축소하고 있는 팝업스토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아마존 락커로도 활용된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을 전시장이자 유통 물류의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고객에게는 편리함을, 아마존에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마존의 오프라인 거점들은 온라인 고객이든, 오프라인 고객이든 수많은 센서를 통해 산출되는 고객의 쇼핑 특성 정보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토대로 봐야 한다. 1994년 설립 이후부터 아마존의 변함 없는 경영 목적은 바로 ‘쇼핑’이다. 특히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를 통한 쇼핑은 지금까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형태로 기업에 최고의 성장 기회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는 비전 아이템이다. 음성인식 쇼핑이 확대된다면 어린아이와 노인 가릴 것 없이 구매계층이 확대될 뿐 아니라 반복적인 자동 구매가 늘어날 것이다. 이 같은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은 더 작고 빠르고, 고객 맞춤형이고 분산된 민감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그동안 아마존이 온라인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또 모바일을 통해서 질적으로 정교한 데이터로 정제했다면 앞으로 오프라인 고객으로부터 초정밀 데이터를 걸러내고자 할 것이다.


필자소개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smart_phone@daum.net
필자는 e-삼성 Japan 사업 고문, NHN Japan 사업 고문을 지냈으며, 현재 카카오의 사외이사이자 강릉원주대 과학기술대학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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