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디자인 툴킷

컨셉의 공식, 더하지 말고 빼 보라

266호 (2019년 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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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넷플릭스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디바이스로 시청하는 고품질 동영상 서비스다.” 이렇게 단 한 줄로 명쾌하게 컨셉을 설명할 수 있는 제품 혹은 서비스가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컨셉을 만들었다면 그것을 조직 내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해야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이해관계자를 컨셉 개발 과정에 참여시킨다.
2. 결과보다 진행 과정을 전달한다.
3. 시제품(Prototype)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개선점을 피드백 받는다.




지난 아티클(DBR 245호)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HMW(How might we∼? 어떻게 하면 OO 니즈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질문법을 다뤘다. 그것은 경쟁제품을 이기기 위한 ‘Can’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Might’의 긍정 질문법을 말한다. 또한 타 산업 영역에서 아이디어 영감을 얻거나 임의 선정 사물의 속성을 강제로 결합해 보기, 현재의 기능을 해체한 후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리번들링해 보는 아이디어 발상 기법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특히 아이디어를 낼 때 익숙해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생각의 퀀텀점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실성에 대한 집착은 적어도 아이디어를 낼 때만큼은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공감디자인 툴킷 마지막 회인 이번 호에서는 확산적 사고의 결과물인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컨셉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1

컨셉(Concept)이란 무엇인가?
“그 컨셉 정말 재미있네” “컨셉이 뭔지 잘 모르겠어”와 같이 우리는 일상과 비즈니스 활동 속에서 컨셉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컨셉을 아이디어, 브랜드, 비즈니스 모델 등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 뜻과 활용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는 어떤 주제와 관련해 ‘특정 행위와 결과물을 예측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의도나 생각’을 말한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상쾌하다”는 단순한 생각이지만 “오늘 날씨가 좋아서 친구와 함께 북한산에 올라 기념촬영을 해야겠다”는 나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물을 예측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 역시 이해관계자의 특정한 행위와 그로 인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지,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것인지, 어떤 마케팅 방법으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지 등 ‘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계획’을 말한다. 인터넷 기업들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하면서 널리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아마존의 원클릭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컨셉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컨셉은 제품이나 서비스, 공연, 예술 작품 등에서 밖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기획자의 구체적인 의도를 말한다. 특히 비즈니스 컨셉은 ‘이해관계자의 제공 가치, 구체적인 기능, 사용 프로세스 등이 충분히 검토된 구체적인 개념’이다. 컨셉(Concept)의 어원은 라틴어 ‘Conceptus’로, con(여럿을 함께)과 cept(잡다, 취하다)가 합쳐진 단어다. 즉, 여러 가지를 하나의 핵심으로 엮어서 꿴 것을 말한다.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예쁜 구슬도 낱개일 때보다 실로 꿰어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비즈니스 컨셉은 마치 구슬처럼 흩어져 있는 아이디어나 기능을 누가 봐도 명확한 하나의 이미지로 엮어 준다. 숭실대 김근배 교수는 저서 『컨셉 크리에이터』에서 『논어』의 일이관지(一以貫之)를 빌려 컨셉을 설명했다. 공자는 제자 자공에게 자신이 지식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나는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꿸 뿐이다”라고 말했다. 컨셉 역시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상품의 전략과 마케팅, 디자인, 세일즈,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구심점이자 꿰미 역할을 하는 것이 컨셉이기 때문이다. 또한, 컨셉은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을 쉽게 이해하고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사고 싶게 만드는 구매의 이유, 즉 소구(訴求) 포인트가 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컨셉의 5가지 속성
디자인싱킹의 전체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발상할 때는 가급적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확산적 사고가 중요하다. 반면, 컨셉을 만들 때는 실현 가능성까지 고려해 선택하고 집중하는 수렴적 사고가 필요하다. 선별된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컨셉으로 발전시킬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속성에 대해 알아보자.

1. 독창성(Unique)
비즈니스 컨셉은 다른 경쟁 제품이나 서비스와 확연히 구별되는 차별성을 지녀야 한다. 상품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니지 못한다면 어느 순간 시장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독창성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일무이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현업에서 경쟁 분석이나 선행상품 조사를 하면 늘 유사한 컨셉의 상품과 마주치곤 한다. 사람들의 생각과 정보가 그물처럼 연결된 공유 사회에서는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점은 유사성 속에서도 단 하나의 명확한 특이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시장의 요구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남들보다 반걸음 빠르고 탁월한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 때 독창성과 차별화 노력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차별화는 부족한 것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강하고 자신 있는 것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2. 구체성(Concrete)
컨셉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손에 어떻게 전달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려져야 한다. 즉, 컨셉의 구체성은 기능이나 세부 구조를 통해 명확하게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의사결정자나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컨셉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컨셉 개발 과정에서 세부적인 실행 계획까지 수립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제품 컨셉은 세부적인 이미지와 기능을 제시해야 하며, 서비스 컨셉은 전체적인 서비스의 구조와 가치의 흐름, 핵심 기능을 제시해야 한다. 컨셉이 구체적일수록 동료나 파트너,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명확하게 받을 수 있다. 자칫 구체성은 복잡성과 유사하게 들릴 수 있으나 컨셉의 구체성은 명확함을 의미하는 것이며 복잡함과는 거리가 멀다.

3. 단순성(Simple)
컨셉은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합치거나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포기하고 버리는 노력이 없으면 복잡성을 띠기 쉽다. 하지만 컨셉은 무조건 단순한 것이 좋다.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고 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주장처럼 많은 토론과 고민의 과정을 거친 컨셉일수록 단순하지만 오히려 정교함을 띤다. 사실 상품을 기획하고 진행시켜 나갈 때 수많은 질문과 도전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급적 더 많은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경향이 크다. “모든 대안을 고민했어요”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단순함이 주는 언어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단순하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 현실을 감안하지 못하고 준비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컨셉에 여러 가지 대안적 개념이나 기능이 결합할수록 복잡성과 모호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새로운 개념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기를 원하며 깊이 고민하는 것을 꺼려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컨셉은 핵심적인 기능을 선택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4. 가치성(Valuable)
컨셉은 명확한 고객 가치(Customer Value)를 담고 있어야 한다.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감동할 때는 언제일까? 고객의 불만을 제대로 해결해 주거나 겉으로 드러난 문제를 멋지게 해결해 줄 때가 아니다. 후행적 문제 해결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의 충족되지 않은 잠재된 욕구인 언메트 니즈(Unmet Needs)를 발견해 탁월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고객은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였어!”라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과거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도입됐을 무렵, 20대 젊은 직장인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아이폰 3GS를 소개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자랑스럽게 보여준 것은 홈 화면에 깔린 시계 앱이었다. 자세히 보니 시계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는 초침이 돌아가고 있었다. “처음엔 저도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마치 벽시계처럼 초침이 떨리고 있는 거예요….” 고객 스스로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욕망을 발견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충족시켜 줄 때 감동하고 열성 팬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5. 구현 가능성(Feasible)
컨셉은 아이디어와 달리 실현가능성이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다.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확산적 사고의 과정에서는 실현가능성이 사람들의 창의적 사고를 제약할 수 있다. 그러나 상품 구현을 위한 컨셉화 과정에서는 기술적 가능성과 사업적 타당성까지 따져봐야 한다. 세부적인 실행 계획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컨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타깃 고객군의 실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술 및 사업적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사내외 전문가의 객관적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컨셉을 평가할 때는 모호한 개념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기능과 시나리오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거나 손에 잡히는 간단한 시제품(Prototype)을 만들어 보여줄 때 훨씬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컨셉 평가 워크숍에서는 고객 니즈, 기술적 가능성, 사업적 타당성 측면에서 세분화된 평가항목을 준비한 후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좋다.

한 줄로 컨셉을 정의하라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고 했다. 이 말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무척 의미 있는 말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빼는 것보다 오히려 더하고 포장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컨셉을 보다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 일명 컨셉 공식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다음 장에 소개된 컨셉 보드의 구성요소 중 컨셉 정의를 만들 때 아래 공식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컨셉뿐만 아니라 개인의 브랜드 컨셉을 정의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한 줄 컨셉 = 상품 주어(S) + 가치형 동사(V) + 이미지 보어(C)


먼저, 한 줄 컨셉은 해당 상품의 명칭을 주어로 시작한다. 상품 컨셉에 대한 주체성을 높이고 청중에게는 컨셉을 명확하게 각인하는 효과가 있다. 다음은 ‘∼하는’과 같이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를 간결한 동사형으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이미지 보어로 마무리한다. 해당 컨셉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상품의 이미지를 한두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한 줄 컨셉은 20음절 내외로 짧고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샤오미 미밴드는 나의 하루를 완벽하게 모니터하는 라이프 메이트다”라는 문구를 보자. 이 상품은 ‘나의 일상의 활동량을 간편하게(물론 저렴하게) 트래킹하게 도와주는 것’이 고객에게 주는 핵심 가치이며, ‘라이프 메이트’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상품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디바이스로 시청하는 고품질 동영상 서비스다”를 보자. 넷플릭스의 상품 컨셉은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의 콘텐츠를 디바이스 제약 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고객에게 소구하려는 핵심 가치이며, ‘고품질 동영상 서비스’는 상품의 성격을 규정하는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세상에는 한 줄로 정의되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의외로 많다.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명확한 한 줄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줄이고 제거해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핵심만 남을 때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컨셉 공감의 법칙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수많은 창의적 컨셉이 제안·검토되고 있지만 혁신적인 컨셉일수록 오히려 실행으로 옮겨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컨셉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있어 제안자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성이 큰 아이디어나 컨셉일수록 기존에 존재하는 상품 및 조직의 현상 유지 관성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한 반작용에 직면하곤 한다. “기발하긴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량에 영향이 클 거야….” 성과 달성 조직의 현실성에 기초한 판단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의 진행을 좌절시키기 쉽다.

컨셉의 실행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컨셉의 공감력 부족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수많은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에 의해 실제 상품으로 구현될 수 있다. 그런데 제안자가 주장하는 고객가치(customer value)나 문제 해결 방식에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한다면 컨셉을 진행시키는 일에 동참하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 즉, 공감력 없는 컨셉은 지속성과 실행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컨셉에 대한 거부감과 공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1. 이해관계자를 컨셉 개발 과정에 참여시킨다
관찰이나 좌담회 등 고객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협업부서의 구성원이나 의사결정자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만족하게 된다. 내가 몰랐던 고객의 욕구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또한,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더라도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얻게 된다. 오랫동안 한 분야에 종사한 사람들의 경우 후자가 훨씬 많다. 아이디어를 내거나 컨셉을 개발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컨셉으로 함께 개발하게 되면 제안자는 다양한 도전적 질문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는 유능한 방어자가 된다. 10년 동안 글로벌 대기업 혁신 조직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한 다트머스대 비제이 고빈다라잔과 크리스 트림블 교수는 『퍼펙트 이노베이션』에서 혁신조직이 오래 존속하지 못하고 쉽게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조직과 성과 달성 조직의 협력 관계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성과 달성 조직의 공유 직원이 함께 참여하면 해당 비즈니스의 공감력을 높여 ‘혁신 따로, 실행 따로’의 비합리적 조직문화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 결과보다 진행 과정을 전달한다
컨셉은 정제된 보고서 형태로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게 되는데 과정보다는 결과가 강조되기 마련이다. 진행 과정에서 발견한 살아 있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나 인사이트를 날것 그대로 전달하게 되면 오히려 공감의 수준이 높아진다. 노스웨스턴대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 교수는 고객 중심의 디자인 조직과 제품 생산 조직 사이에는 서로 다른 미션, 공감 부족 등으로 인해 양자 간 큰 간극이 존재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명 번역공학(Translational Engineering)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객 경험과 상품 개발 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언어와 시각을 해석하고 중재하는 모더레이터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컨셉이 담고 있는 고객가치를 전달할 때 고객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담은 1분가량의 짧은 영상을 준비하거나 컨셉을 상품화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청중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컨셉의 공감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3. 시제품(Prototype)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개선점을 피드백받는다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다이슨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실패는 디자인 과정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실수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일수록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품을 출시하기 전 겪게 되는 시행착오는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 출시 과정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줄여주는 현명한 실패라 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이 빠른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저렴한 방식으로 테스트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는 시제품화, 즉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프로토타이핑은 상품 개발 과정에서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완제품을 만들기 전 다양한 형태의 모형을 제작해 테스트하는 업무 방식을 말한다. 빠르고 반복적인 프로토타이핑은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에서 강조하는 업무 방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제품(Prototype)은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서로 공통의 대상에 대해 같은 언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불필요한 소통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이점이 있다. 또한,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용 가능성과 개선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페이퍼 프로토타이핑(Paper Prototyping), 목업(Mock-up), 포토 시나리오(Photo Scenario), 롤플레이(Role Play) 등 프로토타이핑의 방법은 다양하다. 컨셉을 보다 쉽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메모지나 냅킨에 그린 간단한 그림도 공감력 있는 프로토타이핑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컨셉의 정의와 속성, 상품 컨셉을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컨셉은 흩어져 있는 여럿을 하나의 핵심으로 엮은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철학을 담아 매우 단순하게 한 줄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명확한 고객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며, 기술적·사업적 측면에서의 실현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아이디어를 넘어 비즈니스 컨셉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핵심 요소를 담은 컨셉 보드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컨셉을 구체화할 수 있다. 새로운 컨셉을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공감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결국, 컨셉은 사내·외 이해관계자, 시장의 고객과 함께 만들어 가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DBR mini box: Tips for Practitioners : 컨셉보드 활용하기



아이디어를 컨셉으로 발전시킬 때, 컨셉보드(Concept Board)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컨셉보드는 개인 또는 팀이 컨셉을 명확하게 정리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모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컨셉 개발 툴이다. 브랜드나 제품 컨셉 등 컨셉 유형에 따라 보드는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 여기서는 서비스 컨셉을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컨셉보드의 구성 요소를 정리했다. 컨셉보드 양식에는 제한이 없지만 예시와 같이 중요한 구성요소들을 담아 자유롭게 결과물을 만들면 된다. 컨셉보드의 구성요소는 컨셉의 이름과 정의, 핵심적인 기능, 제품이나 서비스의 시각적 구조와 흐름도, 컨셉이 이해관계자에게 주는 제공 가치, 구체적인 시나리오 등이다. 또한 핵심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경쟁사와의 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팀 단위 워크숍 등에서 컨셉보드를 활용하면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빠르게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컨셉보드를 활용하면 본문에서 소개한 컨셉의 5가지 속성을 담아낼 수 있다.



필자소개 김철수 SK플래닛 매니저 myconceptone@gmail.com
필자는 시카고 IIT 디자인대학원(IIT Institute of Design)에서 이노베이션 디자인 방법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SK텔레콤과 SK플래닛에서 마케팅, 신규사업기획 등의 업무를 거쳐 인간 중심의 혁신방법론(Human Centered Innovation)으로 고객 인사이트와 상품 컨셉을 제안하는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미디어 사업에 몸담고 있다. 저서로 『당신의 한 줄은 무엇입니까』 『인사이트, 통찰의 힘』 『작고 멋진 발견』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67호 Sharing Business 2019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