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스타트업 NBT의 사업다각화 전략

3일 안에 기획, 한 달 내 시장 테스트 완료
애자일 경영으로 퀴즈쇼 신시장 개척하다

257호 (2018년 9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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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모바일 잠금 화면 서비스 캐시슬라이드로 유명한 스타트업 NBT가 모바일 퀴즈쇼앱 더퀴즈라이브를 통해 플랫폼 확장을 꾀하고 있다. NBT가 추진 중인 플랫폼 혁신 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최적화된 인력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신속한 아이디에이션과 프로토타이핑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목표 지표 달성에 실패한 프로토타입도 유저 반응을 지속적으로 팔로업하면서 자산 가치를 높였다.
2. 새로운 유저 경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플랫폼을 꾸준히 혁신하고 있다. 도전적인 서비스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해 기업과 유저 모두 만족시켰다.
3. 앱 내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자발적인 유저 인입을 유도하고 있다. 외부 마케팅에 의존하는 다른 앱들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커뮤니티의 니즈에 맞게 플랫폼을 대여해줌으로써 플랫폼의 용도를 확장했다.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 초연결 시대의 도래, 경쟁 격화 등으로 많은 업종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명이 극도로 짧아지고 있다. 시장 패러다임이 한순간에 뒤바뀌면서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했다가 빠른 속도로 퇴출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증강현실 기반의 게임 포켓몬고가 엄청난 속도로 인기를 끌었다가 순식간에 열기가 가라앉은 것처럼 제품이나 서비스 수명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짧아지고 있다.

기술 기반의 모바일 앱 시장은 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009년 무료 모바일 게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앵그리버드는 2015년 적자로 고꾸라졌으며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메모장 앱 ‘에버노트’도 금세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 구글의 ‘킵’같이 비슷한 기능의 앱들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시장 판도를 바꿈으로써 일명 ‘빅뱅 파괴자(big-bang distrupter)’라고 불리던 모바일 서비스들도 곳곳에서 모방자들과 또 다른 파괴자들의 위협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2012년 창업한 스타트업 NBT도 창업 4년 만에 비슷한 위기에 직면했다. NBT의 주력 사업인 캐시슬라이드는 비어 있는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광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큰 성공을 거뒀다. 출시 당해 100만 회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5년 1500만 회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4명이 창업한 회사는 4년 만에 직원이 100명으로 늘어났으며 2015년 600억 원에 달하는 연간 최고 매출액을 달성했다.

하지만 도약과 동시에 위기의 징후가 찾아왔다. 회원 가입의 증가 속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통신사나 금융사들이 비슷한 기능의 잠금 화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내부적인 의견 충돌이 생기면서 기존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위기는 곧 매출 감소세로 나타났다. NBT의 매출은 2016, 2017년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성장이 빨랐던 만큼 위기는 더 큰 재앙처럼 느껴졌다.

곽근봉 CTO는 “NBT는 사명 그대로 Next Big Thing,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비전인데 이런 비전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며 “캐시슬라이드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B2C 서비스를 처음부터 다시 기획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NBT처럼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늘 불안하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서비스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기도 전에 설 자리를 잃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언제 경쟁자의 빅뱅 같은 파괴에 휩쓸려갈지 모른다. 과거 성공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기존 전략에서 과감히 벗어난 새로운 전략적 도전이 필요하다.

NBT는 최근 모바일 퀴즈쇼 앱 더퀴즈라이브(이하 더퀴라)를 통해 자체 플랫폼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기존 플랫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유저 경험에 천착해 플랫폼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 비슷한 앱들이 많이 생겼는데 NBT는 특유의 혁신 DNA와 기존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비즈니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BT의 고민과 도전, 그리고 혁신은 과거의 성공에 취해 변화를 멈춘 스타트업뿐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 부문의 혁신을 추진하려는 대기업들도 참고할 만하다. DBR이 NBT의 상품 서비스 개발을 총괄하는 곽근봉 CTO와 더퀴라 운영팀을 리드하는 최재원 엔지니어 등을 만나 더퀴라를 통한 NBT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분석했다.

공격적인 개발자로 전담팀 구성
2017년 1월 NBT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할 팀을 구성해 신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결정한다. 캐시슬라이드의 기능 개발을 담당하던 E파티가 신사업 담당으로 낙점됐다.

왜 하필 E파티였을까. 곽근봉 CTO는 “E파티는 다른 파티보다 일하는 성향이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파티는 NBT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독립적인 단위로 파티마다 일하는 내용뿐 아니라 성향도 크게 다르다.1

곽 CTO는 “어떤 파티는 안정적으로 계획을 세워 서비스를 개발하고 결과물을 봐도 버그가 별로 없는 편인데 반대로 서비스 출시 일정을 굉장히 타이트하게 세우는 파티도 있다. 개발하는 데 2∼3주는 걸릴 것 같은데 3∼4일이면 가능하다고 밀어붙이는 식이다. 나중에 결과물을 보면 뭔가 결함이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날 것의 번뜩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발견된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이런 급진적이고 와일드한 성향이 더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E파티 팀원들에게는 새로운 과제를 맡아 도전할 기회와 전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부여됐다. 많은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팀에서 팀원들을 차출하거나 기존 팀과 비슷한 팀을 새롭게 만드는 방식을 택한다. TF에 차출된 팀원들은 기존 업무에 더해진 업무 때문에 과부하에 걸리거나 이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NBT는 신사업에 최적화된 인재로 신사업 혁신 전담팀을 구성했다. 평균 2∼3년가량 협업해온 베테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었다. E파티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최재원 엔지니어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즐기는, 도전적인 성향이 강한 개발자들이 모여 기존 사업에서 분리돼 마치 별도 자회사처럼 자율적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아이디에이션과 프로토타입핑
1. 신속한 유저 테스트로 실패 위험 최소화
E파티는 백지상태에서 아이디에이션부터 시작했다. 더퀴라라는 아이템은 처음부터 누가 정해주거나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었다. 더퀴라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아이디어가 팀 내에서 논의됐다. 곽근봉 CTO는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될 만한 앱을 만들어 보자는 식으로 광범위하게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팀원들끼리 수시로 모이기만 하면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아이디어 회의, 즉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고민하는 시간은 3일 안에 끝냈다. E파티는 3일 안에 무조건 아이템을 선정하고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일단 앱으로 구현해서 유저 반응을 테스트하는 게 아이템의 성공 확률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팀원들끼리 어떤 아이디어가 재밌을 것 같다고 의견이 모이면 그 즉시 신속하게 프로토타입 앱을 만드는 단계로 나아갔다.

한 가지 아이템을 선정해 앱으로 개발하고 출시해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은 길어야 한 달이었다. 한 달 후 유저 반응을 토대로 아이템을 ‘고(Go)할지, 노(No)’할지의 운명을 결정했다. 어떤 아이템은 앱 개발 과정 중에 폐기되기도 했고, 또 다른 아이템은 앱으로 출시됐지만 한 달 안에 목표 지표를 달성하지 못해 ‘NO’ 판정을 받고 단순 운영 모드로 돌려졌다. 아이템이 탈락하면 다시 처음부터 아이디에이션을 시작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팀원들은 신속한 아이디에이션과 프로토타이핑 사이클을 통해 아이템을 테스트하면서 시장 니즈와 사용자 경험 등에 대한 감각을 익혀나갔다. 실패한 아이템이 많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판단력을 키울 수 있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디에이션에 가속도가 붙었다. 폐기된 아이템이 쌓이고 내가 낸 아이템이 잘리더라도 좌절감을 느끼는 팀원은 거의 없었다. 아이디어를 내고 시장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한 다음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게 너무나 당연한 프로세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곽근봉 CTO는 “시도 횟수가 많을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경험적으로 깨달았다”며 “디테일한 시장 분석이나 전략이 아이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더라”고 강조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 반응을 토대로 재빨리 개선하는 방식은 린스타트업 전략의 핵심이다.

신속한 개발 사이클은 현재 E파티가 더퀴라에 새로운 추가 기능을 개발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됐다. 더퀴라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유저가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최근 시작한 ‘라이브 로또’ 2 도 아이디어가 나온 지 2주 만에 앱에 구현했는데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곽근봉 CTO는 “퀴즈를 못 맞히는 사용자들도 재미있게 퀴즈쇼에 참여하게 만드는 혜택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아이디어”라며 “로또 이벤트가 공지된 후 더퀴라 앱을 삭제하는 비율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2. 쓸모없는 아이템은 없다
E파티에서 나온 아이템들은 모두 NBT의 핵심 자산으로 남아 있다. E파티는 더퀴라를 최종 아이템으로 선정하기까지 약 5개월간 한 달에 1개꼴로 새로운 앱을 출시해 테스트했다. 사전에 목표로 정한 잔존율(Retention Rate)이나 추천율(Referral Rate)을 달성하지 못하면 운영 모드로 전환한 후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나서는 식이었다. 지금도 일부 앱들은 추가 기능 개발 없이 유지 보수를 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운영 모드로 유지 중인 대표적인 앱이 바로 ‘달고나’이다. 이 앱은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잠금 화면에 올리고 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사람들이 잠금 화면에 가장 올리고 싶은 사진이 뭘까 생각하다 가족사진을 떠올렸다”며 “공유 기능을 추가해 가족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아빠 개발자 본인들이 유용하게 쓰면서 아끼는 앱이다.

개발 당시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캐시슬라이드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아이템들도 있다. ‘1초 미세먼지’는 잠금 화면에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하는 앱으로 지난해 한참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했을 때 반짝 인기를 끌었다. 그전에 실시간 콘텐츠를 잠금 화면에 흘려주는 ‘알록’이라는 앱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미세먼지 콘텐츠에 유독 반응을 하는 것을 관찰하고, 미세먼지만 따로 떼서 만든 앱이다. 미세먼지의 정도에 따라 잠금 화면 색을 달리 표시해 한눈에 미세먼지 농도를 파악할 수 있다. 곽근봉 CTO는 “이 앱은 운영 모드로 돌렸다가 최근에 캐시슬라이드의 타깃 마케팅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며 “특정 수준 이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안 좋으면 공기청정기 광고를 한다든지 날씨 조건에 따라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포텐큐브’는 최근 기적적으로 부활해 NBT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는 효자 서비스다. 포텐큐브는 화면의 상자 그림을 하루에 총 1만5000번 클릭하면 최대 5000원까지 캐시를 랜덤으로 주는 앱이었다. 개발 초기에는 별 반응이 없어 캐시슬라이드에 붙여두기만 했는데 최근 유저 수가 급격히 늘었다. 곽 CTO는 “일간 30만가량 페이지뷰가 나올 정도로 사용자 수가 갑자기 빠르게 늘고 있다. 덕분에 띠 배너와 리워드 광고를 추가하면서 유저에 대한 리워드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저들이 갑자기 포텐큐브에 돌아선 이유는 분명치 않다. “요즘 유저들이 일상이 힘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두드리는 게 좋은가 보다”고만 예측할 뿐이다. 기회는 계획이나 의도와 관계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난다. 과거 실패한 아이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다 보면 상황이 바뀌거나 새로운 기회를 통해 자산으로써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다.

3. 실시간 모바일 퀴즈의 탄생
앞에서 ‘No(노)’ 판정을 받은 아이템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주력 사업인 캐시슬라이드가 성공한 잠금 화면 아이디어에 머물러 있었다. 기존 서비스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사고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잠금 화면을 통한 일방향성 콘텐츠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E파티는 더 이상 잠금 화면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E파티는 잠금 화면에서 벗어나지만 기존 캐시슬라이드와 포인트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아이디어 범위를 좁히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2017년 6월 출시된 실시간 퀴즈 앱 ‘퀴즈포텐’이었다. 실시간 쌍방향 콘텐츠가 뜨는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디어였다. 곽근봉 CTO는 “아프리카 TV든, 유튜브든 실시간 콘텐츠가 유행인데 캐시슬라이드 포인트랑 엮어서 뭔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사람들끼리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면 좋겠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좁히다가 나온 게 실시간으로 사람을 모아서 퀴즈를 풀게 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퀴즈를 실시간 모바일로 푼다는 개념은 굉장히 생소했다. 현재 모바일 퀴즈쇼 앱의 원조인 미국의 ‘HQ 트리비아(Trivia)’도 출시되기 전이었다. NBT가 개발한 퀴즈포텐은 사회자가 없는 텍스트 기반 실시간 퀴즈쇼였는데 당초 기획안에는 사회자를 세우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10분에 한 번씩 퀴즈를 내기로 하면서 사회자는 빠졌다. 실시간 퀴즈는 그 자체로 파급력이 놀랄 정도로 컸다. 당시 최대 2만 명 가까운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고 금세 5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개발자로서 큰 희열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NBT는 같은 해 8월 HQ 트리비아가 출시돼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퀴즈포텐을 더퀴라 퀴즈쇼로 확대 개편하기로 한다. 퀴즈포텐에 사회자를 추가하고 매일 밤 정기적인 쇼를 진행하는 식으로 업데이트한 것이다.

모바일 퀴즈쇼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1. 핵심 기반은 새로운 유저 경험
NBT가 새로운 플랫폼 혁신을 추구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올해 2월 더퀴라와 비슷한 시기에 HQ 트리비아를 뒤따라 잼라이브를 비롯한 비슷한 포맷의 퀴즈쇼 앱들이 국내에 줄줄이 출시됐다. 3 국내 실시간 퀴즈쇼 앱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더퀴라는 다른 앱이 없는 퀴즈 포맷과 유형, 색다른 이벤트들로 꾸준히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 퀴즈쇼 앱들이 HQ 트리비아의 포맷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더퀴라는 생존자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문제를 내는 ‘서바이벌 퀴즈’, 예고 없이 푸시 알림을 띄워 사회자 대신 로봇 덕길이가 문제를 내는 ‘게릴라 퀴즈’ 등 다양한 포맷을 통해 초반부터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퀴즈 유형도 다양하다. 실시간 참여자들의 다수결로 정답이 결정되는 ‘더 퀴즈 초이스’, 탈락 여부와 관계없이 정답자 중 랜덤 추첨해 경품을 제공하는 ‘더 퀴즈 스페셜’ 등이 그렇다.

더퀴라의 현재 회당 평균 접속자 수는 3만∼4만 명 수준으로 국내 모바일 퀴즈쇼 앱 중에서 2위를 자랑하는데 1위인 잼라이브의 회당 평균 접속자 수 약 10만 명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접속자 수를 따라잡는 데 그리 조급하지 않은 모습이다. 곽근봉 CTO는 “경쟁자를 따라가는 데 급급해서는 핵심 가치를 놓칠 수 있다”며 “우리 플랫폼의 본질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퀴라가 유저 경험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히 퀴즈쇼라는 컨셉만으로는 비즈니스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퀴즈도 계속 풀다 보면 지루해질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른 퀴즈쇼에는 없는 OX퀴즈나 다수결 퀴즈로 유형을 다양화해 지루함을 없앴다. 또 출석체크용 캘린더를 도입해 늘 새로운 이벤트가 예정돼 있음을 유저들에게 알렸다. 퀴즈의 탈락 여부와 관계없이 출석체크를 한 유저들에게는 하트 4 나 캐시 같은 리워드를 제공해 소속감을 부여했다. 퀴즈쇼 자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곽근봉 CTO는 “NBT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이라며 “서비스나 아이디어를 개발해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상금은 퀴즈쇼의 가장 큰 리워드로 여겨진다. 하지만 더퀴라는 상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유저의 ‘재미’라고 판단했다. 더퀴라의 회당 상금은 출시 이래 줄곧 100만 원이었는데 최근에야 200만 원으로 올렸다. 출시 초반에는 100만 원 상금도 높은 리워드였지만 다른 앱들이 줄줄이 상금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상금을 올리는 식으로 유저 수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상금은 마약과 같아서 한 번 올리면 낮출 수 없고 효과도 일시적”이라며 “재미 요소를 늘려서 유저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끄는 게 서비스의 본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매주 수요일에는 기업 특집, 토요일에는 로또, 일요일은 상품 할인 판매, 이런 식으로 이벤트를 정기화해서 요일별로 퀴즈 피로도를 낮추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라이브 로또같이 퀴즈를 못 맞혀 중도 탈락한 유저들의 참여까지 유도하는 이벤트를 늘리는 이유도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퀴즈 중간에 경품 문제를 출시하거나 상품의 저렴한 구매 찬스를 제공해 꼭 퀴즈를 못 맞히더라도 퀴즈쇼에 참여할 유인을 늘리고 있다. 곽근봉 CTO는 “퀴즈를 못 맞히는 사람은 계속 못 맞히는 경향이 있다”며 “퀴즈를 못 맞혀도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 실시간 콘텐츠는 예상을 깨야 효과
퀴즈쇼 같은 실시간 콘텐츠의 가장 큰 재미는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발휘된다. 곽근봉 CTO는 “댓글을 분석해보면 유저들은 기대하지 않은, 자기 예상을 벗어나는 뭔가가 나왔을 때 굉장히 좋아한다”며 “예상치 못했던 정답일 수도 있고 새로운 이벤트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실시간 콘텐츠의 가장 큰 재미”라고 말했다.

예컨대 이벤트에 따라 깜짝 등장하는 스페셜 MC도 퀴즈쇼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월드컵 특집 때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스페셜 MC로 나와 큰 호응을 얻었다. 또 한여름에는 납량특집으로 박슬기 MC가 사탄의 인형 처키, 배혜지 MC가 강시 컨셉으로 분장을 하고 나와 큰 웃음을 선사했다.

다른 앱과 달리 유명인을 내세우는 셀럽 마케팅을 최소화하는 것도 더퀴라만의 특징이다. 사회자를 선택할 때 인지도를 크게 따지지 않는 편이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그동안 더퀴라를 거쳐 간 10여 명의 사회자들에 대한 반응을 분석해 보니 인지도가 높다고 해서 동시 접속자 수가 엄청나게 늘거나 하진 않았다”며 “유재석이나 강호동 정도의 셀럽이 나오지 않는 한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도보다는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소통하는 역량이 접속자 수 통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퀴라는 주로 점심시간에 새로운 사회자를 세우면서 유저 반응을 테스트했다. 기상캐스터 배혜지 씨가 그렇게 고정 MC로 발탁된 사례다.

더퀴라는 9월부터 점심 간판 퀴즈쇼였던 스피드게임을 없애는 한편 새로운 기능과 시간대의 퀴즈쇼를 모색하고 있다. 심지어 밤 12시에 심야 퀴즈쇼를 하자는 아이디어까지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곽근봉 CTO는 “기존 루틴함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간대, 새로운 포맷, 새로운 기능을 계속해서 실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3. 광고 비즈니스의 다각화
더퀴라는 퀴즈쇼 플랫폼을 통해 창출된 유저 경험을 광고, 더 나아가 커머스와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퀴즈 포맷이나 형식은 개별 기업들의 입맛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자연스럽게 수익모델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더퀴라 같은 퀴즈쇼 앱들은 기본적으로 기업과 제휴한 브랜딩 광고로 수익을 낸다. 광고료의 일부가 상금으로 지급되는 식이다. 기업은 퀴즈 문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시키거나 브랜드 대표 제품 혹은 쿠폰을 경품으로 지급하면서 홍보할 수 있다. 특히 더퀴라는 퀴즈쇼가 진행되는 동안 상품 관련 영상, 이미지 퀴즈, 실시간 채팅 이벤트 같은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단순 브랜딩 광고를 넘어서 특정 제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기능을 추가한 점이 다른 앱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더 퀴즈 타임딜’은 TV홈쇼핑같이 퀴즈 중간에 특정 상품 구매를 위한 사전 예약을 받고 퀴즈가 끝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든 포맷이다. 실시간 완판 사례가 늘어나면서 광고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신상품 아이스크림을 1+1으로 0.5초 만에 완판했으며, 프링글스도 제품 1000개를 0.5초 만에 완판하기도 했다. 신제품 혹은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파격적인 할인 구매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홈쇼핑 콘텐츠를 모바일 버전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집중적인 관심을 10분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광고 채널이 제공하지 못하는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곽근봉 CTO는 “지금까지 커머스 제휴를 진행한 상품들은 모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 노출 시간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집중도가 높아 광고주의 만족도가 높고 실제 구매 혜택을 누린 유저들도 좋아해 서로 윈윈”이라고 말했다.





기업과의 제휴가 유저들의 퀴즈 푸는 재미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곽 CTO는 “브랜드 관련 문제 수를 제한하기도 한다”면서도 “기업과의 제휴가 퀴즈에 베리에이션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실시간 상품 구매 찬스, 삼행시 같은 채팅 이벤트는 유저들로 하여금 퀴즈쇼에 참여할 또 다른 계기를 제공한다. 퀴즈만 푸는 게 지루한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흥미 요소가 되고 있다.

광고 비즈니스는 NBT의 다른 주력 사업인 캐시슬라이드와의 시너지로 확대되고 있다. 더퀴라 제휴 기업에 캐시슬라이드 잠금 화면 전면 배너를 제공하거나 캐시 슬라이드를 통해 유효 타깃층에 제휴 내용을 홍보하는 식이다. 기존 캐시슬라이드 광고주도 더퀴라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캐시슬라이드의 광고주인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더퀴라를 통해 최종 우승자에게 클리오 자동차 1대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서바이벌 퀴즈쇼 이벤트를 진행했다. 23번까지 넘어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차를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60대였다고 한다. 서바이벌 퀴즈쇼는 기업이 제공하는 경품의 규모가 커서 이벤트 자체로 바이럴 효과가 크다.

커뮤니티 중심의 유저 인입
1. 퀴즈에 커뮤니티를 더하다
더퀴라는 특별한 외부 마케팅 없이도 출시 초부터 지금까지 일정 규모의 유저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 비결은 다른 앱에 없는 ‘더퀴즈 투게더’란 커뮤니티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친구 혹은 특정 그룹끼리 별도 방을 개설해 멤버들의 선택지를 확인하고 멤버들끼리 채팅도 할 수 있는 창이다. 곽근봉 CTO는 “아프리카 혹은 유튜브의 실시간 콘텐츠가 뜨는 근본적인 이유는 콘텐츠가 좋아서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과 같이 보면서 소통하는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며 “퀴즈도 여러 명이 같이 풀어야 재미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퀴라 전체 유저의 40%가량은 혼자가 아닌, 채팅방에서 사람들과 같이 문제를 풀고 있다. 더퀴즈 투게더에는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채팅방들이 수두룩한데 그중 10여 개 방에는 500명 이상이 모여서 같이 퀴즈를 푼다. 곽 CTO는 “최근 미국의 HQ 트리비아도 여러 명이 같이 푸는 투게더 퀴즈를 도입했는데 더퀴즈 투게더와 UI가 굉장히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채팅방에서는 멤버들끼리 선택한 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방별로 집단지성을 발휘해 정답률을 높이려는 시도들이 자주 목격된다. 지인들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도 퀴즈를 풀기 위해 정기적으로 채팅방에 모이게 된다. 내가 문제를 틀려도 같은 방에 속한 멤버의 우승을 응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채팅방 기능은 더퀴라 유저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더퀴라의 세대별 유저층은 20대 31%, 30대 40%, 40대 27%로 고른 편이다. iOS에서 18세 이하가 가입 불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사용자를 타깃 유저층으로 공략한 셈이다. 소수를 타기팅하기보다 다수를 공략하는 대중적인 플랫폼을 지향한다.

곽근봉 CTO는 “더퀴라의 타깃 유저층은 가족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커뮤니티”라며 “누구든 모여서 편안한 시간대에 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저녁 퀴즈쇼 시간대도 가족이 모여서 같이 퀴즈를 풀 수 있도록 저녁 식사 시간 이후인 밤 9시30분으로 정했다.

더퀴라의 신규 유저 대부분이 친구 초대로 이뤄지고 있다. 곽근봉 CTO는 “예상외로 퀴즈쇼 앱별로 겹치는 유저 규모는 10∼20%에 불과하다. 여러 개 앱을 깔아서 해보고 자기가 메인으로 쓸 앱을 결정하는 데는 자발적인 바이럴 추천의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유저들의 자발적인 추천을 통한 확장은 플랫폼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2. 외부 커뮤니티에 플랫폼 대여
퀴즈쇼 플랫폼의 개방성과 유연성이 크다 보니 외부 커뮤니티에 맞춤형으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로까지 플랫폼의 용도가 확장됐다. 제한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는 일명 ‘프라이빗 퀴즈쇼’다. 더퀴라는 다양한 기능과 유연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퀴즈쇼 플랫폼 자체의 상품 가치까지 높이고 있다.

한국소방안전원은 최근 제2회 대한민국 소방과학기술 경연대회 예선을 더퀴라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했다. 전국의 소방공무원 5만 명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과 소방시설 관리 등에 관한 지식을 테스트하는 대회인데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퀴즈쇼 형식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시간 촬영이 진행된 더퀴라 스튜디오 현장에서 만난 조진석 한국소방안전원 홍보과장은 “작년에는 온라인으로 경진대회를 치렀는데 참여자들의 흥미를 높일 방안을 고민하다 올해는 모바일 퀴즈쇼 형식을 빌려 더퀴라와 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퀴즈쇼 형식을 통해 구성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경진대회 참가자들은 실시간 게임을 하듯이 경진대회에도 재밌게 참여했다. 평소 퀴즈쇼처럼 사회자가 나와서 힌트도 주고 격려해주면서 사기를 북돋는 것도 부가적인 재미다. 채팅방을 통해 참가자들끼리 서로 응원도 할 수 있다. 실제로 경연대회 채팅방에는 전국의 소방서들에서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들이 넘쳐났다. 조진석 한국소방안전원 과장은 “퀴즈 진행자와 참여자 간 실시간 소통으로 대회가 역동적으로 진행됐다”며 “접속자 폭주로 인한 시스템 다운 문제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퀴라는 경연대회의 형식과 내용에 맞게 회당 퀴즈 수를 15개로, 1문제당 푸는 시간을 30초로 늘리고 점수제로 바꿨다.

기업들도 자사 혹은 고객과의 네트워킹 행사에 더퀴라 플랫폼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는 2018년 열정워크숍 행사에서 사내 전 직원이 참여하는 더퀴라 퀴즈 경연 대회를 실시했다. 오프라인 행사였지만 모바일 앱을 활용해 직원들의 참여도와 집중도를 높였다. 이니스프리는 2018 플레이그린 페스티벌에서 더퀴라와 함께 관객들이 참여하는 퀴즈쇼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곽 CTO는 “처음에는 사적으로 퀴즈쇼를 경험한 유저들이 더퀴라에 자연스럽게 유입되길 기대하는 차원에서 ‘프라이빗 퀴즈쇼’를 시작했는데 이 자체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B2B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위한 과제
앞에서 살펴봤듯이 더퀴라를 포함한 E파티의 아이템들은 NBT의 캐시슬라이드와 시너지를 내면서 수익성 회복에 즉각 기여하고 있다. 캐시슬라이드 서비스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마련된 셈이다. E파티는 더퀴라의 지속적인 서비스 혁신을 통해 유저 경험을 창조하는 한편 수익 창출 기회도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더퀴라 같은 모바일 퀴즈쇼 앱이 캐시슬라이드처럼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캐시슬라이드는 초반 거의 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한 반면 더퀴라는 초반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유저들의 반응도 굉장히 유동적인 편이다. 더퀴라를 포함해 퀴즈쇼 앱들마다 특징이 제각각이라 어느 쪽이 우세한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예컨대 일부 퀴즈쇼 앱은 아이돌 같은 유명 인사를 동원하거나 TV 방송과 제휴하는 방식 등으로 독자적인 브랜드 평판과 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의 잼라이브는 초기에 유명 인사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했다. 이는 더퀴라와는 대조되는 행보였다.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인 더퀴라 입장에서는 유명인보다는 서비스 아이디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더퀴라는 미리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곽근봉 CTO는 “실시간 퀴즈쇼가 아무리 인기여도 한 가지 서비스로 장수하는 스타트업은 없다”며 “올해 말까지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보면서 안정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퀴라가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정착하는 데 극복해야 할 과제와 방향을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분석했다.

1. 후발주자 혹은 다른 파괴자의 모방 가능성
더퀴라는 실시간 퀴즈쇼라는 포맷 안에서 다른 앱이 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시도들은 유저들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앱에 유입시키는 한편 기업의 광고 또한 지루하지 않게 노출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꼭 퀴즈가 아니더라도 로또나 경품 같은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의 집중도를 효과적으로 높이고 있다. 퀴즈는 유저들의 관심을 끄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더퀴라는 신속한 아이디에이션과 프로토타이핑으로 다져진 팀워크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양적으로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은 후발주자 같은 다른 기업에서 복제하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로 보인다. 퀴즈 유형이나 포맷의 경우 다른 퀴즈쇼 앱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콘텐츠 유형이다. 예컨대 다른 퀴즈쇼 앱에서도 뛰어난 개발자를 구해서 비슷한 ‘미투’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최병삼 한국기술정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단장은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다양한 서비스가 더퀴라의 강점이지만 카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경쟁자와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특허 등의 지식재산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더퀴라는 타 업체의 모방에 대비하기 위해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개발과 동시에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모바일에서 실시간 로또를 추첨하는 라이브 로또의 포맷도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곽근봉 CTO는 “모방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관련해서는 특허 출원을 병행해서 가치 침해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 빅데이터 활용 효과 극대화
더퀴라는 퀴즈쇼 앱과 커머스를 결합함으로써 광고뿐 아니라 커머스로 비즈니스 모델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더퀴라 앱의 유저들이 구매력이 있는 타깃 고객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더퀴라가 커머스에 활용하는 상품도 가격대가 낮은 제과류 혹은 일회성 티켓 등으로 제한되고 있다. 아직은 유저들의 새로운 반응을 수집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고에서 커머스 모델로 확대되려면 유저 타기팅이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더퀴라는 캐시슬라이드에서 구축한 DMP (Data Management Platform)를 활용해 유저군의 관심사를 세분화하고 광고 및 커머스 타기팅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NBT는 캐시슬라이드와 광고 업체, 제휴기업 등의 정보를 토대로 독자적인 DMP를 구축하고 있다. 곽근봉 CTO는 “캐시슬라이드 2000만 고객을 대상으로 DMP를 효과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DMP를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 분석 역량은 다른 경쟁 업체들이 모방하기 힘든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역량을 모바일 퀴즈쇼 앱에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유저의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퀴즈를 출제한다거나 경품 타기팅을 통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메신저, 왓츠앱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인구통계학적 정보, 관심사 등을 기준으로 세분화해 광고 캠페인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3.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구축
더퀴라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추가로 모색해야겠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모바일 퀴즈쇼 하면 ‘잼라이브’를 먼저 떠올린다. 한국 시장에서 잼라이브의 동시 접속자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이는 잼라이브의 확실한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퀴라가 자체 커뮤니티를 활용해 유저 인입을 늘리고 있다는 점은 다른 퀴즈쇼 앱과 차별화된 점 중 하나다. 페이스북이 사용자 10억 명에 이른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사용자가 경쟁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싶어도 그에 대한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새로 관계를 맺어야 하며,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시물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등 귀찮은 일을 해야 한다. 더퀴라의 현재 커뮤니티 기능은 다소 느슨한 편이다.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유저들의 친밀성을 높인다면 기존 유저들의 이탈을 막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저들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DBR mini box: NBT의 애자일 조직 문화



NBT는 애자일한 구조를 도입한 스타트업으로 유명하다. ‘일하는 단위’인 파티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임’인 클래스가 매트릭스 조직으로 엮여 있다. 모든 직원은 1개의 파티와 1개의 클래스에 속하게 된다. 예컨대 더 퀴즈 라이브를 운영하는 최재원 엔지니어는 E파티와 클라이언트 개발자 클래스에 속해 있다.

클래스는 일주일에 한두 번 따로 만나 각자 업무의 애로사항을 공유하면서 전문성을 키운다. 파티는 독립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되 파티 간의 소통은 ‘알파벳 파티’에서 이뤄진다. 알파벳 파티는 파티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리드 링커’들이 모여 일주일에 2번 스탠드업 미팅을 통해 업무 정보를 공유한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E파티의 리드 링커로 정보 전달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파티원들은 파티 안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동시에 리드 링커를 통해 회사의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모든 파티는 칸반을 통해 업무 내용을 가시화하고 있다. 칸반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 과정과 비즈니스 과제를 화이트보드에 시각화한 것으로 NBT의 핵심적인 업무 방식이다. 칸반을 활용한 업무 방식에는 “보이는 문제가 보이지 않는 문제보다 해결하기 쉽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모든 파티는 개별 칸반을 갖고 있다. 애자일 코치가 각 파티의 칸반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NBT 사무실 2층 한쪽 전체 벽면을 채운 화이트보드에는 NBT에서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의 과제명, 시나리오, 현재 상황이 우선순위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곽근봉 CTO는 “각 파티가 독립적으로 일하다 보면 회사 전체 차원에서 개별 업무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더퀴라를 운영하는 E파티는 NBT 내에서도 가장 힘들게 일하는 파티로 유명하다. 실시간 퀴즈쇼의 특성상 팀원들이 매일 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실시간 퀴즈쇼는 사전에 준비할 것도 많지만 생방송 중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이다. 작은 실수도 유저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으며 이는 곧 평판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출시 이래 7개월간 더퀴라의 장애 횟수는 8회에 그쳤다. E파티는 서비스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저 반응을 체크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서비스 출시 이후 파티 전원이 작정하고 저녁 7시 정시 퇴근한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주변에서 박수까지 쳐 줄 정도였다고 한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누가 시켜서라기보다는 자기가 만든 서비스에 대한 애정, 주인의식과 책임감 때문에 다들 올인한다”고 말했다.

모든 운영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구성원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최근 더퀴라의 간판 퀴즈쇼였던 점심 스피드 게임을 없애기로 결정할 때도 심사숙고의 과정이 있었다. 밤낮없이 개발하고 6개월가량 매일 공들여 진행한 퀴즈를 없애는 데는 고생보다 아쉬움이 앞섰다. 최재원 엔지니어는 “구성원들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1명이라도 아쉽다는 의견을 귀띔해주면 그대로 가려고 했다”며 “고민 끝에 모든 구성원들이 스피드 게임 대신 다른 것에 더 집중해서 도약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8호 Delicious Strategy 2018년 10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