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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Watch

스타 직원에게만 기대면
조직 창의성 되레 줄어 外

류주한,이왕휘,배태준,이승윤 | 257호 (2018년 9월 Issue 2)
Strategy
스타 직원에게만 기대면
조직 창의성 되레 줄어

Based on “Dancing with the stars: Benefits of a star employee’s temporary absence for organizational performance” by John S. Chen and Pranav Garg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8, 39, pp.1239-1267.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이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80-20룰’이 시사하는 바처럼 기업의 매출이나 수익의 80% 상당은 상위 20%의 핵심 인력에 의해 발생한다. 일당백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업계에서도 손꼽힐 만한 스타 직원 한두 명만 있다면 회사의 처지는 분명 이전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탁월한 스타 직원이 갑자기 조직을 이탈하거나 기능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될까? 평범한 직원이라면 얼마든 다른 직원으로 대체할 수 있겠지만 스타 직원인 경우에는 어떨까? 최근 미국, 인도의 연구진은 스타 직원의 갑작스러운 부재가 평범한 직원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조직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데는 더 나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는 인재, 소위 말하는 스타 직원의 참 의미와 역할,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의 연구진은 스타 직원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들의 갑작스러운 부재가 조직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연구했다. 이 연구진은 조직, 부서, 회사 내 탁월한 스타·핵심 직원들이 자신 위주의 조직루틴을 형성하고 고착화해 오히려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들로 인해 다른 직원들이 스스로 새로운 사고나 혁신을 모색하고 상호 소통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고 편하게 스타 직원 중심의 조직루틴만 학습하려는 의존성을 가중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폐단은 탁월한 직원이 배제될 경우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1991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의 프로농구 NBA팀을 대상으로 각 팀 스타플레이어의 갑작스런 부재(예를 들면 부상 등으로 경기 출전을 못하게 된 경우)가 팀의 성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팀 내 스타플레이어는 팀의 성과에 기여했고, 이들의 갑작스런 부재가 팀의 성적을 다소 떨어뜨리기는 했다. 그렇다고 팀의 침체 상황이 한없이 지속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팀은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일률적인 플레이를 벗어난 새로운 전략과 운용으로 성적을 끌어올렸으며 부상 치료 후 스타플레이어가 경기에 복귀할 무렵에는 팀 성적이 더 나아진 경우도 많았다. 스타플레이어의 부상 기간이 너무 짧거나 너무 길지 않고 적절하다면 오히려 이들의 부재가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성적을 향상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글로벌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 영입이라면 어떤 대가라도 치를 각오로 인재전쟁을 벌인다. 이들이 다른 직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회사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크다. 그러나 연구가 보여주듯 혁신과 변화를 모색하고 성장을 도모해야 할 회사 입장에서 스타급 인재가 반드시 필요한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다. 평범한 직원들의 상호 교감 및 변화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일부 스타급 인재의 탁월한 성과나 리더십과 상쇄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 이는 스타 직원이 오히려 조직 전반의 효율성을 감소시킨다는 최근 연구 흐름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기업은 인재를 영입해 이들의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되 이들 중심의 조직루틴이 관습화되는 것을 막아 다른 직원들의 창의적 생각과 도전정신이 제한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결국 조직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일부 스타 직원이 아닌 조직 구성원 모두의 몫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 직접 투자 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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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al Science
중국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지역 따라 영향력에 편차

Based on “Do Politically Connected Independent Directors Matter? Evidence from Mandatory Resignation Events in China”, by Lei Cheng and Zhen Sun, in China Economic Review(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세계 1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에 진입하면서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중국 정부는 개혁 개방 이후 기업지배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왔다. 2001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证券监督管理委员会)는 상장기업의 이사회에 최소 3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独立董事)로 하는 규정(关于上市公司建立独立董事制度的指导意见)을 제정했다. 그 결과 2001년 708명이던 사외이사 수가 2015년 1만1651명으로 급증하면서 사외이사 중에서 정치적 배경을 가진 관료의 수도 꾸준히 늘어났다.

한국에 ‘낙하산 인사’라는 부정적 용어가 존재하듯이, 관료 출신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나쁜 기업은 관료를 사외이사로 초빙해 정부로부터 특혜를 추구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은 2013년 10월19일 당과 정부 간부의 겸직을 제한하는 조치(关于进一步规范党政领导干部在企业兼职(任职)问题的意见)를 도입했다. 이 조치로 민간 기업에 사외이사로 재직하던 당정 간부는 모두 의무적으로 사임했다.

2013년 10월19일부터 2014년 말까지 중국의 모든 상장 기업에서 사외이사가 사임한 경우는 954건인데 이 중 겸직 제한 조치에 따라 사임한 사례는 총 364건이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 중 민간 기업에서 관료 출신이 의무적으로 사임한 65건을 분석했다. 사외이사의 사임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측정하기 위해 관료 출신 사외이사 사임 직후 10일간 그 기업의 주가 변동을 추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학자 출신에 비해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덜 출석하고 의안 제시에 소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의무적으로 사임한 민간 기업의 주가는 그렇지 않은 기업들과 비교해 볼 때 평균 4.6% 하락했다. 반면 학자 출신 사외이사 사임 효과는 평균 1.49%로 관료 출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위직 또는 현직 관료가 사외이사로 있었던 기업의 주가가 하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초빙한 기업의 주가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 또한 개혁 개방의 선두에 있는 동부 및 남부 해안 지역에 비해 시장경제가 상대적으로 덜 발전한 서부 지역에 소재한 민간 기업에서 이 효과가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중국 민간 기업이 관료 출신 사외이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주주를 대신해서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이라기보다는 경영진을 위해 로비(또는 대관업무)를 하는 역할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즉,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정부로부터 특혜 대출, 세금 우대, 보조금 등과 같은 혜택을 받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들의 사임 이후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반부패 운동이 계속 진행되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도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사임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은 아직도 중국 민간 기업의 기업지배구조에서 당과 정부의 영향력은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당과 정부를 통해 다양한 특혜를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잔존하는 한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려는 민간 기업의 인센티브는 당분간 약화되지 않을 것이다. 민간 기업은 고위관료의 친인척이나 친구를 영입하는 방식과 같이 직접적인 규제를 회피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중국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려는 기업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 고위직과 관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적 영향력이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 지역 특성에 따라 진출 전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장경제가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서부 지역에서 진출할 때 관료 출신 인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이왕휘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런던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 금융통화 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 Asian Survey 등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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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뛰어난 액셀러레이터엔
3가지 특별함이 있다

Based on Cohen, S. L., Bingham, C. B., & Hallen, B. L. (2018). The Role of Accelerator Designs in Mitigating Bounded Rationality in New Venture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창업 생태계의 핵심 축은 액셀러레이터다. 명칭 그대로 이들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단기간에 가속화(accelerating)하는 민간 기관들이다. 2005년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라는 회사가 처음으로 새로운 형태의 스타트업 발굴 육성 모델을 선보였고, 빈방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나 파일 저장 서비스 드롭박스 같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키워내면서 탁월함을 입증했다. 최근 액셀러레이터는 빠르게 그 수가 늘어났고, 2016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1만1305개 스타트업이 579개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한국은 2010년 벤처 1세대 5명이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Primer)를 설립했고 현재는 100개를 넘어섰다.

세계 모든 액셀러레이터는 와이콤비네이터와 거의 비슷한 활동을 한다. 이들은 창업팀을 기수(Cohort) 단위로 나눠 공개적인 선별 절차를 거쳐 모집하고, 약 10% 내외의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프로그램 기간 동안 평균 1만에서 2만 달러가량의 초기 투자금을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3∼6개월의 정해진 기간 동안 멘토링, 세미나 등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프로그램 마지막은 미디어나 투자자를 불러 데모데이(기술시연회)를 연다. 전통적인 벤처캐피털이나 창업보육센터 등 기존의 창업지원 기관들과는 확실히 다른 그들만의 방식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액셀러레이터 간 실력 차는 천차만별이다. 모든 액셀러레이터가 스타 기업을 키워내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량 스타트업을 배출해내는 실력 있는 액셀러레이터에는 어떤 숨겨진 비결이 있을까? 조지아대 코헨(Susan L. Cohen) 교수와 그 동료들은 세밀한 운영의 차이가 액셀러레이터의 실력 차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미국의 8개 액셀러레이터와 그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스타트업 37개를 대상으로 다중 사례분석을 통해 차이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각 액셀러레이터에 참가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창업자들, 해당 액셀러레이터 운영진과 각 프로그램 소속 멘토들을 대상으로 70여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심층 분석을 통해 운영 측면에서 액셀러레이터 사이에 세 가지 핵심적인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고, 그 차이가 소속 스타트업의 성과를 결정 짓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 가지 운영의 차이점은 바로, 멘토링을 받게 하는 강도, 같은 기수의 참여기업 간 사업 비밀을 유지할 것인지, 공개할 것인지 여부, 세미나, 이벤트 등 프로그램을 표준화할 것인지, 아니면 맞춤형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고성과 스타트업을 키워 낸 액셀러레이터와 그렇지 못한 액셀러레이터들의 차이는 확연했다. 첫째, 프로그램 초반에 스타트업들에 엄청난 양의 멘토링을 시킨 액셀러레이터들이 우량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제품 개발보다는 멘토링에 초점을 맞췄다. 멘토링을 강도 높게 요구하지 않은 액셀러레이터들에서는 좋은 스타트업이 나오지 못했다. 둘째, 높은 성과의 스타트업을 길러낸 액셀러레이터들은 같은 기수에 참여한 기업 간 사업과 관련해 모든 것을 공개하도록 했다. 진행 상황을 동료 기수들과 허심탄회하게 공유하게 하고 서로 자극을 받도록 한 것이다. 반대로 비밀을 유지하도록 한 액셀러레이터들은 좋은 기업을 키워 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실력 있는 액셀러레이터들은 세미나, 외부 강의, 워크숍 등 내부 프로그램들을 모든 참여 스타트업에 표준적으로 적용했다. 반면에 개별 기업의 필요에 따라 맞춤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액셀러레이터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연구진은 액셀러레이터 같은 스타트업 육성 기관의 운영 핵심은 참여한 초기 스타트업의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한된 합리성 이론에 따르면 인간과 조직은 불완전한 정보와 지식의 한계로 인해 최선의 선택을 하기보다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게 되는데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과거 자료가 없고 비교 대상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사업 아이템 자체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므로 성숙하지 못한 채 만족하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성향이 더욱 강할 수 있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멘토링, 참여 기수 간 사업 공개를 통한 정보 공유,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표준화된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참여한 스타트업들에 계속적으로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줌으로써 그들 스스로 ‘제한된 합리성’을 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능한 스타트업을 배출하고 싶다면 이번 연구 결과를 찬찬히 곱씹어 보길 바란다. 비록 대부분의 액셀러레이터가 공통적으로 멘토링, 기수 간 교류, 세미나 및 강의와 같은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앞서 말한 세부적인 운영의 차이가 현저히 큰 결과의 차이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다.

배태준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조교수 tjbae@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미국 루이빌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벤처산업연구원 초기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동부제철에서 내수 영업 및 전략 기획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경영대학교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세계한인무역협회 뉴욕지부에서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 및 멘토로 활동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의지, 창업 교육, 사회적 기업, 교원 창업 및 창업 실패 등이다.


Marketing
‘필요할 땐 언제든’
믿음이 공유 서비스의 기본

Based on “When Is Ours Better Than Mine? 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and Altering Participation in Commercial Sharing Systems” by Cait Poynor Lamberton & Randall L. Rose in Journal of Marketing, July, 201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자동차나 사무실 같은 유형(有形)의 대상뿐 아니라 취미 활동 같은 무형(無形)의 대상으로까지 공유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창업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오피스텔을 알아보고 필요한 집기나 사무용품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위워크, 스튜디오 블랙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공간과 집기, 사무용품을 저렴하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바라본다. 비싼 땅값에 집 한 채 소유하기 힘든 현실에서 매일 쓰지도 않는 자동차 때문에 주차공간과 세금, 높은 보험료를 고민하는 대신에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빌려 쓰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레이앤셰어(PlayandShare)’ 같이 취미 활동과 용품을 공유하는 플랫폼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비싼 장비 때문에 망설여졌던 취미 활동을 적은 돈으로 체험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멤버십 회원은 전동 휠이나 드론과 같은 최신 장비부터 게임기 같은 단순한 장비까지 다양한 취미 용품을 빌려 쓸 수 있다.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형태의 소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특히 소비자들이 언제 구매 대신 공유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와 사우스캐롤리나대 공동 연구진은 언제 소비자들이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려 하는지를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운전자 369명에게 카셰어링 서비스 집카(Zipcar.com)의 정보를 보여준 후 이들이 언제 자동차를 소유하는 옵션이 아닌 카셰어링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더 매력을 느끼는지 조사했다. 사람들이 언제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들과 공유하는 옵션을 더 선호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연구자들은 비용과 편익(Costs and Benefits) 모델이 공유경제의 서비스 선택에도 적용됨을 발견했다.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 공유하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선택할 때 소비자는 어떤 물질적, 심리적 비용을 본인이 지불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따졌다. 소비자는 공유 서비스를 선택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느낄 때 공유 서비스에 매력을 느꼈다.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때 소비자가 느끼는 비용 요소는 무엇일까? 먼저 소비자들은 공유 경제 서비스에 대한 학습비용(learning cost)을 지불하게 된다. 쏘카 같은 카셰어링 서비스는 매번 이용할 때마다 사실상 처음 보는 차를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그에 익숙해지기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예컨대 익숙하지 않은 모델이라면 작동법을 다시 체크해야 할 것이다. 특정 차량을 소유했을 때는 초기 학습 비용을 지불하면 익숙해진 다음에는 이 비용을 추가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번 이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이런 부정적인 심리 상태가 공유 서비스의 선택을 저해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본인이 원하는 공유재를, 원하는 타이밍에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심리적인 인식, 즉 물건이 희소할 것이라는 위험 지각(Perceived Risk of Product Scarcity) 역시 공유재 선택을 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공유하는 옵션을 택했을 때, 본인이 사용하고 싶은 타이밍에, 본인이 원하는 제품을 타인이 사용하고 있어서 못쓰게 될 것을 걱정했다. 이런 부정적인 심리가 강하면 강할수록 공유재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공유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더 많이 선택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공한다.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타인과 공유하는 것은 다양한 부가적인 비용을 낳는다.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소비자가 이용하게 될 제품 정보를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와 같은 온라인 채널들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제공해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학습 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 제품, 서비스를 규격화해서 한 번이라도 공유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다음번에는 빠르고 손쉽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공유재를 제때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불안해하는 심리도 최소화해야 한다. 예컨대 카셰어링 서비스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이 물량 부족으로 본인이 원하는 시간, 차량의 예약에 실패했다고 치자. 이 경우 해당 고객은 “아, 역시 카셰어링 서비스는 내가 필요할 때 차를 이용하지 못하는구나. 아직 차는 소유하는 게 더 맞아”라고 생각하고, 차후 다시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은 서비스를 론칭할 때부터 예상 이용객 대비 충분한 공유 서비스재가 비치돼 있는지 확인하고, 최소한 소비자에게 어떤 공유 서비스 모델이 정확하게, 얼만큼의 수량이 남아 있는지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고객이 느낄 불편한 감정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정 옵션이 이용 불가능할 때는 차선책을 친절하게 제안하는 것도 소비자가 선택 순간에 느낄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공유경제 서비스를 출시하려는 기업은 다양한 전략적 접근 방식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타인과 공유하는 옵션을 선택하도록 유도해야겠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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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왕휘 이왕휘 |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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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태준 |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부교수

    필자는 한양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루이빌대에서 박사학위(창업학)를 각각 취득했다. 벤처산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동부제철에서 내수 영업 및 전략기획을 담당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경영대에서 조교수로 활동했고 세계 한인무역협회 뉴욕지부에서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 및 멘토를 지냈다. 현재 한양대 일반대학원 창업융합학과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창업 의지, 창업 교육, 사회적 기업, 교원 창업 및 창업 실패(재도전) 등이다.
    tjba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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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 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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