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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중국의 창업 생태계

‘BAT’가 불어넣은 만인창업 열기 인재-투자-시장잠재력 선순환 낳다

박준성,이재훈,이지인,신창훈 | 247호 (2018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유니콘 기업에 속하는 중국 스타트업은 2018년 현재 164개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의 활약은 중국 내 창업 열풍 덕분이다. 중국 내 인재들은 물론 해외파 엘리트들까지 중국에서 창업을 시도한다. 이들은 중국 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창업주들을 보며 성공을 꿈꾼다. 그 결과 BAT의 뒤를 잇는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나오며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유능한 인재, 적극적인 투자, 중국 시장의 잠재력 등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창업 생태계가 선순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창업 생태계를 잘 이해하면 한국 기업도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 투자 등으로 재무적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창업은 중국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중국 창업 생태계는 큰 꿈을 꾸는 창업자들과 풍부한 창업 아이템, 창업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과 이에 따른 인재 유입, 자본 시장의 적극적인 투자, 방임과 규제를 골고루 활용하는 정부라는 주요 요소들이 서로 선순환을 일으키며 질과 양적인 면 모두에서 성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뤄내는 각 요소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슈퍼스타들의 탄생

중국에서는 2000년대부터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창업 트렌드는 게임, 핀테크, 공유경제와 같은 IT 및 모바일 업계뿐만 아니라 기존 전통산업, 전자상거래, 하이테크를 망라한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을 재편하는 새로운 슈퍼스타 기업들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슈퍼스타 기업의 탄생과 이를 가능케 한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중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의 창업 기업으로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 엔진인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훙(李彦宏)은 1968년 가난한 공장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베이징대를 졸업한 후 뉴욕주립대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다. 미국 IT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2000년 베이징에서 바이두를 창업했다. 8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바이두는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 엔진으로 성장했고, 바이두 지분의 16%를 소유한 창업자 리옌훙은 2017년 10월 기준으로 개인 자산 규모가 21조 원에 달하며 중국 7위 부자로 등극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타오바오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종합 기업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马云)은 1964년 경극 배우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후 영어강사, 번역회사 운영 등을 하던 그는 1995년 항저우에서 3명의 직원과 알리바바를 시작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7년 10월 기준 마윈의 자산은 34조 원으로 중국의 세 번째 부호다.

PC 기반의 메신저인 QQ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 서비스를 제공하는 텐센트는 월평균사용자(MAU)가 10억 명에 달하는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1971년 광둥성에서 출생한 마화텅(马化腾)은 1998년 선전에서 텐센트를 설립했고, 현재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뿐만 아니라 모바일 결제 서비스, 게임 등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텐센트의 지분을 9% 보유한 창업자 마화텅의 개인 자산 규모는 42조 원에 달하며 중국에서 두 번째 부호로 평가받는다.

BAT 창업자 세 명 모두 자수성가했다. 마윈과 마화텅은 해외 거주 경험도 없다. 특별한 배경 없이도 중국을 대표하는 회사를 만들고 엄청난 부를 일구는 데 성공한 이들의 사례는 중국 젊은이들을 창업 전선에 모으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이미 중국 비즈니스계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전반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거물들로 성장했다.

이들은 전통산업, 특히 국영기업 위주의 중국 비즈니스계 판도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텐센트는 중국 3대 국영기업인 공상은행(ICBC),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를 제치고 중국 내 자본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또 2017년 12월27일 기준으로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중국 기업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 한 해의 수익률 측면에서 비교해보면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의 시총은 각각 113%, 100%, 41% 상승했다. 반면 주요 국영기업인 페트로차이나와 차이나모바일은 각각 7%, -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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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창업 아이템

중국의 창업자들은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는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영역에서도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ShenZhen YUTO Packaging(裕同科技)은 인쇄 및 패키징 전문 업체로, 고급 전자제품의 케이스를 제작한다. 전통 산업으로 구분되는 영역이지만 중국 레노보, 화웨이뿐 아니라 삼성, MS, 소니, 델, HP, 닌텐도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연간 매출은 9400억 원, 2017년 상반기 매출은 4500억 원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2016년 선전증시에 상장했으며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및 고급 음식료 등 소비재 영역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21Cake도 거대한 중국 시장 규모의 이점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케이크라는 평범한 아이템으로도 지역적 확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회사의 야오레이(姚磊) CEO는 식품업계에서 10여 년간 종사하다 케이크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스스로 고급 브랜드를 만들었다. ‘21가지 종류의 케이크’를 의미하는 21Cake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최고급 재료 사용, 주문 후 제작하는 신선한 케이크라는 컨셉으로 고급화를 지향하며 매장 없이 온라인 판매 채널만을 고수했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21Cake는 중국의 최대 O2O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퇀디엔핑(美團点評)에서 4년 연속 케이크 부문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 21Cake는 베이징을 필두로 지역을 확장하며 거대한 소비재 브랜드로 성장했다.

선진국에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아이템을 들여와 중국에 맞게 현지화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도 있다. 에어비앤비의 카피캣 모델인 샤오주단주(小猪短租)가 대표적이다.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샤오주돤주는 2012년 8월 베이징에서 시작해 중국 250여 개 도시에 퍼졌다. 2016년 기준 약 10만여 개의 숙소와 1000만 명에 가까운 회원을 확보해 에어비앤비의 경쟁자로 등극했다.

중국 모빌리티의 상징인 디디추싱(滴滴出行) 또한 우버 모델을 토대로 청출어람한 사례다. 2012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디디추싱은 400개 도시에 퍼져나가며 3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2015년 12월 경쟁자인 콰이디다처를 인수했으며 2016년에는 가장 큰 경쟁자였던 우버 차이나까지 70억 달러에 인수하고 중국의 모빌리티를 이끌고 있다.

중국에서만 가능한 모델을 활용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이용한 사업모델로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영역을 개척한 사례다. 하오123(Hao123)이 대표적이다. 하오123은 1999년 시작된 서비스로, 인터넷 유저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들을 정리해 링크를 모아둔 웹사이트다. 중국 중소 도시 거주자들 중에 영문 알파벳을 모르는 네티즌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이들이 일일이 사이트 영문 주소를 입력해야 하는 귀찮음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서비스 출시 후 4년 만인 2003년에 당시 중국 전역 PC방 50% 이상의 인터넷 시작페이지를 점유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2004년에 바이두가 인수했는데 당시 바이두 전체 트래픽의 40%가 하오123으로부터 발생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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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2년 선전에 설립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로욜(Royole)이다. 칭화대와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한 후 IBM에서 근무한 3명의 젊은 중국 창업가들이 시작한 업체로 현재 미국, 유럽 등지에 해외 지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 7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IBM, TI, HP 등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주요 경영진 및 기술자들을 주축으로 2014년 전 세계 최초로
0.01㎜ 초박형 컬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2016년 3월 글로벌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이 ‘올해의 혁신기업’으로 선정했고 2016년 말 기준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에 이른다.

만인창업+끊임없는 인재들의 유입

중국은 무궁무진한 창업 기회가 있는 시장이며 이를 잘 활용하면 누구라도 막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다. 이런 환경은 많은 우수 인재가 창업 시장에 뛰어들도록 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리커창 총리는 대중 매체를 통해 ‘대중창업, 만인혁신(大众创业, 万众创新)’이라는 구호를 주창하면서 창업을 통한 혁신이 향후 중국의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대학 졸업자들이 창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6년에만 졸업자의 약 3%, 즉 23만 명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이는 2010년 8만 명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수학한 후 국내로 들어오는 귀국 유학생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며 중국의 인재풀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2001년 이후 해마다 20만 명 이상의 중국 학생들이 해외로 유학을 떠나고 있으며, 2010년 이후에는 이 숫자가 연평균 4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유학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들의 비중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면서 2016년 기준으로 약 43만 명의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돌아왔다.

만인창업을 격려하는 환경, 그리고 끊임없는 인재들의 유입에 힘입어 중국에서 수많은 기업이 태어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6년 한 해에만 총 553만 개의 새로운 기업 탄생했는데, 이는 한국의 57배에 달한다. 하루 평균 1만5000개의 새로운 기업과 사업모델이 탄생한 셈이다.

중국의 창업자들은 출신 배경에 따라 다음의 네 가지 그룹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인 순수 국내파의 경우, 해외 근무 혹은 유학 경험이 없고 중국에서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을 했다는 점 이외에 개개인들의 배경은 매우 상이하다. 앞서 소개한 하오123 창업자 리홍핑은 중국 1세대 인터넷 창업가로 내세울 만한 학력이나 경력 없이 성공한 창업자다. 리홍핑은 최종 학력이 중졸로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어린 나이에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네트워크 관리 기술자로 일하면서 인터넷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PC방에서 일하면서 많은 이용객이 매번 본인이 원하는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 것을 목격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오123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대로 아이플라이테크(iFlytek)의 창업자인 리우칭펑은 20대 초반에 이미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선진화 국책 과제인 863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자로 활동할 만큼 과학기술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재였다. 26세였던 박사 2년 차에 동료 학생 10명과 함께 창업한 것이 현재의 아이플라이테크다. 그는 2013년 과학기술 창업자 부문에서 중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CCTV가 올해의 경제 인물로 선정했다.

두 번째 그룹인 해외 유학/업무 배경의 창업자 중 대표 사례로 소셜터치(Social Touch)의 CEO인 장루이(张锐)가 있다. 그는 중국 대입 시험에서 광둥성 수석을 하며 베이징대에 진학,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재학 중 세 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런던의 모건스탠리 IB 부문에서 커리어를 시작, M&A 업무를 담당하며 총 규모 2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2005년 중국으로 귀국, 2명의 동창과 베이징에서 소셜터치라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회사를 창업했다. 글로벌 유명 투자은행의 직원에서 성공적인 창업가로 변신한 그는 중국 업계 1위의 온라인 소셜 마케팅 솔루션 회사를 만들어냈다.

앞에서도 소개한 중국의 첨단 산업 스타트업인 로욜의 창업자 리우쯔훙(刘自鸿)도 이 부류에 속한다. 1983년생으로 아직 30대 중반인 그는 장쑤성 대입 시험 이과 1등의 성적으로 칭화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해 학사·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유학길에 올라 23세에 중국인 최단 기록으로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IBM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같은 학교와 회사에서 공부하고 근무한 두 명의 친구와 로욜을 창업한다. 그는 로욜의 기업가치를 4년 만에 300억 달러로 키워냈다.

세 번째, 국내파와 해외파의 결합 사례로는 앞에서도 언급한 디디추싱(滴滴出行)의 두 주인공이 있다. 창업자이자 CEO인 청웨이(程维)는 베이징화공대 졸업 후 알리바바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알리바바를 나와 디디다처를 창업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던 리우칭(柳青)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2014년 그녀는 마침내 디디추싱에 조인한다. 레전드홀딩스(Legend Holdings)의 창업자로서 중국의 1세대 창업자를 대표하는 아버지 리우촨즈(柳傳志) 회장을 보고 자란 그녀는 베이징대와 하버드대에서 수학하고 골드만삭스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유학파이자 글로벌 투자 전문가였다. 골드만삭스 재직 당시 최연소 전무 타이틀을 달았던 그녀는 2013년 디디추싱의 콰이디다처(快的打车) 인수 시 중간자 역할을 했으며, 이를 계기로 CEO 칭웨이의 강력한 요청을 받고 2014년 COO로 디디추싱에 합류했다. 그녀는 2016년 우버차이나 합병을 주도했고, 당해 5월 애플이 디디추싱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데도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마지막으로, 프로페셔널 출신 창업자로는 UC웹(UCWeb)의 위용푸(俞永福)가 있다. 그는 투자자에서 창업자로 변신한 케이스로, 2001년 레전드캐피탈에 입사해 TMT 관련 부문에서 통신, 미디어, 인터넷과 모바일 관련 분야 투자를 담당했다. 재직 중이던 2005년에 본인이 투자를 추진했던 UC웹이 최종 투자심사에서 부결되자 아쉬움을 느끼고 벤처캐피털을 나와 직접 UC웹 사업에 뛰어든다. 당시 UC웹은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으로 상품 퀄러티는 뛰어났지만 기업 전략 기획과 운영관리 역량이 미흡했다. 이 문제만 해결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한 그가 직접 나섰다. 성공적으로 성장한 UC웹은 2014년에 알리바바에 인수됐으며 인수 후 그는 알리바바 모바일 사업부 총괄 책임자로 임명됐고, 현재는 알리바바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CEO를 맡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창업의 꿈을 안고 도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성공한 기업의 임직원들도 안주하지 않고 창업 시장으로 나오면서 인재풀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출신의 창업자들이 만든 회사가 1400여 개에 달하며, 이 중 알리바바는 특히 680개의 스타트업 창업자를 배출하며 중국 창업 환경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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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자금조달 환경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자금조달 환경 측면에서도 중국은 눈여겨볼 만하다. 가장 초기 단계인 엔젤투자는 스타트업의 발아를 돕는다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의 엔젤투자 시장 규모는 급격히 성장해 2016년 1조2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1년 대비 약 8.4배 성장한 것이며 2017년에도 2016년과 비슷한 규모인 1조2000억 원이 엔젤투자 자금으로 집행됐다.

중국의 저명한 엔젤투자자에는 촹신공창(创新工场)의 창업자인 리카이푸(李开复)가 있다. 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미국 글로벌 IT 기업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으며 구글 글로벌 부총재 및 중화권 대표를 역임했다. 2009년 구글 퇴사 후, 그의 경험을 살려 인공지능/빅데이터, 게임/엔터/문화, O2O, 온라인교육, 핀테크 등 IT 유관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인 촹신공창을 설립, 체계적인 엔젤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그는 실리콘밸리 기업 출신답게 그동안의 경험 등을 활용, 중국에서 처음으로 투자와 인큐베이션을 동시에 진행해 큰 성과를 냈다.

중국의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은 미국의 79% 규모로 성장했다. 실리콘밸리 기업에만 투자하던 콧대 높은 미국계 대표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Sequoia), KPCB 등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중국계 벤처캐피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벤처캐피털 수도 5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해 이미 2000개에 육박한다.

덕분에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벤처 투자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조달 환경은 다수의 메가딜 탄생을 촉진하며 투자자들에게 활력을 더하고 있다. 2017년 세계 최대 규모 VC 투자건인 디디추싱 딜을 포함, 글로벌 10대 VC 투자건 중 절반인 5건이 중국에서 이뤄졌다.

스타트업으로 이미 성공을 거둔 창업가들도 자신의 경험과 자산, 사회적 자원을 토대로 투자자로 변신해 다음 세대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한다. 가장 대표적인 펀드로 전펀드(真格基金)를 꼽을 수 있다. 전펀드는 중국의 최대 사교육 기관인 신둥팡(新东方)의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쉬샤오핑(徐小平)이 설립한 회사로 앞서 소개한 리카이푸의 촹신공창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엔젤투자기관 중 하나다. 신동팡을 통해 중국 내 청년층의 유학을 지원했다면 전펀드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능력 있는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미션을 실천하고 있다. 주요 투자영역은 O2O 서비스, 게임, 모바일 커머스, 교육 등이며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최대 뷰티 온라인쇼핑몰인 쥐메이요우핀(聚美优品), 중국 최초의 모바일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인 이다오용처(易到用车) 등에 투자했다.



성공한 창업 기업들도 스타트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생태계를 키워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3대 IT 기업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투자로, 이들은 전략적 투자와 재무적 투자를 모두 집행한다. 최근 2년간 이들 3사가 투자한 기업 수만 해도 331개에 달한다. 이들은 본업의 성격에 따라 집중 투자 영역도 다르다. 바이두의 경우 검색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각종 O2O 소비 계열과 핀테크에 집중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물류, 리테일, 결제 시스템, 미디어/교육 영역 등에 집중하면서 기존 주력 분야인 전자상거래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텐센트는 국내외 게임, 미디어, 콘텐츠(동영상 위주) 및 O2O 소비 등의 영역에 집중하며 위챗이라는 중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

마지막 케이스는 장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다. 신삼판(新三板)은 2012년에 설립돼 2013년부터 혁신형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과 유동성 확보를 돕는 장외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하이나 선전 같은 기존 증권거래소와 달리 기업 설립 후 2년 이상 지났고 지속적으로 경영이 가능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만 증명하면 자본 조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산이나 매출에 대한 정량적 요구도 하지 않는다. 대신 거래 가능 투자자를 법적으로 제한해 사모펀드, 자산관리회사 등 일정 수준 이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장 전 기업들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심산판을 통해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2016년 약 23조 원, 2017년은 11월까지 약 19조 원이며 이곳에 등록된 기업 수는 1만1645개다.

실제로 션조우좐처(神州专车)는 2017년 7월 신삼판 등록을 통해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자본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됐다. 션조우좐처는 하이엔드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렌터카 비즈니스를 하는 모기업 션조우주처 (神州租车)로부터 장기 렌털로 자체 차량을 확보하고 약 4만여 명의 전문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하이엔드의 개인 고객, 임직원/고객 차량 제공이 필요한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2017년 상반기 7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2016년 상반기 대비 91%나 성장한 것이다.



이렇게 중국 창업 생태계에는 다양한 방면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각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되고 있다. 본래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투자기관부터 창업 생태계에서 먼저 성공을 이뤄낸 선배들, 그리고 상장회사들까지 다양한 참여자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가능한 투자 환경

자본 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수많은 창업자와 아이디어가 시장으로 쏟아지는 중국이라고 해서 스타트업의 성공과 성장이 쉬운 것만은 결코 아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창업실패율은 약 80% 이상이며 대학생의 경우 창업 실패율은 95%에 달한다. 기업의 평균 수명 또한 3년 미만에 머문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시리즈 A에 투자한 기업 중 시리즈 C까지 생존하는 기업은 12%에 불과하다. 바꾸어 말하면, 벤처캐피털 입장에서 시리즈 A에 투자한 기업 중 단 12%만이 시리즈 C까지 살아남고, 나머지 88%는 아예 회수가 불가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12%의 기업 중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기업은 더욱 소수에 불과하다.

레전드캐피탈도 17년간 수많은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 회수까지 성공하면서 역량과 경험을 축적했지만 여전히 실패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실패 사례 중 하나는 온라인 패션백 판매 회사인 마이바오바오(麦包包)다. 2007년에 설립된 마이바오바오는 라코스테 가죽백 생산 OEM 공장을 운영하던 창업자가 중국 명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국 브랜드의 성공 사례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자국 명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창업했다. 창업 당시 이탈리아 전통 패션기업인 비스콘티(VISCONTI)사로부터 엔젤투자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레전드캐피탈은 중국 고급 소비재 시장 규모 성장과 온라인/모바일 전자상거래 산업의 발전에 주목해 2009년부터 네 번에 걸쳐 총 4100만 달러에 달하는 큰돈을 투자했지만 결국 회사는 낮은 마진과 높은 마케팅 비용, 재고관리 및 품질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전드캐피탈을 포함, 전체 투자자들의 투자 총액이 1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촉망받는 회사였지만 여전히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많은 실패를 보상해주는 ‘홈런 딜’ 또한 함께 탄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좋은 원석을 찾고 가꾼 투자자들은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보상을 받았다. 레전드캐피탈의 경우 2001년, 설립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대학교 산하 기술벤처인 아이플라이테크사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음성 인식, 음성 합성, 필기 인식, 자연언어 처리 등의 영역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해 2008년 선전거래소 중소기업판에 상장했다. 2017년 9월 소프트웨어 이용자 수가 12억3000만 명에 달하는 등 이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성장했다. 레전드캐피탈은 2012년 투자 주식을 매각하며 93배의 이익을 거뒀다.

징둥(京东) 역시 한때는 ‘적자왕’이라는 오명을 안았던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이었지만 결국 상장을 통해 투자자에게 177배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징둥은 2004년 창업 후 2007년 첫 투자를 유치하며 판매 품목을 확장했고 자체 물류 시스템도 구축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VC업계의 투자가 경색되면서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1년간 총 40여 개의 VC로부터 투자를 거절당해 결국 고금리의 대출을 받기에 이른다. 하지만 회사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으로 2011년부터 4년 연속 자금 조달에 성공, 결국 2014년 5월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후 잠재력을 알아봐준 투자자들에게 크게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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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방임과 규제의 적절한 조화

창업 생태계에서 정부의 역할은 한국에서도 자주 논의되는 주제다. 중국 정부는 완전한 방임 혹은 완벽한 규제보다는 선방임, 후규제를 통해 적절한 균형점을 찾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이 좋은 케이스다. 유튜브가 글로벌 동영상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도 수많은 로컬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들이 탄생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이 신규 시장에 바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았다. 대신 다양한 동영상 시청/공유 플랫폼과 콘텐츠들이 대거 등장하고 이들이 다시 유쿠(優酷, Youku), 투더우(土豆, Tudou) 같은 선발 주자 위주로 시장이 정리된 2008년 4월이 돼서야 중국 광전총국(光电总局)이 규제를 시작한다. 즉, 시장이 태동하고 자생력을 갖춘 플레이어들이 등장할 때까지는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기업 판도라가 유튜브보다 먼저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 전 세계 최초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판도라는 유튜브보다 4개월 앞선 2004년 10월 최초로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UCC/UGC라 불리는 유저 중심의 동영상 시장을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는 유튜브 출시 다음 해인 2006년 3월, 다음TV팟은 2007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해 판도라, 아프리카와 함께 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터넷 실명제, 청소년보호법 등의 규제가 엄격히 적용되면서 국내 선도 사업자들은 경쟁력을 잃고 외국 기업에 시장을 빼앗겼다. 예를 들어 인터넷 실명제(2009년 4월) 시행 후 국내 사업자들은 무조건 실명으로 회원 가입을 받았다. 반면 유튜브는 이런 규제를 피해가며 시장을 공락했다. 2013년 2월 시행된 청소년보호법(나이 및 본인 인증) 역시 국내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며 역차별 논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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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현재 한국에서도 관련 업계, 정부, 소비자와 스타트업 간 입장 차이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차량 공유 및 호출 서비스 시장이다. 2010년 6월 우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서비스를 개시했고, 현재 전 세계 60개가 넘는 나라와 500개가 넘는 도시로 확장됐다. 중국에서도 유사 서비스인 디디추싱이 등장했고 택시 업계를 필두로 반대가 들끓었다. 지방정부와 언론에서도 서비스가 위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중앙정부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나중에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운전기사와 차량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우버 서비스가 2013년 6월 시행된 지 2개월 만에 규제가 시작됐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의 ‘불법 영업행위’로 낙인 찍히며 결국 19개월 만에 서비스 중단 선언을 했다.

회이지아츠판(回家吃饭)은 ‘집밥 먹자’는 의미를 가진 중국의 가정식 주문 플랫폼이다. 주방 공유의 개념으로 2014년 10월 시작된 이 플랫폼은 요리를 잘하는 개인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식을 올리면 이를 개인 유저들이 주문하고 정해진 시간에 픽업하도록 하거나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항저우 등 5대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의 유저를 모았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음식 관련업을 하기 위해서는 식품안전법에 따른 음식점허가증(餐饮许可证)을 발급받아야 한다. 실제로 베이징식약감독국은 2016년 3월 회이지아츠판(回家吃饭)과 같이 개인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파는 행위가 위법임을 밝혔으나 실제로 조사를 하거나 처벌을 하는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회사 측도 태연하게 영업을 지속, 2016년 7월에 시리즈 B 자금조달까지 유치했다. 시장에 필요한 서비스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개입이나 감독보다는 한발 뒤에서 시장의 형성과 자생적인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 창업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1. 중국은 다양한 업종에서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시장의 중요한 특징은 모든 산업이 동시대에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 체인점/물류/타이어/렌터카 등 전통산업부터 전자상거래/차량공유 같은 첨단산업까지 동시에 발전함에 따라 분야를 불문하고 산업을 혁신하는 아이디어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를 든든한 자금력으로 뒷받침하면서 창조적 파괴는 더욱 가속화됐다. 따라서 ICT, BT 등 기술 분야에 집중된 실리콘밸리 투자 영역과 비교해보면 중국 시장이 오히려 더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2. 한국 기업도 싱글 아이템+지역 확장 모델로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

중국의 대표 메신저 위챗은 월평균사용자수(MAU)가 10억 명에 달한다. 한국의 카카오톡이 5000만 명,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일본 라인의 상위 4개 국가(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MAU 합계가 2억 명임을 고려해 보면 중국이라는 단일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중국에서 지역 확장에 성공하면 단 하나의 아이템만으로도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한국의 L&P코스메틱은 이를 실제로 입증한 케이스다. 2009년에 설립된 한국의 마스크팩 화장품 업체인 L&P는 Cosmeceutical(Pharmaceutical+cosmetics) 컨셉의 마스크팩으로 면세점과 드럭스토어에서 선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지 않고 오직 마스크팩 하나의 아이템에만 집중, 120종 이상의 다양한 모델을 확보했으며 에센스 한 병 분량을 담은 성분을 강조하고, 이러한 성분이 잘 스며들 수 있는 원단 시트지를 발굴하는 등 제품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L&P는 한발 더 나아가 2015년 레전드캐피탈의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레전드캐피탈은 L&P가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지원했다. 레전드캐피탈은L&P에 총 19개의 협력업체를 소개하고, 현지 판매 채널 구축을 도왔으며, 현지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중국 최고의 SNS 마케팅 전문 업체를 연결해줬다. 그뿐만 아니라 재무, 마케팅, 감사 분야의 핵심 인재를 소개해 L&P가 빠르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뛰어난 상품과 철저한 준비에 따라 매출은 중국 진출 전해 (2014년) 571억 원에서 2016년 4073억 원까지 7배 이상 급성장했으며, 그중 해외 매출 비중이 80%, 특히 중국 매출이 해외 매출의 90%에 달하는 등 ‘중국 본토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한다.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중국에서 가장 큰 쇼핑행사인 광군제에서 알리바바 티몰 내 마스크팩 분야 인기 브랜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3. 중국 시장만의 특징을 이용한 성공모델이 존재한다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이용한다면 그 어디서도 불가능한 모델을 성공시킬 수도 있다. 앞서 소개한 하오123처럼 중국이란 나라의 특수성을 알면 독특한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거의 유일한 AI 경쟁국으로 부상할 만큼 기술의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성장이 중국의 전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오123의 경우, 중국 중소도시 거주자들 중 영문 알파벳을 모르는 네티즌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에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은 각 성(省) 간 소득 및 교육 수준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하나의 집단으로 중국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과 성장은 단순히 정부의 일회성 지원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자생적으로 생태계가 구축되고 그 속에 있는 구성원들이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해 더욱 큰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속적인 스타트업과 슈퍼스타의 탄생, 다양한 유형의 창업 아이템, 만인창업으로 대표되는 대중의 관심과 인재들의 지속적인 유입, 풍부한 자금, 방임과 규제 정책 사이의 균형 등이 중국의 창업 생태계의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

박준성 레전드캐피탈 파트너 piaojc@legendcapital.com.cn
신창훈 심사역
이재훈 심사역
이지인 심사역


박준성(레전드캐피탈 파트너):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했고 일본 게이오경영대학원과 중국 장강상학원(CKGSB)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엑센츄어(Accenture) 도쿄지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후 2005년부터 레전드캐피탈 베이징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신창훈(레전드캐피탈 심사역):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국 칭화대에서MBA 학위를 받았다. 유안타증권 IB본부에서 M&A 업무를 수행했으며, 2015년에 레전드캐피탈에 입사해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이재훈(레전드캐피탈 심사역): 미국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베이징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KPMG에서 근무했으며 2015년부터 레전드캐피탈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이지인(레전드캐피탈 심사역):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클레어몬트맥케나컬리지(Claremont McKenna College)에서 기업재무석사 학위를 받았다. 골드만삭스 서울 오피스에서 근무했으며 2017년부터 레전드캐피탈에서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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