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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삼양옵틱스 턴어라운드 전략

“가성비 좋게 만들면 시장은 반응한다” ‘열정’에만 포커스… 세계 렌즈시장 깜짝

이방실,이동현 | 229호 (2017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사모펀드(PEF) 투자로 ‘알짜기업’으로 변신한 삼양옵틱스 턴어라운드(turn-around) 전략
1) 높은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갖춘 경영진 선임해 핵심 사업에 집중
: 2013년 8월 삼양옵틱스를 인수한 VIG파트너스는 황충현 현 삼양옵틱스 대표를 포함해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임원 출신 인재들을 핵심 경영진으로 영입. 이후 부가가치가 낮은 CCTV 렌즈 사업은 과감히 접고 전사 역량을 영업마진이 높은 카메라 렌즈에 집중.
2) 상품 기획력 강화해 고객 니즈에 맞는 신제품 개발
: 동영상 촬영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시장 트렌드 변화에 주목, 합리적인 가격대의 동영상 촬영용 DSLR 렌즈 제품군 확대. 2015년엔 영화 촬영 전문 렌즈 ‘Xeen’을 출시, 저예산 독립영화 제작자나 아마추어 영상 전공자 등을 위주로 신규 수요 창출.
3) 글로벌 영업망 확충 통해 단기간 실적 개선
: ‘갑을’ 관계가 뒤바뀌어 있던 해외 판매대리점과의 관계 청산 및 공격적인 신규 거래선 발굴 통해 글로벌 영업망 개선. 2013년 VIG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12개였던 해외 거래선을 2014년 19개, 2015년 38개로 빠르게 확충.



전 세계 카메라 렌즈 시장은 독일과 일본 두 나라가 주도하고 있다. 독일은 대개 고품질, 고기능의 렌즈를 소량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작한다. 핵심 타깃 고객은 사진작가나 영화감독 등 전문가 집단. 렌즈 한 개당 최소 몇백만 원대에서 시작해 비싼 경우 수억 원대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일반 소비자 중심으로 카메라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해 왔다. 주로 수동초점(manual focus·MF) 렌즈를 제작하는 독일 업체들과 달리 누구나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자동초점(auto focus·AF) 렌즈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카메라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삼양옵틱스(Samyang Optics)는 이 양대 광학 선진국의 틈바구니에서 국내 유일의 교환렌즈 전문 기업으로 당당히 기술력을 뽐내고 있는 업체다. 초정밀 광학 설계 및 기구 설계 기술, 렌즈 가공과 제조 기술은 물론 생산라인 전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카메라 본체 없이 렌즈만 제작하는 서드파티(third party) 시장에서 독일 칼자이스(Carl Zeiss), 일본 탐론(Tamron), 시그마(Sigma), 토키나(Tokina) 등과 함께 세계적인 교환렌즈 전문 업체로 꼽힌다.

특히 삼양옵틱스 렌즈는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삼자이스(삼양옵틱스의 첫 글자와 독일 칼자이스의 뒷 글자들을 합친 별칭)’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가성비가 탁월하다. 피사계 심도가 깊어 사진이 굉장히 선명하게 찍히는데도 가격은 독일제 MF 렌즈는 물론 어지간한 일본제 AF 렌즈보다도 30∼40% 정도는 싸기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포지셔닝을 통해 삼양옵틱스는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준(準)전문가나 사진 마니아 집단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액의 약 9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이 더 높다.

현재 삼양옵틱스의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PEF)인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당기순손실이 176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 2013년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정상화에 성공, 현재 연매출 628억 원에 196억 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31%)과 160억 원의 당기순이익(2016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내는 ‘알짜’ 기업으로 변신했다. 지난 6월2일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시장에도 입성했다. 삼양옵틱스의 턴어라운드(turn-around) 전략에 대해 DBR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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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위기에서 사모펀드에 인수

1972년 설립된 삼양옵틱스는 과거 필름 카메라용 서드파티 렌즈 제작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다 1985년 카메라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다. 1987년엔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했지만 무리한 투자로 위기를 맞으며 결국 199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2000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 회사는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보안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며 재도약의 기회를 잡게 된다. 그동안 집중했던 일반 카메라 외에 보안용 CCTV 렌즈 제작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에 성공한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회사 주인이 수차례 바뀌며 또 다른 혼란이 시작됐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플랜을 갖고 커나가기가 구조적으로 힘들었다. 특히 2009년 이후엔 회사의 본업과 전혀 관련 없는 사업들에 진출하면서 부실이 쌓여갔다. 바이오, 전기차 등 소위 ‘증시 테마’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고, 택배·통신·금융 등 전통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 지분 투자도 했다. 결과는 우울했다. 택배업체(손자회사)는 2013년 파산 신청을 냈고 통신업체(자회사)는 계속된 영업 적자에 허덕였다. 2012년 기준 삼양옵틱스가 582억 원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에 11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이 무려 176억 원에 달했던 이유다. 급기야 이 회사는 회계감사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1 을 받으며 2013년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또다시 위기에 빠진 삼양옵틱스는 결국 그해 8월 광학렌즈사업 부문만을 따로 떼어 VIG파트너스에 매각(680억 원, 지분 100%)했다. 옛 삼양옵틱스는 물적 분할한 신설 법인(현 삼양옵틱스)을 VIG파트너스에 매각한 후 유상 감자를 걸쳐 자진 상장 폐지의 수순을 밟았다. 일견 문제가 산적해 있는 회사에 VIG파트너스가 투자한 이유는 삼양옵틱스의 광학사업 자체만 놓고 보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는 “기술 역량만 놓고 보면 최소 50개 카메라 렌즈는 내놓을 수 있는데도 기존 대주주의 무관심 탓에 당시 구비해 놓은 제품이 15개 정도에 불과했다”며 “경영 정상화 작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다면 상승 잠재력(upside potential)이 충분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잦은 대주주 교체로 경영이 불안정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하이브리드 비구면 렌즈를 개발하고 2008년 일안반사식 디지털 카메라(DSLR) 렌즈를 선보였을 만큼 저력이 있는 회사라는 점도 투자를 결정하게 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아웃(Buy-Out·경영권 매매) 거래
마무리 전 경영진 내정 후 턴어라운드 계획 마련

VIG파트너스는 삼양옵틱스가 광학렌즈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 및 매각 계획을 공시(2013년 5월16일)한 직후부터 최고경영자(CEO) 및 핵심 경영진 후보 발굴에 나섰다. 이철민 부대표는 “2013년 초부터 삼양옵틱스 인수를 검토하며 회계 실사도 했고 컨설팅 업체와 함께 인수 후 계획도 치밀하게 세웠지만 무엇보다 중점을 뒀던 건 실제 회사 경영을 맡을 전문가를 찾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대규모 투자건 등 주요 의사결정을 제외하고 일상적인 경영 활동은 PEF가 아닌 경영진이 맡아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기 전에 CEO와 영업 담당 임원 등 핵심 경영진은 미리 정해놓는다는 목표로 전문가 탐색에 나섰다”며 “경영진 선임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미리 결정해 놓아야 신속하게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면밀한 심사 끝에 VIG파트너스는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에서 전략마케팅팀 상무를 지낸 황충현 현 삼양옵틱스 대표를 CEO 후보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그는 과거 삼성디지털이미징2 재직 시절 소위 ‘한효주 카메라’로도 유명한 빅히트 상품 ‘듀얼뷰 카메라’를 기획한 인물이었다. (DBR 66호 ‘고객의 눈에 딱 맞췄다… 듀얼 뷰 100만 대 신화’ 참고.) 이철민 부대표는 “당시 카메라 사업을 하는 국내 회사는 삼성전자와 삼양옵틱스뿐이었는데 마침 삼성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카메라 사업을 점점 축소해가는 분위기였다”며 “그 덕에 근 30년간 카메라 업계에 종사하며 상품 기획부터 영업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최고의 적임자를 영입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단기간 내 가장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동종 업계 대기업 임원을 CEO로 영입하는 것인데 그에 꼭 맞는 전문가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VIG파트너스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광디지털사업부 유럽법인장을 지냈던 권재민 영업본부장(당시 덴티움 유럽법인장)에게도 접촉, 합류 의사를 타진했고 이듬해 1월 삼양옵틱스로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VIG파트너스는 삼양옵틱스의 기업정상화 방안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갔다. 그해 8월 분할 신설법인이 설립되기 전까지 약 석 달간 CEO 내정자인 황충현 대표 및 컨설팅 업체와 함께 미래 전략에 대해 논의했고, 고민 끝에 ‘CCTV 렌즈 사업을 접고 카메라 렌즈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CCTV 렌즈 사업은 당시 삼양옵틱스 전체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캐시카우(cash cow)였다. CCTV 사업을 접는다는 건 당장 매출액에 타격을 입을 게 뻔한 길이었다. 하지만 VIG파트너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가가치가 높은 카메라 렌즈 제품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한영기 VIG파트너스 이사는 “당시 CCTV용 렌즈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기술력 측면에선 일본 업체들에도 밀려 차별점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당장 매출액 감소 위험이 있더라도 그동안 CCTV 렌즈 생산을 위해 투입된 역량을 카메라 렌즈 사업으로 집중하는 편이 기업가치 제고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소통 경영과 ‘제판일체(製版一體)’ 조직으로의 변신

2013년 8월, 중소기업 CEO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황충현 대표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삼양옵틱스를 살려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회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관리의 삼성’ 출신인 그에게 삼양옵틱스는 ‘너무나도 이상한’ 회사였다. 단적인 예로 황충현 대표는 영수증도 첨부하지 않은 채 경비 처리를 하던 관행을 꼽았다. 그는 “품의서나 지출결의서도 제대로 쓰지 않고 이렇다 할 증빙 자료도 없이 느슨하게 회계처리를 하는 방만함에 할 말을 잃었다”며 “그 즉시 법인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아무리 사소한 지출 내역도 반드시 영수증을 챙기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충현 대표가 이보다 더 충격을 받은 건 공장이 위치한 마산 본사와 서울 사무소가 거의 다른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부임 이후 지금까지 일주일에 최소 2∼3일은 마산 근무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그는 “황당한 건 처음에 마산 본사에서 업무를 보면 직원들이 ‘사장님은 출장을 참 자주 오시네요’라고 의아해했다는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전임 사장들의 경우 렌즈 생산 공장이 있는 본사에 거의 내려오질 않다 보니 직원들이 사장의 본사 근무를 ‘출장’이라고 표현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황충현 대표는 “과거 서울 사무소는 바이오, 전기차 등 소위 ‘신사업’을 수행하는 데 집중해 삼양옵틱스의 본업인 렌즈 사업을 수행하는 마산 본사와는 마치 별도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었다”며 “그나마 렌즈 사업과 관련된 부서로 영업팀이 서울에 있긴 했지만 마산 공장과의 일체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과연 같은 회사인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영업조직과 생산현장 간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 영업팀은 그저 공장에서 완제품을 만들면 해외 판매 대리점에 물건을 실어 날라준 후 수금하는 정도의 기능만 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도대체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런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럴 능력도 되지 않았다”며 혀를 찼다.

경영의 기본도 지켜지지 않고, 영업 기능은 유명무실한 데다, 본사(생산)와 서울 사무소(영업) 간 커뮤니케이션까지 단절돼 있는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황충현 대표는 적극적인 ‘소통 경영’에 나섰다. 우선 팀장급 이상 임원들 전체가 참여하는 주간회의를 마산 본사에서 매주 실시했다. 서울 사무소에 있는 영업팀 직원들은 화상으로 연결하고 마산 본사에 있는 생산, 연구개발(R&D), 구매, 환경안전 등 각 부서 팀장 이상 임원 등 총 15명을 매주 집합시켰다. 한 번 모이면 오전 8시30분에 시작해 오후 1시30분까지 반나절 동안 마라톤 회의를 열었다. 황충현 대표는 “사람들 모두 얼굴에 ‘죽을상’이 역력했지만 조직 간 장벽이 너무나 큰 상황에선 억지로라도 서로 이야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서로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이 문제며,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각 부서에 끼칠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유함으로써 서로 ‘나 몰라라’ 하던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매달 한 번씩 영업과 생산부서 직원들만 따로 모아 생산판매회의를 소집했다. ‘제판일체(製版一體)만이 살길’이라는 평소 자신의 경영 철학을 관철하기 위한 조치였다. 황충현 대표는 “영업과 생산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의사결정도 빨라지고 부서 간 협업이 활성화 된다”며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서라도 제판일체는 필수”라고 밝혔다.

생산 라인에 있는 공장 작업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마산 본사에 내려갈 때마다 공장을 돌며 작업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익히고, 현장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들으며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했다. “직급을 막론하고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직의 세포와 같다. 세포가 건강해야 면역력이 강해진다. 더욱이 정교한 수작업이 요구되는 렌즈 제작은 아무 생각 없이 출퇴근만 하는 직원들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다. 업(業)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열정과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생산 직원들이 제대로 서야 회사의 기초가 튼튼하게 설 수 있다.” 황충현 대표의 설명이다.

처음엔 황충현 대표가 먼저 말을 건네도 심드렁하던 직원들이 몇 달이 지나도록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자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워낙 주주 교체가 잦아 직원들 가슴에 상처와 배신감이 크다 보니 처음엔 ‘저러다 곧 말겠지’라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며 “대략 6개월 정도 지나면서부터 내게 먼저 인사하는 직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다는 걸 알게 됐다. 열심히 렌즈를 만들어봤자 정작 회사는 그 돈으로 본업인 광학사업과 별 관련도 없는 사업에 투자해 경영난을 자초한 탓에 조직 내 좌절감과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낙심하고 실의에 빠져 그저 안정적으로 밥벌이만 해도 다행이라는 열패감도 조직원들 사이에 만연해 있었다. 그가 ‘100년 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게 된 배경이다.

황충현 대표는 “설령 주인이 VIG파트너스에서 또 바뀌더라도 삼양옵틱스라는 회사는 렌즈라는 업을 가지고 100년 넘게 지속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도전정신을 불어넣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는 “삼양옵틱스는 40년 넘는 전통을 가진 대한민국 유일의 광학회사”라는 말을 직원들 귀에 못이 박이도록 하고 다녔다. “지나온 40년을 넘어 ‘100년 기업’을 만들어 독일과 일본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광학 회사로 성장하자”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경영설명회도 열며 삼양옵틱스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 대해서도 줄기차게 이야기했다. 동시에 분기별 매출 실적과 손익을 투명하게 공개했고, 경비 지출 내역도 빠짐없이 알렸다. 조직 내 불신을 해소하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동영상 촬영용 DSLR 렌즈 중심으로 제품군 확대

적극적인 소통 및 회사 장기 비전에 대한 제시와 함께 황충현 대표는 삼양옵틱스에 부임하기 전부터 세워뒀던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갔다. 당시 제품 전략 측면에서 삼양옵틱스의 가장 큰 문제는 ‘상품 기획’이라는 개념도 없이 렌즈를 만들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즉, 고객의 니즈와 경쟁사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는 마인드 자체가 없었다. 마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처럼 해외 디스트리뷰터들의 ‘지시’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던 비정상적 관행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파생된 결과였다. 그저 일정 물량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오더대로 생산해내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주도적인 제품 개발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었다. 기껏해야 공장개발팀 엔지니어들이 해외 디스트리뷰터의 요구에 맞춰 몇몇 신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전부였다. 이에 따라 황충현 대표는 카메라 앞면은 물론 뒷면에도 액정표시장치(LCD)를 달아 손쉬운 ‘셀카 촬영’이 가능하도록 한 삼성 ‘듀얼뷰 카메라’ 기획자 출신답게 개발회의를 직접 주도하며 상품기획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시 삼양옵틱스의 최대 과제는 렌즈 제품군을 빠른 시일 내에 확대하는 것이었다. 전체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CCTV 렌즈 사업 포기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카메라 렌즈 신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했다. 황충현 대표는 정지된 사물 촬영을 넘어 동영상 촬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 트렌드에 주목했다.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사용자제작콘텐츠(UCC)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동영상과 정지 영상의 ‘융합(convergence)’ 현상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판단한 황충현 대표는 이러한 통찰을 기반으로 동영상 촬영을 위한 DSLR 렌즈(VDSLR, Video DSLR) 개발에 역량을 우선 집중하기로 한다.

삼양옵틱스는 VIG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전인 2012년에 이미 VDSLR 교환렌즈를 개발한 바 있다. 삼양옵틱스가 VDSLR 렌즈를 내놓기 전 사용자들은 DSLR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물론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기능’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심지어 ‘똑딱이’라고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에도 있었다. 그런데도 사용자들이 동영상 촬영 용도로 DSLR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소음’ 때문이었다. 움직이는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선 계속 초점이 변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영상에 모두 녹음돼 잡음이 심했다. 콤팩트 카메라로 만족하는 일반인들이야 흥미 위주로 잠깐씩 동영상을 촬영할 때 잡음이 섞이는 걸 그리 문제 삼지 않았지만 똑딱이를 졸업하고 DSLR로 갈아타 본격적인 카메라의 세계로 입문한 사용자들에겐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특히 삼양옵틱스의 핵심 타깃인 준(準)전문가들의 경우엔 “‘잡소리’가 섞인 영상 따위는 차라리 안 찍고 만다”는 마인드가 강했다. 결국 고품질의 동영상 촬영 니즈가 있는 사용자들에게 남는 선택지는 렌즈 가격만 최소 500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영화촬영용 전문 카메라 정도였다. 이는 대다수 소비자들에게는 선뜻 구매하기 버거운 가격대였다. 삼양옵틱스는 바로 이 틈새를 파고들었고 합리적인 가격대(50만 원대)의 VDSLR 렌즈를 개발했다.

당시 영화촬영용 렌즈는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 업체들이 MF 방식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들 업체는 고객들로부터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전에 미리 주문을 받아 작업자 한두 사람이 광학 설계부터 최종 조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도맡아 제작하는 시스템이었다. 소위 ‘장인정신’을 내세우다 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반면 삼양옵틱스는 기본적으로 대량 생산 시스템에 기반해 MF 렌즈를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고객 맞춤형 렌즈가 아니라 범용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가성비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동영상 촬영용 카메라 렌즈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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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황충현 대표가 CEO로 부임했을 당시 전체 삼양옵틱스 제품군에서 VDSLR 렌즈 제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버젓이 개발해 놓고도 시장의 변화된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주력 상품이 아니라 단순 구색 맞추기용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지된 장면을 찍는 일반 포토렌즈나 동영상 촬영용 렌즈 모두 기본적으로 광학 설계 기술은 같다. 다만 동영상용 제품의 경우 촬영 내내 계속해서 초점을 잘 잡을 수 있도록 톱니바퀴 형태의 ‘포커스 기어 링’을 장착하고 덜컥거리는 소리나 걸림 없이 조용하고 부드럽게 노출을 조절할 수 있도록 ‘무단 조리개 기어 링’을 다는 등 기구 설계 측면에서 부가적 요소가 들어간다. 황충현 대표는 “어차피 렌즈 기술은 똑같기 때문에 광학 설계가 끝난 포토 렌즈에 기구 요건만 보강하면 동일한 렌즈 기술을 가지고 전혀 다른 두 가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그런데도 과거엔 동영상 렌즈와 포토 렌즈를 연계하지 않고 따로따로 제품을 출시하는 비효율적 접근을 취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제품 출시 속도를 단축하고 제품군을 효과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황충현 대표는 포토렌즈 하나를 만들면 그에 상응하는 동영상 렌즈를 같이 내놓는 전략을 펼쳤다. 예를 들어, 기존 포토렌즈 중 그와 짝(pair)을 이루는 동영상 버전이 없는 제품을 우선 타깃으로 삼아 한 벌이 되도록 VDSLR 렌즈 신제품을 만들었다. 렌즈 제작의 핵심인 광학 설계는 기존 포토렌즈 제품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VDSLR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포토렌즈부터 아예 신제품으로 새롭게 기획하는 경우엔 그에 상응하는 VDSLR 렌즈도 1∼2달 정도 시차를 두고 곧바로 내놓을 수 있도록 제품 개발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전략적 접근 덕택에 삼양옵틱스는 단기간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2013년엔 총 5개 신제품을 내놓는 데 그쳤지만 2014년엔 9개, 2015년엔 11개, 2016년엔 12개 등 해마다 신제품 출시 개수가 늘어났다. 특히 동영상 촬영용 렌즈 매출액은 2013년 60억 원(2만3624개)3 에서 2016년 251억 원(6만6544개)으로 증가했다. 전체 렌즈에서 동영상 렌즈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4%에서 40%로 늘었다. 더욱이 삼양옵틱스는 동영상 렌즈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매출 성장은 물론 수익성도 개선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동영상 렌즈의 경우 포토렌즈(30만∼40만 원대)와 광학 설계 사양은 같지만 기구적 요소가 부가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제품군으로의 전략적 확대는 삼양옵틱스의 고객군을 다변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이우채 재무담당 이사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VDSLR 렌즈가 보급되면서 개인적 취미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이들 외에 상업적 목적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전문가 집단까지 새로운 고객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며 “지난해 2월 개봉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가 삼양옵틱스의 VDSLR 렌즈로 촬영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사업기획실 신설과 공장 신축 통해 제품 기획 및 생산 능력 확충

삼양옵틱스는 2014년 9월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 사업부 출신인 권태균 상무를 사업기획실장으로 영입하며 상품기획팀을 신설했다. 체계적으로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조직이 공식 출범하면서 삼양옵틱스의 신제품 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 결과물로 나온 첫 작품이 2015년 7월 출시된 상업영화 제작용(시네마 전용) 고화질 교환렌즈 ‘씬(Xee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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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옵틱스는 VDSLR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카메라 렌즈 사용 패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일반 영상뿐 아니라 영화처럼 긴 호흡의 전문적 영상 콘텐츠까지 DSLR로 제작하는 사용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상을 파악했다. 권태균 상무는 “DSLR로도 영화 촬영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시네마 전용 렌즈에 대한 시장 수요를 간파하게 됐다”며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삼양옵틱스의 최대 강점인 가성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는 고화질 렌즈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삼양옵틱스가 Xeen을 내놓기 전 영화 제작용 렌즈는 초고가 제품 일색이었다. 독일 아리(Arri), 영국 쿡(Cooke) 등 손에 꼽히는 몇몇 업체들이 거의 독과점하다시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권태균 상무는 “제일 싼 렌즈도 개당 500만 원대에서 시작하고, 보통 수천만 원 정도가 기본이며 수억 원대에 달하는 렌즈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Xeen은 그 반값도 안 되는 200만∼250만 원대다. 삼양옵틱스 렌즈 내에선 최고가 라인이지만 경쟁사 렌즈와 비교해 볼 때 ‘가성비 갑(甲)’인 보급형 제품인 셈이다. 권태균 상무는 “제작비가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 제작자들은 아무리 값이 비싸도 품질이 검증된 독일제나 영국제 렌즈를 쓰기 마련이라 곧바로 공략하기는 힘들다”며 “반면 저예산 독립영화 제작자들이나 영상 전공자들에겐 저렴한 가격이 중요한 만큼 이들을 타깃으로 하면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기존 업체들과는 전혀 다른 고객층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삼양옵틱스는 독립영화 제작자와 소규모 프로덕션 하우스, 주요 대학 영상학과 교수 및 학생 등을 찾아다니며 니즈 파악에 나섰다. 그리고 렌즈 코팅 기술부터 마스터캠(렌즈 지지대 역할을 하는 카메라 내부 구조물)이나 마운트(렌즈와 카메라 본체를 연결해 주는 장치) 등 카메라 내부 부품 및 기구에 이르기까지 타깃 고객층이 원하는 사양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조목조목 분석했다. 권태균 상무는 “기존 영화용 렌즈는 극한 사용 조건까지 고려해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고(高)사양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모든 영화 제작 현장에서 그 정도로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며 “가장 합리적인 수준의 제품 허용 공차(tolerance)를 찾아 제조 원가를 조정해 충분히 좋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대를 낮추는 데 개발 역량을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삼양옵틱스의 상품 기획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누적 판매액 330만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전체 매출액의 약 10.4%(약 65억 원)를 Xeen 판매로 벌어들였다. 독립영화계를 넘어 상업영화계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제품 매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 실제로 영화배우 김윤석과 변요한이 주연을 맡아 지난해 12월 개봉된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와 MBC와 CCTV 공동기획으로 제작돼 올해 2월 방영된 3부작 다큐멘터리 ‘기후의 습격’ 모두 Xeen 렌즈로 제작됐다. 품질에 대한 업계 평가도 고무적이다. 황충현 대표는 “지난 2009년 개봉한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촬영 감독인 셰인 헐버트(Shane Hurlbut)의 경우 Xeen 렌즈를 직접 사용해 본 후 ‘독일제 고가 렌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Xeen이 향후 영화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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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삼양옵틱스는 2015년 5월 시설 현대화를 위해 공장 신축 결정을 내렸다. 과거 공장은 지어진 지 20년도 훨씬 넘어 열악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반도 가라앉았고 벽면에 금이 간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고. 이재천 생산본부장은 “렌즈의 최대 적은 먼지인데 건물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비가 새는 건 기본이고 벽에서 먼지가 떨어져 제품 불량률이 15∼20%에 달했다”고 귀띔했다. 낙후된 공장 시설과 설비도 문제였지만 작업자들의 해이한 의식 수준도 불량률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단적인 예로 작업 중 휴식 시간에 실내화를 신고 바깥에 나가 담배 한 대 피우고는 그대로 들어와 작업하는 이들이 수두룩했다고. 자동화된 관리 시스템도 없이 모든 공정 작업을 수기(手記)로 관리하다 보니 작업 효율도 낮았다. 한편 신제품 출시가 계속 이어지면서 생산 능력(capacity)을 확충할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결국 경영진은 생산성 향상 및 물류환경 개선을 위해선 공장 신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VIG파트너스 역시 경영진 의견에 동의했다. 그 결과, 2015년 5월부터 총 9개월간 63억 원을 투입해 생산 공장(연산 35만 개)을 새로 지어 2016년 1월부터 신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PEF가 매출액의 10%도 넘는 돈을 들여 투자기업에 공장까지 지어준 경우는 아마 국내에서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는 게 VIG파트너스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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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양옵틱스 신공장에는 교환렌즈 원재료 입고부터 가공, 연마, 코팅, 접합, 흑칠, 조립에 이르기까지 일괄 생산 체제가 구축돼 있다. 일부 라인의 경우 클린룸까지 마련돼 있다. 방진복 착용은 기본이고 모자는 물론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라인에 투입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재천 생산본부장은 “신공장 준공 이후 먼지로 인한 불량률은 현재 5% 정도로 떨어졌다”며 “핵심 측정 장비를 아날로그 장비에서 디지털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제조실행시스템(MES) 등 공장자동화 솔루션도 도입하면서 4∼5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최소 20%가량 향상됐다”고 밝혔다.



영업조직 정상화 및 글로벌 유통구조 개선

지난 3년간 삼양옵틱스는 연평균 10%씩 꾸준히 매출이 성장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전체 DSLR 교환렌즈 시장이 지난 2012년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된다. 지속 성장의 1차적 배경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확대다. 교환렌즈 시장은 크게 대응 이미지 센서 크기가 35㎜인 풀프레임(full-frame) 하이엔드 제품과 35㎜ 미만인 크롭(crop) 규격의 중저가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 시장은 줄어들고 있지만 하이엔드 렌즈는 고화질 영상 촬영에 대한 니즈 덕택에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옵틱스는 이 같은 트렌드를 일찌감치 파악했고 신제품을 출시할 때도 35㎜ 하이엔드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늘렸다.4

이게 전부가 아니다. 삼양옵틱스의 지속석 외형 성장을 가능케 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체계적인 유통망 개선 작업의 공이 크다. 2013년 8월 새 주인을 맞기 전 삼양옵틱스 렌즈는 전 세계 12개 거래처를 통해 11개국에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경영진은 이듬해 디스트리뷰터 수를 19개로 늘리며 18개국에 제품을 수출했다. 이어 2015년엔 판매 국가 수가 53곳(디스트리뷰터 38개)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5 단기간 영업망을 빠르게 확충한 비결에 대해 황충현 대표는 “정말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며 “영업본부장을 맡은 권재민 전무의 경우 1년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 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해외에서 판매대리점 조직을 확충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유명무실했던 내부 영업조직을 정상화하는 작업까지 병행해야 했기에 더욱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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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삼양옵틱스 영업팀 소속 직원은 총 5명이었다. 당시 이들은 CCTV 렌즈와 카메라 렌즈 판매를 대행해 주는 전 세계 94개 디스트리뷰터(CCTV 거래선 82개, 카메라 렌즈 거래선 12개)를 관리하고 있었다. 부서에 배치된 절대 인력과 해외 거래선 수를 고려할 때 애초에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였다. 황충현 대표는 “전체 매출액의 약 95%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회사 영업팀에서 해외 출장을 나가는 횟수가 1년에 한두 번에 불과할 정도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책상 영업’만 하면서 대리점으로부터 주문이 오면 물건을 공급해 수금하는 일만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더욱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특정 회사와 카메라 렌즈에 대한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해당 총판이 각 권역에 속한 나라별로 하위 디스트리뷰터를 두고 영업하게끔 하고 있었다. 한국 본사에 영업 역량이 전무하다 보니 특정 업체를 정해놓고 그곳에서 알아서 하도록 맡겨 놓은 것. 당연히 유통 단계가 복잡했고, 본사 입장에서 현지 지역 상권에 대한 전문성을 쌓기가 구조적으로 힘들었다. 즉, 국가별로 재고가 얼마나 되고, 어떤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큰지, 시장 선호도는 무엇인지 등을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해 고객 지향적인 상품 개발과 시장 밀착형 영업이 애초에 불가능했다. 특히 유럽 전역(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제외) 및 중동 지역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가진 폴란드 디스트리뷰터는 삼양옵틱스가 엄연히 ‘삼양’ 브랜드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해주고 있는데도 마치 삼양옵틱스를 자신들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하청업체처럼 취급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보통 한국 본사와 해외 판매대리점의 관계는 본사가 ‘갑’, 대리점이 ‘을’이 된다. 하지만 삼양옵틱스의 경우 ‘갑을’ 관계가 완전히 전도된 비정상적 구조였다. 예를 들어, 삼양옵틱스가 폴란드 판매상에 유럽 각 국가별로 어느 기종이 얼마나 팔리는지에 대해 질문하면, 오히려 삼양옵틱스에 “원하는 정보를 받고 싶으면 렌즈 원가 명세서를 공개하라”며 억지를 부리는 식이었다. 황충현 대표는 “유럽은 삼양옵틱스 전체 렌즈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인데도 유럽 총판에서 판매 데이터를 포함해 그 어떤 정보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며 “마치 자신들이 삼양의 주인인 양 행세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애초에 유럽 전역을 총괄하는 디스트리뷰터가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같은 선진국이 아니라 폴란드에, 그것도 수도 바르샤바도 아닌 변두리 소도시에 있는 업체였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처음엔 삼양옵틱스 경영진도 폴란드 회사를 수차례 방문하며 어떻게든 관계를 개선해 계약 조건을 정상화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아무리 설득해도 도저히 상식이 통하지 않는 업체였다고. 결국 삼양옵틱스 경영진은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2014년까지만 폴란드 업체와 거래하고, 유럽은 국가별로 한 개씩 디스트리뷰터 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합리적으로 대화하기 힘들다고 판단된 거래선의 경우 당장 손실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관계를 끊는 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불량 디스트리뷰터와의 결별 작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문제의 폴란드 디스트리뷰터는 총판 계약이 끝나자마자 삼양 렌즈 재고를 헐값에 무더기로 내놓는 등 시장을 교란했다. 황충현 대표는 “2015년 한 해는 상당히 애를 먹었다”며 “하지만 해외 거래선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상황을 설명했고, 다행히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한 덕에 판매상들도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줬다”고 말했다. 거의 ‘땡처리’ 수준으로 폴란드 디스트리뷰터가 내놓은 구형 제품과 달리 기능과 성능, 디자인 측면에서 한층 개선된 신제품 위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기에 해외 영업망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황충현 대표는 “총판을 거치지 않고 삼양옵틱스와 직접 거래해 마진이 좋아진 데다 과거엔 1년에 많아야 1∼2개에 불과했던 신제품을 4∼6개씩 공급해주자 거래선들도 인내하며 혼란의 시기를 넘겼다”며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이 뒤따라주지 않았다면 영업망을 단기간에 안정화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황충현 대표는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및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삼양’ 브랜드 외에 현지 판매상을 통해 발서(Walser) 등 다른 브랜드를 가지고 OEM 방식으로 진행하던 계약을 모두 없애고, ‘삼양’ 자체 브랜드 계약으로 전환했다. 다만 미국 시장은 예외다. ‘로키논(Rokinon)’이라는 기존 OEM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되 ‘Technology by Samyang(삼양의 기술)’이라는 문구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황충현 대표는 “로키논의 경우 미국에서 워낙 자리를 잘 잡은 데다 고객 대상 브랜드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이미 로키논 제품을 삼양에서 만들고 있다는 걸 다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브랜드 가치 희석 효과가 미미한 만큼 일종의 ‘공동 브랜딩(co-branding)’ 전략을 통해 양사 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편이 더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과거 약 65%에 달했던 카메라 렌즈 OEM 매출은 현재 42%(전량 로키논 물량) 수준으로 줄었다.



MF 이어 AF 렌즈 시장에도 진출

현재 서드파티 교환렌즈 시장에서 MF와 AF 제품 모두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삼양옵틱스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VDSLR 렌즈, 시네마 전용 렌즈 등 잇딴 신제품 개발에 이어 지난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용 AF 렌즈 개발에도 성공했다. 서드파티 업체에서 AF 교환렌즈를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카메라 제조사가 카메라 본체에 적용하는 전자공학 프로토콜을 파악해야만 한다. 자사 프로토콜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캐논이나 니콘과 달리 소니는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 극복을 위해 프로토콜을 공개하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AF 렌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삼양옵틱스가 소니용 제품을 첫 번째 AF 교환렌즈로 내놓게 된 배경이다.

사실 VIG파트너스는 애초에 삼양옵틱스를 인수할 때부터 ‘향후 3년 내 AF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 AF 렌즈 시장이 MF 시장의 약 20배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삼양옵틱스가 주력했던 MF 렌즈는 오로지 광학과 기계 기술로만 작동한다. 반면 AF 렌즈는 카메라 본체와 전자적으로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카메라 본체에서 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초점이 자동적으로 맞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렌즈나 기구 설계기술은 물론 생산 공정과 장비에 이르기까지 기존 MF 렌즈와는 기술 패러다임이 전혀 다르다. 이는 AF렌즈 제작을 위해선 삼양옵틱스에 그간 존재하지 않았던 전자공학 역량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실제 VIG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전까지 이 회사엔 전자공학 관련자나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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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AF 렌즈 개발을 위해 황충현 대표는 관련 전문가부터 모으기 시작했다. 우선 2013년 말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에서 함께 일했던 일본인 전문가를 삼양옵틱스 연구소 기술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후 삼성전자 출신 엔지니어는 물론 보안용 카메라 업계에서 전자공학 배경을 가지고 있는 기술 인력들을 한 명 한 명 확충하며 기술 역량을 축적해 나갔다. 일본인 기술고문 외 삼성전자에서 퇴직한 임원들도 알음알음 접촉해 컨설팅을 받는 등 공식·비공식 경로를 총동원해 AF 렌즈 개발에 나섰다. VIG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직전 삼양옵틱스 R&D 인력은 10명이 채 안 됐지만 현재 24명(2016년 12월 말 기준 전체 직원 142명의 17%)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8명이 AF 렌즈만 연구하는 연구3팀에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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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의 노력 끝에 지난해 첫 결실을 맺긴 했지만 앞으로 AF 렌즈 시장 공략을 위해 삼양옵틱스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이 회사는 현재 소니 한 기종, 그것도 DSLR이 아닌 미러리스 카메라용 AF 렌즈를 내놓은 상태다. 아직 관련 기술을 완벽하게 확보했다고 평가하기엔 미흡한 상황이다. AF 렌즈 글로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봤을 때 소니는 약 15%에 불과하고 캐논과 니콘 두 회사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캐논과 니콘 대응용 제품 개발 없이 AF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향후 AF 제품 라인업을 확충한다 해도 도전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AF 렌즈 시장은 지금까지 삼양옵틱스가 독특한 입지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발휘해 왔던 MF 렌즈 시장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서드파티 MF 시장의 경우 최고가 제품을 내놓는 칼자이스 외에는 삼양옵틱스가 거의 유일하다. 그 덕에 이 회사는 가성비를 무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마진을 높이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AF 렌즈 시장은 캐논, 니콘, 소니 등 카메라 제조사는 물론 시그마, 탐론, 토키나 등 서드파티 업체들에 이르기까지 이미 기존 플레이어들이 초고가 렌즈부터 저가 제품에 이르는 시장 전체에 촘촘히 포진해 있다. 기술 경쟁은 말할 것도 없고 가격이나 품질 경쟁의 강도도 MF 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센 상황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양옵틱스가 어떠한 전략을 펼치며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할 것인가가 주목된다.



성공요인 및 시사점

삼양옵틱스는 PEF가 가진 순기능적 역할이 잘 나타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PEF가 추구하는 본래 목적은 경영지배형 투자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먹튀’ ‘인위적 구조조정’ ‘과도한 배당’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존재하고, 부실기업을 단기간에 회생시켜 되팔려 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선입견도 강하다. 하지만 VIG파트너스는 PEF의 근본 취지(기업의 최대 잠재가치 실현)를 살려 삼양옵틱스를 성공적으로 회생시켰다고 평가된다.

삼양옵틱스가 광학렌즈 분야에서 4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경영진은 본업과 동떨어진 통신, 금융, 바이오, 전기차 등 비관련 분야로 진출해 실패를 거듭했다. VIG파트너스는 나락으로 떨어진 삼양옵틱스에서 집중해야 할 핵심 사업을 찾았고 광학렌즈 사업만 별도로 분리해 기업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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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사업의 선정과 더불어 광학렌즈 분야의 전문가들로 삼양옵틱스의 경영진을 구성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직 능력 기준에 따라 인선된 경영진은 조기에 사업을 안정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생산, 영업, 관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삼양옵틱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새로운 경영진은 무리한 구조조정이나 단순 원가절감을 통해 숫자를 맞추는 데 급급하지 않고 삼양옵틱스가 보유한 기술력을 사업에 효과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의 근간을 파괴시키지 않으면서 기업을 변화시키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이처럼 전문성이 검증된 경영진이 회사 개혁을 주도하고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자 대주주인 VIG파트너스도 새로운 공장을 신축하는 장기 투자를 통해 경영진의 노력을 뒷받침했다.

삼양옵틱스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독일과 일본 기업으로 양분된 글로벌 렌즈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서 효과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후발 기업이 선발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경쟁 영역을 좁히고 확실한 경쟁우위를 구축해 일단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존의 주력 사업이었던 CCTV 렌즈 사업을 포기하고 카메라 렌즈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초기 결정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이 치열한 AF 렌즈 시장에 앞서 독일의 칼자이스가 장악한 MF 시장을 우선 공략한 것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단기간에 칼자이스를 뛰어넘기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뒤지지 않는 렌즈 성능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준(準)전문가나 사진 마니아 집단을 타깃으로 확실한 전략적 포지셔닝을 구축할 수 있었다. MF 시장 내에서도 포토렌즈와 동영상 렌즈 간 시너지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한 점도 눈에 띈다. 새로운 경영진은 신제품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 제품군을 효과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두 제품의 연계 관계에 주목했고 포토렌즈를 만들면 그에 상응하는 동영상 렌즈를 같이 내놓는 출시 전략을 통해 MF 시장 내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전체 매출액의 대부분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유통망을 정비하고 자체 브랜드 투자를 강화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글로벌 강소기업들이 흔히 부딪히는 성장 정체는 대개 기술보다는 영업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삼양옵틱스는 회생 초기부터 제품 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유통망을 정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회사 규모상 당장 자체 판매망을 구축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판매 대리점들을 정비했고 ‘1국 1대리점’ 원칙하에 이들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OEM 매출을 줄이면서 ‘삼양’이라는 브랜드 계약을 확대한 것도 장기적으로 삼양옵틱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산학협력단장 dhlee67@catholic.ac.kr
  • 이방실 이방실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smi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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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현 | - (현)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 방문 교수
    -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 고전편, 현대편>, <깨달음이 있는 경영>, <초우량 기업의 조건> 저자
    dhlee67@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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