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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Mover Way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은 반전의 기회. ‘기회 추구’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라

이장우 | 227호 (2017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엄청난 조합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된다. 한국 기업들이 예측할 수 없이 순간적으로 창발하는 이 기회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격형 모델에서 벗어나 선도자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1) 추격에서 선발로 전략적 의도를 대전환해야 한다.
(2) 기회 추구 전략 프레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3) 창발 혁신에 도전해야 한다.
(4) 개방형 리더십과 실용적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5) 새로운 가치 창출을 반복해야 한다.



한국 경제에서 퍼스트 무버란?

1. 4차 산업혁명과 퍼스트 무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은 단지 미래 기술 발전과 물리적 투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산업구조, 기업경영, 삶의 방식 등을 총체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충격적이다. 퍼스트 무버의 길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을 기회로 반전시키는 열쇠다. 미래 추세는 선도자에게 ‘더 많은 기회, 더 낮은 장벽, 더 큰 보상’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추격자형 구조의 한계에 도달한 한국 경제는 성공 공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여는’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

퍼스트 무버, 즉 선도자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려는 경제주체’다. 이들은 추격자와는 근본적으로 행동양식이 다르다. 선도자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살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산다. 그리고 그 일을 ‘될 때까지’ 함으로써 성공을 일구어낸다. 비록 계획과 예측이 어려운 극한적 불확실성 속에서 행동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에 그들의 삶은 기대와 희망이 함께한다. 이러한 선도자의 중요성은 그동안 많이 강조돼 왔지만 정작 그 본질이나 성공방법에 대해서는 체계적 분석과 정리가 매우 부족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을 넘어 모든 사물들까지 서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가 펼쳐진다. 이러한 변화는 엄청난 조합의 새로운 기회들을 창출한다. 예측할 수 없이 순간적으로 창발하는 이 기회들은 추격형 성공 공식으로 획득할 수 없다. 선도자들만이 낚아챌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선도자라는 경제주체는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를 맞은 한국 경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 경제에서 퍼스트 무버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함께 그 특징을 분석하고 퍼스트 무버로 성공하기 위한 경영방법을 살펴본다.

2. 베스트(Best)와 퍼스트(First)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후발주자로서 주어진 과제를 가능한 빠른 속도로 해결해낼 수 있는 혁신 프로세스를 실천했다. 과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것을 고안하기보다는 이미 주어졌거나 남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정보를 결합하고 활용함으로써 그때그때 닥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나가는 추격형 융합 경영에 치중했다.

추격형 융합 경영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의 세계적 성공은 “최고가 선도자를 꺾는다(best beats first)”는 말을 입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 웨이도 한국의 미래 경영을 책임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스피드 경쟁력을 살리는 추격형 융합 경영이 미래에도 필요하겠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떠오르는(Emerging) 새로운 기회를 낚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퍼스트가 베스트에 의해 한순간에 추월될 수 있듯이 베스트도 현재의 먹거리에 안주하는 동안 새로운 선도자에 의해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다.



퍼스트 무버의 특징

1. 극한의 불확실성에의 도전

선도자란 사실 새로운 존재가 아니다. 마치 펭귄 사회에서 먼저 모험을 감행하는 ‘퍼스트 펭귄’이 있듯이 이미 우리 주위에서 함께해온 존재다. 필자는 지난 150년 동안 선도자 지위를 지켜온 독일 바스프, 세계 장난감 산업의 선도자 레고, 일본을 대표하는 소프트뱅크와 도레이, 그리고 선도자 천국인 실리콘밸리 등의 사례를 조사했다. 국내 사례로서도 네이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바이로메드, 아이디스 등이 연구대상이었다. 싸이월드와 다이얼패드 등과 같이 실패한 선도자 사례로부터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많은 선발주자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극한적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극한적 불확실성이란 미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예측난망의 상황을 말한다. 이것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극지를 탐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뜻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격언에 의지해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신념에 길을 물으며 미래를 헤쳐 나가는 상황을 말한다. 이들은 도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위기 상황을 전략적 지혜로 돌파한다. 그래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스스로 찾아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선도자들에게는 반드시 명확한 비전과 고유의 문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독특한 혁신 활동과 경영 방식을 실천한다. 예를 들면 기회가 올 때까지 수십 년 동안을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전략적 인내심과 끈기가 있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실험과 반복 투자는 일상이며 심지어는 대를 이어 반복 실험을 하는 무한 추구의 정신을 실천하기도 한다. 이들은 무한 추구를 위한 반복을 위해 일찍부터 생존 라인을 확보해 그 위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지혜를 발휘한다. 그리고 운명을 건 의사결정을 위해 과학적이고 세심한 관리를 중시하며, 내부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M&A나 외부 인재 영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시장을 설득하고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맞서기 위해 유연한 경쟁전략과 창의적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2. 사즉생 경영: 필사가살(必死可殺) 역설의 극복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종종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극한의 일에 임하면 오히려 승리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즉생 경영이 강조되곤 한다. “죽을 각오로 싸운다면 전투에서 이겨 살아남을 것이요. 살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전투에 임한다면 그 전투는 패할 것이다”라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말이 21세기 선도자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네이버는 좁은 내수 시장에서 뜻을 펼칠 수 없었기에 일찍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일구어낸 성공 자산을 동원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했지만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기를 4∼5년,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철수했지만 국내에 앉아서는 미래가 없기에 또다시 도전해 새로운 상품을 계속 선보였다. 하지만 역시 일본 시장은 움직이질 않았다. 이러다 5년여의 시간이 지나던 어느 날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예기치 못한 재앙이 찾아왔다.

그동안 4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여한 터라 한국 본사를 비롯한 모든 임원들은 철수를 내심 당연하게 생각했다. 일본 진출을 직접 진두지휘해온 창업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이때 번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시킨 것이 오늘날 전 세계 5억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라인(Line)이라는 글로벌 SNS다.

이러한 사즉생 경영은 비록 쉽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극한의 상황을 성공으로 반전시킬 수 있다. 첫째, 자기 정체성을 명료하게 만든다. 위험도가 매우 높고 언제 잘못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누구나 걱정과 근심에 빠진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오히려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둘째, 자유로 인해 더 많은 대안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아무것도 잃을 게 없을 때 뜻하지 않게 자유를 누린다. 기존 규칙을 무시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주어지며 창의적 대안으로 기득권을 깨뜨릴 수 있다. 셋째,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경쟁에서 내가 먼저 살려는 방식은 ‘너 죽고 나 살기’식 경쟁심을 조성한다. 그러나 내가 죽어도 대의를 지킨다는 자세는 ‘남을 살려 내가 사는’ 지혜를 낳고 결국에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다음과 같은 말 속에서 사즉생 경영을 통해 세계적 선도자 성공모델을 일구어낼 수 있었음을 찾아볼 수 있다.



“‘곧 죽는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결단을 내릴 때마다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외부의 기대, 수치심, 실패의 두려움은 죽음 앞에서 모두 떨어져 나가고, 오로지 진실로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덫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방책입니다.”

-스티브 잡스



그러나 사즉생 경영이 쉽게 성공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손무는 전쟁에 돌입하면 반드시 닥치는 5가지 위태로움 중에서 첫 번째로 ‘용기가 지나치면 죽임을 당한다’는 필사가살(必死可殺)의 위험을 꼽았다. 즉, 사즉생 경영은 생존 전략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해놓거나, 아니면 지는 싸움은 과감히 피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순신 장군의 눈부신 전승 업적은 용기로만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임금이 출격 명령을 해도 꿈쩍하지 않는 결단력과 생존 전략으로부터 일구어낸 것이다. 선도자는 용기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하기 위한 전략경영의 틀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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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를 위한 전략경영의 틀

선도자를 위한 경영이란 그림에서 제시했듯이 전략적 의도, 전략 프레임, 혁신 프로세스, 그리고 조직관리 방식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한국 기업들은 선발이라는 전략적 의도에 집착해 끝까지 생존하면서 떠오르는 기회를 잡아내려는 전략 프레임과 혁신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개방적이고 실패를 활용할 줄 아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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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격에서 선발로 전략적 의도를 대전환해야 한다.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란 현재 자원과 역량으로는 이루기 어렵지만 미래에 반드시 이뤄내고자 하는 꿈과 의지를 뜻한다.1 기업이나 개인은 명확한 전략적 의도 위에서 목적과 수단을 조화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전략적 의도는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성공을 이뤄내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사전적 정의로 선발은 ‘남보다 먼저 길을 떠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 선발이라는 개념 속에는 도전과 용기, 그 결과로 얻어지는 선취 이상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즉 보유한 강점과 자산,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거나 위험한 바다로 뛰어드는 대전환이 내포돼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에 ‘선발’은 익숙하고 경쟁력의 근간을 이뤄온 것들을 과감히 덜어내고 버리는 작업을 시사한다.

선도형 전략 의도는 세상이나 무리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는 꿈과 의지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길로 과감히 들어서서 위험을 감수하며 실패와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자신을 더욱 성숙시키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오랜 기간 인내할 수 있다. 선도자는 그 대가로 결국 기회를 찾아내고 그것을 재빨리 실현시킴으로써 시장 환경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사례 1 이수만 프로듀서의 꿈과 SM의 전략적 의도

K팝의 글로벌화에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와 같은 선도자의 역할이 컸다. SM은 1995년 설립됐지만 가수 시절부터 우리 음악의 외국 진출을 꿈꿔온 이수만 프로듀서의 오랜 꿈과 비전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외국에서 우리 문화가 유명해지면 경제도 강해질 것이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외국 진출을 꿈꾸었다. 그리고 그의 꿈은 사업 경험이 쌓여가면서 점점 더 구체화되고 체계화됐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단순한 매니지먼트 기업이 아닌 시스템 수출 기업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미래에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판단한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이 핵심 목표였다. 이를 기반으로 에스엠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적 버추얼네이션(Virtual Nation)을 완성하는 것이 SM의 전략적 의도이다.

이러한 SM의 전략적 의도는 혁신의 결과물인 아이돌 그룹들에 의해 구체화되고 성숙해갔다. 2000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H.O.T. 공연은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자리였다. 2000년 4월에는 S.E.S.가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걸그룹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설 자리가 별로 없었다. 이 과정을 통해 장기 관점의 프로젝트 진행과 사전 계획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해 투자한 것이 BoA 프로젝트였다. 3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당시로써는 회사의 운명이 걸린 투자였다. 절박한 상황에서의 투자는 결과적으로 큰 수익으로 되돌아왔다. BoA는 2001년 5월 일본에서 처음 데뷔해 발매하는 앨범마다 차트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이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을 통해 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했다. 보다 확실하게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예 중국인 멤버를 포함한 슈퍼주니어와 f(x)도 크게 성공했다. 2012년 데뷔한 엑소 그룹은 중국인 멤버가 과반을 넘는 EXO-M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중국 시장에서 놀라운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2016년 1월 SM은 새로운 혁신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멤버 영입과 숫자 제한이 없는 신개념 보이 그룹이 그것이다. NCT라는 브랜드 아래 전 세계 주요 도시를 기반으로 각각의 팀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24시간 디지털 놀이터’ 등 신개념과 문화 기술을 도입한 혁신적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과거 열악한 한국 가요 시장에서 상상하기 쉽지 않은 강력한 전략적 의도를 불굴의 의지로 실현시킨 사례다.

2. 기회추구 전략 프레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선도자형 전략경영에서는 마이클 포터의 위치 선점이나 핵심 역량 축적과 같은 기존 이론들이 한계를 갖는다. 선택과 집중으로 오랜 기간 막대한 투자를 해 원가우위나 제품 차별화로 진입장벽을 쌓아도 전혀 다른 산업 영역에 있던 작은 기업이 손쉽게 침입할 수 있을 정도로 무경계성(Boundaryless)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기업 내부 자원과 역량을 축적하고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획득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자원 기반 관점2 에도 한계가 있다. 노키아, 코닥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급속한 기술 융합 추세로 인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능력을 일순간에 무력화시키는 역량 파괴적 혁신이 자주 출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대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전략 프레임이 필요하다.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비즈니스를 해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따라서 ‘더 싸게, 더 우수하게’에 의한 포지셔닝이나 ‘더 빠르게, 더 강하게’를 통한 역량구축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보다는 ‘기회 추구’의 전략 프레임을 따라야 한다.3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시장을 찾아내어 거기서 남보다 먼저 기회를 획득하는 것이 진입장벽을 쌓고 핵심 역량을 보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회 추구 전략 프레임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극한적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프레임에서는 명확한 정체성과 단순한 규칙에 의존한 네거티브식 의사결정 시스템, 그리고 그 위에서 작동하는 핵심 프로세스가 경쟁력 원천이 된다.


사례 2 아이디스, IT 제조에서의 기회 추구

아이디스는 짧은 제품수명 주기를 특징으로 하는 IT 제조산업에서 성공적인 기회 추구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1997년 KAIST 전산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김영달 대표가 대학원 동료들과 함께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이 회사를 출범했다. 그는 대학원 동기인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과 ‘넥슨’의 김정주 회장 등과는 달리 제조 분야에서 창업 아이템을 선택했다.

그는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기업을 세운다. 둘째, 대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창업한다. 셋째, 기술력만으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는 신시장이나 변화하는 시장으로 진출한다.

결국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충족하는 ‘디지털 영상 저장 및 전송 장치’인 DVR(Digital Video Recoding)을 선택했다. 보안용 영상 감시 장치 시장이 ‘디지털’ 신기술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후 보안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면서 단시간에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핵심 목표는 외국 시장이었으므로 재빨리 세계 각국의 품질 시험을 받았으며 1999년에는 미국 GE를 제치고 시드니 올림픽 납품 업체로 선정됐다. 2002년과 2004년에는 미국 <포브스(Forbes)>가 ‘세계 200대 BEST 중견기업’으로 선정했고, 2007년에는 세계 DVR 시장점유율 7%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특히 주효했다. 첫째, 부족한 경영 자원을 창의적으로 보완해나갔다. 보안 산업은 원래 보수적이고 유통 구조가 폐쇄적이기에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새로운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아이디스는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않고 제휴를 통해 부족한 자원과 능력을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국내 시장과 외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했다. 즉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활용해 제품을 직접 개발해서 유통 업체에 공급하는 ODM 생산 방식을 통해 판매와 시장 개척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였다.

둘째, 수시로 변화하는 IT 산업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기회를 추구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DVR 기술이 네트워크 영상 저장 장치(Network Video Recorder)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경영진은 ‘지속 성장’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다시 한번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대기업이 하지 않는 분야를 찾아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두 번째 목표인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보안 산업, 산업용 디스플레이, 카드 프린터 등 3개 사업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앞으로 각 분야 세계 1등 기업을 만들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존 포지션을 공고히 하거나 기존 역량을 보호·육성하기보다 새로운 기회를 끝없이 찾는 기업들이 더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3. 창발혁신에 도전해야 한다. 새로운 기회의 포착을 위해 사전 예측과 목표 설정을 전제로 한 속도 혁신 프로세스로는 한계가 있다. 창발혁신이라는 새로운 혁신 프로세스에 익숙해야 한다. 창발혁신 프로세스는 다음 4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 단계로서 이루고자 하는 ‘뜻과 의지’를 명확히 하고 비전 에너지를 충전한다. 강력하게 충전할수록 오래 버틸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이렇게 충전된 에너지를 통해 반복해서 기회를 찾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생존 라인을 확보하고, 그 생존 라인 위에서 무수한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하며 학습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기회를 포착하는 단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무엇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다. 이러한 안목은 타고난 천재급 인재만 가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양한 경험과 절실함을 가지고 미래를 좀 더 빨리 알아보고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이런 안목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실행이다. 실행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과감한 결단과 전광석화와 같은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실행의 과정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스피드와 결단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과감한 결단과 빠른 실행이 없으면 종종 성취의 기회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사례 3 레고의 세대를 잇는 창발 혁신

레고는 1932년 덴마크의 빌룬에서 창업해 한 세기 가까이 혁신을 지속하며 오늘날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버지 회사에서 장난감 설계를 맡은 고트프레드는 10년 동안 레고 블록을 위한 실험을 반복했지만 결속력을 해결하지 못했다. 1950년대 초반까지 레고 블록은 기껏해야 전체 매출의 5∼7%에 그쳤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실험을 반복하면서 결속력 문제를 해결해 1958년 특허를 등록했으며, 아이들이 무엇이든 상상한 모양으로 쌓을 수 있게 해주는 장난감으로 레고가 재탄생했다.

고트프레드는 구체적인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작지만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은 크기, 합리적 가격, 단순·튼튼하고 풍부한 변화 제공, 남녀 아동 및 전 연령대에 재미 제공, 유통 용이성 등이다. 그는 이 원칙들을 기준으로 200여 가지에 이르는 나무와 플라스틱 제품으로 구성된 폭넓은 대안들을 검토했으며 마침내 돌기와 원통으로 결속하는 현대식 블록을 개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 블록에 집중하기 위해 당시 매출액의 90%를 차지하던 나무 장난감 제조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이와 함께 최초 구매를 결정하는 유통 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판매 영역을 서유럽에서 미국, 아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등으로 넓히면서 시장 판도를 신속하게 바꾸었다. 그 결과 1970년대 초 레고그룹은 빌룬 본사에 1000명의 직원을 두고 덴마크 전체 수출에서 약 1%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제품 라인업이 진부화하면서 심각한 정체기를 맞이한다. 1979년 창업자의 손자인 키엘드 크리스티안센이 31세 나이로 사장에 임명됐다. 그는 ‘레고의 스티브 잡스’로 불릴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5년마다 거의 두 배 규모로 레고그룹을 급속 성장시켰다. 그는 회사의 사명을 다듬고 재정립함으로써 ‘미래 건설자들을 자극하고 계발한다’는 회사 목표를 명확히 했다. 또한 앞 세대에서와 같이 그 역시 각 제품마다 수년간 실패한 실험을 견뎌내면서 베스트셀러들을 만들어냈다. 2000년대 들어 비디오 및 컴퓨터 게임이 유행하면서 레고는 또 한번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레고 경영진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복잡한 블록을 단순화하면서 레고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형 영화사와 협력해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고, 마인드스톰 등 로봇공학 키드 개발 등을 통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세대까지 고객으로 확보했다.

레고 사례는 세대를 잇는 끈질긴 실험이 획기적 혁신을 낳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나의 포괄적이고 야심찬 전략보다는 끊임없는 실험들로부터 시장 판도를 바꾸는 창발 혁신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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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방형 리더십과 실용적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전략과 혁신은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의해 실천될 때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의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대부분 창발혁신에 적합하지 않다. 다음은 우리 기업들에서 쉽게 떠올려볼 수 있는 일상적 조직문화 모습이다.

하급자는 상급자가 퇴근하기 전에는 퇴근하지 못한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주말에 출근해야 할 때도 있다. 보고서의 모양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의전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주로 시간을 쓴다. 회의에서는 자유로운 토론보다는 상급자가 제시하는 의견을 받아 적고, 하급자는 상급자 지시에 따라 발표를 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보다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

또 직급의 차이에 따라 보상은 물론 제공되는 차량이나 공간 등 예우가 확실하게 차등화돼 있고 구성원의 성공은 어느 자리까지 올라갔느냐에 의해 평가된다. 업무 중 실패는 성과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구성원들은 불확실성이 적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일을 좋아한다. 각 부서는 협력보다는 경쟁 관계에 있으며 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어렵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성과 지표에만 관심이 있으며 미래 먹거리에 기여할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이런 문화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계층에 의한 수직적 통제주의다. 상급자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이들이 강한 추진력으로 조직을 이끌고 통제하게 함으로써 주어진 목표를 신속하게 달성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상급자가 과거 경험에만 의존할 때 조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으며 하급자의 창의성과 혁신성은 갈수록 줄어든다.

둘째, 단기 성과주의다. 철저한 성과주의는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대부분 성과 평가가 1년 단위로 이뤄짐으로써 구성원들이 단기적 관점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만든다. 이러한 단기 성과주의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창조적 업무를 방해한다.

셋째, 규정 중심주의다. 조직이 빠르게 성장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을 일사불란하고 공평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조직 운영 프로세스를 규정화할 필요가 있다. 업무를 상세하게 규정화하면 업무 처리의 합리성이 높아지고 책임 소재가 명확해진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규정을 바꾸기 어렵고 사전에 수립된 계획과 규정에 의해 행동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면 창의적인 제안과 자율적인 결정을 가로막게 된다.

넷째, 순혈주의다. 구성원 간 동질성은 집단 결속력을 만들어냄으로써 강한 단결력으로 고도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획일적 조직 문화는 조직 창의성 제고를 방해한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핵심 인재를 수용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이렇듯 과거 성공을 만든 리더십과 조직문화는 이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됐다. 특히 수직적 통제, 단기성과, 규정, 순혈주의를 키워드로 하는 성공 방식은 외부로부터 닫힌 조직문화를 형성한다. ‘우리 스스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다’는 닫힌 생각으로는 개방과 도전에 의한 창조적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다. 선도자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핵심적 요소는 역시 사람과 조직문화다.



사례 4 네이버웨이

네이버의 조직 운영 방식은 많은 한국 조직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는 공식적인 전략기획부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각 개별 사업부에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각기 스스로 알아서 진행한다. 처음부터 네이버가 독특한 조직 구조를 갖췄던 것은 아니다. 과거 네이버는 조직이 거대화하면서 다른 한국 조직과 마찬가지로 업무 프로세스가 정형화되고 계층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일례로 네이버는 2007년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도입했다. PMO 등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화는 기획, 디자인, 개발, 품질 관리(quality assurance) 등 관련 기능 간에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조직 구조를 체계화했으나 기능 간 소통 및 조정의 어려움, 고객 중심 사고와 통합적 사고의 어려움 등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이로 인해 업무 효율성은 높아졌을지 모르나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졌다. 또한 의사결정 구조가 계층화되면서 의사결정 및 조정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해졌다. 네이버는 이러한 조직 모형으로는 모바일화와 글로벌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

네이버는 2014년 4월, 조직 개편을 통해 웹툰·웹소설, 동영상, 사전, 클라우드 등 모바일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는 분야 6개를 선별해 ‘셀’로 분할했다. 셀 조직은 소규모 조직으로 기획, 개발, 디자인 등 해당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자원을 자체 보유하며 독자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자기 완결형 조직의 형태를 가진다.

네이버는 셀 조직 단위를 소규모화해 초기 벤처기업의 절박함과 기업가정신을 구현하고자 했다. 또한 네이버는 셀 조직에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자원,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고객 중심주의와 현장 중심주의를 구현하고자 했다. 고객 중심주의와 현장 중심주의는 이해진 의장이 창업 초기부터 강조한 원칙이다. “사용자를 늘 보고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그 회사는 늘 잘 될 수 있고 크게 위험하지 않다. 네이버에는 전략팀이라는 것이 없고 전략은 현장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이해진 의장의 말은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 아래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소비자와 현장 목소리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네이버는 2015년 1월 다시 한번 조직을 개편했다. 먼저 셀 단위 조직이 성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8개로 확대했다. 또한 본부 조직을 폐지함으로써 의사결정 단계를 2단계로 단순화했다. 이로 인해 셀뿐만 아니라 개별 센터도 많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게 됐고 조직 전체적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가능해졌다. 2014년 시범적으로 도입한 자율 근무제에 대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집중도는 더욱 높아지고 의사결정 과정도 신속해졌다”는 판단을 내리고 모든 부서에 정식으로 도입했다.

5. 새로운 가치 창출을 반복해야 한다. 선도자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한번 창출해놓은 시장 독점적 지위와 진입장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재미를 보기가 쉽지 않다. 계속되는 기술 변화와 후발주자들의 진입으로 일시적 경쟁우위만을 향유하기 십상이다. 지속가능 경쟁우위의 종말을 고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선도자를 위한 전략경영은 일시적 경쟁우위를 전제로 해야 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수행해야 한다. 즉 일시적 경쟁우위를 반복적으로 누리기 위해 ‘치고 빠지는(Hit & Run)’ 식의 역동적 선도자가 돼야 한다. 이것은 선도자는 재빠른 성장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례 5 선도자들의 본산지,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의 성공 노하우는 의외로 간단하다. 창업가, 중소기업, 대기업, 대학, 정부, 금융기관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장벽을 허물고 민감하게 상호 교류해 협력적 공동체를 만들어나간 것이었다. 기술혁신 공동체 기반 위에서 실패를 자산화하는 문화와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수많은 실리콘밸리는 여러 번의 위기를 극복하며 성공 드라마를 써왔다. 1930년대 경제공황 직후 빈곤한 지역 상황으로부터 출발해 1980년대 중반에는 반도체 산업이 휘청했으며 2000년대 들어와 닷컴 버블을 겪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이러한 위기들을 특유의 공동체 기반 위에서 기회로 반전시켰다. 그 결과 반도체 → 컴퓨터 → 인터넷정보통신 → 바이오 및 모바일 → 우주산업으로 진행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위기를 맞은 실리콘밸리는 더 많은 창업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이곳의 실업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기술 변화로 인한 산업 구조 재편으로 집단 해고가 일어나지만 고용 창출도 함께 이뤄지기에 전체 일자리 수는 줄지 않기 때문이다. 즉 새 일자리가 새로운 분야에서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베스트 전략을 추구하는 삼성 웨이가 한국식 추격자 경영을 완성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네이버 웨이 식의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통한 한국식 선도자 경영이 필요하다. 비록 선도자들은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지만 그것은 단지 실패로 끝나지 않고 그 성과와 경험이 축적돼 지역사회와 국가 범위로 확산될 것이다. 선도자들의 본산지 실리콘밸리도 이들의 도전과 실패경험들을 자산으로 해서 미래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한국식 경영의 미래는 선도자들의 도전에 달려 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사)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antonio@knu.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북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한국경영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1년 로부터 ‘올해의 최고 논문상’을 수상했다. <경영> 이후 <스몰 자이언츠, 대한민국 강소기업> <동반성장> <창발경영> 등 10 여 권의 저서가 있으며 최근에는 <퍼스트 무버, 4차 산업혁명의 선도자들>을 출간했다.
  • 이장우 이장우 | - (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사)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 한국경영학회 회장
    - (전) 2009 ~ 2014 창조경제연구원장
    antonio@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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