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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이코노미 시대의 생존 전략

김남국 | 219호 (2017년 2월 Issue 2)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SNS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사실 SNS가 사람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SNS 업체 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실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엄청납니다. 모바일에 남기는 흔적들을 통해 특정 개인이 언제,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혹은 누구와 교류를 하고 있으며, 어떤 취향과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 스스로도 파악하지 못한 특성까지 알 수 있습니다. PC는 가족들이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의 특성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지만 스마트폰은 철저히 개인화된 기기여서 정보의 정확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마케팅 분야에서 관심 고객군을 쉽게 찾아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모바일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용도가 마케팅 효율화 정도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모바일의 잠재력을 완벽하게 실현하려면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실제 이런 혁신을 이뤄냈을 때 효과는 엄청납니다.

우선, 비용 절감 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 전통적인 방식으로 콜택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개별 택시마다 GPS 및 통신이 가능한 단말기를 깔아야 하고, 별도의 콜센터를 운영해야 하며, 서버 등 상당한 하드웨어 투자도 불가피합니다. 택시기사를 모으고 고객들에게 콜택시 번호를 알리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택시는 앱 개발 하나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특히 앱을 이용하면 사용자 수 증가에 따라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거의 미미한 수준에 그칩니다. 즉,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용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도 고객 가치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공연 종료나 이벤트 개최 등으로 특정 지역에 승객이 몰리는 현상도 손쉽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영국의 카카오택시 격인 헤일로(Hailo) 서비스는 택시기사들에게 특정 지역의 택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고객들에게 더 편리한 탑승을, 택시기사들에게는 더 많은 수입을 보장해줍니다. 이는 과거 콜택시 시스템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헤일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운전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다른 택시기사들과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고립된 상황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택시기사들의 사회적 욕구까지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방식의 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합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주목받은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는 음악 팬들의 공연 요청을 모아 해외 공연을 기획하는 플랫폼입니다. 과거에는 한국 시장처럼 수요가 적을 것으로 보이는 국가나 지방 도시에서는 인기 스타들이 공연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앱 플랫폼을 통해 선불로 공연비를 지불한 확실한 수요층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공연 개최가 거의 불가능했던 지역에서도 팝스타들의 공연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모바일 앱 비즈니스의 장점 뒤에는 심각한 단점도 있습니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낮고, 그 결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실제 앱스토어에만 하루 6만 개 이상의 앱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또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까지 치열한 노력과 실험 등 큰 고통이 불가피합니다.

그렇다고 이 시장을 회피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앱 이코노미 시대의 생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신생 기업은 물론이고 기존 기업들도 앱 이코노미의 특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제시된 생생한 사례와 이론들을 토대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또 이번 호에 실린 이사도어 샤프 포시즌스호텔 창업자의 인터뷰도 일독을 권합니다. 비즈니스 최고 고수의 ‘원포인트 레슨’은 무척 깊은 통찰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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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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