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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경영의 최우선 과제는 지속가능성 일상 업무의 일부로 추진하라

폴 폴만(Paul Polman),CB 바타차리아(CB Bhattacharya) | 218호 (2017년 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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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질문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행하기 위해 기업들은 무엇을 알아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지속가능성은 변화관리 계획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라.

- 지속가능성을 이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라.

- 전체적인 가치사슬을 살펴보고, 협력을 통해 경쟁의 장(場)을 재규정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2017년 겨울 호에 실린 ‘Sustainability Lessons From the Front Lines’를 번역한 것입니다.



최근 기업들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실상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이는 회사들이 잘못된 목표를 추구해서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잘못된 방식으로 좇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업을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처럼 강하게 인식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이론과 실천방법이 이처럼 현실과 괴리됐던 때 역시 없었다. 지속가능성을 단지 이론으로만 설파하는 게 아니라 직접 실천하는 데 많은 회사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허둥댄다. 경영진은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더 나쁜 것은 그들이 자신들이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 중 CB 바타차리아는 교육가이자 컨설턴트이며 폴 폴만은 대형 소비재 회사의 CEO이자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위원회(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 회장으로 있다. 이런 경력 덕분에 필자들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제로 개발하고 이행하는 과정에 협업하거나 그 결과를 관찰할 기회가 많았다. 기업은 환경과 사회적 이슈들을 조직의 의사결정에 통합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기획하며 이에 대한 성공 여부는 다양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필자들은 수많은 회사들의 사례를 관찰한 결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행하는 데 최대 걸림돌이 되는 6가지 ‘고충 사항’ 혹은 험난한 도전 과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 내용’ 참조.) 아래는 각 고충 사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필자들이 제시하는 현실적 제안들이다.

DBR mini box

연구내용

필자 중 한 명인 CB 바타차리아는 지난 2년 동안 100명 이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지속가능성 영역의 선도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조직에 뿌리내리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인터뷰 대상에는 기업의 CEO부터 C급 경영진, 또 관리자부터 사무직 직원 및 생산직 직원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의 담당 업무도 구매, 마케팅, 재무, 인사 등 다양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기업의 본사는 물론 지사, 소매점, 공장들을 몇 개 대륙에 걸쳐 방문했다. 연구는 대형 공개기업 중심으로 수행됐으며 그중 유니레버를 포함한 일부 기업들은 본 기사에서 직접 언급됐다. 이 글은 유니레버의 CEO이자 회사의 지속가능성 계획을 총괄하는 책임자이고,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위원회의 회장이면서 기사의 공동 필자인 폴 폴만의 통찰력과 지식을 반영했다.



1.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하나의 변화 계획 이상의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조직에 정착시키는 일이 변화 관리 계획의 일환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행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변화 관리 계획들은 일반적으로 외부 요인이나 내부 실적과 관련된 이슈들로 인해 시행되며 보통 수익성과 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목표를 갖는다. 또 변화 관리 계획들은 대부분 조직 내 특정 일부에게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직원들이 그 계획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며 당연하게도 이 때문에 변화 관리 계획은 종종 실패한다.1

반면에 지속가능성은 회사의 수익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 그리고 지구와도 관련돼 있다. 지속가능성은 지구라는 생태계에 속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며 수익은 그 가치를 창출한 결과로 나온다. 경영진은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전체 조직뿐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비정부 기구(NGO), 주주, 공급회사, 규제기관, 경쟁사 등)들과 협력해야 하며 때로는 상충할 수 있는 다양한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기업은 공생의 자세로 사업을 훨씬 더 투명하게 운영하고 모든 일을 목적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는 전략을 초월하며 저명한 경제학자인 고(故)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시절부터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철학적 영역의 문제이기도 하다.2 지속가능성은 변화를 위한 다른 대부분의 노력보다 훨씬 더 심오하다. 현재의 사업 방식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행하는 일은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양의 자원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또한 아주 중대한 질문을 안겨준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은 반복적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꾸준히 진화하는 유동적 목표다.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의 이행은 보통 CEO와 경영진이 회사의 사업을 전략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런 사업 검토는 종종 ‘인사이드 아웃’ 관점(우리가 훌륭한 제품을 만들었으니 이를 판매하자)에서 이해당사자 중심인 ‘아웃사이드 인’ 관점(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으로 움직인다. 지속가능성을 사회적 주류로 만드는 데 앞장서온 회사들에는 모든 일들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실 2, 3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이슈들이 갑자기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준비가 잘된 기업들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라는 외적 판단 기준은 지속가능성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고민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핵심이 된다.

이런 변화는 CEO가 주도해야 한다. 필자들은 다양한 회사들에서 벌이는 변화의 노력들을 봐 왔다. 그 결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 개발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담당 임원이나 전담팀에 맡겨지면 사업이 실패하거나 건성으로 시행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 CEO와 경영진은 전략적 검토의 일환으로 몇 가지 어려운 질문들을 던져봐야 한다. 우리의 사업 목적은 무엇인가? 향후 성장의 발판은 어디에서 올까? 우리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는 무엇인가? 우리 업종에서는 무엇이 공급 제약요인이 될 수 있는가? 회사의 가치사슬 안팎에 존재하는 이해당사자들은 우리 사업에 대한 어떤 점들을 궁금해 할까? 이런 질문에 답함으로써 향후 회사가 성장하고, 또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일련의 중요한 이슈들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유니레버(Unilever)에서는 최고경영진이 회사의 전략 사안들을 검토한 결과, 여러 가지 이슈 중에서도 특히 회사의 향후 성장 동력이 이머징마켓(건강과 위생에 대한 니즈가 가장 큰)이 될 것이며 가격과 유통과 관련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란 점이 부각됐다. 두 번째로 산림 파괴나 열악한 위생 상태, 물 부족 문제 등 회사의 제품 생산과 공급망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환경 이슈들이 존재했다. 셋째, 이해당사자 간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회사 또한 다양한 이해당사자 집단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하며 평판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좀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었다. 유니레버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위한 청사진으로서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을 개발했다. 이 청사진은 조직 안팎의 소통을 더 쉽게 만들어줬을 뿐만 아니라 이해당사자들도 눈여겨볼 만큼 상당히 대담했다.





2. 가치사슬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구(탄소, 물, 그리고 폐기물 발자국 등)와 사람들(근로 환경을 조사하는 등) 측면에서 회사의 실태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런 분석은 회사의 사업에만 국한해서는 안 되고 가치사슬 전체에 걸쳐 실행해야 하지만 일부 회사들은 그 사실을 간과한다.

왜 이런 실수가 일어날까? 첫째,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행하는 일을 보통 변화 관리 계획의 일부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은데(위에서 논의했던 것처럼) 변화 관리 계획들은 일반적으로 조직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가치사슬보다 조직에 집중하는 것이 자원 활용 측면에서 더 쉽기 때문이다. 셋째, 글로벌 공급체인에 있어서는 종종 서로 다른 경영 콘셉트들과 문화가 충돌하기 때문에 실태 분석이 어려워진다.3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에 모든 공급자들까지 포함해야 하지만 실제 계획을 실행할 때는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4

하지만 전체적인 가치사슬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는 대개 조직 외부에 더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총체적인 가치사슬 진단을 통해 ‘중대한 이슈들’을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노력을 집중할 수 있다. 그런 중대한 이슈들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회사들은 사업 실적에서도 그렇지 않은 회사들을 앞선다는 결과가 있으며, 이는 주주 가치를 향상시키는 중대한 투자라는 점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5 가치사슬이란 제품이 구상된 후 생산이라는 중간 단계(여러 형태의 물리적 변형이 수반되고 생산자의 다양한 서비스가 투입되는)를 거쳐 최종 고객에게 제공되고 사용 후 폐기될 때까지 전 과정에 필요한 모든 활동들을 말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에는 마케팅과 공급망을 모두 고려하는 통합적 시각이 요구된다.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는 제품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 채널 선정에 큰 영향을 준다. 또 공급망 관점에서 지속가능성 목표는 부품 선정과 원재료 소싱, 생산, 포장, 유통, 그리고 재활용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회사가 관련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를 내세우기 위해서는 부가가치 프로세스 전체를 전사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탄소나 에너지 배출량 분석, 또 전 과정 평가(Life-cycle assessment) 같은 기법들을 활용함으로써 공급망 중 어느 부분에서 폐기물이 주로 발생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전 과정 평가는 특히 유용하다. 원재료 공급부터 제품 사용, 환원 단계까지 가치사슬 전체에서 환경과 관련된 투입물과 산출물을 다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법은 회사의 공급망 안에서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니레버는 다행히 기존의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첫 단계로 회사의 제품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폐기물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물, 포장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진단했다. 여기서 핵심은 이런 진단을 회사의 전체 브랜드, 모든 국가 등 전체 가치사슬에 대해 시행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요리나 샤워를 하는 과정에서, 또 산림 벌채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통해 탄소 배출물이 얼마나 발생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이 작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유니레버가 전체 가치사슬을 분석한 결과 밝혀낸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탄소 배출물의 상당량이 소비자 쪽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을 남용하거나 다 쓴 제품을 부적절하게 폐기하는 문제와 관련돼 있었다. 결국 유니레버는 조직이 어디에 집중하고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뿐만 아니라 환경적 배출물을 줄일 수 있는 엄청난 기회들도 발견했다.

다른 회사들도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배출물 분석을 한다. 일례로 코카콜라유러피안파트너스(Coca-Cola European Partners plc.)는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주요 사업과 전체 가치사슬에 대한 배출물 분석을 철두철미하게 수행했다. 회사는 분석 결과 포장이 주요 이슈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런 통찰력을 통해 이후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의 중심에 물과 탄소를 두기로 결심했다.6 유사 사례로 보스턴에 본사를 둔 스포츠화 제조사인 뉴발란스(New Balance Athletics Inc.)는 지속가능성 평가를 기초로 공급자 수를 줄였다. 이 회사는 현재 기존 공급자들과 긍정적이고 공고한 파트너십을 맺는 데 집중한다.7



3. 지속가능성을 이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라. 경영진이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할지라도 이사회가 함께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실행하는 일은 힘에 부칠 때가 많다. 필자들이 만난 관리자 대부분은 이사회가 지속가능성을 실행하는 데 좀 더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회사의 이사회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이슈들을 너무 간과한다고 느낀 관리자들이 22%나 됐다.8 UN 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ited Nations Environmental Programme Finance Initiative)는 2014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총 3512개 기업에 대한 블룸버그 데이터를 살펴봤다. 그 결과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적어도 한 개라도 보고한 회사 중 고작 2%에서만 상임 이사든 비상임 이사급 임원이 지속가능성 분야를 책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9 이사회의 참여를 이끄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경영진이 지속가능성 사업들이 가져올 재무적 효과를 이사회에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거나, 지속가능성 분야에 대한 이사들의 전문 지식이 부족하거나, 다른 사업을 우선순위로 여기거나, 단기 성과에만 치중하는 등 다양한 요인 때문이다. 이사회는 주주들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완고한 견해도 빠질 수 없다.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이사회를 참여시키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역할을 이해하고 설명해주는 것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로버트 G. 에클레스(Robert G. Eccles)와 팀 유먼스(Tim Youmans)가 자신들의 글에서 언급했듯 전 세계 대부분의 사업 지역에서 이사회가 주주에 대해 갖는 의무는 이사회가 기업에 대해 갖는 의무와 늘 ‘분리돼야 하며, 또 절대로 더 강해서는 안 된다’. 에끌레스와 유먼스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도 주주에 대한 이사회의 의무는 불멸의 가능성을 가진 기업에 대한 의무보다 기껏해야 동등할 뿐이지 절대로 상위에 있지 않다.”10 다시 말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회사의 장기적 생존 능력을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사회는 회사의 거버넌스를 공고히 함으로써 과도한 위험을 불식시켜야 한다.

이런 역할이 실행될 수 있도록 기업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신규 이사들을 지명하고 외부의 자문단을 활용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이사회의 의무 중 하나로 분명히 포함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의 최고경영진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과 그 계획을 이행하는 데 사용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했다. 또 유니레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외부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1년에 3∼4회씩 이사회와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회의는 회사가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설명하고 이사회는 궁금한 점을 질문함으로써 회사를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짜였다.

이제 유니레버 이사회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에 대한 확실한 지원군이 됐지만 처음에는 여러 임원들이 다소 급진적으로 보였던 이 계획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들은 이 계획의 타깃이 누구인지, 이 분야에서의 성과에 따라 회사가 어떤 영향을 받고, 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니레버의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이 ‘살아 있는 문서’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회적으로 준수해야 할 사항들이 추가되는 것처럼 5년 전에는 회사와 그다지 관계없어 보였던 것들이 이제는 분명한 관계를 갖게 됐고 이사회는 이를 승인한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투명성이 생각했던 것만큼 회사를 불리한 처지에 몰아넣지 않으며 오히려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회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유니레버가 분기별 사업보고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사회가 회사의 비전을 얼마나 지지하게 됐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예다. 이는 이사회가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며 CEO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 일부 이사회 멤버들은 원래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결정을 보류했다. 이사회의 이런 태도는 회사로 하여금 더 탄탄한 계획을 제시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사회는 회사의 계획이 합당하다는 것을 인정했고 결정을 지지했다. 유니레버의 이사회는 회사의 지속가능성 계획이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생존을 보장하고 주주 가치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 회사의 향후 성과에 대해 이사회가 갖는 기대감을 관리하는 일 또한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다른 회사들의 사례를 보면 회사의 지속가능성 사업이 매출(top line)이나 순이익(bottom line)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질 때 설득력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IBM에서는 회사 제품에 활용되는 원료 중 토류 금속(earth metals(역주-일반적으로는 흙을 이루는 금속 중 알루미늄, 갈륨, 인듐, 탈륨을 가리킨다.))을 사용하는 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개발함으로써 부족 자원인 토류 금속 사용량과 폐기물 양을 모두 줄이는 계획을 이사회에 제시했다. 이는 회사의 지속가능성 목표에 부합되면서 수익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계획이었다. 부족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 경쟁사보다 훨씬 더 높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4. ‘결정 보류’ 집단의 동의를 얻어라. 필자들이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여정을 시작한 여러 회사들을 살펴본 결과 조직의 특정 집단들은 회사가 원하는 방향의 기본 핵심을 쉽게 받아들였다. 일반적으로 고위 경영진과 신입사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좀 더 목적 지향적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수용’ 그룹에 속했다. 반면에 ‘결정 보류’에 속하는 커다란 중간층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계획에 동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 리더들이 이런 중간층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보통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를 강조해야 한다. 업무를 승인하고, 걸림돌을 제거해주고, 권한을 부여하며,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고, 교육에 투자하는 일 등이 전부 해당된다. 간단히 말해 직원들의 가슴과 머리에 모두 호소해야 한다.

결정을 못한 직원 그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조직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모르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다. ‘내가 새로운 분야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건 아닐까?’와 같은 감정을 말한다. 필자들은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변화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그런 사람들을 일단 시작하게 만들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평소에 조깅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마라톤에 참여하라고 요청한다면 어떨까? 그런 말로는 그들을 소파에서 벗어나 운동화를 신게 만들 수 없다. 단, 만약 사람들에게 정기적으로 산책을 하라고 설득한다면 5년 뒤에는 그 사람들을 마라톤 출발선에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과묵한 중간관리자들을 계획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겁먹지 않도록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요구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조직이 그 목표를 향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평가는 직원들 사이에 책임감을 형성하고 목표에 대한 진척도를 보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필자들이 연구한 여러 회사에서는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고위간부들이 받는 다양한 보너스의 일부는 지속가능성 목표에 연동해 두고 있었다. 보통 초기에는 지속가능성 목표가 달성되기 쉽도록 설정되지만 목표를 달성하면 조직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직원들의 참여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



좀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때 얻는 경제적 효과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일이 늘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는 완고한 사업부 리더들을 참여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저 에너지 절감량만 측정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만약 어떤 계획에 대해 재무팀 직원과 얘기한다면 시간당 소모 전력 대신 금전적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영국의 거대 소매업체인 막스앤스펜서그룹(Marks and Spencer Group plc.)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회사의 지속가능성 책임 임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는 관심도 없는 직원에게 다짜고짜 가서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이대로 가면 지구에 종말이 올 겁니다. 이 일은 꼭 필요해요.’ 그러다 누군가가 방법을 바꿔 이렇게 말했죠. ‘잘만 하면 4억3500만 파운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직원이 비로소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 조금 더 듣고 싶네요.’” 늘 숫자로 일하는 관리자에게는 그에 맞는 화법을 구사해야 지속가능성 사업에 그를 참여시킬 수 있다.

유니레버에는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다수의 젊은 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동료들에게 사업 계획을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또한 회사는 유니레버가 받은 지속가능성 상(sustainability awards)을 자축하고 이 사업에 대한 조직의 성공을 직원들과 함께 나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니레버 직원들은 사업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하는 것이 회사에도 옳다는 시각을 갖게 됐다. 또 직원들의 자부심이 커지고 권한도 확대되면서 그동안 사업을 확신하지 못했던 중간층도 점점 더 지속가능성을 수용하고 있으며 회의론자들의 목소리도 잦아들기 시작했다. 직원들 스스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버그(bug)를 잡아내자 사업의 탄력은 높아지고 사람들은 더 큰 창의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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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속가능성을 전 직원들의 업무의 일환으로 만들어라. 직원들이 지속가능성 여정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자신의 일상 업무의 일부로 지속가능성을 추진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성 모델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그만큼 더 어렵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이런 믿음을 늘 갖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훌륭한 일이지만 다른 누군가의 일일 뿐이고 내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어.” 이는 사업에 엄청난 걸림돌이 된다.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들이 저마다 역할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직원이 지속가능성을 책임지게 하려면 엄격함과 유연함 사이의 노련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유니레버의 경우를 보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체 목표는 최고경영진이 설정하지만 세부 실행 사항들은 개별 사업부와 팀의 책임으로 남는다. 음식물 쓰레기가 좋은 예다. 최고경영진은 음식물 쓰레기를 20% 혹은 30% 줄이자는 목표를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목표는 어떤 농작물을 어디서, 어느 국가에서, 또 어떤 방법으로 줄일 것인지 등의 측면에서 구체화돼야 한다. 어떤 국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주로 생산현장에서 발생하지만, 또 다른 국가에서는 유통과 소매 시스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전술이 뒤따라야 한다.

다음 사례들은 조직이 전체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추진하기 위해 각기 다른 부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 구매: 지속가능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매부가 할 일에는 공급망 안전성을 확보하고, 교육을 통해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소싱하며, 공급자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공급망 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축소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핵심 성공 요인은 구매부 직원들에게 원자재와 관련된 지속가능성 이슈들을 교육함으로써 공급자들과 전문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일례로 IBM은 공급자들에게 8가지 요건(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폐기물 재활용 확대, 에너지 사용량 절감 등)을 준수하고 그 결과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개선의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IBM이 협력업체들을 강제적으로 다그치거나 권위적으로 규제하지는 않았다. IBM의 최고구매책임자는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담은 편지를 보냈고 업체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매부가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

● 마케팅: 회사 제품이 가진 환경적, 사회적 혜택을 홍보하고, 책임 있는 소비와 올바른 폐기물 관리를 권고하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혁신 및 R&D 부서와 긴밀하게 협업하는 것은 모두 마케팅의 영역이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회사의 마케팅 기량을 각 브랜드(도브(Dove), 라이프부이(Lifebuoy), 크노르(Knorr), 바셀린(Vaseline) 등)의 사회적 목적을 고취하는 데 활용한다. 브랜드 매니저들은 담당하는 제품들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고 ‘브랜드 목적 선언문(brand purpose statement)’을 만든다. 네슬레(Nestle SA) 또한 진보된 마케팅과 영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회사 내부자들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지난 3년 동안 약 700명의 관리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혁신 및 R&D: 지속가능성을 단순히 회사의 비용절감 방편이 아니라 회사 전략의 핵심 요소로 삼으려면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사례가 필요하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으며 영양과 사회적 측면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들도 개발되고 있다. 일부 선두 기업에서는 모든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단(eco-efficiency와 life-cycle analysis을 활용해서)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유니레버의 관리자들에게는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소비자들의 환경 및 사회적 니즈를 살펴봐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테면 물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시장을 위한 제품을 개발할 때 관리자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물 사용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물 사용을 줄이는 방법도 강구한다. 그 결과 유니레버는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비누와 질병에 취약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에게 손을 충분히 꼼꼼하게 씻었는지 알려주기 위해 세척 과정에서 색깔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비누를 개발하고 마케팅할 수 있었다.

● 재무와 투자 관계: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업무가 많아지면서 재무 담당 임원들도 다른 부서 못지 않게 많은 장애물에 직면한다. 환경과 사회적 요인들을 고려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의 결핍도 그중에 속한다. 하지만 다우케미칼(The Dow Chemical Co.)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분야의 선도 기업들은 경제적 부가가치(economic value added) 같은 전통적 재무 기법에 지속가능성 평가기준을 통합한다. 보고 기능도 접목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업형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인 SAP는 재무와 지속가능성 정보를 모두 포함한 통합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11



● 법인 및 지역 사무소: 지구 건너편에 있는 법인은 지역 상황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이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 캄가온(Khamgaon)에 있는 유니레버 공장은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 사정을 고려해 농부들이 골막이를 세워서 작물의 수확량을 높일 수 있도록 보조했다. 이런 노력은 지역 주민들의 구매력을 높일 뿐 아니라 장래 공장 노동자들의 기반도 강화할 수 있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모든 직원들이 ‘지속가능성 렌즈’를 끼고 사업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다. 코카콜라유러피안파트너스의 현지 임원들은 직원들이 주도하는 소규모의 지역 혁신 프로그램들을 선정한다. 어떤 직원이 물이나 전력, 에너지 절감을 위해 특정 기계의 온도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조정한다고 해보자. 한낱 작은 변화일지라도 그런 소소한 결정들이 쌓여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6. 협력을 통해 경쟁의 장(場)을 재규정하라. 어떤 회사도 혼자서는 ‘공유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역주-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자원은 사람들의 남용으로 쉽게 고갈될 수 있다는 이론))’을 해결할 수 없다. 산림 벌목같이 복잡한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 내 협력이 필요하다. 사례가 하나 있다. 막스앤스펜서는 몇 년 전에 소모품 생산 시장이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과 국제소비재포럼(Consumer Goods Forum)에 참가했고, 같은 마음을 가진 조직들과 힘을 합쳐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기업과 사람들은 협력을 통해 전문성과 관계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고 파트너들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 표준 설정 권한, 여론 형성 능력 등의 경쟁력도 취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협력에 따르는 장애물 또한 많다.


기업

● 문화와 지속가능성 목표가 다르다.

● 서로 신뢰하기 어렵다.

● 지적 재산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 협력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경영진의 관심과 자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

● 다양하고 강력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대개 가치와 목표가 서로 상충하는)을 통합해야 한다.

● 협력 관계가 형성되면 파트너 회사들 사이에서 우리를 독특하게 차별화할 수 없다는 두려움도 생긴다.12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경쟁자들과 협력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을 경쟁보다 더 우선시해야 한다. 화학업계에 종사하는 한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온도계가 아닌 온도로 경쟁해야 합니다.” 이는 개별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통적인 사업 정신과 분명히 상충되며, 기업은 모든 이해당사자를 위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새로운 사업 철학을 수용했을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일단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 실행되면 회사의 내부 문화는 보통 더 협력적으로 변하고, 이를 통해 외부 협력도 더 수월해진다. 이런 선순환을 시작하는 현실적 방법은 먼저 공급자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코카콜라유러피안파트너스도 경쟁사들에 다가가기 이전에 이런 방식을 택했다.

둘째, 서로 벽을 깨고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중립적 존재’가 필요하다. 이 존재가 정부든, NGO든, 학계든, 무역협회든 상관 없다. 막스앤스펜서의 한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경쟁사인 세인스버리(Sainsbury)에 있는 예전 동료에게 전화해서 ‘이 이슈에 대해 논의하러 우리 회사로 오시겠어요?’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회의 장소의 경우에도 중립적 공간을 마련하면 참여 회사들이 어느 정도 편안함을 느끼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된다.

협력은 확실히 혁신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유통사들과 소비재 회사들로 구성된 국제소비재포럼은 팜유나 쇠고기, 콩, 목재처럼 대규모 산림 훼손을 초래할 수 있는 상품들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소싱함으로써 회원사들의 공급망 안에서는 벌목을 근절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위 4가지는 세계 산림 훼손의 절반 이상을 불러오는 품목으로 온실가스도 배출하는 결과를 낳는다. 2010년에는 유니레버, 프록터앤갬블(P&G),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코와 같은 경쟁사들이 산림 벌채와 싸우자는 안건에 동의하는 매우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런 기업들의 주도 덕분에 2012년에는 각 정부들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포부를 높이며 열대우림동맹 2020(Tropical Forest Alliance 2020)에 합의했다. 이는 기업과 NGO, 또 정부가 다 함께 산림 훼손과 싸우는 목표를 추진하는 데 힘이 됐다. 그리고 이 동맹의 결과로 2014년 9월에 개최된 UN 기후정상회의(UN Climate Summit)에서는 2030년까지 자연림 훼손을 아예 근절하고 2020년까지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뉴욕선언(New York Declaration on Forest)이 발표됐다. 이 선언은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지속가능성을 공동 목표로 삼았을 때 어떤 힘이 발휘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됐다. 물론 이런 변화를 한 회사가 선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의 다른 기업들이 공동의 목표 아래 조화를 이룰 때에만 NGO나 다른 이해당사자들도 기업들의 노력이 얼마나 진지한지 깨닫고 이 집합적인 포부와 그 규모를 더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이러할 때만이 비로소 의미 있는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다. 사실 이런 시스템 차원의 연합은 몇 년 전만 해도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분기별 수익과 주주 가치에만 집중해 왔던 다국적 기업들에 원대한 목표가 됐다. 경영진이 이 목표에 대한 심각한 장애물을 파악한 후 열정을 갖고 극복할 수 있다면 재무 성과와 지속가능성은 상호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일단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직원들 대부분이 같은 목표를 향해 싸워 나간다면 멈추지 않는 추진력을 갖고 계속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CB 바타차리아 · 폴 폴만

CB 바타차리아(CB Bhattacharya)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럽경영기술대(ESMT·European School of Management and Technology)에서 지속가능성 분야의 피에트로 페레로 의장(Pietro Ferrero Chair)이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센터(Center for Sustainable Business)의 센터장으로 있다. 그는 또한 의 공동 저자다. 폴 폴만(Paul Polman)은 유니레버(Unilever)의 CEO이자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위원회(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회장이며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United Nation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위원이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8218에 접속해 남겨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 폴 폴만(Paul Polman) | -유니레버(Unilever) CEO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위원회 (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 회장
    -UN 지속가능개발목표(United Nation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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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 바타차리아(CB Bhattacharya) | -(현) 독일 베를린 유럽경영기술대(ESMT·European School of Management and Technology) 지속가능성 분야의 피에트로 페레로 의장(Pietro Ferrero Chair)
    -(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센터(Center for Sustainable Business)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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