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vs. 절벽… 통합 vs. 분열… 역사를 바꾸는 ‘위대한 전쟁’ 시작됐다

218호 (2017년 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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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태호
Article at a Glance

10년 후 한국 시나리오를 결정할 양대 축은 결국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통합 여부다.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장을 재점화할 것인가, 성장 절벽에 떨어질 것인가. 사회적 통합에 성공할 것인가, 분열에 빠질 것인가. 이 2가지 변수에 따라 한국은 10년 뒤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번영을 취할 수도, 터져나오는 곡성으로 가득 찰 수도 있다. 다행히 미래는 바뀔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과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급한 이유다.



미래 초복잡성 환경의 생존 대안: 시나리오 플래닝

오늘날 미래는 단순한 불확실성을 넘어 ‘VUCA’, 즉 ‘유동적이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거대한 초복잡성 앞에 놓여 있다. 이처럼 복잡할 뿐 아니라 빛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상황에서는 시나리오 플래닝에 기반한 체계적 미래 대응이 필수적이다. 지금처럼 변화의 폭이 큰 환경에서는 넓게 보고 멀리 생각하는 능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 위협요소를 조기에 파악하고 즉각적인 대응으로 리스크가 발생하기에 앞서 미리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게끔 해준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파악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 선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조직역량 측면에서도 모니터링 및 주기적 대응을 통해 조직 구성원의 미래 예측능력 및 사업수행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T커니는 현재 미국에서 광범위한 국민적 소통을 통해 약 10년 후 미국 시나리오를 그려나가고 있다. 미래 세계의 핵심 축으로서의 미국의 미래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10년 후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동시에 기업 관점에서 그 시사점을 제시한다.



약 10년 후 미래 미국 시나리오: “America@250”

현재 AT커니는 미국에서 ‘America@250’라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건국 250주년이 되는 2026년의 미국의 미래 전망과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미 정·재계 인사 등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www.AmericaAt250.com 참조.)

마치 1776년 미국의 건국자들이 새로운 국가의 안정과 번영을 목표로 공동의 비전을 세우기 위해 열띤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과 같이 각 분야의 전문가와 더불어 미국 전 국민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상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에서 국민적 참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공황, 냉전시대와 같은 역사적인 변곡점을 경험한 이래 지금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한편으로는 매우 어두운 미래 앞에 놓여 있다. 이러한 공감대 위에서 미국이 매우 편파적인 국내 정치와 공공-민간 부문 사이에 깊어진 불신으로 인해 앞으로 더 교착상태에 빠질 것인지, 아니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향후 직면하게 될 많은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담론이 오가고 있다.

미국의 미래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먼저 미국은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및 가스 공급자이자 에너지 강국이다. 아울러 전 세계 500대 기업 중 200여 개 이상의 기업을 보유한 비즈니스 강국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더 나아가 선진 국가들 가운데 인구 성장률이 높은 편이라는 점 등은 미국의 미래를 밝게 비춰주고 있다. 반면 과거 역사를 통틀어 볼 때 현재 국민들의 대정부 신뢰가 매우 낮은 점, 2020년까지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요구되고 있으며 가뭄 현상 등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미국 학생들이 뒤처지는 점 등은 미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측면들을 시나리오 관점에서 살펴보면 10년 후 미국은 기본적으로 큰 경제적 성장을 이룰 때의 미래상과 그 반대의 모습으로 양분할 수 있다. 또 각각은 국가 차원의 계층 간, 세대 간 화합과 갈등 측면에서 다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총 4가지의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각 미래 시나리오는 상징성을 기준으로 편의상 미국 국가(國歌)인 ‘The Star Spangled Banner’의 가사 일부를 활용해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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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미국의 10년 후 미래상은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성공적인 국가적 통합을 이룬 모습일 것이다. 10년간 연평균 3.5%대의 성장을 달성하면서 정부와 민간의 신뢰가 회복되고 나아가 바이오, 나노, 로보틱스 등의 최첨단 기술로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So Gallantly Streaming: 찬란한 광휘 시나리오) 반면 경제적 성장과 국가적 화합에 모두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 정부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사회적으로 다양한 계층과 세대 간에 갈등의 골은 깊어져 실업률은 치솟고 GDP 성장은 1%대에 머무는 상황이 될 것이다. (Twilight’s Last Gleaming: 황혼의 미광 시나리오)



반면에 경제 성장은 답보상태에 빠져도 다행히 사회적 통합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특히 이 시나리오의 경우 밀레니얼세대의 급부상 속에서 사회정의나 환경보호와 같은 사회적 가치의 확산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Dawn’s Early Light: 이른 새벽 여명 시나리오)

한편 경제적으로는 성장을 거둔 반면 지역 및 경제 계급 간 갈등이 고조되거나 사회적 분열이 심화될 수 있다. (The Perilous Fight: 힘겨운 전투 시나리오)

이러한 미래상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동인(Driver) 측면에서 인구구조, 소비성향, 정치/정책, 기술발전, 환경/자원 이슈를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 시나리오 #1

‘찬란한 광휘(So Gallantly Streaming)’ - 국가적 대통합과 첨단기술 발전을 통한 고도의 경제 번영

미국의 10년 후 미래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서 민족적 다양성을 기반으로 국가적 집결에 성공하는 동시에 정책 측면에서 민관협력으로 산업 현대화와 혁신 등을 통해 고용 창출이 극대화된다. 이 시나리오의 경우, 밀레니얼세대가 지속적 가계소비 촉진을 통해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한다. 기술적인 면에서 고도의 생산성 향상을 실현하면서 바이오 및 나노테크놀로지, 로보틱스 등에서 지속적인 진화를 일궈낼 것이다. 특히 환경/자원 측면에서 대체 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효율화를 달성하고 이는 순환적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수출경기의 호황으로 미국 수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트럼프의 말대로 “Make America Great Again”이 실현될 것이다.


미국 시나리오 #2

‘힘겨운 전투(The Perilous Fight)’ -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 속에서 분열과 불평등으로 인한 갈등 고조

다음은 경제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이루지만 사회적 분열이 가중되는 시나리오이다. 먼저 인구구조 측면에서 첨단기술이 점차 일자리를 대체함에 따라 인구 규모나 증가율에 따른 부담이 심화될 것이다. 또 정치의 양극화가 지속되고 나아가 기업들의 단기 이익추구 경향이 심화될 것이다. 소수 부유층과 다수 서민계층의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기술의 진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및 실업률이 폭등하게 된다. 환경 측면에서는 낮은 국내 에너지 가격은 해외 투자를 끌어들여 시장을 활성화시키게 된다. 다수 해외 기업들에게 미국은 매력적인 생산거점이지만 정작 미국 기업은 점차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고 투자자들은 기술 섹터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미국 시나리오 #3

‘이른 새벽 여명(Dawn’s Early Light)’ - 밀레니얼세대의 급부상과 사회 주도 이면에 지속적 소비 위축 및 경제 둔화

이 시나리오는 앞선 ‘힘겨운 전투(The Perilous Fight)’의 반대 시나리오로서 경제는 침체에 빠지는 반면 다행히 사회적 통합은 진전을 보인다. 이 경우, 밀레니얼세대가 미국 내 가장 핵심 계층으로서 정치 및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나아가 그 세대가 중시하는 사회정의, 환경보호 등의 가치에 정치/정책이 집중될 것이다. 이들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덜 소비하며 상이한 소비 성향과 패턴을 보일 것이다. 아울러 밀레니얼세대 주도하에 무료 콘텐츠와 공유경제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차원에서 탄소세를 제정할 것이다. 미국 시장의 둔화는 수출 중심의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미국 시나리오 #4

‘황혼의 미광(Twilight’s Last Gleaming)’ - 장기 경기 침체와 사회적 양극화의 분열 속에서 대혼돈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는 정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다양한 계층과 세대 간에 갈등의 골은 깊어져 실업률은 치솟고 GDP 성장은 1%대에 머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인종 및 연령과 성별 등 다양성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고 국민의 정부와 기관에 대한 지지도 및 신뢰는 하락할 뿐 아니라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가계부채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환경 및 에너지와 관련해 정부 및 각 기관들에 대한 신뢰도 하락해 관련 문제가 불거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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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미래 한국 시나리오

이제 눈을 돌려 한국의 미래를 바라보자. 최근 국내 정치적 혼란과 외교적 딜레마, 경제 성장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 등을 고려할 때 10년 후 한국의 미래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한국보다 여러 측면에서 조금은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고, 어떻게 보면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국가들의 미래 또한 한 치 앞을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1∼2년 전까지 미국의 신임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을,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방향을 국민투표로 결정할 것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7%대에서 6%대로 내려 앉을 것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의 이면에는 분명한 동인이 있었고 복잡한 동인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뉴노멀 시대로 진입하면서 확대된 자국 중심의 성장 논리가 미국과 영국의 오늘을 불러왔다. 중국의 고성장을 담보했던 경쟁력과 글로벌 공장으로서의 입지가 약화되면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다. 이러한 동인들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10년 후 한국 시나리오를 결정하는 양대 축은 무엇일까?

현재의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결정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경제성장이다.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내수시장의 활성화와 수출 경쟁력의 확보다. 인구 1억 미만의 국가에서 내수시장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돼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 확보가 가능한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스타트업들, 그들을 지원하는 투자 생태계는 미국 내수시장의 규모에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 실패도 성공도 시장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한국은 특히 자영업 또는 1인 사업장 중심의 내수 환경, 서비스업의 낮은 부가가치 등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내수시장의 양적/질적 측면의 개선 기회가 아직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현재와 같은 내수시장 규모와 구조가 유지된다면 경제적 성과로의 연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수출 경쟁력은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주요 동인이다. 과거 한국은 적당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지만 지금의 경영 환경에서 이런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듯하다. 중국뿐만 아니라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일본과도 환율의 등락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다퉈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대비 품질에서 갖던 우위도 이제는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 독일, 미국, 일본에 뒤처진 원천기술의 격차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래도 스마트폰, 자동차, 화장품 등에서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는 선도 기업들을 현 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철강, 화학, 건설, 중공업, 소비재 등 타 산업에서 얼마나 많은 글로벌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할 가능성이 있느냐’가 향후 수출 경쟁력과 경제적 성과를 좌우하는 주요 동인이라 하겠다.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칠 메가 트렌드인 ‘4차 산업혁명’도 중요한 동인이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에 의한 기술 융합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제조업에서의 혁신을 이뤄낸다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의 혁신은 고용을 줄일 위험이 있고, 따라서 내수 성장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통에서의 혁신, 즉 ‘리테일 4.0’이나 콘텐츠 산업의 혁신 등이 병행돼 내수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규모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10년 후 한국의 경제적 성과는 ‘성장 재점화’와 ‘성장 절벽’, 양 극단으로 조망해볼 수 있다. 내수 및 수출에서의 성과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성장 재점화’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인구 절벽, 소비 절벽에 이은 ‘성장 절벽’을 경험할 것인지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측해볼 수 있다.

두 번째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를 결정하는 축은 사회적 통합 여부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갈등,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간의 신뢰 및 협력에 대한 의구심, 진보와 보수의 충돌, 부유층과 중산층 이하 계층 간의 갈등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가 미래의 모습을 결정한 중요한 요인이다. 결국 사회적 ‘통합’, 아니면 ‘분열’이라는 양극단의 방향으로 조망할 수 있다.

사회통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동인은 사회적 합의 시스템과 사회적 주도권의 향방이다. 사회적 합의 시스템은 어떤 결정 기준과 어떤 절차를 거쳐 합의를 도출하는가를 뜻한다. 최근 탄핵 정국은 정치적 의미를 넘어 새로운 사회적 합의 시스템이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헌법과 광장이 공존하고 대중의 정치적 관심하에 합리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화에 이르지 못하고 이후에도 이런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대내적으로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중요하다. 미래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장과 역할을 명확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주도권의 향방 또한 사회적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동인이다. 주도권이 누군가에게 넘어갈 것인가가 아니라 다양한 집단과 계층의 목소리가 균형 있게 채택될 수 있는가, 아니면 기득권 세력의 사회적 주도권이 유지되고 이로 인한 갈등이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다.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 여성, 노인,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의 사회적 발언권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인가가 중요한 동인이 되겠다.





10년 후 한국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통합 여부를 두 축으로 한국의 미래는 4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다. (각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의 편의를 위해 역대 한국 영화 가운데 높은 흥행 순위를 기록한 작품들의 이름과 이미지를 활용했다.) 높은 경제적 번영과 국가적 통합의 모습은 ‘명량’으로, 경제 성장은 둔화하나 안정적 사회에 진입하는 모습은 ‘국제시장’으로, 새로운 경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나 사회적 갈등 요소가 내재된 모습은 ‘내부자들’로, 경기침체 및 역성장하에 사회적 갈등 및 충돌이 지속되는 모습은 ‘곡성’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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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나리오 #1

‘명량’ - 12척의 조선 vs. 330척의 왜군,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서 4% 이상의 경제 성장률과 함께 세대 간, 계층 간 상호 양보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기업의 기술 혁신, 산업 구조조정이 장려되고 사회적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적극적 정책이 펼쳐질 것이다. 소비의 양적 성장과 질적인 다양화로 내수시장이 성공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내수시장에서의 실험과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중 일부 영역에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성과로 인해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투자 여력이 생길 것이고, 글로벌 환경 어젠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경제적 입지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제 사회에서 실리에 입각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한국 시나리오 #2

‘국제시장’ -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가 시작된다.

경제적 성과는 높지 않으나 사회적 통합에 기반한 안정적 사회로 진입하는 시나리오이다. 경제 성장률은 2%로, 주요 기관들에서 현 시점에서 전망하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수준이다. 젊은 세대와 중산층 이하의 요구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반영되고 정책적으로도 경제 정의 및 복지 등이 중시될 것이다. 소비 측면에서는 저성장에 대한 적응으로 가치 소비가 확대될 것이고, 저축 등의 미래를 위한 유보가 늘어날 것이다. 현재 경쟁력이 있는 전자, 자동차 등에서의 혁신은 지속될 것이나 타 산업의 경쟁력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미래 글로벌 사회 구성원으로서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주체적인 계획 및 추진이 있을 것이고, 글로벌 경제의 입지는 약화되나 명확한 노선에 의한 실리 외교의 모습을 띨 것이다.


한국 시나리오 #3

‘내부자들’ - 정의? 대한민국에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긴 한가?

기술 혁신에 의해 경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나 사회적 갈등 요소는 해결되지 않는 시나리오다. 경제 성장률은 3%로 미국과 중국의 10년 뒤 경제 성장률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수보다는 수출에 의한 성장일 것이고, 제조업의 기술 혁신에 의해 국내 고용은 더욱 위축될 것이다. 사회적 불균형이 확대되고 소비 역시 양극화돼 중산층 이하의 소비는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다. 디지털 핵심 기술에 대한 선진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을 것이고, 제조 경쟁력의 문제로 환경 문제 해결에는 미온적일 것이다. 현재보다 늘어난 글로벌 기업으로 인해 민간 외교의 방식으로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을 유지할 것이다.


한국 시나리오 #4

‘곡성’ - 소문과 의심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최악의 시나리오로서 경기 침체와 사회적 충돌이 맞물리는 상황이다. 세대 간, 계층 간 제로섬 게임의 논리가 팽배할 것이며 정책적 오류가 정치적 무관심을 야기할 것이다. 최소한의 소비 여력이 확보되지 않아 생계를 위한 부채가 증가할 것이고, 내수 위축은 가속화할 것이다.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에서 더 이상 기술적 차별성을 갖지 못할 것이다. 환경에 대한 논의는 중단되고 보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교적 영향력의 상실로 어쩔 수 없이 ‘선택’에 내몰리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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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및 결언

시나리오 플래닝의 목적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동인 중에는 통제가 불가능한 환경 요인도 있지만 준비를 통해 일부는 통제할 수 있는 동인도 존재한다. 사회적 통합 여부에 대한 논의는 현 시점에서 불확실성이 크고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경제적 성과 측면에서 한국 경제의 주요 주체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짚어 보고자 한다.

먼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절실하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경쟁에서는 한국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의 접근이 불가피했다. 상당한 성과를 낸 것도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이제 다시 비슷한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등의 주요 기반 기술에서 선진국이 앞서가고 있고, 독일 등은 이미 ‘인더스트리 4.0’의 레퍼런스를 확보해 가고 있지만 상용화 기술의 경쟁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유통 산업 등을 포함한 전 산업에 대해 공공과 민간의 4차 산업혁명 대응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내수시장의 구조조정을 통한 활성화 방안이 요구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저소득 자영업자의 높은 비중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대기업과 골목 상권의 상생을 규제나 출점 제한의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상호 연계를 통해 풀어가는 방식 등을 고민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재래 상점들의 브랜드 프랜차이즈화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지 등에 대한 합리적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고, 특히 대기업의 적극적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10년 후 한국 시나리오를 전망하고 주요한 동인과 시나리오별 모습, 시사점을 점검했다. 영화 ‘명량’의 홍보 문구처럼 ‘10년 후 한국의 모습을 결정하는 위대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충분한 준비만이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심태호 AT커니 한국사무소 파트너 Taeho.Sim@atkearney.com

심태호 파트너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주로 소비재, 유통산업 등을 중심으로 비전 및 사업전략, 마케팅/영업/조직혁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저서로는 <글로벌 리테일 인사이트>, 편역서로는 <마케팅 ROI> <시스템의 힘> <고객처럼 생각하라> <이노베이션 매뉴얼>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39호 2017 Business Cases 2017년 1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