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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

'“내 비서는 로봇 어드바이저야”. 밀레니얼세대, AI에 몸을 맡기다

박종일 | 217호 (2017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로봇의 시대가 오고 있다. 한때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컨시어지 서비스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대중화되는 추세다. 쇼핑, 여행 등을 넘어 최근에는 금융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로봇 어드바이저’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모바일 컨시어지가 트렌드로 자리잡는 배경에는 온디멘드 서비스의 유행이 한몫했다. 여기에 AI 등 기술의 발전, 밀레니얼세대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습성, 과도하게 많은 상품들로 인한 피로도 등이 어우러지면서 모바일 컨시어지라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백성진(한국외대 경영학과 4학년)씨가 참여했습니다.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의 사전적 의미는 ‘관리인’ ‘안내인’이지만 요즈음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중세시대 성에 딸린 집사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는 컨시어지는 중세의 영주를 모시듯 관광, 교통, 식당, 쇼핑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밀착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개인 비서처럼 손님이 필요한 정보 및 모든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제공하는 집사 등의 관리인, 비서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렇게 소수만을 위해 운영되는 컨시어지 서비스의 대상이 모바일 서비스의 확산과 기술적인 진보를 통해 일반인으로까지 넓어져 누구나 원하면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내가 직접 정보를 찾고 적합한 상품을 고르기 위해 검색하고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던 모든 것들을 이제 모바일 쇼핑 컨시어지가 대신 해결해줄 것이다. 날씨 확인, 교통 안내, 뉴스 검색, 쇼핑 행사 정보 등의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잔심부름부터 내 취향에 맞는 여행지 추천, 데이트를 위한 식사 장소, 회식을 위한 식사 장소 추천 등 TPO(Time/Place/Occasion)에 맞는 추천 서비스, 그리고 매우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베이비시터, 파출부 등 사람을 구하는 것까지 쇼핑 컨시어지 서비스가 대신하게 될 것이다.

컨시어지 쇼핑은 개인별로 다른 요구와 취향에 따라 다르게 응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면 고객 각각이 요구한 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컨시어지 쇼핑의 한 부분이지만 더 나아가 고객과 대화를 통해 고객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추가적인 요구는 없는지 파악하고 적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의 단순한 요구뿐 아니라 단순한 요청의 대행을 넘어서 고객의 총체적 요구에 대한 처리를 종합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요구를 한번에 해결해준다.


챗봇을 활용한 모바일 컨시어지 시대

“앱(app)의 시대가 가고 봇(bot)의 시대가 왔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Build) 2016’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한 말이다. 지금까지 컨시어지 서비스가 일부 VIP들을 대상으로 국한됐던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다. 고객에게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보니 이를 다수에게 확대 서비스할 수 없었다. 로봇 기술의 발전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7년이 챗봇을 통한 ‘컨시어지 서비스’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챗봇은 인공지능(AI) 로봇 프로그램을 통한 가상 대화(chatting) 시스템이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로봇이 나와 채팅을 하며 나의 물음에 응답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챗봇은 기본적으로 대화형으로 요청을 취합하고, 그에 대해 응답을 해준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이 직접 앱을 다운로드 받거나 사이트에 접속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일 처리를 해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챗봇 서비스는 고객을 1대1로 만날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 채널이며 매우 효율적인 CS 처리 채널 중 하나다. 봇을 통해 고객의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이 우리의 상품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정기적으로 항공권 특가 정보를 업데이트해주고, 항공권 예약을 대행해줄 수 있으며,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 정보를 전달해주고 해당 상품을 마트에서 구매해서 배달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모바일 시대가 되며 1대1 서비스의 편리함과 로봇의 효율성이 결합되는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챗봇 서비스에 통 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9월, 메신저 안에 구글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탑재된 모바일 메신저 ‘알로(Allo)’를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든 ‘@google’을 상대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알로는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0만 이상을 돌파하며 챗봇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페이스북은 2015년, 2016년 2년 연속으로 연례 최고개발자 콘퍼런스 ‘F8’에서 페이스북 메신저와 챗봇을 주요 주제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각 기업들이 자유롭게 페이스북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챗봇을 개발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메신저와 개발자 툴, 자연어 처리 기술 등 인공지능 기술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페이스북이 메신저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챗봇은 매우 효율적인 CS(Customer Service) 채널 역할도 하고 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이 생기면 고객은 주로 해당 업체의 고객센터에 연락하게 되는데 이때 고객은 고객센터와 통화하기 위해 일정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한편 고객센터 담당 직원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대체로 비슷한 문의를 해오기 때문에 정형화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챗봇을 이용하면 양쪽 다 이득을 볼 수 있다. 우선 고객들은 메신저로 간편하게 문의하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업체는 잦은 문의와 질문에 대해서는 매뉴얼된 최상의 답변을 제공할 수 있고, 새로운 문의가 발생할 경우에는 실시간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com)의 ‘라이브챗(Live Chat)’ 서비스다. 24시간 이용 가능한 라이브챗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품 구매와 관련된 다양한 문의 사항을 비용 부담이 있는 국제전화나 번거로운 e메일을 통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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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온디맨드 트렌드. 강화가 컨시어지 인기의 원인

컨시어지 서비스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커머스 업계의 온디맨드(on-demand·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 중심의 시스템이나 전략) 트렌드 강화가 있다. 모바일이 대중화되면서 기존에는 온라인에서 찾을 수 없던 가로수길이나 홍대 등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정보도 온라인, 특히 모바일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또 동네 맛집에서 음식을 배달시키거나 택시를 호출하는 일도 모바일을 통해 할 수 있게 되는 등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구매 연관 활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을 ‘O2O’라고 하는데, 이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online to offline)’ 또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offline to online)’를 뜻하는 다방향성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돈을 내고 구매를 했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경하고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상품을 비교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수령하는 일이 자유자재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때면 언제든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온디맨드 서비스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온디맨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고객이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시점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비스 제공의 즉시성이 강화되면서 ‘빠른 배송’ ‘맞춤형 배송’ 서비스는 필수가 돼가고 있다. 특히나 그동안의 배송 서비스는 온·오프라인의 경쟁 속에서 온라인 업계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돈을 지불하는 즉시 상품/서비스를 수령할 수 있는 데 반해 온라인 쇼핑을 할 때는 아무리 빨라도 하루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유통업계는 더 빠른 배송, 고객 맞춤형 배송을 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며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이 같은 온디맨드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등장했다. 먼저 기존 온디맨드 서비스와 컨시어지 서비스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짚어보자. 온디맨드 서비스는 이를 중계하는 시스템이 고객과 상품/서비스를 인접 지역 및 적합한 시간대 등 단순한 조건을 중심으로 매칭시켰으며, 고객의 요구사항도 비교적 단순한 것만을 해결해줄 수 있었다. 반면 컨시어지 서비스는 단순 요청의 해결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고객의 드러나지 않은 요구까지도 파악해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온디맨드 장보기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의 경우, 고객이 앱에서 원하는 상품을 하나하나 검색하고 주문을 하면 해당 업체에서는 고객의 주문 목록에 따라 오프라인 마트에서 대신 구매해 배송해주는 식이었다. 반면 컨시어지 쇼핑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이런 모습이 될 것이다. 고객이 메신저에 ‘오늘 저녁에 카르보나라 파스타가 먹고 싶은데 장을 봐줄 수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지면 메신저가 ‘네 식구가 먹을 분량에 맞게 카르보나라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혹시 함께 곁들일 샐러드나 와인은 필요 없으신가요? 마침 OOO 님이 좋아하는 화이트와인이 세일 중이네요!’ 하고 답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가져다주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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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 3대 키워드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를 탑재한 신흥 인공지능 메신저 ‘챗봇’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챗봇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서는 모바일 컨시어지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몇 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1) 편리성

모바일 컨시어지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편리성’이다. 편리성은 챗봇 등의 서비스가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최근 모바일 컨시어지는 메신저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자신들의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화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도로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최근 새로운 소비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세대’에게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 챗봇을 활용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위해 귀찮게 새로운 앱을 설치해야 하고 이 때문에 밀레니얼세대에게 큰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바일 데이터’를 추가로 소비해야 한다면 이들에게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과거 어떤 세대보다 메신저에 익숙하다. 어려서부터 휴대전화에 익숙한 이들은 한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전화통화를 불편해 하는 특성도 있다. 이를 대인관계 전문가 매리 제인 콥스는 ‘폰포비아(phone phobia)’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밀레니얼세대는 기성세대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일을 처리하고, 유독 전화통화를 하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 대화 도중 적절한 단어를, 적절한 순서로, 적절한 시간 안에 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의 월 실사용자는 약 4000만 명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80% 이상이 ‘카톡’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음성 통화 사용자는 점점 줄고 있다. 컨설팅회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의 22%는 스마트폰의 통화 기능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메신저가 기존 의사소통 방식을 대체해가는 셈이다.

모바일 컨시어지가 빠르게 자리잡으려면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불필요한 통화를 하지 않아도 되고, 따로 앱을 까는 불편함이 없으며, 간단하게 밀레니얼세대에게 익숙한 메신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다.

2) 커스터마이징

모바일 컨시어지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커스터마이징이다. 사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e커머스 플랫폼이 등장한 이래 계속돼왔다.
e커머스 초기 사업자들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 대항해 다양한 제품군을 저가에 공급하는 사업 방식을 통해 고객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다. 많은 상품을 빠르게 확보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와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했다. 하지만 수많은 상품이 있다는 장점이 결국 동시에 선택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

요즘같이 기술이 발달한 시기에는 신제품이 나오기 무섭게 유사한 상품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똑같은 상품이라 해도 수많은 판매업체에서 가격, 사은품, 배송 혜택 등 조금씩 조건을 달리해 판매 목록에 올리기 때문에 고객의 선택의 폭은 지나치게 넓어지게 된다. e커머스 플랫폼에서 아무리 인기순 혹은 낮은 가격순 등 조건값을 설정해 정렬해서 제품을 검색해도 비슷한 상품이 많게는 수십여 가지가 검색되다 보니 고객의 피로도는 증가한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커스터마이징은 외식, 의료, 패션, ICT, 주거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떠올랐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제품,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 소비심리는 ‘디지털 컨시어지’를 움직이는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챗봇 서비스가 개개인의 취향이나 기호를 분석해 적절한 레퍼런스를 해준다는 점에서 ‘커스터마이징’은 디지털 컨시어지의 핵심 키워드다.

그렇다면 커스터마이징 된 컨시어지 서비스의 화룡점정은 무엇일까. 최근 유통-물류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라스트마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스트마일이란 물류에서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상품을 전달하는 배송의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최근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라스트마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배송 속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컨시어지의 최종 목표는 ‘고객 만족을 위한 세심하고 빠른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봇을 활용한 컨시어지 서비스가 배송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정 주부와 혼자 사는 직장인 여성이 원하는 배송 서비스는 다를 수 있다. 때문에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배송 서비스가 다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로봇을 활용한 모바일 컨시어지는 소비자들이 현재 ‘원하고 있는 서비스’를 넘어서 ‘원할 수도 있는 서비스’까지 연구해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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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공지능(AI)

마지막 키워드는 인공지능이다. 결국 모바일 컨시어지는 개인의 로그이력, 구매이력, 검색이력 등을 이용해 단순히 재편집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융합해 분석하고 개별 소비자에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앞으로 모바일 컨시어지로 대체될 주요 업무 범위는 쇼핑을 넘어 금융, 부동산, 의료 등으로 폭넓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런 발전 방향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이 바로 AI 기술이다.

국내 e-커머스 업체 중 하나인 11번가의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는 아직까지 자연어 처리부분에 있어서 능숙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AI 기술에 대한 관심과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앞으로 수년 안에 챗봇이 소비자의 취향을 예측해 제품과 서비스를 알아서 추천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정보 범람의 시대에 검색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에게 챗봇을 활용한 컨시어지 서비스는 새로운 검색 포털로 자리잡을 것이다. 메신저 형태의 이런 서비스는 갈수록 게을러지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의 검색 피로도를 최소화해줄 수 있다. 또 대화형 봇을 통해 소비자와 더욱 밀착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챗봇의 발달은 B2C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컨시어지 서비스 : 로보어드바이저(로봇 자산 관리자)

로봇을 활용한 컨시어지 서비스는 금융 산업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은 좀 더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조언자(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 기반으로 만들어진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의 성향에 맞는 자동화된 투자 및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주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지속적인 개인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Set It and Forget It(맡기고 신경 끄세요).’


이 말은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업체 웰스프런트(WealthFront)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을 설명하며 내건 슬로건 중 하나다. 로보어드바이저에 자산을 맡기면 고객이 신경 쓸 필요 없이 알아서 자산을 잘 운용하고 관리해준다는 의미다. 365일 24시간 나만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바로 로보어드바이저다.

영국의 대표적인 은행 중 하나인 RBS(Royal Bank Of Scotland)는 2016년 3월 220명의 자산관리사를 해고하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면상담은 220만 파운드(한화로 약 33억 원/파운드 환율 1500원 기준) 이상 투자한 고객에 한해서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동차산업, 전자산업 같은 제조업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제는 서비스업에 속하는 금융업에서도 본격적으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반대 의견도 있긴 하지만 인간과 로봇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세상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로봇이 어느 정도까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 즉 인간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대신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분을 대신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조금씩 견해가 엇갈릴 뿐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징들을 사람의 몸에 비유해 설명하자면, 첫 번째로 사람의 머리 역할을 하는 AI를 가지고 있다. 정교하게 잘 짜인 알고리즘에 의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두뇌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사례의 학습을 통해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머신러닝(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사람의 손보다 더 많은 무한의 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는 대량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산업혁명으로 제조업은 자동화된 기계들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보어드바이저의 손을 빌려 이제는 서비스업에서도 대량 서비스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수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수가 무제한이다. 세 번째 특징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발을 가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의 용이함을 가지고 있다. 무형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빠른 성장이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에게 서비스를 받을 때는 시공간의 제약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자리 잡았었지만이러한 제약을 가지고 있지 않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17년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더욱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로보어드바이저 선진국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 AT커니에 따르면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관리되는 자산은 2016년에는 3000억 달러에서 2020년 2조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AI의 발전과 더불어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또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으로 많은 금융인력이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로봇의 시대가 온다

세계 최대 ICT 업체인 페이스북은 2016년 4월에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F8’에서 ‘판초(Poncho)’라는 지능형 챗봇 기술과 실시간 채팅 플러그인을 공개하며 “앞으로 10년, 페이스북의 미래는 페이스북 메신저다”라고 선언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 탑재될 예정인 판초는 일기예보와 연계된 옷차림, 꽃 배달, 교통 상황 안내, 쇼핑몰 추천 등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 회원이 판초에게 날씨를 묻기 위해 말을 걸면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농담을 주고받으며 일기예보를 알려준다.

또한 2016년 5월 구글도 봇 기반의 메신저 앱 ‘알로(Allo)’를 선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인공지능 비서 프로그램 ‘코타나(Cortana)’와 인터넷전화 ‘스카이프(Skype)’를 결합한 챗봇 솔루션 개발을 발표했으며 라인, 텔레그램, 카카오톡 등 글로벌 메신저업체가 경쟁하듯 챗봇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을 연동시키는 데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를 공개할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처럼 세계 ICT업계에 봇 열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 기술 도입을 줄줄이 발표하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메신저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돼왔으나 일대일로 고객을 응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화 상담과 유사한 문제점이 있었다. 즉, 채팅창에서 고객의 질문에 답할 운영 인력을 필요로 하고, 이에 따라 고객 대기 시간이 발생하며, 근무시간 중에만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메신저에 인공지능 챗봇이 탑재될 경우 이런 문제점들이 일시에 해결된다.

메신저가 커머스 플랫폼이 되면 매일 수도 없이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듯 가볍게 정보를 검색하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받은 후 주문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상품 주문을 위해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매우 큰 장점이 된다.

우리는 무언가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늘 대화를 한다. 친구들과 메신저로 사고 싶은 물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미 그 상품을 구매한 사람이 있다면 추천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상품을 구매하는 시점에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판매자에게 문의를 남기고 답변을 기다린다. 대화형 커머스 모델은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 방식에 자연스럽게 침투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현재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메신저를 통해 고객과의 일대일 응대, 정보 제공, 예약 및 구매, 배송·교환·환불 관련한 CS 처리까지 가능한 토털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온 앱의 시대가 가고 이제는 봇의 시대가 오고 있다.


박종일 커넥팅랩·착한텔레콤 대표 justin.park@goodmobile.kr
필자는 통신사, 증권사에서 통신요금 및 모바일 서비스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IT 디바이스 유통 벤처기업 착한텔레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모바일 포럼 커넥팅랩을 운영하며 국내외 모바일 산업의 트렌드를 연구하고 이를 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Tips for Practitioners

1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는 온디맨드 서비스의 확산 덕분에 대중화될 수 있었다. 기존에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모바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온디맨드 방식으로 공급되면서 소비자들은 이 같은 서비스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2 챗봇의 기술적 발전이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챗봇은 고객을 하루 24시간, 1년 365일 1대1로 상대할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 채널이자 매우 효율적인 CS 처리 채널 중 하나다.

3 밀레니얼세대는 귀찮거나 복잡한 것을 싫어하기에 모바일 컨시어지는 일단 편리해야 한다. 또한 커스터마이징이 핵심이다. 즉 남들과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소비자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 향후 모바일
컨시어지 서비스는 AI가 소비자의 니즈를 알아서 파악해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종일 박종일 | -통신사, 증권사에서 통신요금 및 모바일 서비스
    -(현) IT 디바이스 유통 벤처기업 착한텔레콤 대표이사
    justin.park@goodmobi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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