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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파트너십으로 가치 창출. ‘제휴 포트폴리오’를 아시나요?

김성아,프랭크 T. 로사에르멜(Frank T. Rothaermel),하 호앙(Ha Hoang)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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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질문
기업이 사업 제휴를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많은 기업들이 잘못된 가정에 따라 제휴를 시작하며 이는 실패의 씨앗이 될 수 있다.
- 제휴 활동들을 5단계로 서로 연계하는 전략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 기업은 자신들의 제휴 포트폴리오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2016년 가을 호에 실린 ‘How to Manage Alliances Strategically’를 번역한 것입니다.



전기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모터스(Tesla Motors Inc.)는 2010년에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한 이후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일례로 테슬라는 2016년 여름, 회사의 시가총액이 약 300억 달러(한화로 약 35조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IPO 이후 기업가치가 800% 이상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런 성공에는 테슬라를 이끄는 경영진(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 디자인 책임자인 프란츠 본 홀츠하우젠,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J.B. 스트라우벨)의 공도 상당히 컸을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굴지의 대기업들과 전략적 동맹관계를 맺어온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특히 다임러 AG(Daimler AG)와 도요타(Toyota Motor)라는 두 핵심 기업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는 테슬라가 사업 초기에 성공을 이루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다임러와의 제휴로 당시 절실했던 현금을 유치할 수 있었고, 도요타와의 제휴는 테슬라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Palo Alto) 근처에 있던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생산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2008년에 100% 전기차 모델인 로드스터(Roadster)를 판매하기 시작한 테슬라에는 관련 시장도, 정통성도 없었다. 게다가 골치 아픈 기술적 문제들과 비용 과다로 고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휴 파트너로 바꿈으로써 사업 초기에 직면한 도전과제들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테슬라는 기업공개 이전 해인 2009년에 다임러와의 기업 제휴에 돌입했다. 자동차공학 분야에서 다임러의 역사는 내부 연소엔진으로 자동차를 움직였던 1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거래로 테슬라는 뛰어난 공학 전문가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뿐 아니라 5000만 달러나 되는 투자 자금을 유치함으로써 파산의 위기마저 감돌았던 사업을 회생시킬 수 있었다.

이듬해 체결된 도요타와의 제휴는 또 다른 수혜를 가져왔다. 이 계약을 통해 테슬라는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General Motors)의 합작으로 탄생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Fremont)에 있는 뉴 유나이티드 모터 매뉴팩처링(NUMMI·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 공장을 매입할 수 있었다. 테슬라는 또 린생산방식(lean manufacturing)의 선구자인 도요타로부터 고품질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도 습득했다. NUMMI는 캘리포니아에 남아 있는 유일한 대형 자동차 생산공장으로 테슬라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서도 고작 40㎞ 정도 떨어져 있었다. 이 공장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최근 발표한 모델3(Model 3)의 생산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제품은 출시 발표 3개월 만에 35만 대 이상의 사전 주문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1

2014년, 테슬라는 일본 오사카에 본사가 있는 파나소닉(Panasonic Corp.) 사와 또 다른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파나소닉은 가전제품 회사로 배터리 기술에서도 세계 일류로 손꼽힌다. 지속적이고 분산적인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테슬라에게 파나소닉과의 협력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이 두 회사는 네바다주에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우기 위해 50억 달러를 공동 출자하기로 했다. 이렇게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업계 선도 기업들을 전략적 파트너로서 유인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테슬라 성공 공식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다임러와 도요타, 파나소닉이 테슬라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개별 기업들이 전략적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들을 추진할 때 그에 필요한 자원이나 기술, 지식을 모두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 환경이 불확실하고 리스크가 높을 때에는 기업 혼자 사업을 추진하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진행하는 것보다 파트너십이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2 이런 연유로 이제 많은 회사가 제휴 사업들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영진은 전 세계 다양한 파트너들과 맺은 다수의 제휴 프로젝트들을 한꺼번에 경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3 하지만 기업 간 제휴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기업들의 이해 수준이 떨어진다. 제휴 사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처방전은 대개 너무 간단하고 단편적이며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다 전략적 요소에도 제대로 주목하지 않는다. 필자들은 이 글에서 현실적 지침들과 더불어 제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체계를 제시함으로써 이런 결함을 해결하고자 한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테슬라 사례는 신중한 계획을 토대로 제대로 실행된 제휴 전략이 잠재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이점들을 보여준다. 전략적 제휴는 기업에 성장 기회를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도구로 간주되지만 필자들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제휴 포트폴리오들의 절반 정도는 성과가 미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4 물론 제휴 성과에 대한 이런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제휴 사업이 기대만큼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말은 타당한 평가일 것이다. 왜 그럴까?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제휴의 수가 증가한다면 기업들이 관련 활동들을 수행하면서 배운 내용을 통해 제휴 역량을 더욱 발전시킨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제휴 성과를 높이는 요인들에 대한 필자들의 연구를 보면 기업들의 학습곡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에 따라 다른 비율로 저하된다.5 (‘연구내용’ 참조.) 이 점에 있어서는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중소기업은 조직 내부가 덜 복잡한 편이고 학습을 통해 얻는 인센티브는 더 높기 때문이다. 필자들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제휴 경험에서 얻는 이점들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경험을 포착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지 그 역량에 달려 있었다(이를 테면 두 회사 중 한쪽은 제휴관계에서 추가 혜택을 얻지만 상대편 회사는 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저지를 수 있다).6  따라서 한 회사의 제휴 포트폴리오- 모든 제휴관계를 합친 것-를 관리하는 데는 전체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신들이 체결하는 제휴 사업들을 개별적인 계약으로 보지 않고 자동차 기술에서 새로운 표준을 확립하기 위한 전체 전략의 일부로 간주하며, 이런 태도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했다.7


DBR mini box

연구내용

기업들의 제휴 관리 역량이 어떤 식으로 향상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필자들은 수년간에 걸쳐 다양한 연구들을 수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거대 제약사와 소규모 바이오기술벤처들 사이에 맺어진 약 300건의 R&D 제휴 프로젝트들을 20여 년간에 걸쳐 깊숙이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필자들은 두 가지 형태의 ‘실행을 통한 학습’에 주목했다. 즉, 일반적 제휴 경험(기업이 다양한 파트너들과 폭넓은 제휴 활동을 통해 얻는)과 파트너별 제휴 경험(동일한 파트너와 오랜 기간 동안 반복해서 제휴 관계를 맺음으로써 얻는)이었다. 필자들은 경험곡선을 기초로 제휴 경험과 제휴 성과 간에는 비례 관계가 성립되지만 파트너십이 추가될수록 한계수익은 점차 축소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추가된 제휴 관계들을 통해 전체 학습 효과를 높일 수는 있지만 각 제휴 관계가 기여하는 학습 공헌 효과의 절대치는 하락하는 것이다.

필자들이 수행한 경험적 연구에서도 흥미롭고 예기치 않은 결과들이 나왔다. 첫째, 후속 R&D 제휴 프로젝트의 성과는 전적으로 일반적 제휴 경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추가 제휴 사업의 한계수익은 줄어들었다. 둘째, 예상과 달리 특정 파트너에 국한된 제휴 경험은 후속 R&D 프로젝트 성과에 사실상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같은 파트너와 연속해서 제휴관계를 맺을 경우 그 성과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이전 제휴 경험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325개의 글로벌 바이오기술 회사들이 추진한 2200여 개 R&D 제휴 프로젝트들을 경험적으로 분석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회사가 다수의 제휴 프로젝트를 동시에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업의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전사 차원에서 제휴 사업에 국한해 분석됐다. 그 결과 제휴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관리 역량이 필요하며 제휴 경험이 풍부할수록 다수의 제휴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역량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자들은 한층 더 들어가 조직이 내부적으로 축적한 다양한 경험들이 제휴 학습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 이 연구에서 필자들은 외부 지식을 포착하고 내재화하는 조직의 내적 탐구 경험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들 가운데 강력한 R&D 역량을 갖춘 회사들은 유망한 스타트업 중에서 최적의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R&D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필자들은 또한 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에서 조직의 경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살펴봤다. 조직이 쌓은 제휴 경험과 내부 역량에 따라 제휴 성과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들은 일련의 가상 논리들을 발전시켰고, 이에 따라 내부 역량과 외부 역량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결합한 특정 역량들이 제휴 성과를 증진시키는지, 아니면 저해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제휴의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먼저 그 이유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다. 왜 그렇게 성공하기 어려운 걸까?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으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관리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필자들은 많은 관리자들이 제휴 프로세스의 핵심 단계들을 관리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게다가 그들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잘못된 가정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1) 우리는 좋은 파트너들을 만날 수 있다. (2)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 (3) 제휴를 통해 회사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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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1 좋은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

업계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은 더 폭넓은 맥락에서 제휴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하게 만든다. 제휴 파트너를 찾는 시장은 대개 혼잡하며 경쟁도 심하다. 게다가 보통 관리자들에게는 최적의 상대를 파악할 만한 정보도 불충분하다. 예를 들어 바이오기술 혁명기에는 약 2000개의 벤처들이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 중 대다수는 거대 제약사와 제휴하면 회사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면서 기업가치도 높여 재빨리 IPO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기업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으려 애썼다.8  하지만 바이오기술 혁명이 시작되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 큰 성공을 거둔 회사는 몇 개 되지 않는다.9  대부분의 벤처는 실패했다.10


가정2 제휴 관계를 통해 합당한 수준의 경제적 가치를 포착할 수 있다.

당신이 파트너 회사를 협상 테이블까지 불러올 수는 있어도 그 동맹을 통해 충분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기업들은 보통 경쟁에서 오는 과도한 압박으로 거래를 조속히 체결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상대 회사 대신 제휴할 수 있는 다른 후보들을 평가하는 일처럼 제휴 관계에서 상대적 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들을 산정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다. 또 다른 경우로, 특히 상대 회사가 굴지의 대기업일 경우에는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너무 많은 가치를 상대에게 양보하는 회사들도 많다. 그 결과 회사는 지속적으로 건강한 제휴 포트폴리오를 갖지 못하게 된다.


가정3 제휴를 통해 회사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

제휴 관계를 조정하고 모니터링하는 비용은 측정하기 어려우므로 파트너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비현실적으로 높게 산정하는 회사들이 많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이를 예측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면 엄청난 가치를 잃게 된다. 더군다나 기존 제휴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동맹 관계를 추가하면 경쟁관계에 예기치 못한 파급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11

헬스케어 업계에서 일어난 한 전략적 제휴 사례를 살펴보자. 제휴를 협상한 경영진은 두 회사가 운영 측면에서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찍이 발견했지만 협력이 전개되면 이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장애물은 경영진이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처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의사결정 구조의 차이로 서로 오해와 부정적 인식이 커졌고, 결국 개인적 적대감과 불신임으로 악화됐다. 임시 해결책이 마련됐지만 두 회사 모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둘 중 경험이 부족한 회사는 전문 인력들로 핵심 관리그룹을 만들어 미래의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값진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제휴 관리 역량 향상시키기

제휴 관리에 대한 과거 연구들은 제휴 프로세스의 특정 단계에만 집중한 경향이 있었다. 이를테면 독자적 동맹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처럼 말이다.12 이런 접근법을 따르면 관련 이슈와 대책들을 단편적이고 불완전하게 이해하게 된다. 글로벌화와 기술적 진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등과 같은 변수들로 인해 보통 경영진은 지역도 다르고, 제휴 경험에 대한 성숙도도 다른 여러 파트너들과 계약을 맺고 다수의 제휴 건들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제휴 프로젝트들을 이렇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관 활동들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도 많이 나올 수 있다. 필자들은 연구 경험을 기초로 관리자들이 제휴 관계를 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 체계와 일련의 주요 질문들을 개발했다.

이 관리 체계는 제휴 사업에서 이점을 창출하는 데 따르는 복잡한 이슈들과 함께 제휴의 이점을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경계해야 할 것들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부적합한 파트너를 선정하면 너무 많은 가치가 협상 과정에 소모되고 정작 제휴 포트폴리오에는 공헌도가 떨어지므로 아무리 제휴 활동을 탁월하게 잘 수행한다고 할지라도 전체적 수익은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필자들은 제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5가지 단계의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 5가지 단계는 파트너 선정(partner selection), 거래 협상(deal negotiation), 실행(execution), 종료(exit),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로 구성된다. (표 1) 이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필자들은 덴마크 빌룬트(Billund)에 본사를 둔 유한회사인 레고 A/S(Lego A/S)의 2000년대 제휴 프로젝트들을 예로 들었다. 2000년대 초반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레고가 부활한 데에는 기업 간 제휴를 통해 핵심 경쟁력을 활용하고 확장한 것도 큰 기여를 했다.13 2005년에 10억 달러였던 레고의 연간 매출은 2015년에 50억 달러 이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1단계 파트너 선정.
전략적 제휴란 새로운 프로세스나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조직이 사업을 협력하기로 자발적으로 합의하는 것을 말한다. 제휴는 협력 조직들이 기존에 존재하는 지식과 자원, 역량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식과 자원, 역량을 개발하는 활동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14  필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트너를 선정할 때는 그 회사가 과거 협력을 통해 어떤 경험들을 쌓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상대방 회사가 제휴 사업의 성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15 조직의 외부 경험은 내부 역량을 보완할 수 있으므로 잠재적 파트너들을 평가할 때는 그들이 이번 제휴 프로젝트에 공헌할 수 있는 유관 경험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16

관리자들이 이런 내용을 기초로 파트너를 철저히 평가하면 협상의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왜냐하면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잠재 파트너에게 제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더 명확히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석 정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성공적 제휴 사업에 필요한 자원과 경영진의 관심을 확실히 받을 수 있다. 잠재 파트너들을 아무것도 없는 진공 상태에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잠재적으로 얼마만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전체적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얼마나 전략적으로 적합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레고는 이전까지 제휴 파트너들을 몇 개의 한정된 기준들을 통해 선정해 왔었다. 또한 그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레고라는 브랜드 활용도가 높아지고 확장되면 결국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레고는 스타워즈(Star Wars), 인디아나존스(Indiana Jones), 해리포터(Harry Potter),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배트맨(Batman), 심슨 가족(the Simpsons), 아이언맨(Iron Man) 같은 영화들의 지적 자산(캐릭터와 브랜드들) 사용권을 얻었다. 레고는 자신들이 지적 자산을 갖고 있지 않은 라이선스 제품들의 제조와 글로벌 배급, 프로모션에 투자해야 했으므로 관련 수익은 주로 파트너들이 가져갔다.17

하지만 최근 레고는 전략과 운영 측면에서 모두 적합한 파트너를 찾기 위해 잠재적 제휴사를 평가하고 협업하는 데 좀 더 까다로운 태도를 취하게 됐다. 레고무비(The LEGO Movie)는 이런 새로운 접근법의 결과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60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이 영화는 2014년 개봉 후 이듬해까지 총 4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달성했다. 레고는 영화 제작을 위해 자신들에게 부족한 핵심 자원과 역량을 얻고자 여러 회사들과 파트너십 협약에 들어갔다. 이를테면 애니메이션과 시각효과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에 있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및 디자인 스튜디오인 애니멀로직(Animal Logic Pty Ltd.)에서 작업했으며 워너브러더스픽처스(Warner Bros. Pictures)에서는 자금과 영화 배급을 지원했다. 레고는 이 영화를 통해 그동안 주요 타깃이었던 5∼12세 어린이층을 뛰어넘어 폭넓은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다.


2단계 거래 협상.

협상 당사자들이 제휴의 조건 및 상호 책임과 보상 내용을 정하는 이 단계에서는 수많은 도전과 직면하게 된다. 파트너의 희생을 통해 잠재 가치의 노른자를 챙기려는 협상가들은 제휴관계를 약화시키는 위험을 무릅쓰며, 결과적으로 수혜를 거의 얻지 못하기도 한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타협은 협상력의 차이로 실망스런 결과를 얻기 쉽다. 규모가 작은 회사의 협상가들은 자신들이 대부분의 리스크를 짊어지는 편파적 거래 조건이 언젠가는 파행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돼 정작 실행 단계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데에만 몰두하게 된다. 협상이 이런 식으로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면 제휴 팀들의 의지가 약해지면서 파트너십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 또한 낮아진다.18

성공적인 협상은 실행 단계를 염두에 두고 설정돼야 하며 협상가들과 이후 실제로 사업을 수행할 담당자들 간의 지식 공유를 뒷받침해야 한다. 사업개발팀이 이 프로세스를 너무 급히 진행할 경우에는 향후 협상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정보 교환을 촉진하고 조정 능력을 향상하는 데 최적화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19 제휴 협상 관련 사항이 파트너십 조건을 협상하는 사람들로부터 관련 활동을 실제 담당할 관리자들에게 이월되는 과정에서 회사는 제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20

파트너들과 맺은 제휴 관계를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세부 계획을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 협상의 일부로 우발적 상황에 대한 대책이나 단계적으로 파트너십 축소 절차를 세워두는 것이 유리하다.21 이런 논의가 없다면 기업의 제휴 포트폴리오는 변화하는 환경과 전략을 반영하지 못하고 관성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레고는 레고무비 제작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사업을 협상할 때, 이전에 파트너십을 체결했을 때보다 프로젝트의 범위를 훨씬 더 분명하게 정했다. 레고의 기존 파트너들 중 일부는 수년간 이어진 제휴 계약으로 관계가 좀 지지부진해진 상태였지만 레고무비에 있어서는 향후 협력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과 더불어 제휴 관계와 범위를 명확히 규정했다.



3단계 실행.
파트너별로 정한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이 다른 다양한 조직의 사람들과 협력이 필요하다. 지역과 산업, 분야별 경계를 넘어서 협력하는 제휴 프로젝트들도 많다. 하지만 기업 간 제휴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려면 관련 이슈들을 함께 이해하고 새로운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초래되는 불가피한 마찰들도 극복해야 한다.

레고의 경우, 레고무비 제작에 있어 잠재적 파트너들과 제휴 조건을 구체적으로 협상하는 동시에 그 내용을 확고히 실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고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온전하게 지켜 나가면서 적절한 수익도 확보하기 위해 계약상의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자 했다. 또한 레고의 경영진은 스토리라인과 시각 효과 모두 창의력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창의적 작업 환경을 위해서는 파트너들 또한 유연하고 열린 태도로 함께 소통해 나가야 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 레고는 각각의 제휴 파트너가 레고무비를 위해 최선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계약을 맺었다. 레고도 가상공간에서 블록을 쌓는 시스템 등 회사 소프트웨어나 데이터 관련 지적자산을 파트너들과 공유했다. 또한 새로운 캐릭터 개발이나 세트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면서 3년간 진행된 영화 제작 과정에서 주요 결정 사항들을 위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 제휴를 추진할 경우에는 몇몇 직원들만 관련 활동을 경험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대기업들은 제휴 관련 조직과 프로세스, 보상 시스템을 잘 구축해 협상의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보관함으로써 향후 역량 향상에 활용할 수 있다.22  거대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앤드컴퍼니(Eli Lilly and Company)는 이 부분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다. 즉 기업 간 제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활동을 전담하고 조직의 운영 노하우를 한데 엮는 전문 직군을 만들었던 것이다.23 임원급 제휴 담당 책임자와 현장 리더들을 선정했고 제휴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과 모범사례들을 조직 전체에 전파하도록 전문 교육을 받은 제휴 관리자들이 리더들을 보조하게 했다.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휴 관리자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팀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개발함과 동시에 제휴관계가 건전한지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갈등 해결 조치들을 미리 확립할 수 있도록 세부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또 누가 담당할 것이지를 정한 로드맵을 개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범사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휴 업무를 전담하는 팀이 필요하다.24 이들은 축적된 제휴 관련 경험들을 중앙화하고 조직 전체에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과 프로세스, 그리고 구조를 정비하는 동시에 제휴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조정한다.


4단계 종료.
일부 제휴 관계는 쓰디쓴 갈등 속에 끝나기도 하지만 제휴의 종료가 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휴란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 성과가 미진하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제휴를 끝낼 만한 요인들을 사전에 논의함으로써 파트너 회사들은 언제부터 해체 프로세스에 들어가야 할지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일례로 레고가 추진한 제휴 관계들 대부분은 기존 제품 라인에 새로운 요소를 부여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파트너십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며 어느 시점부터는 수익이 줄기 시작하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또 이런 사실 때문에 레고와 동맹관계를 고려했던 회사들의 마음이 틀어진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워너브러더스는 레고무비에 참여함으로써 거둔 성과에 매우 만족했고, 그 결과 후속편과 파생작(spin-off) 제작에도 참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제휴 관계를 끝낼 때에는 파트너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명시한 프로세스를 따라야 한다. 그 무엇보다 파트너 간 수익과 손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초기에 미리 합의해야 한다. 양쪽 회사의 또 다른 제휴 파트너들에게도 계약을 끝내는 이유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회사의 명성에 해를 끼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필자들이 인터뷰했던 한 경영진은 회사가 계약 종료 계획을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으므로 파트너인 대기업이 4년간의 계약 관계를 끝내겠다고 통보했을 때 조직이 혼란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렇게 불확실하고 혼돈스런 상황은 회사의 주가를 급락시킴으로써 주주에게도 손해를 미칠 수 있다.



5단계 포트폴리오 관리.
회사의 제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계약 구조들을 고려해 파트너를 선정하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수준으로 다수의 파트너들과 제휴 관계를 맺으면 한 파트너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를 낮추고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비슷한 파트너들과 중복 관계를 맺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 경우 희소 자원(관리 역량과 집중력을 포함해)이 분산돼 버리기 때문이다. 신규 파트너는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면서 더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고 회사의 역량을 줄이는 대신 전략적 유연성을 줄이기보다는 제고해야 한다.25  기업 측면에서 볼 때 제휴는 다른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옵션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26

기업은 자신들의 제휴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향후 추진하는 제휴 관계를 통해 주요 결함을 극복할 수 있다. 레고의 경우에는 제휴를 통해 조직의 혁신 역량을 높이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라이선싱같이 기존 자원과 노하우를 주로 활용할 수 있는 파트너십과 함께 리스크는 좀 높지만 더 모험적인 관계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의 균형을 이루고자 했다. 일례로 1990년대에 레고와 MIT미디어랩(MIT Media Lab)이 함께 개발한 마인드스톰(MindStorms)을 생각해보자. 블록과 프로그램 기술을 결합한 로봇 키트인 이 제품을 통해 레고는 10대뿐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협력 관계는 레고의 장난감에 디지털 상호작용을 결합하는 새로운 상품군을 개발하는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전체적으로 볼 때 필자들이 제안하는 지침들은 조직의 전 생애에 걸쳐 제휴관계를 관리하려는 회사들에 도움이 된다. 제휴 프로세스의 각 단계별로 부각되는 이슈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각 단계들은 서로 연결돼 있고 가치 있는 제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기업들은 기존의 제휴관계는 물론 잠재적 관계에 대해서도 일련의 질문을 해봄으로써 각 파트너십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잠재적 역량을 포착할 수 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건강한 제휴 포트폴리오는 실현시킬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하 호앙·프랭크 T. 로사에르멜
하 호앙(Ha Hoang)은 프랑스 세르지 퐁투아즈(Cergy-Pontoise)에 있는 ESSEC 경영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다. 프랭크 T. 로사에르멜(France. Frank T. Rothaermel)은 미국 애틀랜타의 조지아공대 셸러 경영대학원(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s Scheller College of Business)에서 경영학 분야의 러셀 & 낸시 맥도너 교수(Russell and Nancy McDonough Professor)로 있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8119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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