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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향한 끝없는 모험

김남국 | 212호 (2016년 11월 lssue 1)
혁신은 현대의 경영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혁신은 생존과 번영의 원천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피로, 증후군 등과 함께 사용될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쟁의 강도가 극에 달하고 있는 현재 여건에서 혁신 이외의 다른 생존 대안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혁신을 위한 수많은 대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혁신에 성공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해도 성공하기 힘든 게 혁신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실패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점입니다. 혁신의 여정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성공 사례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사례에 대한 분석도 필수적입니다.

DBR은 혁신을 향한 기업들의 끝없는 도전과 응전 과정에서 교훈을 찾기 위해 막대한 자원과 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대대적인 자원 투자에 나섰지만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사례들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역대급’ 콘텐츠가 만들어졌다고 자부합니다.

우선, 강력한 기술력과 막강한 자원을 가진 대표적인 우량 기업 인텔의 사례는 수많은 한국 기업들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인텔은 PC 분야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독점적으로 장악한 업체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철수를 선언할 정도로 패배를 맛봤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과거 방식대로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PC에서는 발열이나 전력 효율 등이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전원이 공급되고 있는 데다 팬 등을 설치해서 발열 이슈도 쉽게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발열과 전력 효율이 극도로 중요합니다. 인텔은 PC의 제품전략을 기초로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었지만 모바일에서 매우 중요한 발열과 전력 효율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경쟁자는 다양한 제조사들이 기본 설계 내용을 자유롭게 응용해서 독특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혁신에서 ‘예외적 가치’도 매우 중요합니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최고의 기업들이 야심 차게 출시한 결제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낸 것은 새로운 거래 창출이라는 예외적 가치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새로운 결제 서비스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유발합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이를 무척 꺼려합니다. 휴대폰 결제가 소액 콘텐츠 구매라는 새로운 거래를 창출한 것처럼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전에 없던 거래를 창출하면 행동 변화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들은 감수해냅니다. 지금까지 애플페이 등의 부진 원인을 설명한 그 어떤 분석보다 탁월한 통찰을 줍니다.

큰 기대를 모았던 LG전자의 스마트폰 G5, SK텔레콤의 셋톱박스 비박스 등의 사례 분석도 소비자의 경험 및 행동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이 필요하다는 생생한 교훈을 던져줍니다.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실패하고 만 O2O업체 홈클의 창업자가 “가사도우미 업에 대한 가슴 떨림이나 사명감 없이 버틸 수가 없었다”고 말한 대목도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사업 과정에서 다양한 돌발변수는 반드시 발생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은 가슴 떨리는 사명 의식입니다. 아마도 모든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를 찾다 보면 결국은 사명감이나 열정이 부족했다는 분석으로 귀결될 듯합니다. 혁신을 고민하는 수많은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들께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생생한 현장 교과서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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