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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러닝의 글로벌 전략

강남 엄마들에게 통한 ‘철학도의 영어학원’ 베트남서 인기몰이, 교육의 韓流 이끈다

서강석,장윤정 |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은 정체기를 걷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사교육비 경감정책에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쳐진 까닭이다. 청담어학원 등을 거느리며 20년 가까이 대한민국 영어 사교육시장을 호령한 청담러닝은 이에 다른 길을 선택했다. 강남 엄마들을 사로잡은 콘텐츠와 IT 기기 기반의 스마트러닝 시스템을 가지고 해외 영어교육 시장을 두드리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 베트남에서 드디어 뜨거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해볼 수 있다. 1) 국가별 맞춤 진출전략 2) 각별한 교사 트레이닝 시스템 3) 스마트러닝 시스템 4) R&D 투자로 확보됐으며 치열한 한국 사교육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콘텐츠의 힘.

 

 

편집자주

이 기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신은경(미국 매컬러스터대 경제학·아시아학과 3학년), 최시영(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초·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면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쳐야만 입학이 가능하다는 영어학원청담어학원’ ‘에이프릴어학원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수능등급제, 학생부종합전형 등 오락가락 갈지자를 반복해온 입시정책 속에서도 20년 가까이 대한민국 사교육시장을 이끌어온 영어교육기업청담러닝이 해외 시장의 높은 벽을 뚫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베트남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현재 하노이에만 12개의에이프릴어학원(현지 명 APAX)’이 문을 열고 6000여 명의 수강생을 유치,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호찌민에서도 가맹학원 3곳이 개설돼 학생 수 1000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9월부터 베트남 공교육시장의방과 후 교실에도 도전했다.

 

베트남을 직접 찾아 말로만 듣던 에이프릴어학원 열풍을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왔다는 메리츠증권 김승철 애널리스트는밤늦은 시각 오토바이를 타고 영어공부를 마친 자녀를 데리러온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청담러닝의 성공을 실감했다한국의 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베트남의 부모들의 교육열, ‘입신양명(立身揚名)’을 꿈꾸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해외 시장을 두드린 사교육 업체들이 없지 않았지만 사실 성공사례는 전무했다. 청담러닝의 경우에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에 사교육 시장에서도 한류 바람, 일명 ‘K-learning’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져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청담러닝의 주가는 5 14000원대였지만 8월 이후 2만 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부모들이 무엇보다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로 자녀의 학원이다. 과연 해외 부모들이 영미권 학원도 아니고 한국의 영어학원 청담러닝의 무엇에 끌려 지갑을 연 것일까. 학령인구 감소와 사교육 억제정책으로 침체일로를 걷던 한국 시장을 떠나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은 청담러닝의 전략과 성공비결을 DBR이 들여다봤다.

 

‘철학도’의 영어학원, 강남 엄마들의 입맛 만족시켜

 

1998년 입시 영어가 판을 치던 당시로서는 개념도 생소했던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을 내세운 한 어학원이 강남구 청담동에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입시 환경에 단기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비판적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영어를 배우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던 이 회사가 바로 현재 청담어학원이다. 이 뒤에는 독특한 배경을 가진 김영화 대표가 자리한다. 김 대표는 197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유명 영어강사로 이름을 날리다 늦깎이 유학을 떠났다. 1991∼1992 2년 동안 베를린 자유대에서 공부하며 학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 그는 다시 사교육 시장에 돌아왔다.

 

 

하지만입시 영어는 아니었다. “나는 입시전문가가 아니라 교육가며 고교생이 아닌 입시와 무관한 초·중등학생을 타깃으로 삼았다. 학습 방식도 달랐다. “논리적인 사고력이 있어야 결국 언어를 잘 배울 수 있으며 논리적인 사고력은 결국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자라난다며 말하기와 쓰기를 강조했다. 처음에는 읽기와 듣기에 70%, 말하기와 쓰기에 30% 정도의 비중을 두다 점차 말하기와 쓰기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방식이었다. 다른 어학원에서 여전히 과거의 방식대로 문법, 어휘량, 독해에 집중하고 있을 때 청담어학원은 셰익스피어 원서와 롱맨에서 제작한 펭귄시리즈로 문학작품을 읽고, 영어로 토론을 하고, 영작문을 쓰게 했다. 커리큘럼이 이렇다보니 영어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인 학생들만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다. “영어 꽤나 하는 애들만 가는 학원이고 영어로 토론을 시킨다는 소문이 돌았고 어느 순간 학생들과 엄마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강남 엄마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며 프리미엄 어학원으로 자리 잡은 청담어학원은 2004년 본격적인 청담어학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담어학원에 이어 2007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에어프릴어학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하며 청담러닝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성장세는 가팔랐다. 1998년 서울 청담동에서 출발한 청담어학원의 지점은 2006 50곳을 돌파했으며 2012 175곳으로 불어나며전국구 어학원으로 거듭났다. 매출액도 2007 629억 원, 2008 830억 원, 2009 1003억 원으로 급성장을 이어왔다.

 

온라인, 모바일 등을 통한 학습의디지털화도 주도했다. 기존의 어학원들이 오프라인 중심의 수업에만 집중하던 2005년 청담어학원은 학원 강의 후에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러닝 사이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블렌디드(Blended·혼합) 러닝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섰다. 오프라인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어진 주제에 대한 작문을 제출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말한 내용을 녹음한 뒤 확인해보는 스피킹 프로그램도 개발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이끌어냈다.

 

청담러닝의 이 같은 블렌디드 러닝은 2013년 하반기 태블릿PC를 활용한스마트 러닝 3.0’으로 발전했다. 스마트 러닝 3.0종이 없는 수업을 표방한다. 모든 학생은 교실에서 자신의 태블릿PC를 가지고 교사의 인도에 따라 교육을 받는다. 교재 등이 모두 태블릿PC에 담겨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정신없이 선생님의 필기를 받아 적을 필요가 없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태블릿에 적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업을 제대로 따라오는지 살필 수 있었다. 더 많은 대화, 질문을 나누게 됐고 수업 방식은 자연스레 주입식에서 토론식으로 바뀌었다.학원을 벗어나서의 복습과 과제도 탭으로 진행된다. 탭을 터치해가며 구문을 읽고 반복하고 녹음하고, 라이팅 과제를 완료하면 선생님이 바로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해주고 즉각 등급도 매겨준다.

 

청담어학원 관계자는김영화 대표가 사람들의 생활의 중심이모바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직접 스마트러닝 도입을 주도했다실제로 스마트러닝 3.0 도입 이후 학급은 교사와 학생들 간 소통이 10∼20%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고 활력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보니 학생들의 만족도도 올라갔다고 밝혔다.

 

 

 

 

교육정책 변화로 사교육시장에 한파, 청담러닝도 정체기 찾아와

 

이렇듯 승승장구하던 청담러닝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2007 629, 2008 830, 2009 1003억 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던 청담러닝 매출액(개별 기준) 2010 985억 원으로 꺾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으로 가계가 씀씀이를 줄인 데다 정부의 잇단 교육정책 변화도 영어 사교육 시장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2009년 말 당시 정부는 외국어고등학교 2011학년도 입학전형에서부터 영어듣기평가와 구술면접을 금지하고 텝스·토플 등 영어인증시험을 전형요소로 반영할 수 없도록 했다. 외고 진학을 꿈꾸며 영어 심화학습을 계획하던 학생들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회화능력 평가에 초점을 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도입해 수능영어를 대체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계획도 결국 없던 일이 됐다. 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시험을 개발했지만 NEAT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가 크지 않았기 때문. 2012년 도입된 시험은 3년 만에 폐지됐다. NEAT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을 기대하며 NEAT 맞춤 대비 고등부학원인표현어학원을 열고 지점을 20개까지 확대했던 청담러닝도 이에 덩달아 쓴맛을 봐야했다. 표현어학원은 현재 10개만 남은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사교육을 잡기 위한 교육정책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학령인구 감소가 악재였다. 학령인구가 준다는 것은 다시 말해 청담러닝이 끌어들일 수 있는 시장 수요가 줄고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학령인구는 887만 명으로 지난 1996 1171만 명보다 284만 명(24.25%)이 줄어들었다. 20년 사이 학생이 4분의 1이나 줄어든 것이다.학령인구는 오는 2020년이면 775만 명, 2030 711만 명, 2040 669만 명, 2050 561만 명으로 계속 줄어 2060 488만 명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지출된 사교육비 총액, 한마디로 사교육시장의파이도 작아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3년 스마트러닝을 위해 태블릿 PC에 투자했던 것도 실적에 적잖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청담러닝은 삼성전자의 태블릿PC 28500대를 127억여 원에 취득하는 등 중소기업으로선 적지 않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이 같은 투자비용이 단기적으로는 실적에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사교육시장 떠나 해외로 도전

 

이에 절치부심하던 청담러닝은 눈을 해외로 돌렸다. 대한민국 교육시장이라는 격전지에서 통한 콘텐츠라면 영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연령대별 어학원 체인뿐만 아니라 스마트러닝 솔루션, 교재 콘텐츠 등을 갖춘 청담러닝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가맹학원을 오픈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 콘텐츠나 솔루션만을 공급하기도 한 것.

 

일단 2010년 일본 최대 출판유통기업인 준쿠도 서점과 영유아 대상 프로그램 LMF(let me fly) 납품계약을 체결해 교재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으로 시동을 걸었다. 2012년 중국에 에이프릴어학원을 설립하며 야심만만하게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바로 반향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중국의 경우, 상당수 유명 어학원 체인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었다. 이미 영어의 맛을 본 사람들이기에 학습법을 쉽게 바꾸려들지 않았다. 진현민 청담러닝 전무는아예 백지상태인 사람을 가르치는 게 쉽지 안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을 교육시키는 것은 정말 어렵다중국의 경우, 이미 영어를 접해본 사람들에게 청담러닝의 스타일을 적용하려고 하니까 바로 폭발적인 반응이 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가맹점 설치 시 파트너사 없이 직접 진출을 선택, 해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는 현지 맞춤전략을 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중국어가 곧 세계 공용어가 될 것이라고 믿는 중국인들 특유의중화(中華)사상도 발목을 잡았다. 상당수 중국인들에게는중국인이 영어를 공부할 것이 아니라 중국시장을 잡으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었다. 구태여 영어에 목을 매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중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절치부심한 청담러닝은 베트남 시장에 대해서는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대신 탄탄한 파트너사를 찾았다. 베트남의 파트너사 ‘Egame Group’ 2008년 설립된 회사로 6∼18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교육사업을 하는 기업. 직원 규모는 200명 정도로 크지 않지만 베트남의 인재들의 영어구사능력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욕이 충만한 곳이었다.

 

베트남에서는 학원을 열자마자 수강생이 급증하며 반향이 나타났다. 사실 베트남은 경제규모는 크지 않지만 교육열이 높은 국가로 유명하다. 국민소득이 2000달러 수준인 베트남은 OECD가 실시한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2012년 기준 수학 17, 과학 8, 읽기 20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그 정도로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이 청담러닝의 콘텐츠에 꽂혔다. 9월부터 시작된 공교육시장방과 후 학교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더 탄력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과 후 학교에는 학원과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되지는 않는다. 학원의 10분의 1 가격에라이트(light)’ 버전이 공급된다.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청담러닝 콘텐츠의 효과가 입증되면 더 빠르고 깊이 있는 영어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은 자연스레 학원으로 유입될 수 있다.

 

 

베트남 현지에 문을 연 청담러닝 에이프릴어학원(현지명 APAX)

 

여타 해외시장에서도 슬슬 실타래가 풀리고 있다. 청담러닝은 7월 말레이시아와 중국에서 연달아 스마트 러닝솔루션라우드클래스(Loudclass)’ 공급 계약을 맺었다. 특히 계약을 체결한 중국의온니에듀케이션은 전국에 약 240만 명의 수강생, 2000여 개의 학원을 두고 있는 대형 교육기업이다. 온니에듀케이션은 청담러닝의 스마트러닝 솔루션라우드클래스를 공급받아 솔루션을 사용하는 학생 일인당 약 5달러(월 단위)에 해당하는 러닝 개런티를 청담러닝에 지급한다. 청담러닝에 따르면 현재 온니에듀케이션 재학원생 중 솔루션 적용 가능 대상자는 약 12만 명으로 추산된다.

 

 

 

 

 

교사, 스마트러닝 기술, 학습 교재 등 ‘3T의 경쟁력

 

사실 그간 한국 교육기업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없지 않았다. 웅진씽크빅이 중국과 태국, 메가스터디가 중국 시장을 두드렸다. 하지만 교육시장에는 정부의 통제가 엄격해 한국 교육업체들이 활발한 기업 활동을 펼쳐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였다. 게다가 부모들은 자녀의 사교육을 의식주 못지않게 까다롭게 선택한다. 부모들의 선택을 받기에는 교육시장 정보파악, 콘텐츠 현지화, 홍보 등에 있어 외국 업체들이 불리했다. 실제로 메가스터디는 고전 끝에 2014년 중국에서 철수했다.

 

반면 청담러닝은 베트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 등 여타 동남아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청담러닝의 경쟁력은 현지화 맞춤전략+‘3T(Teacher, Technology, Textbook)’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국가별 맞춤전략

일단 청담러닝은 국가별로 진출 전략을 완전히 다르게 가져갔다. 무조건 학원을 개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학원 체인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지역에는 교재 콘텐츠만 제공하거나 스마트러닝 솔루션만 공급하는 식으로 진출방식을 다양화했다. 일본에는 콘텐츠만 공급하고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는 스마트러닝 솔루션을 공급한 식으로 말이다.

 

게다가 현지 사업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한 맞춤전략을 구사한 것도 주효했다. 베트남의 경우 경쟁사인 1위 업체 아폴로(APOLLO) 대비 시간당 수업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가격만 낮췄지 청담러닝만의 경쟁력은 최대한 살렸다. 국내에서 갈고 닦은 IT 기술력을 100% 활용한 것. 전자칠판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수업이 이뤄지다보니 학부모들의 평가가 좋다. 현재 학생들의 70%가 다른 어학원에서 넘어온 학생이다.

 

베트남의 경우 학원비를 1년 단위로 결제한다는 점을 고려해 은행과 협력, ‘무이자학원비 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도 한몫했다. 베트남의 현재 대출금리는 12∼15% 수준인데 파트너사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학원비를 위한 대출일 경우 무이자가 가능하게끔 프로모션 대출상품을 내놓은 것. 자녀를 보내고 싶어도 높은 연간 단위 학원비 때문에 망설이던 부모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었다.

 

2) 결국 교사의 자질이 핵심 자산

결국 어학원의 핵심 자산은 사람, 바로 강사의자질이 아닐 수 없다. 제대로 된 원어민 강사를 선발해 그들을 관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다수의 강사들은 짧게 2∼3년간 강사생활을 경험한 뒤 본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의 경우에도 보통 매년 2000여 명의 강사 중 700여 명이 교체된다.

 

청담러닝의 경우 2007년 뉴욕과 보스턴에 리크루팅 센터를 설치해 강사 선발&관리 노하우를 쌓아왔다. 해외 유수대학에 채용공고를 낼 뿐만 아니라 채용박람회를 진행하고,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 프로그램을 갖춘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강사 후보를 찾는다. 지원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력서 검토, 인터뷰, 범죄 조회, 학위 검증 등을 거쳐 선발한다.

 

이렇게 현지에서 선발된 강사들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일단 한국으로 오기 전 온라인 프리-트레이닝을 통해 청담러닝만의 교재 활용방법을 교육한다. 이후 한국 트레이닝센터에서 일주일간 20시간에 걸쳐 인텐시브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지도방법, 청담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 학생관리 능력 등이 강의 대상이다. 모든 트레이닝 과정은 청담어학원에서 우수 강사로 검증된 트레이닝 전문 인력이 진행하며 프로그램의 집중도를 위해 교육은 5명 이하, 그룹별로만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마친 강사만이 최종 테스트를 거쳐 정식 강사로 채용된다.

 

강사로 채용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원장들이 실제로 수업을 참관하며 평가할 뿐만 아니라 브랜치별로 전문 상담강사가 학기에 2회 이상 학부모 및 학생과 면담을 진행해 강사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 리포트를 작성한다. 원장 모니터링, 학부모 및 학생 피드백을 종합해 강사를 평가하는 것. 평가는 점수화해 연봉에 반영하며 강의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강사는 재교육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채지영 청담러닝 이사는그동안 축적된 원어민 강사관리 역량이 해외 진출 시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베트남의 경우 초반에는 아예 한국에서 뛰어난 강사를 보내기도 했으며 현재도 한국의 강사관리 인력이 베트남 현지에 상주하며 강사관리 시스템을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사의 경쟁력은 학부모들의 호응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에이프릴어학원(APAX)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3) 시대를 내다본스마트러닝시스템

100억 원대의 비용을 투자하며 일찌감치 IT기기 기반의 스마트러닝 시스템을 갖춘 것도 주효했다. 사실 2008년도부터 청담러닝이 외로운 투자를 계속하는 동안 시장 안팎에서는 지나치게 스마트러닝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IT기기 기반의 스마트러닝 시스템은 해외 진출에서도 무기가 됐다.

 

베트남 등 현지에서도 수업에서 전자 칠판과 터치TV IT기기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수업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학원에서만 청담러닝의 콘텐츠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는 PC, 이동하면서는 모바일로 교실 밖에서도 영어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이 구현해내는 영어학습 형태가 학부모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급속한 개발로 교육열과 IT기기 확산이 탄력을 받은 가운데 청담러닝이 제대로타이밍을 맞춘 셈이다.청담러닝은 더 나아가 태블릿 PC를 활용한 교육 시스템을 해외 가맹점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갤럭시탭은 고가이기 때문에 따로 OEM 생산으로 해외 학생들에게 공급할 태블릿PC를 별도 제작하기로 했다. 어학용으로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되 스마트 러닝시스템을 구현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전자 칠판과 터치 TV IT기기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수업이 진행된다.

 

청담러닝이 스마트러닝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한 솔루션라우드클래스는 그 자체로 해외 진출 동력이 됐다. 라우드클래스는 교사와 학생들이 Wi-Fi(무선인터넷)로 연결돼 학생들이 수업 중에 제출한 의견이나 답변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바로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한 기술. 교사의 탭에서 수업주제와 관련된 TED 동영상을 실행해 함께 시청하는 등 각종 미디어콘텐츠도 공유할 수 있어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청담러닝이 수년간 수업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하며 업그레이드해온 이 같은 스마트러닝 솔루션 기술은 이제 해외 교육시장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학원 체인으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중국시장에서도 스마트러닝 솔루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 중국 교육업계 최초로 A시장(상하이증시)에 상장되기도 한 중국의 대표 교육기업온니에듀케이션이 청담러닝의 스마트러닝 솔루션 라우드클래스를 공급받아 사용하기로 했으며 말레이시아의 교육기업 ‘PT MIT Asia’도 라우드클래스를 선택했다.

 

4) 전체 인력의 5분의 1이 연구진, 콘텐츠의

기본적인 콘텐츠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는 평가다. 청담러닝의 영어학습 콘텐츠는 입시 콘텐츠가 아니다. 영어를 입시를 위한 목표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영어독서, 논술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자는 게 청담러닝의 목표였다.

 

한국의 대학입시에 특화된 콘텐츠가 아니었기 때문에 해외 진출 시에도 콘텐츠를 변형해야 할 부담이 없었으며, 실생활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실용영어에 목마른 해외에서도 바로 통했다. 특히 해외 부모들은 청담러닝이 LEXILE지수(미국 메타메트릭스사가 개발한 독서평가지수)를 활용해 학생의 영어수준을 지수로 측정, 그에 맞는 영어 원서를 추천하고 그것을 텍스트북으로 활용해 수업을 한다는 점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기존 영미권 영어학원들의 경우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에게 타깃화돼 있는 반면 청담러닝의 콘텐츠는 영어가 외국어인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도 어필했다.

 

이 같은 콘텐츠의 퀄리티는 끊임없이 연구 인력을 동원해 커리큘럼을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청담러닝은 2002년 교재와 영어 교육 방법론을 개발하는 ESL 연구소를 세워 지속적으로 콘텐츠에 공을 들여왔다. 청담러닝의 전체 임직원 수는 438. 이 가운데 커리큘럼 디비전, 스마트러닝 디비전의 R&D 인력이 75명으로 전체의 20%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창의력을 자극하는 영어콘텐츠 개발을 위해 VR(virtual reality)기술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연구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도전은 계속 학생에 이어 교사교육에도 손 뻗쳐

 

1) 해외시장 보폭 확대

청담러닝은 앞으로도 해외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나간다는 전략이다. 일단 베트남에서의 성공 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9월부터는 베트남 공교육인방과 후 교실에 에이프릴 콘텐츠가 사용된다. 이는 가맹점 확대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에이프릴의 인기가 방과 후 학교로 이어져 청담러닝을 베트남 영어 사교육시장의 리더로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청담러닝의 영어유치원 브랜드아이가르텐도 현지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전쟁이 끝난 1979년 이후 출생한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이베이비붐세대로 인구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주축세대가 결혼과 출산에 나서면 출산율 감소로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한국과는 달리 ‘2차 베이비붐세대가 출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영유아 영어교육 수요가 커질 것이란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이가르텐이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진출에 나선 것도 에이프릴어학원에 찾아오는 유아 연령대의 학부모들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었다.

 

청담러닝은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여타 국가에서도 베트남 형태의 모델로 진출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직접 진출이 아니라 교육사업을 시작하고자 하지만 콘텐츠나 별다른 노하우가 없는 현지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학원을 오픈 하는 식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물론 남미 시장도 엿보고 있다. 남아의 경우, 영어에 대한 학습 수요는 높은데 아직까지 별다른 학습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주로 미국이나 영국의 영어교육 업체들이 진출해 있지만 영미권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학습 콘텐츠가 외국인에게는 적당하지 않다는 게 청담러닝의 분석이다. 도리어 한국과 검증된외국인을 위한 영어’, 청담러닝의 콘텐츠가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2)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교육

여기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를 교육하는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해외 정부와 손을 잡고 청담러닝의 노하우를 살려 영어교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실 영어교육에 있어서 핵심은선생님이다. 선생님들이 유창하게 회화를 구사하지 못하고, 발음이 엉망인 상황에서 문법만 가르쳐서는 학생들의 실력이 늘 수가 없다. 한국의 1970∼80년대 영어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동남아시아의 영어선생님들도 문법·독해에는 강하지만 회화에는 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청담러닝은 교사 교육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월드뱅크(World Bank)는 베트남 교육개혁을 위해 무려 9500만 달러(11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베트남 교육을 개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성 자금이 투입됨에 따라 베트남 정부가 교사들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리란 관측이다. 이 같은 자금은 청담러닝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발 빠르게 청담러닝은 미 애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와 손을 잡고 티처 트레이닝을 준비해왔다. 정부에서 청담러닝에 일정 비용을 제공하면 전문 교육기관인 청담러닝과 ASU가 학교 선생님들을 트레이닝해준다는 취지다. 온라인 교육이 가능하고, 교육을 이수할 경우에 TESOL 자격증도 지급할 계획이다. 진현민 청담러닝 전무는 “TESOL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며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 전체에서 이 같은 티처 트레이닝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 CMS에듀와의시너지모색

2012년 인수한 CMS에듀도 든든한 자산이다. 수학교사로 일하면서 주입식 수학 교육의 문제점과 수학에 흥미를 잃는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낀 이충국 대표가 1997생각하는 수학교실을 개설한 것이 CMS에듀의 전신. 청담러닝은 영어를 통해 창의성을 키운다는 본인들의 교육기조와 수학을 통한 사고력 증진이라는 CMS에듀의 교육목표가 일치한다며 CMS에듀를 인수,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현재 60%의 지분을 보유).

 

CMS에듀는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이어나가며 청담러닝의 새로운 대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도 과학영재학교 입시에서는 모집인원 789명 중 243명이 CMS에듀 출신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해알파고로 인한 AI(인공지능) 바람을 타고 CMS에듀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앞으로도 한동안 사고력 기반의 영재 수학교육에 대한 니즈는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청담러닝은 청담어학원과 CMS에듀와의 연계방안도 계속해서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한 건물에 프리미엄 어학원인 청담어학원과 CMS에듀를 나란히 열어 학생들이패키지로 더 편리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공동 전략을 구사해 시너지를 도모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성공요인 및 시사점

청담러닝이 보여준인접사업 확장전략

 

청담러닝의 사례는 핵심 사업의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는 좋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이 기존의 사업에서 더 이상의 성장 여력이 없다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정부 규제의 변화, 고객 수요의 변화, 기술의 변화 등으로 인해서 산업 전반에 경고가 울리고 있다면 기존의 사업에 대한 재검토는 필수적이다.

 

사업에 대한 정의는 사업의 경계에 대한 정의이기도 하다.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와 어떤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사업의 집중력과 다각화는 양립이 쉽지 않은 경영 화두이다. 마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 것처럼 기존 사업에만 매달리다 새로운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신규 사업 때문에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사업 다각화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시장가치가 낮고 성공률도 5%에 불과하다는 연구도 있다.

 

베인앤드컴퍼니의 크리스 주크(Chris Zook)는 집중력과 다각화의 균형은 기존 사업의 핵심역량을 충분히 레버리지할 수 있는 인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기존 시장의 타깃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기존 사업을 새로운 시장이나 유통 채널로 확대하는 것 등이 인접 사업을 통한 대표적인 확장 전략이다. 인접 사업은 기존 사업과 핵심 역량의 연관성이 높고 시너지가 나기 때문에 비관련 다각화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경쟁 우위의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인접 시장은 단순히 물리적인 접근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시장을 선점하거나 경쟁 우위의 가능성이 낮은 데도 불구하고 인접 사업에 진입하면 기존 사업의 자원과 역량을 소모시키고 수익성은 악화된다.

 

중국 교육 시장에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진출했다가 실패하거나 고전했던 사례가 이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중국 교육 시장은 진입하는 기업에는 신규 사업이지만 이미 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에는 핵심 사업이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서 시장의 강자들과 경쟁하는 것은 힘겨운 싸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접 사업을 통한 확장 전략은 새로운 사업기회와 자사의 핵심 역량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사업에 집중돼 있던 내부 자원을 신규 사업에 재분배하는 의사결정이라는 측면에서 인접 사업의 성공률이 25%라는 조사 결과는 확장 전략의 중요성과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사업 확장을 위한 모색과 판단은 시장의 변화와 제품의 수명주기 때문에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요구된다.

 

사업의 집중과 확장,

핵심 사업 재정의를되풀이

 

크리스 주크의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달성에 성공한 기업들에는 집중력과 다각화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반복 가능한 탁월한 모델(Great Repeatable Model)’이 있다. , 사업의 집중과 확장, 그리고 핵심 사업의 재정의를 환경 변화에 따라서 반복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다.집중 단계는 사업의 핵심 영역을 설정해 차별화된 핵심 역량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핵심 역량은 성장의 엔진이자 자부심의 원천이다. 마켓 리더십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의 모든 잠재력을 발굴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함께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확장 단계에서 회사는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인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기존 사업의 핵심 역량을 레버리지로 삼아 시장을 넓히며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핵심에서 멀어질수록 신규 사업은 기회가 아니라 위험이 된다. 재정의 단계는 수익의 새로운 원천을 찾는 과정이다. 시장과 환경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탐색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회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핵심 역량과 변화된 경쟁 환경의 적합도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업에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을 획득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자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청담러닝이 국내 시장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다음 지속적인 시장 탐색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며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은 크리스 주크가 말한 핵심 사업의 집중력과 인접영역의 확장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청담러닝은 사업 초기에 영어 시험성적이 아니라 영어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에 주목하는 것으로 시장을 세분화했고, 차별화를 이뤘다. 그리고 교육 방법의 발전과 강사 선발 및 육성에 꾸준히 재투자하면서 핵심 역량을 강화해 나갔다. 특히 내부 평가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의 평가를 꾸준히 피드백하는 것은 서비스업의 본질이 고객의 경험과 만족에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고객의 관점에서 조직의 실행 역량을 개선시키는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다. 학원 사업은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원생의 두 가지 관점에서 서비스를 개선하는 노력은 청담러닝이 광고 홍보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고객의 입소문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핵심 사업에서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시스템화해서 프랜차이즈나 솔루션 사업으로 연계한 것은 인접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좋은 본보기이다.

 

넓게 시작해야 깊게 팔 수 있다는 말처럼 청담러닝은 인접 시장의 진출을 위해서 해외 시장의 가능성을 폭넓게 탐색했다. 그리고 시장의 특성과 자사의 역량을 고려해 진출 여부와 진입 전략을 달리했다. 청담러닝이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인접한 신규 시장에 진출해 자사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전략의 본질은 우선순위에 대한 선택과 자원배분의 집중에 있다. 핵심 역량의 집중, 인접 시장의 확장, 사업영역에 대한 재정의는 일회성의 일이 아니라 영속기업의 숙명이다. 반복 가능한 모델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의 의사결정을 해나가는 것은 청담러닝을 포함해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을 고민하는 많은 기업들의 공통된 화두일 것이다.

 

성공의 역설은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핵심 역량의 관점에서 새로운 시장과 사업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은 결국 성장과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과 같다. 시장과 환경의 변화를 날카롭게 관찰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는 생존 전략이자 성장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서강석전 에이온휴잇 코리아 전무 suh0820@naver.com

 

서강석 전무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가톨릭대에서 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현재 고려대 경영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아빈저(Arbinger) 코리아 이사, 에이온휴잇(Aon Hewitt) 코리아 전무를 지냈으며 포스코, 이랜드, 한국전력공사, 알리안츠생명 등 다양한 대기업에 리더십과 조직 관련 컨설팅을 벌여왔다.

 

생각해볼 문제

 

1. 청담러닝은 강사 선발 및 육성에 꾸준히 재투자하며 영어교육 분야에서의 핵심 역량을 탄탄히 다졌다. 핵심 역량은 성장의 엔진이자 자부심의 원천이다. 우리 회사의 핵심 역량은 무엇이며, 그 역량을 차별화하고 키워나가기 위해 어떤 식으로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2. 청담러닝은 영어교육이라는 핵심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개발, 스마트러닝 솔루션 등 인접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우리 회사의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고려했을 때 어떠한 인접 영역으로 확장을 꾀해볼 수 있는가.

 

3. 청담러닝은 해외 진출 시 시장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진출 방식을 사용했다. 베트남에는 가맹학원을 열고, 말레이시아에는 스마트러닝 솔루션을 수출하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 회사는 타깃 시장별로 어떠한 접근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접근방식은 확실히 차별화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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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사고력을 키워준다? 입시 벗어난 청담의 콘텐츠

 

 

청담어학원의 학습 콘텐츠(C2 프로그램) 예시: ‘Art in the Alleys’를 주제로 스스로 예술가가 돼 거리예술을 디자인해보고, 왜 이 같은 거리예술이 지켜져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유도하고 있다. 단순히 지문을 독해하고 단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논쟁적 주제에 대해 찬·반 입장을 세우고 근거를 파악하도록 하는 것. 그 다음 토론을 진행하며 생각의 틀을 바꿔보고, 이를 설득력 있게 발표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영어를 통해 생각해보고 그를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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