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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유연성

‘Test & Learn’으로 민첩함 습득 DQ 높은 ‘디지털 천재’기업이 되자

신정호 | 196호 (2016년 3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맥킨지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유연한 기업(Flexible Company)이 되기 위한 전략, 역량 및 문화 관련 18개 관행들을 평가해 개발한 디지털 성숙도(Digital Quotient: DQ) 지수에 따르면 디지털 성숙도는 기업의 사업 성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유연한 기업 문화를 추구하는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이라면 여기에서 로드맵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 재편을 추구한다면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재편(Disruption)을 통해 신규 사업영역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재정의변화의 바람에 신속히 편승, 업계의 진화과정에서 창출된 가치의 일부를 포착디지털 접근법 및 툴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효과를 증진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변화를 끝내는 순간, 모든 것은 끝나고 만다.”

- 벤저민 프랭클린

 

변화는 디지털 경제의 가장 큰 화두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고민하며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변화의 당위성에 집착한 나머지 변화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변신(Transformation) 과정에 참여하면서 맥킨지는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산업 일선에서 생존 및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최고경영진이 이제 단순한개선보다는재창조(Reinventing)’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업 운영 방식 및 가치 창출 영역 등에 대해 전적으로 새롭게 사고를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전략과 조직의 유연성(Flexibility)은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변화의 여정에서궁극적 지향점(End State)’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궁극적 지향점이란 결국 끊임없는 변화의 상태를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의 성공을 위해 정비된 기업이란 곧 변화할 준비가 된 유연한 기업이다.

 

맥킨지가 최근 발간한디지털 성숙도(DQ)’ 조사는 디지털 시대에 기업들이 유연한 기업이 되기 위해 어떻게 회사 전반을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지 등의 시사점들을 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더 큰 변화들이 대대적으로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전통적인 선도업체들에 변화는 더욱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실제 선도적 기업이 그 지위를 상실하는 비율을 나타내는선도적 입지 상실률(Topple rate)’ 1965년에서 2012년까지 무려 40% 나 상승했다.1

 

오늘날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디지털 관련 혁신 과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맥킨지는 전 세계 20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심층적 진단을 수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유연한 기업(Flexible Company)이 되기 위한 전략, 역량 및 문화 관련 18개 관행들을 평가해 각 기업의 디지털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했다. (그림 1) 그 결과, 오늘날 기업들의 디지털 성과 간에 매우 큰 편차가 존재함과 동시에, 실제 디지털 성숙도가 기업의 사업 성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림 2) 또 이를 통해 다음의 4개 시사점에 대해 더욱 강한 확신을 갖게 됐다.(그림 3)

 

 

 

 

 

· 첫째,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선도 기업보다 조직과 전략의 유연성이 부족한 오프라인 기반의 업체들은 보다 신중하게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실제 스포티파이(Spotify), 스퀘어(Square) 및 우버(Uber) 등과 같이 업계구도를 재편해 글로벌 규모의 순수 온라인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사실상 표준을 개발함으로써 디지털 플랫폼상에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는 기업들은 그보다 더 소수다.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 중 95∼99%는 이와는 다른 경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기존 사업에 덧붙여디지털화를 추구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전략에 전적으로 매진하는 방식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

 

· 둘째, 성공의 관건은 결국 전략에 부합하는 디지털 역량에 대한 투자 및 이를 대규모로 수행할 수 있는 실행 역량에 있다. 소비자들의 의사결정 과정(Consumer Decision Journey)에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검색, 고려 및 구매 방식은 이제 디지털을 기반으로 대대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디지털 역량이 구축될 경우 이와 같은 변화에 발맞춰 유연하게 고객 니즈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 셋째, 빅데이터, 고급 분석, 디지털 콘텐츠 관리, 검색엔진 최적화 등의 기술적 역량도 물론 중요하지만 뛰어난 적응력과 대응력을 갖춘 유연한 조직 문화가 조성될 경우 이러한 부분이 미흡해도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 넷째, 조직구조, 인재개발, 투자 결정 기준 및 핵심성과지표(KPI)는 채택된 디지털 전략에 부합하도록 구축돼야 한다.

 

종합해 보건대 이러한 시사점들은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 속도에 발맞춰 변화를 추구하는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의 최고경영진에게 유연한 기업으로 가는 대략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적의 로드맵과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영진의 마인드가 갖춰지지 않았다면 변화를 향한 노력은 엉뚱한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다. 또 옳은 방향일지라도 더디게 추진되거나 아니면 아무런 진전 없이 답보상태로 끝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업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유연한 조직 운영 방안을 고민하는 경진은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1. 유연한 전략 수립

 

전략 수립에 앞서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작업은 우리에게디지털이 의미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지, 경영진이 회사 고유의 언어로 공통의 답변을 도출하는 것이다.2 그 후 전사 전략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일관된 디지털 전략을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 이와 같은 심층적 차원의 조율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방안도 결코 효과적일 수 없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유연한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벌써 고전하고 있다.DQ 진단의 대상이 되는 18개 관행 중 디지털 선도업체들과 평균 이상 기업들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전략 관련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적의 디지털 전략 수립은 다음의 3대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을 도출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이 가장 집중해야 할 디지털 기회 및 위협이 전개되는 영역은 어디인가? 둘째, 디지털 재편(Digital disruption)은 어떠한 속도 및 규모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는가? 셋째, 이러한 기회들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원을 재분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대다수의 기업들은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도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을 고민하게 된다.

 

1) 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재편(Disruption)을 통해 신규 사업영역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재정의

중국 선전(Shenzhen)에 본사를 둔 핑안은행(Ping An Bank)은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 방식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속도가 느리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결국은플랫폼을 소유하는 기업이 고객을 장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알리바바(Alibaba) 또는 텐센트(Tencent) 같은 거대 인터넷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이 은행은 단일 계정 및 단순한 방식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모두 통합하고, 이것이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존 사업을 재정의했다. 또 최초 2, 3년 동안은 시장점유율 및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이후 이익을 내는 데 집중하도록 전략을 수립했다. (그림 4)

 

 

 

2) 변화의 바람에 신속히 편승, 업계의 진화과정에서 창출된 가치의 일부를 포착

영국의 존루이스(John Lewis)백화점은 온·오프라인 연결 방안을 설계해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공략하고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자사 소유 매장들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사기 전에 입어보세요(Try before you buy)’라는 디지털 시각화 도구를 사용해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실제 디지털 스튜디오에서는 3D프린터로 제작된 다양한 모형들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스크린상에서 다양한 색상 및 소재를 바꿔가며 테스트할 수도 있다. 예컨대 가구의 경우 새롭게 구입하려는 가구가 기존 기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판단할 수도 있다. 한편 스타벅스(Starbucks)는 고객과의 접점과 관련된 부분뿐 아니라 전체 가치사슬에 걸쳐 디지털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실제 스타벅스의 IT 투자 구성을 보면 모바일 지불결제 시스템 및 로열티 프로그램처럼 고객 접점과 연관성이 높은 투자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투자의 65% 이상이 매장에서의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과 같은 비고객 접점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다.

 

 

 

3) 디지털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효과를 증진

월트 디즈니는 리조트 및 테마파크 방문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패스트 패스(FastPass+)’ 서비스를 개발했다. 인기 놀이기구에 빨리 탑승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예약제로 예약된 시간대에 오면 서있는 줄에 상관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RFID 칩이 내장된 손목밴드인매직밴드(MagicBand)’ 역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된 디지털 툴이다. 이 밴드를 착용하면 테마파크 입장, 놀이기구 대기, 음식 및 상품 구매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편의성 덕분에 디즈니랜드를 찾는 방문객 중 50%가 이미 이 밴드를 착용하고 있다. 또 디즈니 내 리조트인매직 킹덤(Magic Kingdom)’의 경우 2013년과 2014년의 홀리데이 시즌 동안 매일 3000명 이상의 추가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었다.3

 

2. 신속하고 민첩한 문화

 

한편 전통적인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유연성, 속도, 외부 지향성을 강화하고 학습 역량을 보완하면 신속하고 민첩한 문화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를 구축하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맥킨지의 DQ 진단 결과, 높은 평점을 받은 기업들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유래된테스트 앤 런(Test-and-Learn)’ 접근법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경영진이 주력해야 할 4대 영역은 다음과 같다.

 

 

대외적 지향성

유연한 기업이 되려면 협업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협업을 강조하는 기업에서 일하다보면 조직원들은 보다 폭넓은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다. 전통적인 문화를 고수하는 업체들이 디지털 파괴가 일상화된 생태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생산이나 물류 등 생태계 내에서 꼭 필요한 특정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업의 경계를 넘어선 협업은 고객, 기술업체 및 공급업체들과 소규모로 전개될 때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통 관심사 및 목표를 추구하는 네트워크 내 인재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SAP의 경우 사용자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넷위버(NetWeaver) 소프트웨어를 출시한 바 있다. 또 우버도 구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우드 호텔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림 6) 이 모든 요소들을 감안할 때 디지털 선도업체가 되기 위해선 이제 자사의 강점이 어디에 있으며, 보다 탁월한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영역은 어디인지, 또 외부 인력 및 기관과의 협업적 파트너십을 통해 역량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파악해야만 한다. 또 실질적 기회와 위협을 분별해야 함은 물론 옥석을 가려 진정한 협업 파트너 및 경쟁업체들을 분별해낼 수 있는 역량도 반드시 필요하다.

 

 

 

리스크 수용도

맥킨지의 DQ 조사 결과, 디지털 선도업체들은 과감하게 이니셔티브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조사 대상의 84%에 달하는 일반 기업들의 경우 위험 회피적 문화를 갖고 있었다. 구글은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효과(“10X impact”)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과제에만 집중한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는만약 10% 정도만 개선된다면 이는 다른 사람들이 (관행에 따라) 평범하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것이 많은 기업들이 천천히 소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그렇다고 해서 디지털 선도 기업들이묻지마 투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들은 시장 및 산업의 대대적 재편을 가져오는 파괴적 요인(Disruptive Forces)들의 여파를 분석하고 이와 관련한 리스크들을 분석한 뒤 행동에 뛰어든다.

 

대규모로테스트 앤 런을 실행

유연한 기업이 되기 위한 민첩한 문화의 핵심은 실험을 통해 배우는테스트 앤 런마인드와 상품/서비스 개발 방법론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채택하는가에 있다. 디지털 선도업체들은 소위대박제품 출시에 적합한 완벽의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출시를 보류하기보다는 조금씩 신속하게 시장에 선보인 후 시사점을 도출하는 린스타트업 방식4 을 채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및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해나가는 것이다. 철저히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신규 이니셔티브를 보완할지, 아니면 중단할지를 신속히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실패도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기에 성공시킬 확률 또한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노드스트롬(Nordstrom)백화점이 1주 단위로 실험을 진행하며 고객들과 함께 추진한 이니셔티브의 예를 들어보자. 이 백화점의 혁신팀은 선글라스 쇼핑 지원 앱을 개발하기 위해 시애틀의 플래그십 매장 내에 임시 캠프를 설치했다. 이 캠프를 통해 목업(Mock-up) 프로토타입을 설치해 소비자들이 이를 실제 상황처럼 이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프로토타입을 사용해보면서 이 앱의 유용한 기능은 무엇이고, 반대로 불편한 요소는 무엇인지를 기꺼이 증언해줬고, 개발자들은 현장에서 이를 즉시 반영, 보완한 신규 앱을 실시간으로 제시할 수 있었다. 이러한지속적 보완재출시의 과정을 통해 단1주일 만에 매장의 영업사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됐다. (그림 7)5

 

 

 

3. 조직 및 인재

 

선도적인 디지털 기업들은 인재 및 조직 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유연한 관행을 일관되게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인재 육성 측면에서 높은 DQ를 보유한 기업들은 경영진이 모두 비즈니스 및 마케팅 측면의 통찰력과 기술적 전문성을 겸비한 디지털 리더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또는 임원들의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핵심 인재는 중간급 관리자들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시장에 선보일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궁극적인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성패를 좌우한다.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 인재를 발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경우, 적어도 디지털 변신(Transformation)의 초기 단계에서는 해당 업종에 대한 지식보다 디지털 역량을 더욱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 맥킨지 조사에서 분석 대상이 된 기업들의 디지털 인재 중 해당 조직 외부에서 디지털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수준의 DQ를 갖춘 기업들은 인재 양성 및 교육에서도 창의적인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수년 전 P&G와 구글 간 시행된 직원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P&G는 검색엔진 최적화 역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구글은 깊이 있는 마케팅 지식을 확보했다.6 실제 구글은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20%를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테스트하는 일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P&G는 전체 마케팅 예산에서 일정 부분 이상을 디지털 마케팅에 할당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렇듯 두 회사의 창의적인 활동들은 역량 구축은 물론 인재 양성과 관련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인센티브 및 명확한 경력관리 체계 역시 확립돼야 한다. 의외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이 부문에서는 우위를 지니고 있다. 패션의류, 명품 자동차, 신문잡지 카테고리의 대표적 브랜드들은 모두 디지털화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 기업들 내·외부에도 이들 브랜드의 디지털화에 매진할 열정적인 젊은 디지털 인재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디지털 인재 양성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더 많은 인재를 유입할 수 있게 되며, 디지털 선도업체로서 선순환의 궤도에 접어들게 된다. 그 결과, 임계치에 도달하게 되면 이와 유사한 인재 후보들을 더 많이 영입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 효과를 낳게 된다.

 

비전통적 구조

 

조직과 관련해 모든 기업들에 적용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높은 DQ를 지닌 기업들은 자사의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 수준을 반영해 신중하고 주의 깊게 조직구조를 구축한다. 일부 기업들은 핵심 사업만으로 새롭게 디지털 변신을 추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 중 다수는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콘텐츠 관련 사업에서 디지털 사업을 별도로 분리해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GE, J&J, 웰스파고(Wells Fargo) 및 로레알(L’Oral) 같은 기업들은 최고디지털관리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직을 신설해 변화 관리를 주도하거나 CoE(Center of Excellence)를 조직해 디지털 역량을 신속히 축적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내부 조직 간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를 내재화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또한 버버리 등의 고급 패션업체들은 디지털과 관련된 투자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기업들의 변화상에 따라 함께 변화한다. 소셜미디어처럼 신규 역량으로 새롭게 육성된 역량이 성숙단계에 도달하면서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반영되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유연한 기업이 되기 위해 디지털 성숙도를 높이고 유연한 디지털 전략을 세우는 과정은 긴 여정이 될지 모른다. 또 경영진의 강한 실행의지, 인재, 역량, 기술 및 조직 문화 변화를 위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여정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사의 DQ를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직시해야 하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기회를 명확히 파악한 뒤 전략을 수정하고 보완해가는 열린 자세가 필수적이다.디지털 리더는 하루 아침에 되기 어렵다. 하지만 조직의 디지털 성숙도를 높인다면 그 여정을 단축하고 성공의 확률을 올릴 수 있다. 이에 긴 여정을 시작하는 한국 기업이라면 다음 세 가지 핵심 내용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 디지털 혁신의 의미를 공유하고 조직의 디지털 현주소와 미래 조직의 지향점과의 격차를 냉정히 파악할 수 있는경영진 워크숍을 열라.

 

2.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해 가장 시급한 영역을 우선 순위화한다. 이때 특히 3∼5개의 사업기회에 집중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역량 및 기술을 갖추기 위해 투자에 대해 냉정하게 고민한다.

 

3. 다수의 디지털 혁신과제를 실행하는 것보다 대규모로 실행할 수 있는 소수의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

 

신정호 맥킨지 서울사무소 부파트너 Jun_shin@mckinsey.com

 

필자는 맥킨지 마케팅 및 영업 부문 리더로서 글로벌 선도기업들과 디지털 관련한 자문 및 마케팅 부문과 소비재, 유통, 하이테크 등 산업 부문 간 협력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맥킨지 입사 전 미국에서 9년간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브랜딩, 소비자 인사이트 등 마케팅 전략 및 가격, 판촉 등의 운영 전략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A. T. Kearney 뉴욕 사무소 및 Clorox Company에서 근무했으며 MarketTools에서 마케팅 기업을 위한 온라인 시장 조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 스탠퍼드대 통계학 석사 및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와튼스쿨 MBA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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