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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명확한 비전, 미래 포맷 갖춘다면…오프라인 매장도 빛을 발할 수 있다

루이즈 헤링 | 185호 (2015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축소와 폐쇄가 불가피하지만 그것만으로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투자 축소와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보유 부동산의 활용도를 최적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역할을 재평가하고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그 방법으로 맥킨지는 ‘STORE’라는 5단계 접근법을 제안한다.

 

Start:오프라인 매장이 향후에 맡게 될 역할에 대한 명확한 비전에서 출발하라

Tailor:비전에 걸맞게 카테고리와 포맷을 수정하라

Optimize:미래지향적인 분석 기법을 활용해 매장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라

Reinvent:매장 내 쇼핑 경험을 새롭게 바꿔라

Execute:여러 채널에서 체계적으로 실행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Making Stores Matter in a Multichannel World’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소매산업 종사자들은 단 하나의 단순한 성장 공식을 지켜왔다. 즉 성장을 위해 새로운 매장을 여는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영업 구역(catchment area)을 선정한 다음 과거에 검증된 포맷의 매장을 똑같이 복제하는 방법은 소매업체들이 확실하게 고객층을 확대하고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 절반이 넘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물건을 온라인에서 사전 조사하는 반면 온전히 오프라인 매장 내에서만 구매 결정을 내리는 소비자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의 필요성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가상 공간(virtual space)은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필자들은 가상공간을온라인 유통과 동일한 수준의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매장 면적이라 정의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세상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많은 소매업체들이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 고심하며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정확한 용도를 결정하지도 못한 채 필요 이상으로 많은 부동산을 끌어안고 있다. 소매업체의 부동산 부서는 기본적으로 보유 부동산을 확장하고 추가로 취득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또 재무 부서는 오래 전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투자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해 왔으며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는 꺼렸다. 디지털 분야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부동산과 재무 부서의 이해력이 떨어지는 현실에 대해 전자상거래 부문 담당자들은 좌절감을 느낀다.

 

멀티채널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체계적인 접근방법을 도입해 먼저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 필자들은 STORE라는 5단계 접근방법을 추천한다. STORE 접근방법은 (1) 오프라인 매장이 향후에 맡게 될 역할에 대한 명확한 비전에서 출발해(Start), (2) 비전에 걸맞게 카테고리와 포맷을 수정하고(Tailor), (3) 미래지향적인 분석 기법을 활용해 매장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Optimize), (4) 매장 내 쇼핑 경험을 새롭게 바꾸고(Reinvent), (5) 여러 경로에서 체계적으로 실행하는(Execute) 순서로 진행된다.

 

놀라운 속도로 줄어드는 오프라인 소매 매장

 

온라인 이주(online migration)의 여파가 소매 산업 내 모든 카테고리에서 명확하게 관찰되고 있다. 미국 의류 소매업체 갭은 2013년에 250개가 넘는 매장을 폐쇄했다.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거의 200개에 달하는 매장을 닫았다. 월마트의 신규 매장 숫자는 5년 전에 비해 약 3분의 1 정도 줄어들었다.

 

영국에서는 비어 있는 점포의 숫자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355%나 늘어났다.1 또한 2013년과 2014년에는 영국의 4대 슈퍼마켓 체인 중 3개가 보유 중인 미개발 부동산의 가치를 총 12억 파운드( 20억 달러)만큼 자산상각했다. 온라인으로의 매출 누수 현상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분야는 가전제품인 듯하다. 영국에서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가전 부문의 오프라인 소매 공간이 20∼30% 줄어든 반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가상 공간이 늘어났다.

  

 

 

물론 온라인 소매가 비단 오프라인 매장 면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보다 13∼20% 낮게 책정하고, 평균적인 소매업체들보다 17배 많은 제품을 구비하고,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경쟁상대들보다 비용을 3∼4% 줄이면서도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도를 자랑하는 등 소매업체들의 매출과 순이익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소매업체들로 인해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의 자본수익률(return on invested capital)이 급감하고 있다. 기존 유형 자산을 통해 일어나는 판매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역풍에 맞닥뜨린 소매업체들은 본능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매장을 폐쇄하고 운영 효율성 개선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대응책은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런 대응으로는 성과 격차를 완전히 메울 수 없다. (그림 1) 투자를 축소하는 것만으로 큰 성공을 이루는 기업은 없다.

 

 

 

 

변화를 위한 틀

 

오프라인 매장을 중요시하는 접근방법에서 벗어나 멀티채널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면 소매업체들이 전통적인 준거 틀과 업무 방식을 바꿔야 한다. 다양한 경로에서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편의성’ ‘효율성같은 단어들이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고객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이제 고객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구매를 하건 일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찾거나 반품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가격 투명성으로 인해 소매업체들은 극도로 효율적인 운영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방대한 양의 온라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매장 내 서비스와 전문성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와는 다른 역할을 할 뿐이다. 사실 멀티채널 세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이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일부 멀티채널 소매업체들은 다양한 경로를 활용하는 전략을 토대로 온라인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인근에 거주하는 소비자층도 좀 더 깊숙이 파고든다. 여러 부문에서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수령하는클릭 앤 콜렉트(click and collect)’가 인기 있고 효율적인 고객 응대 방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클릭 앤 콜렉트 방식으로 처리되는 거래가 월마트의 온라인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50%를 넘어섰다. 베스트바이(Best Buy)에서도 온라인 판매 중 약 40%가 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 베스트바이는 제조업체들이매장 내 매장(store-within-a-store)’을 운영해 자사 제품을 과시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여러 공급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크 퍼니처 랜드(Oak Furniture Land), 소파닷컴(sofa.com) 등 과거에는 온라인에서만 활동했던 기업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전체 판매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소매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매장 네트워크를 변화시키고 있다. 소수의 플래그십 매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고객에게 편의와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 다수의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영국 소매업체 아르고스(Argos)는 런던에서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유통 시스템을 실험 중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한 후 가까운 매장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대형 매장에서 소형 매장으로 해당 제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유통 시스템 덕에 아르고스는 런던에서 약 2만 개의 제품을 주문 당일, 혹은 익일까지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필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고객 행동에 미뤄봤을 때 소매업체들이 멀티채널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받아들이고 지금부터 소개할 5개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데서 출발하라

 

매장 네트워크 변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할 때 소매업체들이 자문해 봐야 할 첫 번째 질문은멀티채널 세계에서 우리 회사의 오프라인 매장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소매업체들은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의 어떤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는지 이해해야 한다.

 

편의성과 근접성.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해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는 속도와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효율성.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여기는가? 가령, 오프라인 매장을 좀 더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공간이나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수령하기 위한 공간으로 여기는가?

 

영감.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을 찾아내고 놀라기를 원하는가?

 

● 즉각적인 만족.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충동구매를 하고 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며 매장 방문을 고대하는가?

 

솔루션이나 정보, 서비스의 발견.고객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지식과 전문성을 원하는가?

 

오락과 사회적 상호 작용.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즐거움을 느끼고 친구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기는가?

 

브랜드 및 제품 경험.고객들이 제품과 브랜드를 만지고 느끼고 손에 넣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가?

 

 

 

경제적인 부분 역시 중요하다. 소매업체들은 각 항목에 대해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매장의 포맷 역시 하나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오프라인 매장이 맡아야 할 역할들을 정의할 때 위치, 매장에 진열할 제품, 직원 구성, 공급업체의 자금 지원, 직원 훈련 등 매장 운영 모형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부분도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한 슈퍼마켓 체인은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 중심 매장 포맷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매장 직원들이 쇼핑객들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소비자 조사 결과, 직원들의 서비스가 (소비자의) 우선 순위인 곳은 전체 매장 가운데 10%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나머지 90%의 매장에서는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보다 효율성과 즉각적인 소비자 만족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수정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카운터를 줄이고 셀프 계산대와 같은 자동화 기능을 강화했으며 고객이 충동적으로 구매할 만한 제품들을반짝 할인으로 내놓았다. 이런 노력 덕에 이 회사는 고객의 요구를 좀 더 정확하게 충족시키는 동시에 운영비를 줄일 수 있었다.

 

카테고리와 포맷을 수정하라

 

멀티채널 세계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제품을 구비하고 공간을 할당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검토하면서 고객의 우선순위와 매장의 경제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소위 롱테일(long tail)이라 불리는 틈새 제품들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제는 온라인에서 제품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틈새 제품을 모든 매장에 준비해두지 않고 중앙 물류센터에만 보관하는 식으로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런데 잘 팔리지 않는 제품 중에도 일부는 매장에 구비해 둘 필요가 있다. 긴급용품 혹은 좀 더 큰 집합의 일부가 되는 제품들이 그렇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와 집 수리 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라면 물이 새는 싱크대를 고칠 수 있는 공구와 예비 부품은 전 매장에 구비해 둬야 한다. 소비자가 긴급하게 요구하는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또 매장에서 페인트나 벽지를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사다리 같은 틈새 제품도 마련해 놔야 한다. 집을 꾸미기 위해 페인트를 사러 매장에 왔는데 사다리만 온라인에서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면 좌절감을 느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어느 전자제품 유통업체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카테고리별로 평균 운전 시간(매장까지 차를 타고 오는 데 걸리는 시간), 고객 방문 빈도, 고객 방문 목적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방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10분 이상 운전을 해서 매장을 찾아올 의향이 있는 고객은 절반에 불과했으나 텔레비전을 구매하기 위해서 10분 이상 운전을 할 의향이 있는 고객은 거의 100%였다. 또 약 50%의 응답자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 텔레비전 실물을 보거나, 테스트해보거나, 다른 모델과 비교하는 과정 없이는 절대로 텔레비전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미뤄볼 때 이 전자제품 유통업체는 각 카테고리별로 공간과 서비스 수준을 달리하고 매장의 위치에 따라 다른 제품을 구비할 필요가 있었다.

 

매장 포맷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에도 고객의 욕구와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일부 소매업체들은 특정 고객 세그먼트의 취향과 선호도에 맞춰 매장 포맷을 수정한다. 예컨대, 메이시스백화점(Macy’s)은 밀레니엄 세대가 선호하는 10여 개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밀레니엄 세대를 위해데스티네이션 존이라 불리는 편집 매장을 설치하는 등 밀레니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분석 기법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라

 

카테고리와 포맷을 수정했다면 이제 멀티채널 관점으로 매장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해야 한다. 뛰어난 소매업체들은 새로 매장을 열기에 적합한 입지를 파악하고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매장에 적용할 성공 공식을 찾아내기 위해 판매 성과와 영업 구역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주기적으로 분석한다. 다시 말해서 인구밀도, 소득, 경쟁업체 진출 여부, 판매 직원의 평균 재직 기간 등 다양한 요인을 검토한다. 물론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이 정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매업체들은 앞을 내다봐야 한다. 즉 거시경제적인 추세와 산업 전반에서 관찰되는 추세가 매장 네트워크의 경제성과 운영 모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론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경로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해야 한다. 한 소매업체는 이미 100개의 매장에서 영업 손실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경쟁기업들의 동태와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로 옮겨가는 추세 등을 분석해본 결과 3년 내에 100개의 매장에서 추가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장 미래지향적인 소매업체들은 분석 도구와 기법을 활용해 매장 네트워크 전체를 다시 디자인한다. 어떤 곳에서 매장을 열어야 할지, 어떤 곳에서 매장을 폐쇄하거나 매장의 규모나 포맷을 조정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재무적, 지리 공간적인 분석 모형을 활용한다. 어느 식료품 체인은 지리 공간 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특정 지역에서 운영할 수 있는 매장의 숫자는 그 지역의 온라인 판매 증가세와 강력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판매를 갉아먹는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식료품 체인은 예전에 포기했었던 다수의 입지에 새롭게 관심을 가졌다. 또 이런 지역 인근에서는 이 회사의 타깃 고객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매출이 추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컸다.

 

 

지리 공간 모형은 입지 유형에 따라 어떤 포맷의 매장을 적절히 섞어서 배치해야 할지 최적의 방안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활동하는 의류 소매업체의 경우라면 장거리 운전을 필요로 하는 한두 개 정도의 플래그십 매장, 중거리 운전을 필요로 하며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쇼핑몰, 교외 번화가 등에 위치한 중형 매장, 그리고 좀 더 작은 규모의 소비자군을 흡수하기 위한 임시 매장(특정한 계절에만 운영되는 매장이나 팝업 매장) 등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어느 대형 할인 소매업체는 지리 공간 분석을 통해 자사 매장들의 영업 구역이 심각하게 중복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형 매장이 위치한 동네에 거주하는 고객들이 먼 거리를 이동해 플래그십 매장을 방문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 소매업체는 소형 매장의 숫자와 규모를 줄이더라도 이전과 비슷한 숫자의 고객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래의 성과, 임대차 계약 현황, 기대되는 고객 유지 수준 등을 예측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매장을 유지하거나 폐쇄할지 선택할 수 있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문제가 되는 매장이 있다면 창의적인 방안을 활용해야 할 수도 있다. 예컨대 매장 중 일부 혹은 전부를 전대하는 방법이 있다. 또 인근에 있는 매장 중에 임대차 계약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매장을 폐쇄하고 다른 매장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방법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매장 내에서

정확히 어떤 곳에 특정한 상품이

위치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재고가

있는지 알려주는 모바일 기기를

제공하면 직원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고객을

도울 수 있다.

 

매장 내 쇼핑 경험을 새롭게 바꿔라

 

미래형 매장을 선보이려면 매장 내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에 변화를 줘야 한다. 가능한 매끄럽고 편안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몇몇 소매 업체들은 애플이나 버버리처럼 멀티채널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의 매장 내 고객 여정을 그대로 모방한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 최신식 하이테크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판매 직원들에게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하는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겉모습의 변화만으로는 영속적인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매장 설계와 직원들의 새로운 업무 방식에 멀티채널 사고방식이 반영돼 있어야 한다.

 

예컨대, 매장 직원들이 최신 제품 정보를 쉽고 빠르게 알아볼 수 있도록 지원하면 직원들이 지나치게 많은 세부사항을 일일이 암기하지 않고도 빈틈없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매장 내에서 정확히 어떤 곳에 특정한 상품이 위치해 있으며 얼마나 많은 재고가 있는지 알려주는 모바일 기기를 제공하면 직원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고객을 도울 수 있다. 또한 휴대용 카드결제 기기를 들고 다니게 하면 고객들이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나이키는 온라인스튜디오’와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주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제품을 직접 디자인할 수도 있게 해준다.

 

소매업체들은 기본 요소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고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요인들과 관련된 비용은 가차없이 줄여라. 고객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멀티채널 쇼핑을 지원해야 한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주문한 고객들이 물건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별도의 계산대를 마련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또 기본적인 요인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시험해보고 개선해야 한다. 특정 기술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유통 네트워크 전체에 적용하기에 앞서 신속하고 체계적인 테스트를 진행해 해당 기술이 진짜로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을 만한 잠재력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령 그 기술이 고객 유치와 충성도 제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측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신기술을 발주하게 될 IT업체나 상품 납품 업체들과 이런 테스트에 들어가는 비용을 같이 부담하는 것이다.

 

 

여러 채널에서 체계적으로 실행하라

 

이 정도 규모의 변화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면 조직 전반의 여러 기능 부문이 영향을 받는다. 어떤 소매업체들은 2020년 이후 먼 미래로 이어지는 중장기 매장 네트워크 변화 계획을 수립하는 우를 범한다. 2020년쯤 되면 이미 그 계획의 상당 부분은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또 실행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규모 변화 프로그램에 착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반쯤 완성되기도 전에 구식이 되고 만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향후 12개월 동안 추진할 구체적인 계획과 향후 3년에 대한 포괄적인 로드맵을 개발하는 정도가 소매업체에 좀 더 효과적이다.

 

속도와 유연성은 매우 중요하다. 매장 전체를 금칠 하듯이 근사하게 꾸미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그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시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은 효과가 있고 어떤 방법은 효과가 없는지 찾아낼 수 있도록 매장 설계와 관련된 개별적인 측면들을 하나씩 시범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네트워크 재설계의 규모를 고려하면 린 접근방법(lean approach)이 자본 지출을 대폭 줄이고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대형 소매 할인업체는 체계적인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해 대규모 매장 변화 프로그램을 과거에 진행했던 유사한 프로그램보다 21% 적은 자본으로 25% 빨리 완수했다. 이 업체는 매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필요한 구성요소들을 미리 조립하는 방법을 비롯한 비용 절감 방안을 활용했다. 또 공급자 풀을 넓히기 위해 제품 요구 규격을 완화했고, 가치 창출 디자인(design to value)과 소유 총비용(total cost of ownership) 등과 같은 디자인 원칙들을 적용했다.

 

물론 유통 네트워크가 진화하면 본사와 개별 매장에서의 직원 역량과 조직 구조 또한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경영자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우리 회사의 현재 조직 구조가 네트워크의 새로운 규모와 역할에 도움이 되는가? 신규 매장을 여는 데 주력하기보다 기존의 공간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매장 콘셉트를 신속하게 변화시키고, 심지어 부동산 자산을 축소할 수 있도록 부동산 담당 부서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온라인 부서가 오프라인 매장과 완전히 통합될 수 있을까(일부 소매업체는 온라인 부서를 여전히 어린애 보듯 무시한다).

 

통합은 매우 중요하다. 미래형 매장은 쇼핑객들이 여러 경로를 매끄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직원들은 오프라인에서건, 온라인에서건 고객들에게 적합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잘 훈련돼 있어야 하며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시스템은 회사의 웹사이트와 연결돼 있거나 맞춰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직원들이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고 맞는지 확인하는 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웹이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웹을 통해 인근 매장의 재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물류팀과 매장팀은 주문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제품을 배송할 수 있도록 온라인팀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아마존은 이미 1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하루나 이틀 내에 물품을 배송한다. 머지않아 소비자들은 모든 소매업체들에게 아마존과 비슷한 수준의 배송 속도를 요구할 것이다.

 

매장 네트워크를 재평가하고 개편할 때 오직 오프라인 매장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매장 네트워크 변화가 기대한 효과로 이어지려면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돼 있어야 한다. 이미 온라인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소매업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쪽 채널 모두에 관심을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 소매업체가 필요한 멀티채널 역량과 사고방식을 확보하려면 전면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어느 쪽이건 오프라인 매장 네트워크를 대폭 변화시키고자 할 때 온라인 채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고객이 어디에서 쇼핑을 하기로 결정하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매업체들이 소매의 미래를 틀어쥐게 될 것이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감사의말씀

이 글의 저자들은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그레이엄 비가트(Graham Biggart), 헬렌 메이휴(Helen Mayhew), 스티브 노블(Steve Noble)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루이즈 헤링(Louise Herring)크리스 위글리(Chris Wigley)는 맥킨지 런던 사무소 소장이다. 토비아스 바힌거(Tobias Wachinger)는 뮌헨 사무소 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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