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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세대 IT 비즈니스

연결하고 운영하는 통합서비스가 참된 IoT인터넷 들어간 기계는 Smart Things일 뿐

조광수 | 184호 (2015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네트워크가 없던 1세대 IT 비즈니스 시대와사람의 인터넷 시대인 제2세대 IT비즈니스를 지나사물의 인터넷이 핵심인 제3세대 IT 비즈니스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 새로운 시대의 비즈니스는 크게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연결중심 비즈니스가 그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한한 기회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그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 자체에도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한다. 해결해야 할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운용 과제

2) ‘연결을 운영할 수 있는통합 운영 체제, 그리고 이익 분할

3) 연결의 복잡성 문제

4) 사생활 침해와 보안

 

 

 

 

IoT 서비스와 Digital Disruption

 

최근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에 온 세상이 들끓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Gartner)의 짐 툴리(Jim Tully) 부사장은 “IoT는 비즈니스 변혁의 주요 동인으로 모든 산업과 사회 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IoT 기반의 디지털화는 전통 기업에는 위협적으로 작용하지만 결국 모두가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트너는 2020년경에 IoT 디바이스가 260억 개가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IoT 혁명에 의한 와해적 상황(Digital Disruption)이 전개되며 다양한 용도, 기능, 형태를 가진 디바이스가 셀 수 없이 많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수치를 지구상 인터넷 가입자 수로 나누면 1인당 무려 10여 개나 가져야 된다. 이를 다시 4인 가정으로 계산하면 한 가정당 40개 정도가 나온다. IoT 세상이 오면 한 사람이 수십 대의 컴퓨팅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용자경험(UX·User eXperience) 관점에서 보면 IoT 시대가 마냥 장밋빛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수많은 기기 간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IoT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복잡하고 이해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스마트TV도 못쓰는 사람이 많은데 IoT는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사람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산업에서의 열망과 달리 막상 IoT는 소비자로부터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항상 기업인들의 기대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기업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트렌드에 올라타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즈니스는 흐름 속에서 소비자를 사로잡아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글에서는 IoT 비즈니스의 명과 암, 혹은 기회와 해결과제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전반부에서는 IoT 비즈니스의 트렌드를 알아보며 IoT가 가져오는 혁신을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한다. 후반에서는 IoT 서비스의 오해를 걷어내면서 다양한 사례와 함께 IoT 비즈니스의 와해성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이후 IoT의 비즈니스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알아본다.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진화

 

필자는 IoT에 기반해 전개될 비즈니스를3세대 IT 비즈니스라고 본다. IT 비즈니스는 하드웨어(Hardware), 소프트웨어(Software) 기반의 운영체제, 응용 서비스, 이렇게 3가지 수준으로 구성되는데 대개 10년 주기로 변화한다. (한 세대 내에서도 10년마다 주기적인 변화가 있다는 것이지 10년이 곧 한 세대라는 뜻은 아니다.) 먼저 10년 단위의 주기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등장하면서 시작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운영체제가 생기고, 이 위에서 응용서비스가 나타난다. 이 단계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IT 기반으로 사람들의 경험 내용과 방식이 변화한다. 이 주기가 곧 세대는 아니다. 사회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세대를 30년 단위로 구분하는데 IT 에서도 이런 세대구분을 적용해 본 것이다. (‘IT 비즈니스의 세대 구분, 1세대와 2세대참고.)

 

 

 

DBR Mini Box

 

 

IT 비즈니스의 세대 구분, 1세대와 2세대

 

 

 

1세대 IT 비즈니스는 최초의 컴퓨터가 등장했던 1940년대 이후 30년간 형성된 IT 비즈니스를 말한다. 1980년대 IBM PC를 내놓으면서 완성됐다. 이 세대에서는 산업용/개인용 컴퓨터가 중심이었다. 이 시기의 대표적 서비스는 데스크톱 출판(Desktop Publishing)이나 로터스 123, dBase라는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등이었다. 컴퓨터로 어떤 작업을 한 후 프린터로 출력을 하거나 디스켓에 저장했다.

 

이때까진네트워크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 그 지점이 바로 제2세대 IT 비즈니스와의 구분점이다. 2세대 IT 비즈니스는 1990년 전후 5, 즉 조금 앞당겨 생각하면 약 1980년대 중반, 늦춰보면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됐다. 앞서도 설명했듯 제2세대는 1980년대 후반 이후 약 30년으로 잡을 수 있다. 1990년대는 IBM의 컴퓨터 하드웨어가 주도했다. 이 당시 대표적인 운영체제는 DOS였다. 국내에서도 이 시기에 천리안, 하이텔과 같은 통신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인터페이스(Interface)는 키보드를 통해 명령어를 입력하는 CLI(Common Language Infrastructure)였다. 1990년대 후반에 컬러 세상이 열린다. 2000년대는 MMX(Multimedia Extensions) 기반의 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윈도95(Windows 95),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제품이 출시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상을 장악한다. 아울러 웹 시대가 열린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마우스와 그래픽 기반의 인터페이스(Graphic User Interface). 그리고 2010년대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의 시대다. 애플(Apple)처럼 하드웨어, iOS라는 운영체제, iTunes 같은 응용 서비스까지 포괄한 제품과 서비스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NUI(Natural User Interface)로 손가락으로 변화했다. 이때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기업이 바로 구글(Google)이다. 애플과 달리 검색엔진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안드로이드(Android) 개발사를 인수하며 운영체제 사업에 뛰어들었고, 스마트폰 업체인 모토로라(Motorola)를 인수했다. 여기까지가 2세대다.

 

 

1) IoT와 제3세대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의 변화

 

IT 비즈니스의 세대 구분, 1세대와 2세대에서 살펴본 것처럼 제2세대 IT 비즈니스를 규정할 때사람의 인터넷 시대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비즈니스를 보면 전자우편(E-mail), 전자상거래(E-commerce), 전자정부(E-government) 등이며 앞에 ‘E’ 혹은전자라는 말을 붙였다. 그 이유는 오프라인(Offline) 서비스를 온라인화하면서 사람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대세가 됐다. e메일이 우체국을 불필요하게 만들고, 전자상거래가 오프라인 매장을 압도하는 것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관계는 적대적 경쟁관계가 됐다. 그래서온라인 공간은 가짜다.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무언가를 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온라인을 가상, 버츄얼(Virtual), 사이버(Cyber) 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해 표현했는데 필자가 보기에 이는 일종의 비하였다.

 

네트워크가 없던 제1세대 IT비즈니스와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이 IT기기를 활용하던 제2세대 IT 비즈니스를 지나 제3세대 비즈니스는 2020년 정도를 기점으로 시작될 것이다. ‘사람의 인터넷을 지나사물의 인터넷이라 부르는 IoT 서비스가 그 상징이다. 30년 만의신세대라 부르는 이유는 변화의 양상이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3세대 역시 지금까지처럼 새로운 방식의 하드웨어의 혁신으로 시작할 것이다. 2세대가 데스크톱이나 스마트폰같이 한 사람이 한두 종류의 지배적인 디바이스를 쓰는(one person to single devices) 시대였다면 3세대는 한 사람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의자, 스마트침대, 스마트망치 등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기능을 가진 IoT 디바이스들로(one person to many devices) 시작하게 된다. 이런 하드웨어의 다양성 혁신은 특정 하드웨어를 위한 운영체제(OS)보다는 연결서비스 기반의 운영체제를 필요로 한다. 마찬가지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도 혁신이 일어난다. 지금까지 IT 서비스는 화면 속에 있었다면 이제 연결기반의 서비스는 화면에서 빠져나와 운영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마치 드론처럼 공간지향적 사물과의 인터페이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애플의 포스터치(Force touch)1 도 이런 방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통신서비스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2세대 비즈니스에서처럼 사람이 인터넷을 쓰던 시대는 2G, 3G, 4G로 속도와 대역폭 증가가 이뤄졌다. 단순히 텍스트를 전송하던 사람들이 기술 발달에 따라 사진을 찍어 전송하고 동영상을 주고받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제3세대 비즈니스에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네트워크만 필요한 게 아니다. 사물은 사람처럼 대용량의 영화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물이 인터넷을 쓰면서는 오히려 소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 IoT 시대의 네트워크는 데이터의 대용량(Rich) 전송용 망과 소량(Lean) 전송망이 공존할 수 있다. 굳이 지금처럼 대용량 중심의 네트워크를 운용하기 위해 저용량 네트워크를 없앨 필요가 없다.

 

각종 IoT 디바이스에서 송수신되는 데이터는 현존 클라우드 기반의 스토리지 아키텍처와 관리 소프트웨어로는 감당할 수 없다. 또한, 기존 네트워크도 비효율적이다. 이런 점을 간파해서 지난 4월 구글이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통신망을 활용하는 동시에 와이파이 같은 비면허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이(Fi)를 개시한다고 발표한 것은 바로 대량 전송용 망과 소규모 데이터망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모든 기기가 항상 온라인 상태로 있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전통적 TCP/IP 프로토콜에서 벗어나 비동기 방식(Asynchronous) 커뮤니케이션 기반 확장 역시 필요하다. 여러 통신망이 동시 다발적으로 사용되며 실시간으로 모이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은 엄청날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사용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개념 변화가 필요하다. 수많은 기기와 사람들로부터 발생하는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모두 클라우드에 모은다고 하면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용량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 시스템은 소비자 관점에서는 비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dropbox’라는 저장공간에 5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가지고 있고 내 컴퓨터에 5기가바이트, 스마트 폰에 5기가바이트가 있다면 dropbox의 데이터는 내 컴퓨터, 내 스마트폰에 카피, 동기화된다. 이 셋을 합하면 전체 스토리지는 사실 15기가바이트이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5기가바이트에 불과하다. 데이터가 연동돼 각각의 디바이스에 저장이 된 탓이다. 이러한 방식은 사람이 사용하기는 편하지만 사물을 위한 스토리지의 역할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방식 그대로 IoT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 그래서 클라우드 스토리지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지금처럼 일정 용량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토리지의 메모리 개념을 변경하거나 데이터 전송 전 전처리(Pre-processing)를 해서 어느 정도 처리된 데이터는 구분해 삭제하는 등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모두 저장하는 시스템에서스마트하게필요한 자료만을 지속적으로 남기는 성격으로 저장 개념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3세대 IT 비즈니스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기존 2세대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형성을 의미한다. 이 변화의 핵심은 연결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예를 들어 O2O(Online To Offline)도 그런 상징 중 하나다. 이전에는 오프라인에 있는 상품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오프라인 사업자와 온라인 사업자 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O2O가 상징하는 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이자 통합으로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일단은 온라인 시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오프라인 시장 규모의 10%에서 20% 정도다. 또한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제2세대 비즈니스의 디지털 서비스는 사용자가 아무리 많아도 재무적 성과와는 분명히 연계되지 않았다. 그런데 O2O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O2O의 핵심은 첫째는 온라인에서 고객을 찾아서(Find Customers Online) 오프라인 매장으로 보낸다는 것(Bring Them Into Offline)이고, 둘째는 소비자가 구매의도를 가지고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는선결제주의를 의미한다. 따라서 서비스 사용과 재무적 성과가 연동돼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2) 스마트 씽즈(Smart Things)는 제품이고, IoT는 서비스다.

 

IoT가 대표하는 3세대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마트 씽즈(Smart Things) IoT를 구별해야 한다. 왜냐하면 IoT는 특정 디바이스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IoT를 특정 디바이스 제조업으로 이해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만약 IoT와 스마트 씽즈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한다면 결국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스마트 씽즈는 일반 사물(Things)이 스마트화된 것으로써, 예를 들어 스마트 의자, 스마트 책상 같은 제품들이다. 스마트 씽즈에는 환경을 탐지하고 입력(Input)을 받을 수 있는 센서(Sensor)가 있고, 그 입력값을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Processor)가 있다. 그리고 이를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앉아 있는 의자가 스마트 의자가 되면 스마트 의자에 누가 앉아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좀 더 발전하면 체지방이나 자세를 측정할 수 있다. 스마트 씽즈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이 컴퓨터화되는 것이다.

 

IoT는 원래 사물지능통신이라고 불렸던 M2M(Machine To Machine)의 개념에서 시작돼 현재는 사물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해 작동하는 개념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스마트 씽즈와 달리 IoT는 스마트 씽즈를 연결해 만들어 내는 서비스로서, 데이터가 오고가며 만들어 내는 서비스다. 이것이 바로 IoT를 데이터 기반의 연결을 통해 만들어 내는 응용서비스로 바라보는 이유이며 여기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는가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위딩스(Withings) 같은 스마트 체중계는 그 자체로는 기존 저울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 씽(Smart thing)이지, 진정한 IoT는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다른 IoT 디바이스 혹은 스마트 씽과 연결해 서비스를 창출하면 IoT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IoT를 붐업시키려는 시스코(CISCO) IoT를 통신 중심의 서비스로 설명하고 있다. 시스코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물리적 객체(Physical Objects)들의 네트워크를 IoT 서비스이며, 인간, 사물 서비스의 분산된 환경요소에 대해 인간의 개입 없이 상호 협력적으로 센싱(Sensing), 네트워킹(Networking), 정보 처리(Processing) 등의 지능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물 공간 연결망으로 이해한다. 다시 말해, 시스코는 자신의 사업에 맞춰 다양한 객체나 물건들(RFID 태그, 센서, 휴대폰, 기계적 구동 장치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해 하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개념으로 IoT를 정의하고 있다.

 

3) IoT 서비스의 구성

 

데이터 기반의 IoT 서비스는 우선 스마트 씽즈(Things), 네트워크(Network), 분석(Analytics), 서비스(Service) 4단계로 구성된다. 스마트 씽즈는 하드웨어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모은다. 여기서 모인 데이터는 네트워크를 통해 종합되고, 분석단계에서는 이런 데이터 전부가 분석된 뒤, 그 결과로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존의 서비스에 가치를 더할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창출하기도 한다. (그림 1)

 

a.스마트 씽즈(Things):스마트 씽즈는 기존 2세대, ‘사람의 인터넷비즈니스 시대의 근간을 이루던 데스크톱 컴퓨터나 스마트폰과는 다르다. 앞서도 언급했듯 2세대의 플랫폼은 many single-devices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모바일을 예로 들면 현재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계열이거나 애플 iOS 계열의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고 있다. 보통 이 두 가지 하드웨어를 통해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상거래 등을 사용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기껏해야 플랫폼 한두 개가 전부였고, 각각의 하드웨어에서 데이터를 센싱한다. 그러나 IoT 서비스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양한 모양의 스마트 씽즈가 모인다. 예를 들어 스마트 의자, 스마트 책상, 스마트 전등을 모아서 연결할 수 있다. 이는 디바이스나 단말을 넘어서서 다양한 수준의 플랫폼도 연결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IoT서비스가 가진 힘이다. 이런 스마트 씽즈가 주로 하는 일은 데이터를 측정하는 것이다. 최근 센서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b.네트워크:스마트 씽즈는 센싱된 정보를 처리해 네트워크로 보낸다. 이렇게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을 빅데이터라고 부른다. 네트워크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2G, 3G, 4G와 같은 면허대역과 와이파이, 블루투스, 직비(ZigBee), NFC 같은 비면허대역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게 된다.

 

C.분석(Analytics):분석단계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한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연결짓고 패턴을 분석해 인사이트(Insight)를 도출한다. 이를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부르며, 흔히 만병통치약인양 말하는 빅데이터에서 실제로 유용한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d. 서비스:서비스 이전 단계는 모두 서비스를 위한 비즈니스 인프라에 해당하고, 마지막 단계인 서비스가 바로 실제로 사업이 펼쳐지고 수익이 발생하는비즈니스. 물론 이러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리스크도 있다. 그러나 누가 인프라를 설치할 수 있는가는 비즈니스를 장악하는 하나의 핵심요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회의실에 스마트 의자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면 대략 100개의씽즈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만 하드웨어 인프라의 장악이 비즈니스의 장악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누가 데이터를 소유할 것인가가 핵심이 될 수 있다. 이는 첨예한 비즈니스 이슈다. 지금까지 온라인 비즈니스의 비용 구조는 단순했다. 공유경제를 말할 때만 해도 거의 무()에 가까운 비용구조가 가능했지만 이제 시작단계인 사물인터넷 서비스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큰 비용이 드는 인프라를 어떻게 하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다. 서비스 부문은 사실상 IoT 비즈니스의 핵심이기 때문에 다음 절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겠다.

 

4) 3세대 IT 비즈니스:

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와 연결 중심의 비즈니스

 

2세대 IT 비즈니스를 넘어서는 제3세대 IT 비즈니스로 혁신과 Digtal Distuption은 산업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즉 새로운 방식의 수익창출 기회가 된다.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삶과 사고방식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이 될 것이다.

 

a. 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Cross-Domain Business)

 

3세대 IT 비즈니스를 필자는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Cross-Domain Business, 전통 영역을 파괴하고 재조합해 연결하는 신사업 기회)’라고 부른다. 기존 제2세대 비즈니스가 스마트폰 안에 모든 것을 담아두는 것과 같은 방식의 컨버전스(convergence) 플랫폼이었다면 제3세대 비즈니스는 다양한 씽즈로 분열하고, 재연결되는다이버전스(divergence)’라고 할 수 있다. 와해적 혁신을 상징하는 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는 기존 채널 중심적 비즈니스를 해체하고 재결합해 신종 산업을 만들게 된다. 이는 하나의 아이디어나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수직적 비즈니스 모델(Vertical Business Model)이나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는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Horizontal Business Model)과 대비된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각광받는 연구 분야가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이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 데이터베이스(Database)와 정부기관의 통합 데이터를 합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이런 것들이 분리돼 있다. 각각의 도메인을 통제하고 있는 기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그러한 통합 도메인이 탄생할 것이고 이러한 시스템은 굉장히 수평적일 것이다.

 

 

크로스 도메인을 설명하기 위해 필자가 자주 드는 비유가 중국요리집에 가면 흔히 보는 턴테이블(Turntable)이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턴테이블 위에 올려지고, 사람들은 턴테이블을 돌리며 각자가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는다.

 

이를 헬스케어에 적용하면 일명턴테이블 헬스케어신사업이 탄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피트니스센터(Fitness Center)에 가서 운동을 하고, 아프면 병원이나 약국에 가고, 음식 조절을 위해 야채와 과일, 혹은 건강식을 한다. 그런데 이 각 산업은 개별적으로 분류된 버티컬 산업이다. 그런데 이것들을크로스(경계를 허물고 서로 엮으며 교차)’해서 수평적으로 연결하면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한다. 예를 들어 턴테이블 헬스센터에 가면 먼저 의사와 만나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그리고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피트니스 트레이너는 근력운동이든, 유산소운동이든 적절한 결정을 하며 진행한다. 다음에는 식이요법 전문가와 상담 후 식사를 할 수 있다. 고령층의 경우는 기억력 강화를 위한 인지치료를 삽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한 장소 안에서 턴테이블처럼 돌아가며 제공받는 것으로써 사용자 입장에서는 건강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다.

 

 

b. 연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도 거대한 변화가 올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의 수익모델은 판매수량과 이익을 곱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서비스사보다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적은 것 같다.) 그런데 IoT 서비스는 연결과정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수익창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새로운 가능성을 펼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구글이 인수한 네스트(Nest Labs.). 네스트의 주력제품은 온도조절기다. 이 온도조절기를 집안에 설치하면 스스로 최적 온도를 찾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준다. (그림 2) 가격은 세전으로 약 250달러다. 네스트의 본업을 제조라고 본다면 온도조절기를 판 만큼만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네스트는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Rush-hour reward program)이라는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고객이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네스트의 온도조절은 고객이 아닌 네스트에서 직접 한다. 예를 들어 텍사스처럼 무더운 곳에 사는 직장인들은 퇴근해 집에 도착하면 거의 동시간대에 온도를 급격히 낮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발전소에 과부하가 걸리며 낭비가 발생한다. 그런데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는 집에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집 온도를 서서히 낮춰준다. 이 때문에 발전소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발전소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네스트는 전기회사들로부터 절약된 비용 중 일부를 받고 이 중 일부를 다시 고객에게 돌려준다. 즉 고객은 예를 들어이번 달에는 60달러를 절약했습니다라는 수표를 받는다.

 

매우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인데 필자는 이를연결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앞서 설명한 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 모델이 각각의 비즈니스 영역을 통합 데이터로 연결해 서로 교차시키는 개념이라면 이 비즈니스 모델은연결 그 자체에서 수익을 찾는 방식이다. 즉 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는 한 사람의 생체 데이터를 각 비즈니스 영역에서 공유하면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했지만 연결 중심 비즈니스는 고객의 생활패턴과 소유물(Things)에 연결돼 있는 그 자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연결 중심 비즈니스는 따라서, 크로스 도메인 비즈니스의 인프라이기도 하고 동시에 진화한 형태이기도 하다. 다시 네스트 사례로 돌아와 보자. 네스트의 수익모델은 전통 제조업에 시사하는 바가 특히 큰데 제조업체가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서 본업의 추가 수익모델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 훌륭한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스트의 수익모델은 고객의 에너지 절약활동으로부터 부가적이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고객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제품을 구입하고 나서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돈을 벌고 환경에도 기여한다.

 

지금까지 강조했듯 네스트의 사례는 개별 제품 중심의 비즈니스를 넘어서는 사물인터넷 서비스, 즉 연결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덕분에 월풀(Whirlpool)도 네스트의 협력업체가 됐다. 월풀은 네스트의 온도조절기와 연동해서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스트 온도조절기와 연결하니 사람들이 집에 없는 때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집에 없을 때는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온, 고속 건조보다는 오래 걸리더라도 온도를 낮춘 상태에서 건조기를 돌리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빨래 건조 중에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소음이 덜 나는 조용한 모드로 작동할 수 있다. 만약 네스트의 러쉬아워 리워드 프로그램에 가입했다면 고객은 에너지를 절약한 만큼의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네스트의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동시에 월풀은 네스트와 연결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정유사 BP의 경우 직원들에게 핏빗(FitBit)이라는 웨어러블을 기기를 나눠줬다. 그 덕분에 직원들이 얼마나 걷는지, 뛰는지 알 수 있었고 직원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었다. 그런데 BP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직원의 운동 데이터를 갖고 의료보험사와 협의를 해서 직장의료보험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BP는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면서도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면 디지털 광고판에서 길가는 사람의 망막을 촬영해서 신상을 확인하고, 심박수도 측정해서 힐링상품을 추천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연결해 IoT 서비스를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하는 비즈니스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2 예를 들어 네스트와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저본(Jawbone)의 업(Up)을 예로 들어보자. 저본 업을 통해서 사용자가 수면 중인지, 깨어 있는지, 운동 중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즉 네스트는 이 데이터를 이용해 수면 중, 깨어 있는 중, 혹은 운동 중 선호 온도를 알 수 있다. 슬리피오(Sleepio)라는 회사도 밴드와 연결을 했다. ‘저본 업역시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데 착용하고 자면 수면 시 몸의 움직임을 측정하게 된다. 슬리피오에서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수면 문제를 극복하도록 돕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월 2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IoT 서비스라는 연결 기반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연결을 통해 창출된 데이터는 기존에 가질 수 없었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일으킬 수 있다.

 

IoT, 해결이 필요한 다양한 문제들:

 ICT UX 관점

 

IoT 시대에 펼쳐질 눈부신 혁신의 뒤에는 그 밝음만큼 어두운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다. 이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어떻게 해결방안을 찾는지가 IoT 시대 기업들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1) IoT 서비스: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운용 과제

 

먼저, IoT 서비스를 하려면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비용이 적지 않다. 반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는 그리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규모 있는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IoT 서비스를 위한 디바이스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런 IoT 디바이스의 연결비용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사물 1개당 연결 비용이 5달러 이하로 줄었다.3 하지만 대한민국 1800만 가구에 10개씩만 연결한다고 하더라도 약 9000억 원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다만 사물 간의 통신은 텍스트 기반의 소규모 데이터가 주가 될 것이기에 어느 정도 자유도가 있다. 하지만 영상과 같이 대용량 데이터를 이용하는 서비스의 경우는 부가적인 비용 발생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안드로이드,

아이폰에서 앱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했지만

미래는 모바일 웹을 통해

통합 네트워크/통합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뷰존(VueZone)이다. 뷰존은 넷기어(Netgear)사에서 만든 IoT 디바이스로서 집안에 설치하면 집안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카메라다. 집에 남겨둔 애완동물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재, 절도 등 긴급상황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뷰존 서비스가 갑자기 멈췄다. 그러더니 무려 10일 동안 접속도 되지 않았다. 넷기어에는 수많은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고, 추산컨대 약 32만 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원인은 사실 뷰존 디바이스 자체가 아니라 뷰존이 이용하는 아마존의 클라우드서버(Amazon Cloud Server)에 있었다. 뷰존은 영상데이터를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 처리에 한계가 발생했고 아마존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가정에서 IoT 기기가 많아지면서 클라우드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예기치 못한 처리문제로 서비스가 멈춘 것이다. 이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무려 열흘이 걸렸다. IoT 서비스의 문제는 디바이스가 아닌 연결된 시스템과 그 관계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파악도 어렵고,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운용 시스템 자체를 제대로 구축하는 게 어렵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이렇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역시나 예기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를 잘 보여준다. 달리 생각하면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2) ‘연결을 운영할 수 있는통합 운영체제,

그리고 이익분할

 

디바이스가 다양해지다 보니 안드로이드나 iOS 같은 특정 하드웨어 기반의 운영체제는 한계가 발생한다. 따라서 여러 이종의 디바이스를 연결해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앞서도 언급했듯 IoT 서비스는 다양한 기기와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서비스가 핵심이기 때문에 특정 하드웨어를 위한 안드로이드, iOS 같은 운영체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글에서 출시한 안드로이드 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Auto)는 이런 예상을 실현한 것으로서 앞으로도 가정용, 자동차용, 카페용 OS같이 목적 중심적, 기능 중심적 운영 체제로 진화하는 것이다.

 

물론 운영 체제가 없는 연결도 가능하지만 이러한 환경에서는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만들거나 관리하고 문제진단 및 관리기능도 가능하게 된다.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서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운영 체제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이 통합 운영 체제를 누가, 어떻게 구축하는지가 핵심이다. 누가 주도권을 쥘지는 아직 모른다. 이 역시 경영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하는 이슈다.

 

 

이러한 통합 운영 체제를 위해서는 오히려 앱(App)이 아닌 모바일 웹을 활용해야 한다. 현재는 스마트씽 하나에 앱 하나 만드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다가는 스마트폰은 마치 리모콘 앱 바구니로 전락하고 IoT 서비스는 성장할 수 없다. 그래서 앱 중심을 극복하고, 통합 관리하는 웹 형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안드로이드, 아이폰에서 앱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했지만 미래는 모바일 웹을 통해 통합 네트워크/통합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기술적 이슈이기보다는 모바일 운영 체제를 지배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의 정책적 이슈에 가깝다. 현재는 앱 결제를 통제하며 수익을 얻고 있는데 모바일 웹으로 진출할 경우 결제 부문에서 통제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양사가 모바일 웹을 인정하고 성장을 허용할 것인가는 중요한 이슈이다. 삼성전자의 타이젠이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도 구글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지 않더라도 웹을 통해 버스정류장 안내, 자동판매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피지컬 웹(Physical Web)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피지컬 웹을 통해서 IoT 기기를 직접적으로 인터넷으로 연결해 사용하면서 운영 체제나 애플리케이션의 종속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경영자들이 처음 IoT 비즈니스에 뛰어들면서 일반적으로 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게 바로 이익 분할 문제다. IoT 시스템 구축에 기본적인 인프라는 센서, 네트워크 같은 하드웨어 장비들이다. 이 장비를 오픈-네트워크 혹은 오픈-콜라보레이션으로 토대로 만들게 되고 비즈니스가 이뤄지면 이익 분할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필립스는 색과 밝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전구 휴(Hue)를 개발했다. 그리고 여느 스마트 제품처럼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작동한다. 필립스는 서비스의 인프라를 제공했고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앱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럴 때 이해당사자들끼리 어떻게 수익을 나눌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뜻이다.

 

3) 연결의 복잡성 문제

 

IoT 서비스는 개인이 신경써야 하는 디바이스가 여러 개이고 서비스는 연결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개인이 인지하는 복잡성이 상당히 크다. 그런 맥락에서 사용자가 IoT 디바이스를 구입하게 되면 반드시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같은 통신 인프라와 연결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겪는 첫 번째 어려움이 바로 네트워크 연결이다. 또한 우리나라 IT 기기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사용자는 직접 네트워크에 연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정을 해야 한다. 블루투스의 경우는 기기도 찾아야 하고, 각종 비밀 키를 교환하며 서로 페어링을 시켜야 한다. 이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다.

 

이런 네트워크 연결과 셋업은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가 늘어날수록 더 복잡해지고 장노년 층에서는 무척 힘든 일이다.

 

국내 유명 가전업체의 스마트TV에서 유사한 문제를 경험했다. 스마트 TV의 기능을 쓰려면 복잡한 와이파이 설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에는 한 번만 설정하면 된다고 했는데 종종 초기에 했던 설정이 사라지면서 다시 반복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와이파이 설정까지 매번 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스마트 TV 기능을 포기하고 말았다. 미국 제품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소노스(Sonos) 스피커는 다양한 컨텍스트에 따라 플레이 리스트와 플레이 시간을 사용자 임의로 설정해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기반 무선 음향 시스템이다. 그런데 와이파이 라우터를 변경하면 소노스 음향 시스템이 먹통이 되고, 메뉴얼에 있는 대로 여러 차례 시도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드웨어 드라이버가 필요없는 플러그 앤 플레이 시스템처럼 IoT 시스템도 네트워크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고 자동으로 설치될 수 있어야 한다.IoT 서비스는 사용 중에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진단하기도 어렵지만 원인을 파악해도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연결에서 발생하는 이슈는 개인에게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미국의 제이시페니 백화점(J.C. Penney)에서는 모든 제품에 RFID 태그를 붙이고, 여기서 모아진 데이터를 이용해서 재고관리를 하고 공급망도 개선하고자 했다. 이전에는 바코드를 사용해서 수작업으로 처리했지만 NFC(Near-Field Communication) RFID를 활용해 모든 물품을 추적,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RFID 태그를 사용하면 고객이 스스로 계산을 하고 나가는 셀프체크아웃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했다. RFID가 보내는 무선주파수가 도난 방지 센서와 간섭 현상을 일으켰다. 결국 당장에 운영해야 하는 RFID 서비스를 위해 도난 방지 센서를 제거했다. 따라서 RFID 서비스는 무리없이 운영됐지만 상점 절도가 급증했다.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RFID 태그를 회수하려 했으나 워낙 작은 RFID 태그를 찾아내서 회수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고, 이를 위한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 아울러 고가의 새로운 RFID 기술을 구매하고 설치하는 비용도 생겼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들 또한 새로운 하드웨어가 필요했고, 소프트웨어도 새롭게 설치해야 해서 여러 가지 운영비용이 또다시 발생했다.

 

 

기기 간 연결로 인한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사용 복잡성과 난이도를 높이며, 필연적으로 사용 편의성이라는 사용자경험이 나빠지게 된다. 이는 자연스레 IoT 서비스의 소외 계층을 만들어낼 수 있다. IoT의 혜택을 누리는 데 나이별, 지역별, 소득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IoT의 성공은 이러한 복잡성을 줄이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용자경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고, 기업 경영자들은 혼란을 겪을 것이다. 물론 기회는 바로 이 혼란 속에 있다.

 

4) 사생활 침해와 보안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줄 IoT의 최대 걸림돌 중의 하나는 사생활 침해와 보안문제다. Digital Disruption Privacy Destruction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최근 IoT가 가시화되면서 사회적, 도덕적 논의들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다. 전통적으로 사생활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IoT에서 탐지되고 비즈니스에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얍(Yap)이나 SK 플래닛의 시럽 서비스는 사용자가 매장에 들어가면 이를 탐지해서 쿠폰을 제공한다. 즉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수입해서 비즈니스에 활용한다. 웨어러블 기기들은 사용자의 위치데이터뿐만 아니라 심박 같은 생체데이터를 측정한다.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IoT의 기본 기조에 따라 사람들의 원하지 않은 데이터도 자동으로 수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 문제도 존재한다. 이제는 데이터가 누구의 소유이고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려워지며 법적인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데이터가 누구에게 소속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IoT 콘셉트가 되면 더 어려워질 것이다.

 

헬스케어(Health Care)와 라이프스타일(Life Style) 분야에서 IoT를 통해 수집하는 생체 데이터와 생활 데이터 역시 활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개인 정보는 물론이고 개개인의 사생활과 건강 정보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신체적 비밀을 아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신체 해킹이다. 통신망이 5세대 이상으로 발전하면 1000배 이상의 속도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1000배 속도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사용하는 뇌파 등의 대역폭과 같은 대역폭을 쓸 수가 있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신체 조작이나 브레인 해킹 등이 더는 웃을 일이 아니게 됐다. 또한 IoT의 보안이슈는 심각할 지경인데, 특히 당장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프(Jeep)사의 체로키는 인터넷에 연결된 스포츠차량이다. 어느 날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두 명의 해커가 해킹을 하고 에어컨, 라디오, 대시보드를 마음대로 조종했다. 심지어 브레이크마저도 작동 불능으로 만들어 버려서 체로키는 급기야 도로를 넘어 구덩이에 빠졌다. 해커들은 지프의 엔터테이먼트 시스템에 접속해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고 차량 내의 다양한 기기들을 원격으로 통제했던 것이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해커들이 도요타자동차를 해킹해 운전대를 움직이고 브레이크를 마음대로 조정하기도 했다.무선 자동차 절도범이라는 별명의 해커들을 막기 위해선 보안 시스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했다. 이 두 명의 해커들은 보안의 중요성을 환기하고자 한 실험이라고 했지만 일상화할 수 있는 현실이다.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기업들은 당장에 화려한 성장을 하더라도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다.

 

결론:

 IoT 시대, 연결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IoT를 중심으로 하는 제3세대 비즈니스는 기존 전통 IT 비즈니스를 넘어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며 기업에는 신성장동력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수익 창출의 기회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다만 IoT 시대가 마냥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수많은 기기 간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IoT 서비스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IoT 시대로 접어들면 들수록 연결의 복잡성을 제거하는 UX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쓰고 있는 스마트TV 리모콘을 보자. IPTV를 사용하는 집이면 최소한 두 개의 리모콘이 있다. (그림 3) 하나는 스마트TV 제조사에서 만든 리모콘이고, 또 다른 하나는 IPTV 서비스 제공사에서 만든 리모콘이다. 그런데 이 둘 중 어떤 리모콘을 사용하는가?

 

 

전통 UX 관점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제조사에서 만든 리모콘이 우수하다.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 이해도 쉽고, 사용도 쉽고, 심미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주 멋지고 심플하게 만든고급진리모콘보다는 통신사가 만든 복잡한 리모콘을 쓴다. 왜 그럴까? 전통 UX HCI 관점에서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제조사 리모콘을 이용하면 스마트 TV는 켤 수 있지만 IPTV를 켤 수 없고 IP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없다.이와 달리 통신사의 IPTV 리모콘은 스마트TV도 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한 채널도 조정할 수 있고 볼륨키도 가지고 있다. 열심히 만든 스마트 TV 리모콘은 통신사의 케이블박스를 켜고 끌 수도 없고 채널을 바꾸거나 소리를 조절할 수 없다. 그래서 스마트 TV는 디스플레이만 남고 수많은 스마트 기능은 버려진다. 왜 통신사 리모콘을 쓰는지 이해하면 사물인터넷의 사용자경험은 개별 제품보다 연결에 기초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위대한 제품의 시대는 끝났다. 연결 기반의 서비스인 IoT에서는 연결을 잘해야 한다.

 

통신사 리모콘은 기기 간 연결을 지배했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 IoT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IoT 서비스는 기기 간의 연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연결이 수월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IoT 시대는 결국 연결을 지배하는 자가 지배할 것이다.

 

 

 

조광수연세대 정보대학원UX Lab 인지공학스퀘어 교수 kwangsu.cho@yonsei.ac.kr

 

조광수 교수는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인지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주리대에서 정보과학과 학습공학과,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해외 석학교수로 초빙돼 귀국했다. 인지심리학과 인공지능, 디자인의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다중감각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인간컴퓨터상호작용(HCI), 집단지성, 학습교육, 커머스, 게임, 인터랙티브마케팅, 머신러닝, 접근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운영했으며 다수 기업에서 경영전략, 상품기획, 시스템 개발, 마케팅과 관련해 자문과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2013년 동아일보에서 한국을 빛낼 100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 조광수 | - (현) 성균관대 WCU(World Class University) 교수
    - (현)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장
    - (현) 서비스IT융합포럼 의장
    - (현) UI/UX미래준비의장
    - 미주리대 정보과학과 학습공학, 전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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