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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맞춤화와 인간의 역할

“로봇이 쓴 기사, 읽고 싶겠어요?” 인간의 정체성과 기계의 조화가 핵심이다

곽규태 | 180호 (2015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경영전략

 

 

로봇공학과 데이터 분석기법의 발전을 바탕으로 고객 개인에 맞춤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값싸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계를 이용한 맞춤화에는 여전히 사람과 조직이 필요하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소비자들은 정서적 교감을 필요로 한다(에어비엔비 사례)

2. 인간 노동자의 품격과 정체성까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기사작성 로봇 사례)

3. 사회적 합의가 부재한 영역이 있다(드론 운송 사례)

따라서 기업은 아래의 원칙을 지켜가며 자동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1. 자동화 수준에 대한 조직 내부의 합의점이 형성돼야 한다.

2. 완전히 자동화된 업무 아키텍처와 그렇지 못한 아키텍처 간에 어떤 선순환이 생길 수 있을지 로드맵을 구축하고 조직 안에서 공유해야 한다.

3. 데이터와 로봇과 함께하는 조직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로봇의 부상과 초맞춤화

모든 산업에 소위 말하는 빅데이터가 적용돼 고객 수요에 기반한 초맞춤화(hyper customization)가 실현된다고 생각해 보자. 우선 기술적으로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고 고객에게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동화된 프로세스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 때문에 센서 기반의 감성·행동 데이터를 추적하는 일뿐 아니라 사용자의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나 로봇 등이 전면에 등장할 수도 있다.

 

특히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도 있는 데이터 기반 자동화 및 맞춤화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열린 독일 최대의 산업 박람회 중 하나인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에 등장한 요리 로봇이 이를 증명한다. 이 로봇은 사람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과 레서피를 내재하고 있어서 유명한 스타 요리사의 요리까지 명확하게 재현할 수 있다. 박람회 당시 로봇이 BBC 쿠킹 쇼인마스터 셰프의 우승자 팀 앤더슨의 요리법을 활용해 25분 만에 게살스프를 만들어 낸 것이 좋은 사례다. (사진 1)

 

 

 

과거에는 로봇이 단순 노동만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는데 고도의 자동화와 패턴 인식 기술이 정착될 경우 사람의 수요에 맞춤화된 숙련 서비스까지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또 하나의 사례로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이폰의 음성인식 기술 중 하나인 시리(Siri) 때문에 비서 직종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또 무인기(드론)가 본격 상용화되면 택배 기사나 항공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군사 장비 엔지니어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아마도 이와 같이 특정 데이터나 프로세스에 철저하게 맞춤화된 로봇의 발달은 향후 인간을 중심으로 한 조직 자체를 필요 없게 하는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이는 인류가 예측할 수 없었던,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일 것이다.

 

어디까지나 추론에 근거한 것이지만 맞춤화(customization)의 과도한 추구는 효율성과는 별개로 비인간화로 흐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에 대한 맥락을 제공해 주는 대목이다. 이 예측이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필자와 같은 경영학자들도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 경영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1900년대부터 인간 조직(human organization)이라는 미명하에 경제학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분야이기 때문이다. 경영학은 기업 안에서 합리성과 최적화라는 기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해설해 온 학문이다. 특히 행동주의 조직 이론의 대가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인간과 같이 조직 역시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 의해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기준으로 삼는 정보 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학자들은 기계나 부품으로서 동작할 수 없는 인간의 존재를 과감하게 외치며 다른 사회과학 이론의 효율적 통제 개념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위의 가정에서와 같이 로봇과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강하게 만족시켜줄 수 있는 상황은 그런 경영학자들을 벙어리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일종의 혁명과도 같은 상황일 것이다.

 

관료제 이론을 정립한 조직이론가 막스 베버(Max Weber)가 살아 있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무어라 말할까? 그는 <프로테스탄트와 자본주의>라는 기념비적인 저서에서인류가 지구의 한가운데에서 마지막 석탄을 캐낼 때까지 조직은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선언한 바 있다. 마르크스(Karl H. Marx)나 들뢰즈(Gilles Deleuze)와 같은 비판적 사회 이론가들도 거부하지 못한 사회과학의 거장 베버의 전제를, 어쩌면 로봇과 데이터가 뒤엎게 생긴 셈이다.

 

그러나 조직은 필요하다.

이 상황에서 MIT의 정보기술 분야 유명 석학인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교수와 기업 2.0(Enterprise 2.0) 개념으로 유명한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 교수가 말한기계와의 경쟁(Race Against the Machine)’은 재미있는 화두를 던진다.1 로봇으로 인해 수많은 단순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겠지만 오히려 숙련공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도입으로 인해 내비게이션 앱이 상용화되면서 종이 지도를 작성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길눈이 밝건 어둡건 간에 운전자가 지향하는 행선지만 명확하게 지정돼 있으면 최단거리를 계산해주고 경로를 안내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많다. 게다가 가정 곳곳에서 자동 주문 시스템을 통해 물건을 배송받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도입되면 중간 유통 과정이 생략돼 원가가 절감되고 많은 업체들이 업태를 바꿔야 하거나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를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통계 전문가, 로봇을 제작하고 그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애쓰는 지식 노동자의 비중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브린욜프슨과 맥아피의 주장이다. 왜냐하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시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전문가들뿐이기 때문이다.

 

 

기술은 항상 실업과 번영의 두 가지 이미지를

함께 내포하고 있는 시대의 산물이다.

따라서 기술 때문에 인간조직이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는 과감한 예측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 반대로 인간의 본질과 인간조직의

힘이 더욱 중요해질지도 모른다.

 

이와는 반대로 숙련공들의 일자리 비중이 감소한 사례도 있었다. 유럽 전역에서 확산된 산업혁명이 대표적이다. 기술혁신으로 인해 기계를 작동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인지 능력과 물리적 능력을 갖춘 사람만 있어도 공장이 돌아가는 예가 허다해졌다. 그 결과 진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잃을까 두려워한 숙련공들의 집단적인 궐기다. 19세기 초 영국의 직물 공장에서 생산 기계가 도입되자 일자리를 잃을까 우려했던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고 태업을 선언하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영국의 토리당(보수당) 정권은 노동자들의 데모가 전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기마경찰과 헌병을 동원해 무력 진압을 할 계획을 세울 정도였다. 그만큼실업에 대한 공포가 엄청났다. 이 또한 당시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공장 기반맞춤화이자자동화에 대한 저항이다. 혁신과 프로세스 효율화 조치는 언제나 조직 운영에 소모되는 비용을 줄이는 움직임과 동시에 고려된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이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수많은 본질적 불확실성 중에 하나다. 감기 때문에 죽을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처럼 기술로 인해 사회 안에서 직업 수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서도 크게 고민하고 문제시할 필요가 없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기기 기반의 맞춤화로 인한숙련 편향적 기술 진보숙련 대체형 기술 진보를 주장하는 흐름 모두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기술 변화의 방향이 항상 한쪽으로만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브린욜프슨과 맥아피가 주장한 것처럼 기술 기반의 맞춤화가일자리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틀릴 수 있다. 또 최근 들어 중국의 공장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이터 기반의스마트 팩토리건설이 대규모 인력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과대포장된 해석일 수 있다. 오히려 해외에서 공학을 전공한 중국인 인재들이나 로봇전문가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항상 실업과 번영의 두 가지 이미지를 함께 내포하고 있는 시대의 산물이다. 따라서 기술 때문에 인간조직이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는 과감한 예측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 반대로 인간의 본질과 인간조직의 힘이 더욱 중요해질지도 모른다. 2000년대 후반 거의 모든 직장에서 업무 전산화가 이뤄지면서종이 없는 기업(Paperless company)’이 실현됐지만 그 과정을 효과적으로 설계해 주고 예측해 주는 컨설턴트와 정보화 전략전문가들이 부각됐듯이 말이다.

 

결국 맞춤화에 필요한 것은사람의 경험이다.

로봇이나 데이터와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하는 것을 과연 새로운 기술이라고 볼 수 있을까? 경제사학자들은 21세기 들어서 인간의 삶을 크게 바꿀 만한 원초적인 혁신 아이디어는 좀처럼 나오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요소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서 큰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증기기관의 개발, 석유 에너지의 이용, TV 도입과 같은 것들은 전 세계 경제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바꾸는 변화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도입의 경우에는 기술이 커버하는 범위의 차이가 있을 뿐 원초적인 아이디어가삐삐전화그 자체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경제사학자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서로 기술을 모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낮게 딸 수 있는 과실(low-hanging fruits)’은 점점 사라지고높이 뛰어야만 딸 수 있는 과실(high-hanging fruits)’만이 남아 있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맞춤화는 그만큼 고객들이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열심히 노력해 무엇인가를 만들고,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더라도 얼마든지 거부당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맞춤화를 통한 고객 창출을 위해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필자는 다름 아닌 사람의 경험(human experience)이라 생각한다. 일부 정보기술 전문가들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라 통칭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똑같은 가격과 품질, 그리고 기술 수준을 가졌다 하더라도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여지는 결국 고객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이 글에서는 고객 기반의 사용자 경험에 더해 맞춤화 서비스의 에이전트 역할을 담당하는직원의 경험(agent experience)’까지를 고려한 종합적인 사람의 경험(human experience)이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경험이란 무엇인가? 정보미디어와 디자인 분야 거장인 존 맥카시(John McCarthy)와 피터 라이트(Peter Wright)가 저술한 <경험으로서의 기술(Technology as Experience)>에 따르면내용적(compositional), 감각적(sensual), 감정적(emotional), 시공간적(spatio-temporal)’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사람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경험이다. 이는 곧사람에 대한 배려가 맞춤화된 경험의 핵심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기계가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에 대해 사용자들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최근 초맞춤화를 위해 도입된 사물인터넷(IoT) 기술 중 상당수가 그렇다. 집 안에 스마트 서비스를 위한 허브를 설치하더라도 매뉴얼과 다른 설치 시간 또는 좀처럼 다른 기기와 연동이 되지 않는 모습 등은 소비자의 짜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참을성이 없는 사용자들은 배려심이 없는 자동화 시스템에 쉽게 항의하고, 브랜드를 떠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똑같은 문제점이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응대해줄 경우에는 훨씬 고객의 반응이 부드러워지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관리와 고객 경영의 전문가 이타마르 사이몬슨(Ihtamar Simonson) 교수가 집필한 저서 <절대 가치(Absolute Value)>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의 확대로 인해 자동화된 광고, 제품 이미지 노출을 통한 상품의 가치 홍보는 점점 그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오히려 서비스 에이전트의 친절함,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해주고자 하는비효율적 노력등이 상품의 경험과 절대 가치를 키우는 길이다. 나무에 높이 달려 있는 과실을 효과적으로 따려면 쉽게 열매를 수확하려는 욕구를 버려야 한다. 배려와 고민, 그리고 애정을 통해 소비자가 마음속에 갖고 있는 기저 욕망을 건드리려는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맞춤화가정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자동화, 맞춤화 시대에도 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한지를 살펴보자.

 

1.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가 필요하다:

에어비앤비(Air B&B) 사례

이런 맞춤화 서비스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한 일부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은오프라인 조직을 강화하기도 한다. 글로벌 숙박 예약 플랫폼으로 성장한 에어비앤비(Air B&B)가 대표적이다.

 

최근 공유경제(Shared economy)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두 가지 유형의 소비자를 사업자가 연결하는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 우선 집을 비우는 동안 편리한 숙박 시설을 제3자에게 제공하려는 사람이 공간 정보와 각종 완비 물품, 그리고 개인 정보 등을 입력한다. 사진도 찍어 보여준다. 그리고 숙박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공간을 일시적으로 임대해 주는 사람이 부과한 가격과 서비스 플랫폼 전체 수수료를 동시에 부담하는 구도다. 빌려주는 사람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다른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시장 구조이기 때문에 상호 신뢰와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 에어비앤비의 서비스 초창기 비전은 고객들이 여행 지역의 분위기와 정취를 느끼면서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역사적인 풍취가 있는 고가옥 전체를 고급 호텔 스위트룸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으로 중개하면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기도 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숙박시설들은 제공하지 못하는 욕구를 철저히 맞춤화해서 제공해 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빌려주는 사람이 올린 정보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이 항상 발생한다. 오피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레지던스처럼 방문 숙박에 용이한 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집일 경우에 사고가 빈번하다. 특히 최근 미주지역에서카우치서핑(Couchsurfing)’, 즉 집의 일부를 여행객에게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매매춘이나 불법 약품 거래 등에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숙박 공유 플랫폼 자체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제아무리 정확한 정보 공시를 통해 안전과 쾌적함을 보장한다 하더라도실물과 사진이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제기를 좀처럼 이겨내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 결과 에어비앤비가 적극적으로 도입한 제도가 위기 대응 전문가(crisis response specialist) 정책이다. 직원들 중 일부를 아예 불만 처리 및 문제 발생 시 전화 상담을 전공하는 사람들로 고용해 실시간 오프라인 대응을 가능케 한 것이다. 해당 직원은 숙박 공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거나 현장을 방문해 이슈를 접수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림 2)

 

 

 

에어비앤비가 고객 서비스 능력에서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정서적 교감이다. 실제로 문제를 내용적으로 해결해준다 하더라도 이미 감정적으로 기분이 상해 있는 고객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다른 온라인 서비스 기업 같았으면 자동화했을 일을 오프라인 에이전트를 통해 직접 소통하게끔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위기 대응 전문가는 고객 경험 전문가(customer experience specialist)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특정 고객의 반응을 조직 차원에서사용자 유형별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게끔 기여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조직 안에서 감정적으로 에너지가 풍부해야만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기업의 믿음이다. 우선 에어비앤비는 사무실 안의 책상을 없앴다. 개방된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토의하는 가운데 직원들의 유대감이 증진될 것이라는 의도에서다. 특히 직원들 간 운동이나 식사 등을 통한 잦은 상호작용과 만남으로 소통을 장려한다. 정보 시스템이나 메신저를 통한 의사소통이 아닌 면대면 의사소통의 효과가 잘 설계된 공감형 맞춤화 서비스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2. 데이터 기반 자동화가 인간의 품격을 대체해주진 않는다: 언론 산업 사례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화와 개인 맞춤화 전략이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적인 인간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곳으로 언론 산업을 들 수 있다.

 

 

지난 2014년 전 세계 신문 산업에 위기가 닥쳐왔다는 문제 의식하에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언론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IT 전문가들 상당수가 읽었다. 그 이유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도의 자동화와 독자 개개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맞춤화 전략에 대한 언급 때문이다. 일단 보도 과정의 전문성과 사회적 정당성(social legitimacy) 이슈 때문에 좀처럼 기계에 위임되지 않았던 뉴스 산업이 데이터 기반 저널리즘(data-driven journalism)에 의해 새로운 지평을 맞이하게 됐다. 심지어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에 대한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서울대 언론정보학부의 이준환 교수 연구팀은 야구 소식을 전하는 로봇의 기사를 정기적으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는 뉴욕타임스나 몇몇 해외 언론에서 실험해 오던 것을 국내에서도 도입한 것이다. (그림 3)

 

그림3 서울대 이준환 교수팀의 프로야구 뉴스 로봇 

 

 

이처럼 텍스트 표현 기법과 각종 통계 분석 방법론을 통해 자동화된 툴이기사 쓰는 로봇에 내재화되면 쉽게 기존의 뉴스 패턴과 새로운 정보를 결합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에 대해 깊게 연구한 이준환 교수는 사용성과 유용성뿐만 아니라 감성적 측면에서도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기사의 원형이 로봇 기자를 통해 어떻게 자동화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로봇과 데이터에 기반한 저널리즘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이점이 있다. 우선 매력 있는 기사를 양산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 SNS상에서 파급력이 높았던 표현이나 많은 지지를 받았던 콘텐츠 속성을 중심으로 기사를브랜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예전 같으면 기자 한 사람이 일일이뉴스 라이브러리를 뒤져서 써야 했던오늘의 소사(小史)’ 같은 기사는 이제는 로봇과 데이터가 대신할 수 있다. 심지어 그 결과물을 개별 독자의 입맛에 맞춤화해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고객의 다양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가상의 사용자 프로파일링을 실시하고, 해당 집단의 보편적인 속성에 잘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이 이미 개발돼 있다. 페이스북(‘페이스북 타임라인’)이나 구글(‘구글 나우’) 2∼3년 전부터 실행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뉴스 시장에서도 정착될 기미를 보이는 것뿐이다.

 

그런데 왜 전통 뉴스 매체들은 이 대열에 뛰어드는 데 소극적일까. 페이스북이나 애플과 같은 IT 사업자가 뉴스 큐레이션 사업을 시작하며 위협적인 기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의 주요 언론을 비롯해 NYT나 워싱턴포스트와 같은 전통 뉴스 조직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다. 우선 뉴스의 주사용자가 어떤 성향을 가졌느냐가 중요하다. 데이터 기반 저널리즘의 성장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논의 근거는 한결같다. 앞으로 콘텐츠 소비를 주도할 20∼30대가 대부분 사회 구조에 대해 관심이 없이 자랐기 때문에흐름을 전달하는 뉴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통 매체가 갖고 있는 권위적 이미지나 특정 상황에 대한 맥락 설명 없이 사실만을 전달하는 보도 태도에 답답해 하는 이들이 20∼30대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와 연관된 과거의 이슈들을 정리해서 보여주고, 다양한 이미지와 시각화 기법을 동원해 콘텐츠를씹어 먹을 수 있도록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20∼30대는 뉴스 매체의 브랜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층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뉴스의 의미성(meaningfulness)보다는 현저성(salience)이 더 중요하다. ‘낚는 제목이나 자극적인 문구 등으로 예비 독자를 콘텐츠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20∼30대에게 유효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는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기자가 기사를 생산해 내더라도 온라인 공간에서는 온라인에 특화된 제목을 만들어내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전략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 언론매체의 입장에서맞춤화개인화를 외치며 데이터에 모든 것을 맡기는 일은 쉽지 않다. 우선 보도 태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로 인해 과거의정론직필이미지를 왜곡할 위험이 있다. 아직도 종이신문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전문성 있는 미디어 제공자가 주는 신뢰감과 객관성에 가치를 두는 대중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기업 고객, 즉 광고 유치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 중 상당수는 보수적인 취향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도 광고의 파급력이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뉴스 사이트의 트래픽, 순방문자 수 등은 매우 중요한 가치 평가 기준이지만 해당 매체가 갖고 있는품격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전통 매체가 인기와 매력도를 기준으로 기사를 양산하는 방법을 몰라서 데이터 기반 뉴스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신들의 조직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보스턴대 경영학과 교수인 페르난도 수아레즈와 스틴 그로달에 따르면 신문 산업은회원 규칙’(rule of membership), 즉 해당 카테고리에 소속된 결과 제품이 반드시 갖춰야 할 특징 등이 매우 보수적으로 규정된 분야다. (DBR 175스노보드는 다 알고 스너퍼는 아무도 모르고카테고리 라벨, 마케팅의 성패 가른다참조.) 따라서 특정 기업이 혼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추구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산업 수명 주기상 쇠퇴기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에 본질적인 상품 속성을 바꿀 만한 동기가 크지 않다.

 

 

만약 해당 사업으로 인해 더 이상 수익성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생기면 급격한 혁신과 변화를 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뉴스 산업에위기가 닥쳐왔다는 경고는 많았어도 전통 매체들이 폐업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 맞춤화 뉴스를 통한 과격한 도전이 확산되기에는 이른 시기인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언론 산업에서는 전문가의 기사 구성과 편집으로 인한 전통적 정보 제공 방식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의 방법에서 사회적 정당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언론인들이 조직에서 구속을 받으면서도 하나의 독자적인 전문가처럼 활동하는 자유로운 기풍도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의 정체성(identity)까지 자동화된 로봇과 데이터가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3. 사회적 합의의 부재: 드론 운송 산업 사례

요즘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가장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무인이동체, 즉 드론(drone)에 관한 것이다. 일단 드론은 위치 기반 기술이 담보돼야 한다. 유인 운송/택배 시스템은 물리적으로 힘이 들뿐더러 운송 과정에서 각종 변수가 생긴다. 이에 비해 모든 배송 절차를 데이터로 적시할 수 있고, 데이터에 따라 자동적으로 맞춤 배송이 가능한 드론 운송 사업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유망 미래 융합 기술 중 하나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환경에서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가 기업 차원에서는 저조한 반면 유독 드론 분야에서는 기업들이 앞다퉈 선도 기술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원자재 운송비를 비롯해 유인 택배 기반의 물류 비용을 적극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송용 드론 개발에 대해 미 국방부를 비롯해 몇몇 기관들은 제한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국가 안보적인 측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소중한 화물을 무인이동체가 대신 이송하게끔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의 이슈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SF 작가 아이삭 아시모프가 제시한 로봇 3원칙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2)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 하지만 1원칙에 위배될 때에는 예외다.

3)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1, 2원칙에 위배될 때는 예외다.

 

그런데 정말로 이 세 가지 원칙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특히 로봇이 대비하게 될 위험(risk)과 인간 사회에서 경험하게 되는 불확실성(uncertainty)은 본질적으로 그 속성이 다르다. 위험은 확률 분포로 예측 가능한 사건들에 기반해 계산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의 대가인 허버트 사이먼조차 인간의 모든 의사결정을 컴퓨터 기반 자료 처리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된다고 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사안의 특수성, 그리고 윤리적 이슈와 기능적 이슈가 겹쳤을 때의 의사결정,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목이 주목될 때의 처신 등을 로봇과 데이터 기반 매커니즘이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분간 전문 물류 업체는 계속해서 생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미술품이나 가치를 수치로 평가하기 힘든 공적 자산을 운반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에 맡기기 어려울 것이다. 누군가가 법적으로,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테러리즘이나 엽기적 범죄를 위한맞춤화 도구로 드론이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로봇에게 리스크를 맡길 순 있지만 불확실성을 맡길 순 없다.

 

인간 조직에 데이터와 로봇 기반 맞춤화를 도입할 때, 세워야 할 원칙들

필자가 서두에서 언급했듯 어떤 기술이 도입되면서 우려할 만한 점도 많지만 경제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특히 사람을 기반으로 한 프로세스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맞춤화가 매우 유익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생산 로봇과 빅데이터를 통해 전 세계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도록맞춤화 컨설팅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대만의 팍스콘(foxconn) 사례가 눈에 띈다.

 

원래 팍스콘은 맞춤화와 거리가 먼 기업이었다. 대부분의 프로세스를 100만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직접 공장에서 일하면서 처리하는단순한 조직이었다. 애플, 샤오미, 삼성전자 등 다양한 전자업체에 부품과 완제품을 공급하는 이 기업은 오로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급속 성장해 온 케이스로 중국의 비약을 상징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렇다 보니 과거 산업혁명기 당시 인류가 겪어야 했던 각종 모순이 공장 안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폐수 유출로 인한 지역사회 환경의 파괴 문제, 직원들의 발암 또는 정신적 피로로 인한 자살, 기계에 의한 위협 등 각종 위험이 작업장 안에서 도사리고 있었다.

 

 

테리 궈(Terry Guo) 회장은 일련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구이저우를 비롯한 일부 공장에서 로봇 기반 공정을 도입했다. 위험 수위가 높은 과정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로봇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자동화를 실시해 효율을 높였다. 안전과 비용 절감 관점의공장 맞춤화(factory customization)’를 통해 공정설비들을 배치하는 작업이었고, 결국 해당 노하우를 다른 외국 업체에 수출하는 실적까지 거뒀다. 목표는 40∼50%의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품질 관리나 전체적인 생산 라인의 흐름을 평가하는 일, 그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스트레스나 정서 등에 대해서는 로봇이 일일이 터치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세부 공정을 기계가 대신하는 만큼 전반적인 시스템을 관리하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일은 공학박사 출신의 R&D 매니저가 담당하게 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부한 젊은 공학자들이 팍스콘에 대거 채용된 것도 비슷한 배경이다. 수준 높은 의사결정까지 데이터나 로봇을 통해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궈 회장은 데이터와 로봇은 어디까지나도구이지 의사결정 자체가 아니라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웬만한 중견기업체 수준의 팍스콘 내의 빅데이터 센터가 가동되는 기조도 어디까지나조직의 효율을 돕기 위함이지 조직 규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업들이 큰 탈 없이 로봇과 데이터를 운용하려면 어떤 원칙이 지켜져야 할까?

 

1. 우선 자동화 수준에 대한 조직 내부의 합의점이 형성돼야 한다.

업무 과정이나 생산 공정을 자동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책임을 기계에 위임하겠다는 뜻이다. 계속 언급했다시피 기계는 윤리적 판단력을 갖고 있지 않다. 완벽한 인공 지능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기계가 내린 의사결정을 인간의 그것과 동일시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자들의 토론이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의사결정의 범위가 전사적인 영역에 미칠수록 기계보다는 사람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자면 과거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업무 정보화 전략 전문가들과 현업 전문가들 사이의 공통 규범(shared norm)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최고경영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용을 줄이게 되면 당장 단기 재무성과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조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 경영이 가능한지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경영 고위층이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2. 완전히 자동화된 업무 아키텍처와 그렇지 못한 아키텍처 간에 어떤 선순환이 생길지 로드맵을 구축하고 조직 안에서 공유해야 한다.

한때 경영정보시스템 도입이 우리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됐을 때에는 대부분의 프로세스를 IT화하는 것이 교과서처럼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예산상의 이유 또는 산업 자체의 속성으로 인해 모든 지식을 전산화하고 의사결정을 인프라 기반으로 명시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SI(시스템 통합) 산업이 점점 기존 IT 거버넌스 위주 사업에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된 데에는 업체들의 주장이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데 원인이 있다. 따라서 데이터와 자동화 기반의 구조가 갖는 나름의 한계를 이해하고 전략적 상보성을 띨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3. 데이터와 로봇과 함께하는 조직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업무 정보화로 인해 직장인들이 e메일이나 스마트 기기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현상으로 인해 감정적 에너지가 사라지고 있는테크노 스트레스(technostress)’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데이터와 로봇과 협업하느라 기존 업무 방식을 바꾸고 훈련받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조직원들을 심정적으로 격려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맞춤화도 결국 사람을 위한 길이다. 데이터와 로봇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요소들을 잘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방향은 사람을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데이터와 로봇 기반의 맞춤화가 중요해질수록 오히려 조직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입장이다.

 

 

곽규태호남대 문화산업경영학과 교수 kkt@honam.ac.kr

곽규태교수는 연세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을 거쳐 현재 호남대 문화산업경영학과 및 문화콘텐츠 연계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성과 혁신, 문화콘텐츠 비즈니스, 미디어 경영·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한국인터넷정보학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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