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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목표와 목적의식

지나친 목표로 스트레스 꽉 찬 조직? 새 능력 습득 자체가 목표인 회사로 바꿔볼까

신강현 | 169호 (2015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HR

 

 

 

이제까지 기업들은 높은 목표를 세워 구성원을 압박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목표는 직원들의 불안 수준을 높여 업무성과를 떨어뜨리고, 과도한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하게 만들며, 비윤리적 행동을 불러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행목표(performance goal) 대신 학습목표(learning goal)를 세워 추진해야 한다. 학습목표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상황에 숙달하며,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궁극적 목적으로 하는 목표를 말한다. 학습목표형 조직문화를 갖춘 조직은 불확실성 상황에서 훨씬 유연하며 도전적 상황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사람들에게일을 왜 하십니까라고 물으면재미있어서요또는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요라고 답하는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먹고살기 위해서요라고 답할 것이다. 일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로 즐겁거나 기분 좋은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단적인 예로 일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인트라바이유(travail)’는 라틴어인트라팔리움(tripalium)’에서 유래했는데, 이 단어는 로마시대 뜨거운 태양 아래 사람을 묶어두는 고문도구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일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속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려면 사람들에게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답을 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하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된다. 이것이 바로 동기 또는 동기부여의 문제다. 어떻게 동기를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해 심리학과 경영학, 교육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접근을 하고 있지만, 특히 일터에서의 동기부여와 관련해서는 심리학의 하위 분야인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다. 이 글에서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다뤄진 동기부여에 대한 다양한 이론 중 기업 현장에 가장 널리 적용돼 온 목표설정이론을 중심으로 설명하되 이론의 한계점 및 현장 적용에 대한 시사점을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지나치게 도전적인 목표는 좋은 것인가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인 로크(John Locke)가 제안한 목표설정이론은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달리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기 때문에 사람 행동의 대부분은 목표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정한다. 이에 따라 사람이 설정한 목표 수준에 의해 동기부여의 수준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저명한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Druker)가 제시한 MBO(Management by Objectives)는 목표설정이론의 내용을 현장에 적용한 것으로 SMART라는 전략으로 대표된다. 드러커는 뛰어난 아이디어가 반드시 큰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인데 SMART는 목표달성을 위해 조직 구성원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는 전략의 영어 첫 글자의 약어로 <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은 목표가 SMART에서 제시한 속성만 가지고 있다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MBO라는 이름을 붙여 실제 현장에 적용해 왔다. 미국 GM GE에서 시작된 MBO는 많은 기업에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MBO의 효과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일관적이지 않다. 일견 논리적이고 타당해 보이는 목표설정이론을 실제 기업현장에 적용했을 때 예상과 다른 결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많이 지적돼 왔다. 특히 지나치게 도전적인 목표는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성과를 내는 데 도전적인 목표설정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아마 이견이 없을 것이다. 기업 현장에서도 stretch goal이라는 단어가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수시로 등장한다. stretch goal은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목표를 의미한다. 다만 여기에는 두 가지 함정이 존재하는데 너무 높은 목표를 세웠을 때 달성 확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와 사람이 언제나 같은 수준으로 최선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목표설정이론에서 기본적으로 가정하는 것은 목표의 도전성 정도와 직무성과 사이의 직선적인(linear) 관계다. 즉 목표의 도전성이 커질수록 이에 비례해서 직무성과가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실제로는 반대의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보험회사의 직원이 작년 대비 영업실적을 130% 증가시키라는 stretch goal을 부여받았다고 하자. 아마도 연초에는 상당한 의욕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기도 하고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불이익이 떠올라 불안해질 것이다. 심리학자인 여크스(Yerkes)와 도드슨(Dodson)은 불안수준과 직무성과 사이의 관계를 <그림 1>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즉 직무성과는 불안 수준이 너무 낮거나 높을 때는 달성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나치게 낮은 목표나 지나치게 높은 목표가 제시되면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받았을 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며 달성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고 그저 포기하고 마는 것일까? 아마도 자신에게 외부적인 보상이나 처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그렇게 끝나고 말 것이다. 하지만 목표달성 여부가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하다거나 달성하지 못했을 때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면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2가지 행동을 취할 것이다.

 

과몰입과 위험감수

‘지나치게 높은 목표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민국 대기업 임원들을 꼽는다면 아마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2014년 한국경제신문과 경영자총협회가 38개 대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년 전과 비교해 실적 압박이 커졌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계약할 때 성과목표를 명시하는가라는 질문에는 54.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임원들에게 구체적이면서도 높은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추가 기회를 주기보다는 퇴진시켜버리는 행태를 보여주는 셈이다.

 

성과목표 달성이라는 명제 앞에 이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이들은 주로 과도한 노력 투입(over commitment) 또는 위험감수(risk taking)로 대응한다. 20년간 증권계에 몸담았던, 소위 잘나가는 지점장이 본사의 실적 압박으로 리스크가 큰 상품을 다루다가 100억 원 정도의 손실을 내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노벨상 수상 이후 더욱 잘 알려진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이 여기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 심리학자 트버스키(Tversky)와 카네만(Kahneman) 교수가 제시한 이 이론은 사람들이 손실과 이득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2가지 현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첫째, 손실회피성(lose aversion)이다. 사람들은 손실로 인한 불만족을 이익이 가져다주는 만족보다 크게 느끼므로 가능한 손실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이익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확실성을 추구하고, 특히 손실에 대해서는 그 가중치를 높게 둬서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그림2>에서 손실 영역 부분의 그래프가 더 가파른 점에 주목하라). 이런 점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다양한 업무 중에 이미 성공한 일부보다는 지나치게 높은 목표 설정으로 달성 가능성이 낮아 실패로 끝날 업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두려워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작은 희망이라도 생기면 큰 위험을 적극 감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둘째, 민감도 체감성(diminishing sensitivity)이다. 사람들은 이익이나 손실의 가치가 점점 커질 때 그에 대한 민감도가 점점 낮아지는 것을 경험한다(<그림2>에서 이익과 손실 부분의 그래프 기울기가 점점 평평해지는 점에 주목하라). 따라서 실패가 확정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매몰비용(sunken cost)을 포기하지 못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비윤리적 행동

만약 어떤 사람이 마감시한에 임박해 업무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면, 또는 실적평가기간이 임박해 뭐라도 실적을 내야 한다면 어떤 행동을 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들이 비윤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례로 1990년대 초반, 미국 시어스(Sears)사 캘리포니아 지점의 차량수리 전문가들(automative service advisors)이 그랬다. 이들의 역할은 고객이 차량 검사를 요청했을 때 문제를 진단하고 수리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주는 것이다. 시어스사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들의 봉급 체계를 기존에 월급제에서 성과급을 병행하는 제도로 바꿨다. 성과급을 받기 위해서는 본사에서 제시한 다소 과한 실적을 달성해야 했다. 성과급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월급이 삭감되는 구조였다. 차량수리 전문가들은 본사에서 지시한 실적 맞추기에 급급해 고객 차량에 바가지요금을 씌우거나, 필요하지도 않은 수리를 하거나, 심지어 교체하지도 않은 부품을 교체했다고 하는 등 비윤리적 행동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행동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어스사는 법정에서 막대한 금액의 보상금 지불을 명령받았으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3년간 자동차 수리업을 금지당하기까지 했다.

 

기업들의 비윤리적 행동은 끊이지 않는 이슈다. 2013년 글로벌 회계 컨설팅그룹 언스트앤영(Ernst&Young)이 유럽, 중동, 인도, 아프리카 상장사 821개사 3459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20%가 재무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 미계상, 미실현 이익의 산입 등 회계부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극심한 실적 압박을 꼽았다.

 

사람들은 왜 비윤리적 행동을 할까? 이에 대한 심리학적인 설명은 인간의 주의(attention)와 관련돼 있다. 일단 어떤 목표가 설정되면 사람은 그 목표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는 우리가 갖고 있는 한정된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해서 쓰도록 동기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설명한 목표설정이론에서는 구체적인 목표가 주의집중을 유도해 사람들의 동기를 이끌어내서 성과 향상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나친 집중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데 주의를 한 곳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자극에 대해서는 지각하지 못하는 무주의 시각장애(inattention blindness)가 발생한다. 비윤리적 행동은 무주의 시각장애로 설명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동기화된 시각장애(motivated blindness)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분야의 대가 중 한 사람인 미국 노틀댐대 텐브룬셀(Tenbrunsel) 교수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처럼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서도 자신의 이익과 배치되면 무시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이럴 때 사람들은 무엇이 옳은지를 나타내는당위적 자기(should self)’와 무엇을 원하는지 나타내는원하는 자기(want self)’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서 현실적 목표가 강력할 경우 윤리적 행동을 무시하거나 포기하는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나치게 단기적이며 구체적으로 수립된 목표는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목표라는 것은 시간 또는 시점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인데, 다시 말해 현 시점에서 설정된 목표는 그 시점에서 조직에 가장 가치 있는 것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현재 제시된 목표(원하는 자기)에만 집중한다면 다른 중요한 가치(당위적 자기)를 철저히 무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현대인에게는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목표가 부여되는데 이때 강조되는 하나의 목표에만 집중하고 다른 목표를 무시한다면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조직에서 지나치게 성과목표를 강조하면 사람들이 목표달성에만 초점을 두기 때문에 윤리적 측면의 목표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학습목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상황에 숙달하며, 경험을 통해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는 데 초점을 두게 하는 목표를 말한다.

 

수행목표 대신 학습목표를 세워라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지나치게 도전적인 목표는 원래 목적으로 한 성과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게 조직 구성원에게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하고 과도한 몰입을 불러일으키거나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게 할 수 있다. 심지어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윤리적 행동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목표수준을 낮춰 설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단선적인 해결책일 뿐 아니라 날로 경쟁이 심해지는 오늘날의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다소 안이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황에 적합한 목표를 부여해야 한다. 성과주의에서 강조되는 도전적인 목표 또는 stretch goal은 전형적인 수행목표(performance goal). 수행목표는 주어진 시간 내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하는 목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수행목표를 주면 대개 과거 성공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방식은 조직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안정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상 과제를 처리하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처럼 상당히 변화무쌍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업무에 빈번히 노출될 때는 과거 성공했던 문제해결 전략이 전혀 쓸모없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수행목표를 대신할 다른 목표가 요구되는데 그것은 학습목표(learning goal)라는 것이다. 학습목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상황에 숙달하며, 경험을 통해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는 데 초점을 두게 하는 목표를 말한다.

 

수행목표와 학습목표는 사람들이 어떤 목표를 수행할 때 또는 어려움을 경험하는 상황에서 완전히 다른 반응 패턴을 보이게 만든다. 수행목표에서는 타인과 비교해서 자신의 유능함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다. 그러므로 주어진 과제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과한 긴장상태를 경험하며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거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해서 유능성과 관련된 자신의 평판에 손상을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반면 학습목표에서는 자신의 능력향상 및 자기개발이 목표가 되기 때문에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해결의 근본원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설정된 목표의 유형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2004년 발표된 이 연구는 목표설정 연구의 선구자인 게리 래이담(Gary Latham) 3명의 동료들이 실시한 것으로 이들은 경영대학 학생 170명을 목표설정 유형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눴다. 각 그룹에는 성과목표, 학습목표, 최선을 다하라는 식의 추상적인 목표가 부여됐고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지시문이 전달됐다.

 

성과목표 그룹에는가장 중요한 성과지표는 시장점유율입니다. 이전에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평균 21%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따라서 당신도 과제를 마칠 때까지 21%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해야 합니다”, 학습목표 그룹에는가장 중요한 성과지표는 시장점유율입니다.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의 개발이 중요하며 이전에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평균 6개의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당신도 과제를 마칠 때까지 6개의 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라는 목표 그룹에는가장 중요한 성과지표는 시장점유율입니다. 따라서 과제를 마칠 때까지 가능한 높은 시장점유율을 달성해야 합니다였다.

 

이들이 실시한 과제는 CIBG(Cellular Industry Business Game)라고 불리며 미국 텔레커뮤니케이션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컴퓨터를 사용한 경영 시뮬레이션이었다. 이 과제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총 15라운드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8번째 라운드까지는 경영환경이 안정적이며 경쟁이 한 지역에 국한된 비교적 단순한 형태였지만, 9번째 라운드에서는 외부 경영환경이 급격히 변해서 기존 방식으로 과제를 수행하면 문제가 발생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결과적으로 9번째 라운드부터는 과거에 성공했던 전략이 더 이상 효과가 없게 돼서 참가자들이 성공적으로 미션을 완수하려면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야 했다.

 

높은 목표를 강조하는 stretch goal에 기반을 둔

동기부여 전략은 새로운 과업상황에서 성과를 낼 때

상당한 한계를 지닌다.

 

실험 결과, 학습목표 그룹이 성과목표 및 최선을 다하라는 목표를 제시한 그룹보다 문제 해결에서 월등히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심지어 성과목표 그룹은 단순히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그룹과 비교해 성과에 별로 차이가 없었다. 즉 높은 목표를 강조하는 stretch goal에 기반을 둔 동기부여 전략은 새로운 과업상황에서 성과를 낼 때 상당한 한계를 지닌다. 설정된 stretch goal이 원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조직구성원들의 학습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하는 것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한데, 여기서 말하는 조직문화는 조직문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제시하는 경쟁가치 모형이 아니라 조직학습에 대한 조직문화를 말한다. 다시 말해 학습목표형 조직문화는 조직구성원들의 학습목표에 대한 몰입을 증진시키며 특히 새로운 과업 및 도전적인 상황에 접했을 때 실패를 최소화하는 데 이점을 지닌다.다음은 학습목표 증진을 위한 빅토리아 마식(Victoria Marsick)과 카렌 워킨스(Karen Watkins)가 제시한 학습조직 문화의 조건이다. 만약 조직이 학습목표 조직으로 바뀌기를 원한다면 다음을 참고해 운영하라.

 

지속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조직 내에 학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조직 구성원들이 직무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노력하며 교육의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

 

소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는가?

조직 내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타인의 입장을 충분히 수용하며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지에 대한 검토.

 

협업 및 팀 학습을 장려하는가?

조직 내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협업을 장려하고 이를 보상해주는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

 

지속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가?

조직 내에 조직 구성원들이 원하는 학습과 관련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시스템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검토.

 

조직 구성원들을 비전 설정에 참여시키고 있는가?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의 비전 설정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서 비전 달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

 

조직 외부 환경변화를 인식하고 있는가?

조직 구성원들이 업무와 관련된 외부 환경의 변화를 명확히 인식하고 업무방식을 변화시켜 적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대한 검토.

 

 

조직 리더들이 학습과 관련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가?

조직의 리더들이 부하들의 경력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신이 하나의 역할 모델이 돼서 부하들의 모범이 되는지에 대한 검토.

 

조직 차원에서 학습을 지원할 충분한 재정적 여력을 가지고 있는가?

조직 차원의 다양한 재무적 지표들(투자대비 손익, 성장률, 시장점유율 등)이 학습에 투자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

 

교육 훈련의 효과가 충분한가?

조직 차원에서 교육훈련과 관련해 투자한 자원이 교육과정의 목표인 실제 조직 구성원들의 학습 및 훈련 전이에 충분한 효과를 나타냈는지에 대한 검토.

 

마지막으로 이상의 논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GE CEO 잭 웰치(Jack Welch)의 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배운 것을 행동으로 바꾸는 것은 경쟁우위를 갖는 데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가 시장에서 누리는 우위의 상당 부분은 GE를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하나의 실험실로 운영한 결과다.”

 

 

신강현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khs9933@ajou.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 학사 및 석사를 거쳐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산업 및 조직 심리학회 편집위원장과 학술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 측정평가 심리학회 산업응용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동기, 인사 선발에서의 개인 차 역할 등이며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다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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