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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어렵고 복잡한 게임, 해봤어?" 서머너즈 워, 모바일 게임의 룰 바꿨다

서동일 | 167호 (2014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한국 게임 수출액 규모는 263900만 달러( 27445억 원, 2012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 문화 콘텐츠 전체 수출액(461151만 달러) 57%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팝(K-pop) 수출액의 11배를 넘는 액수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게임시장이 2015년까지 119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저력을 증명하고 해외 수출을 이끈 게임을 꼽자면 단연 컴투스의서머너즈 워. 쉽고 단순한 게임이 주를 이루던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서머너즈 워는어렵고 복잡한 게임이라는 전략을 가지고 성공스토리를 썼다. 모바일 게임 성공 법칙 타파, 독자적인 플랫폼 개발, 이용자와 소통, 철저한 현지화 등이 글로벌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컴투스는 게임업계에서 원로(元老) 세대다. 국내 모바일 게임산업을 이야기할 때 컴투스는모바일 게임 1세대라는 수식어를 꼭 동반한다.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시절 컴투스가 개발한미니게임천국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모바일 게임의 재미를 알게 해 준 게임으로 기억되고 있다.

 

컴투스는 꽤 오랜 시간 부진했다. 올해 창립 16년째, 피처폰 시대가 가고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컴투스에 걸었던 많은 사람들의 기대는 실망을 거쳐 무관심으로 변했다. 과거의 영광에 기댄 채 게임업체라는 명맥만 겨우 유지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컴투스는 조용히 잊혀지고 있었다.

 

그러던 컴투스가 올해 마침내 일을 냈다. 올해 4월 출시한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라는 게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컴투스는 한 방에 자존심을 회복했고 지금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으로는 최초로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 네덜란드 등 북미·유럽 게임시장까지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컴투스는 대부분의 게임사와 마찬가지로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속 개별 유료 아이템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이용자들이재화혹은게임머니를 결제하면 캐릭터를 진화시키거나 능력치를 올려 게임을 용이하게 만든다. 진출 시장이 늘어나면서 컴투스의 기업 규모도 같이 커졌다. 올해 2분기(4∼6) 매출 430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3분기(7∼9)에는 매출 868억 원, 영업이익 460억 원을 기록해 스스로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70%를 넘는다. 덕분에 국내 원로 게임업체에서 글로벌 게임사로 성공적인 체질 변화도 이뤄냈다.

 

게임업계에서컴투스처럼이란 수식어는 칭찬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 모두서머너즈 워처럼이라고 입을 모은다.

 

컴투스는 피처폰 시절부터 미국, 중국, 일본에

지사를 설립해 세계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꽤 오랜 시간 노력했고

조금씩 해외 이용자들에게 컴투스를 알렸다.

 

모바일 게임 시장 성공의 3원칙을 깨다

서머너즈 워의 성공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지난 몇 년간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흐름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 모바일 게임은 2012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이 등장하고 선데이토즈애니팡이 빅히트를 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가 이뤄졌다.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는 2012 6326억 원보다 45% 증가한 918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다. 블루오션으로 각광받았던 모바일 게임시장은 순식간에 레드오션으로 돌변했다. 대형 게임회사에 몸담고 있던 게임 개발자들 중 상당수는 회사를 나와 나름의 크고 작은 개발사를 차렸다. 곧 수많은 게임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눈길 한 번 뺏기도 어려울 정도로 시장은 포화상태가 됐다.

 

국민게임애니팡의 높은 인기는쉽고, 가볍고, 빠르게라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3원칙을 만들었다. 애니팡의 후계자를 표방한 많은시리즈도 시장에 나왔다. 단순 레이싱 게임이나 퍼즐 등 한 손으로 조작 가능한 게임들이 쉽게 만들어졌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도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를 초대하고 아이템을 요청하는 방식을 따르면대박은 아니라도쪽박은 면할 정도의 성공은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들은 자체 플랫폼을 가질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 성공의 3원칙,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에 충실히 따르는 게임들이 쏟아지자 이용자들이 한 게임에 머무르는 시간이 점차 짧아졌다. 게임 방식이 단순해 이용자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꼈고 게임을 빨리 바꿨다. 덩달아 게임 수명은 짧아졌고, 유행만 좇다 문을 닫는 게임 업체도 속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쉬운 게임은 모바일 메신저를 타고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를 단기간에 많이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는 도리어 게임회사에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3원칙을 버리기로 했다. 대신 이용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해 전략을 짜는, 전통적 역할수행게임(RPG)을 선택했다. 예전 게임 유저들이 온갖 전략을 공부하며 게임을 진행했던 방식을 계승하기로 한 것이다. ‘서머너즈 워는 복잡하고 어렵지만 스스로 전략을 짜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성취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쉽고 빠른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불러오기 힘들 수 있지만 나중에는 이런 게임 방식이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쉬운 게임은 모바일 메신저를 타고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를 단기간에

많이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는 도리어 게임회사에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고, 느리고, 무겁게서머너즈 워만의 방식

 

 

서머너즈 워의 기본 배경은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9개의 지역을 모험하는 시나리오 전투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지역은 7개의 세부 스테이지로 나뉘어 있으며 보통, 어려움, 최고 어려움의 난이도별로 게임할 수 있다. 각각의 능력과 개성을 지닌 400여 마리의 캐릭터도 대거 등장한다. 이들은 공격형, 방어형, 체력형, 지원형 등 네 가지 형태로 구분되는데 물, , 바람, , 어둠이란 각각의 속성도 갖는다. 이런 속성은 서로 먹고 먹히는 이해관계를 갖는다.

 

이를테면 물은 불에 강하고, 불은 바람에 강하지만 바람은 다시 물에 강하다. 그리고 빛과 어둠은 서로 먹고 먹히는 대등한 관계로 작용한다. 이용자들은 이 관계를 파악하고 각각의 능력을 연구해 전략을 짜야만 전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사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다. 보통의 게임은 게임회사가 정해놓은 룰에 따라 몇몇의 스테이지를 차례로 밟아나가는 구조를 갖는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이용자들은 돈과 노력을 투자해 더 높은 레벨의 캐릭터를 얻는 행위를 반복하면 게임을정복할 수 있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얼마만큼 돈과 노력을 쏟았느냐에 따라 나뉘었고 게임회사는 이용자의 행동이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제한했다.

 

서머너즈 워는 이런 게임 업계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슬렀다. 정답이 없다. 캐릭터의 능력치가 각기 정해져 있는 보통의 게임과는 다르다. 보통의 게임은무적의 능력을 지닌 캐릭터를 얻기만 하면 되고 게임의 주어진 과제는 이 캐릭터를 얻기 위한 과정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각각의 능력과 힘에 따라 캐릭터를 일렬로 줄 세울 수 있다.

 

서머너즈 워는 각각의 캐릭터가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 아무로 모른다. 철저히 이용자에게 맡겨진다. 무적의 캐릭터가 없다. 각각 조합과 전략, 그리고 같은 캐릭터라도 이용자가 어떻게 성장시켰는지에 따라 전투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게 게임을 짰다. 더 좋은, 혹은 나쁜 캐릭터의 기준을 불명확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는서머너즈 워 캐릭터 공략방법’ ‘서머너즈 워 공략 추천 캐릭터’ ‘공략법 및 물 각성과 6성진화등과 같은 이용자의 무용담이 넘친다. 캐릭터별로 힘의 강약을 정의하기 힘들어 스스로의 전략을 짜 이기지만 이는 또 다른 이용자의 전략에 무너지기 일쑤다.

 

업계 관계자는모바일 게임은 태생적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방식이 제한적이고 스마트폰 화면이 작아 오랜 시간 게임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서머너즈 워처럼 마치 수학문제를 풀 듯 철저히 이용자의 뜻에 맡기고 이용자가 스스로 오랜 시간을 들여 답을 찾아가는 방식은 정말 모험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서머너즈 워는 매번 전투마다 이용자를 고민에 빠뜨렸으나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주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주환 컴투스 게임제작본부장은최근 게임들은 도전과 고민, 모험을 즐기게 하는 요소가 없다자동으로 전투를 벌이고 이를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레 능력치가 오르는 방식이 RPG 게임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진짜 재미를 빼앗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어렵고, 느리고, 무겁게. 서머너즈 워는 이용자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려는 게임업계의 흐름과는 반대로 이용자를 고민하게 한다는 전략 포인트를 가진 게임이다.

 

 

게임 개발 기간의 불문율을 깨다

흔히 모바일 게임 개발기간은 1년을 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그만큼 유행이 빨리 뒤바뀌기 때문이다. 반면 서머너즈 워는 개발 기간만 18개월이 걸렸다. 좋게 말하면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지만 반대로 하면미련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이 걸린 셈이다.

 

무엇을 그토록 고민했을까. 이 본부장은고전 RPG 전통을 계승하고 싶다는 목표가 분명했지만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전략일까?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가장 컸다어떤 게임이 좋은 게임인지, 서머너즈 워가 왜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는지, 주변의 질문에 성실한 답을 찾고 설득하는 과정도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게임의 유행이 바뀌어 미리 해놓은 작업에 대한 평가가 자꾸만 달라졌다. 좋은 게임의 기준이 바뀌다보니 주변의 시선도 매번 달랐다. ‘구식이다’ ‘촌스럽다는 평가가 서머너즈 워 개발자 주변을 맴돌았다.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고집이 자꾸만 시간을 잡아먹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밤이 반복되면서 18개월이란 긴 시간이 지났다.

 

게임이 어렵다는 말은 바꿔 말해 돈 벌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머너즈 워는 그런 면에서 수년간 위기를 반복했던 컴투스에는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었다. 어려운 게임은 이용자층을 좁히고 진입 자체를 막을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두뇌를 쓰는 고차원적 게임의 비중을 높인다는 것은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보면 망할 가능성이 높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미와 같았다.

 

권익훈 컴투스 게임사업본부장은서머너즈 워는 기존 게임처럼 무작정 돈을 들여 뽑기를 해 능력 좋은 캐릭터가 나오면 쓰고 아니면 버리는 식이 아니다. 게임 시작 단계부터 이용자가 선택한 캐릭터가 원형 그대로 마지막까지 성장하는 게임이다라고 했다. 모든 캐릭터에 가치를 부여해 최고 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캐릭터를 새로 뽑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며 이는 곧 굳이 게임에 돈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업적 측면에서 보면 정말 답답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자의 욕심과 기업의 비즈니스적 측면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둘 사이의 합의점을 찾느라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유영진 컴투스 경영기획실 팀장은최근 몇몇 게임들 중에는 이용자들이 돈을 쓰게 만들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한 뒤 그 위에 캐릭터와 게임을 얹는 형태도 많다게임의 질과 돈, 가까워질 수 없는 서로를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한 과정 자체가 컴투스에는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독자 플랫폼을 개발하다

서머너즈 워는 올해 6월 처음 해외 진출을 시작한 뒤 불과 6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00만 건에 이른다. 하루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DAU(Daily Active Uers)는 최대 120만 명을 넘는다. 구글 플레이에서는 홍콩, 스페인, 브라질 등 16개국에서 10위 안에 들었고 앱스토어에서는 22개국에서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70여 개국에서 매출 순위 기준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어쩌다가 운 좋게 하나 걸렸네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반짝 흥행에 그치고 말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국내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간 흥행을 이어가는 경우는 없었다. 성공하더라도 일본, 중국, 멀어야 동남아시아까지만 진출한 뒤 성장을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로 그쳤고 서머너즈 워는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6월 문을 연 독자적인 글로벌 모바일 게임 플랫폼하이브(HIVE)’도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하이브는 컴투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한 울타리 안에 모여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구현한 자체 플랫폼이다. 하이브 계정을 연동하면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본인의 게임 데이터를 그대로 불러올 수 있다. 이용자들은 하이브를 기반으로 멤버십 기능을 제공받고 신작 출시 알림, 공지, 문의사항 등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 유영진 팀장은하이브는 고객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게임을 유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국가별로 이용하는 각기 다른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이 아닌 하이브라는 자체 플랫폼을 갖고 서비스한 점이 성공의 열쇠라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 덕분에 컴투스가 앞으로 출시하는 게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서머너즈 워를 경험한 글로벌 이용자의 관심을 하이브를 통해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게임들은 서머너즈 워 성공 노하우에 힘입어 흥행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하이브 이용자 10명 중 9명이 외국인이며 컴투스는 하이브를 이용해 국가별 타깃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임업계도 하이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온전히 게임업체를 위한 플랫폼인 하이브가 연착륙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게임업체들은 카카오,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내는수수료가 게임 업체에는 무시할 수 없는 출혈이다. 만약 게임사가 1000원을 벌었다면 약 300원은 구글이나 애플에, 200원 정도는 모바일 메신저에 지급해야 한다. 게임 수익의 절반 이상을 플랫폼 업체들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신작 게임에 재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 다수 게임사가 자체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이유다.

 

이용자와 소통하다

컴투스가 세계에서 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과 현지화 전략, 한국 게임이 세계에서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컴투스가 서머너즈 워를 만들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게임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이용자들이 혼자서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이용자 간 서로 각각의 캐릭터와 성향, 전략을 토론할 수 있는 장을 게임 곳곳에 마련했다. 이용자 간 소통뿐만 아니라 이용자와 컴투스 사이의 교류도 활발히 했다. 게임을 열고 이용자들이 찾아와 주기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카페 등 다양한 영역을 동원해 이용자의 관심을 파악했고 흥미롭거나 재미있는 것은 곧바로 게임 업데이트에 반영했다. 컴투스가 이용자들에게 관심을 보일수록 서머너즈 워는 더 성장했다.

 

현지화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서머너즈 워는 해외 서비스 당시 5개국 언어를 지원했는데 그 뒤 매달 1, 2개국씩 언어 지원을 더해나갔다. 곧 서머너즈 워는 14개국 언어로 서비스된다. 언어 외에도 이용자에게 게임 관련 알림이나 푸쉬 기능 등을 각국의 시간과 상황에 맞게 서비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마지막 성공 요인은 자신감이었다. 컴투스 측은 서머너즈 워 게임 개발부터한국에서 재미있다고 인정받는 게임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사실 지금까지 게임 개발사들은 국가별로 다른 대응을 하는 데 익숙했다. 우선 한국에서 1차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진출을 결심한 해외 국가들의 특징을 파악해 게임을 바꾸는 식이었다. 이를테면 중국 진출을 위해 게임 캐릭터의 외모를 바꾸고 중국에서 인기 있는 빨간색을 더 많이 사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컴투스는한국에서 통하면 외국에서도 통한다고 믿고 게임 본연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이런 자신감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컴투스는 피처폰 시절부터 미국, 중국, 일본에 지사를 설립해 세계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꽤 오랜 시간 노력했고 조금씩 해외 이용자들에게 컴투스를 알렸다. 컴투스 관계자는모바일 게임이 국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경쟁체제가 만들어질 것이라 예상했고 조금씩 현실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0 31개 국가 앱스토어 유료 앱 인기 1위에 오른슬라이스 잇’, 2012년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2500만 건을 기록한홈런배틀 시리즈’, 또 지난해 전 세계 골프 게임 사용자를 열광시키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모두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골프스타’, 올해 출시 6일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낚시의 신까지 크고 작은 게임들의 성과가 서머너즈 워 성공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통해 부진했던 과거를 씻음과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음을 증명해냈다. 컴투스 측은서머너즈 워를 통해 일궈낸 글로벌 서비스 인프라를 더욱 확고히 하고, 이를 향후 출시될 다양한 신규 게임들로 확대해 나가는성장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이를 통해 컴투스는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대표 모바일 게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일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dong@donga.com

서동일 기자는 오랫동안 게임 업계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동아일보 산업부에서 게임 및 모바일 산업을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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