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BCG Report

고통받는 자본집약적 산업, 유연성만이 길이다

크리스티앙 그라이저 (Christian Greiser) | 152호 (2014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운영관리

최근 금속·화학 관련 업종 등 선진국의 자본집약적 산업들은 지역적으로 위축된 수요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원자재 가격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들 산업 내 기업들은 마진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생산현장에서의 개선을 넘어서 기업 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계획을 수요에 기반해 유동적으로 세워야 한다. 핵심 생산라인과 숙련된 근로자들은 라인 전면 가동 시를 기준으로 업무 역량을 갖추되 경기 상황에 따라 생산라인을 일부 멈추거나 재개하는 등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산, 운영, 조직, 원자재 소비 4가지의 유연성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근무 방식과 슬림한 조직, 현명한 원재료 소비 계획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BCG에서 2014 2월 발간한 보고서 ‘Flex in Operations-How to Boost Efficiency in Asset-Intensive Industries’를 번역한 것입니다.

 

최근 지속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금속, 화학 등 자본집약적 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들 산업의 생산설비 가동률은 생산 능력을 밑돌고 있으며 수요 침체로 인해 기업은 고공 행진하는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을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럽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철강, 알루미늄 및 그 외 금속 생산업체의 마진이 마이너스가 됐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 노력으로 위기를 대처해보려 애쓰고 있지만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다. 현재의 어려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총체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부분과 운영상의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고 공장이나 다른 자산을 완전히 폐쇄하는규모의 축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최근 BCG는 생산 능력을 유동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즉 수요 침체 시기에는 수익성을 유지하고 수요 회복시기에는 고객의 주문량을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여기서 핵심은 기업이 비용절감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값비싼 자산을 한층 유연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하는 것에 있다. 운영 저변에 유연성을 갖춤으로써 기업이 자신감을 갖고 미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 운영의 유연성을 위한 틀 마련

현재 많은 금속 생산업체는 값비싼 공장과 공급망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3년에서 2007년까지는 전 세계 수요 증가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수요가 침체되면서 이익이 급감했다.

 

경기에 민감한 산업에서 이는 특별할 것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전 세계 수요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반면 유럽의 수요 침체는 계속될 것이라는 데에는 오히려 이견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신흥국에 건설된 신규 공장들이 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전 세계 생산 능력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현지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공장을 폐쇄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및 연마된 금속가격도 불안정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마진은 더 악화됐다.

 

현재와 같은 고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차원뿐만 아니라 운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BCG는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5가지 요소로 구성된운영 유연성(Flex in Operations)’이라는 기본 틀을 개발했다. (그림 1)

 

그림 1 통합 유연성을 위한 기본적인 틀

 

● 자산 유연성: 비용 절감 시 기업 리더들은 대부분 공장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해결책의 출발점이 공장이 돼서는 안 된다. 기업의 공장 포트폴리오를 검토한 후 자산 유연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최대의 생산성 또는 이에 근접한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는 자산만을 활용해야 한다. 그 외 다른 자산은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가동을 중단시키고 자본 지출도 그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 운영 유연성: 자산 유연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운영에서부터 시작해 전체 조직이 유연해져야 한다. 기업은 업무를 표준화하고 기업 활동을 합리화하고 연동화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조직 유연성: 운영 유연성을 실현하면 노동력에 여유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전체 임직원을 줄일 필요는 없다. 기업은 직원의 배치 전환이 가능할 정도로 조직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전담 직책을 수립함으로써 경기침체 기간엔 계약직 직원의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지 경영구조의 군살을 제거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동기 부여를 강화할 수 있다. 지식의 공유와 학습과 같은 지원활동은 기업 중앙으로 옮겨 조직 전체가 효과를 보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기업은 비용을 늘리지 않고서도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 원자재 소비 유연성: 기업 경영진이 공장을 포트폴리오 관점으로 보게 되면 현재 수요 및 수요 예측치에 따라 원자재 투입을 조정할 것이다. 그에 따라 각 공장에서 원자재가 사용되도록 할 것이다. 원자재 구매 역시 단순한 구매가격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재를 활용하는 현실적인 비용을 더 정교하게 계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도 가능해진다.

 

● 유연성 구현을 위한 기반: 대부분 기업에서 위 4개 요소는 운영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것과 관련된다.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지금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기업은 직원들이 변화 과정에 참여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영진의 강력한 지원, 이해관계자 관리, 능동적인 PMO(Project Management Office)가 요구된다. 유연성 구현을 위한 기반은 운영 효율성이라는 틀에서 매우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운영 성과 개선을 위해 이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을 실현해보려 애쓰는 기업은 많다. 그러나 위 요소를 개별적으로 최적화해서는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없다. 예를 들어 자산 유연성은 업무 관례와 프로세스가 표준화될 때만 실현될 수 있다. 이것이 실현되지 않은 상태라면 새로운 공장이나 근무 현장으로 제품과 직원을 배치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이와 함께, 기업 운영 부서 내의 다양한 조직 체계는 서로 비교 가능해 기업 리더들이 여러 근무 조, , 전문가들을 해체하거나 재규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운영 효율성은 위 5개 요소 모두를 실현할 수 있는 통합된 접근법으로 도입 될 때에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자산유연성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자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자본집약도가 높은 고정 자산을 보유한 기업은 수요가 침체되거나 감소하는 시기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수요 변동성의 증가는 그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기업은 수요가 변동을 거듭하는 시기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해야 한다. 생산 유연성 확보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로 인한 효과는 엄청나다. BCG는 여러 사례를 통해 수요 변동의 30%를 흡수할 수 있는 자산 활용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연한 자산 활용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수요에 기반한 자산 활용계획의 수립과 자산 폐쇄관리라는 두 가지 사항을 실현해야 한다.

 

1) 수요에 기반한 자산 활용계획 수립

기업은 한 경제 주기 내에서 수요가 달라져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자산 시나리오를 사전에 만들어 놓으면 기업이핵심(core)’ 자산과유연(flex)’ 자산의 운영 전환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핵심 자산은 경기 저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산으로 구성된다. 이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린 자산은 매각하거나 가동을 중지시킨다. 반면, 유연 시나리오에서는 경기 상승 시 각 자산의 가동률을 미리 설정해 특정 자산의 가동이 그 수준까지 재개된다. 이 두 시나리오를 통해 경기 침체 시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자산과 경기 상승 시 유연하게 재개해야 하는 자산의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

 

핵심 및 유연 시나리오를 설정함으로써 기업은 자산을 최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가동시키는 불필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기업은 어떤 주문을 우선적으로 생산해야 할지 결정해 차선 가동률로 자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방법을 통해 기업은 전체 자산 활용계획하에서 상황에 맞는 유리한 자산 구성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한 철강코팅업체의 경우 생산시설을 5개에서 4개로 줄인 결과 전체 능력이용률(utilization) 73%에서 92%로 늘어나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50만 유로 증가했으며 운전자본에 260만 유로의 여유가 생겼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자산 폐쇄관리가 요구된다.

 

2) 자산 폐쇄 관리

핵심 및 유연 시나리오 간 전환이란 신속하게 자산 가동을 중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성공하기 위해서 기업이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고객의 주문을 한 생산 라인에서 다른 생산 라인으로, 또는 다른 공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안적 경로를 통해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방안을 이제까지 한 번도 고려하지 않은 기업이 많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전체의 등급, 품질 및 기타 프로세스가 표준화돼야 하고 취소나 지연에 대비한 대안(contingency plan)의 일환으로 시험 가동도 실시돼야 한다. 한 고객사는 아연 제품을 표준화한 결과 한 개 생산 라인이 아니라 두 개 생산 라인을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이 둘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둘째, 비핵심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다수일 것이므로 시나리오에 따른 전환이 실시되기 위해서는 직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자산의 가동이 중지되면 기업은 숙련된 직원으로 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효과가 입증된 방법으로는 다른 자산으로의 핵심 직원 파견 및 이를 통한 에이전시 직원 대체, 임금 보충을 위해 정부의 단축 근로 수당 활용 등이 있다.

 

셋째, 자산 운영 중단 계획은 각 자산별로 미리 수립돼야 한다. 정확한 고객 통지 시점, 비상 재고 확보 시점, 주문 이전 시점, 핵심 직원의 타 생산 라인 내 새로운 직책으로의 배치 및 교육 시점과 방법도 담고 있어야 한다. 계약 해지 및 중단과 자산 가동 중지 기간 동안의 자산 관리에 대한 지침도 포함돼야 한다. 핵심 자산과 유연 자산 간 운영 전환에 걸리는 일반적인 기간은 업계 내 주문 리드 기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3개월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통합된 공장의 유연성 확보 방안은 <사례 1>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사례 1 통합된 공장의 유연성

A 기업은 통합 공장용 유연 생산 모델을 설계해 경기 저점에 손실을 방지하고 고점에 수익을 늘리기로 했다. 이는 3단계로 진행됐다. 첫째, 경영진이 공장의 생산 능력과 관련해 2개의 최적 생산 수준을 결정했다. 경기 저점 시 핵심 시나리오에 따라 생산되는 물량은 유연 시나리오 최고점 대비 30% 낮게 잡았다. 둘째, 경영진은 다양한 수요 시나리오에 따라 가동될 공장의 우선 순위를 정했다. 한 공장의 경우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가동률이 다양한 반면, 다른 공장 대비 마진 기여도가 낮아 수요 수준에 따라 가동시키거나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셋째, 이 기업은 유연한 자산 활용 계획을 직원들과 논의해 합의를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고정 비용을 20% 이상 줄여 경기 저점에서의 손실을 막았다. 또 한계 비용만 늘리면서 물량을 큰 폭으로 유연하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 표준화를 위해서는 특히 운영 조정 및 교육과 관련해 일부 선납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표준화를 통해 경영진의 정보력 증대, 업무 흐름의 적시성 증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활동 감소 등 유연성 이외에도 다수의 이점이 발생한다.

 

 

 

운영유연성

생산 표준화를 통해 고객의 주문이 다른 자산으로 전환돼 수행되는 것이 용이해진다면 업무 절차 표준화를 통해서는 노동력의 이동이 수월해 진다. 전사적 유지보수프로토콜, 통제범위(parameter)에서 벗어난 예외사항에 대한 대응 계획 및 그 외 전사적 지침을 통해 기술자들이 여러 영역과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기업의 부서는 직원의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유지보수와 운영업무 모두 능한전문 오퍼레이터를 식별할 수 있다.

 

1) 데이터에 기반한 성과 관리

표준화된 절차를 통해 관리자는 한 공장의 활동을 다른 공장의 활동과 비교해 기업 전체의 일관성을 높이면서 뒤처진 영역을 끌어올릴 수 있다. 조직은 특정 영역에서 학습한 내용을 전체 시스템에 적용할 수도 있다. 관리자는 성과관리 시 데이터 포인트의 활용을 늘려 성과 차이의 원인을 분석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자신의직관을 수정해 나갈 수도 있다. 활용돼야 할 관련성이 높은 정보는 다음과 같다.

 

● 물량, 매출액(yield), 가치, 품질, 안전보건 등 소수의 KPI를 기준으로 측정된 실제 성과

 

● 시간당 평균 생산량()의 표준 편차 등 최대 빈도 수준에서 상기 KPI의 변동성

 

● 주기적으로 조정이 이뤄지는 성과계획 및 변동성 통제범위

 

● 성과계획 편차 및 조치로 이어지는 트리거(trigger)를 활성화시키는 변화

 

정확히 측정되고 관련성이 높은 데이터가 있어도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사내 직원이나 협력 외부기관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BCG는 데이터에 기반해 성과를 관리하고 물량, 매출액, 고객불만 측면에서의 성과를 10% 이상 끌어올린 기업을 발견한 적이 있다.

 

2) 일정 연동

표준화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수적 이익 중 하나는 아마 전반적인 가동 시간의 개선일 것이다. 금속 산업은 공장의 규모 및 가동 요구사항으로 인해 장비의 전환 사용이 어렵고 최소량의 완충 재고를 두면서 처리량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린(lean) 생산방식의 도입에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 공정 내에서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최대 시간인 표준 택(takt)타임을 수립해 놓은 기업이 많다. 택타임 분석을 통해 빡빡한 일정으로 연동 및 반복되는 가동주기를 수립할 수 있다. 생산 병목을 파악하는 동시에 그 병목을 줄일 수 있다. 이 기준에 따라 장비와 직원의 일정 조정도 가능하고 버퍼(buffer)를 신중하게 유지함으로써 기업은 운영 비용은 줄이고 프로세스는 안정화시킬 수 있다.

 

3)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활동의 감소

자산을 가동하면 과도한 유휴 시간, 작업 현장 간 불필요한 출장, 과도한 커뮤니케이션 및 서류 작업 등 갖가지 낭비가 발생하고 축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근무 현장에서 줄일 수 있는 낭비와 효율적인 생산라인의 어쩔 수 없는 마찰의 결과로 발생한 낭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표준화된 업무 절차를 통해 관리자들이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면 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부가가치가 창출되지 않는 활동을 없애고 이에 할애되던 업무시간을 확보함으로써 계약직 업무를 정직원이 처리하도록 하거나 밀려 있던 유지 보수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데이터 활용 확대로 실현된 결과는 <사례 2>에 잘 나타나 있다.

 

사례 2 데이터 활용을 늘려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나

금속 가공기업 B는 생산은 늘리고 직접운영비용은 줄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다. 가격 하락과 글로벌 시장의 과잉생산은 현금비용곡선에 미치는 무자비한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BCG와 고객사 공동팀은 운영 프로세스 전체에 대한 DB 분석과 현장 관찰을 실시했다. 신뢰할 수 있는 사실 기반을 수립하기 위해 세부적인 근본원인 분석도 실시했다. 이런 사실에 기반해 생산성 증대 및 전문 오퍼레이터 도입 등 10가지 이니셔티브가 도출됐다. 또한 이 기업은 작업장애(blocking)나 작업공전(starving) 방지를 위한 표준 공정을 도입했다. 운영과 유지보수의 연동을 개선하기도 했다. 그 결과 생산량이 9∼15%(생산되는 금속에 따라 다름) 늘어났고 비에너지 운영비용은 8∼10% 가까이 줄었다.

 

조직유연성

전체 공장과 작업 영역 내에서 유연성이 확보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기업 전체적으로, 그리고 경제 주기 내에서 과잉 근로자가 발생한다. 필요한 근로자 수의 변동을 관리하는 것은 조직의 주요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다른 방법을 통해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능력 있는 조직이 운영 유연성의 틀을 떠받칠 수 있다는 얘기다.

 

1) 고용 유연성

목표는 수요 변동성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전담 역할이 배정돼야 한다. 하지만 그 업무는 유연해야 한다. 핵심 자산 시나리오하에서 기업은 주로 정직원에게 의지해야 한다. 수요가 되살아나고 유연 공장이 가동되면 계약직 근로자를 주로 활용하고 대체 불가능한 영역에 한해 정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기업은 가동이 중지된 유연 자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숙련 근로자들을 유지해야 하므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이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가동 중단 기간을 채울 수 있다. 각국 정부는 근무 시간이 줄어든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보상해 줄 수도 있다. 일부 직원의 해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기업은 우선 계약직 직원에 대한 지출부터 줄여야 한다. 업무량이 줄어든 계약직 직책에 정직원을 파견하는 것은 노조나 정부 기관과의 협상이 필요한 고용 결정 중 하나로 이러한 결정은 유연성 확보를 위한 포괄적 사전 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2) 군살이 제거된(lean) 조직 구조

기업은 생산 현장 이외에서도 조직의 층위를 최소화해 통제 범위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살펴봐야 한다. 이는 비용절감, 의사결정 효과성 증진, 권한 강화를 통한 직원 개인의 동기 부여 상승(남아 있는 직원들의 동기는 높여 주지만 일부 직원들에게는 조직을 떠나라는 의미가 된다)으로 이어진다. 정직원 15000명을 두고 있는 제조업체라면 총괄매니저(general manager)와 오퍼레이터 간 층위는 5개로 통제 범위, 즉 부하직원의 수가 평균 11명이 될 때가 최적으로 간주된다.

 

3) 중앙집중화와 분권화의 효율적 결합

많은 기업은 중앙집중화와 분권화에 대한 접근법을 재검토함으로써 이익을 볼 수 있다. 중앙집중화를 추진해야 할 시점을 어떻게 파악하는지는 <사례 3>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다음의 3가지 중앙집중화 지침은 자본집약적 기업에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됐다.

 

사례 3 어떤 시점에 중앙집중화를 추진해야 하는가

금속기업 C처음에 제대로 만들기(first time right)’ 등의 생산 및 품질 관련 주요 지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근본 원인은 분권화된 기술부서에 있었다. 생산 현장의 지식의 공유와 학습을 지원하지도 못했고, 생산에 우수해질 수 있는 지침을 현지 공장에 제공하지도 못했다. C사는 다음의 3가지 원칙에 입각해 기술부서를 재정비했다. 첫째, 최고경영위원회에 직접 보고권을 지닌 중앙기술조정부서를 신설했다. 둘째, 지식 공유 및 학습과 관련한 하위 업무를 중앙 부서로 통합했다. 셋째, 생산과 직결된 일체의 하위 업무의 범위를 재조정하고 담당 생산 관리자로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R&D 및 제품 관리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고객 요구사항의 효과적인 파악을 위해 중앙에 남겨뒀다. 그러나 테스트, 프로세스 개선, 기술과 같이 시간이 중요한 활동은 생산과의 근접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자산이 처리할 업무로 뒀다. 그 결과, 기술 관련 정규직 포지션 중 중복 포지션이 28%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지식의 공유 및 학습 잠재력이 높은 여러 활동을 단일 중앙지역으로 합칠 것. 기술 부서의 경우라면 R&D와 신상품 개발활동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 생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과 근접성이 필수적인 경우라면 기능적 활동과 지원 활동은 현지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생산 관리자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할 것.

 

● 고객 서비스(단기)와 지속적 개선(장기) 등 스펙트럼의 양 극단에 위치한 활동의 경우 중앙에서 조율하고 현지에서 실행되도록 할 것. 이를 통해 순차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리소스가 활용돼 중복 업무를 방지할 수 있다. 또 자산, 제품, 고객 간 통일화와 맞춤화(프로세스 기준 등)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원자재소비유연성

유연한 자산 활용 계획의 수립은 원자재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계약기간이 3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단축됐기 때문에 기업은 다량의 재고를 축적하지 않고 핵심 자산과 유연 자산 간의 전환을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원자재를 구매해야 한다. 이보다 더 어려운 도전과제는 효율적으로 원자재를 소비하는 것이다. 대부분 공장이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때 지어졌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변동성 확대로 인해 이제 효율적 원자재 사용의 중요도는 매우 높아졌다.

 

1) 핵심 자산 효율성에 대한 투자

가장 최근에 지어진 금속 공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공장이 원자재 소비 감소를 위한 자본 투자나 프로세스 개선의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열 효율성 개선에서부터 전기 조타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투자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업은 선별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업그레이드 투자의 상당 부분은 지속적으로 가동되는 핵심자산에 대해 이뤄져야 한다. 유연 공장의 경우 업그레이드 투자를 받기 위해 충족시켜야 할 기준은 훨씬 높을 것이다. 실제로 침체 시기에 유연 공장이 일부만 가동되지 않고 가동이 완전히 중지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높은 에너지 가격에 있다.

 

유연한 자산 활용계획 이외에도 열병합 발전역량을 활용해 수요 관리에 투자하는 것도 비용 효율성이 높다. 일례로 한 철강 생산업체는 3부제 요금을 피하기 위해 현장 전력 부하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전력 비용을 상당히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전력 부하가 최고치로 상승하는 시점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한 뒤 3부제 경고 시점에 비핵심 자산은 전력망에서 제거하고 열병합을 최대로 활용해 핵심 자산에 전력을 공급했다.

 

2) 원자재의사용가치(value in use)’

유연성을 도입함으로써 기업 리더들이 개별 공장 내 시스템 전반의 비용을 검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철광석 등 원자재 사용의 총비용 역시 검토해야 한다. 특정 광산에서 생산된 철광석이 가격은 저렴할 수 있으나사용가치분석을 실시해 보면 생산성이 낮아 이를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사용가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기업은 제반 변수를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프로그램은 선불로 결제해 구매하면 본전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구매 부서는 시장 가격 및 생산 일정 변동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기업의 전반적인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원자재의 총비용 파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사례 4>를 분석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사례 4 원자재의 총비용을 파악할 때의 효과

금속 기업 D는 낮은 운송 비용과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권 등이 우위에 있는 광석 A 철광석을 구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업의 구매·운영 전문가로 이뤄진 팀이 다양한 광석 사양이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고 그 결과에 따라 원자재 구매를 개선했다. 분석 결과 광산 B에서 생산된 광석이 더 우수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기업 D는 광석 B를 사용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는 생산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용제(flux), 광재(slag) 및 대기 오염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운송비와 탄소배출권에서 광석 B가 가졌던 열위를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광석을 바꾸자 광석 1톤당 수익 기여도가 12% 높아졌다.

 

유연성 구현을 위한 기반

위의 모든 활동은 금속 업체가 전통적으로 운영돼 온 방식과 큰 차이가 있다. 기업은 공장을 분권화하기보다는 조율과 의사결정을 중앙집중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 전체 자산에서 상당한 수준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고 생산 현장, 지원 활동, 원자재 측면에서 확보된 유연성으로 창출되는 이익을 완전히 누릴 수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현재 업계에 가해지는 압력은 위기 수준으로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에게 변화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하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변화는고착화된 기존 관례라는 장애물에 부딪히고 있다.

 

기업 리더십 팀을 구성하고 있는 CEO와 그 외 경영진은 3가지 핵심적인 방법으로 변화의 성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1) 책임 있는 리더십

우선 리더는 변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리더십 팀은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존 역량과 잠재력부터 분석해야 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리더십 팀이 변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리더십 코칭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업 내 다른 부서나 외부에서 관리자를 영입해 리더십 팀을 보완할 수도 있다. 구성원의 조합과 무관하게 리더십 팀은 변화에 완전한 책임을 져야 하며 한목소리의 의견을 내야 한다. 이러한 리더들이야말로 변화 과정에 전체 조직을 참여시킬 수 있는 촉매제다.

 

2) 이해관계자 관리

리더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포괄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에도 투자해야 한다. 이해관계자에는 임직원과 공급사뿐만 아니라 정부와 현지 지역사회도 포함된다. 모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기업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 일단 리더십 팀이 변화와 관련한 정당성과 계획을 전달했다면 이를 정기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리더십 팀이 공장관리자들과 경영진에게 월별 업데이트를 해 이 정보가 조직 전체로 하향 전달되게 할 수 있다.

 

3) 변화 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완료됐다면 이제는 변화 자체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요에 기반한 자산 활용계획 수립, 산출물 및 업무 활동 표준화, 정직원과 계약직 직원의 비중 재검토, 일부 현지 지원 업무의 중앙집중화, 핵심 자산의 효율성을 위한 투자 집중 등 유연성 확보에 필수적인 구조적 변화를 강조할 수 있는 능동적인 PMO(Project Management Office)가 필요하다.

 

PMO는 이 기준과 목표를 확정한 후 조직에 널리 알려야 한다. PMO는 시간별 진척 상황에 대한 정기적 업데이트를 통해 유연한 체계 확립을 위해 여러 현장에서 실시돼야 할 개별 조치를 조율하고 실행할 수 있다. 새로운 유연성의 체계가 확립된 후에는 이를 통해 이뤄진 개선이 실제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PMO는 기준 지표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

 

운영 효율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5대 요소를 실현해야 한다. 경영진은 자사가 이 5가지 요소와 관련해 자산 활용도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조직적 역량을 갖췄는지, 만약 조직적 역량을 갖춘 상태가 아니라면 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자문해야 한다.

 

● 자산 유연성: 수요 변화에 따라 가동돼야 할 자산이 결정되는 일정을 수립했는가, 자산 가동 중지와 가동 재개를 신속히 실시할 수 있는가?

 

● 운영 유연성: 필요한 경우 고객 주문과 숙련 근로자를 다른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산출물과 업무활동을 표준화했는가?

 

● 조직 유연성: 중앙 지원 업무와 현지 지원 업무의 균형을 맞춰 기업 전체적으로 학습과 조율을 촉진하면서도 현지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있는가?

 

● 원자재 소비 유연성: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에너지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를 평가한 적이 있는가? 현지 가격과 유연한 자산 활용 계획에 따라 에너지 수요 감소 및 에너지 활용 최적화에 투자한 적이 있는가? 단순한 구매 가격 측면에서가 아니라 전체 비용을 기준으로 원자재를 평가할 수 있는가?

 

● 유연성 구현을 위한 기반: 리더십 팀은 대대적인 변화프로그램의 복잡성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해 관계자들에게 변화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가?

 

통합적으로 운영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기업이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총 4∼9%에 달한다. 이는 설사 기업이 현재 돈을 낭비하고 있더라도 다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자본집약적 산업이 구조적인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수요 침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자. 그리고 이를 위해 기업 운영의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유연성을 키우자. 유연성 확립에 성공한 기업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유리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크리스티앙 그라이저·로날드 하스레너·알렉산더 바흐트마이스터·토비아스 스트라이처

크리스티앙 그라이저(Christian Greiser)는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뒤셀도르프 사무소 파트너 겸 관리이사다. 로날드 하스레너(Roland Haslehner) BCG 비엔나 사무소 파트너 겸 관리이사다. 알렉산더 바흐트마이스터(Alexander Wachtmeister) BCG 뮌헨 사무소 파트너 겸 관리이사다. 토비아스 스트라이처(Tobias Streicher) BCG 뒤셀도르프 사무소 컨설턴트다.

  • 크리스티앙 그라이저 (Christian Greiser) 크리스티앙 그라이저 (Christian Greiser) | -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뒤셀도르프 사무소 파트너 겸 관리이사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