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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in & Company Report

투자 가능 자본 300조 달러 시대… M&A 르네상스에 대비하라

이혁진 | 150호 (2014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자본은 더 이상 희소자원이 아니다. 금융자산에 투자된 300조 달러 규모의 자본은 전 세계 상자기업의 시장가치보다 6배나 많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와중에도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아만 지고 있다. 기업들에 M&A를 통한 성장 모멘텀 확보가 절실해지는 이유다. 단지 유기적 성장에만 중점을 둔 전략으로는 새로운 환경에서 필요한 새로운 역량이나 시장지위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M&A는 무턱대고 도전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다음의 세 가지 질문, 1) 자신의 회사 사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량을 가진 기업이 존재하는지 2) 자체 확보에 비해 인수 옵션의 리스크 조정 수익률이 더 높은지 3) 인수자로서 피인수 기업의 역량강화를 위한 확고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의 리포트 ‘Renaissance in M&A: What to do with all that cash’를 이혁진 한국 파트너가 감수하고 일부 수정한 내용입니다.

 

현재 전 세계 금융시장에는 자본이 넘쳐나고 있다. Bain의 추정치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자산 중 약 300조 달러가 투자 가능한 자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으며 아마도 이 중 많은 자금이 M&A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전망하는 첫 번째 근거는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많다는 데 있다.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둔화되기 시작했던 M&A 시장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라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M&A 시장은 호황기 때마다 M&A 건수나 인수금액 면에서 매번 이전의 호황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림 1)

 

 

그림 1글로벌 M&A 시장의 사이클

 

 

 

 

그러나 이번에 도래한 사이클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자본이 풍부하고 자본조달 비용이 낮다.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금리가 과거 추세 대비 매우 낮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고수익 추구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수조 달러 규모의 M&A 딜이 진행될 예정이며 인수 측이나 피인수 측 모두에게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많은 기업들이 현재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좋은 입지에 있다. 이들 기업은 유기적 성장만으로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풍부한 자본을 비교적 저비용에 조달하는 것은 과거 대비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즉 자본의 조달 자체가 경쟁력이었던 시기와는 달리 현재는 이러한 자본을 활용해 시장 평균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방법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자금이 시장에 존재하며, 특히 M&A를 위한 자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비롯해 다양한 성격의 대형 매물이 2014년 이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며 어려운 경제환경에도 불구하고 부유한 기업의 현금 유보율은 과거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위와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M&A 시장은 기록적인 호황기가 예상된다. Bain이 예상하는 M&A 시장의 제2 부흥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자본이 넘쳐나는 시장

자본은 더 이상 희소자원이 아니다. 오히려 넘쳐나고 있다. 금융자산에 투자된 300조 달러 규모의 자본은 전 세계 상장기업의 시장가치보다 6배나 많다. 2020년경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본은 약 100조 달러(2010년 가격과 환율 적용)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GDP 6배가 넘는 규모다. 이렇게 많은 자본이 어디엔가는 사용돼야 한다.

 

풍부한 자본은 금리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몇 년간 많은 국가에서 금리는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저위험 투자자산은 실질 수익률이 제로에 가깝다. 자본의 수급상황을 감안했을 때 Bain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금융자산의 규모는 실물 생산규모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해 동 기간 글로벌 평균 대출금리가 4∼5%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장기 추세는 서로 연관된 세 가지 요인으로 인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 과거 추세를 보면 2007년과 유사한 위기의 발생 이후에는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됐다. 가계와 기업 모두 대출을 줄여 성장은 둔화된다. 이와 같은 초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는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 과거 미국의 대공황과 일본의잃어버린 10이 일어난 이후에도 20여 년간 저금리가 유지됐다.

● 각국의 중앙은행은 당분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 이사회는 실업률이 6.5% 이상, 인플레이션이 2.5% 이하에 머무르는 한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 역시 유사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뿐 아니라 시장 내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시장금리까지도 낮게 유도하고 있다.

●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높은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인플레 압력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경기침체가 공급둔화가 아니라 수요증가의 둔화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됐던 가장 최근의 사례인 1973∼1981년의 경우 에너지와 기타 부문에서 제한된 공급과 젊은 베이비붐 세대의 강력한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속적인 가격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10년대 거의 모든 부문에서 공급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다수의 업계가 과잉설비 문제를 갖고 있다. 수요는 미미하고 인구고령화 등의 장기추세로 인해서 인플레이션은 향후 수십 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점점 소비자에게 가격상승 요인을 전가하면서 가격을 인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풍부한 자본과 낮은 자본비용이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일종의 인플레 효과를 낳을 확률은 높다. 바로 자산버블의 형성이다. 글로벌 경제 차원에서 어느 시점과 어느 지역에서는 금속, 농산물, 연료, 농지, 부동산 등 일부 자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이들 자산에 투자함에 따라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고 이는 버블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위에 기술한 환경에서라면 이러한 버블은 더 오래, 더 크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 수준

풍부한 자본, 저금리, 낮은 수요와 성장 둔화라는 환경이라면 투자자들이 낮은 투자수익을 기대할까? 그렇지 않다.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기업에 과거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가 1995∼2011년의 미국이다. 이 기간에 미국 기업들의 수익은 연평균 6% 상승했다. (그림 2) 2012∼2014년 명목 GDP 성장률은 당시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되나 투자자들은 연 12%의 기업 수익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각 기업의 경영진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기업은 자체 자본뿐 아니라 외부로부터 저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등급 기업은 한때 리스크 제로에 가까운 채권으로 여겨졌던 정부 발행 국채보다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유럽과 같이 환율이 고평가된 지역의 기업은 해외 투자를 통해 환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핵심은 효과적인 자본의 활용을 통해 알파, 즉 주식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경쟁사들이 성장을 위해 포지셔닝을 적극 조정하는 와중에 자신은 현금을 그대로 떠안고 가겠다는 전략은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다.

 

기업 투자의 허들 레이트(hurdle rate,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기준수익률)는 이러한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Bain의 경험에 따르면 많은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금융위기 이후 금리 수준 대비 높은 허들 레이트를 유지해왔다. 이는 불확실성이 높은 기업 환경에 대한 일반적인 리스크, 금리가 과거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특정한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과도한 자본의 시대에는 허들 레이트를 낮추는 게 적합할지도 모른다.

 

물론 허들 레이트를 너무 낮추면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허들 레이트가 높은 기업은 수익 목표는 꾸준히 달성할지 모르지만 대신 투자를 줄이고 매출성장을 희생해야 한다. 이는 주주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성장의 공식은 아니다. CFO의 난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스크를 방어하지 못하면 시장으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만 반면 재무구조의 전략적 활용을 통해 사업의 근본적 가치를 강화한다 해도 특별한 보상을 받지는 않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접근법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지도 않았다.

 

그림 2 The Challenge 높아지는 투자자들의 기대치

 

 

 

매크로 트렌드와 성장 기회

이러한 환경에서 글로벌 경제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8가지의 매크로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1  (그림 3)

 

그림 3 8가지 매크로 트렌드

 

 

 

소비자. 2020년까지 10억 명의 개도국 인구가 연 수입 5000만 달러 이상의 글로벌 중산층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구매력과 선호도는 선진국의 중산층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구매 집단으로 봤을 때 이들은 2020년까지 세계 GDP 10조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집단을 공략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지금보다 낮은 비용구조를 실현해야 하며 이들 소비자가 고가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으리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선진국 소비자의 고급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은 품질, 자신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를 원한다. 태블릿 컴퓨터와 같은 기술혁신과 더불어 온라인 구매고객에 대한 당일배송 역량과 같은소프트 혁신도 발생할 것이다. 소프트혁신은 소비자들이 지불의향이 있는 부가적인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소비를 강화하고 진작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패션에서 식품에 이르는 모든 소비자 재화와 서비스의 카테고리에서 혁신을 야기할 것이다.

 

정부와 인프라.선진국의 낙후 인프라에 대해 새로운 투자는 물리적인 인프라를 교체하고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한 정부의 지출 증가를 의미한다. 제한된 공공자금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민관 협력이 필요하며 이는 세계 GDP가 약 1조 달러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산업화 이후 개도국의 국방력 강화로 인해 방산업체들이 기회를 맞고 있으나 글로벌 기업에는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공급망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의 공급망은 일본, (어느 정도는) 인도와 공유되고 있다. 공급망이 약화될 경우 이는 최종 수요시장에 근접한 지역에 생산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을 늘려 많은 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 자국으로 생산설비를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도국들은 경제 발전 속도에 비해 우수 인재가 부족해 인력 개발의 과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 인프라에 대한 투자 니즈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교육 기회의 확대, 효과적인 보건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 구축,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위한 투자와 지출은 세계 GDP가 약 2조 달러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이들 신흥국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재 부족 현상이 야기됐으며 이는 앞으로도 악화될 것이다. 한편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헬스케어 분야의 지출(부유층의 건강유지 노력) GDP가 약 4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유망사업(Next big thing)’과 이러한 트렌드를 지원할 자원.혁신은 단계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혁신의 기반이 될 5가지 잠재적인 플랫폼 기술인 나노 기술, 유전자 기술, 인공지능, 로봇기술, 유비쿼터스 연결 등은 머지않아 열매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기술은 또 다른 기술을 강화시킨다. Next Big Thing에 대한 대비를 통해 소비재와 산업 공정 분야 모두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가 발생할 것이다. Next Big Thing이 실제로 발생할 때 이들 기회가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 모든 트렌드들은 1차 투입요소의 생산량 증가를 필요로 한다. , 식품, , 에너지, 광석 같은 기본 자원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수요의 증가는 신규 투자를 증가시키겠지만 그럼에도 자원의 일시적 부족, 높은 가격 변동성 등을 야기할 수 있다. 기본 자원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글로벌 GDP 3조 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M&A인가?

경영진은 이러한 트렌드를 활용해 어떻게 기업을 운영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유기적 성장에만 중점을 둔 전략으로는 새로운 환경에서 필요한 새로운 역량이나 시장 지위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유기적 성장과 함께 M&A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많은 경우 기존 자산을 인수하는 것이 더욱 빠르고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 (그림 4)

 

다음 세 가지 질문을 통해 기업은 자산의 자체 설립과 인수라는 옵션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귀하의 사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량을 가진 기업이 존재하는가?

기술, 판매채널, 특정 지역 내 사업에 이르기까지 역량의 범위는 다양하다. 귀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가진 기업이 없다면 당연히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누군가 그러한 역량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그 기업을 인수 후보로 고려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케이블 TV 업체인 Comcast는 케이블 사업에 제공할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후 NBC/Universal을 인수해 그들의 콘텐츠뿐 아니라 프로덕션, 뉴스 인프라까지 같이 확보했다.

 

자체 확보 대비 인수 옵션의 리스크 조정 수익률이 더 높은가?

모든 인수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그러나 유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옵션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기업 재무팀의 고민은 두 옵션들이 수반할 리스크를 가능한 정확하게 반영해서 기대수익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타이어 업체인 Pirelli가 러시아 시장 진출을 결정했을 때 공장 신설과 직접 진출 방안(green field), 기존 공장이나 사업체 인수를 통한 개발 방식(brown field)을 비교했다. Pirelli는 신규 진출이 워낙 어렵기로 유명한 러시아 시장에 직접 진출 대신 기존 공장이나 사업체 인수를 통한 진출 옵션을 선택했다.

 

인수자로서 인수 후 피인수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확고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가?

역량은 조직이라는 틀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기존 경험 등으로 인해서 귀사가 특정 역량을 관리하는 데 타사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다른 잠재 인수업체에 비해 내재적 우위를 갖는다. 그러한 이유로 이유식 부문 글로벌 선도업체인 Nestlé Pfizer의 이유식 사업을 인수하기에 최적의 업체였을 것이다.

 

 

그림 4 Buy vs. build 기다리는 건 옵션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분석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M&A 환경이 이미 우호적이라면 금융위기 회복기에 M&A 진행 속도가 왜 그렇게 느렸는가 하는 점이다. Bain은 주된 이유로 업체들이 매각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 매각을 원하는 기업들이 매각 대상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기를 기다리다 보니 M&A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매각 업체들이 자신들의 자산이 충분히 가치산정이 이뤄졌고, 혹은 이러한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이러한 추세는 금세 바뀔 것이다.

 

매각을 준비하는 기업은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때를 기다리려고 하기보다는 전략을 엄격히 평가하고 수익이 가장 높은 투자옵션을 우선순위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2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자산의 매각을 정서적 이유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꺼렸고 이러한 망설임이 가치산정에 반영됐다. 이로 인해 인수자와 피인수자 간의 가치 판단에 큰 차이가 발생했고 결국 딜 자체가 무산되는 사례가 많았다. 또 비핵심 다각화의 성공에 대한 믿음도 핵심 자산이 아닌 사업의 매각을 지연시킨 원인 중 하나였다. 따라서 과거의 국내 딜은 대부분 기업의 부실로 인한 강제적 구조조정으로 인한 딜과 이들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국책 은행 등이 인수한 기업의 재매각으로 인한 딜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대기업들의 비핵심 자산 매각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기업의 자원을 핵심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많아졌고 이를 위해 비핵심 사업의 매각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크

전반적으로 M&A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들은 몇 가지 거시경제 측면의 리스크에 유의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래 5가지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

 

버블 파악 능력은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 중요하다.

 

자산버블의 형성.앞서 논의한 대로 가격버블이 형성되는 자산의 수, 규모, 기간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급격한 가격 상승에 의해서 찾아온 기회, 현금흐름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가치평가, “이번엔 왜 다른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하게 되는 것 등은 자산버블의 세 가지 명확한 징표다.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투자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버블의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한 징후가 나타날 때는 거친 파도를 피하기 위해 육지에 붙어 헤엄쳐야 하듯이 위험한 징후를 이겨내려 하기보다는 안전하게 피하는 쪽이 좋다.

 

버블 파악 능력은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 중요하다. 핵심은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인과 단기적인 투기적 요소를 판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진은 사업의 펀더멘털과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주택시장 버블의 경우 주택 시공업체들은 인구 구성의 특징과 소득의 성장 추세 등을 분석했어야 했다. 수입 및 인구증가와 주택의 시장가치 사이에 명백한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는 버블 형성의 징표였다. 풍부한 자본으로 인한 버블은 더 크고 범위가 넓으며 기간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2∼3년간 버블의 징표가 지속돼도 이를 버블이 아닌 실제의 장기적인 가격 트렌드로 오해하기 쉽다. 결국 사이클의 고점에서 자원을 집중 투자하다 큰 실패를 맞게 되는 것이다.

 

환율 변동성.환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상품(commodity)이다. 정부의 개입, 다른 통화 대비 가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 또는 기타 재화와 서비스의 실질 가치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환율의 상승과 하락 시나리오는 밸류에이션 모델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현금 확보.자본이 풍부하다고는 해도 이 중 일부는 세금정책이나 환율통제로 인해서 그러한 자본에 접근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재무현황상 자본이 풍부한 기업일지라도 M&A를 진행하거나, 혹은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자금을 빌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600여 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자본보유 현황을 분석한 JP Morgan Chase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해외 자본은 기업 현금의 60%를 차지했으며 대부분 미국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은 해외 자회사를 보유함으로써 현지 시장의 높은 현금 유동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예를 들면, 홍콩에 상장된 기업 중 50%는 해외기업이다.

 

자본수출국으로서의 중국.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내수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구해왔다. 이로 인해 중국은 국내외 투자에 있어 자본이 과다한 수준으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Bain Macro Trends Group 2020년까지 중국이 전 세계 금융자산 증가분 가운데 87조 달러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해외 투자자들이 인수 가능한 중국의 국내 자산은 가격 상승 압력에 놓일 수 있고 이는 다른 다양한 자산의 버블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급망 리스크의 증가.세계의 생산기지인 중국을 비롯해 오랜 기간 동안 공급망이 지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대해 우리는 너무 안일한 태도를 갖게 됐는지도 모른다. 향후 다양한 요인의 복합 작용으로 인해 이러한 추세는 쉽게 바뀔 수도 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생산성이 증가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인건비 격차가 감소하고 있다. 미시경제 차원에서는 기업들이 수요시장에 가까운 지역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함으로써 더 나은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일부 아시아 국가의 국방력 강화 추세까지 더해져 공급망 확대 트렌드는 자국으로의 생산 기지 이동 등 정반대의 현상으로 변화할 수 있다. , 인수에 관심이 있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 가운데 거리가 먼 타지에 있는 생산설비를 인수하는 경우 리스크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M&A가 대부분의 기업에는 주효한 전략이지만 결코 쉽거나 간단한 것은 아니다. 위에 언급한 이슈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원칙에 입각해 해결할 수 있는 기업들은 M&A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기업들이다.

 

이혁진·데이비드 하딩·사티시 샨카르·리처드 잭슨

이 리포트를 감수·편집한 이혁진(Hyukjin Lee)은 베인앤컴퍼니 서울 오피스의 파트너로 Corporate M&A 부문의 책임자다. 데이비드 하딩(David Harding)은 베인 보스턴 오피스의 파트너이며 글로벌 M&A 부문의 공동 책임자로도 재직하고 있다. 사티시 샨카르(Satish Shankar)는 베인 싱가포르 오피스의 파트너이자 아태지역 M&A 부문 책임자다. 리처드 잭슨(Richard Jackson)은 베인 런던 오피스의 파트너이며 유럽·중동·아프리카 M&A 부문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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