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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전략

과수원처럼 꿀벌과 꽃을 함께 품자 플랫폼 경영으로 ‘인간상실’에서 탈출하자

김기찬 | 148호 (2014년 3월 Issue 1)

 

 

생태계의 눈으로 기업을 보라

 

과거 경영대로 향하던 최고경영자(CEO)의 대형 승용차들이 인문대로 몰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1  이런 현상은 경영학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신호 중 하나다. 현재 경영학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인간(people)에 대한 내용이 빠졌고 단기적인 경쟁에만 지나치게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필립 코틀러(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전략에도 사람(People)의 요소가 빠져 있다. 경영학은 경쟁전략을 잘 수행하도록 규칙과 인센티브로 구성된 시스템을 강조할 뿐이다. 인간을 기능적인 관점에서만 보고 사람보다 시스템의 성과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기존 경영학의 해법으로는 사람이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약점마저 발견된다. 물론 시스템은 단기적으로 경영성과를 높여주고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도한 규칙의 적용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인센티브는 각종 부작용을 낳는다. 반면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풍부한 이해에 바탕으로 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사람이 건강한 주인의식을 갖게 만드는 경영학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기존 경영전략은우리(we)’보다는(I)’에게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게 경쟁전략론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과 같은 기업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produce-sell) 일방적 시장(single-sided market, Hagiu, 2006)의 비즈니스모델을 전제로 한다. 기업들은 제품혁신을 추구하는데 이를 가리켜 디바이스전투(battle of device)2 라고 한다. 디바이스전투에서는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이 된다. 약한 사람을 죽여서라도 내가 살아야 하는나홀로(stand alone)’ 생존전략이다. 개별 개체는 자신을 방해하는 개체들과의 투쟁에 초점을 뒀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쟁자이고 파괴의 대상이다. 결국 기업에는 적과의 경쟁과 전쟁만 있고 소수의 승리자와 다수의 패배자를 양산할 뿐이다.

 

셋째, 기존 경영학은 과도하게 기존 자원의 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를 활용하는 단기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미시적이고 근시안적 경영(myopia)과 특정 기능 분야만 몰입하는 종속성(dependency)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 경영에는 효과가 있지만 장수기업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업은 홀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다른 조직과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그래서 기존 경영학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생태계적 접근 방법이다. 생태계적 접근 방법은 무엇보다도 상대방을으로 보는 게 아니라우리로 보는 것이다. 제임스 무어(1998)는 저서 <경쟁의 종말>에서 경쟁보다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태계란 유기체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로 유기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경쟁 이상의 협력적 상호관계가 가능하다. 

 

 

 

플랫폼 경영의 등장과 기업생태계전략

 

전통적인 제품생산형 비즈니스모델은생산-판매(produce-sell)’의 단방향 가치흐름인 단면형 시장(one-sided market) 관리에 초점을 둔다. 단면형 시장관리에서는 최고의 제품생산과 판매를 지향하며 다른 업체들과는 경쟁하는 관계다. 하지만 사회가 전문화될수록 신용카드, 복덕방 등 대리인(agent)의 역할과 플랫폼 비즈니스가 중요해진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플랫폼 비즈니스에 기반을 둔 페이스북을 만들어 엄청난 규모의 시장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허 6만여 개가 필요하다. 골프공 하나에도 특허 50여 개가 사용된다. 기존 소비자 패러다임에서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장논리에 따라 기업의 경쟁우위가 결정되지만 제품이 복잡해질수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고 있다. 복잡한 시스템(complex system)의 제품에서는 개별 기업의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협력이 필요하다. 제품이 복잡해질수록 기획, 개발, 생산, 판매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가 많아진다. 소비자 또한 구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콘텐츠 제공, AS, 업그레이드 등 기업생태계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플랫폼 전략으로 생태계와 고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이제 기업들은 디바이스전투(battle of device)를 끝내고 생태계 전쟁(war of ecosystem, Elop, 2011)을 시작해야 한다. 생태계에 대한 이해 없이 생태계 전쟁을 시작하기 어렵다. 기업은 생태계 구성원의 상호작용 공간인 플랫폼의 설계와 진화를 통해 성과를 추구하는 거시적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생태계 전쟁은 다면적인 네트워크(multi-sided network /market)의 장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플랫폼을 통해 핵심 콘텐츠의 공급과 수요를 연계하고 생태계 구성원들은 플랫폼을 통해서 개별 수익의 총합보다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플랫폼에서 보완재와 촉매제들이 등장하고 경쟁과 협력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활성화된다. 플랫폼과 생태계의 구조를 살펴보자.

 

판매자-구매자의 단방향시장(one sided market)에서는 구매자만 고객이 되고 고객생태계만 관리하게 된다. 고객만족이 최고의 비즈니스모델이 된다. 하지만판매자-카드회사-구매자에서는 신용카드 회사가 플랫폼을 제공한다. 신용카드 회사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플랫폼으로 부르고 판매자에게는 수수료, 구매자에게는 카드 연회비를 받아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형성한다. 양면시장의 플랫폼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고객이 된다. (히라노 아쓰시 칼, 안드레이 하지우, 2011). 양면시장은 플랫폼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양측에 적절하게 비용을 분담시켜 거래에 참여할 유인책을 제공한다. 플랫폼의 개발자인 카드회사는 판매자 생태계와 구매자 생태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플랫폼 한쪽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다른 쪽 참여자의 사업기회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네트워크 외부성 효과(positive externalities)라고 한다. 꿀벌-과수원-꽃의 관계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과수원은 좋은 꽃이 많은 곳에 벌통을 설치하고 양봉수익 등을 얻을 수 있다. 플랫폼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 고객의 재방문 유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은 교수-학생-기업을 아우르는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훌륭한 교수를 유치하고 교수들은 외부에서 연구비를 수주해와 학교에 간접비 수입을 얻도록 한다. 대학은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을 유치한다.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받으며 하버드대의 교수와 학생에게 협력을 얻으려는 기업에는 발전기금을 얻는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은 교수, 학생, 후원자에게 학교가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보이게 하는 전략으로 교수생태계(연구비), 학생생태계(등록금), 후원자생태계(후원금) 3대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가 되라

 

플랫폼은 사람이 오가는 정류장이나 운동장처럼 물리적 공간일 수도 있다. 또 모바일 플랫폼과 같은 가상 공간일 수도 있다. 플랫폼의 개념은소비자-신용카드-판매자’ ‘소비자-PC-앱 개발자’ ‘소비자-신문-광고주등의 구조에서 신용카드, PC, 신문의 역할처럼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개입해서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키우는 역할로 출발했다. 이런 효과를 가리켜서 플랫폼의 네트워크효과(network effect, Eisenmann, Parker, Van Alstyne, 2006)라고 하는데 이런 전략은 기업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전통적 비즈니스에서도 플랫폼 적용이 가능하다. 기존 시장에서도 플랫폼의 역할을 재정립한다면 잠재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기업은 이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로 바뀌어야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홀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

 

 

 

플랫폼의 이해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플랫폼 리더십(Platform Leadership)’이다. 플랫폼 리더십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플랫포머(platfomer·총무)가 필요하다. 플랫포머는 기능적으로는 플랫폼 공간을 위해고객모집 및 중개기능(커뮤니티형성기능)+장소제공 기능+비용절감 기능+결제 기능등의 역할을 한다. 매력적인 플랫폼 공간을 설계해서 생태계 구성원들을 오래 즐겁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한다. 이런 방식으로 플랫폼이 진화하면 생태계 개체들의 플랫폼 방문 만족도가 높아지고 성과가 좋아지게 된다. 생태계의 개체들이 단기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집착해서 독불장군식 행태를 보일 때는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다. 플랫포머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플랫폼의 운영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구성원들을 태우고 항해하는 배와 같다. 플랫포머는 산업을 경쟁자와 함께 키워가는 산업조직자(industry organizer)의 역할을 맡는 것이다.

 

플랫폼의 2대 경영전략

 

 

 

 

서울역은 이별과 만남의 장이다. 수학여행을 떠나는 곳이기도 하며 사람들이 쇼핑하는 곳이기도 하다. 기대와 흥분을 파는 공간인 것이다. 기차는 여기에서 디바이스일 뿐이다. 그래서 서울역 플랫폼이 발전한다. 플랫폼 경영전략의 핵심은와서 머물게 하는 것이다. ‘와서는 플랫폼 형성의 조건이고머물게는 플랫폼 유지의 조건이다. 와서 머물고 싶은 플랫폼이 되려면 기대와 흥분을 팔아야 한다. 기대와 흥분을 팔려면 멍석을 잘 깔아야 한다. 멍석을 잘 깔아 구성원들이 플랫폼을 자주 방문하도록 하고 오래 머물게 해야 한다. 그래서 플랫폼 전략은 크게 최초 시도전략과 재방문 유도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좋은 플랫폼은 유인책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플랫폼을 처음으로 방문하려면 기대 이상으로 플랫폼 콘셉트가 좋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1단계 플랫폼 전략인 PASS 1(Platform as a set of solution) 전략이다. 1단계 플랫폼 전략에서 제공하는해결책의 집합(a set of solution)’의 매력도가 높을수록 플랫폼의 콘셉트가 좋아지고 플랫폼 방문도 많아진다.

 

둘째, 재방문 유도전략이다. 2단계 플랫폼 전략은 한번 방문한 고객들이 다시 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재방문 의도를 높이려면 체험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험에서뜻밖의 재미(a set of serendipity)’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PASS 2(Platform as a set of serendipity) 전략이다. 플랫폼 공간이 정체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롭게 진화하고 있어야 한다. 열린혁신(open innovation)이 필요하다. 만리장성은 연간 1000만 명이 방문하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연간 4000만 명이나 방문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만리장성에는 일생에 한 번 정도만 방문하지만 라스베이거스에는 시도 때도 없이 방문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방문자를 늘리기 위해서는재방문 의도를 높이는 PASS 2 전략이 중요하다.

 

플랫폼 아키텍처의 설계와 생태계 배치 모델

 

1. 플랫폼 아키텍처 설계의 틀

 

플랫폼의 틀은 상호작용이 잘 이뤄지도록 구성돼야 한다. 또 플랫폼 설계기업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모두 담도록 아키텍처(구성)를 설계해야 한다. 기업생태계는 사회(society), 협력업체(partner), 주주(investor), 고객(customer), 직원(employee) 등 이른바 ‘SPICE(Sisodia, Wolfe, Sheth, 2007)’를 구성요소로 한다. SPICE는 기업의 필수구성요소인 ICE(Investor, Customer, Employee) 외에 협력기업(Partners)과 사회(Society) 등 생태계 요소를 추가한 것이다. 한편 모바일 플랫폼구조 분석에서 주로 활용되는 ‘C-P-N-T/D(Contents-Platform-Network-Terminal)’ 모형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 네트워크, 기기의 통합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플랫폼의 이해관계자들을 담아내는 아키텍처는 SPICE의 생태계요소와 CPNT(Contents-Platform- Network-Terminal)를 통합해 <그림 5>와 같이 십자형 아키텍처의 모델을 제안할 수 있다.

 

2. ICE 경영모델과 SPICE 경영모델의 비교

 

투자자(Investor)와 고객(Customer), 고용인(Employee)으로 구성된 기존의 ICE 경영모델은중심의나홀로(stand alone)’ 경영모델이다. 반면 SPICE 모델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한생태계(ecosystem)’ 경영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경쟁구조가 개별 기업의 상품경쟁이 아니라 기업생태계의 경쟁으로 바뀌면서 경영전략도 경쟁전략3 이 전부가 아니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대신 협력전략이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협력전략의 필요성은 기업생태계의 개념으로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준 제임스무어4 <경쟁의 종말>에서 제시됐다. 기업생태계 간 경쟁구조에서 한 조직의 생존에는 생태계 관련 조직이나 가치사슬의 구성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생태계에서는 각 개체들이 경쟁과 협력관계를 통해서 함께 공진화의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다. 만일 하나의 조직이 생태계 연관조직과의 관계사슬의 고리가 단절되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5

 

생태계 모델에서도 개체의 외부에 있는 필요한 자원을 수동적으로 수집, 활용하는 경우와 외부 필요자원으로 적극적으로 지원, 육성, 경작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수렵형 생태계모델과 경작형 생태계 모델로 나눌 수 있다. 수렵형 모델은 기존의 외부 자원을 활용한다. 수렵형 모델은 외부 자원을 골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수렵형 모델에는 대체로 지배자(dominator)형 지도자가 많다. 지배자형 지도자는 외부에 흩어져 있는 자원을 육성하기보다는 경력이 화려한 자원을 선발해서 쓰는 특성을 지닌다. 지배자형은 기존 파이에서 우리 자원으로 끌어들이는 데 관심이 많은 승자독식게임의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크다. 경작형 모델은 기존의 자원 활용을 넘어 씨앗을 뿌리듯 생태계를 육성하는 경작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 보다 긴 안목에서 생태계 개체들을 핵심기업(keystone)으로 키워간다. 그러면 생태계의 활용공간은 생태계들이 뛰어노는 플랫폼이 된다. 플랫폼의 지도자는 지배자형보다는 생태계를 키워가는 플랫폼의 플랫포머(platformer·총무)가 많다. 플랫포머(총무)는 지배자형(회장)보다 개방적이다.

  

 

 

3. 플랫폼의 구성요소와 생태계배치: 생태계를 흥분하게 만들라

 

 

 

플랫폼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의 구성요소를 고려해서 적절한 역할의 개체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핵심구성원(Ecosystem Player)인 플랫포머(platformer)-에반젤리스트(Evangelist)와 보완적 구성원(complementary partners)인 보완자(complementor) 및 보완재(complement goods)-협력자(collaborator)-촉매제(catalyst/pollinator·꿀벌)의 협력이 필요하다.

 

 

 

플랫폼의 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9가지 구성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고객은 누구인가? 어떤 고객이 우리의 목표고객인가? 이들이 와서 오래 머물게 해야 한다.

 

둘째, 킬러 콘텐츠가 무엇인가? 킬러 콘텐츠는 목표고객이 플랫폼을 찾아오는 이유다.

 

셋째, 플랫포머(platformer)는 있는가? 플랫포머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플랫폼에 담아낼 기기, 콘텐츠, 전달 방법을 결정하고 어떤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구상, 설계해야 한다. 플랫포머는 사고에 불을 지르고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설계해가는 CPO(Chief Platform Officer)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누구를 생태계에 끌어들일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플랫포머(platformer)는 생태계의 설계자(Architect), 지휘자(Leader), 프로그램 구성자(PD)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생태계의 설계자6 인 플랫포머가 어떤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플랫포머의 원(그림 6)’을 활용할 수 있다. 과제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원 안에 표시하고 해결할 수 없고 외부조직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은 원 밖에 표시한다. 그러면 원 밖에 있는 외부 조직들이 기업생태계에 담아야 할 핵심생태계가 된다. 예를 들어 동창회의 총무(플랫포머)는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등반생태계, 바둑생태계, 골프생태계 등이 잘 구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플랫포머를 도와주는 에반젤리스트(Evangelist, 열성 영업부장-간사)는 있는가? 에반젤리스트는 생태계의 파트너들을 적극적으로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대외관계관리 외교관의 역할을 한다. 동창회 총무가 콘텐츠 생태계를 직접 다 관리하기 어려울 때 따로 간사도 두기도 한다. 등반을 좋아하는 사람은 등반생태계의 간사가 되고,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골프생태계의 관리간사 역할을 맡길 수 있다. 동창회 총무는 이들을 잘 관리하면 된다.

 

 

 

다섯째, 특정생태계 간사인 에반젤리스트의 활동을 도와주는 부가서비스인 보완자(complementor), 협력자(collaborator)가 있는가? 골프장(킬러 콘텐츠)에 좋은 음식점(보완자)이 있고 숙박시설(협력자)이 있으면 생태계 육성에 도움이 된다. 국제공항이 해외여행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생태계 간 보완과 협력7 이 필요하다. 국제공항 평가에서 최고로 인정8 받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킬러 콘텐츠와 관련 서비스의 보완과 협력 관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공항의 킬러 콘텐츠는안전하고 신속한 출입국 관리(킬러 콘텐츠, 출입국생태계)’. 그런데 출입국 수속을 끝낸 여행자들에게 부가적으로쇼핑하는 즐거움을 줄수록 플랫폼 방문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것이쇼핑상품(complementor, 쇼핑생태계)의 역할이다. 또는 기다리는 동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 상품(complementor,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도 훌륭한 보완자가 될 수 있다.

 

여섯째, 플랫포머와 에반젤리스트의 영업을 도와주는 촉매제(catalyst/pollinator, 꿀벌)가 있는가? 생태계의 핵심은짝짓기(mating)’수분활동(pollination)’이다. 꿀벌처럼 꽃을 돌아다니면서 수분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촉매제가 있다면 생태계는 더 활성화될 수 있다.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류 생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촉매제는 생태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꿀벌이 수분활동을 도와주지 못하면 식물군이 멸종하고 식물군의 먹이사슬의 고리가 끊어지면 동물들도 멸종하기 때문이다.

 

일곱째, 플랫폼의 킬러 콘텐츠를 전달하는 네트워크(항로, 철로, 통신망 등)의 속도와 전달의 질이 훌륭한가? 네트워크의 망은 콘텐츠를 담아내고 전달하는 서비스의 질(Service Quality)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 디바이스(기기)의 기능과 품질문제는 없는가? 킬러 콘텐츠를 전달하는 하드웨어/디바이스의 품질과 기능이 체계적으로 기획되고 관리되고 있는가? 서울역 플랫폼의 기차, 공항 플랫폼의 비행기, 스마트 플랫폼의 스마트폰 등 기기의 체험만족도도 관리해야 한다.

 

아홉째, 플랫폼 체험의 결과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재미)가 있는가? 소비자가 환호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야 플랫폼 재방문이 많아진다.

 

4. 플랫폼과 기업생태계전략의 응용사례: 의료산업 진화를 위한 기업생태계 전략

 

 

플랫폼과 기업생태계 전략을 국내 3대 서비스산업인 의료, 관광, 교육에만 잘 활용해도 커다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국내 5대 제조업체의 매출액 10억 원당 고용은 1.08명이다. 5대 대형 병원은 6.86명에 달한다. 대형 병원의 고용창출 능력이 제조업의 약 6배가 넘는다. 병원은 전문가(의사)부터 청소부, 기사 등 서민들을 위한 일자리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의료산업은 여전히 기업생태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SPICE 모델처럼 병원은 다른 산업을 끌어들이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차별화된 의료서비스(킬러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영업자, 영업자를 도울 수 있는 조력자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플랫폼 사고와 생태계 경쟁력 키우기의 과정이다. 외국인 입원 환자를 늘리려면 글로벌 헬스큐어 생태계와 케어지원 생태계가 건강하게 구축돼야 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의 킬러 콘텐츠가 큐어(Cure) 생태계로서 의사, 간호사 생태계의 글로벌화가 필요하고, 병원들이 외국 보험사의 의료제공자(provider)가 돼야 한다. 케어(Care) 생태계에서는 의료 코디네이터,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숙박, 음식, 교통, 휴식, 관광 등 지원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 또 병원을 수출하려면 장비생태계, 간호생태계, 협력기업 생태계가 강해야 한다. 이러한 글로벌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적 사고를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 플랫폼사고에 불을 지르고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설계해가는 CPO가 탄생해야 한다. CPO는 누구를 생태계에 끌어들일까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5. 인천국제공항의 플랫폼과 기업생태계 성공사례9

 

인천국제공항은 570여 개 협력기업과 35000여 명이 함께 일하는 플랫폼이다. 인천공항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혼이 있는 공항을 지향하고 있다. 가장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SLM(Service Level Management)로 정량화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청소를 할 때도 공기오염도, 바당청소 광도, 먼지 등까지 지표로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생태계 경쟁력은 세계공항서비스 평가 1위와 연간 60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Kim et al,2014)

 

인천국제공항은 출국 16, 입국 12분으로 출입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항이다.10  공항에 도착하는 승객들을 35000여 명의 종업원들이 힘을 합쳐 신속히 출입국 수속을 완료하도록 지원하는 출입국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순수 인천공항 직원은 900여 명, 정부기관은 20개에 불과하다. 인천국제공항에는 법무부 출입국 관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소, 세관, 공항소방대, 야생동물퇴치 등 정부기관의 협력을 통해 출입국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잘 구축하고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은 공항의 혼잡을 덜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입국 승객 예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승객 수뿐만 아니라 출국장 번호별, 시간대별 승객을 예고해 서비스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치한다. 승객이 몰려도 혼잡함을 덜고 변함없는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기찬, 2012)

 

쇼핑 생태계도 활성화돼 있다. 공항에 입점하지 않는 전통을 160년이나 유지해 프랑스 샤를드골공항에도 입점하지 않았던 루이비통이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2011 9월 입점했다. 인천국제공항은 면세점 이용 고객을 세분화해 고객별 특성에 맞는 프로모션 방향을 설정하고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통합브랜드인에어스타 에비뉴를 개발, 통합 BI(Brand Identity) 70개 매장, 500여 개 브랜드의 상업시설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김기찬, 2012) 그래서 출국수속을 신속하게 완료한 여행자들은 인천공항의 최고의 쇼핑점을 통해 승객 1인당 평균 약 49달러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시카고 오헤어공항의 평균 6달러보다 훨씬 많다.

 

환승생태계도 잘 형성돼 있다. 허브공항의 효자들은 환승객이다. 인천공항에는 2012년 연간 700만 명의 환승객이 다녀갔다. 환승객들을 위해 인천공항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매력적인 환승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영종도 국제고속버스터미널이라고 불릴 정도로 99개의 버스노선에 하루 3000회가 넘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접근성이 우수하다.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직통열차 기준으로 43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생태계 경영은 경영학의 르네상스운동

 

경영학은 이제 제도를 넘어 인성과 영성이 필요하다. 제도는 단기적 성과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간을 매뉴얼의 머슴으로 만들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지향적 구조를 만든다. 이러한 기업의 단기적 경영사고가 기업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평균 수명이 11년에 불과하다. 이제 기업 경영도 생태계의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기업이 단기적 결과를 위해 장기적 성과를 희생해서는 안 되며 내부 이익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존 경쟁전략은 약한 상대방을 죽이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생태계적 경영론은 약한 파트너를 살려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방법에 초점을 둔다. 경쟁전략이 개인기가 강한 스트라이커를 선발하는 축구라면 생태계 경영은 축구팀에서 패스를 강조하고 가장 약한 포지션을 살려서 조직력의 강팀으로 만들어가는 방법이다. 생태계적 전략에서는 패스 안 하는 선수를 싫어한다. 히딩크 감독은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 패스를 하지 않는 선수를 제외시키는 생태계적 전략으로 2002년 월드컵 한국 축구의 신화를 만들었다. 생태계적 경영에서는 자기의 전문성만 믿고 남을 배려하지 않고 혼자 움직이는 사람은 기피인물이 된다.11  이런 점에서 생태계 경영학은(플랫폼)’을 통해 경쟁뿐만 아니라 협력을 강조한다.생태계 경영은 규칙과 인센티브로 만들어진 제도에 의존하기보다 기업가정신, 주인의식을 갖춘 인간 만들기를 통해 경영학의 인간성회복을 선도하고 있다. 생태계경영을 통해 경영학에서 르네상스운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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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kckim@catholic.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아시아중소기업협의회(ACSB) 회장과 세계중소기업학회(ICSB)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학술지인의 Associate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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