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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디자인 전략

키워드에서 출발, 스토리의 프레임을 짜라

김효기 | 146호 (2014년 2월 Issue 1)

 

 

편집자주

제안 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 쉬플리 한국지사(www.shipleywins.co.kr)가 총 5회에 걸쳐 제안 디자인 전략을 연재해 왔습니다. 이번 회를 끝으로 제안디자인 연재를 마칩니다. 다시 쉬플리의 제안 전략 연재가 시작됩니다.

 

지난 회까지 총 4회에 걸쳐 제안서 디자인에서 메시지와 스토리를 어떻게 다루는지, 또한 이를 제안서에 녹여내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글에서는 실제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적용사례를 보여주고자 한다.

 

1.스토리를 위한 아이디어(Idea) 도출 프로세스(Process)

 

스토리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지만 줄거리 형태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쉽지 않은 제안에서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아이디어 그 자체가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브레인라이팅(Brain writing)1  , 체크리스트(Check List) 작성법, 마인드맵(Mind Map) 그리기, 발견적 문제해결법(Synectics), 매트릭스(Matrix Method) 등 창의적 사고와 발상을 위한 무수한 방법론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에 활용되는 것은 브레인스토밍 정도다. 제안에서의 디자인 고민은 광고기획처럼 아이디어가 주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특정 아이디어 하나를 얻기 위해 무한정 에너지를 쏟을 수도 없다. 제안에서 아이디어의 신선함이 담긴 스토리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툴을 활용하지 않고 즉각적이고 돌발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Pop up Idea)에 의존하는 것은 변수가 너무 많다. 적합한 방법론을 가져다 쓰기가 어렵다면 기존 방법을 변형해 자신만의 도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쉬플리 디자인센터에서는메시지 도출등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도 상당히 간단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설명을 위해 필자가 사용하는 방법을 예시로 보여주는 것이므로 방법을 따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원리를 이해하면 된다. 또한 여기서 사용되는 프로세스나 워크시트 등은 원리 적용의 습관화를 도와주는 도구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도구의 도움 없이 적합하고 창의적인 생각이 습관화된 사람은 굳이 방법론이라는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필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쉬플리에 의해 새롭게 개발된 것이라기보다 일반적인 발상법에 그 범위와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더 적은 에너지로 더 적합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과정이다. 프레임(Frame·), 연상, 연결의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첫 단계인 프레임은 발상을 시작하는 틀이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스토리로 만드는 아이디어 도출과정이므로 이 메시지의 키워드(Keyword)발상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즉 발상의 범위를 제한하기 위한 장치가 된다. 프레임 사용의 이점은 다음과 같다.

 

- 발상을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 정확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 발상을 하다 보면 핵심을 벗어나기 쉬운데 메시지의 키워드라는 범위 내에서 하기 때문에 그럴 우려가 없다.

 

- 발상을 광범위하게 할 경우 그중 적합한 것을 선별하는 것에도 그만큼 에너지가 드는데 프레임은 발상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선별작업에서도 적은 에너지가 든다. 두 방향의 에너지를 모두 줄여준다는 뜻이다.

 

 

다음 단계인 연상은 프레임으로 정리했던 키워드로부터 말 그대로 연상을 해나가는 것이다. 모든 키워드로 연상을 할 필요는 없다. 아이디어로 담아내고 싶은 핵심 키워드나 특징적인 키워드로 하면 된다. 연상을 위한 많은 도구들이 있지만 자주 사용되는 도구들을 통해서 쉽게 전개해나갈 수 있다.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해당하는 경우에 꼭 제시한 방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고 참고로 하면 된다.

 

 

 

- 비교 : 상대적으로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을 강조할 때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경쟁사 대비 자사의 장점이나 자사 대비 경쟁사의 약점을 공략하기에 좋은 도구다.

 

- 비유: 비유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할 때다. 제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유를 통해 평가자의 이해나 공감을 쉽게 끌어낼 수 있다.

 

- 숫자/ 통계: 숫자나 통계는 정확한 수치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감과 신뢰감을 형성하기에 좋다. 뿐만 아니라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 흥미를 유발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신선한 방법이 될 수 있다.

 

- 사건/ 사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관련된 유사한 사건이나 사례가 있으면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좋은 도구가 된다. 그 사건과 사례를 언급하는 자체만으로 강력한 메시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

 

- 인물/ 인용: 영향력 있는 인물이나 인용은 청중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고 분위기를 환기시키기에도 좋은 도구다.

 

- 언어유희: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키워드 자체에 언어적 특징이나 리듬이 보이는 경우 이를 이용하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 논리적인 설득력 면에서는 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 연상도구에 따라 아이디어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제안의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규모가 큰 사업들은 컨소시엄(Teaming)의 형태로 여러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 1>의 제안서를 만든 회사는 컨소시엄에서 자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경쟁사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었다. 이것을 장점으로 강조하고자 종업원에게 맡기는 상점과 주인이 돌보는 상점을 비교라는 도구를 통해 설득하고 있다. 여기서 상점이라는 비유가 함께 사용된 것처럼 여러 도구들이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그림 2>의 왼쪽 이미지는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불안한 시스템과 견고한 시스템을 젠가와 레고라는 블록쌓기의 비유로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도 비교가 함께 사용됐다. 오른쪽의 아이디어는 고객의 성공을 위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고산 등반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셰르파의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그림 3>은 숫자를 사용한 예다. 이 경우 한 가지 특정 메시지가 아닌 제안 전체의 목차를 숫자로 연결한 경우다. 현재 업계 1위 기업인 제안사의 특징, 해당 분야인 MRO

업의 특징을 설명하는 2:8법칙, 사업의 3가지 효과, 제안사의 4가지 핵심역량, 5단계 도입절차, 이렇게 1, 2, 3, 4, 5라는 순서에 의미를 더함으로써 제안 전체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며 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4>를 보자.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아니라 이미 진행되는 사업의 새로운 기업을 선정하는 입찰이었다. 기존사업자가 고객사에 공감을 얻기 위해함께한 30, 함께할 30이라는 문구를 통해 감성을 터치한 예다. 물론 30년이라는 시간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이지만 이도 사건으로 분류했다.

 

<그림 5>에 제시된 사업에서는 경쟁사가 외국의 자본과 함께 만든 합작 투자회사였다. 경쟁사의 이러한 특징을 약점으로 만들고자 제안사는 한국 토종회사로서 한국의 기술만으로도 사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평가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당시 급부상 중이었던 김연아를 활용해 스토리를 만들었다. 참고로 제안에서는 광고처럼 인물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인물의 특징과 전달하는 메시지를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연상한 아이디어 중 가장 적합한 것과 남은 키워드를 연결하면 스토리가 완성된다. 연결이라고 해서 낱말 잇기처럼 할 필요는 없다. 키워드와 도출된 아이디어를 잘 고려해서 스토리를 만들면 된다는 뜻이다.

 

 

워크시트(Worksheet)를 이용하는 것은 지금까지 설명한 과정을 간단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스토리 만들기 과정을 워크시트에 적용해보고 결과물로 나온 실제 슬라이드를 보여주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예시로 이전메시지

2  부분에서 다뤘던외교통상자료의 효율적 활용방안 Opening 부분을 사용하기로 한다. 도출된 메시지는외교에서 자료관리를 잘하면 이기고 못하면 진다로 정해졌다. 이를 통해 직접 외교를 하는 청중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자 한 것이다.

 

 

 

- 프레임: 먼저 이 메시지의 키워드인외교/ 자료관리 / 이기고, 진다가 아이디어 연상을 시작하기 위한 프레임이 된다.

 

- 연상: ‘이기고, 진다라는 특징적인 키워드에서 비유를 도구로 연상을 했다. 독도의 사례 등 실제 사건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비유로 바꿨다. 예민한 정치적 문제와 연관된 실제사례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었다. , 방패/ 가위바위보/ 스포츠/ 전쟁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연상됐다.

 

- 연결: 연상된 아이디어 중가위바위보를 선택하고 나머지 키워드와 연결해 스토리를 만들었다. ‘가위바위보는 이기고 지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손가락의 수를 자료의 수와 연결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선택됐다. 만들어진

스토리를 실제 결과물인 슬라이드를 통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실제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연결된 슬라이드를 분리해 설명한다.)

  



김효기 쉬플리코리아 디자인센터 팀장 kelly@shipleywi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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