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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마이클 포터

奇正사상: 압도적인 勢로 경쟁우위 확보하라

문휘창 | 146호 (2014년 2월 Issue 1)

 

 

편집자주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손자와 마이클 포터를 연재합니다. 고대 동양의 군사전략가인 손자와 현대 서양의 경영전략가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전략 모델들을 비교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합니다.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날로서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의 대부분 소매업체와 백화점들은 연중 가장 파격적인 할인율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한다. 얼핏 보기엔 파격적인 세일을 하여 기업들이 손해볼 것 같지만 재고를 빠르게 처분하고 자금 순환을 개선함으로써 적자(赤字)의 폭을 줄이거나 때로는 이를 흑자(黑字)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프라이데이 앞에블랙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다.

 

한편, 미국 중소도시의 작은 유통업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로 성장한 월마트는 1962년에 설립된 후 50여 년 동안매일 저가(Every Day Low Price·EDLP)’라는 상시 세일 전략을 유지해왔다. 이 밖에도 월마트만의 특유한 경쟁전략이 있는데 이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다른 유통업체와는 달리 미국 중소도시를 공략함으로써 주요 유통업체와의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보다 쉽게 개척하는 것이었다. 또한 다른 유통업체들이 PB상품(private brand products)1  싸게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월마트는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블랙프라이데이 동안에 업체들이 파격세일을 통해 고객의 소비를 유인하는 판매전략이나 월마트의 독특한 경쟁전략은 <손자병법> 5편의 기정(奇正)사상과 포터의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잘 설명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손자병법> 5편의 핵심 군사전략인 기정사상을 소개하고 이를 베트남전쟁에 적용해 손자가 제시한 군사전략의 유용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포터의 운영 효과성 및 전략적 포지셔닝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소개하고 이들이 손자의 기정사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경영실무자들의 실제 경영에 있어 손자의 군사전략을 정확하게 적용하는 데 유용한 시사점을 정리하겠다.

 

<손자병법> 5편의 핵심 군사전략: 기정(奇正)사상

 

<손자병법> 5편의 제목인()’는 기세를 의미하는데 이는 일의 진행에 있어서 관련된 요소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힘의 작용을 말한다. 손자는를 둥근 돌이 천 길 높은 산에서 굴러 내려 오면서 생기는 막을 수 없는 힘(如轉圓石于千?之山者勢也)에 비유했다. 싸움에서 세가 형성되면 두려움에 떨던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가 용감하게 싸우게 되고, 군대가 폭발적인 힘을 얻게 된다. 손자는 4편에서 전쟁을 하기 전에 이미 적을 압도하는형’에서는 물리적 힘의 우세에 대해서 논했고, 5편의에서는 이러한 힘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강조했다.

 

 

4편과 5편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손자병법> 연구자들은 흔히 이 두 편을 자매(姉妹) 편이라고도 부른다. ‘은 움직이는 물질, ‘는 물질의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의 기초가 되고이 움직일 때 외부로 드러나는 위력 또는 효과로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편에서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장군의 주관적 능동성을 발휘, ‘를 형성해 승리를 이루는 것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논했다. ‘를 형성하는 핵심은기정(奇正)’을 어떻게 잘 조합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손자는군대가 적을 맞아 싸우면서 패하지 않는 것은기정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三軍之衆, 可使必受敵而無敗, 奇正是也)”라고 했다. 따라서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고, 이들 간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를 활용하는 데는 어떠한 기본원칙이 있는지를 다음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정()’()’의 개념

 

<손자병법>은 도가사상을 철학의 기반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대립 또는 모순되는 개념을 많이 사용하는 도가사상의 특징을 많이 볼 수 있다. ‘가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손자병법에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제시하지 않았기에 이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장군의 지휘에 있어서 일반적 원칙에 따르는 것은이고, 원칙을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잘 활용하는 것은이며, 군대의 배치에 있어서 적을 견제하는 것은이고, 적을 기습하는 것은이며, 작전방법에서 정면으로 적과 싸우는 것은이고, 측면이나 후방에서 공격하는 것은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이 해석들이 서로 다른 측면에서기정을 살펴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은 일반적이고, 정상적이고, 정규적인 방법으로 적과 정면에서 맞서 싸우는 용병법인 반면는 특수하고, 비정상적이고, 비정규적인 방법으로 적이 대비하지 않는 곳에 병력을 집중해 적을 이기는 용병법이다.

 

‘정()’()’의 관계

 

‘정’과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아군이로 병을 배치했는데 적군이 이를으로 생각하고 견제하면으로 바뀐다. 반면 아군이으로 병을 배치했는데 적군이 이를 소홀하거나로 여기면로 바뀐다. 따라서 손자는 “‘를 낳고, ‘을 낳는 것과 같이가 서로 바뀌는 변화는 마치 둥근 고리가 끝이 없는 것과 같다(奇正相生, 如環之無端)”고 했다. 예를 들면, 삼국지에서 사마의(司馬懿)의 압도적인 위()군을 제갈량이 공성계(空城?)를 이용해 퇴각시킬 수 있었던 것은 사마의가 제갈량이 일부러 계획한 모략인 것으로 의심해 함부로 모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제갈량은를 사용했는데 사마의는 이를으로 본 것이었다.

 

손자는싸움의 세에는두 가지만 있지만 이들을 잘 이용하면 무궁무진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戰勢不過奇正, 奇正之變, 不可勝窮之也)”고 했다. , 군사작전에 있어서는 고정된 법칙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대 지휘자들은 반드시 전장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판단하고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론상의 원칙()이 현실에서는 다양한 변화()로 나타난다. 손자는 기와 정의 결합으로 만들어내는 헤아릴 수 없는 변화를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소리는 불과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지만 그 요소들을 잘 조합해 생기는 다양한 소리를 사람이 다 구분해 들을 수 없는 것과 같고, 색은 불과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지만 그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생기는 다양한 색은 사람들이 다 식별할 수 없으며, 맛이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지만 그 요소들이 결합해 생기는 다양한 맛을 다 구별할 수 없는 것과 같다(聲不過五, 五聲之變, 不可勝聽也; 色不過五, 五色之變, 不可勝觀也; 味不過五, 五味之變, 不可勝嘗也).

 

‘정()’()’의 활용원칙

 

손자는무릇 전쟁의 수행은 정병으로 적과 대치하고 기병으로 승리를 얻는다(凡戰者, 以正合, 以奇勝)”라고 했다. 이는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원칙이다. 손자의 이 말은중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보다는 두 가지가 서로 의존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와 함께 사용해야 하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만약이 약하면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고 전쟁에서 전체 국면을 통제하기 힘들다. 반면, 작전에서 정병만 믿고 기병이 없으면 군대 진형의 질서는 정연하겠지만 위력이 없어 승리를 이룰 수 없다. 따라서 오직를 잘 조합해야 적이 막을 수 없는 압도적인 세를 형성할 수 있다.

 

기병으로 승리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손자는 세는 맹렬해야 하고 절도는 짧아야 한다는 두 가지 작전 원칙을 제시했다. 세가 맹렬하다는 것을 손자는거세게 흘러내리는 물이 암석을 떠내려가게 하는 것(激水之疾至于漂石者勢也)”에 비유했다. 물은 본질적으로 유연하고 암석은 단단하고 무겁다. 하지만 물의 흐름이 빠르고 물살이 거세질 때 거대한가 생겨 막고 있는 암석도 쓸어 갈 수 있다. 한편 손자는 절도가 짧은 것을사나운 매가 내리꽂듯이 빠르게 날아들어 새의 목을 부러뜨리고 날개를 꺾는 것(?鳥之疾至于?折者節也)”에 비유했다. 높은 하늘에서 날고 있는 매가 공중에서 빠르게 내려와 먹이를 낚아갈 때 속도에 따른 충격은 매우 크겠지만 손상을 받지 않고 먹이를 잘 낚아채 갈 수 있는 것은()’을 교묘하게 운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서은 박자, 시간을 강조한다. , ‘가 실린 공격이 짧은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공격시간이 길어지면 병사의 사기가 무뎌지고 기동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기정사상으로 본 베트남전쟁에서 미국과 베트남의 승패

 

1961년부터 1973년까지 지속된 베트남전쟁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피해가 가장 컸던 전쟁이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은 제공권을 장악했고 막강한 군사력과 강한 경제력으로 10여 년 동안 수천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참담한 패배로 끝났다. 북베트남군과 베트콩(남베트남 인민해방전선)은 실제로 전투에서 미국을 제대로 이긴 적이 없었지만 결국 전략적, 심리적으로 승리를 거뒀다.

 

병력과 무기장비에서 절대적으로 열위에 있었던 북베트남군은 전면전을 수행하기보다는 미국의 색출 섬멸전에 대항해 매복 기습의 게릴라전술을 통해 미군에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전술을 사용했다. 이에 미국은 보이지 않는 적군을 상대해야 했고 적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적을 찾아내야 했다. 또한 적군의 잦은 기습으로 인해 미군은 계속되는 전투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베트남군을 두려워하게 됐다. 당시 상당수의 병사들은 전투를 거부했고 상관을 살해하는 사건도 많았다. 1968 130일 새벽 북베트남과 베트콩은 남베트남의 주요 도시를 동시 다발적으로 기습했지만 2∼3일 내에 미국이 재점령했다. 이렇게 북베트남과 베트콩의 공세는 군사적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베트남전쟁의 현장 모습은 TV방송을 통해 미국 본국으로 전파해 미국 국민은 2달 전 존슨 대통령의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는 공언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됐고 반전 여론이 높아지면서 미국 정부는 궁지에 빠졌다. 결국 미국은 1973년에 종전협정을 체결하고 베트남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미국은 막대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군사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졌지만 적을 완전히 제압할 수 없었다. 미군 내에서 병사들이 심리적으로 분열돼 있어 정신적를 형성하지 못했다. 한편 북베트남과 베트콩은 게릴라전술을 바탕으로의 용병법에 능숙했지만 군사력에서 절대적으로 미국에 뒤떨어져 무력으로 미국을 압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1968년 구정공세에서 실패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베트남은 모두 손자가 제시한병으로 적을 견제하고 기병으로 승리를 얻는다라는를 형성해서 적을 이기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사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의 가장 큰 약점은 미국 군사력이 아닌 미국 국민이다. 북베트남 승리의 원천은 결국 미국 국민의 강력한 압력과 반대를 잘 활용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포터의 운영 효과성과 전략적 포지셔닝

 

포터는 1996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전략은 무엇인가(What is Strategy)’란 글을 실어 운영 효과성(Operational Effectiveness, 이하 OE라고 함)과 전략적 포지셔닝(Strategic Positioning, 이하 SP라고 함)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으며 경쟁전략의 정의에 대해 재정립했다.

 

DBR 136전쟁은 돈, 적은 비용으로 이겨라손자의 속승전략, 가치사슬로 현대화라는 글에서 필자는 포터의 가치사슬모델을 소개했다. 가치사슬은 기업의 활동을 5가지 주요 활동과 4가지 지원활동을 포함한 총 9가지 활동으로 구성했다. OE는 이러한 가치사슬에서 기업이 유사한 활동들을 경쟁자보다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월마트가 1970년대 중반에 도입한크로스도킹(cross-docking)’ 배송시스템은 창고에 입고된 상품을 보관하지 않고 바로 소매점포로 배송함으로써 물류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였다. 반면 SP는 경쟁자의 활동과 다른 활동들을 수행하거나 유사한 활동들을 다른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월마트가 미국 다른 유통업체들과는 달리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위주로 확장하고 자체 고유 브랜드가 아닌 유명 브랜드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등의 경쟁전략이 SP의 예로 볼 수 있다.

 

포터는 OE SP 모두 기업이 경쟁자보다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OE의 개선으로 단기적으로 기업이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이 OE로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점차 힘들어 진다. 그것은 경쟁자들이 우수한 사례(best practices)들을 빨리 모방해 기술을 획득하고 이것이 산업 내에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이러한 경쟁적인 모방활동은 기업 간의 동질성을 초래하고 기업경쟁이 가격 인하의 소모전으로 바뀌면서 상호 파괴적이고 제로섬 게임이 된다. 예를 들면, 장기간의 경기 침체로 인해 물건을 싸게 구매하는 것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은 세일을 하지 않으면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진정한 경쟁전략은 경쟁자와 달라야 한다고 포터는 주장했다. , 기업은 소비자에게 독특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활동들의 결합을 잘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OE는 전략이 아니고 SP만이 전략이 된다. 그것은 SP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다양성에 의한 선택,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따른 선택, 또한 고객을 접근하는 방법의 다양성 등 기업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고객에게 독특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터가 1980년대에 처음으로 소개했던 경쟁우위의 두 가지 원천인 저원가/차별화 우위와 1996년에 새로 소개한 OE/SP는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가? 포터의 논리에 따르면 저원가 우위는 특정 경영활동의 효율적인 수행에서 얻고, 차별화 우위는 경영활동 및 수행방법의 독특한 선택으로부터 얻는다. 이러한 논리는 <그림 1>에서 실선으로 표시된 화살표에서 보다시피 OE는 저원가, SP는 차별화와 직접 연결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월마트는 자신의 독특한 전략적 포지셔닝인 SP를 추구하면서 차별화뿐 아니라 기존의 저원가 우위를 강화시켰다. 따라서 OE뿐만 아니라 SP도 저원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연장하면 차별화 우위를 얻는 데 있어서 SP뿐만 아니라 OE도 가능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애플의 아이폰은 기존의 전화, 카메라 기능 등을 벤치마킹(OE)하는 동시에 특유의 방식에 의해 이들 기능을 합쳐(SP)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제품이라는 차별화 기능을 달성한 것이다.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화살표는 포터 논리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손자의 기정사상과 포터의 운영 효과성 및 전략적 포지셔닝의 연결

 

전쟁에서 싸움을 잘하는 자는 압도적인 세를 만들어 승리를 이루는데 그 세는 곧에 의해 형성된다고 손자가 주장한 것처럼 경영에서 기업들은 경쟁우위를 확보해 경쟁자에 비해 높은 이윤을 얻는데 이러한 경쟁우위(저원가/차별화) OE SP를 통해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손자의기정이 포터의 OE/SP와 어떠한 유사점과 상이점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연결 1: 기정과 OE/SP의 특징

 

‘정’은 일반적인 용병원칙, 정규적인 작전방법에 따라 전투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병이나 정공법은 통상적으로 적을 상대하며 적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에 적에게 드러나고 또한 쉽게 예측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한편, 경영에서의 OE는 기업들이 모두 우수사례에 따라 자신들의 활동 수행방법을 변경하기에 이러한 우수사례들이 소수의 기업에서 다수의 기업으로 확장돼 일반화가 된다. 또한 기업이 벤치마킹을 많이 하면 할수록 기업들이 서로 비슷하게 되고 필연적으로 경쟁자와 같은 분야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OE를 따르는 대부분 기업들은 갈수록 비용절감의 압력을 받는 한편 가격을 인하해야 함으로써 수익감소를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OE는 모두 일반성의 성격을 갖고, (또는 경쟁자)이 예측 가능하며, 또한 적(또는 경쟁자)과 정면으로 대결해야 하기에 결과적으로 모두 어느 정도의 손실을 보게 되는 측면에서 유사성을 가진다. 또한 손자는은 적을 견제하는 데 필수적이지만정’만으로는 적을 이길 수 없다고 했고 이와 마찬가지로 포터는 OE는 필수적이지만 월등한 수익성 또는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는 달리는 모략을 사용해 비정상적인 작전방법으로 공격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중요하지 않거나 잘못된 곳에 힘을 기울이게 한다. ‘는 일반적인 용병원칙을 기반으로 상황에 따라 늘 변화하기 때문에 특수성을 가진다. 적이 이를 볼 수 없고 드러나는 현상은 일반적으로 실상과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한 기병은 적이 방어하지 않거나 생각지도 못한 곳을 공격하기에 적과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고 대규모의 소모전을 벌이지 않는다. 이와 유사하게 경영에서의 SP는 다른 경영활동을 수행하거나 비슷한 경영활동을 다른 방법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경쟁자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다. , 소비자의 서로 다른 수요를 만족함으로써 SP를 수행하는 기업들은 같은 분야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최소화한다. 따라서 SP는 모두 특수성의 성격을 갖고 적(또는 경쟁자)과 간접적으로 싸우거나 경쟁함으로써 크게 손실을 보지 않으면서 승리(또는 이익)를 얻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또한 손자는 전쟁에서로 승리를 이룬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포터는 오직 SP만이 전략이 되고 SP를 통해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결 2: ‘기정 OE/SP의 상호관계

 

정과 기는 특정 상황하에서 서로 전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를 일정한 계획에 따라 배치하더라도 적의 반응에 따라의 역할을 바꿔야 할 경우가 있다. OE SP의 경우에도 SP가 경쟁자에 의해 모방돼 기업 간에 널리 확산되면 기존의 독특함이 사라지게 되고 일반화돼 SP OE로 전환하게 된다. 반면 OE를 따르는 기업이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독특한 포지셔닝을 확립해 OE에서 SP로 전환(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따라서 기정과 OE/SP는 모두 상호전환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기는 상호의존적이다. ‘으로 적을 견제하고로 적의 허를 습격해 승리를 이룬다. ‘를 잘 결합하면 승리를 이룰 수 있는 압도적인 세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전쟁에서 미군과 북베트남군이 보여줬듯이중 어느 한쪽이 부족하면 세의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기정의 이러한 상관관계와는 다르게 경영 분야에서 포터에 의하면 OE 또는 SP는 모두 경쟁자에 비해 우월한 수익성을 얻을 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OE는 파괴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OE보다는 SP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OE는 기업의 산업 내 선도자들의 우수사례에 대한 모방을 강조하고 SP는 독특한 포지셔닝으로서 창조성을 강조한다.

 

SP전략은 선발기업에게는 적합하겠지만 기술이나 인적자원이 부족한 후발기업에는 위험하고 또한 비용이 많이 든다. 일반적으로 기술개발이나 인적자원 개발에 있어서 기업 자체의 힘으로만 역량을 키우는 것보다는 외부의 힘을 빌려, 예를 들면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선발기업이 개발해낸 것을 모방하는 것이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도 적게 들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업이 무조건 SP를 추구하는 것보다는 일정한 발전 수준에 이르기 전에는 모방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SP를 추구하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고 또한 효율적이다. 전쟁에서의 중요성은 동등하고 동시에 구비해야 하지만 경영에서 OE SP는 기업의 발전단계에 따라 중요성이 달라지고, 또한 동시에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경영전략에 대한 시사점

 

앞서 소개한 손자의 기정사상, 포터의 OE/SP, 이들을 적용해 설명한 전쟁과 경영사례들, 그리고 기정사상과 OE/SP 경영전략 간의 연결성에 관한 논의들을 종합해 경영이론 및 실제 경영에 있어서 구체적인 시사점을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경영전략에 적용 가능한 부분

 

전쟁에서 싸움의 세는에 의해 만들어지고 어느 한쪽이 모자라면 세의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는 서로 전환될 수 있고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경영에서는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OE SP가 필요하다. OE’, SP와 연결할 수 있다. OE SP의 관계에 있어서도 기정과 같이 서로 전환될 수 있고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다만 OE/SP의 의존성에 있어서는기정과 달리 동시에 구비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 단계에 따라 중요성 또는 포커스가 다르다. 후발자의 경우 초기에는 OE, 그 다음 단계에는 SP를 추구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둘째, 경영전략에 적용할 수 없는 부분

 

전쟁에서를 통해 승리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이 대비하지 않고 생각하지 못한 곳을 기습해 적의 허를 찌르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은 늘 속임수가 동반돼 있다. 그러나 경영에서는 이러한 전략은 허용하지 않으며 만약 소비자에게 발견되면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할인행사의 날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기사에서 블랙프라이데이대박 세일의 불편한 진실을 밝히면서 미끼 상품 외에 실제로 많은 상품들은 가격 인하를 감안해 미리 부풀린 가격을 책정한 다음에 할인함으로써 소비자가 실제 혜택받을 수 있는 유효할인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 소비자는 쇼핑하는 데 더 조심해지고 업체들의 기만술에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경영의 독특한 본질 때문에 군사전략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

 

경영은 전쟁과 달리 가치 파괴가 아닌 가치 창출활동이다. 따라서 SP전략을 활용한 기업들 간의 경쟁은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면서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기에 포지티브 섬 경쟁이다. 손자는 비록의 전략을 통해 적의 약점을 공격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결국 이해자 쌍방 이익의 재분배이지 경영과 같이 새로운 이익의 창출은 아니다. 또한 앞서 설명한 기업의 발전단계에 따른 OE에서 SP로의 업그레이드도 손자의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

필자는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에서 강의했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경쟁력, 경영전략, 해외직접투자, 문화경쟁력 등이다. 현재 국제학술지편집위원장도 맡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기업, 외국정부(말레이시아, 두바이, 아제르바이잔, 중국 광둥성) 및 국제기구(APEC, UNCTAD, IBRD)의 자문을 담당했다.

 

 

  • 문휘창 문휘창 |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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