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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vernance and Power Play

‘고객 자본주의’로의 가치 변화, 지배구조 혁신 이끈다

이왕휘 | 146호 (2014년 2월 Issue 1)

 

 

 

권력의 견제와 균형은 국가 차원의 정치뿐만 아니라 사내정치에서도 중요하다. 기업지배구조가 자유민주주의의 삼권분립 원칙과 유사하게 권력이 주주(소유), 이사회(감독), 경영자(집행) 배분돼 있기 때문이다. <그림 1>에서 보이듯이 투자를 하지만 직접 경영을 없는 주주는 경영자에게 경영권을 위임한다. 경영권을 위임하는 대가로 주주는 경영자에게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라는 의무를 부여한다. 그러나 경영자가 항상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하지는 않는다. 경영자 주주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선출된 이사회를 통해 경영자를 감시·감독하도록 한다. 만약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다면 이사회는 경영자를 해임할 있다.

 

모든 국가들에서 삼권분립 형태가 동일하지 않은 것처럼 모든 회사들의 주주-이사회-경영자 사이의 관계가 같지는 않다. 기업마다 소유구조와 지배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림 2> 오른편에 있는 기업과 같이 경영권에 대한 위험이 없을 만큼 대주주의 지분이 많은 소유구조에서는 주주와 경영자 사이의 대립 가능성이 매우 낮다. 대주주가 이사회와 경영자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기업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권력투쟁의 양상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반면 <그림 2> 왼편에 있는 기업처럼 주식이 분산돼 있고 주주의 수가 아주 많은 기업에서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주주-이사회-경영자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러 지배구조에는 아돌프 벌리와 가드너 민스가 처음 체계적으로 분석했던 주주-대리인 문제가 내재돼 있다. 주주(주인)에게 경영을 위임받은 경영자(대리인)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있는 것이다. 주주는 이익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과 같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용하길 원하는 반면 경영자는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나 성과급에 이익을 많이 배분하길 원한다. 이렇게 다른 이해관계는 경영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가능성을 증폭시킨다.

 

법적으로 어떤 지배구조에서도 최종적 권한은 주주에게 부여돼 있다. 소유권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어 주주에게 가장 강력한 권한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마크 로가 주장한강한 경영자, 약한 소유자 가깝다고 있다. 주주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도 주주가 권한을 주주총회에서조차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워 거의 대부분의 소액주주들은 합리적 무관심(rational apathy) 보여주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이후 사내정치와 권력투쟁에서 주주와 이사회는 조연으로 전락하고 대신 경영자가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제왕적 최고경영자: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의 겸임

 

대부분 미국 대기업들도 초창기에는 창업자와 가문이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다층적 조직의 발전은 체계적 교육으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전문경영인의 등장을 초래했다. 창업자를 대신해 거대해진 조직과 자금을 관리하게 전문경영인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면 경영권을 절대적으로 행사할 있었다.

 

GM 알프레드 슬론과 GE 웰치 같은 제왕적 최고경영자(imperial CEO) 권력과 권위는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기업지배구조에서 나온다. 이사회 의장을 최고경영자가 겸임하면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자를 감시·감독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사실상 수행할 없게 된다. 나아가 제왕적 최고경영자는 주주총회에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을 이사로 추천함으로써 이사회를 감시자가 아니라 친위대로 전환시킬 있다. 결과 주주-이사회-경영자 사이의 세력균형은 경영자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그리고 주주에게 아주 불리하게 변화된다.

 

제왕적 최고경영자가 통제하는 기업에서 사내정치는 주주-이사회-경영자 사이가 아니라 제왕적 최고경영자의 측근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여기에서 사내정치는 제프리 페퍼가 주장한파워 플레이’, 쉬운 말로나쁜 사내정치 전락한다. 이렇게 되면 관리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수행해 실적을 올리는 이외에도 최고경영자의 인정을 받기 위한 다른 무엇인가에도 신경을 두지 않을 없다. 이사들도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자의 밖에 있는 행동과 발언을 자제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벌거숭이 임금님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부와 첨언의 늪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1950년대 말까지 의장으로서 이사회의 감시·감독을 사실상 무력화시킨 제왕적 최고경영자는 경영 실적에 관계없이 막대한 보상과 함께 다양한 특권을 향유하고 있었다. 당시 회사가 파산지경에 이를 정도로 영을 형편없이 최고경영자가 주주총회나 이사회에서 해임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1980년대 3 이상 재직한 회사를 파산에 이르게 만든 최고경영자들 거의 절반이 해임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미국을 주주자본주의가 아니라 경영자 자본주의처럼 보이게 들었다.

 

경영권 시장: 주주 vs. 최고경영자

 

최고경영자의 전횡을 제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경영권 시장(market for corporate control) 1960년대 등장했다. 경영권 시장이란 주주가 만족할 만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최고경영자를 기업에서 퇴출시키고 실적이 우수한 최고경영자를 영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는 경영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주인인 주주를 위해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주(또는 투자자)자본주의에 다름 아니다. 경영권 시장의 등장으로 사내정치의 대립구도는 최고경영자의 측근들 사이가 아니라 주주와 최고경영자 사이로 이전됐다.

 

수십 년간 구축돼온 제왕적 최고경영자의 막강한 권력과 지위를 제한하고 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는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적대적 인수합병이 있다. 아이칸 같은 기업사냥꾼(corporate raider)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되팔았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결성한 사모펀드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부실기업의 인수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권 시장을 더욱 확대시켰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기관투자가들 신용 평가, 실적 전망, 투자 의견과 같은 활동이 있다. 막대 정보와 자료를 분석하는 기관투자가들의 보고서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자본시장과 주주총회에서 체계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있는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

 

경영권 시장의 표적이 실적이 좋지 않은 최고경영자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여러 가지 수단들-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주식의 고가 재매입(green mail), 독소조항(poison pill) - 개발했다. 그러나 이런 방어수단들이 사내정치의 세력균형이 최고경영자에서 주주로 기울어지는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이러한 경향은 주식 투자 패턴의 변화에 의해 더욱 강화됐다. 미국 주주들의 주식 보유기간이 1960년대 평균 5년에서 1990년대 2년으로 짧아졌는데 그만큼 경영자의 실적 평가도 빨라졌다. 따라서 단기간에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는 경영자는 언제든지 주주행동주의의 공격 대상으로 전락할 있었다.

 

주주행동주의의 영향력은 2013 5 애플이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170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미국 정부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회사채를 발행한 이유는 해외에 있는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예상되는 막대한 세금을 피해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을 분배하는 있었다. 해외 탈세 의혹으로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 있었던 최고경영자 쿡이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보유현금을 자사주 매입 활용하라는 아이칸과 같은 기업사냥꾼의 압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왕적 최고경영자로 평가되는 전임자 스티븐 잡스는 기술개발과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이런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지 않았다.

 

이사회의 반란: 이사회 vs. 최고경영자

 

주주자본주의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제왕적 최고경영자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GE 웰치 같은 슈퍼스타 경영자들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함으로써 전권을 행사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했던 그는 재임 누린 여러 가지 특권들 - 회사가 소유한 뉴욕 맨해튼의 월세 8 달러 아파트, 뉴욕 닉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관람권, 컨트리클럽 회비 - 2001 퇴임 후에도 받았다. 이사회에서 이것을 비공개로 처리했기 문에 이혼 송이 아니었으면 4 달러에 달하는 특전에 대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을 뻔했다.

 

그렇다고 해서 제왕적 최고경영자에 대한 도전이 미약해진 것도 아니었다. 1985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축출되는 과정은 사내정치에서 이사회가 권력투쟁의 장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애플의 최초 투자자이자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던 마이크 마쿨라는 잡스의 경영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펩시의 마케팅 전문가 출신 스컬리를 후계자로 생각했다. 이사회는 스컬리에게 잡스를 견제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잡스는 이에 반발해 스컬리를 축출하려고 시도했다. 계획을 미리 눈치 스컬리는 이사회를 소집해 잡스를 경영진에서 제외해버렸다. 결과 잡스는 애플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일련의 대기업들이 파산하는 원인이 지배구조의 문제에 있다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경영자를 감시·감독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됐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최고경영자의 견을 거부할 있는 사외이사 또는 독립이사의 수와 역할이 증가한 것이다. 이사의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이사의 법적 책임도 막중해졌다. 따라서 제왕적 최고경영자의고무도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사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

 

이사회 반란의 가장 대표적 희생양은 HP 최고경영자였던 칼리 피오리나였다. 그녀는 취임 직후 구조조정을 위해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컴팩과 합병을 시도했다. 창업자 가문 출신 이사인 월터 휴렛이 합병안에 반대하면서 위임장 투쟁을 통해 주주들의 반란을 기도했다. 휴렛의 시도가 실패로 끝나 세계 최대의 개인 컴퓨터 회사를 만드는 성공했지만 그녀는 실적부진으로 다시 이사회와 대립했다. 2005 최고경영자 권한을 부서장에게 위임하자는 이사회의 제안을 그녀가 거부했다. 이에 이사회는 그녀를 해임하고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영입한다. 이처럼 이사회가 최고경영자를 몰아낸 과정은 사내정치의 전형적인 권력투쟁이라고 있다.

 

사건 이후 불과 달도 되지 제왕적으로 군림했던 AIG 모리스 그린버그, 보잉의 해리 스톤사이퍼,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등이 연이어 해고됐다. 과거 같으면 해고할 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지만 이사회는 실적뿐만 아니라 도덕과 윤리적 행동을 최고경영자에게 요구했던 것이다.

 

홈데포의 로버트 나델리는이사회의 반란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읽는 실패한 경영자였다. 웰치의 후계자가 되지 못한 그는 2000 홈데포에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초반에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실적을 가시키는 성공했지만 그는 2007 이사회에서 해임된다. 숙련된 정규직을 비숙련 비정규직으로 대체함으로써 고객서비스의 질이 저하됐으며 지나친 중앙집권화로 지역 매장의 자율권이 제한됐고, 실적 향상이 주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해임 사유로 알려 있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그의 임기를 단축시키는 기여한 요인은 제왕적 경영 방식이었다. 2006 5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그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사들을 참석시키지도 않은 것은 물론 발언할 있는 주주들의 수도 제한했다. 황당한 일은 주주들이 과도한 보상과 이사회의 독립성에 대한 질문을 하자 30 만에 총회를 끝내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고압적인 태도에 반감을 가진 주주들은 이사들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그의 보수를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사회는 그를 해임했다. 사건으로 CNBC 선정한 미국 최악의 최고경영자들 17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퇴직금으로 21000 달러를 받았으며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 이사회 의장으로 성공했다. 사건은 사내정치에서 주주의 권력이 어느 정도 강해졌는가를 가늠할 있는 상징적 사례라고 있다.

 

고용사장의 처세술: 대주주 vs. 전문경영인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대기업(특히 재벌)에는 경영권을 절대적으로 행사할 있는 대주주(주로 창업자 가문) 있는 반면 미국에는 절대 다수의 소액주주로 인해 소유와 경영이 분산된 대기업이 다수다. 그러나 미국에도 창업자 가문이 대주주로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 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 이런 기업의 사내정치는 창업자 가문과 전문경영인 사이에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포드자동차에서는 헨리 포드의 후손들이 의결권의 40% 가지고 있다. 창업자의 사망 이후 로버트 맥나마라와 아이아코카와 같은 슈퍼스타 전문경영인이 있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공군 장교를 역임한 맥나마라는 사장으로 승진한 얼마 되지 않아 케네디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전직해 당시 이사회 의장이던 헨리 포드 2세와 크게 충돌 기회가 없었다. 처음부터 엔지니어로 입사해 1960 무스탕 모델로 포드의 부흥을 주도했던 그의 후임자인 아이아코카는 달랐다. 포드 2세는 아이아코카의 영향력이 자신의 위상을 위협하자 아이아코카를 사퇴시켰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IT기업이 아닌 투자은행 임원 출신인 사프라 캣츠는 오라클에 입사한 2 만에 이사로, 10년도 되지 않아 공동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녀의 출세 비결은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었다. 입사 초기에 그녀는 개인 사무실도 없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래리 엘리슨의 근처에 놓인 원형 탁자에서 근무했다. 이유는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래리를 돕기 위해서다라는 그녀의 말에서 확인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내정치는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사이에 세력 균형을 맞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공동창업자 게이츠의 뒤를 이어 거의 20 이상 최고경영자를 지낸 스티브 발머가 실적 부진을 책임지고 지난 8 은퇴하기로 결정했지만 후임자를 빨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게이츠와 발머가 계속 이사회에 남는다는 사실에 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게이츠는 주요한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으며 발머 역시 나면서도 키아를 인수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공동창업자이자 대주주인 전임 최고경영자 2명이 이사회에 있는 새로 취임한 최고경영자는 이사회는 물론 경영자 내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물론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전임 최고경영자가 멘토로서 신임 최고경영자의 근본적 변화 시도를 후원하거나 지지할 있다. 그러나 후임자의 시도가 전임자의 업적과 유산을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양자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다. 때문에 S&P 500 기업 현재 8 기업만이 2명의 전임 최고경영자 출신을 이사회에 참가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가장 유력한 마이크로소프트사 최고경영자 후보로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 앨런 멀랠리(Alan Mulally) 부상했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출신인 그는 최고경영자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일선 후퇴한 포드 2세의 후임자였다. 포드의 확고한 지지는 구조조정 과정에 발생할 있는 외부 영입 인사에 대한 저항과 비판을 잠재워 사내정치의 폐해를 제어하는 기여했다. 결과 포드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대침체 속에서도 자동차 3 유일하게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않는 성공했다. 그의 같은 처세술은 마이크로소프트사 입장에서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상으로 기업지배구조의 측면에서 사내정치를 제왕적 최고경영자, 경영권 시장, 이사회의 반란, 고용 사장의 처세술로 구분해 살펴봤다. 이렇게 다양한 유형들이 나타나게 궁극적인 원인은 주주-이사회-경영자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왕적 최고경영자는 이사회 의장을 겸임함으로써 이사회가 주주를 대신해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경영권 시장은 이런 제왕적 최고경영자의 전횡을 막기 위한 주주들의 노력에서 나왔다고 . 경영권 시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의 등장은 이사회의 반란을 통해 견제됐다. 대주주가 있는 기업에서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있다.

 

가지 짚고 넘어가야 것은 제왕적 최고경영자는 자체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점이다. 때론 제왕적 최고경영자의 자기 과신과 독선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혁신이 이뤄질 있다. 문제는 분명 실패가 거듭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폭주하고 있는 경우다. 웅진그룹이나 STX그룹 최근 국내 기업 사례만 살펴봐도 모두 거듭된 실수를 제왕적 최고경영자가 수정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 해체 수순에까지 이르렀다. 같은 상황에서 제왕적 최고경영자를 견제할 있는 방법을 염두에 두고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가치의 변화가 지배구조를 바꿀 있는가?

 

일반적으로 제도는 사람들의 가치와 사고를 바꾼다. 그러나 기업처럼 역동적인 조직에서는 반대의 경우도 자주 나타난다. 핵심가치나 추구하 방향을 다르게 제시하고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다 보면 그에 걸맞은 조직과 제도가 형성된다. 사실 앞서 살펴봤던 일련의 기업지배구조와 그에 따른 권력투쟁 양상의 변화과정도 시장에서 공유되는 가치, 그리고 기업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으로 바뀌었느냐에 따라 변해온 측면도 매우 크다.

 

세계적 석학인 로저 마틴 토론토대 교수의 설명을 빌리면, 본고에서 다룬 제왕적 최고권력자의 문제는 현대자본주의가경영자 자본주의 불리던 시절에 형성됐다. 그러 사고의 일대 혁명인주주자본주의 개념이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주주를 통한 견제가 강화됐다. 경영자로 하여금 단기적 주가 상승을 위한 실적을 중시하도록 하는 자체로 폐단을 낳았다. 밖에도 주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문제가 있는 제왕적 고경영자를 견제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른바이사회의 반란이다. 로저 마틴 교수는 여기에서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CEO 견제하기 위해 만든 이사회가 어떤 기업에서는이사회의 반란 만들면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자기 자신을 위한 이사회 활동 시작하면서 CEO 한배를 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사외이사를 추천하기 위한 독립적 기구까지 만들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능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 포스코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역시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기구를 구성하는 사람은 누가 선임할 것인가라는 플라톤이 제시한 영원한 숙제는 해결할 없는 제도다.

 

이런 측면에서 로저 마틴 교수가 제시하는고객 자본주의로의 사고의 전환, 개념의 전환은 기업지배구조와 권력투쟁의 양상을 전혀 다르게 만들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고경영자의 독주와 자칫 그러한 제왕적 최고경영자와 한배를 타기 쉬운 이사회까지 제어할 있는 방향을 제시해 있다는 것이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이나 P&G 같은 자본시장이 아닌 소비자가 있는 실제시장을 중심으로고객자본주의 가치에 따라 움직였던 기업들이 웰치의 GE보다 주주수익률마저도 높았다는 그의 주장은, 물론 산업군의 특성이나 다른 변수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맹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고객혹은소비자라는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가장 강한 세력을 향하는 시각의 전환은 소비자 주권에 의한 기업지배구조 변화와 최고경영자 권력 통제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정치에서는국민 중심주의 영원히 추구해야 가치지만 영원히 불가능할 있다. 세금은 그냥 걷히고 개별 유권자는 선거에서만 동원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에서의 고객 자본주의는 성공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고객이 이윤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의 독선이나 폭주가 불러올 있는 문제를 막는 방법, 기업지배구조 문제와 권력투쟁의 해법도 역시나고객에게 있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이왕휘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외과 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분야는 국제금융통화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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