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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와 기업브랜드

국조 수탉을 심벌로 쓴 佛 르 꼬끄… 기업, 국가브랜드를 통해 수직상승하라

전진희 | 140호 (2013년 11월 Issue 1)

 

 

 

기업들은 왜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국가브랜드를 활용해야 할까? 국내에서 브랜드 파워가 제법 큰 기업들도 초창기 해외시장에서는 벽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새로 진출하려는 국가의 국민성과 문화, 사업환경 등이 익숙하지 않아 빠른 시일에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빨리 알리고 좋은 이미지를 얻으려면 모종의 전략을 펴야 한다. 초기 투입비용을 줄이고 좋은 이미지를 얻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브랜드의 출생지, 즉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연계시키는 방법이다.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적절하게 연결해서 국가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등에 업으면 시장진입과 인지도 및 이미지 확산에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브랜드의 출생지가 브랜드의 또 다른 특성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가브랜드를 활용해서 세계로 진출했고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프랑스의 스포츠 브랜드르 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는 국조(수탉)를 심벌로 사용하고 있다.

르 꼬끄 스포르티브가 생산하는 스포츠 의류에는 수탉을 형상화한 브랜드가 새겨져 있어서 소비자가 프랑스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 선진국의 기업들만 자국의 국가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의 국가브랜드도 특성을 살릴 수 있다면 기업들이 분명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타일 제조 업체인 Malaysian Mosaics Berhad는 화강암의 3배 강도를 가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원산지가 아시아 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국가 이름을 브랜드에 사용했고 자신들이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국가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자메이카에서는 최고 품질의 커피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자메이카 정부는 블루마운틴의 브랜드를 엄격하게 관리해서 우수한 커피 브랜드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하고 있다.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의 묘한 관계

 

 

국가브랜드는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도와주지만 기업이 아무런 전략도 없이 국가브랜드를 이용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의 관계를 명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기업 브랜드는 국가브랜드에 귀속되는 개념인가?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국가브랜드를 모()브랜드 개념으로 보고 기업 브랜드는 국가브랜드에 속하는 하위 브랜드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의 관계를 이렇게 단순하게 판단하기에는 복합적인 내용을 더 많이 담고 있다. 일단 국가브랜드는 정치와 사회, 문화, 국민성, 산업 등을 포괄하고 있는 큰 개념이다. 정치와 사회, 문화 등 하위 개념의 이미지가 변동할 때마다 바뀌는 동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의 관계는 한 방향에서 흐르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작용을 하는 일종의 공생관계다. 결국 국가브랜드는 숱한 기업 브랜드를 가족처럼 감싸 안고 있으며 기업 브랜드가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자신의 후광을 배분한다. 기업 브랜드는 모두 자유롭게 형성됐지만 국가브랜드를 구성하는 일원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국가브랜드의 가치가 올라가면 기업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고 반대의 경우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차이를 만드는 요소는 바로국적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정해진 개념이라서 국적이라는 개념이 깔려 있다. 하지만 기업 브랜드에서국적은 브랜드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으나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다른 나라의 좋은 이미지가 있다면 이를 자사 브랜드의 요소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긍정적 이미지를 확대한다. 정부의 시각에서는 자국의 기업이 다른 나라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안타까울 수 있으나 기업의 근본적인 목적은 이윤추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과 현대, LG 등 국내 기업의 브랜드는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의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국가브랜드 경쟁력이 매우 낮아서코리아 디스카운트까지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브랜드 출생지를 알릴 때도 매우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2007년 앤더슨 애널리스트가 미국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삼성을 일본 기업으로 생각했다. 42% LG를 미국 기업으로 생각했고 56%는 현대자동차를 일본 기업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오히려 역으로 이용했다. 삼성은 일본지사를일본 본사라고 불렀고 현대자동차는 신차 광고에서 일본의 스모 선수를 등장시키는 등 해외시장에서는 일본의 국가브랜드를 적절하게 이용했다. 다른 국가의 이미지를 기업이 활용하는 것은 한국 기업에만 있는 사례는 아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기업의 원산지가 기업의 철저한 브랜딩 및 마케팅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례가 많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브랜드 출생지보다 타국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일까?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에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부여하고 싶은데 국가브랜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이미지를 자신의 국가들은 가지고 있지 못하고 다른 일부 국가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하겐다즈는 덴마크식 브랜드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북유럽의 청정 낙농국 이미지가 고급 천연원료만 사용하는 하겐다즈 제품과 부합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기업 브랜드가 국가브랜드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서 오히려 국가의 산업이미지를 견인할 때도 있다. 어떤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명성을 쌓으면 이 기업의 이미지가 해당 국가의 산업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잡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기업과 같은 국가의 산업에 속한 로컬 기업들도 해외에 진출할 때 이 기업의 브랜드의 덕을 봐서 쉽게 해외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탄산음료 제조기업인 펩시가 성공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펩시가 스스로 큰 노력을 했겠지만 Coke의 성공에 따른 수혜도 크게 작용했다. Coke의 성공으로콜라라는 음료 산업이 미국을 대변한다는 이미지가 형성됐고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펩시 또한 코카콜라를 벤치마킹하거나 경쟁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비슷한 사례로 독일의 벤츠와 BMW, 폴크스바겐은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라는 국가이미지의 한 축을 형성해 독일의 산업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및 경제 위상은 강화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 역시 강화되고 있다. (2013년 인터브랜드 발표, 삼성 : 8, 현대자동차 : 43)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기업의 브랜드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연결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IT의 발달로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 향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계속해서 다른 나라의 이미지를 차용하면 원산지와 브랜드 이미지의 불일치가 나타나 오히려 소비자에게 혼동과 위화감만 조성할 수도 있다. 삼성은 일본 본사를 폐쇄했고 현대자동차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원산지 효과와 국가브랜드

 

국가와 기업의 관계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바로 원산지 효과다. 원산지 효과는 1896년 독일의 어네스트 윌리암스가 상품에 ‘made in Germany’ 로고를 사용해 국가 이미지를 해외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처음으로 거론됐다. 이후 오늘날까지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시키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원산지 효과란 제조국의 정보가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특히 제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을 때는 제조국의 이미지가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를 때 더 크게 작용한다. 제품 브랜드가 특정 국가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하면 소비자들은 즉시 특정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 수준을 떠올리고 이에 준하는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한다.

 

 

 

한국산 제품의 가격을 100으로 정하고 일본과 중국, 독일, 미국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제품이 생산됐다고 가정하면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가격은 국가마다 다르다. KOTR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과 미국, 일본의 순으로 원산지 효과가 크다. ‘Made in Germany’의 제품은 ‘Made in Korea’의 제품과 비교할 때 가격 프리미엄을 37.1%나 누리고 있다. 중국은 낮은 원산지 인식의 영향을 받아 독일의 절반 정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2006년부터 실시된 KOTR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원산지 이미지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할 때 원산지 효과 격차가 2006 48.8%에서 2011 21.0%까지 줄었다. 원산지 효과는 기업 브랜드 파워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되기도 한다. 현재 애플의 아이폰은 제품 개발과 설계, 디자인 등은 미국 본사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제품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원산지를 중국으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업 브랜드가 강력한 경쟁력을 형성하고 있을 때 원산지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게 작용한다.

 

 

국가브랜드는 원산지 효과로 기업 브랜드에 일종의 보증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기업 브랜드는 좋은 제품으로 국가브랜드에 다시 기여하는 순환관계가 형성된다. 좋은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로 알려지면 해외 소비자들은 그 국가에 대해 높은 기대를 하고 다른 제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런 순환관계는 국가브랜드가 기업 브랜드의 가치 향상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국가브랜드가 오히려 기업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때도 있다. 기업의 브랜드가 해당 국가의 주요 산업 이미지와 맞지 않을 때는 오히려 국가브랜드가 제품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탈리아는 패션의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컴퓨터 생산업체인 올리베티는 제품을 수출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휴고 보스와 질샌더 등 독일의 패션 브랜드는 ‘Made in Germany’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해외 소비자들은 독일을 연상할 때 보시와 지멘스, 포르셰, AEG, BMW 기술 독일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 활용 전략

 

① 현지에서 평가되는 국가브랜드의 정확한 가치를 파악하라 먼저 한국의 국가브랜드 경쟁력이 어느 수준인지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경쟁력은 국가와 권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성장하는 상위의 개발도상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높은 국가브랜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진출하려는 해외시장에 따라서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정체성(방향성)과 기업 브랜드의 방향성이 일치하는지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 국가브랜드는 정치와 문화, 사회, 산업 등에 따라서 세계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 이 같은 국가브랜드의 방향성과 기업 브랜드가 부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국가이미지 요소와 연계해도 언젠가는 국가브랜드와 멀어질 것이다. 삼성과 현대, LG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스스로 국가브랜드의 방향성을 기업 브랜드의 방향성에 맞도록 이끌어 낼 수는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② 해외시장에 형성된 국가의 산업 이미지를 살펴라 특정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낮지만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산 제품을 신뢰하고 있다면 국가브랜드의 보증효과를 활용해서 초창기 시장 진입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동종 산업의 다른 기업이 먼저 진출해서 호평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미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 한국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호감과 반감 요소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국가 이미지는 긍정적, 부정적 요소가 혼재돼 존재한다. 중국은 최근 가파른 경쟁성장을 이뤄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공산주의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병존한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패권주의, 일본은 첨단제품 제조국과 군국주의, 관료주의 등의 긍정 및 부정적 이미지가 섞여 있다. 제품과 국가 이미지를 연계하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부정적 요소나 긍정적 요소 중 어떠한 요소가 더 많이 차지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국가브랜드를 기업의 브랜드와 연계할 때는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구상해야 한다. 특히 국가 이미지가 긍정적이더라도 모든 제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이미지와 제품의 적합성을 따져봐야 한다.

 

 

 

<그림 4>에서 독일의 자동차와 정밀기계는 해당 제품에 대한 국가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이런 이미지가 제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국가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스웨덴의 컴퓨터와 자동차는 해당 제품에 대한 국가 이미지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원산지를 강조하기보다는 품질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 정부와 기업들이 해당 산업에서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맥주에는 국가의 이미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독일은 국가 이미지가 긍정적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스웨덴의 맥주는 원산지를 무시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 브랜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브랜드를 국가브랜드와 연계할 때는 국가 이미지가 제품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고려하고 국가 이미지와의 적합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③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파악하라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브랜드가 처음 도입될 때 원산지 조회를 더 많이 한다. 해당 제품이 생소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려는 것이다. 소비자가 이런 고민을 할 때 국가브랜드와 제품을 연계시켜서 의구심을 신뢰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서 국내 중견기업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만일 이 기업이 국가브랜드와 연계돼 있지 않았다면 미국 소비자는 간단한 검색으로 제품이 ‘Made in China’라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다. 하지만 해당 제품의 브랜드 출생지가 한국이라는 점을 미리 알리고 개발과 디자인, 설계 등은 한국에서 진행됐고 생산만 중국에서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미국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제품에 대한 이미지는 달라졌을 것이다. 미국 소비자는 무조건 중국산으로 생각할 때와는 조금이라도 다른 평가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또 이미 해외시장에서 성장기 및 성숙기에 들어간 제품이라도 리브랜딩 등을 수행할 때 국가브랜드와 접목시킬 수 있다. 한류 등으로 현지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제고됐을 때 조금 늦더라도 국가브랜드의 이미지와 제품을 연계시킬 수도 있다.

 

기업-국가브랜드 연계 전략

 

① 국가브랜드와의 직접적 연계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연결시킬 때 국기와 국장, 국화 등 국가브랜드의 구성 요소를 로고와 캐릭터, 심벌 등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유명한 인물을 브랜드로 만들 수도 있고 해당 국의 언어로 브랜드 명을 지을 수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국가브랜드가 기업 브랜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친다. 한국생산성본부 등이 40여 개 국가, 50여 개 글로벌 브랜드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국가브랜드를 기업 브랜드에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기업들은 주로 의류와 식음료 분야의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마케팅 전략을 짰다. 노르웨이의 의류브랜드인 스코노(SKONO)는 로고에 노르웨이 국기를 활용하고 있다. SKONO라는 브랜드 명도활기찬의 노르웨이어 ‘Spek’가치 있는을 뜻하는 ‘KOstbar’, ‘노르웨이를 의미하는 ‘Norway’를 합친 것이다. 슬로건에서도 ‘Designed by Norway’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코노는 국가브랜드와의 연계를 통해 기능성과 실용성, 모더니즘 등을 강조한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IKEA)도 스웨덴 국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Volkswagan)은 독일의 우수한 기계공학과 장인정신을 반영해서 ‘The original German, Volkswagan’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 스위스의 Victorinox도 국기 문양을 로고에 반영했고 슬로건인 ‘Swiss Army’를 통해 스위스가 시계 산업에서 구축한정교함실용성을 제품 브랜드에 입힐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국가브랜드를 제품 브랜드에 직접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 LG생활건강은 제품의 글로벌 브랜드명이 ‘De Bon’이지만 베트남 시장에서만은드봉이라는 한국어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에 부는 한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류스타인 배우 김남주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그 결과 한국의 이미지를 제품 이미지에 활용할 수 있었고드봉은 베트남 시장에서 고급스런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아시아 지역의 한류 열풍은 패션과 화장품 제품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제품의 품질과 한류 콘텐츠가 결합되면서 해당 제품의 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의 연계는 한국 제품에 우수하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했으며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다른 제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연계할 때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기업 브랜드에 국가브랜드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만큼 국가브랜드에 변동이 생길 때는 기업 브랜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② 국가브랜드와의 간접적 연계 국가브랜드를 기업 브랜드에 간접적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은 해당 국가의 문화와 산업, 국민성 등의 이미지를 기업 브랜드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또 해당 국가의 특정 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때는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기업이 국가의 문화 분야 이미지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모터사이클 제조회사인 미국의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다. 할리데이비슨은 거친 엔진소리를 이용해서 서부 개척시대의 말발굽 소리와 인간의 심장박동 등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미국적인 가치인 개척정신과 자유정신을 소비자와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와 성조기 등을 마케팅에 활용해서 미국의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현재는 HOG(Harley Owner’s Group) 행사를 개최하고 ‘Harley-Davidson Motorclothes’이라는 의류브랜드까지 출시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장인정신이라는 일본의 산업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도요타는 일본의 국가브랜드 전략인 ‘Neo Japanesque’에 맞춰서 일본도()의 매끈한 선을 응용한 자동차를 출시했다. 차종을 개발할 때부터 제품과 국가이미지를 연결했다. 일본 자동차가 작고 실용적이며 잔고장이 없다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 전 세계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해서 미국 등 해외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일본의 국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도요타는 이후 첨단과 정밀 등 일본의 산업이미지를 활용해서 로봇 산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혼다의 로봇 산업 진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자국의 산업이미지가 이미 긍정적으로 형성돼 있어야 한다. 현지 소비자가 해당 국가의 질 좋은 제품을 이전에 사용해봤던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 해당 국가의 동종 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진다면 기업 브랜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③ 정부 주도(국가브랜드 정책 관련) 연계 정부가 주도적으로 국가브랜드와 기업 브랜드를 연계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가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국가브랜드를 이용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그 결과 해당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및 산업이미지의 전환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다. 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가브랜드와 함께 기업 브랜드를 제고할 수 있다. 홍보비용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또 정부의 지원으로 연구개발(R&D) 개선과 판로개척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007년 관광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일본항공(JAL)과 함께 ‘Yokoso, Japan’ 캠페인을 벌였다. 일본항공은 이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Yokoso(Welcome) Japan 에어패스라는 새로운 국내선 요금 할인 항공권을 출시했다. 그 결과 2007년 외국인 여행자가 2006년에 비해 13.8% 증가했고 일본항공은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일본을 대표하는 항공사로 브랜드 이미지도 강화시킬 수 있었다. 뉴질랜드는 국내 관광상품과 서비스의 수준을 국제 정상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 품질 보증로고인 ‘Newzealand Way’를 출시하고 관련 조직을 구성해서 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했다. 2009년 기준으로 뉴질랜드 국내 170개 이상의 기업이 브랜드 파트너로 가입해 ‘Newzealand Way’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정부가 기업과 이미지가 맞물린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하고 해당 기업은 브랜드의 가치를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이 정부의 국가브랜드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때는 연계의 기회가 적어질 수 있다. 또 소비자의 직접적인 사용경험 없이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그 효과가 단기적으로만 그칠 수도 있다.

 

④ 중소기업의 국가브랜드 연계 국가브랜드를 기업 브랜드에 활용할 때는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훨씬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경쟁력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으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기업 브랜드의 출생지가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Design by ∼’ ‘Quality from ∼’ 등으로 브랜드 출생지를 뜻하는 슬로건을 사용할 수도 있다. 국기와 국조 등 국가 상징물을 기업 브랜드 요소에 활용해서 해외 시장에서 미약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B to B 산업에서는 국내 동종 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해서 해당 기업이 이 산업에 속한 기업임을 알릴 수 있다.

 

국가브랜드는 기업 브랜드를 돕는 차원에서 그쳐야

 

기업이 국가브랜드를 활용하는 이유는 국가브랜드가 마케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 해당 국가의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런 선순환적인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부도 부단하게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국가이미지 중 긍정적인 요소를 발굴해서 해당 이미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파워가 높아질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기업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일본의 기업 브랜드는 일본 후쿠오카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건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국가브랜드의 파급력이 그만큼 상당하다는 것이다. 국가브랜드를 활용할 때 분명히 고려해야 할 점은 기업 브랜드의 고유 색깔은 명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려면 기업 브랜드도 언젠가는 국적을 벗어나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는 국가브랜드는 브랜드 출생의 역할만 할 뿐 기업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국가브랜드는 기업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활용해야 한다. 과거 815콜라가 애국심 마케팅을 강조해서 초창기 크게 성장했으나 결국에는 소비자의 뇌리에서 지워졌다. 기업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만들면서 국가브랜드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전략적 혜안이 필요하다.

 

전진희 한국생산성본부 브랜드경영센터 전문위원 jhjeon@kpc.or.kr

 

필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생산성본부 브랜드경영센터에서 브랜드경영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BC카드, 파리바게뜨, GS칼텍스 등 기업과 한국디자인진흥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브랜드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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