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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레콤, 블루오션을 찾았다

DBR | 10호 (2008년 6월 Issue 1)
배기석 현대자동차
 
2005년 ‘블루오션 전략’이란 책이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책이 나온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기업이 ‘블루오션’이란 말을 홍보용 문구로 남발하고 있지만 정작 블루오션 전략을 도입해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필자는 LG텔레콤의 성공 사례를 블루오션 전략의 틀에 맞춰 분석해봤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이동통신시장에서 2004년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작됐다. 이 제도는 6개월 간격으로 선발업체인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시행하고 KTF, LG텔레콤이 뒤를 따랐다. 따라서 LG텔레콤이 보기에 2004년은 선발 업체의 가입자를 빼내올 수 있는 유리한 시기였다.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에 앞서 2003년 4월부터 고객가치경영(CCVP, Customer Champion Value Pro-position)이라는 전사 활동전략을 펼쳐나갔다.
 
LG텔레콤은 CCVP 활동의 일환으로 업계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던 요소 가운데 서브브랜드를 없앴다. 기존 업체들은 ‘이동통신시장은 반드시 세분돼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는 SK텔레콤이 20대 이동통신 고객을 겨냥한 TTL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TTL에 대응해 KTF는 ‘na(나)’, LGT는 ‘Khai(카이)’라는 서브브랜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은 고객가치경영을 도입하면서 이 서브브랜드를 없앴다. 특정 연령과 지역(대도시)에 집중된 특혜를 배제하고 합리적인 고객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둘째로 LG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서비스 수준을 업계 평균 이하로 낮췄다. 당시 선발업체들은 2.5세대 이동통신망(EVDO)을 구축하면서 휴대전화를 통한 영화 예고편, 뮤직 비디오 등의 영상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했다. 하지만 사용자는 1020대의 일부 계층으로 한정됐고 비용부담도 많았다. LG텔레콤은 이처럼 상식에 어긋나는 무선 인터넷 콘텐츠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고객들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컬러링, 그림친구, 벨소리, 교통정보, 날씨정보 등의 콘텐츠로 자사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구성했다. 따라서 LG텔레콤은 동영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2.5세대 이동통신에 투자하지 않았다.
 
셋째로 LG텔레콤이 업계 표준 이상으로 올린 요소는 바로 가격과 선택의 용이성이다. LG텔레콤은 약정할인제와 가족사랑할인 프로그램이라는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또 40여 개에 이르던 요금제를 간편하게 3개로 줄이고 할인 옵션제를 추가, 고객이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겪는 혼란을 줄여주었다.
 
마지막으로 LG텔레콤이 새롭게 창조한 가치 요소는 바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은행거래(BANK ON)와 찾아가는 서비스(엔젤 서비스)다. LG텔레콤은 국내 최대 점포망을 가진 국민은행과 제휴해 휴대전화로 계좌이체와 공과금 납부 등의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했다. LG텔레콤 고객들은 번호표를 뽑고 은행점포에서 기다리지 않고도 집에서 편안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또 휴대전화가 고장나거나 전화기를 잃어버린 경우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엔젤(AS요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서비스 접수를 대행해줬다.
 
LG텔레콤의 블루오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LG텔레콤은 2004년 말에 전략적 가입자 목표치인 600만 명을 초과 달성했고 2004년 한 해 가장 높은 신규가입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2005년 번호이동성제도가 전면 실시됐지만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 2006년 말에는 700만 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독자 여러분이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매체입니다. 코너를 통해 경영학 연구자나 컨설턴트, 현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나 통찰을 소개합니다. 이번 호에는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배기석 씨가 블루오션 전략의 성공 사례를 투고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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