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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Communication

갈등, 원인을 알아야 정답 찾는다

최철규,김한솔 | 129호 (2013년 5월 Issue 2)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을 찾는다. 코감기에 걸리면 이비인후과를, 소화가 안 되면 내과를 간다. 골절상을 입으면 정형외과에 가고, 외모가 마음에 안 들면 성형외과를 찾는다. 그런데 혹시 목감기에 걸렸는데 피부과를 가는 사람이 있을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정신과나 찾아 가라고 할지 모른다.

 

말해 봐야 입만 아픈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어떤문제를 해결하려면제대로 된 처방이 먼저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목감기에 걸렸을 때 피부과가 아닌 이비인후과에 가야 하는 이유는 피부과 의사가 감기에 대한 제대로 된진단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주 당연한 사실이지만 어떤 경우 사람들은 이걸 쉽게 놓친다. 대표적인 상황이갈등에 처했을 때다. 사람들은 갈등이 닥치면 마음이 급해진다. ‘당장무슨 수를 써서든 해결책을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깔끔한 답을 내기 힘들다. 답을 구하기 전에 나와 상대의 갈등은왜 생겼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를 알아야진짜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갈등이 생기는 원인을 알아보려 한다. 갈등의 원인은 <그림 1>에서처럼 크게 두 개의 축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가로축은 갈등이 나의 내부적인 원인에 인해 발생한 것인지, 외부의 조건 때문에 생긴 일인지로 구분한다. 세로축은 갈등의 원인이 사람 때문인지, 업무() 때문인지의 여부로 나눈다.

 

갈등이 나 자신이 아닌 외부적 요인, 그리고 사람의 특성 때문에 생긴다면다름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생각과 가치관, 문화 등이 달랐을 때 생기는 갈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문제인데 사람이 아닌 업무 혹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다면구조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갈등이 나의 의지가 많이 개입되는 내부적 요인에 기인하는 동시에 일 때문에 발생했다면 그건이해관계의 충돌이다. 마지막으로 원인이 나에게 있고 사람의 개인적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도 있다. 이를 우리는해석의 충돌이라고 부른다. 상대의 어떤 행동에 대해 내가 판단하는 결과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갈등을 생각해 보자. 그 원인이 파악되는가? 처방보다 정확한 진단이 훨씬 더 중요하기에 각각의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1.다름의 충돌

 

퇴근 준비를 서두르던 당신. 그때 옆 팀의 팀장이 들이닥치더니오늘 팀장들 회식이 있어. 오랜만에 한번 뭉치는 거야. 오케이?”라며 술 한 잔 하러 가자고 당신을 잡아 끈다.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동료 팀장들끼리 모인다는 소식에 기꺼이 회식에 참석한 당신. 하지만 너나 없이 외쳐대는건배소리에 당신은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당신에겐 소주 한 잔이 다른 이들의 양주 한 병과 다름 없기 때문.

 

당신에겐 체질적으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다. 당연히 술이 체질에 전혀 안 맞다. 동료들이 좋아 참여한 회식자리지만 술을 강권하는 회식은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내일 오전7시에 중요한 회의가 있다며 술을 거절해 보지만 상대는나는 오전6시에 미팅이 있다며 술을 자꾸 권한다. 서로의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오는 갈등, 이런 게 바로다름의 충돌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이들은 반문할지 모른다. “그래도 그 정도는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누가 누구에게 맞춰주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려고 한다. 필자는사랑의 리퀘스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 누군가의 아픈 모습을 보고 그 이면에 있는 슬픈 사연을 듣는 게 힘들다. 이런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난 왜 이렇게 매정할까? 병마와 힘겹게 싸우는 사람을 보고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는커녕 왜 자꾸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그러다 알게 됐다. MBTI 진단을 하고 난 뒤, 필자와 같은 유형의 사람은 누군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를 너무 힘들어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걸 알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매정한 사람이 아니라 그 상황을 보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의 사람에게 자꾸 그런 프로그램을 보자고 하는 건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그걸 왜 그렇게 싫어하냐며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성향의 차이는 업무 스타일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이에겐빠른 업무 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이는 일 처리가 좀 늦어지더라도정확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철칙으로 여긴다. 누가 맞고 누가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다를 뿐이다. 이때 한쪽에만 무조건적인 적응을 요구한다면 그 사람은 나가떨어질지 모른다.

 

다름의 충돌을 확장하면 가치관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많은 가정에서 겪는 갈등이 바로제사문제다. 유교 문화권에서 지낸 사람들에게 제사는 당연한 행사다. 제사라는의식을 치르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돌아가신 선친께 절하는 과정을 통해 예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기독교 신자들에게 이건 전혀 다른 문제다. 이들에겐 제사를 지내기 위한제물로 음식을 만들어 제사상에 올리고 하나님이 아닌 누군가에게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삿날이 돌아올 때마다 집은 시끄러워진다.

 

다름의 차이. 여기서 누가 맞고 틀리고는 없다. 자신의 성향이나 가치관, 혹은 믿음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뿐이다. 당신과 자꾸 부딪히는 상대를 떠올려보라. 혹시 그와 당신이 전혀 다른 지도를 보고서 같은 길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2.구조의 충돌

 

행복하게 결혼 준비를 하던 예비 부부. 하지만 결혼 날짜가 다가올수록 다툼이 점점 잦아진다. 그러다 어느 날, 예비 신부가 잔뜩 화가 난 채 말한다. “결혼하는 걸로 한몫 뽑으려는 거야?” 이 말에 예비 신랑이 발끈한다. “우리 식구들이 우스워?”

 

,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렇다. 바로예단문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수많은 예비 부부들의 사랑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곤 한다.

 

예단으로 인한 갈등에서 신부와 신랑 중 누가 더 잘못이 큰 걸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봐야 판단할 수 있겠다고? 신부 측이 준비한 금액이 얼마인지 알아야 누구 잘못인지 알 수 있다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들에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그들이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신부 측이 신랑 측에 일정 금액의 돈을 보내고 그중 일부를 신부 측에게 다시 돌려주는독특한예식 문화 덕분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혼수’ ‘예단등의 문제로 행복했던 한 쌍이 갈라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비로 이런 갈등을구조의 충돌이라고 말한다. 갈등하고 있는 양 측에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이들이 싸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뜻이다.

 

살인 사건으로까지 비화되는 층간 소음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집 안에서 유독 시끄럽게 생활하기 때문에, 혹은 한국인들이 너무 예민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걸까? 아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아파트 문화 때문이다. 그리고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 층간 소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소음이 이웃 집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졌기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층간 소음 문제에 취약하게 지어진 아파트에 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겪어야만 하는 문제다.

 

이와 같은 구조적 충돌은 많은 조직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가장 자주 벌어지는 것이 팀 간에 상충되는 KPI(핵심성과지표), 즉 전혀 다른 방향을 지향하는 목표를 갖고 있을 때다. 예를 들어보자. 공장을 운영하는 CEO가 생산 1팀 공정을 보더니 팀장을 불러 이렇게 얘기한다. “1팀장, 생산량이 너무 적은 거 아냐? 주문도 밀리는데 생산 속도를 좀 높여!” 그리고 다음날엔 생산 2팀 공정을 보러 간다. 그리고는 불량률 자료를 살펴보고 버럭 화를 낸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시한다. “2팀장! 이거 불량률이 왜 이렇게 높지? 품질 관리에 신경 좀 써야겠어!”

 

, 그럼 이제 어떤 일이 생길까? 1팀의 팀장은 무조건빨리만들라고 지시한다. 2팀의 팀장은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1팀과 2팀 간엔 묘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CEO의 상충된 업무 지시로 애꿎은 조직원들만 힘들어지는 것이다.

 

영업팀에는 매출액을 늘리라는 지시를 하고 재무팀에는 이익률을 높이라고 지시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매출액이라는 영업 실적을 채우기 위해 싼 값으로라도 팔아야 하는 영업팀. 하지만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최대한 비싸게 팔도록 해야 하는 재무팀. 결국 두 팀은 가격 정책 얘기만 나오면 으르렁거릴 수밖에 없다.이들 중 누구의 잘못이라 탓할 수 있을까? 각자 자신이 맡은책임을 다하고 있을 뿐인데.

 

갈등은 이처럼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기 때문에생길 수도 있다. 당신을 힘들게 하는 갈등 상대도 어쩌면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필요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그 방향이 당신이 지향하는 것과 정반대일 뿐이다.

 

3.이해관계의 충돌

 

회사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맡은 당신. 하지만 일주일째 멤버도 제대로 못 꾸리고 있다. 다른 팀장들이 협조를 해 주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인력 차출 문제에 대한 담판을 짓고자 마케팅팀장을 찾아간다. “팀장님, TFT에 마케팅팀의 유 과장이 꼭 필요합니다. 협조 부탁 드릴께요.”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대답뿐이다. “마케팅팀 일이 많아서 지금 인력으로도 팀 운영 빡빡한 거 아시잖아요. 그런데 저희 팀 핵심 인재인 유 과장을 내 놓으라뇨? 절대 안 됩니다. 대신, 최 대리 보내 드릴께요.”

 

모든 팀이 이런 식이다. TFT에 꼭 필요한 인재는 팀에서도 중요하다는 핑계로 절대 내 놓지 않는다. 핵심 인재를 서로 갖겠다고 벌어진 팀장 간의 갈등. 이런 문제가 조직에서 종종 벌어지는 전형적인이해관계의 충돌이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원하는 것이 충돌할 때 이런 유형의 갈등이 생긴다.

 

사실 이런 유형의 갈등을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님비(NIMBY) 현상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님비란 쓰레기 처리장이나 핵 폐기물 처리장처럼혐오 시설이나위험 시설이 근처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을 말한다. 멀리서 찾을 것 없이 개개인의 가정에서도 이런 유형의 갈등은 자주 일어난다. 용돈을 올려달라는 아이와 안 된다는 부모와의 갈등이 전형적인 이해관계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에선 이런 일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떨어진 새로운 업무를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해 팀원들 간, 혹은 팀장과 팀원 사이에 묘한 갈등이 생기곤 한다. 팀장은 본부장의 지시를 받은 중요한 일이라 유능한 A 팀원에게 맡기려 한다. 하지만 A 팀원은 현재 맡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아 새로운 일까지 하게 되면 기존의 일도 제대로 못 하는 건 아닐까 불안감이 생겨 힘들 것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을 놓고도 상충된 입장이 부딪힐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이기적인 본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해관계의 충돌이 생기지 않는 관계는 거의 없다. 심지어무한 사랑을 베풀어 주는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까지도. 상대에게이타적으로 생각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새로운 답을 제시하는 것, 이해관계의 충돌에서는 그게 핵심이다.

 

4.해석의 충돌

 

우리나라 예능을 양분했던 두 MC, 유재석과 강호동. 당신은강호동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는 분명 재치 있고 말 잘하는 재능 있는 예능 MC. 그러니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1년 만에 성공적으로 복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강호동이 나오면 TV채널을 돌려버린다고 한다. 시끄럽게 소리만 지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갈등관리에서는해석의 충돌이라고 한다. 같은 사람, 같은 행동에 대해서 전혀 다른 해석을 하는 사람들 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해석의 충돌 때문에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광화문에 동상을 세우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바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해석 충돌 때문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주장하는 이들은 말한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민주화의 초석을 닦았다” “시장 경제를 도입한 선구자다라며 그의 공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고. 하지만 어떤 이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미국의 힘을 빌려 정권을 차지한 독재자라거나부정 선거와 불법 정치 공작을 일삼은 부패 정치인이라고 비판한다. 그래서 양 측이 만나면 다툴 수밖에 없다.

 

해석의 충돌로 인한 갈등이 자꾸 생긴다면 내가 상황을 해석하는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보자. 주말 오후, 막히는 길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당신. 그런데 갑자기 인터체인지 바로 앞에서 차 한 대가 끼어든다. 이때 어떤 생각이 들까? 당연히 짜증이 난다. 나는 기껏 기다렸는데 갑자기 끼어드니까. 그래서 경적을 울리고 혼자 씩씩거린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따라가 창문을 내리고 한바탕 욕을 퍼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을 겪어도 전혀 갈등을 안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갑자기 끼어든 운전자에게도 별로 화를 내지 않는다. 그는저 사람에겐 아주 급한 일이 있나 보구나혹은초행길이라 운전이 서투르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같은 행동에 대한 전혀 다른 반응. 결국 해석의 충돌로 인한 갈등을 자주 겪는 것 같다면 내가 갈등 상황을어떻게받아들이느냐를 곱씹어 보는 게 아주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갈등 상황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본인이 아는 한도 내에서만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하에서 판단한다. 그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경험이다. ‘해봐서 아는데라며 상대의 의견을 판단하는 것. 그런데 그것은 전적으로나만의 경험이고 생각일 수 있다. 나의 경험만 생각할 때 해석의 충돌로 인한 갈등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4가지 갈등의 원인, 정리가 됐는가? 그럼 이제 본인이 겪고 있는 갈등 상황을 한 가지만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림 2>처럼 갈등분석지도를 한번 그려보자. 나를 힘들게 하는 갈등이 왜 생겼는지 찬찬히 곱씹어 보자는 의미다. 한 가지, 오해하진 말자. 하나의 갈등이 있을 때, 문제는 대개 하나의 원인 때문에만 생기지는 않는다. 4개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갈등분석지도를 그리다 보면 거미줄처럼 그려질 것이다.

 

아래의 갈등분석지도는층간 소음 문제를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본 것이다. 아이가 뛰어 다니는 소리가 너무 신경이 쓰인다며 불만을 얘기하는 이웃이 있다. 일단 필자의 아파트가 층간 소음에 상당히 취약하다. 조용한 저녁 시간엔 이웃집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자는 집안 전체에 소음 방지 매트를 깔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구조의 충돌이슈가 아주 크다. 다음으로 큰 것이다름의 충돌이다. 필자의 이웃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시간에 잠을 자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다. 이렇게 바꿀 수 없는 생활 패턴의 차이 때문에 갈등이 더 자주 일어난다. ‘이해관계의 충돌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음 정도를 측정해 보상을 해드릴 수도 있다는 제안도 했지만 그것을 원하는 건 아니라고 했으니까. 마지막, ‘해석의 충돌은 문제 발생 초기에 비해 많이 줄어 들었다. 초기엔별로 큰 소리도 아닐 텐데 너무 예민한 게 아닌가생각도 했지만 몇 번의 대화를 통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갈등분석지도를 그리고 나면 갈등 해결을 위해 어떤 순서로 접근해야 할지, 어떤 해법에 좀 더 집중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행동으로 옮겨야 제대로 된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 수학 문제를 풀려면공식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공식에 대입하기 전에 해야 할 것이 있다. 문제에서 묻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분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 기고문부터는 4가지 갈등 유형에 따라 어떠한 식으로 문제에 접근해 갈등을 해결해야 할지, 구체적인 솔루션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겠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ckchoi@hsg.or.kr

최철규 대표는 국내 비즈니스 리더 3만 명에게 협상과 소통의 원리를 전파한 언론인 출신의 기업교육 전문가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사에서 경제부, 금융부 기자로 일했고 IGM 협상스쿨 원장을 지냈다.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김한솔 수석연구원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협상 R&D 팀장을 지냈다. 현재 HSG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를 이끌고 있다.

 

 

  • 최철규 | -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 한국경제신문사 경제부, 금융부 기자
    - IGM 협상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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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솔 | HSG 조직갈등 연구소 소장

    비즈니스 교육 전문 기관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강의와 컨설팅 등을 통해 많은 기업의 소통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리더의 자기 인식을 위한 진단 프로그램 '성과 백신'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이기적 리더」 「1% 디테일: 성공적인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비결」 「설득하지 말고 납득하게 하라」(공저) 등이 있다.
    hskim@hs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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