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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Generation

자기주도학습과 R&D활성화 창의적 발상의 문화토대가 필요하다

송지혜,염희진 | 129호 (2013년 5월 Issue 2)

 

 

아이디어 생성(Idea generation)은 창조경제 선순환 프레임워크의 도입(input)이 되는 단계로 창조경제 생태계 기반을 확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이디어 생성은돈을 벌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경제 시스템에 얼마나 공급되는가?”로 정의된다. 그러나 한국은 아이디어 생성 분야가 특히 취약하다.

 

아이디어 생성의 개선 레버에는창의적 교육 인프라 구축’ ‘diverse and expressive 문화 육성과 생성된 아이디어를 사업화 가능한 아이디어로 변환시키는 ‘R&D 효율성 증대등이 있다. 이런 요소들이 개선돼야 혁신적인 아이디어 생성 체계를 구현할 수 있다. 아이디어 생성 분야를 육성하려면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형성과 교환, 전파를 장려하는 문화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R&D 효율성을 높여 사업화 가능한 아이디어 생성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교육, 문화, R&D 효율성 등을 아이디어 생성 및 창조경제 생애주기의 출발점이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봐야지 개별 단위의 개선에만 치중하면 안 된다.

 

개선 레버 및 핵심 지표

아이디어 생성 개선방법을 찾기 위해 레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국가별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핵심 지표를 선정했다. 이를 통해 개선 레버별로 OECD 35개 국(중국 포함) 중 한국의 객관적인 위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 생성 영역의 핵심 이슈를 진단하기 위해 두 가지 접근방법을 활용해 종합적인 분석을 꾀했다. 첫째, 9개 핵심 지표를 종합 순위 톱 10 국가의 평균 순위와 비교해 세부 영역별로 진단했다. 둘째, 창업 생애주기상 아이디어 생성의 pain point 분석을 통해 한국의 핵심 이슈를 종합적으로 진단했다.

 

분석한 결과 한국은 창의적 교육 인프라 구축에서 30위를 차지했다. 학업 성취도는 우수하나 자기 주도 학습 능력과 교육 품질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주어진 문제 해결에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학업 성취도 지수(3)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창조적 문제 해결 역량을 뜻하는 자기 주도 학습 능력 면에서는 부진했다(31). 이는 선진국이 정의한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단기간 내 격차를 좁히는 역량은 뛰어나지만 새로운 시장을 정의하고 선도하는 역량은 부족한 한국 기업들의 현실과도 맞물린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는 피처폰 시장 1위의 노키아는 재빠르게 따라잡았지만 아이폰이 개척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초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편 Diverse and expressive 문화 육성에서는 33위에 머물렀다. 다양한 의견의 생성, 교환, 표현 모두 선진국에 비해 열악했다. 유튜브 업로드 수에서도 34위에 그쳐 새로운 의견의 개진이나 다양성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백인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관용 문화 부족으로 관용지수(33)도 낮게 나타났다.

 

R&D 효율성 증대 항목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R&D 투자 규모(5)와 내국인 특허 출원 신청 수(1) 등 양적 지표는 세계적 수준이었지만 R&D를 통한 원천 기술 개발과 사업화로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기술 무역 수지 배율(30) 등 질적 지표가 취약했다.

 

세부적인 pain point 3대 레버별로 정부, 학계, 기업, 민간 등 창조경제 주체를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창의적 교육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경쟁 위주의 학생 평가와 주입식·입시 위주 교육으로 학업에 대한 흥미가 낮고 창의성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 입시 중심의 교육은 다양한 경험을 방해하고 벤처 인턴십이나 창업 경험, 관련 강좌 등이 부족해 대학에서부터의 창업 교육 체계가 부실하다. Diverse and expressive 문화 육성과 관련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복종을 강요하는 군대식 문화가 학계, 공공기관, 기업 등 사회 전반에 퍼져 있어 다양한 의견 소통을 가로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와 다른 것에 불편해 하거나 남과 같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R&D 효율성 증대도 중요한 이슈다. 과제 성공률 위주의 국가 R&D 평가와 예산 배정으로 국가 연구 과제는 98% 성공하는데 실제 기술사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10%도 안 되는 현상이 빈발한다. 이공계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사회 인식으로 핵심 산업 분야의 고급 R&D 인력이 부족해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사례

이에 반해 선진국에서는 교육을 통한 창의성 극대화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융복합 창의 인재 육성에 초점을 둔다. 다양한 학문과 기술의 융복합 교육을 통해 창의력을 갖춘 통합형 인재 배출에 주력하는 것이다. Creative British 프로그램은 문화와 교육을 접목해 미래의 창의 인재 육성을 추구하려는 영국의 창의 인재 육성 프로젝트다. 2002년 영국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영국 전역에 34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부에서는 지역별 및 학교별 특성에 맞게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설계한다. 2009년부터 7년간 영국 전역의 2700여 학교, 9536명의 교사, 94479명의 학생과 7000여 개의 문화 예술 관련 단체들이 8520개의 CP(Creative Practitioner)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BMRP(British Market Research Bureau)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 학생의 92%가 프로젝트 참여 후 자신감이 향상됐고, 91%는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됐으며, 80%는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사의 94%는 교육 방식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는 매년 열리는테너 타이쿤이 있다. 테너(tenner) 10파운드( 17000)짜리 지폐를 뜻하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처럼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거물(tycoon)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5월 초 테너은행에서 1인당 10파운드를 받고 이를 종잣돈 삼아 한 달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한다. 6월에는 5∼11, 12∼14, 15∼19세 등 연령별로 전국 경연대회가 열린다. 사업 수익의 일부는 다음 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들을 위한 자금으로 적립된다. 테너 타이쿤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에는 당장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 적지 않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사업 시작부터 다음 세대를 위한 지원까지 창업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기회를 얻는다.

 

미국을 보자. 미국의 과학교육 네트워크인익스팬딩 유어 허라이즌스(EYH)’는 미국 전역의 대학 33곳에서 11∼18세 여학생들을 대상으로멋진 여성 과학자의 롤 모델을 만들어주기 위해 비즈니스 콘퍼런스를 연다. 성공한 이공계 여성들이 연설자로 나선다. 컴퓨터, 엔지니어링, 물리학 등 이공계 출신 여성들이 1972년 설립한 EYH는 그동안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던 여성 과학자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여학생들이 과학기술 지식을 가진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덴마크는 해운선박회사 Maersk, 풍력발전 솔루션 회사 Vestas. 인슐린 제조회사 Novo Nordisk 등 각 분야에서 세계 1위인 기업을 다수 배출한 국가다. 이 나라는 각 분야 전문가 육성에 주력한다. 소질과 학습 흥미를 파악해 아이마다 하나 이상의 선호 과목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둔다. 덴마크의 초등 교육은 공부에 대한 순수한 흥미를 자극하는 데 맞춰져 있다. 옳고 그름이 없는 창의적 해결법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두며 흥미와 소질을 보이는 과목을 중심으로 집중 교육을 실시해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하고 있다.

 

Diverse and expressive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회·국가 내 다양성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종, 피부색에 상관없이 고급 두뇌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국의 이공계 고급 인력 두뇌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해외 우수 인력이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NIW(National Interest Waiver)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인재에게 노동허가 과정을 면제하고 미국 내 지속적인 고용 상태가 없어도 영주권 취득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캐나다는 올해부터 창업비자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자국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취업비자 대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창업 이민을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선진국들은 연구에 착수하기 전부터 기술 사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R&D 계획 및 투자를 추진하기 때문에 사업화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공계에 대한 처우 및 사회적 인식도 높기 때문에 우수 인재가 R&D 분야에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미국에서는 이공계 소득이 전체 평균의 2배 이상이며 이 분야 실업률이 매우 낮다. 이공계 석박사 상당수가 창업과 벤처 전선에 뛰어들어 고급 두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골고루 퍼져 있다. 미국 이공계 박사의 48%가 종업원 5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며 23%는 종업원 10명 이하의 벤처기업에 근무한다. 5.5%는 직접 창업에 나선다. 국가 전체의 균형 잡힌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결론

우리나라는 강의식·주입식 단체 교육에서 비롯된 획일적·수동적 문화로 창의적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표현에 인색한 문화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원활하지 않으며, R&D 분야의 사업화 역량이 떨어지는 등 창의적 아이디어 생성을 위한 과정 곳곳에 심한 누수가 존재한다. 이는 창조경제 시스템 전반에 부정적이다.

 

아이디어 생성 분야는 창조경제 전체 시스템의 input에 해당하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와 민간, 기업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창의적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 형성을 위한 토론식 수업 강화 및 교사 재교육이 필요하다. Diverse and expressive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보호 정책 강화와 해외 우수 인재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기업은 다양한 의견 표출이 가능하도록 사내 문화를 개선하고 다양한 여가 활동이 가능하도록 탄력 근무제를 늘려야 한다.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R&D 과제 평가 시 기술 사업화 성공 여부를 반영해야 한다.

 

 

 

 

송지혜 베인앤컴퍼니 상무 jihye.song@bain.com

송지혜 상무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국내외 대기업·다국적 기업의 전사 전략, 변화관리 및 성과 극대화 프로젝트와 국내외 소비재 및 유통기업의 전사 전략 및 고객전략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염희진 동아일보 기자 salthj@donga.com

염희진 기자는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후 동아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와 국제부 등을 거쳤다. 현재 산업부 유통&트렌드팀에서 유통업체와 관광업계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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