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통신

상품기반회사vs.사람기반회사

121호 (2013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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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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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기반 기업과 상품기반 기업

와튼 MBA에서전략과 경쟁우위수업을 가르치는 소니아 마시아노 교수는 기업과 직원의 관계에 대한 강의를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CEO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학생들은 혹시 함정 질문이 아닌지 의심하면서 모두 손을 들었다. 그러자 교수는 순서대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P&G, 그리고 얌브랜드(Yum! Brands) CEO들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손을 드는 학생들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마지막에는 아무도 손을 드는 학생이 없었다. 그러자 마시아노 교수는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특정 회사의 CEO를 안다고 생각한다면 그 회사는 (인적)자원기반 기업(resource-based company)이며 그렇지 않으면 상품기반 기업(product-based company)이다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워런 버핏에게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권유하면서마이크로소프트를 소유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로 건너가는 다리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버핏은누군가 만약 내일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발명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답했다고 한다. 구화(obsolescence)의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투자를 꺼리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우위가 사내의 특정 인적자원에 밀집해 있는 회사들은 코카콜라와 같이 상품기반 기업보다 구화 가능성이 높다. 인적자원기반 기업에서는 중요 사원의 퇴사 또는 특정 부서의 쇠락은 회사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며 주식시장은 이러한 현상을 주가로 반영할 것이다. 그와 반대로 상품기반 기업인 코카콜라의 주주들은 회사의 CEO인 무타르 켄트(Muhtar Kent)가 갑작스럽게 퇴사를 한다 해도 큰 걱정이 없다. 워런 버핏은 코카콜라 같은 상품기반 기업을 선호하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자원기반 회사에는 투자를 꺼렸다.

 

또 회사가 자원 또는 상품기반 기업이냐에 따라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인센티브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 상품기반 기업의 직원들은 그들 개개인의 행동이 회사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설령 영향을 끼칠 수 있더라도 그 공헌을 수익으로 환산해서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한 자신의 행동으로 회사의 실적에 상당한 피해가 가지는 않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러므로 사원 개개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들은 해고당하지 않을 정도만의 노력을 할 인센티브가 있으며 이런 경향이 커지면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자원기반 기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유능한 CEO나 탁월한 엔지니어 같은 특정 인적자원에 의존하게 된다. 이러한 자원, 즉 직원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회사는 이미 직원들이 실적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이 대체로 직면하는 문제는 인적 자원들을 어떻게 붙들어두느냐 하는 것이다. 주요 인적자원들은 자기들의 업무에 필요한 직위나 권위, 그리고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차없이 직장을 옮기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경쟁력은 상품인가, 사람인가

마시아노 교수는 이 두 가지 기업 유형을 설명하면서 월트 디즈니사의 예를 들었다. 디즈니는 과연 어떤 유형의 기업일까?

 

“당신이 아니라 쥐(미키마우스)가 주인공이라네.”

 

이는 디즈니의 CEO인 마이클 아이즈너(Michael Eisner)가 애니메이션 사업을 이끌며 여러 편의 히트작을 만들었던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를 회사에서 내보내며 냉정하게 했던 말이다. 과연 아이즈너의 말처럼 디즈니는 카젠버그 같은 인적자원이 아닌 미키마우스와 같은 상품에 기반한, 코카콜라와 같은 유형의 기업일까?

 

디즈니사는 1966년 창업자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사망 이후 장기간의 창의성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초창기 디즈니사의 성장은 상품(미키마우스)이 아닌 월트 디즈니(자원)로부터 유발된 것이라는 얘기다. 1984년 뛰어난 역량을 가진 아이즈너와 카젠버그가 합류한 후에야인어공주를 시작으로 많은 히트작을 제작하며 두 번째 르네상스 시기를 맞았다.

 

1994년 아이즈너와 불화를 빚은 카젠버그가 디즈니를 떠난 후에도 디즈니는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왔다. 199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평균 성장률이 9%에 달한다. 하지만 이것은 1995 ABC 방송사 인수, 그리고 2006 Pixar를 매수함으로써 성장을구매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카젠버그의 퇴사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분석하기에 적절한 지표는 애니메이션 부서의 영업이익이다. 카젠버그가 디즈니에서 마지막으로 제작한라이온 킹 1994 7억 달러의 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가 떠난 후 애니메이션 부서는 다시 슬럼프에 빠져 3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내는 작품을 만든 적이 없다. 카젠버그의 해고는 다시 한번 디즈니의 성장 원동력은 상품이 아니라 그러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인적자원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필자도 과거 디즈니에서 근무하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필자가 일했던 디즈니 홍콩지사는 디즈니의 아시아태평양 헤드쿼터이기에 한국은 물론 중국/홍콩/대만, 동남아, 그리고 호주/뉴질랜드 등 여러 시장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보통 미국인들은 디즈니의 캐릭터 상품들이 호주와 홍콩, 일본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성공이 보장돼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대다수의 중국 본토 어린이들은 인어공주가 누구인지, 라이온 킹의 심바가 누구인지 모른다. 따라서 이러한 캐릭터들을 상품화한 장난감들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디즈니의 주인공은 미키마우스와 같은 특정 상품이 아니라 카젠버그와 같이 시장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적자원이라고 보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인센티브 구조를 바꿔라

마시아노 교수는 수업을 끝내면서 학생들에게최악의 경영진을 가진 회사가 바로 구글이라는 다소 논란이 일 만한 주장을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마침 학생들 중에 구글에서 일했던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구글 경영진이 수익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광고와는 상관없는 사업들, 이른바 펫 프로젝트(pet project)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들을 말했다. 그런데 마시아노 교수가 생각한 답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는현재 구글의 승진정책(promotion policies)은 너무 랜덤(random)하다는 것이었다. 인적자원에 의존하는 구글과 같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줄을 잘 서는 것, 혹시 초창기 멤버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생기면 창의력이 뛰어난 직원들은 떠나고 사내 정치에 강한 사람들이 남는 경향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필자는 한국의 대기업들을 떠올렸다. 한국에서도 좋은 인간관계가 회사에서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있다. 사실 지금까지상품을 수출해오던 한국 기업들에는 이러한 기업 문화가 효율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과 애플 간 소송에서도 나타났듯이 이제는 한국 기업들도 고정된 상품이 아닌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판매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 상품기반에서 자원기반으로 변화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 이렇듯 조직의 핵심경쟁력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인사정책과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 역시 그에 맞는 구조로 적절히 바꾸어 나가는 회사가 가장 뛰어난 인력들을 끌어들이고 또 계속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형 The Wharton School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Class of 2013 kimt1@wharton.upenn.edu

필자는 디즈니 홍콩의 사업개발부 매니저로, 보스턴의 피라미드리서치에서 시니어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현재 MBA 및 국제학 복수 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Wharton School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1881년 조셉 와튼(Joseph Wharton)의 기부로 설립된 아이비리그 학교이며 미국 최초의 비즈니스 스쿨이다. 와튼 MBA 프로그램은 특히 금융과 회계 부문의 리더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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