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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철 박사의 마케팅 코칭

고객과의 유사성을 찾아라 마음의 문이 저절로 열린다

신병철 | 113호 (2012년 9월 Issue 2)

 

 

 

편집자주

 

마케팅은 이론과 실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10년 넘게 통찰력 분야를 연구해 온 신병철 스핑클그룹 대표가 마케팅, 소비자행동, 인지심리학 분야의 주요 연구 80편을 기초로 이론과 실무 간 단절 고리(broken linkage)를 찾아내 양자를 이어주는 마케팅 코칭을 시작합니다. 복잡하고 때론 이해하기 힘든 학문적 연구들을 실제 마케팅 상황에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합니다.

 

유사성은 인간이 사물을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누가 나와 비슷한 구석을 갖고 있으면 호감이 가는가, 그렇지 않은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성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더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유사성효과(Similarity Effect)라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도 동향(同鄕) 출신이거나 출신 학교가 같으면 더 가깝게 느낀다. 여자들은 클럽에서 같은 춤을 따라 하는 남자에게 더 많은 호감을 느낀다는 조사도 있다. 모두 유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슷하면 끌리게 된다. 따라서 유사성은 호감도를 높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인간이 사물을 판단하는 데 아주 중요하게 사용되는 유사성 효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유사성 판단이 소비자 행동 및 마케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해 보고 마케팅 측면에서 어떤 교훈이 있는지를 찾아보겠다.

 

.외모 유사성:

사람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더 신뢰하는가?

 

2002년 영국 글래스고대(University of Glasgow, United Kingdom)의 리사 드브루인(Lisa M. DeBruine)은 외모 유사성이 타인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신과 닮은 사람을 더 신뢰하는 성향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이를 명시적으로 증명해보고자 한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외모유사성 효과를 증명하다

 

드부루인은 외모유사성과 신뢰감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명료하게 증명할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 결과 드부루인은 최종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유사성 정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 피험자 얼굴을 사전에 스캔한 후 컴퓨터상에서 눈, , , 외관, 피부색 등을 여러 차원으로 나눠 유사한 정도를 조절했다. 실험에 자원한 사람은 모두 24명이었고 이들 피험자에게는 2인 신뢰게임을 하게 했다.

 

2인 신뢰게임(Two person-Trust game)

 

피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 후 각각에게 낯선 사람의 사진을 보여준다. 각 피험자들은 사진 속 사람과 같이 21조가 돼 돈을 버는 게임을 하게 된다. 이때 피험자 팀이 무조건 돈을 따게 프로그래밍해 놓는다. 피험자가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돈을 벌고 난 후 수익을 가상의 파트너와 어떻게 나누는지를 살펴보는 게 2인 신뢰게임(Two person-Trust game)의 핵심이다. 피험자는 게임에서 딴 돈을 분배할 때 본인이 직접 계산해 분배하거나 아니면 파트너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분배 방식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신뢰하느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 있다. 즉 자신이 직접 분배하면 상대에 대한 신뢰수준이 낮은 것이다. 반면 상대방에게 분배를 결정하게 하면 신뢰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다.

 

② 유사성 정도 조정 (digital morphing)

 

피험자가 실험을 같이하게 될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기 위해 두 명의 얼굴을 변형해 합성했다. 이때 피험자 자신의 얼굴과 낯선 사람의 얼굴을 합성하거나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의 얼굴을 합성해 닮은 정도를 조정했다. 또한 형태와 피부색 등을 통해서도 닮은 정도를 여러 차원으로 조정했다. 예를 들면 <그림1> (a)처럼 형태와 피부색 둘 다를 조정(shape-color morph)하는 경우와 (b)처럼 형태만 조정(shape-only morph)하는 경우로 구분했다. 그리고 피험자들은 이들 중 한 명과 게임 파트너가 되도록 했다.

 

실험 진행절차

 

피험자에게 제시한 파트너의 사진은 디지털 합성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로 (1) 첫 번째 집단은 자신과 닮은 사람의 얼굴을 제시했으며(닮은 정도 높은 집단. 피험자 자신의 얼굴(self)과 다른 사람(unknown)의 얼굴을 합성) (2) 두 번째 집단은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의 얼굴(non-self unknown)을 합성해 만든 사진을 제공했다. (닮은 정도 낮은 집단. 얼굴 형태만 합성(shape-only morph)한 경우와 얼굴 및 피부색 모두를 합성(shape-color morph)한 경우로 하였음)

 

각 피험자들은 총 16번 게임에 참여하게 했다. 이후 같이 게임에 참여한 가상의 인물에 대한 신뢰도(trusting) 평가를 했다. , 이익(sum)이 생겼을 때본인이 직접 수익을 분배하는지혹은파트너를 신뢰해 파트너에게 분배 임무를 맡기는지의 이 두 가지 행동 중 피험자가 어떤 방식을 택하는지를 통해 신뢰수준(trusting)을 측정한다. 상대방에게 맡기면 신뢰도 지수가 높은 것이다.

 

결과: 전체 피험자의 3분의 2가 외모유사성이 높은 사람에게 더 높은 신뢰감을 느낀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자신과 얼굴이 아주 많이 닮은 파트너와 게임을 한 피험자들은 전체의 3분의 2가 자신의 파트너에 대해 신뢰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반면 전혀 낯선 얼굴의 파트너와 게임을 한 피험자들 중에서 파트너를 신뢰한 사람들은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이 결과는본인 얼굴과의 유사성이 클수록 상대방에 대한 신뢰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무엇을 생각해볼 수 있는가?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사람에 대해 선호도와 신뢰도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수익 배분처럼 어려운 과제에 대해서도 외모유사성이 높은 사람을 선택하려 한다. 이처럼 유사성은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분석 연구

 

Lisa M. DeBruine(2002), “Facial resemblance enhances trust”,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of London,1307-1312.

. 이름 유사성: 이름만 비슷해도 호감을 느낄까?

 

만약 이름이나 생일같이 외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미묘한 유사성은 어떤 효과를 나타낼까? 예상컨대 외모뿐 아니라 이름과 같이 자신과 미묘하게 연관된 것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유사성효과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한 랜디 가너(Randy Garner) 2005년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름과 같은 작은 유사성이 호감도를 높여 자신의 부탁을 관철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탐구했다.

 

이름을 유사하게 만들고 설문지 작성을 요청하다.

 

가너는 이름 유사성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준비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편으로 설문지를 보내 설문지를 모두 작성한 다음 우편으로 다시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는 실험이었다. 피험자들은 모두 대학 교수로 선정했다. 60명의 대학 교수들에게 우편설문을 요청했는데 한 그룹(30)에게는 설문지를 받는 사람의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발신자로 했고 다른 한 그룹(30)에게는 설문지를 받는 사람의 이름과 전혀 다른 이름을 발신자로 했다. 예를 들어 이름이 비슷한 그룹에 할당된 피험자로버트 그리어에게는밥 그리거라는 사람이 설문지를 보낸 것처럼 만들었고, ‘신시아 존슨에게는신디 조핸슨이라는 이름으로 발송된 설문지를 받게 했다. 이처럼 이름의 일부분이 비슷한 발신자가 보낸 우편설문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살펴보는 게 이 연구의 핵심이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이름만 비슷해도 설문을 더 잘해준다.

 

<1>에서 알 수 있듯이 비슷한 이름의 발신자로부터 설문지를 받은 집단의 응답률이 다른 이름의 발신자부터 설문을 받은 집단의 응답률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 두 집단은 발신자와의 이름 유사성 외에는 아무런 차이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간단한 속성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선호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행동도 긍정적으로 발생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다음과 같다. 설문지에 답해 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실시, 그들이 어떤 이유에서 설문에 응했는지를 물었지만 발신자와 이름이 유사해서 설문에 응답했다고 말한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도울지 말지를 결정할 때 자신과의 유사성이 얼마나 미묘하면서도 강력한가를 알 수 있다.

 

작은 유사성을 만들어라. 그러면 부탁을 들어줄 확률은 증가한다.

 

가너는 이 연구를 통해 비슷한 이름이나 같은 생일처럼 피상적인 유사성이 뭔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껴져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그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로부터 이름뿐 아니라 고향, 모교, 신념과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비슷한 속성을 가진 사람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만약 주요한 고객을 만나러 간다면 무엇인가 유사한 점을 만들도록 노력해라. 상대방을 설득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이 연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이름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 유사성의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험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라 할 수 있다.

 

분석연구

 

Randy Garner(2005). “What’s In A Name? Persuasion Perhaps”.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15(2), 108-116.

 

.신념이 비슷하면 어려운 부탁도 기꺼이 들어준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닉슨은 유사성 효과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했다. 그가 재임하던 1970년대 초반은 베트남 전쟁의 한복판이었고 대규모 반전시위가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때였다. 영국의 럿거스대의 피터 수드필드(Peter Suedfield)는 신념 유사성이 부탁을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보기로 하고 실제 반전시위 현장을 실험장소로 택했다.

 

반전시위자들은 나름의 신념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신적인 연대감을 갖고 있을 것이며 처음 보는 시위대끼리도 서로에 대한 유대감을 갖기 쉬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건 매우 중요한 신념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처럼 반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같은 신념을 공유하고 있는 반전시위자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돼 도움을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 물론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가상의 실험보조자가 역할을 대행했다. 이들은 연구의 목적을 위해 반전 시위대와 같은 형태의 옷을 입고 수염을 길렀으며 닉슨에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반전 구호를 외쳤다. 당시의 반전 시위대는 히피문화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소 거칠고 자유로운 복장이 대세였다.

 

한편 다른 모습의 실험자도 다른 장소에서 동일한 도움을 요청하게 했다. 이 실험자는 다른 장소에서 말끔한 복장을 하고 있었고 수염은 없었으며 닉슨을 지지한다는 피켓을 들었다. 한마디로 외관상 전혀 히피문화를 공유하지 않은공무원같은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어려운 부탁을 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이 두 종류의 실험자들은 반전 시위대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서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각본대로 갑자기 아픈 연기를 시작했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매우 아픈 표정으로 고통을 호소했고 자신에게 도움을 베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실험 보조자는 자신의 친구가 갑자기 아파한다며 도움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2) 1단계에서 5단계까지 도움을 요청해 최종적으로 버스 요금을 달라는 부탁까지 이뤄지면 아픈 척하던 환자는 더 이상 몸이 아프지 않다고 하고 감사의 뜻을 표한 후 자리를 뜨게 된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같은 반전 시위대의 부탁은 어려워도 수용하려 한다.

 

이 실험은 같은 반전 시위대로 보이는 환자와 전쟁옹호자로 보이는 환자에 대한 어려운 도움을 테스트한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아픈 환자로 보이게 했지만 한 환자는 반전 시위대였고 한 환자는 전쟁옹호자였다. 반전 시위대 안에서 반전 시위에 동참한 사람이 아플 경우는 신념유사성이 매우 높은 조건이고 반전 시위대 안에서 전쟁옹호자로 보이는 사람이 아플 경우는 신념유사성이 매우 낮은 조건이다. 이 두 조건에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반전 시위대는 어떤 행동을 보였을까? 반전 시위대로 보이는 사람이 아플 경우는 5단계까지 모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1단계와 2단계의 경우엔 거의 모든 사람(1단계 100%, 2단계 99%)이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쟁옹호자로 보이는 환자에게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으며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도 현격히,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신념 유사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발견: 신념까지 같으면 상당한 수고도 기꺼이 지불한다.

 

이 연구는 단순하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결과를 보여준다. 앞에서 살펴본 연구들에서 알 수 있듯이 외모나 이름이 유사하면 선호도와 신뢰도가 증가한다. 여기에 신념까지 유사하면 상당한 수고까지 기꺼이 지불하려 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자신과 나이, 환경, 차림 등이 유사할 때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한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면 유사성을 높여야 한다.

 

분석연구

 

Peter Suedfeld, S, Bochner & D. Wnek(1972), “Helper-sufferer similarity and a specific request for help ; Bystander intervention during a peace demonstration”, 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 vol. 2

 

마케팅적 교훈

 

유사성 효과는 왜 나타날까? 내가 갖고 있는 속성이 반복되면 그건 사회적으로 더 많은 증거에 해당한다. 사회적으로 더 많은 증거는 대표성을 높여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사회적으로 앞서 있고 대표되는 존재가 되는 걸 좋아한다. 내가 반복적으로 증거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므로 나와 유사한 점이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신뢰하게 된다.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만약 나와 비슷한 속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내가 싫어한다면 곧 나를 싫어하는 것으로 확장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건 있을 수 없다. 자신을 싫어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갖고 있는 속성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을 싫어할 수 없다.

 

유사성 효과의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살펴보자. 대학 생활에서도 지방 출신은 지방 출신끼리 더 잘 모이고 취향이 같은 사람끼리 더 잘 모인다. 와인을 좋아하는 와인애호가들은 서로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하게 된다. 한 보험회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험영업사원과 소비자와의 유사성이 높을수록, 예를 들면 종교, 지역, 학력, 취미, 건강, 외모 등의 유사성이 높을수록 보험 가입 확률도 높았다. 누군가를 얻고 싶다면 그 사람과의 유사성을 찾아보길 바란다. 그 사람의 행동, 외모, 습관, 사고방식, 가치관, 운동, 말투나 몸짓을 살펴라. 유사성이 인지되면 그 사람을 얻게 될 확률은 확연히 증가한다.

 

마케팅적으로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한 접근부터 가능하다. 고객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선호도는 높아지게 된다. 산악자전거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에게 이런 말을 건넬 수 있다. “저도 주말에는 산악자전거를 탑니다. 이 제품은 기어변속이 매우 훌륭합니다. 저희 산악자전거 동아리에서강력 추천하는 제품입니다.” 아토피 크림을 고르는 주부에겐 이렇게 얘기를 꺼낼 수도 있다. “우리 아이가 아토피로 오래 고생했잖아요. 저도 마음 고생이 심했습니다. 그런데 이 크림으로 바꾸고 나니까 글쎄….” 고객과의 유사성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닫힌 문을 반쯤 열게 된다.

 

사람과 대화를 시작할 때 공통분모를 잘 찾는 사람이 성공한다. 타인과의 공통분모를 잘 찾는 사람은 유연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보여진다. 특히 고객을 만나는 사람이라면 유사성을 찾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고객끼리의 유사성을 활용하는 방법도 매우 유효하다.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의 모임인 HOG(Harley Owner Group)는 이런 측면에서 매우 놀라운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복장을 하고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다. 적어도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동안에는 서로에게 유사성의 상징으로 보이고자 행동한다. 이들은 강력한 유사성의 문화를 갖고 있다. 이들 간의 유대관계는 매우 높으며 그 안의 브랜드 선호와 신뢰지수 역시 매우 높다. 전 세계 모든 브랜드 담당자들이 부러워하는 모임이다. 모두 유사성의 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향후 마케팅의 중요한 이슈는 브랜드 팬클럽이다. 어떻게 하면 더 명확하고 잘 조직돼 있는 브랜드 팬클럽을 만드느냐다. 브랜드 팬클럽 구성의 지름길 중 하나가 유사성 효과를 가져가는 것이다. 소비자와 소비자,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인지된 유사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호의도, 신뢰도, 재구매율은 높아지게 된다. 더 복잡해지는 마케팅 환경에서 소비자와 소비자, 그리고 브랜드 간의 유사성을 높이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신병철 스핑클그룹 대표 bcshin03@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마케팅) 학위를 받았다. 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 브랜드 시너지 전략과 관련한 논문을 싣고 브랜드와 통찰에 대한 연구 및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저서로 <통찰의 기술> <브랜드 인사이트> <통찰모형 스핑클> 등이 있다.

 

 

Q. 고객과의 유사성을 찾아 효과를 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귀하의 사례를 bcshin03@naver.com으로 보내주십시오. 좋은 글을 써주시면 다음 글에 적극 참고하겠습니다.

 

 

 

  • 신병철 | - (현) 브릿지컨설팅 대표 (Brand Consulting Agency)
    - 숭실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2005~현재)
    - 고려대 경영대/경영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 외국어대학교 경영대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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