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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k Management

해외서 실종? 걱정마세요, 실시간 위치추적중!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지난 6월 페루에서 한국인 8명을 포함한 14명을 태운 헬기가 추락,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물론 해외 자원 개발은 많은 위험을 수반하는 업무다. 하지만 해당 기업 또는 조직의 노력 여하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반짝 관심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경영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출장 사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경영진의 높은 관심이 요구된다.

 

사례 1

2007 727일 늦은 저녁, 중국 항저우에서 국내 A 기업 출장자 3인이 탄 차가 움푹 패인 도로를 지나다 차의 뒷바퀴가 터지면서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중 1명이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불명이 됐고 2명도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중국 공안을 통해 인근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사소통 문제, 낙후된 병원 시설 때문에 응급처치밖에 할 수 없었다. 수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설상가상으로 서울 본사 직원들은 이미 퇴근해 곧바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행히 일행이 가지고 있던 인터내셔널SOS 회원카드의 비상연락처를 통해 인터내셔널SOS 의료전문팀과 연결됐다. 인터내셔널SOS 의료전문팀은 현지와 서울에 있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환자 상태를 확인했고 환자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에어 앰뷸런스를 통해 국내로 이동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했다. 환자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후송돼 수술을 받고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의료사고 Case1 )

 

사례 2

2011년 초 바레인, 이집트를 시작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중동 지역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건설업체 B사는 인터내셔널SOS사의 필라델피아, 파리, 베이징 및 두바이 알람센터팀의 협조를 얻어 리비아 사태 관련 위기관리팀을 조직했다. 수일 내로 리비아 내전이 일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팀은 곧바로 출장자 관리 프로그램인 Travel Tracker를 통해 당시 트리폴리, 벵가지 및 남부 유전 지역에 나가 있는 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98명의 위치를 파악했다. 임직원을 돕기 위해 인터내셔널SOS사는 현지 전문가를 통해 트리폴리 내 물류 및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를 파악했고 트리폴리발 비행기를 운영하는 항공사인 에어몰타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직원 이송을 위한 좌석을 확보했다. 현지 직원들에게는 안전하면 즉시 공항으로 오고 외곽 지역에 있는 직원은 가능한 대피 수단이 마련될 때까지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B사는 트리폴리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몰타에 위기지원팀을 구성, 항공편과 여객선으로 탈출하는 직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몰타 공항 및 몰타항 등에 리셉션 팀을 파견했다. 런던에서 출발한 인터내셔널SOS 전세기와 상용기를 통해 트리폴리 공항에서 세관, 탑승 수속 등을 긴밀하게 진행, 224일 성공적으로 안전지역으로 이송을 완료했다. 리비아의 보안 및 교통, 물류 서비스 제공업체들뿐 아니라 몰타 정부의 세관, 이민국, 의료 당국 및 에어 몰타, 적십자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직원들은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보안사고 Case)

 


2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출장자나 해외 주재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전체 임직원 수가 16만 명이 넘는 삼성전자는 판매, 생산법인 및 연구소를 포함한 해외거점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국내 사업장의 두 배를 넘는다. 삼성은 핵심 글로벌 전략 중 하나인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80여 개 국에서 4400여 명의 해외전문가를 양성했는데 2000년 이후에는 파견 지역이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북유럽 등 신흥국 중심으로 바뀌었다. 지역전문가들은 담당 지역의 인맥 정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지역의 뒷골목 정보까지도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전략이 확산되면서 기업 임직원들은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진,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의 피해와 규모가 커지면서 재해와 재난이뉴노멀(New Normal)’로 부상하고 있어 해외 파견 직원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무리한 출장 일정으로 인한 건강악화, 이동 시 교통사고 등 흔히 일어나는 사고뿐 아니라 위험 지역에서의 갑작스런 폭동이나 폭탄 테러로 인한 피해, 인질, 납치 및 쓰나미나 해상 안전 사고와 같은 자연재해 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2007년 해외에서 한국 근로자 피랍사건이 생기면서 정부는 위험지역에 진출한 기업 및 근로자에 대한 안전대책 지원업무를 총괄하는정부합동 해외진출기업 안전지원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재외국민보호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외교통상부에서도영사콜센터(www.0404.go.kr)’와 같이 해외안전여행 시 사건사고 예방홍보 및 대응지원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월평균 50만 명 이상의 해외 여행자에 대한 대규모 서비스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실제 사건사고로 인한 충격과 영향 최소화를 능동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사후처리 관점에서 피해 비용정산 및 보험금 지급이 중심이 되는 현실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 나가 있는 임직원 개개인에 대한 안전을 위해 조치와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전적으로 해당 기업의 몫으로 남아 있다.

 

 

 

 

 



해외 출장자 관리 현실과 문제점

아직 발생하지도 않는 일에 대비해 연간 수억 원의 비용을 내느니 사고가 나면 수억 원의 비용을 내고 앰뷸런스 비행기를 쓰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한국 기업이 많다. 안전불감증 기업들의 전형적인 반응 몇 가지를 제시한다.

 

● 중대한 인사사고가 아니면 해외 현지 법인 또는 사무소에서 최대한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고 이를 별도로 본사에 보고하지 않는다.

→ 본사로서는 사고 발생에 관한 종합적인 현황을 알기가 어려워 결과적으로 대응방법 또는 예방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모색하거나 향상시킬 계기를 만들 수 없다.

 

● 해외주재원들은 현지 전문가일 뿐인데 이들에게 자신의 가족은 물론 주재 국가로 출장을 가는 본사 임직원의 안전관리 책임까지 지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해외주재원은 현지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가들이지 의료나 보안전문가가 아니다. 이들에게 현지 비상 상황 대응을 위한 준비까지 맡기는 것은 전형적인 무사안일주의다.

 

●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현지 병원의 수배 및 관련 조치들을 대부분 현지 주재원들에게 맡기는데 이는 주재원들에게 부당하거나 과도한 업무다. 또 사고로 피해를 본 뒤 비효율적인 대응으로 인해 다시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분쟁지역 등 위험지역에서 의료기관의 서비스 수준이나 품질에 대한 판단이 비전문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문제다. 의료시설의 외관, 규모(병원침대 수와 같은), 입원하고 있는 환자 수준 등의 기준으로만 대부분 판단(예를 들어, 현지 대사관에서 사용하는 병원이니 믿을 만하다 등)을 한다. 그러나 감염관리, 수혈을 위한 혈액관리, 전문의 치료, 수술 가능 수준 등 전문적인 수준의 사전 확인을 하지 않으면 유사시 아무리 신속하게 지역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옮긴다 하더라도 치료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 환자 후송 때 운송 전문업체를 수배, 상황발생 시 건별로 일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 환자를 항공기로 옮기는 것이 적합한지 여부를 현지 의료기관의 주치의(주치의의 의료 수준도 모르는 상태에서)의 판단에 맡기게 되고 수송담당 회사는 요청받은 수송만을 시행하면 되기 때문에 상황 전반에 대한 이해 없이 수동적인 서비스 제공에 그치게 된다. 전반적 상황을 살펴보고 국제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이해하는 의학전문가의 객관적 소견을 종합해 보다 나은 결정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안전망이 절실하다.

 

 



Duty of Care,

해외 출장자 안전관리의 실질적 방안은?

해외 출장자, 주재원의 사건,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 차원에서도 전문가, 전문기관의 협조를 얻어 체계적인 사전 대비를 포함하는 리스크 관리를 한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준비-추적-정보-조언-대응의 다섯 가지 안전관리 방안을 통해 선제적인 대비 활동뿐 아니라 사건, 사고 발생 시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그림3)

 

Phase I (준비) 국가별 의료 및 보안 정보 제공

● 주재국에 대한 의료 및 보안 수준 (5단계) 정보

● 의료와 보안 인프라 및 국가 개요

● 주의해야 할 질병 및 예방접종 정보

● 주의해야 할 보안 사건 정보 및 행동조언

● 의료(Medical) 정보 예시: 상주/여행국가의 의료정보, 해당 국가의 예방접종 정보, 음식 및 식수 관련 주의사항, 건강관리의 기본 정보, 응급 연락 전화번호 등

● 보안(Security) 정보 예시: 여행국가의 보안 관련 정보, 여행국가 여행 배경정보, 테러리즘 및 폭력 범죄, 자연재해 정보, 안전 운전 정보, 해당 국 기본 법규 관련 정보 등

● 여행(Travel) 정보 예시: 여행국가의 전력 및 플러그, 통화 및 환율정보, 기본 문화 관련 정보, 대사관 정보, /출국 시 필요 정보 등

 

 

Phase II (추적) 임직원 위치 추적 체계 가동

Travel Locator (Database/Tracking System) - 국가, 지역별 출장자 현황

● 출장자 목적지 및 여정 상세

● 현지 경보 상황

● 비행편, 호텔 및 자동차 렌털 정보 등

 

 

Phase III (정보) 각국 의료 및 보안 정보 알림(그림4)

e메일, 스마트폰 등을 활용, 정기적으로 해당 출장, 주재지 의료 및 보안정보 최신뉴스, 긴급사태 시 구체적 권고안내 정보(E-mail Alerts, Medical Alerts, Security Alerts)

● 대형 사건 발생 시 전용 웹사이트 및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 전문 정보 및 조언 제공

 

 

Phase IV (조언) 의료, 보안 상담 및 조언

● 질병 및 사고 등 의료 상황 발생, 혹은 신변에 위협이 될 만한 보안 상황 발생 시 실시간에 준하는 상담 및 조언 제공

● 증상에 맞는 응급 조치 및 병원 내원 여부, 병원 선택 등 조언

● 보안 상황 시 행동 요령 및 대피 장소 정보 안내

24시간 의사 및 보안 전문가와의 상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

 

 

Phase V (대응) 보안, 의료 상황 발생 시 대응 지원

(의료 상황 발생 시) 현지 병원 추천 및 예약 진료, 통역, 환자상태 모니터링, 병원비 지불보증, 항공 의료 이송, 에스코트 의료진, 에어 앰뷸런스 지원, 환자 동반 보호자 항공권 및 숙소예약/미성년 자녀 본국 송환 지원, 유해송환 등

(보안상황 발생 시) 내란, 소요사태, 반란, 폭동 등으로 현지 정부의 통제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임직원의 신변에 위협이 되는 상황 - 본사 위기 관리팀을 구성, 현지 보안 전문가/업체 도움으로 상황 분석 (현지에 보안 전문가 파견해 정보 수집 및 상황 예측, 긴급 보안 사태 발생 시 이송계획 수립 및 정보 업데이트), 긴급 상황 시 인근 안전한 국가로 항공, 해상 이송을 지원

 



국내 모 기업 경영진이 2009년 정치 상황이 불안했던 중동의 한 국가를 방문해 방탄복을 구해 입고 파괴된 정유지역을 돌아본 것에 대해방탄복 투혼이라며 기업가 정신을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이 최근 기사화됐다. 일본과 미국 기업인들은 다들 공항지역에 머물다가 돌아갔다. 당시는 보험사들이 출장자 보험도 들어 주지 않을 정도로 매우 위험했지만 그러한 행동이 그 나라 정부 관계자의 마음을 움직여 이후 사업 수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요즘엔 상상하기 힘든 대단한 일이라는 익명의 재계 관계자의 말도 인용했다. 다행히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안전 의식이 높은 해외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의료 및 보안, 오지에서의 질병과 사고에 대한 대처를 위해 기업들은 비상시 대응 계획을 수립해놓고 충분한 임직원 대상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후진국일수록 인근 지역 기관의 의료 수준을 세밀히 확인해둬야 한다. 또 선진 의료 시설을 보유한 가까운 나라나 본국으로의 이송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육상 및 항공 앰뷸런스, 동반 의료진, 의료 장비와 약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미리 계획해 두면 좋다. 선진 기업에서는 기업의 보안을 담당하는 Corporate Security Office(CSO) 조직이 유관부서와의 유기적인 협조와 의사결정을 통해 이러한 활동을 주도한다. 해외 출장자나 파견 근로자들이 건강 또는 보안 문제가 생겼을 때 전 세계 어디에서나 365 24시간 한국어를 비롯한 다중 언어로 전문 의료 상담과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전문업체의 활용도 필요하다. 실제로 많은 개별 회사가 이러한 활동을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의료 및 보안 인력을 갖춘 글로벌 전문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3
기업에 가장 소중한 자원은임직원이다. 해외 파견, 출장 임직원을 위한 철저한 안전관리와 위기관리체계 마련은 생산성 제고와 직결되고 더 나아가서는 기업 이미지 개선과 대응역량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813일 폐막한 런던올림픽의 최대 과제는안전이었다. 개최 측은 런던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안전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업무연속성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제공하는 등 영국 정부와 조직위원회(LOCOG)가 다각적으로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치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의 축제인 ‘mega sport event’에 기업 마케팅과 홍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참가한 바 있다. 앞으로 치러질 2014년 러시아 소치 겨울 올림픽, 2016년 브라질 리오 여름 올림픽 등 국제 행사 등에 기업의 참여는 더 커질 것이지만, 많은 해외 출장자들에 대한 안전 문제를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할지 걱정된다.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대비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기존의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종기 딜로이트 기업리스크자문본부 이사 jongkiyoo@deloitte.com

필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 조사역을 거쳐 IBM에서 전략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딜로이트에서 기업 리스크관리와 위기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담당하며 국내 주요 기업을 자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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