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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교수의 경영 거장 탐구

Catch Me If You Can 전략: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바꾼 비결

신동엽 | 91호 (2011년 10월 Issue 2)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꾼 CEO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당대 최고의 CEO라는 평가를 받았다. 필자는 단순히 당대 최고의 CEO라는 수식어로는 부족하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다. 잡스가 헨리 포드와 더불어 19세기 후반 본격적으로 시작된 현대 기업사 100여 년을 통틀어 단연 최고의 CEO 두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이 이끈 기업은 인류 전체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은 놀라운 업적을 성취했다.

 

많은 수익을 창출하며 기업을 크게 성장시킨 CEO는 많다. 그러나 인류의 삶과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CEO는 얼마나 될까? 포드와 잡스 두 사람은 그런 기적적인 일을 해냈다고 자타가 인정한다. 잡스는 포드가 이룬 경영의 유산을 딛고 이 세상을 포드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경지로 이끌었다.

 

포드와 잡스 이전과 이후의 세상

포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전 세계 모든 산업은 급증하는 수요를 대느라 허덕거렸다. 공급 역량이 턱없이 부족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포드는 1908년 하이랜드파크(Highland Park)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활용한 포디즘 생산방식을 개발해 불과 몇 년 사이에 인류의 생산성을 수십 배로 증대시켰다. 이로써 대량 생산-대량 소비로 대표되는 현대 산업사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 포드가 개발한 혁신적 기업경영 방식은 인류를 상품과 물자의 부족으로부터 해방시켰다. 포드의 대량 생산 혁신을 기점으로 인류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물질적 풍요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로부터 약 70년 후인 1976년 스무 살 남짓의 스티브 잡스는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S. Wozniak)과 함께 허름한 차고에서 역사상 가장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인 애플을 설립한다. 잡스는 최초의 대량 생산 PC ‘Apple I’ ‘Apple Ⅱ’를 잇달아 내놓았다. 큰 방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한 크기와 비싼 가격 때문에 개인은 물론 웬만한 중소기업도 가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대형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대의 조종이 울린 것이다. 잡스는 PC시대를 열어 정보화 사회의 서막을 알렸다.

 

“여덟 살짜리 어린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누구나 부담이 없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싸며, 어디나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은 컴퓨터를 만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인류를 특정 공간이나 시간, 조직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해방시켜서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

 

당시 잡스가 가진 비전이다. 이 일관된 비전이 최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이어졌고 이들 제품의 대부분이 성공했다. 즉 잡스 이전의 세상과 잡스 이후의 세상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이것이 잡스를 혁명가, 이단아, 비저너리(visionary) 등으로 부르는 이유다. 포드와 잡스는 기업을 크게 성장시킨 일반적인 일류 CEO들과는 근본적으로 격이 다르다.

 

잡스, 21세기형 창조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소비자의 입장을 떠나 경영 전문가의 관점에서 볼 때 스티브 잡스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포드가 개척한 20세기 산업사회형 경영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완전히 새로운 21세기형 창조경영 패러다임이다. 포드는 20세기 초 포디즘 혁신을 통해 100년 가까이 전 세계 기업들의 경영방식을 주도할 산업사회형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포드식 경영 패러다임의 핵심 원칙은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효율성 경쟁, 치밀한 계획과 통제를 통한 오퍼레이션 관리, 시스템 경쟁 등이었다. 그 후 20세기 100년간 등장한 수많은 세계적 초우량 기업들의 경영방식은 대부분이 본질적으로는 포디즘을 수정하거나 변형한 수준이었다.

 

잡스가 1997년에 잠시 떠났던 애플에 복귀한 후 21세기에 선보인 경영방식은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우위 유지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남보다 먼저, 그것도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이었다. 이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어떤 기업의 경영방식과도 근본적으로 다른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잡스가 개척한 새로운 경영방식은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극도로 불안정하고 급변하며,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인 21세기 초경쟁 환경이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잡스와 애플이 선도하고 구글, 페이스북, 픽사, IDEO, 시스코, 아마존 등 21세기형 리딩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21세기형 경영 패러다임은 창조경영 혹은 상시 창조적 혁신 경영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필자는 그 핵심을상시 창조적 혁신 레이스(constant creative innovation race)’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지속적 경쟁우위 추구 방식이라고 본다.

 

잡스가 창시한 21세기형 창조경영 패러다임의 진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지속적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의 관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현대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가 아니다. 일시적으로 경쟁우위를 가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른 기업들이 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하면 되는데, 그것은 경쟁우위가 차이에서 오기 때문이다. 즉 다른 기업들과 뭔가 다른 점이 있고 그것이 성과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때 경쟁우위가 발생한다. 따라서 다른 기업들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절대 경쟁우위를 가질 수 없다. 경쟁자보다 우월한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전략이나 조직, 역량 등 경영의 모든 차원에서 항상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더라도 다른 기업들이 금방 따라잡아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실제로 수많은 기업들이 남들이 하지 않는 시도를 해서반짝 경쟁우위를 보이다가 금방 수그러들고 만다. 이들이 보였던 그 경쟁우위가 일시적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테헤란로를 가득 메우며 기세등등했던 수많은 벤처기업 가운데 현재 살아남은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불과 10여 년 만에 이들이 가졌던 경쟁우위가 사라져버렸다.

 

따라서 기업들은 경쟁자들이 쉽게 따라잡아서 단기간에 사라져버릴 단순한 경쟁우위보다는 남들이 따라오려고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지속적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를 추구한다. 전략경영의 자원기반관점(resource-based view)에서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려면 그 전략적 자원이나 역량이 모방 불가능해야(inimitable) 한다고 강조한다. ,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원이나 역량이 경쟁우위의 원천이어야 그 우위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21세기에 접어들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서 선보인 지속적 경쟁우위 추구 전략은 이와 전혀 다르다. 잡스와 애플은 경쟁자들의 모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을 막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대신 잡스는 새로운 상품이나 사업, 시장, 가치 등을 끊임없이 창조해 새로운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전략으로 대응했다. 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기업은 누군가에게 덜미를 잡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초원의 풀을 찾아 유목민이 끊임없이 이동하듯 새로운 지평을 열며 옮겨 다니는 기업은 쉽게 따라잡기 어렵다.

Catch me if you can!’ 혁신 레이스

잡스가 창시한 이 새로운 지속적 경쟁우위 추구 전략은 마치 상대에게너희가 아무리 나를 따라잡으려 해도 나는 계속해서 너희들이 꿈도 못 꿀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멀리 앞서 나갈 것이다. 나를 잡을 수 있으면 한번 잡아봐라(Catch me if you can)!”라고 자신만만하게 대놓고 선언하는 접근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20세기형 지속적 경쟁우위 추구 전략과 비교해보면 잡스와 애플의 이런 창조적 혁신 레이스 전략이 얼마나 획기적인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20세기 대량 생산 시대의 경쟁우위의 핵심 원천은 규모의 경제이므로 어떤 상품이나 사업이 출시되면 그 라이프 사이클을 최대한 길게 연장해야 한다. 또 기존 시장도 경쟁자들이 잠식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방어해서 독과점 체제를 유지 확장하는 게 지속적 경쟁우위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경쟁의 기준이 누가 같은 물건을 더 싸고 품질 좋게 만드느냐였으므로 어떤 상품이나 사업에 진입하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빠르면 시행착오의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기업들의 시행착오를 충분히 관찰하고 학습한 뒤에 효율적 대량 생산 시스템과 시장지배력을 내세워 시장의 선호도가 확실한 물건을 더 싸고 더 좋게 만드는세컨드 무버(fast second) 전략이 통했다.

 

잡스가 개척한 21세기형 창조경영은 이와는 정반대다.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상품이나 가치를 계속해서 남보다 먼저 만들어 지속적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것으로 20세기 산업사회형 경영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21세기형 창조경영에서의 경쟁은 누가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혁신을 먼저 하느냐가 관건인 혁신 레이스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기존 상품이나 사업의 라이프 사이클을 최대한 오래 연장하는 기업이 경쟁우위를 가졌던 20세기형 경쟁과는 달리 누가 그 라이프 사이클을 최대한 빨리 줄일 수 있느냐가 승부처가 된다. 이를 위해 라이프 사이클 곡선이 아직 피크에서 도달하지 않은, 성장하는 상품을 스스로 죽이고 훨씬 우월한 새로운 가치혁신을 담은 후속 상품을 시장에 조기에 투입하는 일을 반복하는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전략이 시도된다.

 

또 시장 진입 타이밍도 안전한 세컨드 무버가 선호되던 20세기와 다르다. 잠시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21세기 환경에서는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상품이나 가치를 최초로 개발한창조적 퍼스트 무버(first mover)’ 2등이 따라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일을 반복하는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의 경쟁이다. 당연히 최초가 월등히 유리하다. 바로 이것이 잡스와 애플이 제시한 21세기형 경영 패러다임을 창조경영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지배력에 있어서도 기존 시장에 경쟁자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던 20세기형 독과점 우위 전략과 정반대로 21세기의 시장지배자는 창조적 혁신을 통해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공간을 계속 창조해가며 자유롭게 옮겨 다니면서 일시적 독점에서 오는 경쟁우위를 반복하는 역동적인 이동독점 전략을 활용하게 된다. 즉 잡스와 애플이 개발한 21세기형 지속적 경쟁우위 창출 전략은 기존 시장에서 남들이 보유하고 있던 경제적 가치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기 소유로 빼앗아 오는가치이동(value capturing)’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계속해서 만드는 데서 오는가치창조(value creation)’인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 사이클을 보면나를 잡을 수 있으면 한번 잡아봐라(Catch me if you can!)’는 식의 상시 창조적 혁신 레이스를 통한 지속적 경쟁우위 전략을 명확히 관찰할 수 있다. 2001년 출시된 아이팟은 21세기형 창조적 혁신 레이스의 신호탄이 됐다. 애플은 우리나라 레인콤의 아이리버나 삼성전자의 옙 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아이튠즈 등 관련 생태계의 경쟁력을 활용해서 이 시장을 차지했다. 처음에는 우리 기업들이 곧 반격해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잡스는 아이팟 클래식이 나온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매출이 증가하고 있을 때 전혀 다른 후속 모델들인 아이팟 나노, 아이팟 터치 등을 계속 선보였다. 이들 개별 아이팟 제품군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차세대 제품을 조기에 시장에 진입시켰다. 첫선을 보인 지 10년이 지난 현재 모든 아이팟 모델들에서 출시된 제품이 20여 세대에 이를 정도다. 자신들이 점령한 시장에 머물러 지키기보다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간 것이다. 경쟁자가 보기엔 아이팟을 보고 얼른 따라갔더니 이미 딴 데로 옮겨가고 없는 형국이다.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타깃을 따라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잡스는 아이팟 내부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으로 옮겨 다니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버린 아이폰, 그리고 미래형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등을 쉴새 없이 시장에 소개했다. 애플은 조만간 TV시장을 엄청난 충격으로 몰고 갈 게 분명한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TV인 아이TV와 이미 그 개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아이카드를 출시하는 등 새롭고 혁신적 상품군을 끊임없이 소개하는 창조적 혁신 레이스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21세기형 지속적 경쟁우위 추구 전략은 잡스를 글로벌 경영계의 전설로 만들었다. 막강한 창조적 혁신 역량에 기반한 애플의 이런 자신만만한 정면 승부수에 경쟁자들은 뻔히 알고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 잡스 시대의 애플과 한국 기업의 도전: 잡스의 게임을 지배하라!

잡스가 없는 애플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필자에게는 문제의 징조가 벌써 보인다.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대상으로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하자 삼성은 새로 출시된 아이폰4S에 대해 기술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의 글로벌 1, 2위 기업 간 송사는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 특허전쟁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다. 두 기업 모두 도가 지나쳤다는 평도 있고 법정싸움을 먼저 시작한 애플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필자는 어느 쪽이 잘하고 못했는지보다는 이 특허전쟁이 상징하는 애플의 전략 수정에 더 눈길이 간다.

 

단적으로 필자는 애플의 특허소송 제기를 보고 드디어 삼성전자가 애플을 넘어설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이런 법정싸움의 전개가 애플이 자신들이 개발하고 선도해온상시 창조적 혁신 레이스라는 21세기적인 지속적 경쟁우위 추구 전략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 나를 따라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라고 자신만만하게 외치며 끊임없이 새로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던 잡스 전성기의 애플이 아니라 마치 삼성전자가 자신을 바짝 따라오는 것에 짜증을 내고 불안해하며 자신이 개척한 시장을 지키려고 안달하는 20세기형 기업의 모습이 더 연상되기 때문이다. 잡스의 퇴진이 애플의 창조적 혁신역량에 상당한 타격을 줘 주춤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잡스 없는 애플의 행로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도포스트 잡스시대의 애플에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과거처럼 창조적 퍼스트 무버들을 뒤따라가며 그들이 창조한 새로운 상품을 좀 더 좋고, 좀 더 싸게 만드는 데 집중하던 전통적인 20세기형 패스트 세컨드(fast second) 전략을 고수해서는 결코 애플, 구글 등 막강한 21세기형 기업들을 추월할 수 없다. 방법은 오로지 잡스가 창시한 21세기형 상시 창조적 혁신 레이스를 우리가 지배해버리는 것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는 21세기형 상시 창조적 혁신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많은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 최근의 세계적 한류 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인들은 세계 최고의 창조적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애플과 더불어 대표적인 21세기형 기업인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에 세계 최초로 선보인아이 러브 스쿨이나 싸이월드 등을 상당 부분 모방한 것이다. 잡스의 후계자인 팀 쿡도아이폰은 한국이 버린 기술과 아이디어들을 재조합한 것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창조적 상상력은 출중하다. 또 성격이 급한 게 한국인의 단점이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이는 창조적 혁신 레이스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속도를 체질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강점들을 최대한 활용해 잡스와 애플이 창시한 21세기형 상시 창조적 혁신 게임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21세기를 지배할 제2의 잡스, 2의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dshin@yonsei.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조직 이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직 이론 분야의 세계 최고 학술지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등 저명한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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