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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창조하는 기업

박건현 | 82호 (2011년 6월 Issue 1)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스스로를 서비스기업이라고 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품의 질, 기술, 가격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자 고객 서비스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내려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고객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런데 고객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많은 고객들이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업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기업들이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는데도 고객들은 왜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현대 기업들이 풀어야할 ‘서비스 패러독스(service paradox)’라고 할 수 있다.
 
원인은 다양하다. 고객이 기업을 평가하고,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고, 고객 불만의 확산 속도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기업들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은 고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value)와 기업 관리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공급자의 관점에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지만, 정작 고객들은 이런 서비스에 특별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고객들의 정서적 만족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조직 내부 부서 간 소통 격차가 큰 데도 원인이 있다. 기업의 서비스나 마케팅 부서에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천 방안을 내놓지만 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런 방안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런데 새로운 서비스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매뉴얼을 만든다고 해서 고객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나아지고,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관리자가 직접 현장에서 고객, 사원들과 소통하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조치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또 현장에서 일하는 사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해야 한다. 사원이 즐거워야 고객뿐 아니라 협력회사도 즐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 방향으로 전진해 성공하는 조직이 될 수 있다.
 
기업 대표의 역할도 중요하다. 내부 고객인 사원들이 웃을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일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 내부 고객인 사원과 협력회사는 물론 고객이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서비스 패러독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 들리는 일도 실행에 옮기려면 어렵다. 전사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꾸준히 실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그런 회사는 “고객의 행복을 창조하는 회사”일 것이다. 신세계가 ‘고객행복 백화점’을 지향하는 이유다. 백화점 직원이라면 고객과 협력회사의 만족과 기쁨을 위해 행동하는 ‘진실된 배우’가 돼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박건현 ㈜신세계 대표 hyun.g.p@shinsegae.com
 
필자는
대구 계성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신세계 전략기획실 운영부장, 영등포점장, 마케팅실장, 광주 신세계점장, 죽전점장, 본점장, 센텀시티점장 등 주요 부서를 거친 마케팅과 영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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