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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면 전략을 다시 짜라

35단어로 회사의 전략을 말하라

데이비드 J. 콜리스(David J Collis),마이클 G. 룩스태드 | 7호 (2008년 4월 Issue 2)
데이비드 J. 콜리스, 마이클 G. 룩스태드
번역 발렌티나 한 balinjap@hotmail.com
 
당신은 자사의 전략을 35개 단어 이하로 요약해서 말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동료들도 같은 방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가?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극소수 임원만이 이 간단한 질문에 솔직하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임원이 일하고 있는 기업은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위치에 올라 있기도 하다. 그 일례로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주식중개 업체인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를 들 수 있다. 필자 중 한 명이 10년 이상 재직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중개업체로 지난 20년간 시장 점유율을 네 배로 늘렸다. 존스는 강세장과 약세장을 막론하고 꾸준히 ROI(투자수익률) 면에서 경쟁사를 능가했고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일하고 싶은 기업’ 목록에 항상 포함됐다. 약 3만7000명에 달하는 존스의 전직원이 자사의 간결한 ‘전략 선언문(strategy statement)’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해도 좋다. 존스는 “금융 관련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보수적 개인 투자자에게 전국에 걸쳐 있는 재무 상담사 네트워크를 통해 신뢰할 수 있고 편리한 개인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1만7000명의 재무 상담사를 보유한 기업(현재 1만여 명 보유)으로 2012년까지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역으로, 간단명료한 전략 선언문이 없는 기업은 전략 실행에 실패하거나 전략을 한번도 세워본 적이 없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놀랍게도 많은 조직과 임원들, 그리고 직원들이 자사와 특정 사업에 명확한 전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있다. 이런 기업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불만은 다음과 같다.
 
- 일을 시작해보려고 몇 달을 노력했는데 ‘전략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만둬야 했다. 그럼 일을 시작할 때 왜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안 한 것일까?
- 나는 내가 왜 이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책임자에게 여러 가지 다른 지시를 받았다.
- 우리가 왜 다시 이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것일까? 작년에 입찰에서 떨어지고 나서 이 계약을 따내는 데 시간을 소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생각했는데.
- 이 고객에게 가격을 할인 해줘야 하나? 낮은 가격에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계약하지 않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기업 경영자들은 자신이 멋진 표현을 사용해 만들어낸 전략이 실행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당혹스러워한다. 경영자들은 연간 예산 또는 전략계획 과정에 도출된 수많은 서류에 기술된 정책들이 경쟁에서 성공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모든 직원이 체화할 수 있고,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에 안내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전략 선언문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나의 주요 사업을 1만 개의 철심(iron filing· 한 개의 철심은 한 명의 직원을 나타냄)이라고 생각해보자. 종이 한 장 위에 철심을 들어다가 떨어뜨리면 철심들이 제각각 다른 방향을 가리킬 것이다. 이는 대단히 어지러운 상황이다. 1만 명의 똑똑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만드는 게 기업을 위해 바른 선택일 수 있지만 최종 결과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예를 들어 연구개발(R&D) 부서 엔지니어들은 ‘고객이 돈을 주고 사려 하지 않는(마케팅 부서 사람들이라면 이런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필수 기능을 담고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또 영업 부서는 고객에게 유행 기간이 짧은 맞춤형 상품을 팔고 있는데 제조 부서는 장기 생산계획에 맞춰 설계된 설비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자석을 이 철심더미 위로 통과시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철심들은 한 방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기 쉬운 전략 선언문은 사업 관련 행위들을 같은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것이다. 조직의 모든 직원이 내리는 개별적 의사 결정이 결과적으로 직원 각각에게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1만 명의 직원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좋은 전략 선언문이 포함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마이클 포터는 ‘전략이란 무엇인가?’(1996년 HBR 1112월호)라는 독창적 논문을 통해 전략적 선택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면서 전략의 특징을 개념적으로 규명했다. 그는 경쟁력 강화에 그다지 기여하지 않는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이란 개념을 전략과 구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임원 및 학생들과의 연구에서 포터의 논문이 특정 기업의 전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기본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영자 대부분이 전략 선언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실질적으로 알지 못하고, 전략 선언문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숨기고 싶은 작은 비밀(dirty little secret)’이다. 그러나 전략 선언문을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면 다음 두 가지 상황이 발생한다. 첫째, 경영자는 자신이 만들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극도로 명확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둘째, 전략의 핵심이 직원들에게 쉽게 전달되고 조직 구성원이 모두 쉽게 체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간단하게 실행된다.

   
전략 선언문(Strategy Statement)의 구성요소
본 논문에 크게 기여한 고(故) 마이클 G. 룩스태드는 좋은 전략 선언문의 3대 요소를 목표, 범위, 경쟁우위로 정의했고, 경영자는 이 세 가지를 아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요소들은 매우 단순하지만 사업이든 군대든 경쟁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모든 범위에 적용하기에 충분하다. 모든 전략은 그것이 달성하려는 결과를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르면 아무 길로나 가게 된다”는 격언은 이 상황을 매우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국가가 군사 행동으로 달성하려는 목표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희망을 어떻게 가질 수 있겠는가? 목표의 정의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지점과 시간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먼 장래에 미국 군대를 이라크에서 철수시키려는 전략과 2년 내에 미군을 미국으로 복귀시키는 전략에 큰 차이가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기업 대부분이 무한한 범위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사업의 범위와 영역(기업이 활동하는 분야)을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이 도전해 보지 않은 분야는 무엇인가? 요식업에 진출할 계획이라면 매장에서 직접 식사를 하는 서비스를 전문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포장 전문으로 할 것인가? 캐주얼 분위기로 할 것인가 아니면 고급 분위기로 할 것인가? 어떤 종류의 음식을 제공할 것인가? 프랑스 요리 또는 멕시코 요리? 어느 지역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 중서부 또는 동부 연안?
 
전략에서 위의 두 요소를 정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10년 내에 세계에서 가장 큰 햄버거 체인이 된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설명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할 사람이 있을까? 당신 기업의 경쟁우위는 전략의 핵심 요소다. 당신의 비즈니스를 특성화하거나 다른 경쟁자보다 더 낫게 하는 게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것은 당신이 만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수단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경쟁우위는 보완적 요소로 외적, 내적 의미를 모두 갖고 있다. 외적 의미는 대상 고객이 다른 상품이 아닌 자사의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내적 의미는 해당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내부 활동들이 결합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목표와 범위, 경쟁우위를 정의하려면 마이클 포터가 전략의 근본 요건 중 하나로 규정한 ‘트레이드 오프(trade-off,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는 교환 관계)’ 조건이 필요하다. 기업이 성장 또는 규모를 추구하면 수익성의 우선순위는 낮아진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기업이 기관 고객을 우선적으로 택하면 개인 고객은 무시하게 될 수도 있다. 낮은 가격에 우선적 가치를 두면 기업은 유행을 기반으로 한 경쟁을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경쟁우위가 규모의 경제에 기인한 것이라면 기업은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수 없다. 이런 ‘트레이드 오프’로 인해 각 기업은 전략적으로 구별된다.
 
목표 정의하기
전략의 첫 번째 구성요소는 대부분 기업들이 일정한 형식으로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형식은 대부분 잘못되어 있다. 기업들은 가치 또는 미션을 전략적 목표와 혼동한다. 예를 들어, 전략적 목표는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를 능가해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거나 기업이 활동하는 환경과 사회를 존중하면서 직원들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와 같은 상투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향후 5년 이상 사업을 이끌어 나갈 간단명료한 목표이다.(‘기업의 목표 체계’ 참조) 많은 기업이(모든 기업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궁극적 목표와 윤리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전략적 목표는 아니다.
 
미션은 해당 산업에 존재하는 근원적 동기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를 의미한다(예를 들어, 보험 회사의 미션은 소비자의 재정적 안전 제공이다). 그러나 미션은 현재 사업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전략적 목표처럼 유용하지는 않다. 비슷한 방식으로 기업은 직원들에게 명확한 윤리적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차이 존중, 환경 보호 등과 같은 원칙은 전략이 아니다. 원칙은 직원이 행동하는 방식(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을 보여주지만 기업이 해야 하는 일(해야 할 적합한 일)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동일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종종 동일한 미션을 갖는다(모든 보험 회사가 그들의 고객에게 재정적 안정을 제공하려 한다). 또 이들은 동일한 가치를 갖기도 한다. 이들은 “보험 분야에서 인정받는 리더”와 같이 부정확한 미래 목표인 비전도 동일하게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도 다른 기업과 동일한 전략적 목표를 갖지는 않는다. 기업의 전략이 다른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면 올바르지 않은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주주 가치 극대화가 기업의 목표라고 말하는 것은 언제나 매우 쉬운 일이다. 모든 전략은 어느 정도는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고안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목표가 향후 몇 년간 주주의 가치를 최적화 하는 데 더 적합한가(성장인가, 특정 범위까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인가,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인가)? 전략적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것이며, 시간이 정해진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수익을 내면서 성장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성장과 수익성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 영업 사원은 가격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설정할지 결정할 때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전략적 목표를 따르는 하부 목표가 있을 수 있고, 그 구조는 균형성과표(BSC)에 반영돼 개별 직원들의 책임하에 그 과정을 점검하게 된다. 그러나 향후 몇 년간 사업 활동을 이끌어갈 궁극적 목표는 항상 명확해야 한다.

   
목표 선택은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 보잉(Boeing)이 항공 업계의 가장 큰 기업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으로 주요 목표를 바꿨을 때 판매에서 제작에 이르는 전체 조직을 다시 설계해야 했다. 예를 들어 보잉은 모든 입찰에서 에어버스(Airbus)와 최후의 1센트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정책을 폐지했다. 또 비행기 수요가 가장 많던 연도에 생산하던 수준의 절반 이상을 생산 하도록 제조 설비를 유지하던 정책도 포기했다.
 
수년간 성장 대신 ‘수익 극대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던 한 기업은 ‘연간 최소 10%의 내부 성장’으로 기업 정책을 바꿨다. 이런 전략 변화로 인해 이 회사는 수익성 높은 핵심 고객에 치중하고 비용과 효율성을 집중 관리하던 방침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섭렵할 수 있는 상품 차별화로 전략의 초점을 바꿨다.
 
에드워드 존스(미국 증권사)에서 파트너(공동 경영자)들은 기업의 목표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한 파트너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파트너당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파트너는 “모든 재무 상담사가 파트너는 아니다. 따라서 파트너당 수익률 극대화는 함께 일하는 3만여 명의 직원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파트너는 “우리의 궁극적 고객은 의뢰인이다. 우리는 단지 파트너당 수익률만 걱정해서는 안 된다. 사실 우리는 고객을 위한 가치 극대화에서 시작해야 하고, 그 가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열띤 토론은 재무 상담사 수의 건전한 성장 목표를 설정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검토를 통해 선택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에드워드 존스는 85년 역사의 매 순간마다 의욕적인 성장 목표를 설정해 기업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상담사 일인당 장기적 수익률 향상과 시장 내 기업 고유 위치 확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기업의 유일한 수익 원천은 개인 재무 상담사다. 투자 은행과 같은 활동은 지원 기능에 머물며, 수익 창출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범위 정의하기
기업의 범위는 고객 또는 제공 상품, 지리적 위치, 수직적 통합이라는 세 가지 측면을 포함한다. 명확하게 정의된 기업의 범위는 매니저들이 어떤 활동에 집중해야 하고, 어떤 활동을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하지 말아야 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한다.
 
이 세 가지 면은 관련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경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이 회사는 매우 특정한 고객 유형의 수요에 부응하도록 설정됐다. 산업 내 다른 주식 브로커 업체와 달리 에드워드 존스는 전형적인 고객을 순가치 또는 순수익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인구통계학, 직업 또는 지출 습관으로 규정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고객의 심리로 규정한다. 에드워드 존스의 고객은 보수적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는 장기 투자자로 신뢰할 만한 상담사의 도움 없이는 중요한 재정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비즈니스 용어로 존스의 타깃 고객은 ‘스스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리인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기업의 범위는 특정 범위에서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설명하지는 않는다. 사실 범위는 실험과 시작을 장려한다. 그러나 모든 직원에게 경계를 명확히 알리기 위해 사업을 하지 않으려는 분야를 구체화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급자에게 거절당할 프로젝트에 긴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존스는 누가 고객이고 아닌지를 명확히 했기 때문에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 같은 초단기 투자자들을 고객으로 삼지 않았다. 존스는 인터넷 버블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도 온라인 거래를 도입하지 않았다(존스의 고객들은 여전히 온라인 거래를 할 수 없다). 다른 브로커 업체들은 온라인 거래를 도입할지 여부(도입한다면 전통적 상품이나 서비스를 해체하지 않는 가격과 포지션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쟁을 하느라 수백만 달러의 돈과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반면 존스는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있었기에 이 의사결정에 시간과 금전을 낭비하지 않았다.
 
비슷한 방식으로 에드워드 존스는 재무 상담사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고, 고객의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양도 불가능한 뮤추얼 펀드(pro-prietary mutual fund) 사업을 수직 통합하지 않았다. 또 이 회사는 자사 고객인 보수적 투자자를 위해 위험이 대단히 높은 초저가 주식과 IPO(기업상장) 주식, 상품(commodity)관련 주식, 또는 옵션 같은 상품은 제공하지 않는다. 그리고 존스는 도심 상업 지역에 사무실을 개설하지 않는다. 도심 사무실에서는 에드워드 존스가 추구하는 1 대 1 개인 상담을 위한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확장하지 말아야 할 방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기업은 잘하는 사업에 주력할 수 있었고, 단순화와 표준화, 심도 있는 경험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경쟁우위 정의하기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가 전략의 핵심임을 감안하면 이런 경쟁우위가 전략 선언문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명확히 하면 직원들이 전략의 성공적 실행에 기여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업의 경쟁우위를 완전히 정의하는 데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요소는 고객 가치다. 고객이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전략은 실패하게 돼있다. 자사의 가치를 다른 경쟁 기업의 가치와 비교할 수 있는 간단한 도표는 자사의 특징을 규명할 수 있는 쉬우면서도 유용한 방법이다(‘월마트의 가치’를 참고하라).
 
둘째 요소는 기업이 고객의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독특한 활동 또는 복합적 활동이다. 이는 마이클 포터가 전략을 다양한 기업 활동의 일관된 선택 과정이라고 정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포터가 ‘전략은 무엇인가?’에서 설명한 활동시스템 지도(activity-system map)가 활용되는 부분이다.
 
에드워드 존스의 활동시스템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식 중개(브로커리지)의 가치는 편리하고 믿을 만하며 개인적인 서비스와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다. 존스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사무실 한 곳에는 재무 상담사 한 명만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존스는 경쟁 기업에 비해 훨씬 많은 사무실(전국에 1만 곳)을 가지고 있다. 메릴린치에는 약 1만5000명의 브로커가 있지만 사무실은 1000개에 불과하다. 목표 고객들이 편의에 따라 방문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에드워드 존스는 쇼핑센터와 대도시 고층 빌딩이 있는 상업 지역보다는 교외와 농촌의 소매상점가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존스의 이런 선택은 다른 브로커 업체들의 활동과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어냈다. 존스는 지점 운영에 지침이나 지원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재무 상담사들은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업계에서도 예외적 존재이기 때문에 존스는 재무 상담사들을 다른 산업이나 업종에서 일하던 사람을 뽑아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했다.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탈바꿈한 2007년까지 존스는 폭넓게 분포하는 사무소들이 제공하는 자체 네트워크로 거래했다. 존스는 약 1만 개의 독립적 사무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과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업계 평균보다 약 50% 더 높다. 그러나 이 사무실들로 인해 재무 상담사들은 편안하고 믿을 만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와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업계에서 성공한 다른 기업들도 기업 특유의 가치와 이를 위한 독특한 활동 구성을 가지고 있다.
메릴린치(Merrill Lynch): 2007년 10월에 5년 임기를 마친 CEO 스탠 오닐(Stan O’Neal)은 ‘토털 메릴(Total Merrill)’이란 효율적 전략을 개발했다. 메릴린치의 가치는 25만 달러 이상의 유동 자산을 보유한 우량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재무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많은 브로커 업체가 우량 고객을 상대로 하는데 이들은 은퇴 전 자산 축적에 초점을 맞춘다. 메릴린치는 베이비 붐 세대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자산을 축적하는 비교적 단순한 단계에서 탈피해 은퇴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한층 복잡하고 위험이 높은 단계로 이동함에 따라 이들의 욕구가 변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재무 자산을 통합해 믿을 만한 재무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연금에서 장기 보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항에 대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고 여생 동안 수익을 최적화하기를 원한다. 메릴린치는 이런 유형의 고객에게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일관된 재정 계획을 제공하고 폭넓은 범위의 정교한 상품들을 제공한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은 여러 종류의 자산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연간 수익을 기반으로 돈이 완전히 고갈되는 시점을 예측하는 기법이다.
 
메릴린치가 대기업 중에서는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로 브로커들, 특히 신입 브로커들이 공인 인증 재무 상담사가 되도록 압력을 가하고, 내부 교육 기준을 높여서 공인 인증 시험을 준비하게 했다. 공인 인증 시험은 학사 학위 소지자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데 통합 재정 계획과 관련한 약 100개의 주제를 숙지해야 하기 때문에 ‘Series 7 License(미국 투자상담사 자격증)’보다 더 따기 어렵다. 둘째로 메릴린치는 모든 형태의 보험, 연금, 커버드 콜(covered call), 헤지 펀드, 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에드워드 존스의 경우 매우 제한된 투자 상품을 제공함). 수많은 상품이 기술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메릴린치는 고객과 대면하는 브로커를 지원할 상품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팀 메릴(Team Merrill)’ 조직은 에드워드 존스의 1인 상담사 사무실의 인사, 보상 정책과는 전혀 다르다. 메릴린치의 보상 시스템은 팀 구성원들이 이익을 나누는 형태다.
 
웰스파고(Wells Fargo): 웰스파고는 샌프란시스코의 은행으로 고객 1인당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소매 금융 고객에게 끼워 팔기 전술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며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웰스파고의 목표는 고객에게 1인당 최소 8개의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웰스파고 브로커리지 사업부의 목표는 최신 연차보고서에 명확히 진술된 바와 같이 고객의 재무 자산 점유율을 세 배로 높이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모기업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300만 명의 고객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모기지(mortgage, 주택 담보 대출)라는 특정 상품을 통해 이 은행과 관계를 시작했다. 웰스파고는 개인적(personal)이라기보다 개인화한(personalized)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에드워드 존스나 메릴린치와 다르다. 예를 들어, 웰스파고의 IT 시스템은 은행 직원이 고객의 제한된 정보(이름, 생일 등)를 파악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에드워드 존스와 메릴린치 브로커들이 고객과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LPL 파이낸셜: 보스턴, 샌디에고, 샬롯,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LPL파이낸셜도 특성 있는 기업이다. LPL은 브로커들(모든 브로커가 독립적인 재무 상담사로 LPL네트워크에 가입해서 활약하고 있음)이 상대하는 최종 소비자보다는 브로커들 자체를 고객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브로커들에게 맞춤형 솔루션과 높은 보수를 제공하도록 모든 기업 활동을 일관되게 조직했다. 기업 본사 직원들의 업무는 대부분 교육과 같은 서비스로 구성돼 있으며 브로커들은 이 서비스를 선택하고, 서비스마다 비용을 지불한다. 따라서 LPL파이낸셜의 본사 직원(브로커 1인당 0.2명)은 에드워드 존스(브로커 1인당 1.45명)에 비해 매우 적다. 낮은 간접비용으로 인해 LPL은 에드워드 존스나 메릴린치보다 높은 보수를 브로커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LPL이 선택한 고객인 브로커에게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예를 보면 차별화한 고객 가치 제안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기업이 수행하는 독특한 활동을 주의 깊게 서술하는 것이 기업 전략을 파악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명확해진다. 전략에 대한 상대적으로 간단한 서술은 다른 기업이 가지고 있지 않은 중요한 특성을 보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이 목표다. 목표가 전 직원의 체질로 바뀌었을 때 직원들은 그들의 일상적 활동이 기업의 전체적 성공에 기여하는 방법과 업무에서 직면하는 어려운 선택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략선언문 개발하기
그렇다면 기업은 전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첫 번째 단계는 큰 전략을 만드는 것으로 산업 내 상황을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 이 단계는 고객의 수요 자세히 이해, 고객 세분화, 기업이 선택한 고객 집단의 가치를 창출하는 독특한 방법의 규명 등을 포함한다. 또 경쟁 기업의 현재 전략 분석과 향후 전략 변화에 대한 예측도 필요하다. 이 과정은 데이비드 J. 콜리스와 신시아 A. 몽고메리가 (1995년 78월호)에 기고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쟁: 1990년대의 전략’에서 묘사한 바와 같이 핵심 역량 파악 연습이 아니라 자사와 경쟁기업의 역량과 자원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 전략 개발에 있어 창조적인 부분은 변화하는 외부 환경(기술, 산업 인구통계학, 규제 등과 같은 요소)을 감안해 경쟁기업이 하지 못하는 기업 고유의 역량과 고객의 수요를 결합하여 스윗스팟(sweet spot)을 찾는 것이다(‘전략적 스윗스팟’ 참조). 우리는 두세 가지의 매우 다른 특성을 지닌 전략 옵션을 개발하는 것이 스윗스팟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체인인 롱 존 실버(Long John Silver)의 임원들은 전략적 선택을 할 때 해산물 레스토랑인 ‘레드 랍스터(Red Lobster)’의 저가 버전으로 갈지, 아니면 해산물 업계의 맥도날드가 될지와 같은 전혀 다른 두 가지 대안을 고려했는데 이런 과정이 큰 도움이 됐다.
 
이들은 모든 전략을 조금씩 시도해봤고 이른 저녁식사 제공이나, 차에 탄 채 주문하는 서비스의 확대 같은 정책이 전략적으로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테이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경쟁은 더 큰 레스토랑과 많은 직원이 필요하고, 차에 탄 채로 주문하는 서비스는 넓은 주차장과 작은 점포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롱 존 실버는 생선을 주재료로 한 맥도날드가 되는 전략을 선택했고,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 차 안에서 주문이 가능한 작은 점포를 세웠다.
 
전략을 세우고 쉽게 전달할 수 있게끔 핵심을 포착해 전략 선언문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은 기업 내의 모든 분야와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참여해야 한다. 전략 선언문을 표현해내는 과정에는 고통이 따른다. 사실 이 과정이 전략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전략을 표현할 단어 한 개를 선택하는 데에도 뜨거운 논쟁을 거치면서 이를 통해 임원들은 진정으로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
 
마지막 결과물은 효과적 전략의 세 가지 요소를 반영한 간결한 문장이다. 전략 선언문은 전략의 뉘앙스를 설명하는 자세한 주석(발생 가능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하여)으로 추가 설명을 하고, 그 함축된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한다(‘오역의 소지 남기지 않기’ 참조).
 
전략 선언문을 기업 전체가 회람할 때 ‘가치 제안 차트(value proposition chart)’와 ‘활동시스템 지도(activity-system map)’가 첨부돼야 한다. 이 자료들은 전략의 버팀목이 되는 경쟁우위의 두 가지 측면을 간단히 보여준다.
 
전략 선언문의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35개 단어로 표현한 선언문이 기업의 성공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단어들은 행동을 이끌어낸다. 자사의 전략을 제대로 표현해내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단어를 선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면 조직의 장기적 재무성과는 향상될 것이다.
  

데이비드 J. 콜리스(dcollis@hbs.edu)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전략 전공 부교수이며 기업전략에 관한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 이 글의 주요 사례로 언급되는 에드워드 존스를 연구, 컨설팅 했으며 이 기업의 경영개발 프로그램에서 강의했다. 마이클 G. 룩스태드는 2006년 갑작스럽게 사망하기 전까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선임연구원으로 수년간 교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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