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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라토 실패하면 모두 양쯔강으로…” 비장한 현지 마케팅, 돌풍을 일으키다

류강석 | 78호 (2011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현대·기아차 인재개발원(마케팅 아카데미)과 함께 최신 글로벌 마케팅 사례를 연재합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 마케팅, 상품 관련 지식을 보유한 마케팅 아카데미는 주요 대학 경영학 교수들과 함께 내부 임직원 교육을 위해 글로벌 경영 사례를 개발했습니다. DBR은 이 가운데 독자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엄선해 시리즈로 전합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도전과 응전의 스토리를 통해 글로벌 경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현은경(23·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쎄라토 출시에 실패하면 우리 모두 양쯔강에서 만납시다.”

중국형 쎄라토 출시를 하루 앞둔 2005 8 17, 중국 상하이(上海)의 한 식당. 조용히 밥을 먹던 이형근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이하 DYK) 법인장(현재 기아차 부회장)이 꺼낸 한마디였다. 양쯔강의 의미를 잘 아는 직원들은 순간 긴장했고, 식사 자리에는 비장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양쯔강은 DYK의 판매법인이 있는 상하이와 현지 공장이 있는 옌청의 중간에 위치해있다. 상하이에서 옌청 공장에 가려면 양쯔강을 건널 수밖에 없다. 카니발과 옵티마의 실패에 이어 쎄라토마저 실패한다면 기아차의 중국 사업은 완전히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기아에 중국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었다. 이 법인장은쎄라토 런칭에 실패하면 양쯔강에 모여 빠져 죽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해보자란 말을 우회적으로 한 것이다.

1996년 옌청웨다기차와의 기술제휴를 시작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기아는 천리마의 성공으로 중국시장에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2004년 야심차게 도입한 카니발과 옵티마의 판매가 매우 부진해 시간이 지날수록 천리마의 명성마저 바래고 있었다. 이때 기아차의 중국 사업을 다시 일으킬 구원투수로 이형근 법인장이 부임했다. 신임 이 법인장에게는 두 가지 사명이 부여됐다. 가장 시급한 목표는 실패로 돌아간 중형차 사례를 거울 삼아 준중형에 해당되는 쎄라토를 성공적으로 출시시켜 DYK의 시장점유율을 반등시키는 것이었다. 또 쎄라토 출시를 계기로 DYK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차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함으로써 향후 출시될 상위 세그멘트 승용차 및 SUV 마케팅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했다.

실패하면 양쯔강에 빠져 죽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통한 것일까. 2005 8월 중국시장에 선보인 쎄라토는 출시 이후 잇따라 판매 신기록을 수립하며 카니발과 옵티마의 부진을 깨끗이 씻어냈다. ‘값싼 차를 판매하는 저가차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세련되고 젊음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느낌을 전달하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전 세계 모든 자동차회사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당당하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중국시장에서 쎄라토의 성공적인 출시 사례를 마케팅 관점에서 집중 분석했다.

천리마의 성공

1996 10, 기아차는 중국 현지의 옌청웨다기차와프라이드에 대한 기술제휴 계약을 통해 중국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프라이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기아차는 1998 5월에 합작회사 계약을 체결하고 2000 1월에는 옌청웨다기아유한공사(YKMC)를 설립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때 현지 기업과 50 50의 자본투자를 하는 합자회사의 형태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후 둥펑기차의 합류로 2002 7월 둥펑웨다기아(DYK) 합자계약서를 비준했다. 2002 12, DYK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생산된 배기량 1600cc천리마를 선보였다.

신생 브랜드로 시장에 진입한 DYK의 천리마는 출시 첫 해인 2003 43934대로 동급 6, 2004 55781대로 동급 3, 2005년에는 66298대로 동급 2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뛰어난 성과를 냈다. 특히 2004년에는 시장 진입 2년 만에 전체 자동차시장 점유율 9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상위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곳들은 폭스바겐, GM, 혼다 등 상당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천리마의 성과는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했다. 이러한 성공으로 후발주자였던 DYK천리마를 판매하는 회사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

참혹한 실패

천리마의 성공에 한껏 고무된 DYK는 이후 중국시장 확대를 위한 후속모델로서 MPV(Multi-Purpose Vehicle)인 카니발과 중형(D) 차량인 옵티마를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DYK의 입장에서는 천리마로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상위차급 모델 판매를 통해 DYK의 전체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라인업은 배기량 기준으로 A(1.0리터 미만) B(1.0∼1.3리터 미만) C1(1.3∼1.6 미만) C2(1.6∼2.0 미만) D E(2.0 이상) RV(MPV, SUV)로 나눌 수 있다. 천리마는 C1급에 속했고 옵티마와 카니발은 C2 단계를 뛰어넘어 최상위급으로 분류되는 D MPV급이었다.

천리마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 한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던 옵티마와 카니발을 선보였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2004 DYK의 중국 내 총 판매량 62506대 중 옵티마와 카니발은 각각 3600(6%) 3071(5%)였다. 천리마가 C1급에서 시장점유율 17%를 차지한 반면 옵티마는 중형 D급 시장에서 1% 정도, 카니발은 MPV 시장에서 3%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실패를 철저히 분석하다

현대차에서 해외마케팅사업부장을 하며 마케팅을 진두 지휘했던 이형근 법인장이 중국에 부임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옵티마와 카니발의 실패원인 분석이었다. 실패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쎄라토의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서는 실패를 철저히 분석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체적으로 분석한 실패 요인 중 첫째는 출시 전 제대로 된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분석을 포함한 마케팅 전략의 부재였다.

2005 2월 실시된 중국시장 내 브랜드 파워 조사에서 DYK는 중국의 로컬 메이커인 동남기차(Soueast Auto)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가 모두 낮은저가의 차량을 판매하는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폭스바겐, 일기폭스바겐, 상하이GM 등 독일과 미국계 합자 브랜드들은높은 명성, 신뢰감, 훌륭한 AS 서비스등의 연상을 바탕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누리고 있었다. 일기하이난마쓰다, 톈진도요타, 베이징현대 등은우수한 신차와 광고, 중국인에게 적합등의 이미지를 가진 중간 수준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론적으로 DYK는 천리마라는 높은 상품성을 지닌 제품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값싼 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 외에는 이렇다 할 느낌을 주지 못했다. ,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훌륭한 자동차를 출시하더라도 오히려 상품성의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DYK의 브랜드 파워가 미미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잡지 못한 상태에서 품위와 체면 등 상징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됐던 옵티마와 카니발의 실패는 필연적인 결과였다.

또 중국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실패의 원인이었다. 천리마가 출시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카니발과 옵티마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2005년경부터 후기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가 더 이상 사치재가 아닌 필수재로 간주되는 인식의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심화돼 자동차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자동차 구입 또한 이전보다 쉬워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자동차를 고르고 구입하는 기준이 이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이런 트렌드 변화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했지만 DYK는 옵티마와 카니발을 판매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D급이나 MPV급과 같은 고가의 차량을 구입할 때는 경차나 준중형차를 구매할 때와는 다른 욕구를 보인다는 점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경차와 준중형차를 구매할 때는 실용성이나 경제성 등을 중요하게 고려하지만, 중형(D) 이상의 프리미엄 차량을 구입할 때는 남에게 보여지는 브랜드 파워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한다. 이는 명분, 체면 등의 상징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과 맞물려 차 선택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당시 중국 법인에 근무했던 현대기아차 중국사업2팀 정순원 부장은이미 구축된 브랜드 신뢰가 있었던 혼다와 GM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프리미엄 차량을 먼저 선보이는 톱다운(Top-Down) 방식을 취해 성공했다 “DYK는 제대로 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부터 한 후 준중형인 C2, 중형인 D급 등 순차적으로 차량을 선보이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취했어야 했는데 당시 유일했던 1공장의 생산능력 여건 상 판매 볼륨이 큰 C2 모델을 투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리마의 주 수요층이 가정용인 반면 옵티마와 카니발의 주요 고객은 가정이 아닌 기업 관공서였다. 가정용의 경우 가격이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관용차량은 브랜드력이 차량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소한 DYK라는 브랜드의 D급과 MPV 차량을 소비자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천리마 급의 차량만 팔아봤던 현지 딜러의 경험 부족 역시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반전을 위한 노력

DYK는 옵티마와 카니발의 실패를 딛고 이후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컨설팅 그룹인 액센츄어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프로젝트의 주 목적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분석을 바탕으로 각 세분시장에 적합한 DYK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중국시장에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한 실행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 결과, DYK C1에서 C2, D, MPV, SUV 등 점차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시됐다.

2004년 중국 자동차시장의 C1급 수요는 전체 자동차시장의 27.35% C2에 이어 두 번째로 컸지만 이미 23개의 모델이 경쟁하고 있는 포화된 시장으로 판매확대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C2급의 2004년 시장 세그먼트 비중은 30.8% 2006년에는 31.8%, 2007 32.5%, 2010년에는 3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명실상부한 중국 자동차시장의 주류 세그먼트로 예상됐다. 이를 고려할 때 DYK C2 시장은 매우 매력적인 대안일 뿐만 아니라 기존 천리마의 고객층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 생애 최초 자동차로서 C1급 차량인 천리마를 구매한 고객들이 DYK에 대해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면 자연스럽게 업셀링(up-selling)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중형차에 해당하는 D급 시장이 20.3%의 시장점유율로 C급 시장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향후 글로벌 자동차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꼭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우선 C2 시장 진입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C2 시장은 가장 매력적인 세분시장일 뿐만 아니라 다른 세분시장에 대한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이형근 법인장은 직원들과 함께 C2급에서 DYK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차량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쎄라토, 철저히 마케팅으로 승부하다

중국 C2 시장 투입 차량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첫째, 해당 세분시장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현대적인 도시 감각을 지녀야 한다. 둘째, 고급 편의 사양과 우수한 품질을 가져야 한다. 셋째, 빠른 시일 내에 투입 가능한 차량이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할 때, 당시 한국시장에서 새롭게 출시된 쎄라토가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부각됐다. 쎄라토의 스타일리시한 외관, 별 다섯 개를 획득한 높은 충돌 안전성과 편안한 승차감 등이 중국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쎄라토는 동급의 경쟁차량과 대비했을 때 세계적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갖고 있고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해 중국 소비자들이 C2급 차량에 요구하는 요소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쎄라토 출시 때는 옵티마와 카니발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IMC(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를 철저히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천리마 때는 가격을 강조했지만 쎄라토는 세련되고 젊은 감각을 내세운 통합마케팅을 진행해저가차를 생산하는 한국 브랜드라는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1)마케팅 목표

DYK의 대표 브랜드로 C2 시장에 투입될 쎄라토의 마케팅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제시됐다. 첫째, 성장률이 높은 중국 내 주류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차량 판매 볼륨을 높인다. 둘째, 천리마와 쎄라토로 이어지는 DYK의 기술력에 근거한 브랜드 인지도를 회복해 믿을 만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정착시킨다.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 형성은 이후에 출시할 중형차와 연계돼 DYK의 수익성을 제고시키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2)제품전략

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 자동차시장에 진입할 때 사용하는 제품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국에서 판매되는 모델과 동일한 차종을 생산 판매한다. 둘째, 중국시장에 특화된 차종을 개발해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자국 판매용 모델과 기본구조는 동일하나 외관, 성능 등 일부를 개조한 차종을 판매한다.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할 때 자국에서 이미 단종된 모델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러나 DYK는 한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쎄라토 최신모델에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도입하는 방식을 취해 경쟁력을 갖췄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고급스러운 내외장 패키지를 장착했다.

3)가격전략

쎄라토의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조사를 실시했다. 동급 가격대 중하위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는 베이징현대의 엘란트라를 비교 대상으로 해보니 원래 측정했던 쎄라토의 가격에 소비자들은 다소 저항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쎄라토의 낮은 브랜드 파워를 고려해 볼 때 이러한 결과는 예상됐지만 초기 판매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손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저가차라는 이미지를 형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고민 끝에, 주요 경쟁차인 엘란트라보다 5% 정도 낮은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가격에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신 디자인과 기술력, 엔진 성능, 내부공간의 넉넉함 등 비가격 측면에서의 경쟁 우위를 집중 부각시키기로 마케팅 방향을 정했다.

4)쎄라토의 STP전략

DYK는 쎄라토를 집중 공략할 목표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갤럽과 함께 성별, 연령, 가족주기, 소득, 직업, 학력 등을 기준으로 광범위한 시장 조사를 벌였다. 310명으로 구성된 표본을 추출해 쎄라토에 대한 선호도를 평가한 결과, 쎄라토에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고객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분석됐다.

첫째, 연령 측면에서는 20∼30대의 비율이 높고, 자녀가 없거나 7세 이하의 자녀를 1명 정도 두고 있는 가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쎄라토 선호층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 C2 수요층과 마찬가지로 1∼15000위안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으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15000위안 이상의 소득층에서 쎄라토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셋째, 학력과 직업 분류에서는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닌 개인사업자와 다국적 기업의 관리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넷째, 다소 서구지향적인 가치관의 영향을 받아 가정과 개인생활을 중시하면서 건강과 패션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또 업무에 책임감이 강하며 자신감 있고 개방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다섯째, 자동차 구매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외관 디자인을 꼽았다. 엔진 성능, 가격이나 연비 등의 경제성, 브랜드 명성, 편의성, 실내공간 등이 뒤를 이었다. 차량유지비, 차체 크기, 실내공간, 무료보증 기간 등에 대해서도 니즈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자동차를 출퇴근과 가족용도로 주로 사용하며, 디지털 제품을 포함한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많고, TV와 인터넷을 통해 광고와 정보를 접하는 빈도가 높고, 정보 제공형의 광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목표고객을 대상으로 쎄라토만의 차별적인 포지셔닝을 도출하기 위해 DYK C2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쟁브랜드 분석을 실시했다. 먼저, 베이징현대 Elantra, 상하이GM Excelle, 일기폭스바겐 Bora, 일기하이난마쓰다 Familia, 톈진도요타 Corolla 등의 5개 브랜드를 주요 경쟁자로 선정해 브랜드 이미지를 기준으로 포지셔닝맵을 작성했다.(그림2) 이 분석에 따르면 Corolla Excelle는 품격 있는 고급차라는 이미지로 포지셔닝돼 있었다. Elantra Familia는 경제성 있는 차라는 이미지를, Bora는 보다 대중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쎄라토의 목표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구매요인인 외관디자인을 기준으로 평가해본 결과, 전면, 측면, 후면, 전반적 균형 등 모든 기준에서 쎄라토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많은 응답자들이 쎄라토의 유선형 디자인과 스포티함에 매우 만족하면서 쎄라토가다이내믹하면서 스타일리시한 예쁜 차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러한 조사들을 바탕으로 DYK는 쎄라토를 포지셔닝하면서 디자인을 강조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한 초신삼양(超新三樣)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활용하기로 했다. 2002, 2003년에 출시돼 이미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Elantra, Excelle, Familia 등 기존의 3강 체제를 신삼양(新三樣)이라고 한다. 초신삼양 전략이란 이들 신삼양과 거리를 두면서 이들이 추구하는가족 지향적인 차’ ‘생애 첫 차등의 포지셔닝과 차별화하면서 2005년 이후 출시된 최신 모델인 티다, 포커스 등의 신진 세력과 비교하는 것이다. , 쎄라토를 C2급 차종의 새로운 기준인 초신삼양의 한 축으로 포지셔닝하면서 쎄라토가 가진 다이내믹함, 스타일리시하며 스포티한 이미지를 통해 다른 신삼양 브랜드와의 차이점을 강조하고, 쎄라토의 경쟁력 있는 상품성, 성능, 가격 등의 우수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했다.

쎄라토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

1)현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다

이형근 법인장은 현대·기아차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생소한 만큼 이 법인장은 중국 내 자동차 전문가들과의 친분 확대에 주력했다. 카니발과 옵티마의 가장 큰 실패 이유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활동의 부재로 봤기 때문이다. 특히 대륙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신화사, 인민일보 등 주요 매체의 자동차 전문 기자들과 자주 만나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앞서 소개한 초신삼양 전략 역시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였다. 이 법인장은 현지 전문가들에게서 얻은 아이디어를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했다.

당시 중국 법인에서 이형근 법인장과 함께 일했던 정순원 부장은이 법인장은 현지 자동차 전문가들과 자주 접촉하며 수시로 이야기를 들었다부임하자마자 열심히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문화를 익히는 모습에 현지 전문가들도 호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DYK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크게 2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1차적으로 중국시장에서 DYK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DYK가 경쟁력 있는 차량을 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출시 전 마케팅(Pre-marketing)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쎄라토 출시 4개월 전부터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많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신차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다.

2차적으로 쎄라토 출시 시점부터는 쎄라토의 인지도 및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 커뮤니케이션 비중을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쎄라토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계획했다.

또 매체활용과 관련해서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전략을 실행하기로 했다. 중국소비자의 특성 상, 소비자 경험을 공유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구전을 확산시키는 것이 넓은 지역을 커버하기에 더욱 효율적이며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외에 쎄라토의 목표고객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이고 인터넷 사용에 능숙하며 새로운 것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특징을 고려해 새로운 매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쇄매체, TV, 라디오를 포함한 전통적 방식의 광고 외에, 이전의 천리마, 카니발, 옵티마의 사례에서는 거의 활용하지 않았던 인터넷, 이벤트, 문화연계 마케팅, 버즈마케팅 등 비전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13%의 마케팅 예산을 확대배정했다.

2)브랜드 및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콘셉트 개발

쎄라토는 기아차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통합마케팅(IMC)을 실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DYK는 쎄라토의 브랜드 콘셉트부터 확정했다. 첫째, 세라토가 제공하는 이성적 혜택으로 안전성, 편의성, 엔진 성능을, 감성적 혜택으로는 고급스러움, 다이내믹한 외관, 쾌적한 공간성을 강조했다. 둘째, 쎄라토가 지닌 브랜드 캐릭터는 Innovation, Fashion, Smart, Progressive, Economic 등으로 정했다. 마지막으로 기존 3강 체제의신삼양모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가족 지향적인 차’ ‘생애 첫 차등의 포지셔닝과 대비된 차별화를 추구했다.

이 세가지를 아우르는 콘셉트가 무엇인지 고민을 거듭했다. 준중형이지만 스타일리시한 외관과 넓은 공간성 등 제품에서의 자신감을 통해 중형차의 기준을 넘어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는 의미로 커뮤니케이션 콘셉트 키워드로풍상(風尙)’을 결정했다. 풍상(風尙)이란 사회적 흐름, 유행, 트렌드, 스타일, 패션이라는 뜻을 내포하는 단어다. 또 소비자의 품위추구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 품격과 내외관 스타일이 제공하는 시각적 느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전달하기 위해 ‘Uplifts Your Life to a New Horizon!’이라는 슬로건을 선정했다.

3)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

쎄라토 런칭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시기에 따라 쎄라토 출시 전(Pre-launching Stage) 8월 중순 출시 이후(Launching Stage)로 단계를 나누고, 매체 유형에 따라 전통과 비전통 매체 활동으로 구분했다. IMC 원칙에 입각해 풍상이라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를 일관되게 전달하면서 각 활동들이 서로 보완되는 방향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프로모션 웹사이트 쎄라토의 목표고객이 상대적으로 저 연령층이고 C2급 자동차 구매층이 지속적으로 젊어지는 경향에 맞춰 사전 마케팅 단계부터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쎄라토 런칭 프로모션 전용 미니사이트를 통해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차명 공모 이벤트와 전속모델 선정 이벤트를 진행했다. 출시와 로드쇼 일정도 공개함으로써 온·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연계해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我的車, 我的名 사전 마케팅 초기 단계였던 4월 상하이 모터쇼 기간 전후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쎄라토 중국어 차명 공모 행사를 열었다. 소비자 및 언론의 관심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다. 쎄라토 미니사이트에 상품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배너광고를 집행했다. 4 21∼5 8일 중국 6대 인터넷 포털사이트(sina.com, sohu.com, yahoo.com, 汽車網, tom.com, 163.com) DYK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공모는 광고 클릭 수 총 254661건을 기록했고, 58000여 명이 참여했다. 상하이모터쇼 기간 중 설치된 투표함을 이용한 오프라인 응모에는 22300명이 참여했다.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중문 이름은 쎄라토와 비슷한 발음인 싸이라투(賽拉圖). 賽는경쟁, 전력을 다해 싸우다’, 圖는계획을 세우다, 기획하다의 뜻으로賽拉圖경쟁을 이끌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터쇼 기간을 이용해 진행된 이벤트는 시의 적절하게 참가자들의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③‘風尙스타선발 이벤트 런칭 한두 달 전 프리마케팅 기간 중에는 쎄라토가 가진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소비자의 참가를 유도, 구전효과를 거두기 위해풍상 스타라고 명명한 쎄라토 전속모델을 선정하는 온라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참가 신청자 중 후보자 15명을 선정해 인터넷 투표를 벌이고, 최종 오디션을 통해 1명을 선정하는 행사였다.

선발된 모델에게는 인기가수 황정의 쎄라토 주제가 뮤직비디오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기회와 쎄라토를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특전을 제공했다. 미니사이트에서 행사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지하고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배너광고를 동시에 진행해 입소문을 일으킬 수 있도록 유도했다. 15일 동안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 2354명이 참여했고, 7월 광고 클릭 수는 527911, 7월 사이트 접속건수는 총 201502 건으로 집계됐다.

쎄라토 주제가 2005 8 18일 쎄라토 출시 시점부터 2005년 말까지는 기업광고 집행에 이어 쎄라토 제품 런칭광고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TV광고에는 쎄라토 모델인 황정이 부른 ‘Say Hi’라는 세라토 주제곡을 삽입했다. Say Hi는 쎄라토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곡으로 브랜드 명을 배제한 채멀리서 달려온다 패션의 신세계 참신한 세계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

주제가를 통한 마케팅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황정이 부른 쎄라토 주제가는 현지 인기가요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어風尙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었다. 주제가 음원을 노래방에 배포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구전 마케팅의 콘텐츠로 활용했다.

황포강변에서의 신차 발표회 2005 8 18일 상하이 푸둥 황포강변에서開啓 風尙 新視界(Uplifts your life to new horizon, CERATO!)’라는 콘셉트로 쎄라토 신차 발표회가 열렸다. 쎄라토 주제가를 부른 가수 황정과 쎄라토 모델 콘테스트를 통해 1위로 뽑힌 여성이 쎄라토를 몰고 웅장한 음악이 흐르는 무대로 나와 듀엣으로 쎄라토 주제곡을 불렀다. 세련된 서구식 파티 분위기를 연출해 스타일리시하고 패셔너블하고 글로벌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했다. 신차 발표회에는 인민일보, 신화사, 중국청년보, CCTV, 상하이 저널, 상해경제 등 주요 매체 기자 150명이 참석했다. 일반적인 신차 발표회와는 달리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해 축제와 파티 형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쎄라토의 핵심 이미지인 風尙을 언론사 및 목표고객층에 명확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⑥‘풍상의 길’, 로드쇼 쎄라토 공식 런칭 직후인 2005 8 20일부터 9 17일까지 베이징, 광저우, 선전, 난징, 청두 등 중점 판매 지역인 5개 도시에서風尙의 길이란 제목으로 신차 로드쇼를 열었다. 로드쇼는 각 지역별 패션 랜드마크 중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열렸다. 신차 출시 직후 목표고객층에 쎄라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구전을 유도하고자 기획했다. 대리점 직원들이 시승 요청을 접수해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로드쇼 또한 인기 가수 미니 콘서트와 연계함으로써 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PR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성공 요인

출시 전부터 철저히 통합마케팅을 펼친 쎄라토는 출시 이후 인지도와 호감도가 급등했다. 출시 직후인 9월 한 달간 쎄라토는 총 5176대가 팔려 C2 차급에서 점유율 6%를 차지해 17개 차종 중 단숨에 6위로 도약했다. 8월 중순 런칭 후 2005년 말까지 약 4개월간 총 26921, 이듬해인 2006년에는 69106대가 팔렸다. 쎄라토는 중국 관영방송인 CCTV가 주관하는올해의 자동차행사에서 ‘2005년도에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쎄라토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다.

1)조직학습과 시장지향적 조직문화

인간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지식관리(organizational learning)가 필수적이다. DYK는 떠올리기조차 싫은 옵티마와 카니발의 실패경험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학습도구로 활용했다. 솔직하면서도 철저하게 과거의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고객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과 자사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분석결과와 시사점은 쎄라토 출시를 위한 전략적 과제와 마케팅 방향을 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DYK는 과거 경험뿐만 아니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장 및 고객, 경쟁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모든 구성원들과 공유해 가장 효과적인 전략수립과 실행을 위해 활용하는 시장지향적 조직문화(market orientation)를 보여줬다. 시장 및 경쟁구도를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사전조사에서 출발해 STP 전략 수립을 위한 대규모 소비자 조사를 벌이고, 자동차 사양과 가격, 브랜드명 등 구체적인 마케팅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공식적인 경로뿐 아니라 법인장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네트워크(기자나 전문가)도 시장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나아가 이처럼 수집된 정보와 자료는 반드시 전사적인 차원에서 모든 구성원이 공유해 시장지향적인 전략이 수립될 수 있도록 했다.

2)후발주자 포지셔닝 전략

이미 다수의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는 C2 시장에 진입하는 쎄라토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었다. 먼저, 기존의 3강 체제인 Elantra, Excelle, Familia를 한 그룹으로 묶어 동일시하고, 최신모델인 티다, 포커스와 쎄라토를 초신삼양 (超新三樣)으로 분류한 것은 개별브랜드가 아닌 집단수준으로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해 후발주자 관점에서는 현명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포지셔닝 콘셉트로 선정한 ‘fashionable & sporty’風尙은 가족지향적인 차를 지향하는 기존경쟁자와 명확히 차별화하면서 중국자동차 시장 변화의 중심에 있는 젊은 타깃층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했다. 특히 다분히 이성적인 가치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기존시장의 틀에서 벗어나 감성적인 브랜드 가치를 선택한 것은 획기적이고 위험한 시도였지만, 시장지위와 브랜드력이 미약한 후발주자로서 반향을 최대화하고 명확한 차별화가 필요한 쎄라토 입장에서는 시도해볼 만한 도전이었다.

3)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風尙콘셉트를 고객의 마음 속에 심어주기 위해 벌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전방위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DYK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촉진활동뿐만 아니라 고객접점이 되는 활동을 모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간주했다. 예를 들어, 제품의 핵심적인 부분은 이미 결정돼 있었지만 일부 디자인과 사양 등은 風尙 콘셉트를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은 개별적인 효과보다는 전체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콘셉트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벌인 다양한 이벤트(風尙 스타 선발대회, 風尙의 로드쇼)의 주제도 風尙과 관련을 짓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에서도 젊고 세련된 이미지(파티 분위기의 신차 발표회, 랜드마크에서의 콘서트를 겸한 로드쇼)를 주려고 노력했다.

새롭게 부각되는 매체를 적극 활용하고, 주제가 마케팅과 같은 새로운 시도 역시 쎄라토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외에 사전에 철저히 마케팅 전략을 짜서 실행한 결과 각 마케팅 이벤트들이 서로 보완적인 작용을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차명 공모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단을 서로 연계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주제가 역시 광고에서는 물론 로드쇼에서도 사용돼 효과를 배가할 수 있었다.

4)적절한 BTL 마케팅

주요 수요층인 젊은 세대의 특성을 감안해 DYK는 비전통적이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특징으로 하는 다양한 종류의 BTL(Below the Line) 마케팅을 벌였다. 먼저 중국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을 적극 활용했다. 인터넷 매체의 기자를 대상으로 독자적인 시승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활용했다. 소비자들은 직접 경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를 더욱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브랜드와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브랜드와 유대관계가 형성되면 소비자들은 다른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구전을 하게 된다.

또 쎄라토는 적절한 감성마케팅을 사용했다. 만국 공통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을 적극 활용한 주제가 마케팅을 실시했다. 유명가수가 부른 주제가와 뮤직비디오가 인기가요 순위에 오르고, 음원이 노래방과 벨소리에 사용되며, 음악이 광고에 활용됨으로써 쎄라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고 風尙 콘셉트를 소비자의 마음 속에 효과적으로 심어줬다.

도전과제

DYK의 쎄라토는 2005년 출시 이후 중국 시장에서 매년 6만 대 이상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2009년엔 102994대가, 작년에도 82747대나 팔렸다. DYK는 쎄라토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후 스포티지, 포르테, 스포티지R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쎄라토 출시 때 진출을 염두에 뒀던 D급 차종인 K5를 내놨다.

쎄라토가 매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고민해야 할 것도 많아 보인다. 첫째, 쎄라토가 속한 C2급은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들의 욕구나 선호의 변화가 심하다. 특히 風尙이라는 감성적 콘셉트가 쎄라토의 차별적인 포지셔닝으로 정립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자들이 모방할 가능성이 높고, 고객들 또한 식상하게 느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또 구체적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활동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둘째, 독창적이라고 평가받은 독특한 콘셉트는 쎄라토의 개별브랜드의 포지셔닝 전략에는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DYK 전체의 브랜드 측면에서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일례로실용성이 강한 생애 최초의 가정용 차로 포지셔닝돼 있는 천리마의 기존고객을 젊고 감성적인 포지셔닝을 지닌 쎄라토로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다. 개별 브랜드 간의 콘셉트 차이는 소비자들에게 DYK의 기업브랜드에 대해 혼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風尙이라는 다소 가볍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상위차종에서 요구되는 상징적 가치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DYK 내에서도 유사한 차종인 포르테는 물론이고 베이징현대의 엘란트라 등 자사 브랜드와의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을 최소화하고 상생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류강석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마케팅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남가주대와 싱가포르국립대를 거쳐 2001년부터 고려대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행동과학 및 심리학적인 접근법을 바탕으로 마케팅현상을 연구하고 있으며, Journal of Marketing Journal of Consumer Research를 비롯한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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