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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Science 2.0

처치 곤란한 고래, 폭파시키면…

장영재 | 75호 (2011년 2월 Issue 2)

 

편집자주 경영 현장에 수많은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들은 전략, 기획, 운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수학·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경영 과학은 첨단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 기술로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하면서 경영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경영학 콘서트>의 저자인 장영재 교수가 경영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합니다.

고래 대폭파 작전

미국 오리건주 플로랑스. 북태평양 인근의 조그마한 마을에 주민들이 해변가로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에워싼 것은 거대한 고래. 길이 14m에 무게 8t이 넘었다. 이 고래는 바다에서 생을 마친 뒤 조류에 휩쓸려 플로랑스 해변으로 떠밀려왔다. 주민들은 마을 바로 옆 해변 위에 널브러진 이 죽은 고래를 어떻게 치울까 고민에 빠졌다. 거대한 고래를 옮기려면 크레인과 같은 대형 중장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좁은 마을 길을 통과해 중장비를 동원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고래를 몇 조각으로 나눠 폐기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단치 않았다. 거대한 고래를 조각 내려면 시간이 많이 들었다. 악취가 진동하는 썩은 고깃덩이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싶지 않은 주민들은 최대한 빠른 방법으로 처리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해결책이 나왔다. 마을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주 고속도로 관리국에서 건설용으로 사용되는 다이너마이트로 고래를 폭파해 산산조각 내자는 아이디어였다. 쉽고 단시간에 조각 내기에는 이만한 아이디어가 없다며 주민들은 찬성했다. 폭발로 잘게 나눠진 고래 조각들이 해변에 남더라도 갈매기들이 죄다 먹게 될 것이므로 따로 치울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사후 처리가 효율적이라는 점도 이 제안에 흥미를 더했다. 단시간의 분해와 친환경적 폐기처리란 아이디어는 단숨에 주민과 관의 동의를 얻었다. 민관 합동 고래 폭파작전은 곧 실행으로 옮겨졌다.

고래를 폭파한다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구경하러 작전 당일 일찍부터 구경꾼들이 해변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기자와 중계차를 동원한TV방송국이 생중계를 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썩은 고기 덩이를 폭파해 본 경험은 없지만 성공적인 작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주 고속도로 관리국 직원들의 인터뷰는 슈퍼볼 결승을 앞두고 결전의 의지를 불태우는 미식축구 선수와 다를 바 없었다.

다량의 건설용 다이너마이트가 매립됐다. 그리고 카운트다운 후 마침내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성공적인 폭파가 이뤄졌다. 주민들은 우주 왕복선의 성공적인 발사를 보고 환호하듯 거대한 폭발 연기에브라보를 외쳤다. 그러나 이 환호의 순간이 몇 초 흐른 후 싸늘한 정적과 함께 사방에서 ‘Oh My God!’이란 비명 소리가 사방에서 터져나왔다. 작은 조각으로 잘게 나눠지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거대한 토막을 이룬 고래 조각들이 사방으로 퍼져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늘 높이 치솟은 무거운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고래 조각은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가 돼버렸다. 고래 조각의 포격을 피하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해변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생중계 하던 카메라맨조차 카메라를 접고 피신을 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변은 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방불케 했다. 거대한 생산조각에 포격을 당한 주차장의 차들은 거의 박살이 났다. 이후 사방 몇 마일에 걸쳐 널브러진 고래 조각들을 처리하느라 인력과 돈이 낭비됐다. 후대에 영원한 조롱거리로 남은 이 일화는 1970년 벌어진 실화다.1

경영에서 고래 폭파하기

이는 비록 40년 전 먼 미국의 이야기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세계 최고의 부국이자 최고의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선진국이었다. 또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킨 과학기술 선도국가였다. 오리건의 플로랑스 주민들도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관광산업이 발달한 오리건 주에서 선진 국민의 혜택을 풍요롭게 받은 일반 시민이었다. 이들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교육의 부재나 지식의 부족 탓은 결코 아니다. 그럼 왜 이런 황당한 결정을 내렸을까?

인간의 두뇌는 빠른 순간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직관적 사고는 발달돼 있다. 하지만 정교하고 복잡한 사고를 요하는 데에는 그리 적절치 않다. 그래서 복잡한 문제를 다루려면 적절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복잡한 문제일수록 사람의 눈에 포착되는 표면적 현상에 현혹돼 본질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는 사고와 실험이 필요하다. 고래를 폭파하기 전에 작은 생선 토막이라도 폭파하는 모의 실험을 했더라도, 그리고 폭파 물체에 따른 파편의 역학관례를 신중히 고려했더라도 해변에 떠내려온 고래를 치우기 위해 폭파를 감행하는 바보 같은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쉽게도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단순한 표면적인 관찰이나 수박 겉핥기 학습으로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는 사례는 플로랑스 해변가뿐 아니라 경영 현장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글로벌 기업인 HP의 공장 설계 오류다.

공장의 비효율 재고 제거작전

세계적인 IT업체이자 세계 프린터 시장을 장악하는 HP사는 1996년 신규 잉크젯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1990년대 초 처음 선보인 데스크젯 프린터로 시장을 개척한 HP는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HP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욱더 벌리기 위해 전략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단숨에 시장을 석권하는 게 목표였으므로 조립도 첨단 자동화 시설을 갖춘 신규 라인에서 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HP는 이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이클립스(Eclips)’라는 신규 라인을 건설했다. 이클립스는 모든 조립공정이 조립 로봇으로 이뤄진 자동화 시설이었고, 생산 재고가 거의 없는(Lean)’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점에서 기존 라인과 차별화됐다.

HP의 새로운 희망으로 전 임직원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태어난 이클립스 라인이 가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경악할 사태가 벌어졌다. 생산 물량이 목표치의 50%도 나오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라인을 가동한 지 몇 주가 지나 본격적으로 목표 생산량에 도달해야 하는 시점이 됐는데도 문제의 근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처음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 것은 바로 자동화 시설이었다. 아무래도 처음 시동하는 100% 자동화 공장이라 운영이 다소 미흡한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조사 결과 미흡한 점은 있지만 전체 생산량에 타격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으로 지목된 것이 각 공정을 맡은 조립 기계 설비였다. 세계 최초로 생산되는 프린터이므로 생산 시설도 최신 장비가 도입됐다. 아무래도 처음 설계된 장비들이라 다소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로 인해 잦은 잔고장이 발생했다. 하지만 고장률을 비교해 본 결과 기존 생산라인의 기계들과 비교해서 단 5%만 높았을 뿐이었다. 5% 높은 고장률이 생산율의 급격한 하락의 원인이라 지목하기에는 뭔가 논리적인 설명이 부족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문제는 바로 이 생산 라인에 도입된 린 생산 방식이 잔고장과 자동화 문제와 함께 겹쳐 급격한 생산 하락을 초래한 것이었다. 마치 작은 화학 물질이 각각 반응하면 큰 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서로 함께 반응하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원리였다. 이러한 상관 관계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도입한 린 경영이 문제였다.

HP는 당시 경영학계에서 거의 유행처럼 번지던도요타 생산 방식이나린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린 경영 혹은 도요타 생산 방식에서는 필요 이상의 생산 재고를 악()으로 규정한다. 지속적인 혁신과 경영 개선의 목적은 결국 필요 없는 군더더기와 같은 생산 재고를 낮춰 전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생산 라인에서는 공정과 공정 사이 혹은 기계와 기계 사이 버퍼(buffer)란 공간이 있고 이 공간에 생산 재고를 쌓아 두는 게 일반적이다. 기존 생산 라인은 버퍼에 생산 재고가 넘치든 말든 밀어내기 식으로 물건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린 생산에서는 필요 이상의 작업으로 버퍼에 생산 재고가 늘면 재고 비용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소비자 반응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와 품질 문제 등이 생긴다고 봤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 업계에 잠식돼가고 있었던 1980년대 이후 미국 자동차 생산 라인의 넘쳐 나는 재고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비효율성의 대표적인 상징처럼 인식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생산 재고 없이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도요타 자동차는 제조 업체들의 본보기로 부각됐다.

수많은 MBA 프로그램에서 도요타의 린 경영은 우수 경영 사례로 채택됐고 <비즈니스위크>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를 몰락하는 미국 제조업의 구세주로 치켜세웠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영자와 CEO들 사이에서새로운 종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재빠른 경영 컨설팅 업체는 이에 뒤질세라 린 경영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수많은 신도들은 린 경영이란 새로운 구세주를 따라 생산 재고라는 악에 맞서 싸우는 십자군으로 돌변한 셈이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맹목적으로 따르다 보면 그것에 대해 비판적 판단을 견지하는 것을 잊게 마련이다. 왜 생산 재고가 군더더기인지 논리적으로 따져보기도 전에 린 경영의생산 재고는 악이다라는 이념 추종자들의 머릿속에 파고들었다. 그들의 사고는 마치 콘크리트 벽처럼 굳어져서 논리적 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과학적 분석 없이 카피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 단순 적용한 수많은 린 경영의 신도들이 범한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도요타 자동차에서는 필요 이상의 생산 재고를 필요악으로 규정했는데, 바로 이필요 이상이란 단어를 간과한 것이다. ‘필요 이상의 생산 재고가 필요악이란 말을 바꿔 말하면 생산 재고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단 의미다. 하지만 린 경영과 도요타 경영의 전도자, 신자, 어느 누구도 이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문제의 본질

HP의 생산 라인의 문제도 사실은 이필요 이상의 생산 재고란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린 생산 경영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었다. 서툰 린 방식의 수용이 새로 도입된 자동화 시설, 간과했던 기계 고장률과 만나자 생산 라인의 문제는 증폭됐고 결국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럼 린 생산방식의 어떤 점이 잘못됐길래 HP는 목표 생산량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을까?

HP는 공장 설계 전 공장의 고장률과 생산 재고의 상관 관계의 본질을 파악했어야 했다. 직관적으로 공장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의 생산율이 공장 전체의 생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공장의 작업과 작업 사이 작업 중인 생산 재고는 생산율에는 별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여길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직관이 맞을 때도 있다. 공장의 기계가 전혀 고장이 없다면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공장 내 기계는 언제든지 고장 날 수 있고, 실제로 고장이 나는 게 현실이다. 아쉽게도 생산 재고와 기계 생산율, 전체 공장 생산율의 상관관계는 단순한 직관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림1>처럼 기계 고장을 고려한 공장 생산율과 총 버퍼의 관계를 보자. 버퍼가 전혀 없을 때는 총 생산율이 가장 낮다. 하지만 일정 부분까지는 버퍼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율이 증가한다. 버퍼 공간이 많으면 생산 재고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즉 어느 정도의 생산 재고는 생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HP의 목표 생산율은 충분한 버퍼가 있었을 때 가능한 수치다. 그러나 버퍼가 없고 이로 인해 생산 재고가 없는 라인에서 실제 생산율은 목표보다 현저하게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버퍼와 생산율의 상관 관계를 잘 설명하고 있는 이론이 바로 이 관계를 증명한 수학자의 이름을 딴버자캇(Buzacott)의 공식이다.2

버자캇 공식에 따르면 새 기계를 도입할 때, 예상치 못한 기계 고장을 고려해 어느 정도의 생산 재고가 있어야 한다. 즉 기계가 정상으로 가동할 때 필요 이상으로 생산해 재고를 비축해 놓으면 예상치 못한 기계 고장이 있더라도 일단은 이미 비축해 놓은 재고로 운영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매장에서 공장이나 도매점으로부터 물건을 공급 받을 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공급 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한 한 많이 받아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HP는 새로운 생산 시설을 설계할 당시 월간 30만 대 생산을 목표로 정했었다. 생산 라인에 설치된 기계도 이 목표량에 맞춰 월 30만 대 이상 작업이 가능한 설비를 도입했다. 그러나 실제 생산 시설이 완성되고 가동에 들어갔을 때 생산량은 목표치에 도무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심지어 자동화 기계를 걷어내고 기존 라인처럼 수작업으로 진행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새로운 생산 시설을 다시 만들자는 안도 고려됐다. 하지만 시장 상황과 투자 등을 고려할 때 이는 그리 현실성 있는 대안은 아니었다.

결국 문제 해결을 외부에서 찾자는 결론 아래 MIT 공대에서 생산 시스템을 연구하는 스탠리 거시윈(Stanley B. Gershwin) 교수의 자문을 구했다. 거시윈은 당시 자신의 지도 학생들과 팀을 이뤄 공장 문제해결에 나섰다. 그는 공장 데이터를 취합해 문제의 근본 원인이시스템 도입을 통한 무리한 생산 재고 저하란 사실을 증명해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자동화 시스템과 잦은 기계고장 문제와 함께 증폭된다는 사실도 함께 찾아냈다.

거시윈의 MIT 팀은 해결 방안으로 당시 연구 중인 Decomposition이란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각 기계들의 고장률을 고려해 최소의 재고량을 산출할 수 있는 수학적 솔루션이었다. 이들은 이 Decomposition 방식을 이용해 목표 생산치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버퍼 공간, 즉 재고량을 계산해냈다. 그리고 이 필요한 버퍼를 각 기계들 사이에 설치해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재고량을 최대한 낮춰개념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HP 자체 평과 결과, 이 산학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의 가치를 2 8000만 달러로 산출했다. 바로 MIT팀의 과학적 경영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한 가치라 할 수 있다. 이 사례는 경영공학의 극적인 성공 사례로 유수 MBA 수업에 인용되고 있다. 또 이는 산학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도요타 생산과 린 생산 개념이 경영에 화두가 된 이후 맹목적으로 재고를 죄악시 하는 풍조가 탄생했다. 문제는 정확한 분석과 비판 없이 이를 받아들여 적용한 데 있다. 앞서 언급한 HP도 신규 도입한 기계의 고장률과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란 특수한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방법론만 베끼려다 낭패를 볼 뻔했다. 사실 도요타 생산 방식이 처음 등장한 뒤 급하게 이 방식을 도입했다가 별 성과도 못 보고 비싼 컨설팅 비용만 낭비한 기업이 많다. 물론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 중 하나가 바로 방식의 근본 원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방법만 베낀 결과다.

경영에서 과학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사람의 두뇌로 수행하기 어려운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 복잡한 의사결정을 알고리즘화한 수학 공식에 의존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직관적 사고로 판단하기 힘든 문제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탐구하고 실험해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연 현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한 물리학이 탄생한 후 자동차와 비행기가 발명된 것과 같이 이 본질을 이해하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비즈니스 운영이 가능해진다.

플로랑스 주민들이 고래를 제거하기 위해 단순 직관적인 판단으로 폭파한다는 결정을 한 것처럼, HP는 거대한 고래와 같은 공장의 재고를 본질 파악 없이 무조건 제거하려 했다. 경영에서 과학이 왜 필요한지 고래는 많은 교훈을 준다. HP사례를 좀더 심층적으로 알고 싶은 독자들은 Reference의 논문3 을 참고하기 바란다.

 

필자는 미국 보스턴대 우주항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 석사 학위와 MIT 경영대학원(슬론스쿨)에서 경영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MIT 기계공학과에서 불확실성을 고려한 생산 운영방식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본사 기획실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과학적 방식을 적용한 원가절감 및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했다. 현재는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경영학 콘서트>가 있다. 트위터 아이디는 @youngjaejang이다.

  • 장영재 장영재 | - (현)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
    -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기획실 프로젝트 매니저
    - 매사추세츠 공대 생산성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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