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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잊은 썬칩의 그린마케팅 外

재클리 오트만 | 70호 (2010년 12월 Issue 1)

소비자를 잊은 썬칩의 그린마케팅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새롭게 선보인 썬칩(Sunchips)은 최근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썬칩의 새로운 포장재에서 너무 많은 소음이 발생한다며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옥수수를 원료로 한 포장재에 대한 반발이 워낙 강력해 썬칩은 최근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할 때 새로운 친환경 포장재가 아닌 과거의 포장재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구를 위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를 비난하기 전에 한 걸음 물러서서 썬칩의 실패와 관련해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썬칩의 새로운 포장재가 설 자리를 잃게 된 건 소비자들의 양심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썬칩을 만드는 회사 프리토레이(Frito-Lay)가 그린 마케팅의 중요한 원칙 2가지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린 마케팅의 2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의 환경 속성이 소비자에게 명백한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환경 속성으로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보다 커서는 안 된다. 썬칩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포장재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시끄러운 포장재로 인한 ‘비용’이 과자를 먹는 즐거움이라는 혜택을 훨씬 능가한다고 생각했다.
 
프리토레이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포장재의 퇴비 활용 여부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면밀하게 검토해보지 않았다. 오늘날의 소비자 대다수는 뒷마당이나 지역사회 내에서 퇴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리토레이는 광고에서 썬칩의 포장재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리토레이처럼 눈치 빠른 대기업이 시장조사를 소홀히 했을 리 없다. 따라서 지금 당장 왜 그런 사태가 벌어진 건지 이유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아마도 새로운 포장재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과 마케터들이 시험 삼아 가족들에게 텔레비전을 보면서 새로운 봉지 속의 과자를 먹어보라고 부탁하는 과정을 빼 먹었을 수 있다.
 
쭈글쭈글한 과자봉지를 조용하게 만들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과자봉지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좀 더 매력적인 근거를 제시했어야 했다. 가령 친환경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소리는 좀 나지만 과자를 좀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으며, 이는 건강에 좋다고 강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프리토레이는 소비자들에게 전보다 못한 것처럼 보이는 제품에 똑같은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프리토레이가 제대로 된 마케팅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실패로 돌아간 프리토레이의 친환경 포장재 사례는 마케팅의 기본 실수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재클린 오트만(Jacquelyn Ottman)은 그린 마케팅 전문 컨설팅 업체 J. 오트만 컨설팅(J. Ottman Consulting)의 설립자 겸 대표로 <그린 마케팅의 새로운 규칙(The New Rules Of Green Marketing)>의 저자다. 마크 아이슨(Mark Eisen)은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환경 마케팅 컨설턴트며 홈디포(Home Depot)에서 환경 마케팅 이사로 근무한 바 있다.
오바마의 교훈: 지나친 기대는 지나친 비용이다
2년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쳐대기 시작하면서 기대감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위기가 휩쓸고 간 자리에 흥분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인들은 제아무리 오바마 대통령이라 해도 물 위를 걸을 순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2008년 대통령 당선 이후 45%에 달했던 오바마 지지율은 30%를 밑돌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오바마 반대율(disapproval index)은 12%에서 42%로 치솟았다.
 
오바마에게 공평하게 말하자면, 지난 50년 동안 거의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집권 2년 후에 실시된 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경험했다. 정치인들은 선거 유세 기간 후보자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는다. 하지만 국정운영이 현실화 되면 결국 국민들의 기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조직 내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관리자들은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를 맡는다. 프로젝트를 맨 처음 주도하는 사람은 경영자들에게 자신이 제안한 프로젝트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컨설턴트를 고용한다. 선거 유세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의사결정권자(유권자일 수도 있고 채용담당 관리자일 수도 있다)에게 자신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면 원하는 일을 얻어낼 수 있다.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면 그때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감당할 수 있는 이상으로 큰 기대감을 조성할 위험을 줄이려면 3개의 지침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첫째, 기대 지도(expectations map)를 만들어라. 모든 사람들이 같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새로 부임한 상사는 새로운 고객과는 다른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니 무작정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쏟기 전에 자신이 내건 약속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과연 그 약속이 상대에게 어울릴 만한지 확인하기 바란다.
 
둘째, 현실감을 잃지 마라. 수행 과제를 따내기 위해서는 흥분감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과장은 금물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한 다음 현실을 고려해 기대치를 누그러뜨릴 준비를 해야 한다.
 
셋째, 첫 날부터 기대치를 관리하라.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후에 기대치를 관리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해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며 진척 사항, 눈 앞에 닥친 문제, 문제 해결을 위한 실행 방안을 알려줘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품는 기대치와 자신이 실제 실천할 수 있는 기대치 사이에는 미묘한 균형이 존재한다. 오바마처럼 둘 사이의 간극이 지나치게 크면 지지세력 사이에서 자신의 명성 혹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명성이 급락할 수 있다.
 
론 애시케나스(Ron Ashkenas)는 코네티컷 주 스탬포드에 위치한 경영컨설팅 업체 로버트 H. 샤퍼 & 어소시에이츠(Robert H. Schaffer & Associates)의 경영 파트너다. 저서로 <매우 효과적인(Simply Effective)>이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재클린 오트만과 마크 아이슨의 글
‘Green Marketing Myopia And The Sunchips ‘, 론 애시케나스의 글 ‘Obama And The High Cost Of High Expectations’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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