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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임원의 고백

“전략적 민첩성이 떨어지고 있다”

DBR | 5호 (2008년 3월 Issue 2)
Insead Knowledge 편집실
 
어느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경쟁력을 가지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경영전략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의 이브 도즈(Yves Doz) 교수와 노키아의 전직 고위 임원인 미코 코소넨은 최근 함께 집필한 저서 ‘신속한 전략(Fast Strategy)’에서 그 솔루션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전략적인 민첩성(strategic agility)’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지속적이면서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신(新)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코소넨은 핀란드의 통신회사인 노키아에서 전략수석과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으면서 이런 전략적 민첩성에 대한 도전을 수년간 받아왔다. 그는 노키아에서 전략적 민첩성의 두 가지 영역을 경험했다. 첫째가 이른바 전략적인 민감성(strategic sensitivity)이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기회의 포착과 기존 사업의 포기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관찰력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다. 둘째는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신속하게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자원의 유동성’을 갖고 있느냐다.
 
코소넨은 “개인적으로 경험하기에는 리딩(leading) 기업인 노키아는 성공적인 성장의 결과로 전략적 민감성과 자원의 유동성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에 노키아는 전략적인 민첩성으로 에릭슨과 모토롤라를 따돌렸으나 점차 이런 능력들이 쇠퇴해갔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노키아가 이런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정말 변화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이를 계기로 그는 인시아드의 도즈 교수와 공동 연구를 하기로 하고 IBM HP 시스코 인텔 SAP 노키아 등 6개 기업을 중심으로 10여개 기업의 임직원 150 여명을 인터뷰했다. 노키아는 이 연구를 위해 코소넨에게 안식년을 주었다. 연구는 도즈 교수의 학술적인 업적과 코소넨의 경험과 현장 기업 리서치를 통한 실용적인 면을 적절하게 결합해 이뤄졌다. 주요 연구 결과 중 하나는 기업은 사고와 조직 운영측면에서 항상 민첩하고 유연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는 특별한 리더십 스킬을 요구한다.
 
도즈교수는 “우리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기업들이 정신적이면서도 인지적인 민첩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전략적 민감성이라고 부르고 싶다. 기본적으로 세계에 대해서 열려있어야 하고 매우 깨어있어야 한다. 또 변화하는 비즈니스세계를 꾸준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 기업들은 주기적인 전략계획을 세운 다음 이를 5∼10년 동안 실행에 옮겼다. 이어 ‘다음에 우리가 할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찾아와 전략실행에 의문이 들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달라졌다. 전략적 민감성을 갖고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변화라는 것을 연구 결과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도즈 교수는 “이 때문에 기업들은 끊임없이 깨어있고 주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의구심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며 “반면 환경 변화에 맞춰 자원을 신속하게 재배치할 역량이 없다면 전혀 달라지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할 수 있는 능력, 과감히 사업을 철수할 수 있는 능력, 신사업이 단지 며칠 내에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만약 그런 능력이 없다면 제한된 비용 내에서 철수하고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두 연구자는 강조했다.
 
도즈 교수는 또 “전략적 민첩성에는 세번째 중요한 영역이 있다. 톱매니저들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함께 하나된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체화된 리더십과 임직원의 집단적인 책임감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조직이 분산되어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다. 이것이 우리가 연구 결과 밝혀낸 가장 큰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코소넨은 “어떻게 하면 통합적인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 조직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에서 오직 한 사업만을 영위하는 기업은 선호 받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포트폴리오의 (리더십이나 조직운영측면에서) 통합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코소넨은 현대기업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원동력은 바로 전략적인 통합(strategic integration)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사업 영역을 경영해온 ‘영웅 적인 리더(hero-leaders)’와 사업 분야를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기반으로 운영해온 대부분의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 그는 만약 기업들이 통합을 기반으로 성장하려면 비록 어렵기는 하지만 팀 기반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즈 교수는 집단적인 결정(collective decisions)이 두 가지 이유로 어렵다고 밝혔다. 첫째,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정체성과 책임감을 갖고 있어서 집단 결정으로 자신들을 몰아넣는 변화를 잘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 둘째, 비록 그들이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의 하부조직의 성공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는 “이 때문에 최고 경영진에서 조직 동료들이 평등하게 권한을 갖는 조직구조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소넨은 “그렇다고 이것이 책임의 결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속한 전략은 팀 구성의 정치적, 그리고 구조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어떻게 리더가 팀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감성을 이용하느냐를 보자는 것이다.
 
도즈 교수는 “매니저와 리서처는 주로 조직적인 측면과 대인 관계 레벨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들은 책임감과 몰입을 고취시키는 감성적인 면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에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노키아는 매우 젊고 야심만만한 임직원들이 경영하면서 감성적으로 매우 에너지가 넘치는 조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코소넨은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전략적 민첩성이 떨어질 위험성은 높아진다”며 “기존에 했던 방식을 되풀이하고 기업의 자원을 각자 다른 조직 내에 흩어놓고 각각의 조직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적인 책임감과 몰입도가 점차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 리더들이 피해야할 함정이라는 것.
 
두 저자는 책의 집필을 위해 주로 하이테크 기업들을 고찰했지만 이런 전략적 민첩성은 다른 업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 저자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고 변화의 속성도 더욱 복잡하고 거대화되고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전략 변화의 민첩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유럽 최고 경영대학원인 프랑스 인시아드의 연구 성과를 NYT Syndication 특약으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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