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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결론

DBR | 38호 (2009년 8월 Issue 1)

글로벌 경제가 규모의 경제와 대량 생산을 중시하는 제조 산업에서 지식 기반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효과적인 경쟁 주체로서 광역경제권 (MCR)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은 MCR육성을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식의 스필오버에 기반한 혁신 및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빠른 순환, 대면 접촉에 의한 정보 공유, 경쟁과 동시에 협력이 가능한 고집적 산업 환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MCR은 도시권보다 훨씬 효과적인 경쟁 주체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국토 균형발전을 추구하던 런던권, 도쿄권에 이어 프랑스까지도 대표 도시인 파리권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도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생산성에 대한 대책 없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굴레로 인해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뒤질 위험에 있으며, 이는 결국 국가 경쟁력의 정체 또는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20 MCR에 대한 경쟁력 평가결과, 경인권은 이미 선진 MCR과의 경쟁에서 뒤쳐져 오사카권 보다 낮으며 상하이권 및 베이징권의 공격적인 성장에 현재의 위상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11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대기업 본사의 90%, 전문 기술 및 과학 종사자의 68%를 보유하고 있는 경인권의 생산성이 전국 평균 보다 낮았다. 다른 국가의 대표 MCR들과 달리 경인권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가 경쟁력의 발전을 위해 한국도 이상적인 국토 균형발전의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 MCR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표 경제권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대표 MCR 육성을 통한 스필오버 효과 창출 전략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재의 집중억제 전략에서 벗어나스마트 성장 (Smart Growth)’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국가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현재 글로벌 MCR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부, 인구 규모와 산업 구조 등을 보유한 MCR경인권이 유일하다. 따라서 향후 10년 내 글로벌 Top 5 MCR 진입을 목표로 경인권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부울경권과 같은 지방의 MCR들은 차별적인 특성을 고려한 역할 분담으로 광역권 내 거점도시 육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부분 MCR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역사에서 중심도시의 존재가 주변지역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 도시 및 MCR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부, 인구 규모와 시장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동시에 중심지역의 성장이 주변지역의 성장을 이끄는 스필오버 효과 관점에서도 중심도시 없이 광역권 차원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부울경권을 포함한 지방 광역권 내 여러 도시들의 균형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보다는 광역 경제권 내 연계성을 확보하면서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심도시 육성이 먼저 필요하다. 이후 지역이 보유한 차별적인 특성을 기반으로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MCR로 성장해야 한다. 

세계적인 MCR들의 발전 방향은 해당 지역 내 거점들이 보유한 사회, 정치, 경제 구조 등에 따라 다르게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 MCR들의 추진 방향이 한국의 경인권과 지방 MCR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한국 MCR 발전 계획들을 살펴보면, 많은 지역들이 전략산업을 중복 추진하고 있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의견처럼 중복 추진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들 간의 연계성 확보 및 시너지 창출이 없다면 자원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자신의 특화된 경쟁력에 기초한 육성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 전통 산업분야도 얼마든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실제 모든 사람들이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하는 농업·원예업을 전문 R&D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시킨 네덜란드의 란트스타트는 1인당 GRDP경인권(19600달러) 보다 70% 높은 3400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이테크 산업만이 지역의 성장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로테크 기업이 있을 뿐 로테크 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마이클 포터의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IT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모든 지역이 이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 지역 별 특화된 경쟁력에 기반한 산업을 육성해 차별화된 MCR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의 기반이다. 경인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광역 철도망에 기반한 광역권 연계 강화, 해외 고급인력 유입을 위한 생활환경 조성, 클러스터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 역량 증대, 선진화된 그린 인프라 구축, 자율성을 보장하는 통합적인 광역 거버넌스 구축 등이 요구된다. 

지방 광역경제권을 대표하는 부울경권은 현재 광역경제권 추진을 위한 거점 기반도시 육성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 이는 부산시 내 비즈니스 서비스 기능 집적을 통한 부산시의 역할 재정립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후, 현재 부산·울산·경남 간 광역권 차원에서 시급한 추진이 요구되는 광역 교통 인프라, 윈윈 가능성이 높은 관광·문화산업 육성 등 협력을 통한 성과창출 가능성이 높은 영역부터 광역 협의체를 운영해 나가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지 못하고, 서로 경쟁하는 제로섬 게임을 벌인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MCR의 육성은 요원한 과제다. 중장기적으로 의식과 마인드 자체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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