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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한국 MCR 발전을 위한 제언

DBR | 38호 (2009년 8월 Issue 1)

3.2.1 한국형 MCR 발전 전략
한국 MCR의 성장을 위해서는 본질에 충실한 전략, 즉 대표 MCR을 육성해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를 창출하는 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정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억제 정책에서 벗어나스마트한 성장’ (Smart Growth)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대표 MCR을 집중 육성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대표 MCR육성은 세계적 추세이다. 이는 또 MCR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전략이다. 따라서 기존 균형 성장 패러다임에서 스마트 성장(Smart Growth) 패러다임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해외 선진 국가들은 우선 순위를 정해놓고 차등적인 MCR 육성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메트로 네이션(Metro Nation) 전략에 따라 11개 메가 리전(Mega Region) 가운데 뉴욕, LA 4 MCR에 대한 차등적인 집중 육성 계획을 천명했다. 또 균형 발전 정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국가인 프랑스 역시 2009 4그랑파리계획을 통해 파리권 집중 육성에 나섰다. 프랑스는 파리권의 경쟁 상대로 런던권, 뉴욕권을 지목함으로써 초국가적 경쟁을 위한 국가 자원의 집중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글로벌 MCR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부, 인구 규모 및 장소 매력도 등의 기반을 보유한 국내 MCR은 경인권이 유일하다. 경인권 경쟁력 저하의 원인인 노동생산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연계성을 강화하면 10년 내에 전 세계 5권 MCR 그룹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광역경제권의 핵심 경쟁력인 연계성 강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문화적, 심리적 제약요건을 극복해야 하는 Globality분야의 경쟁력 제고는 단기간에 쉽게 이뤄지기 어렵다. 또 지정학적 제약요건이 존재하는 경인권의 특성을 고려하면, 장소 매력도 제고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인권
의 현재 산업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경제적 번영은 물론이고 장소 매력도 측면에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MCR로 발전하기 어렵다. 경인권을 선진 MCR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조업 기반 경제구조를 지식 기반 구조로 전화시켜야 한다. 경인권의 경제, 정치, 사회문화적 구조가 창의성과 혁신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돼야 지식기반 구조로 변화가 가능하다.


경제적으로는 경인권의 혁신 역량(innovation capacity) 을 제고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동시에 선진화된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을 고도화 시켜야 한다. 또 사회 문화적으로도 지식 기반 경제에서 중요한 지식 공유 및 재활용 수준을 높이기 위해 광역권 교통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특히 상호교류에 제약을 야기하는 자동차 교통체계 보완에 투자하기 보다는 상호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철도 등 대중교통 위주로 인프라투자가 진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광역권 내 교류뿐 아니라 해외 기업 및 전문 인력과의 지식공유를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인권의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중앙집권적 경제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통합적인 광역권 발전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경인권 내 정부기관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 전문가 등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포괄적인 광역 거버넌스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전 세계 대부분 광역 경제권에서 목격되는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중심도시가 주변 도시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점이다. 이런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즉, 도시와 MCR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부, 인구 규모와 시장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중심지역의 성장이 주변지역의 성장을 이끄는 스필오버 효과 관점에서도 중심도시 없이 광역권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울경권을 포함한 지방 광역권 내 여러 도시들의 균형적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광역경제권 내 연계성을 확보하면서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심도시 육성이 먼저 요구된다.
 

이런 측면에서 부울경권 내 중심도시로서 존재하고 있는 부산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동시에 부울경권 내 경제 산업 분야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는 울산 등 지역도시들과 부산시의 역할을 재정립함으로써 광역권의 연계와 집적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 형성에 부울경권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지역별로 중복 추진되고 있는 전략산업 육성 정책도 재고해야 한다. 투입 요소의 경쟁력이 낮은 지역 도시에서 대규모 역량 투입이 필요한 산업을 경쟁적을 육성할 경우 자원 분산 투자로 인해 모든 지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각 지역별 특성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차별적인 MCR 전략 및 육성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중복 투자를 막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지역의 현재 수준을 고려해서 정부주도 추진, 지자체 주도 추진, 기업 주도 추진 등 다양한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경인권과 부울경권 역시 현재 수준을 고려하여 경인권은 글로벌 MCR로서, 부울경권은 동북아 지역 MCR로서의 목표를 수립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3.2.2
경인권MCR 발전 전략
3.2.2.1 추진전략 ① 광역권 연계성 강화
광역권 연계 교통 인프라강화
MCR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광역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은 경제적 번영과 장소 매력도, 특히 삶의 질 제고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25개 MCR 내 522명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지멘스의 설문 조사 결과, MCR 발전 정도와 관계없이 후발 MCR, 잠재적 선두 MCR 모두 광역 교통망을 가장 중요한 투자 우선순위 영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특히 선진 MCR에서는 응답자의 43%가 교통망 개선을 가장 중요한 업무 영역으로 선정했다.
 
경인권의 교통혼잡 비용은 전국 23조7000억원(2005년 기준)의 54.4%인 12조90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인권의 교통 문제는 국가적인 자원 낭비를 가져오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 경기도 신도시에서 서울까지 도로 통행속도는 1998년 40.8km/h에서 2006년 29.7km/h 수준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또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환경 친화적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대기오염의 75%는 교통수단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교통 혼잡을 최소화면서도 대기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인프라 확충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승용차 분담률을 줄이고 광역 대중 교통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공기오염과 교통 혼잡도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감안했을 때 가장 적절한 투자 대상은 철도다. 차량 보급이 늘어나면서 기존 철도망 위주 교통체계에서 도로망 위주로 전환한 LA의 경우, 도로망의 확충과 재투자에 드는 막대한 예산으로 인해 교통체계 개선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뉴욕권도 정부의 지침 중 대기오염 등 환경관련 규제가 늘어남에 따라 ‘나 홀로 운전자 (single driver)’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에 있다. 결국, LA 및 뉴욕 모두 환경과 혼잡도 해소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로망이 아닌 철도망 구축을 광역망 교통체계 개선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경인권 역시 타 MCR과 비교하면 연계성이 미흡하기 때문에 철도 중심의 광역 교통망 구축이 시급히 요구된다. 선진국 수준의 철도 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현재 계획 (GTX 160km) 보다 5배 이상의 철도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인권이 현재 보유한 철도 교통망은 매우 취약한 수준이다. 경인권의 단위 면적 (km2) 당 철도 연장은 20m로, 뉴욕권 70m, 도쿄권 140m와 그 격차가 매우 크다. 그 결과, 철도 이용률은 20% 수준에 불과하고 승용차 분담률은 선진 MCR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광역철도망 확장이 요구된다. 현재 계획 중인 GTX 160km 구간이 완공된다고 가정해도 경인권의 철도망 단위 면적 당 연장은 선진 MCR들과 큰 격차를 보일 것이다. 뉴욕권 수준의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580 km, 도쿄권 수준의 철도 연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400km에 이르는 철도망이 구축돼야 한다.
 
현재 경기도 주도로 추진 중인 경인권 광역 급행철도(GTX)는 서울과 경기간, 또는 경기도 내 도시들간 연계 교통망이 부족하고 승용차 분담률이 선진 MCR 대비 높은 경인권의 연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GTX는 특히 승용차 통행량 감소 등으로 연간 1190억원 (탄소배출권 가격 기준)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서울 도심과 외곽이 30분 이내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GTX는 경인권의 스마트 성장을 위한 그린 교통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천 중심의 배후 연계 교통망 개선을 통해 광역권 내부 도시간 연계성 및 물류기능을 강화 해야 한다. 인천공항과 인천항, 평택항 등을 중심으로 수송물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경인권의 교통 혼잡, 물류산업 경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인천을 중심으로 한 경인권의 동북아 물류허브 전략 달성을 위해서는 공항 및 항만 배후 물류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또 국제 공항인 인천공항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인권 주요 도시들과 인천공항을 직접 연계하는 교통망 확충이 요구된다. 인천 공항 및 항만과 서울을 포함한 경인권 주요 도시들 간 연계성은 도시 고속도로뿐 아니라 철도를 통해 강화시킬 수 있다.
 
선진 MCR 역시 광역 연계 철도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선진 MCR들은 도시권이 확대되었던 시기부터 광역 급행 철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프랑스는 1960년대, 일본은 1970년대부터 고속급행철도를 건설했다.
 
도쿄권은 3환형 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쿄 시 외곽(1환, 2016년 완공), 도쿄 시와 3개 현의 접경지역(2환, 2020년 완공), 3개 현의 중심지역(3환, 2025년 완공) 구간을 완성함으로써, 도심으로 유입되는 방사형 도로의 교통수요를 분산시키고, 각 지역 거점도시들 간 접근성을 대폭 개선시킬 계획이다. 또 이런 방안은 외곽 거점 도시들의 자생력을 강화시켜 도쿄권 전체를 다핵 거점 MCR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리 역시 최근 그랑파리 계획에 의거해 낙후된 RER A선과 지하철 13호선 개선 등으로 광역권 접근성 증대를 추진 중이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RER의 수송 능력 및 속도, 운행 횟수를 증가시키고 주요 도로망을 정비함과 동시에 광역 연계성 강화를 위한 트램(Tram)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광역 교통망 강화를 통해 파리는 도심과 교외의 구분을 사실상 없앤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GTX를 통한 경인권 교통혁명 추진 중
 
지하 40m 공간을 활용, 세계에서 제일 빠른 광역철도 구현
경기도가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일명 대심도철도)는 수도권 교통난을 해결하는 묘안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도로망과 지하철이 포화상태여서 서울과 경기, 인천을 연결할 수 있는 다른 교통수단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GTX는 지하 40∼50m에 건설되기 때문에 일반 지하철(지하 20m 안팎) 노선에 구애받지 않는다. 건설비용도 지상 보상비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경기도의 분석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200km, 정지상태를 포함한 평균속도는 시속 100km 이상으로 현재 지하철 평균속도인 30km에 비해 3배 이상 빠르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까지 38km의 주행시간이 현행 1시간 이상에서 18분으로 단축된다. 김시곤 서울산업대 철도경영정책학과 교수는 “수도권의 지상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GTX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TX는 경기도의 건의로 시작됐지만 국토해양부도 건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노선과 건설비용 등을 따져보고 있다. 국토부는 한국교통연구원에 대심도 급행철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10월이면 결과가 나오고, 올해 말까지 수도권 광역교통 기본 계획과 국가 철도망 계획에 최종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GTX는 3개 노선이다.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4.8km· 28.5km는 KTX 선로), 의정부∼군포 금정(49.3km), 청량리∼인천 송도(49.9km) 등이다. 총 13조9000억 원을 들여 2011년 1월 착공해 2016년 9월 개통할 계획으로 하루 76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등 10개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일부 노선을 바꾸고 1개 노선을 추가한 4개 노선 160km 구간을 주장하고 있다. 추정 사업비는 12조 원. 일부 노선 건설을 주장하는 2개 컨소시엄도 각각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국토부에 제출했다.
 
교통혼잡 감소를 통하여 연간 7000억원 절감 및 30분 이내 서울시 진입 가능
우선 GTX가 개통되면 1일 38만대 승용차, 56만 통행량의 감소가 예상되어 고속도로 통행량의 10% 감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교통혼잡비 감소는 연간 7000여억권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중간 정차역을 최소화하고 구간을 직선화함으로써 경인권 통행시간을 기존 지하철 이용 시 보다 약 3배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인권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승용차 보유 대수를 절감시키는 그린 교통 인프라
본 보고서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철도는 그 자체로 그린 교통수단으로 승용차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 6분의1, 에너지 소비량도 8분의1에 불과하다. GTX를 개통하면서 승용차 통행량을 일 38만대 이상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149만톤, 이산화탄소 처리비용은 연간 595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최근 국제적으로 거래되고있는 탄소배출권 가격으로 환산하는 경우 연간 119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해외자본 및 인력 유입 생활환경 조성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한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경인권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외 인재 및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경인권의 혁신 역량을 높여야 한다. 또 광역권 내 연구소 등 혁신 주체들과 해외 전문인력과의 제휴를 확대해야 한다.
 
해외 인력 및 기업 유치를 위한 글로벌 MCR 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경인권은 규제완화 정도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과감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상하이권, 베이징권은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면제나 토지 무상 임대와 같은 적극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 매력도가 낮은 경인권의 특성을 고려하면 상하이나 베이징보다 훨씬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관공서, 은행, 병원 등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영어 활용이 가능토록 통역인원을 운영하거나 관련 문서를 영어로 제공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도 만들어야 한다. 경인권은 향후 고급 해외 인력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저임금 해외 노동인력의 유입이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가 집적된 전용 거주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은 외국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시설, 즉 관공서, 은행, 병원, 학교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 또 저임금 노동인력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현재 이들의 거주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 등 생활 인프라에서 법률지원, 금융 서비스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
 
상하이권의 해외 고급 인력 유치 노력
 
세계 각국의 MCR들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고급 인재의 유치와 이탈 방지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단기간에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상하이 시 또한 지역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급 인재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시 정부는 1990년대부터 국내외 고급 인력들이 지역 내에서 지속적으로 경제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고급 인재들을 위한 전용 주거 단지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구베이 신취 – 교육, 쇼핑, 여가 시설을 두루 갖춘 외국인 전용의 최고급 주거단지
상하이 시가 가장 성공적으로 건설한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로는 구베이 신취(古北新區)가 있다. 구베이 신취는 1983년 상하이 시가 최초의 경제개발구인 홍챠오(虹橋) 경제기술 개발구를 조성한 이후 외국인들의 니즈에 맞는 주택단지의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1989년부터 건설된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으로, 1995년 완성되었다. 구베이 신취는 외국 기업인들의 주거에 대한 높은 기대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초 설계 단계부터 고급 주택 단지로 건설됐다.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형태로 지어졌으며, 프랑스 유명 건축 디자이너가 설계한 유럽풍의 구조물과 조각들을 곳곳에 배치시켜 이국적인 느낌이 들게 단지를 조성했다. 상하이 시는 곳곳에 천연잔디 축구장과 종합 체육관 등의 여가 시설을 건설해 주민들이 편리하게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6개의 국제 학교를 유치해 외국인들의 자녀 교육 부담 또한 덜어주었다.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중소형의 공원과 녹지지대로 조성해 단지의 친환경성 또한 증진시켰다. 상하이 시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구베이 신취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주거지’로 손꼽히게 되었으며, 구베이 신취를 통해 홍챠오 개발구는 해외 기업인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1995년 최초 조성 시 30%에 불과하던 구베이 신취의 외국인 비중은 2009년 현재 6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홍챠오 개발구는 각국의 주요 기업들로부터 2조 위안에 육박하는 직간접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장지앙 인재아파트 – 지역 내 고학력 인재들을 위한 염가의 고급 임대아파트 단지
상하이 시는 해외 고급 인력뿐 아니라 지역 내의 고학력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지역 내에 유치시키기 위한 활동도 병행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장지앙(長江) 첨단산업단지 인근에 건립되고 있는 인재 아파트다. 상하이 시는 첨단산업단지에서 근무하던 IT 인재들의 해외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 시세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값에 양질의 생활단지를 제공해 주는 인재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상하이 시는 모든 아파트 단지를 장지앙 첨단산업단지로부터 5분 거리 이내에 건설해 출퇴근에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는 한 편, 단지 내에 여가 및 쇼핑 시설을 조성해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 또한 증진시킬 계획이다. 상하이 시는 2009년 2월 180여 채를 시범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 말까지 총 1만 채 가량의 인재 아파트를 건설해 현재 첨단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인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3.2.2.2 추진전략② 혁신 모델을 통한 클러스터 경쟁력 개선
광역권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는 클러스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클러스터 경쟁력 육성 방법에는 두 가지 모델이 존재한다. 하나는 저비용 모델(Low Cost Model)이며 다른 하나는 혁신 모델(Innovation Model)이다.
 
저비용 모델은 대규모의, 상대적인 저비용 인력을 기반으로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모델이다. 주로 임금이 싼 개발도상국들이 활용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모델을 선택하면 초기 빠른 시간 안에 클러스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저비용 노동 자원을 가진 새로운 광역권이 경쟁자로 등장하면 빠른 시간 내 클러스터 경쟁 우위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혁신 모델은 혁신 역량에 기반한 생산성 제고를 통해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모델이다. 지역 내 저비용 노동 자원 외의 고유한 자산을 기반으로 타 광역권과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모델을 선택하면 고부가가치 창출 및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혁신을 통한 클러스터 육성은 산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가능하다. 네덜란드의 농업 클러스터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혁신 모델의 창시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 역시 광역권의 생산성은 해당 광역권이 어떤 산업에서 경쟁하느냐 보다 어떻게 경쟁하고 있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우수한 외국인 근로자 노동 환경
 
싱가포르는 6등급의 패스 제도를 통해 해외의 인력들을 수준별로 유치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타 국가들로부터의 이민을 통해 형성된 신생 도시국가다. 중국, 인도 및 동남아 주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싱가포르는 이민자 및 해외 인력을 적극 받아들였다. 특히 해외 노동력을 계급에 따라 구분해 차별적인 노동 패스를 발급함으로써 우수인력은 자국인과 동등한 혹은 더 좋은 대우를 제공해서 스카우트하고, 기피 업종은 외국의 값싼 인력을 낮은 제한기준 하에 수용함으로써 채워 나가고 있다.

저급 노동력은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수급하며, 정부 통제 하에 철저히 관리함
싱가포르는 6등급의 패스 시스템보다 더 하위의 육체노동자, 가정부 등의 노동력을 위해 ‘Work Permit’이라 불리는 특별 인력 수급 제도 또한 운영하고 있다. 저개발국과 싱가포르간의 나라간 협의를 통해 수급되는 저급 인력들은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서만 채용이 가능하며, 정부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된다. 기간을 넘어서 불법 체류할 시에는 강제 추방되며, 합법적 체류 시에도 제한이 많고 법적인 보장 임금 수준이 평균 임금 대비 매우 낮게 책정되어 있다.
 
경인권, 저비용 탈피하고 혁신 클러스터로 전환해야
그렇다면 경인권의 경제적 번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모델의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할까. 경인권의 클러스터는 기타 다른 개발 도상국 지역과 마찬가지로 저비용 모델을 선택했다. 현재 IT 등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통한 차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완전한 혁신 모델로의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이미 경인권의 인적 자원이 상하이, 베이징, 뭄바이, 콜카타 등의 경쟁 광역권과 비교해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또 향후 인구 성장의 한계, 고령화 등 선진 광역권이 겪는 문제를 경인권도 겪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클러스터 모델의 전환 없이는 현재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혁신 역량 증대 및 클러스터 포트폴리오 고도화
경인권이 혁신 클러스터 육성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 혁신 역량은 기회 의존적 성장이 아니라 성장 기회 발굴 및 성장 메커니즘 자체를 광역권 내에 체화(Institutionalize) 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제적 번영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혁신 역량 증대 외에도 기존 경인권의 핵심 클러스터 포트폴리오 전체를 고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 두 가지의 특정 클러스터 육성만으로는 광역권 전체의 생산성 증가를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클러스터로 육성할 수 있는 클러스터 포트폴리오를 선정, 핵심 포트폴리오가 경인권 전체의 생산성 증대를 견인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집적 및 외부와의 연계에 기반한 혁신 역량 증대
혁신 역량은 지식과 재무의 관점 모두에서 고려돼야 한다. 지식 관점에서 혁신 역량은 경쟁력 있는 대학 및 연구소 네트워크를 갖춤으로 기술 수준이 높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인,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재무적 관점에서의 혁신 역량은 벤처 캐피털 및 기타 금융 시장을 통해 아이디어 또는 기술의 상업화를 지속적으로 달성해 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경인권은 지식과 재무 두 가지 관점 모두에서의 혁신 역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경인권 혁신 역량은 구조적인 균형이 깨져 있는 상황이다. 혁신역량 제고를 위해서는 특정 R&D 기능의 집적이 아닌 기업, 정부, 학교 등 다양한 R&D 기능이 균형있게 집적되어 연계된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경인권 R&D 관련 기능은 분산되어 있을 뿐 아니라 혁신이 일어나고 전파될 수 있는 충분한 기반 및 신뢰 관계 형성이 미흡하다. 특히 국내 R&D 인프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 연구소의 경우 규모가 영세하고 연구개발 역량이 취약한 중소기업 연구소가 국내 전체 연구소의 91%(산업기술 백서, 2004)를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하다. 혁신 모델이 효과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연구소, 즉 기업(대기업 및 중소기업) 연구소, 정부 연구기관, 학계 연구소 및 비영리 연구소 등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 또 이들 간 적극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혁신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경인권
이 글로벌 수준의 혁신 역량를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 규모의 상대적 열세를 극복해줄 수 있는 개방형 혁신 시스템(Open Innovation System)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경인권은 집적도가 높은 IT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또 상당한 수준의 제조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 이런 제조 기반에 연구개발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혁신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대전의 R&D 클러스터 뿐만 아니라 해외 클러스터와 연계성을 강화해 외국 전문인력들과 함께 혁신을 일으키고 이를 전파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의 비전 및 발전 방향에 대한 각 협력 주체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각 주체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또 정부, 기업, 교육 기관의 주요 책임자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강력한 리더십도 발휘되어야 한다.
 
또 앞서 언급한 대로, 혁신 역량은 지식뿐만 아니라 재무적 측면이 동시에 강조돼야 한다. 신기술 육성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금융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경인권을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는 금융 및 전문 서비스 기능을 발전시켜 혁신을 지원하는 서비스 역량을 높여야 한다.
 
광역권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클러스터 이론의 창시자 마이클 포터 교수는 미국 주요 광역권 클러스터를 분석한 결과, 혁신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하이테크 산업 클러스터가 광역권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정도는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제한적인 1∼2가지의 산업 클러스터 만으로 광역권의 경제적 번영을 달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클러스터 오브 클러스터(Cluster of Clusters)’, 즉 클러스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해야 할 클러스터 대상은 글로벌 경쟁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즉 ‘트레이디드 클러스터(traded cluster)’가 돼야 한다. 트레이디드 클러스터는 높은 생산성 및 혁신 역량을 보유함으로써 타 산업군 대비 평균 임금이 높은 산업 클러스터를 의미한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선진 광역권의 경제적 번영은 트레이드 클러스터의 생산성 증대에 기초하고 있다. 대부분의 높은 경제적 번영을 달성하고 있는 광역권 또는 국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트레이디드 클러스터의 평균 창출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지역 클러스터의 생산성도 높아졌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토대로 육성 대상 클러스터를 선정해야 할까.
마이클 포터 교수는 광역권 클러스터 우선 순위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광역권의 차별적 경쟁 우위 확보 유무 또는 향후 확보 가능 여부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선진 광역 경제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촉망받는 산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해당 광역권이 갖고 있는 장소적, 사회적, 경제적 경쟁 우위에 기초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을 택했다.
 
경인권도 소위 신성장 산업을 쫓기보다는 경인권의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IT 제조산업을 고도화 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고용 규모가 크면서 성장률이 높은 비즈니스 서비스, 프로페셔널 서비스, 헬스 케어 서비스 등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민간기업 주도로 고부가가치 산업구조의 전환이 이뤄지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경인권은 계획 경제 하에서 정부의 주도로 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계속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간 기업은 클러스터의 집적 효과로 인한 경제적 이익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클러스터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민간 기업이 광역권의 혁신 활동을 주도할 경우, 정부가 의도적으로 추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자치단체간의 정치적 논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각 기업은 경인권의 혁신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 및 프로젝트를 발굴해 정부기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서 정부의 정책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반면 정부기관은 민간 기업이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업체들의 수요에 기반한 인프라 구축 및 기본 교육,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등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중앙정부와 경인권 지역 정부간의 협력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및 역할 분담을 통해 지원 정책 중복으로 인한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2.2.3 추진전략 ③ 선진화된 그린 인프라 구축
성장과 보존을 함께 추구하는 그린 인프라 구축은 경인권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다. 그린 인프라는 1990년대 미국에서 발전해온 개념으로 최근 유럽권 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그린 인프라라는 개념의 핵심은 자연 환경을 도로나 철도, 전력, 통신 등과 같은 운영 인프라(Built Infrastructure, 보통 회색 인프라라고 칭함)와 마찬가지로 인프라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이러한 자연 인프라와 운영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계획, 관리함으로써 성장과 생태 보전을 함께 추구하는 데 있다. 기존 패러다임이 성장과 보전을 별개로 생각하고, 자연 요소에 대해서는 개별적인(Site-specific) 보전에 주력하는 형태로 접근했다면 그린 인프라는 보다 통합적이고, 상위 수준 관점에서 광역권의 자원 및 인프라를 계획, 관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린 인프라의 7대 원칙(Mark A. Benedict & Edward T. McMahon)
 
1. 그린 인프라는 개발과 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체계여야 한다
2. 그린 인프라는 철저한 계획 하에 개발되어야 한다
3. 그린 인프라는 공원, 습지 및 보전 지역 등 구성 요소들을 상호 밀접하게 연결시켜 녹지의 생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여러 광역권에 걸친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토지 소유자 간의 면밀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5. 그린 인프라는 여러 이론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과학적으로 계획되어야 한다.
6. 그린 인프라는 대규모 공공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그린 인프라 구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익을 알려야 한다.
7. 그린 인프라 건설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한다. 때문에 핵심 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참여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
 
그린 인프라는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경제적 번영의 지속 및 추가적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경쟁 우위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특히 그린 인프라의 특성상 광역권 규모의 지역적 범위 내에서 다루어야 할 이슈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광역권 내 주요 해결 과제로 고려돼야 한다.
 
그린 인프라 전문가인 마크 베네딕트와 에드워드 맥마혼에 따르면 그린 인프라의 전제 조건은 광역권의 생태 환경 보전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이 부재한 상황에서 경제적 성장의 이점을 설득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린 인프라는 투자 규모가 너무 크고 즉각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광역권이나 국가 단위에서 긴급한 해결 과제로 분류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각국 정부나 광역 경제권들은 기후 변화 및 환경 이슈, 도시화 및 도시 개발의 폐해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성장과 더불어 환경 파괴 방지 및 에너지 소비 감소(또는 탄소 배출 감소)를 구현하는 그린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 및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부상했다.
 
특히 미국 오바마 정부는 그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통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과거 그린 인프라 문제는 도시권 수준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제 광역권 및 국가 수준의 과제로 격상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새로운 성장 전략의 키워드로 녹색 성장을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녹색 뉴딜 정책은 친환경 기반시설 건설을 통한 노동 수요 창출에 우선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 녹색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또 4대강 정비 사업 등 과거 진행해왔던 대규모 사업들을 대거 녹색 뉴딜 사업으로 편입시켜 녹색 성장을 명분으로 토목 사업을 벌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 정부의 녹색 성장 비전에 맞춰 경인권 역시 2020 경인권 광역 계획을 통해 저탄소 녹색 성장의 거점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표명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인권 광역 계획은 그린 벨트 해제 외에 그린 인프라를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필수 요건으로 강조되고 있는 그린 인프라는 경인권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MCR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미국의 그린 인프라 - Green New Deal
 
미국 행정부는 2008년 후반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경기회복 대책을 내놓았는데 이 중 녹색 산업 육성 정책, 즉 그린 뉴딜 정책에 사용되는 공적 자금의 규모는 총 1123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정부는 생활환경, 에너지, 교통, 통신 및 공공 안전 등 5대 그린 인프라 분야를 정하고 해당 영역에 대한 그린 인프라화(化) 및 녹색 산업의 활성화를 이룩할 계획이다. ‘10년 내 중동과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80%를 감소시키겠다’는 이 야심찬 계획은, 아직 녹색 산업의 사업성이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성급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단기적인 수익 창출이 불확실한 녹색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일자리 창출, 신성장 산업 육성,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그린 뉴딜 정책
미국 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촉발된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2008년 말 미국의 실업률은 6.5%로 14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 정부는 녹색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총 500만 명에 달하는 고부가가치의 녹색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해 녹색 산업에 대한 수요를 유도 혹은 강제함으로써 녹색 산업 시장의 모멘텀을 확보해 빠른 시일 내에 녹색 산업의 시장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그린 뉴딜의 주요한 목적이다. 미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s)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도입해 재생에너지 의무할당 비율을 2012년까지 10%, 2025년까지는 25%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수요를 동시에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까지 ‘저탄소 연료기준’도 설정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감축을 의무화함으로써 각 지자체들에게 친환경 에너지의 사용을 독려할 예정이다.
 
녹색 산업의 육성은 미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미국 정부는 그린산업의 5대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녹색 기술 및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면 이것이 향후 차세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는 데 Enabler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중동 국가들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줄이고, 아울러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사회 논의에서 유럽에게 내줬던 미국의 리더십 또한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가장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그린 인프라 개발 계획 중 하나인 런던권 탬즈 게이트웨이(Thames Gateway)의 ‘Greening the Gateway 전략’이다. 이 전략은 자연 환경 인프라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보여 주고 있으며, 광역권 관점에서 경인권이 어떤 관점과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경인권 역시 개별 지자체 차원이 아닌 광역권 차원에서 생태공간 보전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서 추진해야 한다.
 
그린 인프라는 녹지 네트워크를 만들고 가꾸는 것뿐 아니라 기존 회색 인프라의 환경 파괴 요소를 저감시키는 모든 활동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세계 각국의 그린 인프라 개발은 아직 녹지 개발에 편중되어 있으나, 최근 미국은 회색 인프라 개선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정책에서 녹지 개발과 함께 기존 회색 인프라의 효율성 및 친환경성 개선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스마트 그리드나 네가와트, 스마트 미터링 등 친환경성과 경제 성장 모두를 달성할 수 있는 주요 산업 분야들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3.2.2.4 추진전략④ 통합적 광역 거버넌스 구축
현재까지 경인권 정비의 기본방향, 인구 및 산업배치, 광역 시설 정비 방안 등을 정하는 경인권정비계획은 중앙정부가 수립하고 있다. 경인권 지자체는 경인권정비계획에 따라 지자체별 관리계획을 수립, 집행하는 정도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지식기반 산업 경제 시대 속에서 많은 선진MCR들은 주위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과 시민사회의 다양성이 인정받고 있는 경인권의 수준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정부 주도의 개혁이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경인권 역시 기존 중앙집권적 경제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통합적인 광역권 차원의 발전을 추구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체계가 개편돼야 한다. 결국, 경인권 광역 단위에서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자율성을 갖춘 광역권 관리기구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새로운 계획 수립뿐 아니라 실행 및 운영, 사후관리, 평가까지를 포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함으로 상설 기구로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앙 및 지방정부 뿐만 아니라 기업체, 연구소, 학계 등 전문인력 포함함으로써 시민사회의 능동적 참여를 통한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일방적인 의사결정 및 추진주체로서의 역할이 아닌 시민사회의 아이디어나 제안을 검토하고, 합의된 제안을 실질적으로 기획, 예산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및 참여 시민주체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중앙정부 입장에서의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수준의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 클러스터 등 해당지역의 산업개발을 위해 지역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나, 이는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보이는 현상으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 왔다. 예를 들어 뉴욕의 경우 패션 등의 산업 분야가 발전하고 있으나 정부 혹은 지방정부의 역할은 미미한 수준으로 MCR 의 주된 관심사는 세금을 낮추거나 규제를 없애는 등 사업의 편의를 도모하는 등 퍼실리테이터 역할에 그쳤다.
 
효율적인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서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지방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 내 주요 이해관계자인 기업, 연구소, 전문가 그룹 등이 참여하는 상설 의사결정 및 실행을 위한 기관 구성이 필요하다. 나아가, 계획 수립뿐만 아니라 추진과 사후관리 및 평가까지 담당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또 참여 주체들의 의사결정 권한 및 정보 공유 범위, 심의일정 등을 포함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광역권 계획 및 실행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지자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지방정부들 간의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 주체들의 의견까지 포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하여 참여 주체들의 투표권, 의사결정 방식, 정보제공의 범위, 정책 별 의사결정 기간 등을 사전에 정의함으로써 많은 의견 교환을 통해 의사결정을 수립할 수 있도록 조정기능을 운영해야 한다. 자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운영하면서도 만장일치 의사결정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뉴욕 MTC’사례가 좋은 본보기다.
 
동시에, 광역 거버넌스 체계의 성과평가를 위한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현행 경인권 관리 체계의 취약점 중 하나는 승인된 사항의 계획집행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향후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거버넌스 체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합리적 성장관리 계획에 따른 성과관리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New York MTC(Metropolitan Transportation Council)의 거버넌스 사례
 
- 만장일치에 의해 정책의 시행 여부를 결정
- 정교한 분석 자료 제공, 지역 정부들 간 의견 교류의 장을 마련해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율
- 최근 환경관련 이슈가 부각되어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
지역 간 이동 필요성이 잦은 뉴욕권에서, 광역 교통망 구축은 늘 주요한 이슈였다. 지역 정부들은 지역 간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광역 교통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전문 조직의 필요성을 깨닫고 1967년 지역 MPO(Metropolitan Planning Organization)의 하나로 New York MTC (Metropolitan Transportation Council)를 조직하게 된다. MTC는 광역권의 과거 교통 자료를 바탕으로 미래 25년 동안 뉴욕권의 장기 교통 수요를 예측하며, 이를 기반으로 각종 광역 교통 개발 정책의 수립 및 실행 업무를 주관한다. 이들이 수립하는 정책에는 10년 이상의 장기계획인 RTP(Regional Transportation Plan), 4∼5년짜리 단기 프로젝트인 TIP(Transportation Improvement Program) 등이 있으며, 각각의 정책은 수 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각 지역 정부에 의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행정 위계 상으로 MTC는 연방정부로부터 재정 지원 및 정책 방향의 관리를 받게 되지만, 연방정부는 지속성, 협력, 포괄성의 3대 원칙(3C)만을 제시하고 이의 위반 여부만을 감시할 뿐 MTC의 자율적인 의사결정 및 실행을 최대한 보장해 주고 있다. MTC의 의사결정 권한은 각 지역정부에 있는데, 이들은 모두가 공평한 선거권을 가지고 투표에 의해 MTC가 수립한 정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특이한 점은 모든 지역 정부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을 때만 교통 정책이 시행된다는 점이다. 지역 정부의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MTC는 정교하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각 지역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에게 해당 사안이 지역 경제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제한된 시일 내에 정책의 통과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연방 지원 기금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성함으로써 각 지역 정부들이 사안에 대해 많은 토의와 검토,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민간기구들은 선거권을 부여 받지 않지만, MTC는 이들이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Non-voting Member로 참여해 지역 정부에 압력을 가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MTC 관계자는 MTC의 거버넌스 형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한 MTC관계자는 “뉴욕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세계 그 어느 곳보다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형성된 곳이다. 우리가 만장일치 시스템을 통해 지역 의사결정을 수립할 수 있다면, 전 세계 누구나 똑 같은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민주적인 절차 체계에도 불구하고 교통정책을 실행하는 데에 있어 소요 예산의 확보와 토지 이용 권한의 취득이 어려운 문제임을 상기시키며, 다른 MCR의 관계자들이 광역 교통 정책을 수립할 때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 MTC의 최근의 화두는 환경이다. 연방 정부는 대기 오염에 관한 지침들을 대거 추가시키며 각 지역 정부에 환경 정책 수립에 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MTC는 이의 해결을 위해 시내 대기 오염원의 75∼85% 가량을 발생시키는 교통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나홀로 운전자 (single driver)를 줄이기 위한 시책 등 가능한 모든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3.2.3 부울경권 MCR 발전 전략
부울경권은 구심점이 되는 중심도시를 먼저 육성해야 한다. 이후 이를 토대로 광역경제권 혁신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캐나다의 지역혁신연구 결과 (Holbrook 2006)에 따르면 고밀도의 성숙한 지역경제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지역은 광역 혁신체계 구축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울경권은 광역 혁신체계 구축을 위해 우선 지역 내 역할 분담을 통한 기능별로 차별화된 거점도시를 육성함으로써 향후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부울경권은 부산을 중심도시로 재활성화 시켜 광역권 차원의 경제협력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부산은 부울경권의 비즈니스 서비스 기능이 집적된 도시로 육성하고, 울산은 제조업 기반의 고부가 산업 단지로 진화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재 중심거점이 없는 부울경권의 특성을 고려해 광역권 차원의 협력 필요성이 높은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광역 교통 인프라 개선 및 부울경권 문화·관광 산업 육성을 위한 협의체 운영이 요구된다. 이후, 이러한 성공 체험을 기반으로 특화 산업 육성 및 연계 등 보다 어려운 영역까지 광역권 차원의 협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3.2.3.1 추진전략① 부산시를 중심으로 광역권 내 역할 재정립
부산시에 비즈니스 서비스 집적을 통한 중심도시화
부울경권 제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서비스 기능의 대폭적인 강화가 필요하다. 부울경권은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고부가 서비스 산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울경권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의 임금이 부울경권 산업의 평균임금을 상회하고 있으나, 고부가 서비스 산업의 대표 업종인 금융권의 연봉이 제조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뉴욕권의 서비스 산업 임금구조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듯이 부울경권 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과 연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부울경권이 이미 보유한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과 혁신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의 고도화가 반드시 요구되고 있다.
 
부울경권은 경인권을 제외할 경우 국내에서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육성이 가장 필요하고 또한 용이한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회계 법률 등 비즈니스 서비스 종사자의 경우, 경인권에 집중도(집중계수 기준 68.15% - 경남발전 연구원)가 매우 높아 부울경권 (11.7%)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울경권 내에서 지역별 특화계수 (Location Quotient) 기준으로 지난 5년 간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산업이 사업서비스 영역이었다.
 
부울경권은 경인권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고용 기준 12.3%)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부산시는 전국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고용자의 6%를 보유함으로써 서울시, 경기도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지역이다.
 
과거 부울경권 내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이 쇠퇴하고 있기는 하나, 부산시의 서비스 산업 비중은 제조업 기반의 울산 및 경남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부울경권에 부족한 서비스 산업을 부산시 중심으로 집중시킴으로써 제조업 중심의 울산 및 경남 지역들과 기능별로 차별화한 후 광역권 차원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모색해야 한다.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자체적인 역량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외부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대규모 국가단위 연구소를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토록 하거나, 교육이나 전문 경영 컨설팅 산업을 육성해 관광, 해양레저 및 문화상품 등 부울경권이 보유한 차별적인 자산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의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
 
울산시는 기업 중심의 자발적인 산업구조 고도화 유도
울산 및 경상남도는 대기업 중심의 제조 산업 위주로 경제가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 내 중소기업과 연계된 혁신활동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기술이전 및 확산을 선도할 수 있는 공공기관적 특성을 가진 연구기관이 부족해 지역 내 혁신활동을 선도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다.
 
결국, 울산 및 경상남도 경제의 핵심 기반인 대기업들로부터 스스로 제조산업 구조를 선진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R&D 기능을 강화하고 국가 연구소를 유치해 지역 내 중소기업들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역 혁신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기존 산업에서 첨단 지식기반산업으로 구조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연구개발 기능을 보완함으로써 생산중심에서 혁신주도형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나고야 사례 –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 간 연계를 통한 지역 혁신체제
 
나고야권의 경제성과는 지역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혁신 노력, 지방정부의 적절한 경제정책, 주주들의 기업에 대한 애착과 지원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얻어진 결과이다. 이러한 각 주체의 생산적인 연계를 ‘츄부지역 혁신체제’라고 부를 수 있다.
 
대기업 – 중소기업 – 지역은행 들간 장기적 신뢰관계
이 지역에서 대기업들은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산활동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하청기업과의 연대와 신뢰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의 은행 및 관련 상공인들의 연대 관계도 지역경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들은 지역의 핵심기업들과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이 떨어질 경우에도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줌으로써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제공해 왔다.
 
지역혁신체계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
또한 정부 역시 전략적 계획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시장 실패에 대응하며 지역혁신체제의 효율성을 높여 왔다. 최근 중앙정부의 관심도 높아져 하향적인 국가계획과 상향적인 지역혁신체제가 적절히 결합해 가고 있다.
3.2.3.2 추진전략② 단계적 광역협의체 운영
광역망 교통 인프라 구축 협의 및 추진 기구 운영
부울경권 광역 교통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부울경권 내 도시들은 경인권을 제외하고 산업간 연관관계 및 경제규모가 가장 큰 지역으로서, 서로 인접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 상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 기회가 상당하다. 그러나 광역 연계 교통망의 미흡으로 그 기회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 부울경권의 광역 연계 교통망 수준은 비교 대상 MCR 중 최하위권이다. 광역 연계 교통망 개선 없이는 광역 경제권으로의 발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부울경권이 독자적인 광역경제권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항, 항만, 고속도로, 철도 등 주요 인프라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는 울산, 거제, 창원 등 기존 제조기반 도시들과 연계성 강화를 통해 부울경권의 경제적 번영에 기여할 뿐 아니라 다양한 신성장 동력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 MCR과 경인권 사례와 마찬가지로 도로망 보다는 철도망 위주로 광역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혼잡 비용 절감 및 환경보호와 함께 지속가능한 교통체계 구축이란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부울경권의 교통망 부족은 지역 내 산업 클러스터 연계 활동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따라서 산업단지의 집적화 및 클러스터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통시설 확충은 시급한 과제다. 동시에, 교통계획 수립 시 중심도시와 주변도시 간의 연계성뿐 아니라 부울경권 내 주요 도시 상호간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광역교통망은 본질적으로 다양한 지자체의 협조가 요구되는 중요 의사결정 사항이다. 특히, 행정구역이 상이함에 따른 운영 상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광역교통망 구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현재 부울경권의 교통계획은 지자체 단위로 수립되고 있으며 광역교통 협의를 위한 ‘부울경 광역교통실무협의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2005년 10월 결성된 이후 지금까지 7번 만남을 가진 수준이다. 부울경권 교통분야 공무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접지역과의 업무협조가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계획의 수립·시행이 광역적 차원에서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울경권에서도 경인권과 같이 광역 교통문제에 신속히 대응하고, 광역교통계획 수립 및 집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부울경권 광역교통계획을 전담하는 기구 설립이 요구된다.
 
광역권 관광·문화산업 육성 협의 및 추진 기구 운영
부울경권은 독특한 자연환경 및 국제 행사 유치 경험, 부산국제영화제등 문화상품 운영 경험을 활용해서 동북아 연계 (교류) 기능을 강화하는 관광·문화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지역의 관광 및 컨벤션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 울산 등을 중심으로 한 제조기반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부울경권 관광자원은 다양한 지자체 권역에 흩어져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상품화함으로써 부울경권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품화 작업을 위해서는 광역권 지자체 및 연구원,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협의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관광·문화산업 광역 협의체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역 내 산재한 관광상품을 정의하고 이를 상품화 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부울경권의 해양자원을 활용한 해양스포츠 관광상품 등도 검토될 수 있으며, 나아가 제주·전남 지방과도 협의를 통한 연계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동시에 숙박시설과 같은 인프라뿐 아니라 중국 및 일본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외국어 안내와 같은 세심한 부분에서의 배려도 요구된다. 또한 광역권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울산이나 거제에 들어오는 해외 바이어들이 부울경권에 산재된 관광 자원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개발 및 관련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제시한 광역교통 협의회와 관광·문화산업 협의회는 상호 보완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동시에 지역 내 경쟁관계나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광역경제권 사업 추진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영역에서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광역권 협의체를 발전시켜야 한다.
맨체스터의 서비스 · 관광 산업 육성 사례
 
영국의 대표적 철강도시를 서비스, 레저산업 도시로
맨체스터 시는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공업 도시로 산업 혁명 당시 철강산업을 토대로 급속히 발전해 왔다. 그러나 제 2차 세계대전 후 신흥공업국들의 출현에 따른 급격한 산업기반의 쇠퇴로 인구 급감, 실업률 증가와 함께 도심부 공동화 현상이 진행되며 맨체스터 시의 도시 경쟁력은 급격히 저하됐다. 이에 맨체스터 시와 맨체스터 도심관리회사(Manchester City Center Management Company)는 1997년대부터 제조업 중심 산업기반을 고부가가치의 문화산업 및 관련 레저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전환해 도심을 활성화하는 도시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 경제구조의 대대적인 변혁을 추진했다.
 
팝뮤직, 축제, 미술관, 축구클럽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육성
맨체스터 시는 도심의 노후 지역들을 상업 시설 및 문화 시설로 변모시켜 관련 사업자들을 유치했다. 직물, 식육, 어류, 야채 등 일용재의 도, 소매업 기지였던 북부 지역에는 음악관련 시설을 대거 조성해 팝 뮤직 산업체와 뮤지션들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맨체스터 시는 비틀즈 이후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인 오아시스(Oasis)를 비롯해 도브스(Doves),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들을 배출하며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 도시로 거듭났다. 마찬가지로, 맨체스터 시는 도심부의 대표적인 쇠퇴지역이었던 차이나타운 또한 지역 내에 다양한 소매상점과 음식점들을 유치하고, 지역에서 열리던 축제를 활성화해 인기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차이나타운 내에 위치한 맨체스터 미술관(Manchester Art Gallery)의 경우 1990년대부터 지속적인 확장 및 개, 보수와 유명 미술품 구입을 통해 영국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스포츠 산업 또한 맨체스터 시의 이미지를 제고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축구클럽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인종과 국적을 뛰어 넘어 실력 있는 선수들을 자신들의 팀으로 받아들였고, 시설 개선과 부가 산업 육성을 통해 전세계의 축구팬들을 끌어들였다. 그 결과, 맨체스터 시민들은 무려 1조8600억 원의 가치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그라운드로 그 부가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00년 이후 맨체스터는 런던에 이은 영국의 두 번째 문화 산업 도시로 새롭게 태어났다. 2004년 기준 맨체스터의 관광, 컨텐츠 산업은 시 전체 노동인구의 6.4%(영국 평균 2.4%)에 달하는 3만2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지역 GDP의 3.48%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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