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업 전략 툴
한국 기업의 역사는 ‘추격(catch-up)’의 역사입니다. 산업 기반이 전무한 상황에서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과 헌신적 노력으로 한국 기업들은 막강한 선발기업을 따라잡으며 성공 신화를 써갔습니다. 특히 외부 환경이 격변하는 시기에 한국 기업들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극심한 불황기에 공격적 투자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조선업,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기술 표준이 변하는 시기에 최고 자리를 차지한 전자 산업이 대표적입니다. 2등이나 3등 기업이라면 지금처럼 외부 환경이 불확실한 시기에 캐치업의 토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께 실용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빈약했던 후발주자의 추격 전략 연구에도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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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팀장과 홍희정 컨설턴트는 유려한 문체로 생물학 아이디어를 응용한 캐치업 전략 수립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캐치업과 관련한 독특한 시각과 유용한 툴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신병철 브릿지래보러토리 대표는 추격에 성공하려면 ‘혁신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는 불황기 캐치업에 성공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의 전략적 의지와 탁월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주환 The Company of Korea 심의위원장은 한국 비즈니스 역사에 길이 남을 ‘10대 캐치업’을 소개하며, 이런 사례가 주는 마케팅 교훈을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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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TIP] 사업 모델 혁신(BMI)
경쟁 후발주자는 이러한 단편적인 전략을 통해서는 절대 선두주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 단지 선두주자가 정해놓은 게임의 법칙에 따라 제한적인 승부를 할 뿐이다.
후발주자가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사업 모델을 정의하는 6가지 요소(제품·서비스, 타깃 고객, 매출 모델, 가치 사슬, 비용 모델, 조직) 중 2개 이상의 요소를 동시에 바꾸기 위해 전략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쟁의 근간과 게임의 법칙을 바꿔야 한다. 이것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제시하는 ‘사업 모델 혁신’이다.
①제품·서비스 고객은 제품에 대해 ‘일회적으로 구매한 값싼 상품’부터 ‘지속적으로 구매하며 관계를 유지해 나갈 좋은 상품’까지 다양한 가치를 부여한다. 후자일수록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은 자명하다. 기업은 자사 상품에 대한 고객의 인지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인접 및 신규 제품·서비스에 대한 오퍼링을 확대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②타깃 고객 자사의 고객, 경쟁사의 고객에서 더 나아가 현재까지 자사와 경쟁사의 제품·서비스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새로운’ 고객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시장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신규 타깃 시장 및 고객의 니즈에 맞는 지속적인 차별화 요인을 발굴, 제공해야 한다.
③매출 모델 고객은 대체 무엇에 돈을 지불하는가? ‘제품’에 돈을 지불하는 단순한 매출 모델부터, ‘경험’ 또는 서비스의 ‘결과’에 돈을 지불하는 매출 모델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기업은 이러한 매출 모델 또는 가격 체계의 변화를 통해서도 경쟁의 법칙을 바꿀 수 있다.
④가치 사슬 연구개발(R&D)-구매-생산-마케팅·판매 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치 사슬 역시 전략의 핵심 영역이다. 기존의 가치 사슬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가치 사슬상의 전후방 사업을 통합 또는 분리하는 전략, 혹은 새로운 가치 사슬을 창조하는 전략 등을 세울 수 있다.
⑤비용 모델 기업은 제품·서비스 생산에 따르는 모든 업무를 기업 내부에서 수행할 수도 있고, 일부 업무에 대해서는 아웃소싱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처럼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의 생산 기능 자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소싱, 제조, 판매 등 운영 모델의 변화를 통해 기업의 비용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⑥조직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기존 조직 구조 및 프로세스의 개편이 필요하다. 또한 조직 문화의 변화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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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TIP] 불황기, 전략 메뉴 상 차리는 법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전략의 수립을 경직되고 형식적인 상의하달(top-down) 방식의 계획 수립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자사의 전략 수립 프로세스를 파워포인트로 선보이는 ‘미인 대회’ 정도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수립된 미래 목표도 불확실성의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대비가 아니라 문서상의 ‘계획’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도 생각한다.
이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불황기의 시장 및 경쟁 현실에 맞도록 기업의 전략 수립•개발 프로세스를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3가지 차원에서 생각해봤다.
①전략 프레임워크를 없애라
전략 프레임워크와 프로세스 자체가 오히려 생각을 구속할 수 있다. 매년 동일한 프레임워크와 프로세스에 기초해 회사의 전략을 세운다면 결국 매년 비슷한 전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경쟁 환경 분석, 내부 역량 이해 등의 전략 프레임워크는 전략 수립을 위한 출발선에 불과하며, 기업은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가치 사슬을 분해하라 가치 사슬을 따라 자사가 경쟁력을 갖춘 영역과 경쟁력이 부족한 영역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에 대한 체계적 이해는 기업의 사업 모델까지 바꾸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경쟁 우위인 마케팅과 상품 디자인을 제외한 전 사업 영역을 아웃소싱한 일은 제조업의 통념을 뛰어넘는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페인 의류업체 자라(ZARA)는 연구개발(R&D)-생산-물류-판매에 이르는 전 가치 사슬의 수직 통합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가치 사슬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영역을 이해하고 강화했다.
자산을 분해하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을 핵심•비핵심, 무형•유형 등으로 분해하고, 이 중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자산이 무엇이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기회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글로벌 타이어 회사 미슐랭은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비아미슐랭(ViaMichelin)을 2001년에 열었다. 이는 타이어 비즈니스를 수행하면서 쌓아온 무형자산인 여행 관련 정보를 사업 기회로 활용한 좋은 사례다.
②전략기획실의 역할을 바꿔라
전략 수립 과정의 산출물은 전략 자체만이 아니다. 전략기획실에 국한되지 않는 전사 차원의 ‘전략가’를 양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기업은 전략기획실의 경계를 뛰어넘어 전 직원이 전략 수립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조직의 말단 직원이 전략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직원의 적극적 참여를 가능케 하는 제도적 환경의 구현은 여전히 기업의 책임이다.
중재자가 돼라 전략 수립 과정이 점차 의견 교환 및 토론의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주시할 때, 전략기획실의 역할도 결정권자에서 중재자(facilitator)로 바뀌어야 한다. 즉 전략을 지시하는 역할로부터, 전략적 의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생산적 논의가 전사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로 변화돼야 한다.
다양한 논의의 장을 열라 전략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다양한 ‘토론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 임원진 전략 회의부터 사업 단위별 전략 포럼, 태스크포스팀(TFT) 형태의 프로젝트 팀, ‘그린필드 인큐베이터(Greenfield Incubator)’ 팀에 이르기까지 지위를 막론하고 전 직원이 전략적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특히 실무진이 사업 기획에서부터 평가 및 실행까지 참여하도록 하는 ‘그린필드 인큐베이터’는 실무진의 경험과 노하우에 기반한 사업 아이디어를 실행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다. 온라인 뱅킹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ING 다이렉트도 ING 그린필드 인큐베이터 팀을 통해 설계된 사업 모델이다.
③전략 시간의 경계를 없애라
근시안적 전략 수립의 문제점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경쟁 환경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반면 시장의 기회를 미리 포착한 기업들은 시장의 리더가 된다. 장기만을 고려하는 전략 수립 역시 함정이 있다. 결승점이 어디인가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있으나, 결승점 자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과정상의 일련의 활동과 그에 따르는 필요 자원에 대한 세부 계획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전략은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장기-중기-단기 전반에 걸쳐 총체적으로 수립돼야 하며, 장기-중기-단기간의 전략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장기 전략: business visioning 미래 경쟁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조직 내부 역량에 대한 종합적 진단에 근거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는 과정이다. 비즈니스 비전을 갖춘 기업은 시장 변화에 대한 준비 및 대응력, 기업 투자와 전략의 유기적 연계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중기 전략: business planning 비즈니스 비전 실행을 위한 구체적 계획 단계로서 주요 전략적 가정, 경영 원칙, 재무 목표 등을 포함한다.
단기 전략: annual planning 많은 기업들이 연간 예산 편성을 전략 수립으로 인식할 정도로 단기 전략에서는 재무적 목표만을 강조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 전략인 annual planning은 상위 개념인 business visioning 및 business planning과 하위 개념인 일상 비즈니스 활동을 연결해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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