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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포스코건설의 ESG 경영

ESG 활동으로 고객 가치 차별화와
혁신에 성공하는 법

김태영 | 328호 (2021년 0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포스코건설이 개발한 페로니켈슬래그의 자원 선순환 제품은 친환경 가치와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해 재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ESG 경영 사례로 판단된다. 페로니켈슬래그의 자원 선순환 모델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1. 페로니켈슬래그의 자원 선순환 사업은 다양한 기업 이해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ESG 활동을 통해 재무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 포스코건설은 대부분 골재 용도로 한정적으로 사용되던 페로니켈슬래그를 연구개발을 통해 시멘트와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으로 만들었고 이 사업을 추진할 사내 벤처를 만들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3. 포스코건설은 페로니켈슬래그 이용 제품의 고객이다. 하지만 고객사 입장에서 생산자의 친환경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향상시키는 모델을 만들어주고, 그 제품을 구매해 자신의 경쟁 우위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이유진 캐나다 맥길대 박사 과정 학생과 황인서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연구조교가 참여했습니다.

기업이 ESG 활동을 통해 기업의 재무 성과를 높이고자 한다면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활동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기업이 비슷한 내용의 ESG 활동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ESG가 경쟁 우위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비슷한 ESG 점수를 받은 두 기업이라도 ESG 활동의 구성 내용은 매우 다를 수 있고 이로 인해 재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를 수 있다. 결국, ‘어떤 조건에서, 어떤 기업이 ESG를 통해 보다 높은 재무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환경 가치와 경영 전략 관점에서 기업의 경쟁 우위 및 재무 성과를 높이기 위한 ESG 전략이 어떻게 구성돼야 하는지, 기존 연구의 논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1 첫째, ESG 전략은 기업의 핵심 역량 기반 사업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핵심 역량이란 기업이 경쟁 우위가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천적인 능력으로 경쟁사 대비 우수하며 모방이 힘들다. 캠페인 성격으로 진행하는 일시적인 ESG 홍보는 기업의 핵심 역량 사업이라 보기 힘들며 높은 재무 성과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둘째, ESG 가치가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 혹은 기업의 경쟁 우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한다. 기업의 경쟁 우위는 가격 경쟁 혹은 품질 개선 등으로 표출된다. 즉, ESG를 통해 가격을 낮추거나 혹은 품질을 개선해 다른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시장에서 전략적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다. ESG에 대한 많은 논의는 아직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ESG 경영은 단지 ‘사회에 좋은 일을 한다’는 인식을 넘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적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 셋째, 기업은 ESG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ESG 이슈에 대해 평균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기업의 경쟁 우위를 높일 수 있는 ESG에 보다 전략적으로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이때, 비로소 ESG는 기업에 비용이 아닌 차별화된 고객 가치 및 혁신의 원천이 돼 경쟁 우위에 기여하고 재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기업이 ESG를 통해 재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적 관점에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만들 수 있는 ESG 활동을 해야 한다. 이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ESG 활동은 그 자체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재무 성과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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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역량 기반의 친환경 전략

이런 맥락에서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추진하는 친환경 활동은 기업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재무적 성과를 추구하는 사례로 꼽을 만하다.

포스코그룹은 기업시민2 이념을 견지하고 있다. 3 이런 그룹의 방향성을 바탕으로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역시 친환경 건축사업 시장을 개척하는 친환경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폐기물4 의 선순환 차원에서 페로니켈의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페로니켈슬래그를 시멘트 대체제로 사용한 것이다. 페로니켈은 스테인리스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품들의 원료로, 그 부산물인 페로니켈은 부가가치가 높아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페로니켈슬래그 기반의 친환경 시멘트는 일반 시멘트 대비 부식성과 수명이 약 30% 이상 개선됐으며5 일반 시멘트의 석회석 가공 과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7배 낮다. 또한 불순물 함유량도 낮아 환경친화적이다. 페로니켈슬래그의 폐기물 자원 활용 방법은 친환경적 가치를 견지하면서도 제품의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건축사업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들의 여타 ESG 활동들과 전략적으로 차별성이 있다. 포스코건설 외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ESG 활동은 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경 리스크를 줄이고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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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니켈슬래그 생산 및 환경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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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니켈은 스테인리스의 주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니켈계의 스테인리스강은 내열, 내식성, 내산성, 내마모성 등이 우수하고 가공성이 양호할 뿐만 아니라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소재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기, 주방용품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니켈은 의료용 기구, 비행기, 동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페로니켈은 니켈광산-니켈제련-스테인리스 제조로 이어지는 세계 최초의 수직적 결합을 통한 모델을 구축한 SNNC(포스코 자회사)에서 생산한다. 페로니켈은 작은 수제비 모양으로 철(Fe) 80%와 니켈(Ni) 20%로 이뤄져 있다. 고로가 아닌 전기로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다 친환경적이다. 니켈 원광석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페로니켈슬래그는 친환경 자원으로 콘크리트 골재 등의 천연자원 대체재로 활용돼 자원과 환경보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일본, 호주, 그리스 및 뉴칼레도니아 등에서도 오래전부터 다양한 페로니켈슬래그를 활용해오고 있지만 실용화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6 국내에서는 페로니켈슬래그를 콘크리트용 잔골재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KS F 2527:2016 (콘크리트용 골재:1967 제정)에 페로니켈슬래그 잔골재를 삽입 개정했다.

페로니켈슬래그를 생산하는 포스코 자회사인 SNNC의 입장에서 페로니켈슬래그는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요인이 된다. 첫째, 아직 실질적인 활용도가 미비하다 보니 페로니켈슬래그를 보관하기 위해 200만 t에 달하는, 여의도 크기만큼의 매우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둘째, 공장에서 나오는 페로니켈슬래그는 트럭으로 쉴 새 없이 슬래그 야적장으로 옮겨 쌓아 놓아야 하는 등 관리비용이 든다. 셋째, 페로니켈슬래그는 대부분 매립지로 이동하기 때문에 매립에 드는 운송비용 등이 발생한다. 또한 운송업체에 맡겨 처리해야 하므로 별도의 비용도 발생한다. 페로니켈슬래그가 용출되지 않아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성토재 7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아직 사용 실적이 많지 않다. 따라서 SNNC 입장에서 페로니켈슬래그는 재사용할 방법이 없다면 비용을 물어서라도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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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니켈슬래그의 비즈니스 모델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업이 ESG를 통해 재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적 관점에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만들 수 있는 ESG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두에서 제시한 세 가지 조건과 세 개의 이해관계자(시민, 고객, 기업)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그림 1)

포스코건설이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첫째, 페로니켈슬래그로 시민을 위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실천법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즉 페로니켈슬래그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염 물질을 줄이는 방법, 그리고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국내 유일의 페로니켈 생산업자인 SNNC가 친환경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해 생산해낼 수 있다. 이미 고로 8 보다 전기로를 이용하는 페로니켈 생산 과정 특성상,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후자는 페로니켈슬래그를 이용해 신제품을 생산하면서 새로운 친환경 가치를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페로니켈슬래그를 활용해 부산물을 선순환 자원으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페로니켈슬래그는 더 이상 버려야 할 폐기물이 아니라 제품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페로니켈슬래그는 기존의 시멘트 및 고로슬래그를 대체할 수 있다. 페로니켈슬래그를 시멘트와 혼합해 건설 현장에서 이용하면 톤당 788㎏의 이산화탄소를 내는 시멘트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94%까지 줄일 수 있다. 특히 페로니켈슬래그를 무른 지반을 단단하게 굳히는 지반 고화재로 사용할 경우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흙받이 공사를 할 수 있다.

둘째, 다른 제품보다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친환경 가치가 있다고 해도 제품이 지나치게 비싸거나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친환경 가치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가치는 최종 고객에게 전달됨으로써 달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페로니켈슬래그는 기존 친환경 제품으로 알려진 고로슬래그 시멘트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 이미 시중에 유통 중인 고로슬래그 시멘트의 경우 연간 생산량이 1100∼1400만 t으로 국내 공사 현장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연간 시멘트량 6000만 t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고로슬래그 생산 업체인 철강회사가 지방에 있기 때문에 운송비를 포함하면 단가가 더 높아져 서울, 경기 지역까지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페로니켈슬래그 역시 생산량은 연간 200만 t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일반 시멘트가 t당 대략 8만 원 정로라면 고로슬래그는 t당 5만 원 중반에 거래된다. 이에 비해 페로니켈슬래그는 t당 대략 4만 원 정도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 또한 SNNC 입장에서는 처리에 비용이 들던 페로니켈슬래그를 활용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페로니켈슬래그를 사용한 시멘트의 품질은 어떠한가? 페로니켈슬래그는 철근부식저항성이 크고, 내화학성과 수화열이 좋다. 이런 특성으로 해양 플랜트 등 염도에 취약한 바다에서도 좋은 성능을 보일 수 있다. 또한 슬래그시멘트에 사용되는 플라이애쉬의 대체재로도 사용 가능하다. 플라이애쉬는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부산물로서 연간 생산량은 500만∼600만 t에 이른다. t당 가격도 2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발전소마다 플라이애쉬의 품질이 다르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반면 페로니켈슬래그는 품질이 일정해 슬래그 시멘트의 30%까지 사용 가능하다.9 (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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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페로니켈슬래그 기반 제품은 다양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미 지난 2015년부터 페로니켈슬래그 기반의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 우수한 품질의 페로니켈 기반의 제품을 만들었다. (그림 2) 특히 SNNC와 포스코건설 사례는 국내 대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룹 내 계열사 간 핵심 역량을 활용해 ESG 경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페로니켈슬래그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의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베스트 프랙티스들이 나오던 2019년, 이 비즈니스를 사내 벤처로 독립시켜 ‘포스리젠’의 창업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기술 이전 및 창업 지원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사업화 준비 기간에 사내 벤처 구성원들에게 인건비, 보육 시설, 시작품 제작비 등 최대 1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기술 이전을 통해 사용 권한을 부여했으며 3년 후 최종적으로 퇴직했을 때 희망퇴직 시스템을 이용해 이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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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포스코건설은 페로니켈슬래그를 현장에서 실험하고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개발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제품을 현장에서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건설 현장은 안전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아무리 좋은 신제품이 나와도 선뜻 이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괜히 선도적으로 신제품을 활용했다 자칫 안전사고가 터지면 평판에 치명상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믿을 만한 기업의 레퍼런스가 중요하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업계 영향력을 바탕으로 선도적으로 페로니켈슬래그를 건설 현장에 적용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그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사들 사이에서도 페로니켈슬래그 도입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ESG 활동이 제공하는 친환경 가치와 고객 가치, 그리고 생산자의 경제적 이윤을 정리하면 [그림 3]과 같다. 시민, 건설회사 및 SNNC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시민은 친환경 가치를 추구하고, 고객으로서의 건설회사는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원하고, SNNC는 200만 t에 달하는 폐기물 재활용 과정을 통해 매출 및 수익성을 높이고 싶어 한다. 이처럼 이해관계자별로 다른 니즈는 친환경 선순환 자원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공존, 상생할 수 있다. 또한 사업이 진전됨에 따라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물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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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적 관점

이 글은 ESG와 재무 성과의 연결고리 메커니즘을 핵심 역량 기반의 경영 전략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했다. 이 관점에서 포스코건설이 개발한 페로니켈슬래그의 자원 선순환 제품은 ‘무늬만 ESG’인 피상적인 활동을 넘어 친환경 가치와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함께 창출해 재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ESG 경영 사례로 판단된다. 페로니켈슬래그의 자원 선순환 모델의 ESG 경영적 관점에서 몇 가지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ESG와 재무 성과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ESG 전체를 하나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ESG의 각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재무 성과와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페로니켈슬래그의 자원 선순환 사업은 ESG와 재무 성과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보여줌으로써 ESG 경영을 고려하고 있는 많은 기업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 포스코건설은 대부분 골재용도로 한정적으로 사용되던 페로니켈슬래그를 연구개발을 통해 시멘트와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으로 만들었고 이 사업을 추진할 사내 벤처를 만들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건설은 기업의 연구개발 핵심 역량으로 ESG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ESG 경영에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3. 포스코건설의 페로니켈슬래그는 B2B 사업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스코건설은 페로니켈슬래그의 생산자가 아니라 페로니켈슬래그를 이용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다. 포스코건설은 고객사의 입장에서 생산자의 친환경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향상시키는 모델을 만들어주고, 그 제품을 구매해 자신의 경쟁 우위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ESG 경영 역사에서 매우 드문 사례로서 두 산업의 가치사슬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룹의 계열사 간에도 ESG 경영으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사례적 가치가 높다.

4. 페로니켈슬래그 제품의 친환경 가치는 페로니켈 업계 및 건설업계를 넘어 시멘트 업계의 ESG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포스코건설의 ESG 사례는 ‘ESG만 실천하면 무조건 재무 성과가 올라간다’는 낙관론을 내세우는 것은 ESG와 재무 성과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 앞에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ESG가 재무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기업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1. 기업은 핵심 역량과 경영 전략적 관점에서 ESG의 넓은 바다에서 구체적인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문제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기업의 역량과 관련이 없는 ESG 이슈는 좋은 임팩트를 지속적으로 담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힘들다.

2. ESG와 재무성과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통해서 연결된다. 이 연결 고리는 포스코건설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혁신을 통해 이뤄졌다. 기술 혁신을 통해 친환경 가치를 높이고 제품 단가와 품질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주로 매립이나 일부 골재로 사용되던 페로니켈슬래그는 이제 친환경 가치 및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실천하는 매개체가 됐다. 혁신 없는 ESG 경영은 구호나 선언에 그칠 확률이 높고 재무 성과의 개선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시민, 기업,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그로 인해 종종 갈등을 빚는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ESG 경영의 핵심이다. 포스코건설의 페로니켈슬래그 비즈니스 모델은 시민-포스코건설-SNNC의 이해관계가 서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4. 포스코건설의 ESG 경영은 포스코의 기업시민 철학과 맞물러 시너지를 일으켰다. 전체 그룹의 지지를 받는 ESG 경영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김태영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교수 mnkim@skku.edu
필자는 현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에서 경영전략, 조직설계, 네트워크 분야의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조직 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Academy of Management 등 저명한 학술지에 기고했으며, 저서로는 사회적가치기반 경영전략을 다룬 『넥스트챔피언(2019,공저)』 및 『소셜벤처로 가는 길(2021,공저)』가 있다.
  • 김태영 김태영 | -(현)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교수
    -(전) 홍콩과기대(HKUST) 경영학과 경영전략 담당 교수
    mnkim@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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