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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효율화 투자의 덫

메리 라슨,롬니 레스니 | 18호 (2008년 10월 Issue 1)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을 보장해 줄 ‘영업 효율화(Sales Force Effectiveness, SFE)’ 실행의 유혹에 넘어가 본 적이 없는 경영진이 과연 있을까. 영업 인력에 대한 훈련, 인센티브 시스템, 영업활동 감사, 고객 만족 조사뿐 아니라 광범위한 영업력 자동화(SFA) 및 고객관계관리(CRM) 추진 등에 널리 사용되는 SFE에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기업이 막대한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기업이 기대만큼의 투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SFE 솔루션을 도입한 많은 고객사가 예상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원인 규명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영업 인력 관련 CRM에 대한 투자 가운데 55%는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CRM 결과에 대해 ‘아주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는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AMR 리서치의 조사를 보면 CRM을 실시한 기업 가운데 CRM 덕분에 경영 성과가 일부 나아진 곳은 16%에 불과했다.

분명 SFE를 통해 나오는 대부분의 결과물들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SFE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법은 아래의 네 가지 함정에 빠지기 쉽다.

1.
기술 함정 영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대부분 기술적 실행에 역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이미 글로벌 CRM 솔루션을 실행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SFA를 실행해 우리가 목표한 결과를 이루자’라는 식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적은 영업 인력으로 더 높은 매출을 달성하고자 하는 고가의 영업자동화시스템은 실제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용은 늘어났지만 매출에는 변화가 없고, 많은 정보가 새롭게 생성됐지만 이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전략이 아니라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거시적 차원의 질문을 놓치게 된다. 즉 ‘새로 도입한 시스템이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간과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시스템이나 기술을 목적 자체가 아니라 고객의 구매습관과 충성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종의 도구로 볼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2.
전술 함정 SFE를 추진할 때 빠지기 쉬운 두 번째 함정은 고객에 대한 이해나 최적의 고객전략 없이 영업 프로세스와 인센티브 체계만을 최적화하려는 것이다. 최근 한 회의에서 유명한 기술 서비스 회사의 중역은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2회에 걸쳐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모든 종류의 영업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우리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거나 심지어는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전통적인 영업조직 컨설팅 업체들이 고객사의 영업력과 인센티브 구조에 역점을 두어 컨설팅을 할 경우 고객 이해에 기반을 둔 시장 접근법을 추진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상체계나 훈련시스템과 같은 영업지원 도구들은 고객의 요구, 구매방법, 고객의 구매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파악이 될 때까지는 실행은커녕 정의될 수도 없다. 고객의 성향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정의되어야만 이를 반영한 영업프로세스를 설계할 수 있다. 기업이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고객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전체 전략을 수립한다면 제 아무리 최첨단 시스템이나 조직 디자인으로 무장한 최고의 전술이라도 실패하게 마련이다.

3. 효율성 함정 오늘날처럼 비용 압박이 심한 시장 환경에서 많은 기업은 효율성 향상과 철저한 영업활동 감사를 통한 영업인력 감축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영업 인력이 행정적인 업무에 쏟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실제 판매 활동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끔 시스템을 구축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중요하고 유용하긴 하지만 늘어난 실제 ‘판매활동’ 시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업 담당 임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은 고객과 만나는 시간을 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필요한 미팅 자리를 마련하거나 판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어떤 말과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 다시 말해 매출 신장을 위해서는 비판매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을 판매 활동 시간으로 전환해야 할 뿐 아니라 판매 활동 자체를 좀 더 생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주어진 판매시간 동안 목표 고객에 대해 적정한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마케팅·영업 분리 함정 기업들은 고객 세분화와 마케팅 자료 개발 등 마케팅전략 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투입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종종 마케팅 부서 내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영업 현장의 현실과 괴리되는 경우가 많다. 거시적 관점에서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마케터들은 ‘니즈에 기반한’ 세부적인 고객 세분화안을 도출하고, 도출된 고객 세분화안을 바탕으로 마케팅 자료를 개발한다. 그리고 마케팅전략은 개발 과정에서 영업 부서의 의견이나 자문이 전혀 수렴되지 않은 채 완성되어 영업 부서로 전달된다. 

이런 식으로 마케팅전략을 통보받은 영업 부서에서는 마케팅전략을 실제 영업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적인 허상일 뿐이라고 여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영업 부서는 통보받은 마케팅안을 실행하기보다 자신들이 직접 구상한 좀 더 단순하고 실행 가능성이 높은 고객 세분화안을 채택하여 지금까지 사용해 온 판매방법이나 메시지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마케팅전략들은 마케팅 부서에서 기대한 통합 고객 전략이 아니라 할인이나 수시판촉 활동에 바탕을 둔 즉흥적이고 임시적인 영업프로그램으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마케팅과 영업의 비통합적 마케팅전략 수립 과정은 일반 기업에서 다반사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당사 고객사 중 하나인 유명 제지 업체는 최근 최종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마케팅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케팅 자료를 영업 조직에 반영하기 위한 채널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그러나 이 마케팅 자료는 영업 조직에서 대고객 영업 활동에 직접 필요로 하는 것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었다. 결국 마케팅 조직에서 소비자 니즈 파악을 위해 막대한 시간과 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사원들이 직접 고객을 위한 판촉안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SFE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방안은 고객들이 더 많이 더 자주 구매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차별성을 제공할 수 있는 영역에 영업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단계 1
고객을 이해하라. 고객의 구매 방법과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레버리지 포인트의 위치를 파악하라.

고객 이해의 핵심은 고객이 어떻게 제품을 구매하는가와 고객의 소비 증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요약된다. 구매 과정의 각 단계에는 고객의 구매량과 구매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다양한 레버리지 포인트가 존재한다. 현재의 고객 행동과 구매빈도를 체계적으로 진단함으로써 기업은 고객의 구매의사 결정 과정과 의사 결정 영향 요소, 고객군 간의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고객군의 구매 과정을 파악함으로써 기업들은 고객의 특정 행동을 변화시킬 경우의 잠재가치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무기로 기업은 제품의 구매량과 구매빈도를 늘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객의 행동을 겨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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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금융서비스 업종의 한 고객사는 자사가 판매하는 일련의 뮤추얼펀드 상품을 구매하도록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재무설계사들이 사용할 고도의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깊이 분석한 결과 잠재고객 대부분이 고민하는 핵심 문제는 구매할 브랜드를 고르는 게 아니라 해당 상품에 대한 구매 여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사는 재무설계사들이 고객을 설득하는 노력의 레버리지 포인트를 고객 구매 과정의 초기 단계로 재조정했다. 즉 이 회사는 고객이 투자에 대해 일반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1년 안에 신규 고객을 27%나 늘릴 수 있었다.

단계 2
가장 핵심적으로 고객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영업 역량을 결집하고, 이 방향으로 영업 활동을 정렬하라.

기업들은 고객들의 구매량과 구매빈도를 증대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판매 전략을 설계하기 위해 전체 전략에 맞춰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떠한 영업 활동이 목표고객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는지 판단해야 하며, 이를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재조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아래의 다섯 가지 영역에서 통합된 영업 활동들이 도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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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고객을 이해하고, 목표 고객의 행동 변화를 이끌 가장 효율적인 영업 활동을 파악하라.
- 전체 사업 계획과 도출된 고객세분화안에 맞추어 목표 고객에 대한 영업 범위를 최적화시켜라.
- 구매자와 구매에 영향을 주는 요소 간의 역학관계를 이해함으로써 목표 고객군 내 의사결정권자의 행동을 이해하라.
- 고객 유형별 최적의 판매 상호작용을 설계하라.
- 직접 방문 이외에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라.

단계 3
필요한 기술과 역량 및 시스템을 확실히 확보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히 정해 놓아라.

적합한 전략과 영업프로세스가 일단 갖춰지면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지원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이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네 가지 핵심 요소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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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고객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존의 영업 활동 원동력을 진단함으로써 목표 고객에 맞는 영업·마케팅 자료를 개발한다.
- 두 번째, 기업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고객의 행동을 고려하여 이에 적합한 인센티브를 반영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만든다.
- 세 번째, 영업·고객관리 역량과 필요한 기능을 구축한다. 지금까지 전략이 핵심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아무리 뛰어난 전략이 있어도 이를 실행할 역량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 네 번째, 고객 전략을 지원하지 않는 모든 활동은 삭감, 재할당 또는 아웃소싱한다. 

요약
매출 증대를 위한 SFE(영업조직의 기술 인프라, 보상체계 및 조직구조에 대한 변화 작업)는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가장 마지막에 고려되어야 할 대상이다. 기업은 매출 증대를 위해 우선 변화시키고자 하는 특정 고객 행동에 맞춰 영업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영업의 효과성’에 이르는 열쇠이며, 나아가 장기적 관점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요건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메리 라슨과 롬니 레스니는 글로벌 전략 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의 마케팅 전략 프랙티스인 M2C 파트너이며, 이 아티클은 모니터그룹코리아 이강현 부사장의 감수를 거쳐 번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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