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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스타트업의 정부 연구비 수주가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배태준 | 323호 (2021년 06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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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ignaling by early stage startups: US government research grants and venture capital funding” (2018) by Islam, M., Fremeth, A., & Marcus, A.,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33(1): pp 35-5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금은 폐업을 했지만 한때 에너지 분야의 촉망받는 신생 기업이었던 알파벳에너지(Alphabet Energy)는 2009년 창업 당시, 폐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을 제안해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정부 과제 15만 달러(한화 약 1억7000만 원)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 후 3개월 만에 유명 벤처캐피털 투자사인 클레어몬트크릭(Claremont Creek Ventures)사로부터 약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의 벤처 투자를 받아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했다.

이 사례는 능력을 입증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신생 스타트업이 정부 과제를 수주함으로써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스타트업의 정부 연구비 수주가 벤처 투자 유치에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까? 있다면 어느 정도일까? 미국 튤레인대와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미국 클린 에너지 분야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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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클린 에너지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 데이터인 Energy Acuity의 자료를 통해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설립된 256개의 미국 스타트업을 연구 표본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기법을 사용해 연구 과제를 수주한 128개 스타트업과 그렇지 못한 128개 스타트업을 나눠 과연 정부 연구비 수주가 벤처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지 면밀히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정부 연구비를 수주한 스타트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벤처 투자를 유치할 확률이 약 12% 정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비 수주의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 효과는 연구 과제에 선정된 후 6개월 이내에 일어나는 벤처 투자만 의미가 있었고 그 뒤에 유치하는 벤처 투자에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단기 효과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해 봐야 할 사실은 스타트업의 특허 수가 늘어날수록 연구비 수주 효과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스타트업이 이렇다 할 특허가 없다면 정부 연구 과제 선정 여부가 향후 6개월 내에 벤처 투자 유치에 중요한 차이를 나타냈지만 만약 특허가 7개 이상이 되면 그 효과는 미미해졌다. 쉽게 이해하자면, 특허가 많은 스타트업은 그 자체만으로 경쟁력이 있으므로 정부 연구비 수주를 받든, 안 받든 외부 투자 유치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특허가 없는 경우 정부 과제를 수주하면 단기적으로 투자 유치에 큰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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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스타트업은 태생적으로 과거의 기록이 없고 현재 재무적인 성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 학계에서는 ‘신생의 불리함(liability of newness)’이라고 일컬어 왔다. 본 연구는 스타트업이 정부 연구 과제에 도전해 연구비를 수주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신생의 불리함을 극복해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됨을 실증적으로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비록 6개월 이내에서 효과가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특허 수가 적은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진지하게 이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입증했다.

또 하나의 함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그동안 세금 혜택이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자금 지원으로 한정했으나 본 연구를 통해 정부의 권위가 시장에서 중요한 ‘신호(Signal)’로서 작동함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배태준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조교수 tjbae@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미국 루이빌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벤처산업연구원 초기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동부제철에서 내수 영업 및 전략 기획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경영대학교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세계 한인무역협회 뉴욕지부에서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 및 멘토로 활동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의지, 창업 교육, 사회적 기업, 교원 창업 및 창업 실패 (재도전) 등이다.
  • 배태준 |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부교수

    필자는 한양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루이빌대에서 박사학위(창업학)를 각각 취득했다. 벤처산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동부제철에서 내수 영업 및 전략기획을 담당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경영대에서 조교수로 활동했고 세계 한인무역협회 뉴욕지부에서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 및 멘토를 지냈다. 현재 한양대 일반대학원 창업융합학과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창업 의지, 창업 교육, 사회적 기업, 교원 창업 및 창업 실패(재도전) 등이다.
    tjba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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