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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Brief-Case: 직장인 식대 결제 시장 석권한 ‘식권대장’

“다양한 식당서 간편 결제” 고객 목소리
기본에 충실하니 배고팠던 시장이 열려

조정호 |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식권대장은 201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업용 모바일 식권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종이 식권, 식대장부, 법인카드 등 기업의 전통적인 식대 지급 방식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전환했다. 현재 470개 기업의 직장인 10만 명이 이 플랫폼에서 식대 등을 결제하고 있다. 식권대장은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식권대장의 비즈니스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오피스 상권 점주에게는 기업의 식대가 고정 매출원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2. 기업 역시 임직원에게 식대를 지급하고 관리하는 일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임직원은 구내식당이나 정해진 인근 식당 몇 곳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식사 만족도가 떨어졌다.

3. 식권대장에서 이 기업과 직장인, 제휴점(식당)들을 이었다. 직장인은 매일 식권대장 앱을 열어 소속 기업이 지급한 식대를 제휴점에서 사용한다. 식권대장이 직장인에게 간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됐다.

4. 식권대장은 코로나19를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기업의 변화된 근무 환경에 발맞춰 사무실이나 집으로도 음식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접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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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0조 원. 국내 기업이 임직원 복지를 위해 식대를 보조함으로써 형성되는 시장 규모다. ‘식대 복지’ 운영 방식은 기업마다 다양하다. 인근 식당과 종이 식권, 식대 장부 등으로 외상 거래를 하는가 하면, 법인카드를 나눠주거나 직원이 결제한 식대를 증빙 처리하면 돌려주는 기업도 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거나 급여에 식대를 포함해 지급하는 경우도 넓은 의미의 식대 지원이다.

‘식권대장’은 이 시장을 모바일 결제 기반으로 혁신하고 있다. 식권대장 개발사 벤디스는 2014년부터 식권대장을 서비스하고 있다. 기업이 지급한 식대를 임직원이 사용하는 식권대장 앱과 식대 운영 및 정산을 위한 기업 관리자 페이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휴점 관리 등 기업 식대 복지를 위한 서비스 일체를 공급한다. 지난해 식권대장으로 거래된 금액은 544억 원으로, 연평균 220.5%의 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권대장은 기업의 규모나 업종, 기존 식대 운영 방식과 상관없이 자사에 최적화된 모바일 식대 관리 솔루션을 구축해준다.

현재 식권대장을 이용하는 기업은 470곳 이상이다. 현대오일뱅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애경산업, 한미약품, 한솔제지, 한화시스템 등 대기업부터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인천국제공항공사, 순천시청 등 금융• 공공기관에도 도입됐다.

이같이 B2B 고객을 유치한 식권대장은 기업의 식대 관리 솔루션을 넘어 직장인 결제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식권대장 앱에 개인 카드를 등록하고 필요할 때마다 포인트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직장인 사용자 10만 명의 지갑도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로부터 지원받은 식대 포인트와 개인 충전 포인트를 합쳐 보다 다양한 메뉴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식권대장이 제공하는 특가 상품을 구매하는 등 구매력을 갖춘 직장인 사용자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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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완성은 고객의 목소리

필자는 식권대장을 출시하기 전 창업 전선에서 두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막연한 상상만으로 아이템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 보고 “이런 서비스는 꼭 필요할 거야”와 같은 직감에 의존했다. 식권대장이 나오고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된 과정을 이제서야 돌이켜보면 매번 정답은 고객의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식권대장은 전신 격의 서비스가 있다. 2010년, 로컬 식당들을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한 ‘숨포인트’가 바로 그 시작이었다. 맛집 마니아들은 프랜차이즈 식당보다 골목 안쪽에 숨어 있는 작은 식당들을 더 즐겨 찾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로컬 식당을 위한 적립 서비스를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었다.

제휴된 식당이 10여 개쯤 됐을 때, 한 가게 주인으로부터 “사실 당장 매출이 중요하지, 적립 서비스는 우리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이 기프티콘을 많이 주고받던데 우리 식당도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됐다.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자영업자들에게 ‘고객 관리’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사실상 매출 창출이 골목 장사를 하는 이른바 ‘로컬 비즈니스’의 핵심임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발 빠르게 아이템을 로컬 식당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 ‘브로컬리’로 전환(2012년)했다. 지금의 카카오톡 선물하기처럼 로컬 식당의 식사 상품권을 모바일 앱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3개월 만에 150개의 식당과 제휴를 맺을 만큼 식당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사용자가 문제였다. 사용처에 집중한 나머지, 사용자가 앱에서 상품권을 서로 주고받거나 식당에서 결제하는 방식에 대한 최적화가 부족했던 것이다.

사용자 모객에 어려움을 겪던 중 우연히 한 대기업으로부터 사내 구내식당을 비롯한 임직원 편의 시설에서 바코드나 QR코드 리더기를 설치하지 않고도 직원들이 스마트폰 앱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개발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브로컬리의 서비스를 개선해 이 기업에 적용하면 자연스럽게 사용자(기업 임직원)를 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큰 이력을 남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 모든 개발 역량을 이 업체에 집중했다.

하지만 업체 사정상 계약 자체가 불발되고 말았다. 계약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기업 내에는 이러한 복지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기업의 전통적인 식대 복지 운영 방식이 떠올랐다. 실제로 기업은 임직원들의 급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식대를 관리하는 부서에서는 매달 식권을 만들어 나눠주고 식당과 정산하는 업무로 월초, 월말을 보냈다. 장부 거래를 하거나 법인카드를 지급하는 경우도 수기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식권 깡, 장부 대리 작성, 법인카드 오남용이 발생하면서 식대 누수는 빈번히 생기는 듯했다.

식당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무작정 여의도 중심 상가를 누볐다. 큰 골목 하나에 딸린 식당 수가 300개에 달했고, 식당 창문마다 붙어 있는 ‘식권 받습니다’ ‘장부 거래합니다’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왜 이런 문구를 붙여 놨는지 식당에 물었더니 “우리는 직장인 점심 장사로 먹고사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오피스 상권에 있는 식당은 불특정 다수의 100만 고객보다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되는 식당 앞 기업 직장인 100명이 더 소중한 것이었다.

사용자는 기업과 식당 간의 식대 거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주는 식대를 마다할 직장인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제한된 식당 몇 군데에서만 식사할 수밖에 없는 불편함을 해소해준다면 기업 내 복지 만족도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4년 9월, 그렇게 식권대장이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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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식대 시장

모바일 식권의 시장 규모는 기업이 식대를 지출하는 규모를 통해 연간 약 20조 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식권대장이 빅데이터 전문 기관 한국기업데이터의 기업 정보를 활용해 기업 4만5464곳을 분석한 결과, 1인당 복리후생비는 월평균 33만4901원이었다. 복리후생비 중 식대를 추정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 회계연도 기업체 노동비용 조사’(이하 노동비용 조사)에서 ‘법정 외 복지 비용’ 중 식사 비용의 비중인 32.5%를 반영하면 기업이 직원 1명에게 지급하는 월평균 식대는 10만8843원 정도다. 여기에 국내 상용 근로자 수(1524만3271명, 출처: 고용노동부 ‘2018년 연고용통계’) 통계를 활용했다.

식권대장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식권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추산한 시장 전체를 잠재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큰 경우엔 식대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하는 경우가 많고, 기업의 규모가 작은 경우엔 임직원 모두에게 공평한 식대 복지를 운영하기 위해 주로 도입한다.

노동 비용 조사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2008년부터 매년 진행되는 같은 조사에서 식사 비용은 법정 외 복지 비용에서 30∼40%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에서 가장 많이, 일반적으로 운영하는 복지가 식대 지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이 식대 지원이 ‘근본 복지’가 된 이유는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공평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복지들은 대부분 사용처가 한정적이거나 임직원 전원이 골고루 누리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복지 비용이 들기만 하고 기대했던 복지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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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직장인•제휴점 모두 윈윈하는 식권대장

식권대장을 도입하면 어떠한 기업이든 그룹웨어를 수정하거나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임직원 스마트폰에 식권대장 앱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자사에 최적화된 모바일 식대 관리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종이 식권 발급, 장부 비치 등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고 식당 제휴에서 식대 정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식권대장 전문 인력이 대행하기 때문에 식대관리 부서의 업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식대 결제 전 과정이 전산화되므로 식대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회사 관리자 페이지 기능을 통해 임직원의 모바일 식권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용 시간이나 1회 결제액 한도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임직원은 회사 식대 사용처가 대폭 확대돼 메뉴 선택의 폭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체계에서는 구내식당이나 회사가 지정한 인근의 일부 식당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식권대장을 도입하면 맥도날드, 타코벨,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회사 식대로 결제할 수 있다. 또 예약 배달 식사 서비스를 통해 샌드위치, 샐러드부터 한식•일식•양식 도시락까지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로 받을 수 있다.

식권대장 앱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 때마다 종이 식권이나 법인카드를 챙기거나 식대 장부를 적고 경비 내역을 제출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일행의 식대를 모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는 ‘함께 결제’ 기능 등 직장인 식사 문화에 특화된 사용성도 갖추고 있다.

제휴점 역시 식권대장과의 거래를 선호한다. 식권대장은 인근 기업의 직장인을 모객하는 역할을 한다. 제휴점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일수록 식권대장 고객사가 늘어나기 쉽고 늘어난 고객사는 자연스럽게 다시 제휴점과 연결된다.

기업과의 기존 거래 관행에서 만연했던 불규칙적인 식대 정산도 해결된다. 식권대장과의 계약을 통해 매달 규칙적으로 정산받을 수 있어 가게 운영에서 중요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 페이지나 ‘점주용 식당대장 앱’에서 식권대장을 통한 결제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식권, 장부 관리와 식대 정산 등에 들였던 수고를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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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비즈니스의 첫걸음, 레퍼런스 만들기

이처럼 모든 주체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기획했지만 식권대장 초기 1년은 고객사가 거의 늘지 않았다. 개인보다 훨씬 보수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을 세일즈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서비스 소개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그래서 이걸 쓰는 다른 기업이 있나요?”에서 말문이 막혔다. B2B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선 레퍼런스(기존 사용 사례)가 필요했다.

왕도가 없었다. 확률이 낮으니 기업을 만나는 빈도를 높였다. 다양한 시도 중 하나가 주요 오피스 지역에서의 빌딩 타기였다. 강남 테헤란로, 광화문, 종로, 여의도 등에 위치한 빌딩에 들어가 꼭대기부터 내려오면서 노크를 했다. 서비스 소개서를 내밀며 5분 만이라도 얘기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대부분 문전 박대로 이어졌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다 보니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한 IT 기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역시 기대 반 우려 반의 모습이었다. 힘들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간곡히 부탁했다. 결국 담당 부서 직원들만 1주일간 먼저 써 보는 기회를 얻게 됐다. 첫 고객사 유치가 달린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적용은 처음이라 오류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때마다 스스로 정한 룰을 엄격하게 지켰다. ‘메일은 30분 내에 답장한다’ ‘전화는 3번 울리기 전에 받는다’ 등이다. 결국 이 회사는 식권대장의 첫 고객사가 됐다. 고객사 담당자는 “테스트 서비스 기간 오류를 응대하고 이를 개선하는 식권대장의 적극적인 태도가 도입을 결정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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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만큼 이탈이 적고 입소문도 빠른 B2B

힘들게 첫 고객사를 유치한 식권대장은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이듬해 2015년 대기업 한솔제지를 고객사로 맞이하면서 확산에 탄력을 받았다. 별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 입소문만으로 기업들이 문의를 해오기 시작했다. 식권대장을 거절했던 기업이 1, 2년 후 먼저 연락을 주는 등 영업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식권대장과 같은 B2B 솔루션은 한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렇듯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이탈을 잘하지 않는다. 실제로 식권대장의 고객 이탈율은 0에 가깝다. 식권대장을 도입했다가 다시 종이 식권이나 장부 등 기존 체계로 돌아갈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을 되돌리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 소비자가 일단 어떤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을 의미)가 발생하는 것이다.

업계의 입소문이 크게 작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기업일수록 경쟁사나 관계사의 동향에 민감하다. 업계에서 특정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소문이 나면 경쟁하듯이 알아본다. 식권대장도 대기업 시장에, 항공 업계에 같은 이유로 확산됐다.

현재 식권대장은 국내 470개 기업을 고객사로, 직장인 10만 명을 앱 사용자로, 4300개 식당을 제휴점으로 확보했다. 2019년 식권대장으로 거래된 식대 금액은 544억 원으로 ▲2014년 4000만 원 ▲2015년 23억 원 ▲2016년 103억 원 ▲2017년 240억 원 ▲2018년 442억 원의 상승 추이를 보이며 매년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외부에서 107억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IT 및 스타트업 업계 대표 주자인 네이버, 우아한형제들과 KDB산업은행,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유수의 금융기관이 투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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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 다른 기업도 앱 1개면 끝

성장의 또 다른 배경에는 꾸준한 기술 혁신을 통한 ‘기업, 직장인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있었다. 다양한 고객을 만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추가해 식권대장에 담았다. 어떠한 기업이라도 식권대장 앱 하나면 식대 복지를 운영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16년, 구내식당에도 적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솔루션을 개발해 기업에서 운영하는 단체 급식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이후 부서•직급에 따라 식대를 다르게 지급하거나 청구서를 통해 예산 한도 내에서 식대를 사용하게 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들을 탑재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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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대장 결제 방식

식권대장을 크게 사용처로 나누면 ▲외부 식당 ▲구내식당 ▲배달 서비스다. 각 사용처에 최적화된 결제 방식을 식권대장 앱이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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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부 식당용 터치 결제
(1) (임직원) 식권대장 제휴 식당에서 식사
(2) (임직원) 식권대장 앱에서 모바일 식권 발행
(3) (제휴점) 식권 내용 확인 후 ‘터치’ 한 번으로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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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내식당용 바코드 결제
(1) (임직원) 구내식당 도착, 식권대장 앱 실행 시 바코드 생성
(2) (임직원) 식권대장 전용 단말기에 스마트폰 바코드 갖다 댄 후 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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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달 식사용 예약 결제 (예약 배달 식사)
(1) (임직원) 오전 9시30분까지 식권대장 앱에서 원하는 메뉴 결제
(2) (제휴점) 점심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배달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올 상반기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식권대장에도 타격을 줬다. 식권대장의 일부 고객사가 재택근무에 돌입하거나 출근일을 줄이면서 식대 사용량이 평균 5%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강했던 3, 4월이 가장 심했고 점차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었는데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3, 4월 때와는 달랐다. 그간의 위기를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유연해진 점심시간과 근무 형태에 발맞춰 식권대장의 체질을 바꿔갔다. 올해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예약 배달 식사’ 서비스를 확대 운영했다. 예약 배달 식사 서비스를 이용하면 식권대장 앱을 통해 오전에 음식을 주문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배달받을 수 있다. 점심시간마다 붐비는 식당을 방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개별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코로나19 시국에 최적화된 급식 환경이 구축됐다.

예약 배달 식사는 매달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 서비스 출시 8개월 만에 거래액이 103.3% 증가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끼친 2월과 3월 각각 전월 대비 30.5%, 32.7% 성장했고, 8월 중순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서 8월은 전월 대비 57.4%의 성장률을 보였다. 점심시간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기업뿐만 아니라 예약 배달 식사 서비스 입점을 원하는 대기업 식품 브랜드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어 연말까지 거래액이 200% 이상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택 근무자를 위해 배송지를 변경할 수 있게 하거나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 미리 수일분의 음식을 챙겨 갈 수 있게 밀키트(Meal kit, 요리 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를 예약 배달 식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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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배달 식사는 식권대장의 2.0

코로나19가 기업들에 불러일으킨 근무 형태 다변화는 근로자의 식사 환경에도 영향을 줬다. 감염 예방을 위한 식사 시 거리 두기뿐만 아니라 재택•유연근무 등이 확산되면서 식당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예약 배달 식사는 식권대장의 주요 서비스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식당을 방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벌 수 있고 회사 인근 식당에서는 먹을 수 없는 새로운 메뉴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유 주방과 같이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제휴점이 예약 배달 식사와 결합하면서 만족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예약 배달 식사는 제휴점 입장에서도 신규 매출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기업의 식대를 매출로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문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 비교적 여유 있는 오전 시간에 주문이 늘어난다는 점, 배송지가 분산되지 않고 한곳에 모여 있다는 점 등이 매출의 질적 향상을 불러온다. 주문은 식권대장 앱을 통해 일괄 전달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매출 또한 따로 관리할 수 있게 식권대장에서 관리자 페이지 기능을 제공한다. 제휴점인 한 배달 전문 공유주방은 “식권대장과의 거래를 통해 일 매출이 최대 20%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3, 4월에는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로보티즈’와 협업해 자율주행 로봇이 배달원의 역할까지 대신하는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다. 당초 자율주행 로봇과 식권대장 앱을 연동한 음식 배달 실증 테스트를 계획하는 단계였다가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협업이 빠르게 시행됐다. 배달원까지 사라진, 한 단계 더 나아간 비대면 식사 환경이 구축되면서 주목받았다. 사용자가 예약 배달 식사 서비스를 이용해 주문하는 것까지는 동일하다. 이후 배달원 대신에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수령하고 사무실 앞까지 배달한다. 식권대장은 앱 기반의 주문•결제•관리 기능을, 로보티즈는 로봇 배송 기술을 제공해 빠르게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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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 B2G
(Business to Government)로의 확장

식권대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자원봉사자 급식을 위한 솔루션으로도 공급됐다. 1만5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평창군 등 강원도 5개 시(강릉•동해•삼척•속초•원주), 3개 군(고성•평창•횡성)에 지정된 숙소 35곳에서 식권대장을 사용했다.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 자원봉사자용 모바일 식권이 도입된 경우는 처음이었다. 평창 올림픽에서 식권대장 도입으로 거둔 가장 큰 수확은 효율적인 식수(식사량) 관리였다. 조직위는 자원봉사자의 활동 일정에 따라 정해진 수량의 모바일 식권을 지급한 뒤 자원봉사자가 일정 변경이 필요할 경우 사전에 직접 식사 일정을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대회가 진행되면서 기상 악화나 개인 사정 등으로 봉사활동 일정을 변경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모바일 식권을 통해 식수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낭비되는 식사를 줄일 수 있었다.

사업 기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약 50만 끼의 식사, 총 35억 원의 식대 거래가 식권대장을 통해 이뤄졌다. 35억 원의 전체 식대 규모는 사전에 조직위가 책정한 예산에서 5억 원가량을 절감한 금액이다. 평창올림픽에 성공적으로 공급된 이후 식권대장은 지자체 등 공공기관으로 확산됐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인천국제공항공사, 순천시청 등이 식권대장을 도입했다.

앞으로 식권대장은 많은 공공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구내식당 축소, 청렴 식권 시행 움직임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자체 구내식당을 특정 기간 폐쇄하고 공무원들에게 인근 식당을 이용하게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또한 공무원이 민원인과 불가피한 식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부패 발생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발행한 식권만 사용하게 하는 등 모바일 식권이 개척할 수 있는 잠재 영역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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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대장 이용 사례

[비용 절감] 상장사 A사는 식권대장을 도입한 후 식대를 25%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종이 식권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한 달에 약 6000만 원을 식대로 사용했는데, 모바일 식권을 도입하면서 4분의 3 수준인 약 4500만 원으로 식대가 줄었다. 관리가 손쉽고 사용 내역이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드러나는 모바일 식권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종이 식권 사용 시 만연했던 식권 깡, 대리 사용 등 식권 오남용으로 인한 식대 누수가 근본적으로 차단됐기 때문이다.

[업무 효율화] 항공사 B사는 식권대장 도입으로 전국 4대 공항(인천•김포•김해•제주) 내 100여 개의 식당 및 11개 구내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식대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실상 전국이 근무지이고 업무 스케줄 변동이 잦은 항공사 근무 특성상 종이 식권 사용 시 관리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식권대장을 도입하면서 매달 개개인의 비행 일정을 파악해 직원별로 각기 다른 수량의 식권을 배부하는 수고를 더는 것은 물론, 급작스럽게 비행 일정이 변경되더라도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 포인트 지급액을 즉각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등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식권대장 도입으로 B사 경영지원팀은 식대 관리 외 다른 업무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식사 만족도 향상] 직원 수가 30명 내외인 스타트업 기업 C사는 식권대장을 도입하면서 20곳 가까이 되는 식당에서 모바일 식권으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이용할 수 있었던 식당이 5곳 남짓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식당 수가 3∼4배 늘어난 것이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스타트업 특성상 그동안 거래 식당을 늘리는 것은 엄두도 못 냈는데, 식권대장이 보유한 식당들을 연결해주면서 한정된 식당만 이용해야 했던 직원들의 식사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식대 복지 구축] 성장하는 초기 스타트업 D사는 최근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하고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식권대장을 도입했다. 약 20명의 직원이 20개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식당 중에는 KFC, 맥도날드, 타코벨 등 유명 프랜차이즈도 포함돼 있어 만족도가 높다.

[지역 상권 상생] 대기업 그룹사 E사는 사옥을 이전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구내식당을 없애고 식권대장을 도입했다. 구내식당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스란히 인근 식당 상권으로 돌리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함과 동시에 구내식당보다 다양하게 메뉴를 즐길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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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 B2C로의 확장

식권대장은 지난 6월 포인트 간편 결제 충전 기능인 ‘대장포인트’를 업데이트했다. 식권대장 앱에 사용자 개인의 카드를 등록하고 필요할 때마다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회사로부터 매 끼니 7000원의 식대를 지급받는 사용자가 8000원 메뉴를 먹게 될 경우, 차액을 개인 지불 수단으로 추가 결제할 필요 없이 식권대장 앱에서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 반대로, 식사 후 1000원의 식대가 남아 사용처가 마땅치 않을 때도 개인 포인트와 합산해 후식을 이용하는 등 회사 식대의 활용성이 높아진다. 이와 동시에 개인의 충전 금액을 식권대장 플랫폼 안으로 유입해 더 많은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식권대장의 사용자는 모두 구매력을 갖춘 직장인이다. 거기에 식사를 위해 매일 한 번 이상 사용한다는 점, 특정 기업의 직장인만 사용한다는 점(폐쇄형)이 더해져 특유의 커머스 플랫폼을 형성하고 있다. 폐쇄형 플랫폼은 시장 가격을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강점들로 일반적인 판매처보다 높은 할인율로 상품을 소싱하고 있다. 구매력을 갖춘 잠재 고객이 한 회사에서 모여 있기 때문에 판매자는 상호 구매 독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고객사 현황을 통해 사전에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이나 테마파크 이용권, 사무용품 등 직장인이 선호할 만한 상품들을 식권대장 앱에서 판매하고 있다. 부가적인 매출 발생과 함께 식권대장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최저가 혜택 등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소속된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식권대장 내에서 복지몰을 갖게 되는 셈이다.

식권의 미래

식권대장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식권을 만든 선구자로서 시장을 계속 선도하는 한편, 기업 환경을 둘러싼 다양한 비용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업 식대를 상징하는 ‘식권’을 서비스명에 담았지만 이제는 식권이 주는 한정적인 이미지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점차 다양해지는 기업의 근무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식권대장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면 앞서 경험한 것처럼 더 많은 기업, 직장인, 제휴점이 자연스럽게 식권대장으로 유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에는 식대를 넘어 다양한 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 ‘오피스 페이먼트 플랫폼’으로, 직장인에겐 ‘편리한 결제 서비스’로, 제휴점에는 주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안정적인 매출 창구이자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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